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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대하지 않는 마음이 사람과 지구를 구한다

 

〈쓰레기 영웅〉과 사라진 쓸모를 찾는 여정

 

2022년 발표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는 기후 비극을 막을 골든타임이 30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작은 실천이라도 해보겠다며 배달 음식은 시켜 먹지 않고 불필요한 소비를 최소화하려 애써보지만, 어느새 수북이 쌓이는 쓰레기를 바라보거나 카드명세서를 확인할 때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쓰레기 더미 앞에서 가벼운 죄책감이나 윤리적 피로감 대신, ‘너도 나처럼 쓸모가 없어졌구나’라며 쓰레기에 감정 이입한 적이 있었던가. 정크아트 작가로 쓰레기를 통해 환경 이슈를 다루면서 인간의 ‘버려진 마음’을 함께 얘기해온 구형승 작가의 작업은 어떤 마음으로 시작된 걸까.

 

정크아트 작가, 예술가, 예술교육가, 사회혁신가, 예술혁신단체 대표 등 다양한 이름으로 활동 중인 그는 자신을 대표하는 얼굴로 사회혁신가를 꼽는다. 유년 시절부터 한일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나 정체성의 큰 혼란을 겪으면서 일상적인 차별과 폭력에 노출되어 왔는데, 그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고등학생 시절 임원 선거에 나가 본인의 신념을 분명히 하며 압도적 표 차로 선출된 경험이 있다. 돌이켜보면 이때 스스로 변화를 이뤄내는 자신 안의 힘을 자각하면서 사회혁신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한다.

 
  • 영화 〈Trash, Human〉스틸컷
  •  
    〈쓰레기, 인간〉
 

나를 살려낸 예술, 정크아트

 

대학 2학년 무렵 심각한 우울증이 찾아와 거의 1년간 집 밖을 나가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했다. 노력이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무기력증은 쌓여갔고 노력이라는 말이 무서워졌다. 끝없는 경쟁을 헤치며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사회,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 깊은 우울의 망망대해에서 허우적댈 때, 그를 구원한 것은 방 안에 뒹굴던 배달음식 쓰레기 더미였다. 어느 날 이걸로 뭔가 좀 바꿔볼까 싶어 사부작사부작 만들면서 정크아트 세계를 만났고, 혼자 작업하기 힘들어서 찾아간 여러 자조모임을 통해 우울증의 늪에서 서서히 빠져나왔다.

“인간의 쓸모가 사라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사회가 버리는 쓰레기가 그걸 전달하기에 매력적인 오브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크아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쓰레기로 조형작업을 하는 것만이 아니라, 인간의 쓸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정크아트라 생각합니다. 사람이 버려지는 사회에 관해 얘기하고 싶고, 가능하다면 비즈니스를 통해 변화도 만들고 싶어요.”

– 구형승 작가

 

이런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팀 작업을 통해 정크아트 전시회도 열고 사진이야기 책〈쓰레기, 인간〉도 제작했다. 정크아트의 치유적 효과를 믿으며 작업하던 중, 뜻밖의 딜레마를 발견했다. 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버려진 쓰레기로 작업했지만, 그냥 두면 재활용 쓰레기인 것을 글루건이나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면서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일반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레기 이야기를 소재로 상상하며 문학이나 애니메이션으로 작업을 확장하기도 하고, 재료 자체를 환경에 무해한 것으로 바꿔보려 애썼다. 특히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던 쓰레기 영웅 시즌 2 〈쓰레기 영웅의 그림책〉은 그림책이 가진 상호작용성에 주목한 사례다. 예술교육은 관계가 내용만큼이나 중요한데, 그림책이라는 매체는 구체적 스토리와 시각 작업이 같이 들어가면서 보는 사람도 이야기하기 편하다는 특별한 강점이 있다.

 

 

사람이 버린 게 사람의 마음을 구한다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는 “다정함이란 대상을 의인화해서 바라보고, 감정을 공유하고, 끊임없이 나와 닮은 점을 찾아낼 줄 아는 기술”이라 했다. 〈쓰레기 영웅의 그림책〉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과연 쓰레기에 감정 이입하면서 ‘다정한 서술자’가 되어봤을까?

 

어린이 청소년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참여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아직 자신의 쓸모에 대해 고민이 깊지 않은 어린이들은 환경 이슈 중심으로 흥미로운 애니메이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아이들은 깨진 도자기의 쓸모를 찾아가면서 개미들의 우산이나 집을 만들어주는 따뜻한 장면을 상상해낸다. 자신의 쓸모에 대해 아픔이나 고민이 있는 청소년과 성인들은 예상치 못한 감동과 위로의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뭐든 쉽게 빨아들이지만 금세 더러워져 버려진 스펀지를 보고 타인의 말에 중심 없이 흔들리며 자책이 일상인 자신을 떠올리게 된다든지, 아직 멀쩡한데도 더 좋은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탓에 밀려난 충전기는 여전히 일할 수 있고 일할 의지도 있는데 회사에서 뒷전으로 물러난 ‘나’처럼 보인다. 쓰레기에 내 마음을 이입하는 게 쉽진 않지만, 쓸모에 관해 얘기하고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왈칵 울음을 쏟기도 하고 서로가 귀 기울이면서 위로와 연대의 힘을 확인한다. 그저 부정적 감정이 해소되어 좋았다 차원이 아니라, 스스로 나의 쓸모를 정의하면서 잃어버린 에너지를 바로잡는 마법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주변 친구들은 전부 취업을 해서 정해진 월급을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는데, 저는 올해 겨우 폐업을 면했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해내지도 못할 거면서 사업을 왜 시작한 건지 제 자신이 한심하고 쓸모없게 느껴졌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불안함과 걱정들을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털어놓을 수 있어서 정말 속 시원했고, 저에 대해 돌아보면서 제가 열심히 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 참여자 리뷰 중: Z, 25세 남자, 사업자

 

쓰레기 영웅(Trash Human) 캐릭터는 ‘시즌 2 그림책’과 ‘시즌 3 쓰레기 왕국’을 거치면서 버려진 인간의 마음을 구하는 긍정의 에너지를 파워업하는 중이다. 구형승 작가는 인간의 형태를 가진 쓰레기 더미를 오래전부터 구상했고, ‘세상이 버린 쓰레기가 인간을 구한다’는 핵심 메시지를 구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자신의 예술은 우울증과 부정적 마음에서 시작했지만 결말은 우리의 쓸모를 회복하고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예술교육에 접근했다. 귀엽고 다정한 쓰레기 영웅 캐릭터는 최신식 무기 대신 붓이나 연필 등 예술도구로 무장하고 사람의 마음을 구하려 한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쓸모없다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 마음이 사람을, 나아가 지구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 시즌 3 쓰레기 왕국
  • 〈아름다운 무지개 열매〉(쓰레기 왕국 어린이 작가 유도훈)
 

‘일단 믿는 마음이 중요해. 그다음에 찾아보는 거야. 그래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

*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드라마 〈고잉 마이 홈〉중

 

최근 코로나 엔데믹이 공식 선언되었지만, 코로나19 여파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전 지구적으로 기후 변화, 사회적 고립과 단절, 양극화 등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3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일상 회복이라는 이름 하에 과거로 돌아갈 순 없다. ‘낡은 것은 갔지만 새 것은 아직 오지 않은’ 이 시기에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도 되돌아볼 순간들이 꽤 있을 것이다. 그중 하나로 코로나19와 함께 비대면 문화예술교육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참으로 많은 키트가 만들어지고 배포되었던 상황을 들 수 있다. 대면이 아예 불가능했던 때였으니 아쉬운 대로 효과가 있었다고 봐야 할지,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고 해야 할지, 오히려 재활용도 안 되는 또 다른 쓰레기만 양산한 건 아닌지 생각이 많아진다.

 

구형승 작가는 예술교육 키트 상품 개발을 위한 사전 조사 차원에서 그동안 공공 지원으로 이루어진 여러 사례를 검토한 적이 있는데, 나름의 의미에도 불구하고 판매용 상품 개발에 참고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한다. 〈쓰레기 예술 그림책 키트〉개발을 위해 미술치료사 자문을 받으면서 8개월 간 기획개발에 힘을 쏟았다. 무엇보다 정크아트 키트 상품인 만큼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재생지와 콩기름을 사용하고, 커피 찌꺼기 연필, 색종이 재활용 색연필, 흙 크레파스 등 다양한 소재를 도입했다. 2022년 서울 도봉구 혁신가 지원사업을 통해 개발했고, 모의펀딩대회에서 5,330만 원이라는 거액의 가상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텀블벅 펀딩으로는 백만 원 남짓 모였으니 ‘모의’와 ‘실제’의 괴리가 너무 컸다. 브랜딩도 열심히 했고 수백 명의 교육 참여자 피드백을 거쳐 만들었기에 자신 있었는데 냉정한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 사회적 가치를 응원하는 것과 실제 구매 사이에 아직 갈 길이 멀다.

 

“솔직히 멘붕 왔죠. 여전히 정답은 모르겠지만 깨지더라도 계속 들이받고 싶어요. 제 목표가 공공 지원에 너무 기대지 않고 자생성을 갖추는 거예요. 영업은 필수죠. 백화점 문화센터, 대기업 출강 건으로 제안서 보내면 몇몇 곳에서 실제 요청도 들어옵니다. 캐릭터 중심으로 예술콘텐츠 팬층을 만들면서 수익구조 다각화 작업도 계속할 겁니다. 흔히들 사회혁신 분야는 2년 넘기기 쉽지 않다고 해요.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비전도 잘 안 보이고 설득하기도 힘드니까. 그런데도 5년 동안 제가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 이 일을 사랑하는 마음, 진심 때문이거든요.”

– 구형승 작가

 

 

쓸모로 증명되지 않아도 괜찮아

 

2020년에 제작된 〈Trash, Human〉 영상은 매우 암울하다. 생각해보면 ‘쓰레기 인간’이든 ‘인간 쓰레기’든 ‘쓰레기’라는 단어에 ‘인간’을 붙이는 순간 인간 말종을 의미하는 욕이 된다. 끝없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 역시 쓸모로 평가받기에, 효용이 다한 쓰레기로 인간이 비유되는 순간 인간 존재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리라. 최근 챗GPT 등 ‘폭주하는 AI가 뒤흔든 인간의 자리’를 걱정하는 소리도 많이 들린다. 쓸모로 증명되지 않더라도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20대 사회혁신가가 꿈꾸는 세상은 소박하다. 내가 우울하거나 슬픈 걸 숨기지 않고 쉽게 얘기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 회사에서 지친 하루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유튜브 보면서 혼밥으로 마무리하기보다는 누구나 작은 예술작업을 하며 삶의 힘을 얻을 수 있는 세상. 아픈 마음을 다독여줬던 예술의 힘을 더 많은 이들이 느끼길 바라는 그의 건강한 욕심을 응원한다.

  • 영화〈Trash, Human〉(2022, SSLATE)
    [출처] 유튜브 Trash, Human

 

 

이선옥 한량처럼 살고 싶은 소음인. 하자센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경영지원센터를 거쳐 수원문화재단 책문화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 문화예술교육 허브사이트 ‘아르떼’와 ‘웹진땡땡’을 만든 시조새였던 이유로 웹진 [아르떼365]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dal0310@naver.com
페이스북 @sonok.lee

 

 

< 출처 : 아르테 >

:
Posted by sukji

 

“無전공땐 취업 위주 실용학과에 몰려… 인문학 등 외면 우려”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30629/119991392/1

대학 학부-학과 칸막이 없애… 신입생 모두 ‘無전공 선발’ 가능

 

[대학규제 개선]
내년부터 학부-학과 규제 등 폐지
1학년 전과 허용… 現고2부터 적용
의대 예과-본과 운영도 자율화

 

대학이 각 학문 분야를 학과와 학부로 나눠 운영해야 한다는 규정이 내년부터 사라진다. 학과 간 장벽이 철폐되면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무(無)전공’ 입학을 시행하는 대학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과 2년+본과 4년’으로 운영해온 의대는 대학 현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6년 자율 구성’으로 바뀐다.

28일 교육부는 대학의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고 29일부터 입법 예고에 들어갔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학에는 학과 또는 학부를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이 삭제됐다. 대학이 학과나 학부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유로운 형태로 신입생 선발, 학교 운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은 컴퓨터공학과, 심리학과 등 ‘학과’ 또는 자율전공학부, 경영학부 등 ‘학부’ 단위로 신입생을 뽑지만 앞으로는 학과나 학부 없이 ‘A대 1학년’으로도 선발할 수 있다.

학과를 바꾸는 ‘전과’는 그간 2학년부터 허용됐지만 이제 1학년(2학기부터)도 할 수 있게 된다. 또 각 대학은 전과를 신청하는 그해에 생긴 ‘신설 학과’로는 기존 재학생들의 전과를 제한해 왔지만 교육부는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가령 ‘국어국문학과’ 2학년 재학생도 신설된 ‘융합언어학과’ 1학년으로 전과할 수 있다. 다만 기존 학과로의 전과 제한은 대학별 학칙에 따라 유지된다. 의대, 공대 등 인기 학과 쏠림을 막기 위해서다.

 

의대는 총 6년 과정 안에서 대학이 자유롭게 구성하거나 통합할 수 있게 됐다. 보통 예과에서는 인문학이나 기초과학 등 교양을 배우고, 본과부터 본격적인 의학 지식 습득 및 수련을 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예과 1년+본과 5년’, ‘예과 2년+본과 3년+인턴 1년’ 식의 운영도 가능해진다.

이번 개정안은 8월 8일까지 입법 예고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된다. 다만 현재 고3에 해당하는 2024학년도 대학 신입생 선발 계획은 올 4월 확정돼 적용 대상이 아니다. 현재 고2인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된다.

의대 ‘2+4’ 대신 자율 운영… 학점 25% 기업 현장서 취득 가능

 

‘학부-학과 칸막이’ 폐지
‘예과2+본과3+인턴1년’이나
‘예과1+본과5년’식 운영도 가능

 


교육부가 학과와 학부의 칸막이를 허물고 대학의 자율권을 확대한 것은 그동안 한국 대학이 과도한 대학 규제로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산업 구조는 급변하는데 대학들은 1900년대에 설계된 낡은 학과 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미래 사회에 걸맞은 융복합 인재를 기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 학과 장벽 사라지면 ‘융복합 교육’ 가능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학과 간 칸막이가 없어지면서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에 맞춘 새로운 설계 전공이나 융합 전공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동아시아 역사를 전공할 경우 역사 관련 강의 위주로 수업을 듣지만, 앞으로 전공 구분이 없어지면 동아시아 역사 공부에 필요한 일본어, 한문, 경제학, 정치학 등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학생들이 대학에서 정한 전공에 맞춰 공부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학생이 하고 싶은 공부를 대학에서 지원해 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들도 기존에는 ‘중국어과 소속’ 혹은 ‘경영학부 소속’ 식이었으나 앞으로 학부, 학과가 사라지면 ‘서울대 소속’ 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지지부진했던 전공 간 공동 연구나 융합 수업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일부 대학들은 이미 전공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실험을 해오고 있다. 이화여대, 성균관대, 서울대, KAIST, 한동대 등 5개 대학은 학과가 아닌 단과대나 학부 단위로 신입생을 우선 뽑고 2학년 때 학과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학부’, ‘단과대’의 최소한의 틀은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남은 장벽까지 허물고 이러한 운영 방식을 더욱 확대시키겠다는 것이다.

● “의대 바뀌면 의사과학자도 늘 것”


의대는 예과와 본과로 나뉘어 운영됐으나 앞으로는 6년짜리 단일 학제로 바뀐다. 예과와 본과를 통합할 수 있게 된 것. 그동안 예과 수업은 교양 수준에 머물러 비교적 여유 있게, 반대로 본과 수업은 각종 전공 지식 공부에 실습까지 겹쳐 매우 숨 가쁘게 운영됐다. 이 때문에 의대들은 “본과에 학습량과 실습이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예과 기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한다”며 규제를 풀어 달라고 요구해 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6년’ 안에서 각 의대가 자유롭게 학제를 구성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는 ‘임상 전 3년+임상 3년’, 독일 뮌헨대는 ‘임상 전 2년+임상 3년+인턴십 1년’으로 운영 중이다. 해외 의대들은 갈수록 현장 실습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업 과정이 다양해지면 의사뿐만 아니라 의사과학자 배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와 학생들이 산업체(기업)나 연구기관 시설에서 ‘학교 밖 수업’을 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내년부터 대학들은 산업체나 기관과 협약을 맺고 ‘협동 수업’을 할 수 있다. 졸업 학점의 4분의 1 범위 안에서 실제 산업 현장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가령 고려대 컴퓨터학과와 삼성전자가 협약을 맺고 여름 학기 동안 9학점 수업을 개설해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에서 수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온라인 과정 확대… 외국서도 국내 학위


지금은 첨단 학과에만 허용된 ‘온라인 100%’ 학위 과정이 전체 전공으로 확대된다. 교육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대학은 원하는 대로 온라인 학위 과정을 개설할 수 있게 된다. 학생들은 학교에 굳이 가지 않고도 온라인 수업만으로 학위를 딸 수 있고, 해외의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학위 과정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한국 대학과 외국 대학이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현재는 여러 해외 대학과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 앞으로는 이런 제한이 풀린다. 공동 교육과정의 졸업 학점 인정 범위도 대학이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계기로 대학의 혁신을 가로막는 각종 통계 및 평가 기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영했다.

 

 

< 출처 : 동아일보 >

:
Posted by sukji

 

 

문화예술 기획자 꿈꾸는 청년이라면 '주목'

 

대전문화재단 : http://dcaf.or.kr/web/board.do?menuIdx=374&bbsIdx=17450

 

대전문화예술네트워크협동조합 청년기획자 양성 프로젝트 추진
원도심 공간 활용해 기획, 실습 진행…7일까지 신청자 모집 계획

 
 

 

 

대전문화재단은 대전문화예술네트워크협동조합 주관으로 청년기획자 양성 프로젝트 '시도(試圖)'를 추진한다.

청년기획자 양성 프로젝트 사업은 문화예술기획에 관심 있는 대전시 청년 대상으로 문화예술 기획자로 자립과 실무 역량 강화를 돕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대전지역 원도심 내 공간(유휴공간, 재생공간 등)을 활용해 기획과 실습을 추진한다. 신청대상은 문화예술기획에 관심이 있는 대전시 청년으로, 프로그램 단계별 80% 이상 출석이 가능한 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는 총 20명을 선발해 현장중심형 문화예술 기획 강연·교육(인동 창조길, 성심당문화원, 헤레디움), 선진지 탐방(청주 동부창고), 프로젝트 기획 실습과 멘토링 프로그램(팀 빌딩·프로젝트 기획), 실험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신청 기간은 7월 7일까지며 대전문화재단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대전문화예술네트워크협동조합 홈페이지에 게시한 구글폼을 통해 참가 신청서를 작성해 사업담당자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백춘희 대전문화재단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대전의 청년들이 전문 문화예술 기획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내 재능과 열정을 갖춘 청년들의 많은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 출처 : 중도일보 >

:
Posted by sukji

 

 

 

기술의 힘으로표현의 장벽을 넘는다 : 예술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예술은 표현이다. 세월에 밀려 늦게 사 한글을 배운 곡성 할머니들은 글말로 일상을 표현하는 시인이 되었고(영화 <시인할매>) 칠곡 할머니들은 자기 스타일과 개성을 글꼴로 표현한 디자이너가 되었다(영화 <칠곡가시나들>). 글꼴이 널리 쓰임에 칠곡 할머니들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한 말은 자기를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다.

 

할머니들처럼 꾹꾹 눌러두었던 표현의 욕망을 늦게서야 달랜 경험은 내게도 있다. 빨리 취업해 살림에 보탤 지름길을 찾으라는 부모님의 강요에 미대가 아닌 사범대에 입학한 이후 이십 년 가까이 그렇게 좋아하던 그림을 한 번도 그려본 적이 없다. 어쩌다 예술의 도시 빈(Vienna)에 살게 된 어느 날, 용기 내 찾은 스튜디오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스튜디오 미술 강습은 험난한 박사과정을 잘 끝낸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인상 좋은 선생님은 첫 강습을 받는 나이 많은 학생에게 무섭게도 오일과 유화 붓을 꺼내셨다. 손을 떨며 완성한 첫 유화를 마주한 내 기분은 영화 속 할머니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귀국 이후 지금까지 캔버스 앞에 다시 앉지 못하지만 그림을 그렸던 두 달의 기억으로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

 

속엣것을 꺼내 표현하려면 매체(media)가 필요하다. 할머니들에게 한글, 나에게 유화물감은 사치스러운 매체였고 생각과 감정, 경험을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장벽이었다. 디지털 기술은 배우고 표현할 수 있게 하는 자원(resource)에 누구든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포용성(inclusion)이 그 특징이다. 또한 디지털 기술은 보통 사람들도 자신의 역량을 꺼내고 발휘해 바깥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한다(empowerment). 이런 디지털 기술의 매력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입혀 보고 싶은 마음에 나는 교육공학을 공부했다. 교육 현장의 여러 장벽을 넘고, 배우고 가르치는 사람들이 수동적 위치에서 벗어나 자신의 참된 모습을 발견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디지털 기술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디지털 기술의 장점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청소년들을 ‘디지털 리터러시’ 연구에서 만났다. 특수학교 고1 교실에는 서로 다른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이 있었다. 그중 한글을 모르던 한 아이는 글말로는 자신을 표현 못 했지만 자신이 키운 토마토의 성장을 사진으로 기록한 뒤 당시의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지(emoji), 사운드와 함께 하나의 영상으로 렌더링해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디지털 여정을 경험했다.

 

  • 칠곡할매체(공유마당(출처)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 한글 대신 이모지로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
 

이모지, 픽토그램 – 더나운프로젝트, 잉크스케이프

 

이모지나 픽토그램은 감정과 사물, 동작, 개념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어 인포그래픽, 웹사이트, 안내문, 표지판 등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더나운프로젝트와 같은 사이트에서 픽토그램을 찾아보자. 이때 중요한 것은 머릿속 생각을 명확하게 검색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원하는 이미지를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픽토그램을 제작(예를 들어 잉크스케이프)한 후 더나운프로젝트에 업로드해 공유 혹은 판매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모델 –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최근 대중화된 인공지능 서비스로 인해 디지털 기술의 포용성은 더 커지고,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달리 2(Dall-E 2)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 디자인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로 소셜미디어 게시물, 초대장, 브로슈어 등을 만들어보자. 주어진 템플릿을 이용해도 좋고, 아래와 같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이미지를 생성할 수도 있다.

 

 

미술을 어려워하는 아이 중에는 색상 맞추기를 곤혹스러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는 색상 팔레트를 생성해 주는 인공지능 서비스(AI Colors 또는 DESIGNS.AI)를 이용해 보자.

 

인공지능 음악 생성기 – 크롬뮤직랩

 

디지털 리터러시 연구에서 만난 또 다른 학생은 국제고등학교에 다니며 생태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어했다. 진로 관련 책을 읽고 발표하는 활동에서 이 학생은 30초쯤 되는 음악을 들려주었다. “태어나 처음 숲에 온 도시 꼬마의 놀람과 설렘”을 표현한 것이라 했다. 음악에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루는 악기가 있는 것도 아닌 이 학생은 크롬뮤직랩의 송메이커를 이용해 클릭만으로 자기 아이디어를 멜로디로 바꾸었고, 흔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대신했다.

크롬뮤직랩에는 이 밖에도 소리나 리듬, 멜로디, 화음 등 기본적 음악 요소뿐만 아니라 길이나 주파수와 소리의 관계를 재미있게 배워 볼 메뉴가 있다. 각자의 디지털 기기에서 각 메뉴를 선택해 음악을 함께 합주해 보는 것도 좋다. 특히 ‘공유 피아노’(shared piano) 메뉴의 경우 링크를 공유해서 여러 사람이 하나의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재미있는 활동이다.

크롬뮤직랩은 구글실험 중 하나로 이 온라인 쇼룸에는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오픈소스를 이용해 예술 프로젝트를 만들어 제출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을 이용한 실험은 별도로 컬렉션이 마련되어 있으니 확인해 보자. 이 중 인기 있는 프로젝트인 스크루블리는 디자인 전문 지식이나 코딩 없이도 사용자의 라이브 모션을 매핑(Mapping)해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

 

추천할만한 또 다른 컬렉션은 구글 아트 앤 컬처를 이용한 실험이다. 미술품을 감상하는 여러 서비스뿐만 아니라 음악과 관련된 실험도 있으니 확인해 보자.

 

 

저작권과 윤리적 책임

 

창작의 반경을 넓혀주는 디지털 기술은 표현의 즐거움 못지않게 책임의 무거움도 뒤따른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대규모로 복사하거나 배포하기가 쉬워 저작권 침해나 윤리적 문제가 흔히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창작과 함께 법이나 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다루어야 하며, 최소한 다음 네 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아동과 청소년 대상 교육자라면 웹사이트나 서비스별 사용 연령을 확인한다. 둘째, 작품이나 콘텐츠를 창작함에 있어 나와 타인의 개인정보나 저작권을 보호한다. 셋째, 편향되거나 폭력적 내용 혹은 개인과 사회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창작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넷째, 어떤 서비스를 활용해 창작한 것인지 밝힌다. 이와 관련된 퀴즈를 이용해 문제를 풀어보고 함께 토의해 보는 것도 좋다.

디지털 기술은 예술적 표현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며, 누구나 자신의 표현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연다. 이러한 디지털 세계는 물리적 세계와 구분되는 특징이 있지만, 우리는 그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는 삶을 살고 있다. 예술적 표현의 자유도가 높아지는 만큼 책임과 위험도 마찬가지임을 꼭 기억하고, 디지털로 예술을 만나보자.

 

박영민교육공학자.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엄마이자 학생, 연구자, 교육자로 살았다. 배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저마다 숨겨진 역량을 꺼내 발휘하는 방법을 에듀테크와 인지과학, 학습과학, 지식정보관리, 명상에서 찾아 나누고 있다. 그 여정에서 <MS 팀즈 수업디자인>(2020)과 <블렌디드 수업 디자인>(2021)을 기획 및 공저했으며, 「디지털 리터러시」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함께 설계하고 제작했다. 현재 부산광역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에서 교육정책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digitalpark21@gmail.com

 

 

< 출처 ; arte 3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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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