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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트렌드는 ‘멀티모달 AI’ ‘소셜커머스’ ‘DOOH

 
 
 

나스미디어 2024년 하반기 트렌드 전망.

 

 

올 하반기 ‘멀티모달’ 모델 도입으로 더욱 정교해진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대중화되고, AI 검색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폭넓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에 쇼핑 기능이 본격 도입되면서 e커머스 시장의 격변도 예고됐다.

 

KT의 디지털 마케팅 계열사 나스미디어는 9일 ‘2024년 상반기 디지털 미디어와 마케팅 결산 보고서’에서 하반기 미디어·마케팅 트렌드 키워드로 ‘멀티모달 모델 AI의 상용화’ ‘소셜미디어의 커머스화’ ‘신기술을 접목한 DOOH(Digital Out-Of-Home·디지털 옥외광고)’를 꼽았다.

 

멀티모달은 텍스트를 비롯해 음성·이미지·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지난 5월 오픈AI의 ‘GPT-4o’와 구글의 ‘프로젝트 아스트라’가 공개되면서 사람과 대화하듯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2023년 48억달러에서 연평균 43% 성장하면서 2028년 28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 네이버 등에도 AI 검색이 도입되면서 이용자들의 검색 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AI 검색 서비스 ‘큐:’를 3분기부터 모바일에도 적용할 예정이며, 구글은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접목한 검색 서비스를 연말까지 10억명 이상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모바일 기기 내에서 생성형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도 스마트폰을 필두로 노트북, 가전에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였고, 애플은 하반기 오픈AI와 협력해 음성 비서 ‘시리’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한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를 선보인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제품·서비스를 홍보하거나 판매하는 소셜커머스도 주목할 만한 흐름이다. 소셜미디어에 커머스 기능을 더하면 제품의 발견부터 구매까지 모든 과정이 동일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게 된다. 유튜브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국내에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을 도입했다. 기존 영상에 등장하는 제품을 클릭할 수 있는 데서 나아가 영상을 보다가 태그된 제품을 클릭하면 유튜브 내 스토어로 연결되도록 해 편의성을 크게 높인 것이다. 수십~수백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유튜브 쇼핑 스토어 매출 규모는 2028년 6조7000억원까지 늘 것으로 전망됐다.

 

그 외 틱톡도 지난해 12월 국내 틱톡샵 상표 출원을 내는 등 한국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인스타그램은 소셜 비즈 및 마켓플레이스 기능을 통해 커머스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옥외광고도 주목할 흐름으로 꼽혔다. 올해 옥외광고물법 개정과 맞물려 새로운 디지털 옥외 광고가 시내 곳곳에 랜드마크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사업에 따라 조만간 서울 명동관광특구와 광화문스퀘어, 부산 해운대구의 풍경이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발광다이오드(LED) 화물 광고 트럭, 전기버스 LED 창문 광고, 지하철 역명 폴사인 광고, 택시 표시등 디지털 광고도 시범 운영되고 있다.

 

 

< 출처 : 경향신문 > 

:
Posted by sukji

 

 

 

국가가 아이들의 미래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경제학으로 보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아동 학대 및 방임 사건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정인이 사건이나 경남 창녕에서 학대와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4층 빌라의 지붕을 넘어 탈출한 10살 소녀나, 모텔을 전전하며 두 아이를 키우다 아이를 던져 뇌출혈을 일으킨 인천 모텔 영아 학대 사건도 모두 지난 3-4년 안에 벌어진 일이다. 이렇게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많은 아이가 학대 및 방임에 준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비참한 결과를 초래한 이런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크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의 환경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한 사건 속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사회가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면 이들의 삶에 작은 볕이 들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수많은 경제학자가 노력했다. 최근 20년 동안 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업적이 무엇인지 내게 묻는다면, “(임신 기간을 포함한) 5세 미만 어린 시절 환경의 지대한 중요성”을 밝힌 것이라고 답하겠다. 경제학이 이런 것도 연구하냐며 놀랄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환경의 장기 효과’는 최근 경제학 연구의 주요 주제이다. 그리고 이는 불평등이 대물림되는 가장 중요한 경로라는 것도 밝혀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은 ‘불평등의 씨앗’인 셈이다.

 

경제학은 2000년대 들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양질의 데이터와 연구 방법론의 발전은 실증 경제학 연구의 신뢰성을 크게 발전시켰다. 이를 소위 경제학의 ‘신뢰성 혁명(Credibility Revolution)’이라 부른다. 신뢰성 혁명은 우선 양질의 데이터가 확보될 수 있기에 가능했다.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우수한 데이터가 급격히 증가했다. 또 ‘자연 실험(Natural Experiment)’이나 ‘사회 실험(Field Experiment)’과 같은 기법을 이용하여, 정책 혹은 프로그램의 인과성을 입증하는 연구가 발전을 거듭했다. 하버드대학교 교수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라즈 체티(Raj Chetty)는 「경제학은 과학이다」라는 기고문([뉴욕타임스])에서 가용한 데이터가 늘어남에 따라, 경제학은 더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분야가 되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어린 시절 환경이 주는 장기적 영향

 

먼저 편의상 ‘어린 시절(영유아기)’을 출생 이후 만 5세까지로 정의하겠다. 그 이후에는 초등학교에 진학하므로 매우 다른 환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환경이 어른이 된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어린 시절이 불우했던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다. 불우한 환경을 이겨내고 일류대학에 진학한 성공담을 가뭄에 콩 나듯 듣지만 매우 예외적인 경우이다. 대부분은 고등 교육의 기회와 좋은 직장을 갖지 못한다. 즉 영유아기와 성인기의 삶은 ‘연관성’이 있다. 그런데 성인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반드시 불우한 어린 시절 때문만은 아니다. 유전적 요인, 물리적 환경, 친구, 학교 등 수많은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 경제학자들은 영유아기의 환경이 성인기에 미치는 영향, 즉 ‘인과성’을 증명하는 데에 상당한 노력을 했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요인은 다 비슷한데 영유아기 환경만 다른 사람들을 찾아서 비교하는 일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 실마리를 제공했다. 예컨대, 지난 수십 년 동안 아동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환경은 지속해서 개선되었다. 공중보건, 공기질, 의료 서비스 등 많은 부분에 진보가 있었다. 그런데 개선이 한 번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지역과 시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는 아동기 건강 환경의 영향을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개선이 먼저 이루어진 지역과 나중에 이루어진 지역을 비교하는, 소위 이중차분법(Difference-in-Defferences)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건강한 환경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공중보건 사업을 살펴보자. 1920년대 미국, 1950년대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등의 남미 국가에서 대대적인 말라리아 박멸사업을 시행했다. ‘DDT’라는 대단한 살충제가 새로 개발된 덕분이다. 어린 시절 말라리아 박멸사업의 혜택을 본 지역의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 임금이 크게 올라, 미국은 약 12%, 남미 국가는 평균 25% 증가했다(Bleakley, 2010). 남미가 미국보다 말라리아 박멸사업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이유는, 박멸사업 전 말라리아로 인한 피해가 더 컸기 때문이다. 이 수치를 환산하면, 어린 시절 말라리아에 감염된 경우 임금이 무려 50%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말라리아 박멸사업 지역 학생의 성적이 크게 상승(0.2 표준편차)한 것으로 나타났다(Venkataramani, 2012). 즉, 말라리아는 뇌에 영향을 주어 인지 및 운동 기능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기 때문에 학업성취와 임금에도 영향을 준다.

 

유해 물질에 노출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주유소에서 ‘무연’ 휘발유라는 문구를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원래 휘발유에는 기술적인 이유로 납을 첨가했었다. ‘유연’ 휘발유다. 많은 과학자가 납의 유해성에 대해 지적했다. 이에 스웨덴은 1970년대에 점차 유연휘발유를 퇴출했다. 우리나라는 무려 20년이 늦은 1993년이었다. 최근 스웨덴의 한 연구에서 유연휘발유 퇴출로 공기 중 납의 농도가 줄고, 이것이 학업성취와 임금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을 밝혔다(Grönqvist, Nilsson, Robling, 2020). 가정환경도 중요하다. 어린 시절 부모의 소득이 늘면 교육과 건강에 더 투자할 여력이 생긴다. 코코아의 국제 가격이 오르면 가나의 코코아 재배 지역 자녀들이 혜택을 입는다.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어른이 되어서 스트레스가 적은 삶을 산다(Adhvaryu, Fenske, Nyshadham, 2019). 노르웨이가 생산하는 북해 브렌트유 가격이 오르면, 노르웨이 어린이들의 인지 능력과 학업성취가 올라간다. 그리고 혜택은 저소득층에서 훨씬 크게 나타난다(Løken, Mogstad, and Wiswall, 2012). 학대 및 방임의 영향은 어떨까? 미국 자료를 분석해 보면 학대를 경험한 아이들은 지능(IQ 점수)이 5% 정도 낮고, 직장을 가질 확률도 50%나 감소한다. 취업해도 임금이 평균 24% 정도 낮다(Currie and Widom, 2010). 그렇지만 유년기의 학대가 성인기 불우한 삶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이 불운한 아이들은 학대 이외에도 성장 과정에서 수많은 불리한 환경(가난, 폭력, 나쁜 친구)을 함께 경험했을 것이다. 그래서 ‘인과성’을 밝혀내기가 어렵다.

 

어린 시절 환경을 개선한 영유아 조기교육의 효과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양질의 영유아 교육(Early Childhood Education) 프로그램의 효과를 살펴보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제임스 헤크만(James Heckman) 시카고대학교 교수이다. 헤크만 교수는 다양한 정책 평가에 사용되는 계량경제학의 방법을 발전시킨 공로로 2000년, 56세의 나이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구직자의 직업교육 프로그램 효과와 같은 노동시장 정책을 주로 분석하던 그는 노벨상 수상 이후 연구 분야를 바꾸었다. 남들은 은퇴를 준비할 나이에 영유아 및 아동 환경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지난 20년의 성과는 조만간 헤크만 교수가 두 번째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다 해도 놀라지 않을 정도다. 그가 연구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1964년 존슨 정부의 복지정책인 <빈곤과의 전쟁>에서 지금까지도 살아남은 ‘헤드스타트(Head Start)’ 프로그램이다. 저소득 가정의 유아를 위해 무료 혹은 저렴한 교육비로 조기 유아교육(3~5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도 이를 본떠 2007년부터 드림스타트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하였다. 헤드스타트는 영유아기에 저소득층, 대부분 만 3-4세의 저소득층 흑인 가정을 대상으로 영양/보건/보육의 문제를 다루며, 부모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가정방문도 자주 한다. 연구 결과 헤드스타트가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범죄에 가담할 확률을 낮추었고(Garces, Currie, and Thomas, 2002), 비만 및 우울증 등의 건강 문제를 크게 줄였다(Carneiro and Ginja, 2014).

 

또 다른 사례로는 1960년대 미시간주에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실시된 페리 프리스쿨 프로그램(Perry Preschool Program)과 이와 유사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ABC/CARE 프로그램(The Carolina Abecedarian Project (ABC) and the Carolina Approach to Responsive Education (CARE))이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효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무작위 통제실험’을 실시했다. 즉 지원한 사람 중에 프로그램에 참여할 사람을 제비뽑아서 결정한 후, 이들을 40년 이상 추적 조사했다. 페리 스쿨 프로그램의 효과는 상당했다. 수혜자는 학업성취, 취업 여부, 소득, 결혼 여부, 건강, 범죄 등 모든 영역에서 훨씬 나은 삶을 살았다(Heckman et al., 2010; Conti et al., 2013). 그런데 이는 놀랍게도 IQ와 같은 인지 능력보다는 자존감, 참을성, 정서적 안정과 같은 비인지 능력(Non-cognitive skill)에서 기인한 것이었다(Heckman et al., 2013). ABC/CARE 프로그램도 큰 효과를 보여주었다(표). 초등학교 1학년쯤에 실시한 PIAT(Peabody Individual Achievement Test, 학업성취검사)에서 여학생은 95.6점에서 4.9점 상승했고, 남학생은 93.5점에서 7.7점 상승했으며, 고등학교 및 대학을 졸업할 확률도 크게 늘었다. 30세의 소득은 특히 남자에게서 많이 증가했다. 대조군의 평균소득은 2014년 기준 29,340달러(약 3,000만 원)인데 반하여 처치군의 평균소득은 49,149달러로 임금이 무려 68%(19,800달러)나 증가한 것이다(García et al, 2020). 건강도 좋아져서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이 될 확률이 크게 낮아졌다.

 

[ABC/CARE 프로그램 효과]

 

여성남성대조군 평균참여자 평균 효과대조군 평균참여자 평균 효과

 

PIAT 점수 95.63 +4.92 93.46 +7.7
고등학교 졸업률 0.51 +0.25 0.16 +0.07
대학교 졸업률 0.08 +0.13 0.12 +0.17
30세 기준 소득 (달러) 23,443.42 +2.547.50 29.340.31 +19.809.47
자료: Garcia et al.(2020)
 
 
 

 

비인지 기능의 중요성

 

영유아 조기교육 프로그램은 성적 개선 효과가 비교적 제한적이다. 유일하게 성적 향상이 있었던 것은 ABC/CARE 프로그램인데, 이마저도 단기에만 나타나는 비교적 작은 효과다. 그러면 임금과 건강에 미치는 상당한 효과는 어디서 왔을까? 사람을 성공적인 삶으로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헤크만 교수의 연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Heckman, Stixrud, and Urzua, 2006). 성공적인 삶을 몇 개의 변수로 간단히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임금 수준, 교육 연한, 건강, 안정적 가정생활 등을 그 척도로 잡았다. 실제로 부모들은 자녀가 우수한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 갖기를 바란다. 자녀에 대한 투자는 학원이나 과외 같이 아이들의 인지 능력(Cognitive skill)을 높이는 데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그의 연구 결과는 인지 능력과 더불어 그동안 우리가 소홀히 여겼던 자존감, 자기효능감, 참을성(끈기), 성실성, 개방성, 정서적 안정, 개인이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과 같은 비인지 능력(Non-cognitive skill)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그림1]은 인지 능력 및 비인지 능력이 임금에 미치는 효과를 보여준다. 미국의 사례로, 첫 번째는 남성, 두 번째는 여성의 경우다. 그림이 조금 복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다. 먼저 X축은 인지·비인지 능력을 보여준다. Y축은 (로그를 취한)임금 수준을 보여준다. 인지 및 비인지 능력이 모두 최하위인 사람들의 임금에 비해 인지 및 비인지 능력 모두 최상위인 사람들의 차이가 엄청난 것을 볼 수 있다. 여성의 경우는 인지 및 비인지 능력에 따른 차이가 남성보다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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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인지 기능과 비인지 기능에 따른 임금 수준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인지 능력 못지않게 비인지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가령, 끈기 있는 학생은 교육에 더 투자할 수 있다. 그 결과 임금도 증가한다. 성격이 좋은 사람은 회사 생활을 더 잘하고. 인지 및 비인지 기능은 상보적이다. 이를 모두 갖춘 사람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 이러한 패턴은 교육, 건강 등 우리 삶의 또 다른 중요한 부분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된다.

 

이렇듯 영유아 조기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는 상당 부분 비인지 능력의 향상에서 왔다. 모든 영유아 프로그램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비인지 능력 개선이 장기 효과의 비결이다. 미국에서는 학교 성적이 오르지 않았다고 영유아 프로그램을 비판하고, 때로는 없애야 한다고까지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린 자녀에 대한 우리 사회의 투자는 학원과 과외 수업 등 인지 기능을 높이는 데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난의 대물림에서 구하려면 성적 향상보다는 자존감과 참을성(끈기) 등 비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노력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이야말로 바로 비인지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의 사례에서 보듯 베네수엘라의 아동·청소년 관현악단이 청소년의 자존감과 성취동기를 향상시키고, 나아가 범죄예방 효과도 있다는 사례가 있다. 남수단 의료 선교사였던 이태석 신부도 분쟁지역에서 학교과 병원과 함께 청소년 밴드를 운영했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교육이 비인지 기능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대한 분석은 별로 많지 않다. 이는 문화예술인들과 경제학자들이 협업해서 진행해볼 수 있다.

 

왜 국가는 아이들의 미래에 투자해야 할까

 

영유아 프로그램부터 직업교육까지 평생 인적자본을 연구한 헤크만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집대성하여, 삶의 주기에 따라 인적자본 투자의 비용효과성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가 유명한 ‘헤크만 곡선 (Heckman Curve)’이다(그림2). 헤크만 곡선은 임신기 및 아동에 대한 초기 투자가 직업교육과 같은 성인기 투자에 비해 더 비용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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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헤크만 곡선(Heckman Curve)

 

 

저소득층의 아이들은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가난의 대물림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다. 양질의 영유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아이들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투자에는 정치적 견해 차이가 적은 편으로, 우리 사회가 비교적 쉽게 합의할 수 있는 가치 있는 투자다. 국가는 아이들의 미래에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참고문헌]

· Adhvaryu, Achyuta, James Fenske, and Anant Nyshadham. “Early life circumstance and adult mental health.”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27.4 (2019): 1516-1549.

· Bleakley, Hoyt. “Malaria eradication in the Americas: A retrospective analysis of childhood exposure.” American Economic Journal: Applied Economics 2.2 (2010): 1-45.

· Carneiro, Pedro, and Rita Ginja. “Long-term impacts of compensatory preschool on health and behavior: Evidence from Head Start.” American Economic Journal: Economic Policy 6.4 (2014): 135-73.

· Currie, Janet, and Cathy Spatz Widom. “Long-term consequences of child abuse and neglect on adult economic well-being.” Child maltreatment 15.2 (2010): 111-120.

· Garces, Eliana, Duncan Thomas, and Janet Currie. “Longer-term effects of Head Start.” American economic review 92.4 (2002): 999-1012.

· García, Jorge Luis, et al. “Quantifying the life-cycle benefits of an influential early-childhood program.”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28.7 (2020): 2502-2541.

· Garces, Eliana, Duncan Thomas, and Janet Currie. “Longer-term effects of Head Start.” American economic review 92.4 (2002): 999-1012.

· Grönqvist, Hans, J. Peter Nilsson, and Per-Olof Robling. “Understanding How Low Levels of Early Lead Exposure Affect Children’s Life Trajectories.”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28.9 (2020): 3376-3433.

· Heckman, James, Rodrigo Pinto, and Peter Savelyev. “Understanding the mechanisms through which an influential early childhood program boosted adult outcomes.” American Economic Review 103.6 (2013): 2052-86.

· Heckman, James J., Jora Stixrud, and Sergio Urzua. “The effects of cognitive and noncognitive abilities on labor market outcomes and social behavior.” Journal of Labor economics 24.3 (2006): 411-482.

· Heckman, James, et al. “Analyzing social experiments as implemented: A reexamination of the evidence from the HighScope Perry Preschool Program.” Quantitative economics 1.1 (2010): 1-46.

· Løken, Katrine V, Magne Mogstad, and Matthew Wiswall. “What linear estimators miss: The effects of family income on child outcomes.” American Economic Journal: Applied Economics 4.2 (2012): 1-35.

 

* 이 칼럼은 필자의 『경제학이 필요한순간』, 〈제4회 미래 문화예술교육 포럼〉에서 발표한 ‘국가가 아동 돌봄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한다.

 

김현철

의사이자 경제학자.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정책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의사로 활동하다가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및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코넬대학교 정책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의사 시절 사회의 약자들이 더 많이 아프고 더 많이 죽어가는 현실을 목도하고 건강 불평등의 문제가 사회·경제적인 문제임을 깨닫고는 진료실을 나와 현장에서 실험하고 공공 정책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로 변신했다. 대한민국뿐 아니라 말라위, 에티오피아, 가나, 그리고 인도, 필리핀, 부탄, 홍콩 등지를 누비며 다양한 정책을 분석했다. 최근에 경제학을 통해 세상에 어떤 유익을 줄 수 있는지 기술한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2023, 김영사)를 저술하였다. 그의 연구는 [Science] [Review of Economics and Statistics] [Journal of Public Economics] [Journal of Development Economics] [Journal of Health Economics] 등 선도적인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 출처 : 아르테 365 > 

:
Posted by sukji

 

 

 

혁신적 교육 잠재력을 가진 미적 융합 도구 : 미디어아트 교육의 무한한 가능성

 

 

미디어아트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예술교육 분야로 학생들의 학습과 창작을 고도화시킬 뿐 아니라, 21세기 교육을 뒤바꿀 혁신적인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이 글에서 ‘미디어아트’라는 학문을 소개하고 멀티미디어 창작, 초학문적 프로젝트, 학생 주도의 창의적 탐구 및 필수 멀티 리터러시 등 미디어아트의 뛰어난 잠재력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미디어아트는 기계 기반, 멀티모달(Multi Modal), ‘융복합 예술(inter-arts)등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 예술로 정의된다. 학생들은 이 복합적이며 강력한 도구를 활용하여 사진, 그래픽 디자인, 영상,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애플리케이션과 게임, 웹사이트, 방송, 몰입형 환경, 3D 모델, 가상 세계 등을 창작한다. 요컨대, 학생들에게 미디어아트 창작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창조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무한한 창의성과 같은 것이다.

 

학생들은 어떠한 예술 매체도 창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떠한 핵심 학습 내용도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언어 과목에서는 원하는 주제로 에세이를 쓰고 내레이션을 녹음하여 다큐멘터리로 이미지화할 수 있으며, 수학 시간에는 서술형 문제를 새롭게 각색하거나 입체적 구조물의 형태로 대수학(algebra)의 이해를 표현할 수도 있다. 역사 수업 땐 자기 민족의 극적인 이야기를 애니메이션화하기도 하고, 과학 시간에는 인터렉티브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중력의 개념을 시연할 수도 있다.

 

미디어아트는 본질적으로 미학적 합성기(aesthetic synthesizer)로 기능하기 때문에 매우 유연하고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다. 혹자는 미디어아트를 감각을 기반한 투명한 포탈, 또는 멀티모달로 생각할 수도 있다. 무엇이든 감지하고 무한한 방식의 미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혹은 미디어아트를 멀티미디어 교과서, 인터랙티브 워크북 또는 엄청난(super) 메이커스페이스로 부를 수도 있겠다. 미디어아트는 교육기관을 학생 중심의 능동적 창의 탐구 활동이 가능한 환경으로 탈바꿈시킨다. 학생들은 스스로 무엇을 탐구하고 자신의 발견을 어떻게 선보일지 결정한다. 무엇이든 상상하거나 발명하고 현실 세계에 실현할 수 있다.

 

이 과정은 학생들이 교육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교육적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배움은 항상 교사 또는 교과서로부터 학생으로 향하는 일방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없다. 학생들의 손끝에 무한한 도서관이 있는데 모든 정보를 머릿속에 영구적으로 욱여넣을 필요는 없다. 인공지능(AI)은 이미 학생들의 기본정보 취득과 기술적 교정에서 상당히 신뢰할만한 튜터(tutor)로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혁명은 학습 과정에서 교사와 학교가 수행하는 역할 또한 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시한다. 가장 먼저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읽기만 하는 것을 넘어, 상호작용하고 활발하게 적용할 수 있는 교실 프로젝트를 수용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더 구성주의적이고 경험적이며 학생 중심적인 예술 기반 학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이미 이러한 접근법이 깊이 있는 학습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수많은 연구로 입증된 바 있다. 초학문적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는 예술과 필수 과목을 융합시켜 유추, 합성, 프로젝트 관리, 문제해결,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 멀티모달 관리(multimodal orchestration)와 같은 고급 기술 및 인지 능력을 수반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흥미를 찾고, 목적의식과 보람을 느낀다. 학교는 즐겁고 흥미로운 공간으로 작용하여 학생에게 동기부여와 자기 주도성의 기회를 준다.

 

그리하여 학생들은 교육기관에서 스스로 학습 과정과 경로를 설계한다. 미디어아트는 매우 유연하고 적용가능하기 때문에 신체적 또는 인지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도 학습 과정에서 상호작용하고 적용 및 시연할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인구에 더욱 공평하고 접근 가능한 교육을 제공해 모든 학생이 학업성취에 성공할 수많은 방법을 강구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아트는 현 디지털사회의 양상으로, 급변하는 세계에서 기능하고 성공하려면 꼭 필요한 멀티리터러시 역량을 배양한다. 학생들은 일상에서 홍수처럼 쏟아지는 멀티미디어 정보를 “읽어”내고 분석·해석·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책임 있는 사회의 일원이자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메시지, 제품과 경험을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한다. 허구로부터 사실을 찾아내고, 실제 정보와 오보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새로운 형태의 AI, 기술, 매체에 잠재된 악영향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미디어아트는 변화하는 사회적 환경에 맞춰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준비시킬 수 있는 안전하고 균형 잡힌 환경을 보장한다.

결론적으로, 미디어아트는 모든 학생의 예술적, 학술적, 직업적 성공을 위한 21세기 교육을 아우르고 매개하는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대인 올슨(Dain Olsen)국가 지도자이자 미디어아트 교육 전문가로서 교사, 관리자, 프로그램 개발자, 커리큘럼 전문가 등으로 35년간 활동해 왔다.
현재 전미미디어예술교육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Media Arts Education) 대표이며 많은 주(州)와 단체에서 자문과 발표를 해왔다.
라우틀리지(Routledge) 출판사에서 미디어아트 교육 저서 출판 예정이며, 미국 교육 시스템에 미디어아트를 도입 및 발전시켰다. 또한, 오티스 미술대학(Otis College of Art and Design)과 UCLA에서 강의했으며, 영상, 사운드, 인터랙티브 디자인,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분야에서 인터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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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하는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을 문화자원 : 인구감소 시대, 지역 활성화의 열쇠

 

 

지역사회의 인구소멸 위기론

 

우리나라 2022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0.778명, 이러한 통계치는 올해 0.6명 대까지 감소할 것이라 예상한다. 이러한 인구감소는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에서 감소율이 높으며, 정부에서는 2021년 10월 인구감소 지역 89곳을 지정(5년 주기)하였고, 관심 지역 18개를 지정하여 이 지역들에 대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연 1조 원(광역 25%, 기초 75%), 10년 동안(‘22년~‘31년) 지원하고 있다(행정안전부, 2021). 이처럼 지역단위에서는 인구감소로 인해 활력을 잃어가고 있고, 젊은 청년층을 찾아볼 수 없게 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밑그림조차 그리기에 한계에 도달해 있다. 즉 지역에서 생기를 불어넣어 줄 젊은 세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이미 노년층과 청년층의 비율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관심지역 18개) 대전 동구, 인천 동구, 부산 중구, 부산 금정구, 광주 동구, 경남 통영시, 강원 강릉시, 강원 동해시, 대전 중구, 경북 경주시, 경남 사천시, 경북 김천시, 대전 대덕구, 강원 인제군, 전북 익산시, 경기 동두천시, 강원 속초시, 경기 포천시
인구감소 지역 지정 결과(89개) [출처] 행정안전부
 

지역의 경쟁력은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국가의 지역발전 정책의 패러다임이 내생적 발전 즉 지역단위의 고유한 자원과 함께 지역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져 왔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전국에 10개 혁신도시를 만들어 150여 개의 공공기관을 지역으로 이전한 정책 역시 이러한 지역 간 격차, 특히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비수도권 지역과의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었다.

이러한 지역사회의 위기에 대한 언급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지방소멸』이라는 책을 쓴 일본의 마스다 히로야(増田寛也, 전 내각부특명담당대신 및 이와테현지사) 전 지사는 1,788개의 일본 지방자치단체 중 896개가 소멸할 수 있다고 했다. 즉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에 가까운 지역이 소멸할 수 있다는 매우 심각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동경으로의 일극 집중으로 인한 인구급감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운 사람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다. 정도의 차이일 수 있으나, 현실은 너무도 비슷하다. 특히 비수도권의 농촌 지역에서는 이제는 고령자 수조차도 줄어가고 있으며, 대도시에는 고령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 자원과 활용

 

2023년 1월 새롭게 시작된 제도가 있다. 그것은 ‘고향사랑 기부금’ 제도이다. 이 제도는 일본의 ‘고향납세제도’를 벤치마킹하여 도입되었다. 기존의 기부제도와 큰 차이는 기부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답례품을 기부자에게 제공할 수 있고, 기부자는 10만 원까지는 기부금액의 100%를, 10만 원 이상 500만 원 한도 내에서는 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때 지역단위에서 생산된 특산품 들이 답례품으로 제공되는데, 이 답례품 중에서 농특산물, 가공품, 문화예술품, 관광상품, 숙박권, 체험권 등 그 목록 또한 다양하다. 이러한 답례품 제공을 통해 지역단위에서 생산된 다양한 생산품의 판로개척과 함께, 서비스가 제공될 기회가 마련되었다.

 

지난 한 해 동안의 모금액은 모두 650억 원으로 첫해 시행된 성과로서는 적지 않은 기부금이 모금된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기부금 모금 과정에서 기부자에게 제공된 답례품 중에는 농특산품과 같이 1차 소비로 끝나는 답례품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보존 가치가 있는 지역의 명장들이 만들어 낸 문화예술 작품들도 있다. 미술작품뿐만 아니라 장인의 손에 의해 빚어진 도자기와 같은 수공예품 등 그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문화예술 작품들이 답례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지역 방문형 및 체험형과 같은 답례품의 경우, 그 지역에 가야만 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지역문화 자원들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경주에 가면 다양한 신라시대의 문화재를 접할 수 있다. 경주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유명한 문화재라고 하여 모형을 만들어 집에서 보거나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가상현실 속에서 작품을 체험한다고 하더라도 현실감이 떨어져 결국 다시 경주를 방문하게 된다. 이렇듯 발전된 과학기술로도 지역단위의 독특한 문화자원들을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하게 된다.

 

사람이 지역으로 모일 방법은 무엇일까, 정부는 수도권의 인구를 비수도권이나 농촌 지역으로 이주를 촉진하는 방안으로 생활인구나 관계인구를 설정하여 이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자 하고 있다. 고향사랑 기부금 역시 이러한 생활인구나 이주정책과도 맥을 같이하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문화예술가들은 지역에서 창작활동을 통해 만들어낸 작품들을 답례품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이러한 문화예술 활동을 즐기거나 체험을 원하는 기부자들로 하여금 지역을 방문하도록 하고, 숙박을 통해 지역에서 2, 3차 소비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문화예술가의 창작활동은 궁극적으로 관광상품 및 지역문화 자원이 되어 수도권의 주민들이 지역을 방문하고, 반복된 방문은 생활인구로 발전하며, 궁극적으로는 잠재적 이주 대상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점점 활력을 잃어가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 그 중추에 문화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지역 문화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지역문화 거버넌스 구축과 지역 활성화

 

그렇다면, 지역 활성화를 위한 문화예술가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창작활동과 함께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지역 활성화의 중추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정부로부터의 지원에 의존한 창작활동도 있을 수 있겠으나, 이제는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주민, 민간기업, 소상공인 등과 함께 문화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지역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이 향유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생태계가 선순환적으로 이루어질 때 그 지역만의 문화가 존재하게 될 것이다. 지역문화는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며, 어렵게 만들어진 지역문화일수록 그 가치는 더 클 수 있다. 이러한 고귀한 가치를 맛보기 위해 대도시나 수도권에서 사람(人)들이 이동해 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어느 특정 예술인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문화 거버넌스를 구축하면서 중요한 투명성, 책임성, 공정성을 기반으로 하여, 문화예술의 창조 활동과 상품의 공급 및 소비가 지역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함께 협력해야 할 것이다.

 

신두섭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재정경제실장. 지방재정 및 지역경제 분야에 대한 연구를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 지방재정조정제도, 고향사랑 기부금 제도, 기후예산제, 지역문화자원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해외 지방정부에서 배운다』 『지방행정체제개편 선진사례에서 길을 찾다』 『엑셀로 배우는 비용편익분석』 등이 있다.
sds@krila.re.kr

 

 

 

< 출처 : 아르떼 3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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