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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숏폼으로 돈 벌어볼까?” 숏폼 제작 노하우 공개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바야흐로 ‘숏폼’의 시대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틱톡 이용자가 16억 명을 넘어섰을 정도.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툭툭 넘겨 구경하는 여러 숏폼에 전 세계가 빠져들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국내 1인당 월평균 숏폼 사용 시간이 46시간 29분에 달했다. 하루 1시간 이상 숏폼을 본다는 뜻이다. 어린 학생이나 MZ만의 이야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세 이상 응답자 가운데 59%가 숏폼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인종과 국적, 나이를 초월해 인기를 누리는 숏폼은 어떤 매력이 있을까? 가장 큰 강점은 숏폼이 지향하는 ‘짧음’이다. 1분 미만의 영상이라 심적인 부담감이 적고, 내용이 쉽고 가벼우며, 신나는 음악 등을 넣어 재미있게 편집하기 때문에 지루할 틈도 없다. 그저 화면을 툭툭 쓸어 넘기면 무한대로 재미난 영상이 등장하기에 조금만 방심하면 ‘시간 순삭’을 경험하게 되는 게 수순. 세로 화면 가득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사람들이 숏폼에 홀릭하게 되는 큰 이유다.

숏폼이 대세로 굳어지며 개인, 브랜드 모두 크리에이터를 자처해 영상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조회수가 곧 홍보이자 돈이 되는 상황에서 숏폼 자체가 하나의 기회의 땅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 실제 세계적인 경제연구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틱톡은 유럽의 중소기업들에 경제적 성장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으며, 중소기업과 창업가들에게 전통적인 마케팅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소비자층에 도달할 수 있는 독특한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그 의의를 소개한 바 있다. 이처럼 숏폼을 그저 즐기고 소비하는 데 그칠 수 있지만, 관점을 바꿔보면 하는 일을 알리고 수익을 실현하는 등 보다 실용적인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구독자 34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쑤 Soo’는 남편을 위해 도시락, 요리 등을 만들며 그 과정을 영상과 숏폼으로 제작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사람이 살림, 쇼핑 등 일상적인 생활을 주요 키워드로 삼아 다양한 숏폼을 제작하고 있는 실정. 다시 말해 특별한 아이템을 갖춰야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숏폼이 중요 매체로 떠오르면서 여러 기업에서 저마다 숏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네이버는 숏폼 플랫폼 ‘클립’을 적극 미는 상황이며, 국민 앱으로 떠오른 당근마켓 역시 지난해 11월 ‘당근 스토리’라는 숏폼 서비스를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기존 플랫폼들도 수익 창출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등 크리에이터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가다듬는 중이다.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렇게 물이 콸콸 들어오고 있으니 재미 삼아 노를 저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의 문제가 남아 있다. 덮어놓고 영상을 찍기 전, 고려해야 할 팁을 실제 사례와 접목해 소개한다.

#일상에서 틈틈이 촬영하기

 

 

가방, 핸드폰 케이스, 파우치 등 일상에서 빈번하게 접하는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면 틈틈이 촬영해 이를 숏폼화해보자. 꼭 모든 걸 갖춰놓고 세팅해 촬영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버려지는 양말목을 이리저리 엮어 예쁘고 실용적인 가방을 만들 수 있도록, 관련 키트를 판매하고 있는 ‘또티(@totiterrace)’가 좋은 예다. 운영자 임소연 씨는 출근길, 주말 나들이, 해외여행지에서 틈틈이 자사 아이템을 동원해 영상을 찍는다. 알록달록한 양말목 토트백을 달랑이며 출근하는 모습, 피크닉 테이블 위에 놓인 양말목 텀블러 가방 등 일상에 녹아든 아이템의 모습이 꽤 구매욕을 자극하는데, 실제로 숏폼을 보며 ‘이렇게 활용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얻는 소비자가 꽤 많다고 한다. 직장인으로서 투잡을 하고 있는 임소연 씨는 “그때그때 스마트폰을 들어 촬영하는 만큼 큰 부담이 없어 좋다”며 “생활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오히려 친숙하게 느끼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유의미한 정보 제공

 

 

사람들은 ‘유익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짧은 영상이지만 재미를 넘어 유익한 정보까지 기대할 수 있다면 콘텐츠에 대한 호감은 높아지게 마련. 이때의 정보란 꼭 대단하고 엄청난 것만이 아니다.

특색 있는 달걀말이 만드는 법, 화장품을 남기지 않고 끝까지 쓰는 법, 옷걸이에 티셔츠 잘 거는 법 등 알아두면 쓸모 있는 정보는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법이다. 평소 주위 사람들로부터 ‘넌 어떻게 그런 걸 다 알아?’ ‘센스 있다!’ 같은 칭찬을 자주 들었다면 이러한 장점을 숏폼으로 연결할 방법을 고민해보자.

 

만일 음식점, 옷 가게 등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면 판매 중인 상품을 잘 활용한 방법을 소개하는 것만으로 정보도 주고, 홍보도 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유럽식 수제 가공육을 생산, 판매하는 ‘소금집델리(@salthouse_official)’의 경우 판매 중인 제품을 활용한 레시피를 소개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고객의 입장에서 ‘맛있는 잠봉뵈르 만드는 법’이란 정보와 함께 ‘소금집델리’란 브랜드까지 인식하게 된 셈이다. 비슷한 예로 ‘세븐일레븐(@7elevenkorea)’ 역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활용한 요리 레시피를 숏폼으로 제작해 널리 알렸다.

그런가 하면 출산·육아용품 브랜드 ‘마더케이(@motherk_kmom)’에서는 자사의 손톱 가위, 손톱깎이 등의 제품을 활용해 릴스로 초보 엄마들에게 아기들의 손톱 관리법을 알렸고, 패션 플랫폼 ‘무신사(@musinsa.official)’ 역시 릴스를 활용해 봄 스타일링을 위한 3가지 아이템, 인생 사진 남기는 포즈 등 구체적인 꿀팁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이렇듯 사업자와 고객이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보자.

#시그너처 확보에 사활 걸기

 

타인과 나를 구분하는 요소는 바로 개성이다. 마찬가지로 숏폼에서도 도드라진 개성 유무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나뉠 수 있다. 만일 내 콘텐츠에서만 볼 수 있는 어떤 특징을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노출한다면 이를 보는 사람들에게 또렷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여기 좋은 예가 몇 가지 있다. 홈 카페, 테이블웨어 등을 소개하는 ‘메이드파니(@madefannie)’에서는 릴스를 통해 일관되고 지속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비슷한 각도로 노출되는 섬네일, 흥겹게 흐르는 최신곡, 방문객들의 구체적인 피드백 등을 릴스에 담아 익숙하면서도 친숙한 느낌을 부여하는 것. 이 밖에도 비포 & 애프터를 보여주거나, 직원들이 등장해 챌린지에 참여한다거나, 분야별 베스트 5를 소개하는 식으로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정해 꾸준히 노출한다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진정성에 방점 찍기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화려한 연출, 센스 있는 멘트까지, 이제 막 숏폼 제작에 뛰어든 사람이라면 완벽한 콘텐츠를 보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란 위축된 마음을 갖기 쉽다. 그러나 숏폼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진정성이다.

도서 ‘당장 써먹는 틱톡 마케팅’를 쓴 강정수 작가는 저서를 통해 “틱톡에서는 촬영 및 편집 기술보다 영상에 출연한 크리에이터의 진정성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한다. 재미도 좋고 정보도 좋지만 때론 진정성이 강력한 한 방이 되기도 한다는 것. 이러한 진정성이 드러나는 상황은 여러 가지다. 그저 가족, 반려견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장면에서 공감이 일어나기도 하고, 실패한 이야기에서 여러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한다.

 

감각적인 디자인의 인센스를 판매하는 ‘콜린스(@collinslife_co)’에서는 벌꿀오소리 모양 인센스 홀더를 시장에 출시하려다 실패한 경험을 릴스로 제작했다. 영상에서는 망치로 홀더를 내려쳐 깨드린 뒤 역재생으로 이를 다시 원상 복구하는 장면이 반복되는데, 이를 통해 완성도 있는 제품에 대한 브랜드의 고집과 집념을 어필하는 한편 ‘나는 문제없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그 자체로 근사한 콘텐츠가 됐다. 해당 릴스는 조회수가 무려 107만이 넘었는데 이후에도 제품에서 문제가 된 부분, 어렵게 만든 제품을 전량 폐기하는 모습 등을 릴스에 담아 고객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이어갔다.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

 

플랫폼에 따라 다르지만 초보라도 얼마든지 좋은 기회가 돌아간다는 점을 잊지 말자. 강정수 작가의 ‘당장 써먹는 틱톡 마케팅’에 따르면 틱톡에서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보다 상대적으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적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만 있다면 팔로어 수가 많지 않아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이유인즉 틱톡 알고리즘 자체가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인지 아닌지를 평가하기 때문에, 콘텐츠만 좋다면 초보라도 얼마든지 추천 피드에 지속 등장해 이른바 ‘떡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따라서 플랫폼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해 성공 확률이 높은 곳에 전략적인 방법으로 숏폼을 업로드해보는 요령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일단 시작하려는 마음이 아닐까? 어설픈 실력으로나마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업로드까지 해본다면 그다음 보완해야 할 사항들이 눈에 들어오게 마련이다. 그렇게 조금씩 완성도를 높여 자기만의 숏폼을 다듬어가다 보면 어느새 번듯한 크리에이터로 성장하는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 출처 ; 동아일보 >

:
Posted by sukji

 

 

 

문체부, 2023 국민 독서실태 조사
"평일 하루 독서시간 18.5분, 일 때문에·스마트폰 보느라 시간없어"
학생 독서지표는 개선…종합독서율 95.8%·연간 독서량 평균 36권

 

독서의 날 기념 '송파구 도서관, 내일을 봄'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 수변무대에서 열린 2024년 도서관의 날 기념 '송파구 도서관, 내일을 봄' 행사에서 시민들이 독서를 즐기고 있다. 2024.4.12 ryousanta@yna.co.kr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약 6명이 1년 간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8일 발표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9월∼2023년 8월) 성인 가운데 일반 도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종합독서율이 43.0%에 그쳤다.

직전 조사 시점인 2021년 대비 4.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1994년 독서 실태조사(격년)를 실시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성인 연간 종합독서율은 처음 조사가 이뤄진 1994년까지만 하더라도 86.8%에 달했다. 하지만 전자책이 통계에 포함된 2013년(72.2%)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며 매번 역대 최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역대 성인·학생 종합독서율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 재판매 및 DB 금지]

 

연령별로 나눠보면 60세 이상 노년층의 종합독서율이 15.7%로, 2021년(23.8%) 대비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20대(19∼29세)는 74.5%로 조사 연령 가운데 가장 높은 독서율을 보였지만, 역시 같은 기간 3.6% 포인트 감소했다. 30대와 40대의 종합독서율은 각각 68.0%, 47.9%였다.

소득에 따라서도 독서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월 평균 소득이 5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의 독서율은 54.7%였으나, 월 소득 200만원 이하인 경우 독서율이 9.8%에 불과했다.

매체별로는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제외한 종이책 독서율이 32.3%로, 성인 10명 중 7명이 종이책을 1년에 1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량은 2021년보다 0.6권 줄어든 3.9권이었다. 특히 종이책 독서량은 1.7권에 그쳤다. 도서 구입량은 종이책의 경우 1.0권, 전자책은 1.2권이었다.

독서 행태를 보면 성인은 평일에는 하루 평균 18.5분을 책 읽기에 할애하고 있으며, 휴일에는 25.0분을 사용했다.

독서 장애요인으로는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24.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23.4%),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11.3%)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책 읽는 아이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성인과는 달리 학생의 독서지표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초·중·고교학생의 종합독서율은 95.8%로, 2021년 대비 4.4%포인트 상승했다. 연간 종합독서량은 36.0권으로, 같은 기간 1.6권 더 늘었다.

독서에 쓰는 시간은 평일 하루 평균 82.6분, 휴일에는 89.0분으로 집계됐다.

학생 85.4%가 도서관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했으며, 52.3%는 독서모임 등 독서 활동을 경험했다고 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교과서와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를 제외한 일반 도서의 독서 비율을 따졌지만, 일반 국민이 생각하는 독서의 범위는 이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의 범위를 묻는 말에 학생의 49.6%가 '만화책 보기'도 독서에 포함된다고 봤고, 성인의 경우 67.7%가 '웹소설 읽기'를 독서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의 시사점을 토대로 올해 시행되는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의 정책과제를 내실 있게 추진해 비독자가 독자로 전환될 수 있도록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 출처 : 연합뉴스 >

:
Posted by sukji

 

 

 

삶의 중간점검 ‘자서전’…살아갈 나 위해 살아온 날 정리

 

 

게티이미지뱅크

 

돌아가고픈 시절, 실패 극복 과정
기억에 남는 장소, 영향 준 사람 등
돌파구 필요한 터닝포인트에
새로운 시작 ‘나를 위한’ 글쓰기

 

지난 연재에서 자신을 홍보하는 셀프 브랜딩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셀프 브랜딩만큼이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자서전입니다. 자서전이라고 하면 은퇴한 뒤에 인생을 돌아보면서 기억을 더듬는 나이 지긋한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데,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자서전을 쓰고 싶어 하는 욕구가 높은 듯합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중간 점검의 의미로 내가 어떤 사람이었고 지금은 어떤 사람인지, 그런 것들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제대로 파악해서 앞으로의 인생을 더 가치 있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짧은 글의 원칙’ 긴 글에 더 효과적

 

“살아갈 나를 위해 살아온 날을 쓴다.” 글쓰기 붐을 일으켰던 작가 나탈리 골드버그의 책 ‘인생을 쓰는 법’의 카피 문구인데, 문장 하나로 자서전을 쓰는 의미를 참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소개서나 에스엔에스(SNS)에 쓰는 글이 읽는 이를 의식한 글이라면 자서전은 나를 위해 나에 대해 쓰는 글입니다. 행복해지려면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하라는 얘기를 참 많이 듣습니다. 문제는 막상 내가 원하는 게 뭔지를 모르겠다는 것,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볼 겨를조차 없다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자서전을 써나가다 보면 그동안의 내 삶과 경험들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가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다는 생각 없이 마음속 밑바닥까지 내려가서 나만의 이야기를 다 글로 풀어내면 잊었던 생각과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나를 위해 나에 대해 쓰는 글 자체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우리가 역사를 통해 배우는 것처럼 나라는 사람의 히스토리에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발판 삼아 지향점을 점검하고 수정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서전이라고 해서 인생 전체를 쓴다고 생각하면 너무 막막해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우선 기억나는 대로 시간순으로 쭉 나열해보면서 깔끔하게 정리해보는 것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그렇게 전반적으로 훑고 나야 한 걸음 물러나서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전체 시각에서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그러고 난 다음에 어느 특정한 순간이나 기간으로 줄여서, 혹은 주제나 소재를 잡아서 거기에 맞는 에피소드를 떠올려보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 터닝포인트가 됐던 시기, 실패한 경험과 극복한 과정, 기억에 남는 장소, 내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세분화해서 떠오르는 기억을 적어보는 거죠. 그 기억과 함께 생각나는 감정이나 느낌에 집중해서 쓰면 더 살아 있는 글이 됩니다.

 

은퇴 뒤 책 한 권 분량의 자서전을 완성하고 나서 퇴고를 위해 제 강의를 들으셨던 분이 있었는데 전체를 보면서 검토하니까 정리하며 다듬는 과정이 한결 수월했던 기억이 납니다. 짧은 글의 원칙은 전체 분량이 긴 글에 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문장이 짧아지면 길게만 느껴지던 글이 어느새 다 읽었나 싶게 속도감 있게 읽히고, 계속 말을 줄이고 표현을 바꾸고 다듬는 과정에서 내 마음과 생각까지 단순하고 간결하게 정리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죠.

 

 남은 인생 살아가는 길 보일 수도

 

공포소설의 거장으로 꼽히는 작가 스티븐 킹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부사로 가득 차 있다. 불필요한 부사를 너무 많이 쓰게 되면 글의 생명력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짧은 글 쓰기를 연습하면서도 끊임없이 수식어를 줄이는 훈련을 해왔는데요, 자서전을 쓰면서도 나를 수식하는 형용사, 내 인생을 표현하는 부사를 최소화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붙여놓았던 거추장스러운 군더더기들이 떨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훨씬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언어가 사람의 생각을 규정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자서전을 쓰다 보면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해서 글을 쓰게 되니까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내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말들을 점검하면서 의도적으로 변화를 줘보면 내 생각이나 어떤 상황에 대한 평가가 바뀔 수 있다는 것도 자서전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일 겁니다.

 

죽음을 앞두고 삶을 마무리하면서 쓰는 자서전도 의미가 있겠지만, 터닝포인트나 방황기, 새롭게 일을 구하는 시기 등 내 인생에 돌파구와 추진력이 필요할 때 자서전 쓰기가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침표를 찍어야 다음 문장을 시작할 수 있는 것처럼 한번 일단락을 짓고 끝맺음을 하고 나야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다시 첫발을 내디딜 용기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작년 이맘때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이 가까운 지인과 함께 트라우마 장례식을 여는 ‘굿바이 트라우마’라는 프로젝트의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털어놓지 못하고 깊이 가둬둔 트라우마를 꺼내어 마주하고 떠나보내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픈 기억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오히려 그 상처에 대해 덜 신경 쓰게 되고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자서전을 쓰면서도 비슷한 치유의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라우마와 이별하듯 지금까지의 삶을 한번 마무리하며 떠나보내는 시간을 통해 인생의 진정한 끝을 떠올려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죽은 다음에 다른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내 부고나 비석에는 어떤 글이 적힐지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앞으로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해답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나에게만 의미 있어 보이는 이 글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길잡이가 될 수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에게 남기는 나의 유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서전을 통해 인생을 돌아보는 글을 쓰는 가장 큰 장점은 그동안 내 삶에 함께했던 사람들, 그리고, 지금도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게 아닐까 합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다”는 니체의 명언처럼 딱 한 사람만 떠올릴 수 있어도 삶에 의미가 생기고 내가 중요한 존재라는 생각으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손소영 : 방송작가

물리학을 전공한 언론학 석사. 여러 방송사에서 예능부터 다큐까지 다양한 장르의 방송작가로 활동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짧은 글의 힘’, ‘웹 콘텐츠 제작’ 등을 강의하고 있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
Posted by sukji

 

 

 

한국대학, 세계와 겨룰 만한가? [김상균의 메타버스]

 

 

                                                                                   게티이미지뱅크

김상균 | 인지과학자·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한국대학교. 드라마에서 가공의 대학교를 지칭할 때 자주 쓰는 이름이다. 이글에서는 그저 우리나라의 모든 대학교를 한국대학교라고 칭하겠다.

대학, 성인 교육 시장을 겨누고 활약하는 무크 플랫폼이 여럿 있다. 무크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다양한 주제의 교육 콘텐츠를 무료 또는 저가로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세계 3대 무크로 코세라, 에드엑스, 유데미를 거론한다. 코세라 강좌를 수강하는 한국인은 70만명이 넘는다. 전 세계 가입자는 1억명을 넘어섰다. 그런 코세라가 강좌에 자동번역 서비스를 넣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지금도 강좌 하나를 여러 나라 언어로 자막을 통해 볼 수 있으나, 인공지능 투자를 확대해서 그 질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선언이다. 장기적으로는 음성, 입 모양까지 인공지능을 통해 다양한 언어에 맞게 바꿔준다는 계획이다. 미국 대학교수가 영어로 전공수업을 하는데 마치 한국인 교수가 수업하듯이 우리나라 말로 들리고, 입 모양도 맞춰준다는 접근이다. 필자도 코세라 강좌를 가끔 듣는 입장이어서 수강생 입장에서는 참 반가운 소식이다.

 

사실 코세라의 이런 전략은 그리 새롭지도 않다. 아마존, 테뮤, 넷플릭스 등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유통·콘텐츠 기업의 전략을 살펴보면, 본질은 코세라와 비슷하다. 모든 제품, 서비스, 콘텐츠에서 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국내 방송사는 미국기업인 넷플릭스에게, 국내 유통사는 중국기업인 테뮤에게 점점 더 많은 시장을 내어주고 있다. 연장선에서 코세라는 교육에서 국가, 언어, 제도의 벽을 허물려 한다.

 

이렇게 벽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대학의 이름이 교육 콘텐츠나 서비스의 품질, 지속성을 보장해 주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리라 예상한다. 이제껏 우리 사회에서 대학은 그 이름을 놓고, 졸업생의 성취 수준을 보장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런 역할, 기능에 이미 금이 가기 시작했다. 사회가 개인의 학습, 성취 경로를 세세하게 추적하고 정밀하게 측정하며 분석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협업해 온 모기업의 상황이다. 과거에는 주로 명문대 졸업생 위주로 신입 사원을 뽑았다. 어느 순간부터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매우 낮은 대학의 졸업생들도 회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변화의 배경은 단순하다. 예전에는 누가 얼마나 잘하는지 판단이 어려워서 대학과 학과 명칭을 높은 비중으로 살펴봤다. 그런데 기존 직원들의 누적된 업무 기록, 신입 사원이 수습 기간 중 보인 성과를 인공지능으로 정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후광이 아니라 기업의 눈으로 직접 판단한 데이터를 믿기 시작했다. 대학의 이름이 가진 후광이 빛을 잃어가는 단면이다.

 

이제 한국대학교는 교육 콘텐츠가 품은 본질 가치를 놓고 넓고도 혹독한 세상을 마주해야 한다. 전 세계 대학, 무크 플랫폼의 높은 파고와 맞붙어야 한다. 한국대학교는 인공지능이 벽을 허무는 시대, 눈앞에 닥친 세계화 시대를 잘 준비하고 있는가? 집단주의 시대의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학 시스템, 여전히 구호뿐인 혁신, 외국 대학교수가 집필한 교재를 우리말로 옮겨서 설명하기에 급급한 수업, 학습자의 사고력과 도전 의식을 자극하지 못하는 교수법과 수업환경. 이런 것들을 짊어지고, 그 높은 파고를 넘어설 수 있을지, 마음이 무겁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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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