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최지연 기자)"AI가 모든 기술에 연관성을 가지고 진흥과 혁신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는 AI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한 해라면, 내년은 AI가 우리의 생활에 범용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혁신과 경쟁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는 해가 될 것이다"
임진국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디지털미래정책단장은 1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25 ICT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내년에 주목해야 할 ICT 분야 주요 10대 이슈를 꼽은 뒤 이같이 말했다.
이날 IITP는 2025년 주목해야 할 10대 ICT 이슈로 인공지능(AI), AI반도체, AI데이터, 양자기술, 네트워크, 사이버보안, 미디어, 휴머노이드, AI사이언티스트, 안전안보 등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2025 ICT 10대 전망
AI, AI에이전트의 시대로
AI 대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일반인공지능(AGI)을 향한 진화가 더욱 가속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2~3년 내, 샘 올트먼은 수천일 내 AGI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단 실효성, 효율성의 이슈도 계속 부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IITP는 내년부터 AI의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스스로 계획을 하고 행동을 하고 학습하는 AI가 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팅, 캘린더, 메일, 메신저, 검색, RPA, 챗봇 등을 모두 AI 에이전트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임진국 단장은 "AI 혁신이 우리 일상과 경제 사회적인 영향력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우리 일상 일하는 방식의 변화의 계기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픈소스 AI가 AI 혁신 경쟁을 가속화 시키지만, 빅테크 중심의 AI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반도체, 초격차 전장의 전면 확장
빅테크의 자체칩 개발이 증가하고 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AI 반도체 비중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에 내년은 AI 반도체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초격차로 겨루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 이런 흐름에 합류해 'AI-반도체 이니셔티브'를 맺은 상황이다.
IITP는 NPU 시장이 본격 개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주목했다. GPU가 성장하면서 공급적체, 전력소모, 물 과다 사용 등으로 언제까지 갈것이냐 하는 우려가 존대. 이에 NPU를 다시 주목하게 될 것이고, 시스템SW과 만나 NPU 시장이 확산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반도체의 메모리 방목 문제, 전력 소모 문제 등도 극복해야 할 한계점이다. 이러한 한계점이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열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데이터, 'BIG' 데이터보다 'FINE' 데이터로
AI가 등장한 초기는 파라미터의 크기가 성능을 좌우 했지만 최근에는 무조건 그렇지 않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2026년도 부터 학습데이터의 고갈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 시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하는데, 데이터 자체가 고갈되면 정체는 불가피 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AI 합성 데이터가 주목받고 있다. 양질의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가 오고 있는 것. 그러나 환각 등으로 모델이 붕괴될 위험도도 존재한다.
이에 내년은 다시 고품질의 데이터에 주목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 성능 경쟁 이전에 데이터 확보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AI 학습 방법도 변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전 및 사후 학습이 직중됐지만 이제는 추론 학습이라는 새로운 과정이 더 해진다는 것. 사람처럼 반복적으로 생각하도록 하게 하면서 성능도 10배 정도 향상됐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갈수록 소량 데이터의 학습이 더욱 주목을 받게된다.
양자기술...퀀텀, 과학에서 산업으로
100년 동안 이어온 양자 기술도 떠올랐다. 연구실을 넘어 산업으로 도약하기 시작한 것이다. 양자 암호통신, 양자 네트워크, 양자센서 등이 절차를 거치며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양자 기술은 우리의 일상에 가까워질 예정이다. 단 고비용, 대형사이즈, 낮은 양상 효율 등의 단점이 극복해야 한다.
IITP는 퀀텀과 AI가 결합해 디지털 미래를 대비하는 시기인 점을 주목했다. 두 기술이 합쳐져 초저전력, 막강한 병렬연산, 빠른 데이터 처리, 높은 보안성 등의 시너지가 발휘된다. 이에 세계 각국이 양자기술을 육성하면서 보호 하고자 하는 시대가 오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세계의 흐름에 합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능화가 주도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최근 AI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데이터 트래픽 폭증, AI 서비스 트래픽 비중 증가 등의 네트워트의 당면과제들이 떠오르고 있다.
IITP는 SW를 넘어 AI 중심의 네트워크로 혁신하는 점을 주목했다. 네트워크 SW중심이 AI를 만나, 네트워크 지능화 AI RAN을 구성할 것이라는 것. 이에 내년은 네트워크의 AI 지능화를 통해서 AI 로봇, 의료와 같은 고차원의 AI 서비스가 점차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러한 네트워크 지능화는 통신시장의 경쟁 구도에서도 변화를 야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6G 주도권 경쟁에서도 이러한 지능화는 필수라고 꼽았다.
AI 창, AI 방패 등 사이버 보안 급부상
사이버 공격도 AI와 만나 양적, 질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이버 위협 건수가 늘어나고, 피해규모도 커지면서 사이버위협이 양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에는 사이버 보안이 다시 주목받을 예정이다. AI 공격을 AI 보안으로 막는 방식이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개인, 기업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한 해가 될것으로 관측된다.
IITP는 안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이데이터가 통신, 의료, 금융, 유통 등 전분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데이터의 안전이 보호받으면서 활용되는 균형이 잡힐 것으로 본 것이다.
미디어콘텐츠의 창의혁명, AI영상과 공간 컴퓨팅
과거 화가, 사진작가, 만화가 등을 대체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됐으나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뒤집혀졌다. IITP는 AI 기반의 영상 제작이 빨라지면서 미디어 콘텐츠 제작환경에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미디어콘텐츠와 AI 에이전트가 만나 새로운 나비효과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디지털트윈, AI, XR, 네트워크, 블록체인 등이 만나 공간컴퓨팅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
디지털과 현실세계 연결의 중심에 선 휴머노이드
휴머노이드는 인류의 삶으로 성큼 다가왔다. 물류, 제조 영역에서는 이미 휴머노이드를 활용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출하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본격적인 휴머노이드 시대가 열린 상황이다.
IITP는 내년 SDR(SW Defined Robot)이 범용 휴머노이드 시대를 열것으로 전망했다. SDR,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로봇 등이 휴먼와이드 시대를 열어가는 핵심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SDR은 어떤 특정 규모 세대가 한 분야만의 일을 잘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형 로봇 시대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 하드웨어의 경쟁력이 소프트웨어로 옮겨지는 시대인 만큼 SDx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예측된다.
빨라지는 과학혁명, AI 사이언티스트
디지털이 과학 혁신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 노벨상을 받은 이들은 AI 석학자들이 많았다. AI+과학이 만나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내년은 AI가 의료, 바이오 혁명을 현실화 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주치의 시대가 개막하고, 제약 바이오에서도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해 신약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또 AI 과학자가 태동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가 물리, 화학, 소재, 우주 등 과학 분야에 적용되면서 발전 시간도 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디지털 미래의 힘, AI 안전과 주권
AI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딥페이크, 가짜 뉴스 등의 범죄 증가도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적인 혁신이 계속되면서 법과 제도도 정비되는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검증, 관리가 강화되고 확산될 예정이다.
디지털 공동번영 사회, AI 안전 연구소, 등이 시장의 중요한 역할로 떠올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를 위해 글로벌 연대도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ITTP는 소버린AI로 안보의 기틀을 세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글로벌 국가들은 AI 모델, 데이터, 컴퓨팅 파워 등을 바탕으로 안보 자산을 확보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청각 영상학습 효율적 측면 있지만 독서 통해 펼쳐지는 상상의 날개 제약 쇼츠 탐닉 땐 집중력-끈기 형성 힘들어 청소년들이 독서 즐길 방안 마련 시급
김도연 객원논설위원·태재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금년은 9월 중순의 추석 때까지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기록적인 무더위였다. 하지만 벌써 지난주에는 새벽에 살얼음이 잡힐 정도로 차가운 날씨가 되었으니, 가을은 결국 1년 중 두 달 남짓으로 짧아진 듯싶다. 우리가 애국가에서도 기리고 있는 아름다운 계절이 이렇게 훌쩍 지나는 것이 매우 아쉽다. 오래전에는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했는데, 쾌청한 날씨에 맑은 정신으로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기에 붙인 이름일 것이다. 혹은 야외 활동에 너무 좋은 계절이지만 책에서도 멀어지면 안 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1976년에 발간된 법정 스님의 저서 ‘무소유’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다. 즉, “가을은 독서하기에 가장 부적당한 비독서지절(非讀書之節)이다. 독서의 계절이 따로 있어야 한다는 것부터 이상하다. 얼마나 책하고 인연이 멀면 강조 주간 같은 것을 따로 설정해야 한단 말인가? 그렇더라도 나는 이 가을에 몇 권의 책을 읽을 것이다. 진짜 양서는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다. 한두 구절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주기 때문이다. 그 한 권의 책이 때로는 번쩍 내 눈을 뜨게 하고, 안이해지는 내 일상을 깨우쳐 준다.”
그렇다. 법정 스님이 전하고자 했던 독서의 높은 가치는 전혀 변함없지만, 그러나 지난 반세기 동안 세상은 너무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이제는 가을만이 아니라 1년 4계절 모두가 비독서지절이 되고 말았다. 많은 지식과 정보를 영상으로 주고받는 시대가 되면서 일반인은 물론 특히 청소년 학생들이 이제는 책에서 더욱 멀어졌다. 사실 어려운 개념이나 복잡한 과학 원리도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영상을 통하면 이해가 훨씬 빠르고 용이하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상상하고 해석해서 무언가를 깨치는 일, 즉 독서학습보다 영상학습은 확실히 효율적이다.
그러나 독서는 스스로 능력에 맞추어 내용을 파악하는 능동적 학습으로 이 과정은 주입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스스로가 깨치고 얻는 것이다. 그리고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을 다시 펼치는 과정에서 끈기와 집중력이 단련된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 중 머릿속에 펼쳐지는 상상의 날개이며, 그렇게 얻어지는 상상력은 창의성의 원천이다. 독서는 세상을 바꾸는 힘을 키우는 일이다. 반면 시각과 청각을 모두 사용하는 영상학습에서는 상상의 공간이 지극히 제한된다. 이는 많은 정보를 흐름에 따라 수용해야 하는 수동형으로, 금세 피로를 느끼고 짧은 시간에 집중력이 분산된다. 실제로 대부분 사람은 15분이 지나면 영상에 대한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짧은 영상들에 익숙해지면서, 긴 호흡으로 무엇인가에 장시간 집중하는 능력은 이미 상당히 사라졌다. 젊은이들은 10분 정도의 영상도 많은 경우 2배속 시청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정보를 얻는 데는 5분도 지루하다. 이에 부응해 최근에는 유튜브에서도 60초 이내의 짧은 동영상인 쇼츠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를 포함해 틱톡이나 릴스 같은 지극히 짧은 동영상들은 이미 우리 청소년들 생활의 일부가 되었는데, 문제는 이들이 청소년의 튼실한 성장에 엄청난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짧은 영상들은 내용을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자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누구나 이를 접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자극을 탐닉하며 지속하기 마련인데, 실제로 우리 사회의 많은 청소년 학생들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여기에 매달리고 있다. 크게 우려되는 일이다. 이는 소중한 시간 그 자체를 의미 없이 낭비하는 것이다. 아울러 크고 작은 목표를 이루면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집중력과 끈기의 힘을 크게 해치는 과정이다. 게다가 창의성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가는 길이다.
청소년 학생들이 독서에 많은 시간을 쓰도록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도해야 한다. 학생 개인은 물론 사회의 미래를 가름하는 일이다. 청소년들 스스로가 독서에 흥미를 갖도록, 즉 독서를 ‘읽어야 할 과제’가 아닌 ‘즐길 수 있는 활동’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다양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우선 좋아하는 주제나 관심사에 맞는 책을 추천하면서,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을 접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하튼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독서의 중요성을 새롭게 되새기면 좋겠다. 법정 스님이 탄식했던 독서 강조 주간이라도 다시 만들어야 할 듯싶다.
책이 독자를 이야기 속의 시공간으로 보내는 힘이 있다면 서점은 그 여정의 관문이다. 선선한 가을 밤, 등잔불을 켜고 책 읽기 좋은 계절이 왔다. 아고다가 추천하는 독립 서점 문학 여행지 4곳을 추려봤다.
1900년대 초반의 한국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역사적 정취가 오롯이 보존된 군산은 문학과 시간 여행을 떠나기 더 없는 곳이다. 군산 시간여행 마을에서는 일제강점기였던 1910년부터 1945년 동안 놓인 격자무늬 거리를 따라 일본식 가옥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속에 근대 건축물의 고운 목재 구조와 내부를 그대로 보존한 독립서점이 있다. ‘심리서점 쓰담’은 심리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며 독자가 자신과 타인을 이해 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 화가 마리 로랑생의 이름을 딴 독립서점인 ‘마리서사’는 시인 박인환이 1940년대에 종로에서 운영하던 서점을 재해석한 공간이다. 아늑한 공간에서 독서가들은 옛 문학가들의 정신을 느끼며 안락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소리소문 인스타그램 갈무리
보석 같은 서점 찾아 떠나는 동네 책방 기행
제주도에는 초록빛 자연과 고요한 바다를 품은 아름다운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보석처럼 숨겨진 독립서점이 무수히 많다. 하지만 ‘제주책방올레지도’를 참고한다면 곳곳에 흩어져 숨어있는 서점들을 손쉽게 탐방할 수 있을 것이다. 지도는 섬 곳곳의 67개 서점의 위치뿐만 아니라 아동용 서적 구비, 반려동물 동반 입장 가능, 커피 제공과 같은 각 서점마다 특징과 정보를 통합해 소개하고 있다.
지도 표시된 가장 유명한 서점 중 하나인 독립서점 ‘소리소문’은 란누 출판사가 ‘죽기 전에 방문해야 할 150개의 서점’ 목록에 선정된 바 있다. 이곳의 아늑한 예스러운 분위기는 제주도의 푸르른 녹음과 어우러져 매력적인 추억을 자아낼 것이다.
파피루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나만의 비밀 서점을 찾아서
강원도에서 가장 많은 독립서점이 모여있는 도시 춘천은 소도시의 여유로운 삶과 친절한 사람들,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져 곳곳의 독립서점들을 차례대로 들러보며 느긋한 책방을 여행을 떠나기에 최적화된 곳이다.
온의동의 골목에서는 울긋불긋 물든 단풍과 함께 아기자기한 카페와 춘천닭갈비 맛집을 방문할 수 있다. 이 마을 한구석에 위치한 ‘고양이 책방 파피루스’에서는 시인이자 사진작가면서 동시에 길고양이 출신 고양이 포뇨의 보호자인 주인장이 직접 선별한 고양이 관련 서적 100여 권을 만나볼 수 있다.
멋스러운 독서 경험을 원한다면 교동의 중심지에 있는 비밀장소인 ‘책방달방’이 제격이다. 해가 저물고 저녁이 찾아와야지만 문이 열리는 ‘책방달방’에서는 은은한 조명 아래 달콤한 차와 함께 책 속 이야기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머물다가게 인스타그램 갈무리
지역 독서 문화를 확산시키는 독립서점의 힘
대전시는 지역 서점의 홍보를 지원하고 지역 내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해 ‘지역 서점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대전의 많은 독립서점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며 대전의 독서 문화를 이끌고 있다. 버찌 책방은 북 토크 모임, 시인 초청 강연 등을 비롯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청소년층의 독서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머물다가게’는 1층 공간을 작문 수업과 책 동아리 회의실로 제공한다. 11월 대전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22일부터 24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는 ‘2024 대전 북페어’를 놓치지 말자. 지역의 독립서점 책방지기와 독립 출판사, 신예 작가, 독서 애호가 등 다양한 문화인을 만나볼 기회가 될 것이다.
(2) AI가 가져올 ‘신직업’ 주목해야 AI, 고소득·고학력 직업까지 대체 반복 업무부터 대본 창작도 가능 AI가 만들어낼 일자리 6900만개 AI 기술 관리·활용 인력 수요늘어 다양한 분야 융합형 사고 중요해져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적인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에게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지난 2016년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2022년에는 '챗(Chat)GPT'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 활용은 일상화가 됐다. 올해는 AI가 노벨과학상을 사실상 휩쓸었다. 이처럼 우리는 AI가 불러온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의 기획 취재의 시작점은 여기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이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아닌 AI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궁금했다. 따라서 기획 기사는 AI에 의뢰해 기획안을 만들었다. AI가 지시한 취재 방식에 따라 추천한 지역을 찾았고 요구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 작성만 기자가 직접했다. 이번 2회는 AI가 기획 기사로 제시한 첫번째 주제다. AI는 사라질 직업과 새로 생기는 직업을 비교하고 새로 생기는 직업의 특징에 대해 취재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변화 속에서 주목받는 인재상에 대해서도 취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홍직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고용부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미국작가조합(WGA)과 미국배우·방송인노동조합(SAG-AFTRA)이 함께 파업에 돌입했다. 할리우드 양대 노조가 동시에 일손을 놓은 것은 1960년 이후 63년 만이다. 이들 노조가 주장하는 것은 '생존권'이었다. 인공지능(AI)이 작가 대신 대본을 쓰고 배우의 연기를 대체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직업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가·배우 동반 파업으로 할리우드 제작현장은 멈췄고 경제적 손실은 50억달러로 추산됐다.
AI 기술 발전과 현장 도입에 따른 전통적 직업의 변화가 현실이 되고 있다. 할리우드 사례와 같이 가장 늦게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창의적 부문까지 AI의 침투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다양한 직업에 AI 기술이 접목되고 대체된다면 현재 존재하는 직업의 상당수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른바 '신직업'도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AI를 관리하고 유지·보수를 담당할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직업의 탄생과 몰락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인간도 적응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인간이 AI에 상대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창의력·비판정신·협력·소통 등 비기술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 사라지는 8300만개 vs 나타날 6900만개 직업
29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3년 일자리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오는 2027년까지 8300만개의 인간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다. 사무직, 비서, 은행원, 우편서비스 사무원, 출납원·매표원, 데이터 입력원 등 '실수 없는 반복업무'가 대표적이다. 그 대신 WEF는 AI 도입으로 690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으로 예상했다. 단순 계산하면 1400만개의 직업에 더 이상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새로 탄생하는 일자리의 특징이다. WEF는 △AI·기계학습 전문가 △비즈니스인텔리전스 분석가 △정보보안 전문가 △핀테크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 등 AI 기술을 관리·고도화·활용하는 전문인력 수요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상당 부분 현실이 된 분야도 있다. 자동화된 생산공장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는 자동차 부품 분류부터 조립까지 로봇이 담당한다. 조립된 차체를 옮기는 것도 로봇이 한다. 차량 생산 이후 결함을 찾는 것은 AI 몫이다. 약 4만4000㎡(1만3000평) 부지에 연면적 9만2000㎡(2만8000평),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된 생산시설에서 사람이 일하는 곳은 디지털커맨드센터라는 HMGICS의 종합상황실뿐이다. 이곳에서는 20여명의 인력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 진행상황을 관리·감독하는 데 집중한다. 가장 많은 인력이 투입된 부문은 연구개발(R&D)과 같은 창조적 업무다.
HMGICS와 같은 사례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바꿔 말해 반복적인 업무는 AI 도입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R&D처럼 창의적 업무나 AI를 관리·감독하고 유지·보수하는 업무에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 미래엔 '융합형 인재' 필요
역사적으로 과학적 진보와 기술의 발달은 고용시장 판도를 바꿨다.
17세기 증기기관의 발명은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계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는 산업혁명으로까지 연결되면서 노동시장에서 숙련공의 자리를 기계가 대신하게 됐다.
AI가 만들어낼 기술혁명도 이와 유사한 파급효과가 예상되지만 차이점은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홍직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고용부장은 "AI 기술은 기존의 자동화 기술과 달리 비정형화된 업무와 인지적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다"며 "기존 자동화 기술이 주로 저소득·저학력 인력을 대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과 달리 AI 기술은 고소득·고학력 직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특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기술 관련 투자가 늘어나는 것과 서비스 산업의 수출, 특히 지식기반서비스 산업의 수출이 늘어나는 것은 유의미한 관계를 보인다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연구가 있다"며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고용시장 규모를 키울 것인가를 고민할 때"라고 제안했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지난해 11월 'AI와 노동시장 변화'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는 AI 기술 발달이 가져올 고용시장의 변화에 대한 내용이 담겨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변화에 맞춰 인재를 양성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처럼 뛰어난 외국어 능력이나 과학적 지식, 숙련된 기술 등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통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진다는 관측이다. 미래에는 이른바 '융합형' 인재가 생존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인 것.
또 전문가들은 AI가 도입된 고용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기술적이면서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역량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부장은 "AI 기술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경향을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기존에 주어진 것 이외의 일은 해결하기 힘들다는 뜻"이라며 "관련 연구를 진행한 학자들은 (사람이) 크리에이티브(창의적인·Creative), 크리티컬(비판적인·Critical), 컬래버레이션(협력·Collaboration), 커뮤니케이션(소통·Communication)이란 '4C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고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AI 기술 발달'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이들은 대기업 종사자 등일 것이고, 취약계층은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봤다. 따라서 국민경제 규모를 확대하고 확대된 국민경제에서 나오는 과실이 고용창출로 이어질 수 있게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챗(Chat)GPT 4o는 이에 대한 질문에 "앞으로 AI 기술 발전은 전통적인 직업군뿐만 아니라 창의적 직업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런 변화에 대비해 각 분야의 기술뿐 아니라 문제해결력과 같은 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조합해 활용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진다"는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