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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서 펴낸 희귀 장서 알리려 천안에 전시 공간 냈죠”

 

 

한상언영화연구소 한상언 소장

 

 

한상언 소장이 인터뷰 뒤 이기영 소설 원작인 북한 영화 ‘두만강’ 스틸 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강성만 선임기자

 

‘책방 노마만리’.

 

충남 천안 서북구 직산읍 마정저수지 옆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은 카페, 2층은 전시장, 3층은 영화도서관이다. 한국 영화사연구자이자 한상언영화연구소 소장인 한상언(47)씨가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저수지 풍광에 반해 연고도 없는 지역에 터를 잡았단다.

 

그는 여기서 3개월 단위로 기획전을 하는데 지난 10월부터 내달까지는 천안 출신으로 식민지 시기 프롤레타리아문학의 최고봉으로 불린 이기영(1895~1984)의 문학과 삶을 보여주는 ‘천안 사람 민촌 이기영’ 전을 한다. 1925년 결성한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의 대표작가 민촌은 해방 직후 월북해 1970년대 초까지 북한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1920~30년대 이기영의 위상은 이광수 다음이었어요. 카프 최고의 작가였죠. 당시 농민문학을 말할 때 이기영 ‘고향’(1934)이 첫손가락이었어요. 이광수 ‘흙’과 심훈 ‘상록수’와 함께 3대 농민작품이었죠. 민촌 장편 ‘신개지’는 일제 강점기인 1942년에 벌써 윤봉춘(배우 고 윤소정씨 부친)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고 해방 후 북한에서도 ‘두만강’과 ‘땅’이라는 민촌 소설이 영화로 나왔어요. 그 시절 민촌만큼 많은 작품을 쓴 사람도 없어요. 민촌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가진 분이라 앞으로도 전시를 계속할 겁니다.”

 

지난 17일 노마만리에서 만난 한 소장의 말이다.

 

한말에서 식민지 시기까지 한국의 초기 영화산업 연구(2010)로 한양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북한영화 전문가이면서 방대한 북한 문헌을 보유한 고서 수집가이다. 그가 북한 영화와 영화인 연구를 위해 모으기 시작한 1970년대 이전 북한 문헌 컬렉션(약 5천 권)은 기관인 통일부 자료센터와 인하대 도서관에 이은 국내 세 번째 규모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 장서를 토대로 해방 후 북한의 번역 출판물 200여 권을 보여주는 책 ‘스탈린 거리의 평양 책방-1960년대 이전 북한의 번역서’(2023)와 문학과 복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북한 책 250권을 선보인 ‘평양책방’(2018)을 내기도 했다. ‘친일인명사전’ 영화인 편도 담당한 그는 월북 영화인 시리즈를 기획해 4년 전에 월북 영화인 문예봉과 강홍식, 김태진을 조명하는 책을 각각 냈다. 5년 전에는 개인연구소를 세워 독립연구자로서 출판이나 강연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월북 영화인 시리즈나 국내 1세대 영화평론가 김종원 선생 회고록 ‘시정신과 영화의 길’(2023) 등이 모두 그의 연구소에서 나왔다.

 
 
한 소장이 이기영 글이 실린 북한 ‘로동신문’ 전시물을 가리키고 있다. 강성만 선임기자
 

이미 ‘일인 다역’인데 어떻게 ‘책방 노마만리’까지 냈을까? “제 정체성 중 하나인 고서수집가의 최고 영예는 남들이 안 가진 책을 소장하는 거죠. 여기서 제가 모은 책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노마만리를 기획전 위주로 운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란다. “기획전을 하면 계속 책을 바꿀 수 있잖아요. 아이디어를 계속 내어 제가 가진 많은 자료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번 전시에서도 민촌이 한국전쟁이 나던 1950년에 낸 옛 소련 방문기 ‘쏘련은 인민의 위대한 벗’과 민촌이 청년 시절의 문학공부를 술회한 책 ‘리상과 노력’(한설야 공저, 1958) 등 국내에서 한 소장만 가지고 있는 책을 볼 수 있다. 여기에 고서수집가 박현철씨 장서로 그간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1937년 태양사판 민촌 장편 ‘인간수업’과 김재용 원광대 교수가 내놓은 1927년 단편선 초판 ‘민촌’도 만날 수 있다.

 

“우연히 천안에 자리를 잡을 때부터 민촌 전시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그는 앞으로도 민촌 전시를 이어갈 생각이다. “이번 전시는 민촌 주제로는 국내 두 번째입니다. 15년 전에 아단문고(현 현담문고) 주최로 천안에서 처음 했었죠. 내년은 민촌의 첫 단편 ‘오빠의 비밀편지’가 잡지 ‘개벽’에 실린 지 100년이고 내후년은 민촌이 주축이었던 카프 결성 100년입니다. 이들 주제로도 전시해야죠.”

 

 

북한영화 전문가이자 고서수집가북 영화 공부하며 북한 책 모아개인으로 가장 많은 5천권 수집지난해 천안에 복합문화공간 열어장서 토대로 3개월마다 기획전내달까지 천안출신 작가 이기영전‘소련방문기’ 등 여러 유일본 전시“카프 최고 작가이자 농민문학 최고봉”

 

그가 최근 엮은 ‘스탈린 거리의 평양 책방’에는 시인 백석의 동화 번역서 ‘동화와 이야기’(위딸리 비안끼 저, 1957)와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인 김학철이 번역한 ‘검찰관’(고골 작, 1949) 등 국내 유일본이 여러 권 실렸다.

 

정성일·이효인과 같은 ‘스타 영화평론가’의 길을 따르려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그는 어떻게 북한 책을 모으게 되었을까? “2010년 무렵부터 북한 책을 본격적으로 모았어요. 제가 석사 논문으로 해방기 영화운동에 관해 썼는데요. 그 시절 정말 많은 영화인이 등장하는데 1950년 이후 거의 사라져요. 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면서 북한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하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70년대 이전 북한 책을 국내에서 구하기 쉽지 않았단다. “일본 국회도서관에서 북한 잡지 ‘조선영화’를 1장에 100엔 주고 복사하곤 했어요. 그때 차라리 원본을 사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국과 일본 고서점 사이트를 뒤져 대량으로 순차적으로 구매했어요. 처음에는 영화 쪽만 사다 나중에는 다른 분야로 넓혔죠.”

 

고서 구입 재원을 궁금해하니 그는 역시 고서수집가인 형의 도움이 있었다고 했다. “형의 영향으로 2천년대 초부터 저도 조금씩 고서를 모았어요. 그러다 정말 운이 좋아 백암 박은식 선생 저서와 같은 문화재급 책도 갖게 되었죠. 그렇게 모은 귀중본들 일부를 내놓고 북한 책을 샀죠.”

 

 

                                              한 소장이 쓰거나 자신의 소장 자료를 모아 낸 책들.
 

그는 지금 내년 출간 목표로 1954년 전후복구기부터 1973년까지 북한 영화를 정리하는 책을 집필 중이다. 북한 영화에 대해 우리가 혹 잘못 알고 있는 게 있는지, 물었다. “우리는 주로 정치학자들이 북한 영화를 다루면서 정치의 도구로만 보고 또는 맥락 없이 정치적 사건들과 연결해 해석하면서 (북한 영화에 대해) 왜곡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그는 “북한에는 정치의 도구로 활용되는 영화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도 있다”며 말을 이었다. “현실에서 소재를 취한 코믹 영화도 많아요. 사회주의 미학에서 웃음을 중요하게 보거든요. ‘사회주의의 미소’라는 말도 있죠. 북에서는 사회주의로 행복한 웃음을 만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전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일도 경희극(코미디) 발전을 직접 지도했죠.”

 

그의 북한 장서 중엔 1950~60년대 나온 세계 고전 문학도 많이 있다. ‘로미오와 줄리에트’(1962, 김해균 역)도 그중 하나다. “한 탈북자가 북한은 ‘로미오와 줄리엣’도 모르는 사회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사실과 다릅니다. 셰익스피어는 남한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상식입니다. 우리와 같이 셰익스피어나 모파상, 안데르센과 같은 작가의 작품을 교양으로 알고 전공으로 배웁니다.

 

”계획을 묻자 그는 장기적으로 한국영화사를 10권으로 정리하고 싶다고 했다. “2018년에 박사 논문을 토대로 ‘조선영화의 탄생’이란 책을 냈는데요. 이게 첫 권인 셈이고 2권은 무성영화 시기가 될 겁니다.”

 
 
< 출처 ; 한겨레 >
:
Posted by sukji

 

 

 

“다양한 구성원 이끌 ‘리더십’ 기를 방법? 오로지 인문학, 독서뿐”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1〉 왜 인문학인가… 김형석 석학에 듣다
중학교 중퇴 후 매일 도서관 다녀
문학, 역사, 철학 등 수많은 책 읽어… 도산 안창호 만난 뒤 인문학 입문
AI가 인간의 노동 대체한다 해도, ‘휴머니즘’ 세우는 인문학은 불멸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대학에서 문학, 역사, 철학과는 문을 닫고, ‘문송’(문과여서 죄송합니다)이란 말도 익숙해졌다. 그러나 정말 인문학은 인생에서 전혀 쓸모없을까. 동아일보는 인문학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사회 문제를 극복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며 인문학의 저력을 들여다봤다. 4회에 걸쳐 매주 연재한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27일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한 뒤에도 꾸준히 무게 있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은 나라의 국민이 세계를 이끈다”고 말했다. 

 

 

“자연과학은 하나의 질문에서 하나의 답을 찾고, 사회과학은 하나의 질문에서 파생된 여러 답 중 타당성 높은 하나의 답을 고르지요. 하지만 인문학은 하나의 질문에 모두가 같은 답을 내놓으면 안 됩니다. 인문학은 모든 사람의 생각이 다 다르다는 다양성을 바탕으로 해요.”

가치는 숫자로 측정되고, 효율이 최고로 여겨지는 시대다. 인문학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103)는 27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삶의 목적’을 묻는 인문학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인문학이 모든 학문의 뿌리라며 최근 인문학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리적, 이성적 판단력을 기르는 인문학의 토대 위에 사회과학, 자연과학이 꽃피었다는 것. 그는 “개인의 모든 활동은 오로지 전체를 위해 존재한다는 전체주의가 범람할수록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등 갈등이 첨예하다”며 “시대를 화해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인문학”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인문학 전도사’다. 전국을 다니며 인문학 강연을 열고, 전공인 철학을 기반으로 문학, 역사학을 버무린 인문학적 사고를 풀어낸다. 에세이 ‘영원과 사랑의 대화’(1961년·김영사), ‘백년을 살아보니’(2016년·덴스토리) 등 60여 년 동안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냈고 여전히 현역 칼럼니스트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비결이다. 그는 “기업에서도 부장이나 임원 등 관리자가 인문학적 기반이 없으면 다양한 구성원들의 생각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삼성 등 여러 대기업에서 강의했는데, 특히 임원들이 인문학의 가치를 인정하더군요. 각기 다른 생각을 지닌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십을 기를 방법은 오로지 인문학, 독서입니다.”

김 교수가 인문학에 매료된 건 중학생 때다. 그는 평양 숭실중 3학년 때 시련을 맞았다. 일제가 신사참배를 강요해 이를 거부하면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됐다. 나중에 시인이 된 동급생 윤동주(1917∼1945)에게 어떡할 거냐고 물으니 “신사참배는 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도 윤동주를 따라 자퇴했다. 김 교수는 “도서관에 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책을 읽으며 학업을 대신했다”며 “이때 문학, 역사, 철학책을 셀 수도 없이 많이 읽었다. 독서가 인문학으로 가는 길이었다”고 회고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1878∼1938)의 연설도 그를 인문학의 길로 이끌었다. 당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도산이 요양차 가석방됐는데, 그가 사는 평안남도 대동군 송산리로 와서 연설을 했던 것. 김 교수는 “어릴 적엔 기독교적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신학자를 꿈꿨지만 도산의 연설을 듣고 난 뒤 더 넓은 시각을 지닌 인문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달걀을 깨고 나온 병아리처럼 세상이 다시 보였어요. 도산의 연설과 그때 읽었던 책들이 인생의 거름이 됐죠.”

김 교수는 “평생 철학을 공부했지만 러시아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통해 인간에 대해 알게 됐다.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로 판단력을 배웠다”고 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등장한 지도 1년이 됐다. 점차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게 된다면 인문학의 빛이 바래지 않을까. 그는 웃으며 어림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AI가 못하는 게 하나 있어요. 휴머니즘이죠. 휴머니즘이 없으면 어른은 약한 아이를 상대로 싸우고, 악(惡)을 악으로 갚습니다. AI가 인간을 위해, 인간이 인간답게 존재하기 위해선 휴머니즘을 세우는 인문학이 사라질 수 없죠.”

 

 

 

< 출처 : 동아일보 > 

:
Posted by sukji

 

 

 

AI 데이터 활성화가 디지털 헬스케어시장 성장 이끈다

 

데이터가 국부(國富)다
매일경제·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공동기획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품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성장세
정부, 310종 데이터 민간 개방
맞춤형 AI헬스케어 개발 도와
헬스케어 제휴·지재권 취득
1년 새 두 자릿수 이상 증가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2027년 5088억달러로 커질 듯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가 헬스케어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사회적 변화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필요성을 증폭시켰고,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는 헬스케어 산업 성장을 유도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지능정보기술 발전이 가속화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로 구축한 총 310종의 데이터는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순차적으로 개방을 완료했다.

특히 헬스케어 데이터는 X선,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총 103종의 다양한 의료 영상·이미지를 구축해 한국인 맞춤형 헬스케어 AI 서비스 개발 및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활용 성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헬스케어 분야에서 의미 있는 실적이 나왔다. 우선 디자인권, 상표권, 저작권, 라이선스 등 지식재산권 취득률은 2021년 68.2%에서 2022년 84.2%로 1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케어 분야 제휴 건수도 전년 대비 34.4%포인트 높아졌고, 수상 건수 역시 23.9%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캡토스는 캡슐내시경 판독 소프트웨어(Dr.J)를 개발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AI 허브의 '캡슐내시경 AI 데이터'를 학습시켜 30분 만에 12만장에 달하는 내시경 사진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판독시간을 대폭 줄이고, 오류를 최소화해 초보 검사자도 전문가와 균일한 수준으로 진단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메가웍스는 AI 허브의 '고령인구 우울증 데이터' 등을 활용한 솔루션 '마인드 힐'을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다. 메가웍스 관계자는 "최근 KT, 서울시 다산콜센터, 지역 병원 등에 솔루션을 제공해 감정 노동자, 고령인구 등 다양한 계층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모든 계층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연구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헬스케어 데이터를 활용한 의미 있는 연구 논문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어 학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1년 가톨릭대학교 정요셉·임광일·서경진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김형경 교수가 대한세포병리학회에서 발표한 '병리 검사 데이터'를 활용한 논문은 최우수 포스터상과 우수 구연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한국뇌연구원 정용전·정민영 박사의 '소아 청소년 뇌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아동 뇌발달 변화와 스트레스와의 관계성 연구'는 대한뇌기능매핑학회와 한국인지 및 생물심리학회에서 각각 우수 포스터상과 우수 발표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헬스케어 데이터 관련 논문이 게재되고 있다.

구영현 세종대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장과 유성준 세종대 교수 등의 공동 연구 논문인 'HarDNet 기반 변압기를 이용한 뇌 내출혈 CT 스캔 영상 분할'은 지난 5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모델 훈련과 테스트를 위해 사용된 '뇌 CT 영상' 헬스케어 데이터는 방대한 양의 CT 스캔 이미지를 통해 모델의 우수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며 양질의 데이터 가치를 입증했다.

이처럼 AI 서비스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활발히 이용 중인 헬스케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AI 허브 안심존'을 통해 개방 중이다.

안심존은 민감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외부 반출 없이 AI 모델과 알고리즘 개발이 가능한 환경(GPU·가상서버 저장공간)을 제공하며 온·오프라인으로 이용 가능하다.


오프라인 안심존은 지난해 개소한 서울 서초, 원주, 광주 등 3곳과 지난 4월 신규로 오픈한 대구 센터 등 총 4대 권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총 25종의 헬스케어 데이터가 개방돼 있다.

또 시간·장소적 제약으로 인해 오프라인 방문이 어려운 이용자를 위한 온라인 안심존 70종 및 8종의 헬스케어 데이터도 개방돼 있다.

특히 올해는 지역 내 AI·데이터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헬스케어 데이터 교육을 비롯한 경진대회와 해커톤이 계획돼 있어 오프라인 안심존 이용이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헬스케어 데이터는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는 만큼 활용을 위해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심의를 거쳐야 한다. IRB 심의는 짧으면 2주, 길게는 몇 달까지 소요되기도 한다. 이 같은 이용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에서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합성 데이터(KSD·Koran Synthetic healthcare Datasets) 구축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생성적 대립 신경망'이라 불리는 GAN 기술은 실제와 가까운 영상 이미지를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기계학습 방식 중 하나다. 서울대병원, 가톨릭대병원, 국립암센터 등이 참여한 프로젝트에서 각 병원이 보유한 의료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췌장암 등과 관련한 합성 데이터를 구축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관계자는 "합성데이터는 실제 데이터를 학습해 완전히 새로운 가상의 데이터를 만드는 방식"이라며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는 상황 속에서 합성데이터를 포함한 총 35종의 헬스케어 데이터는 지난 7월 31일 개방했고, 이렇게 개방된 데이터는 다양한 AI 의료 서비스 및 연구개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GIA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3년 2555억달러에서 2027년 5088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 출처 : 매일경제 > 

:
Posted by sukji

 

 

 

2024년 IT 트렌드 3대 키워드… 초거대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세계 규모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은 2021년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2022년 메타버스 연구개발비가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자 이들 기술을 향한 관심은 썰물 빠지듯 줄어들었다. 당장 실용화되기 어려운 기술에 대한 섣부른 장밋빛 전망이 거품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사이 등장한 챗GPT는 초거대 인공지능(AI) 열풍을 몰고 왔다. 구글의 연구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승리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알파고 등장 후 AI는 한참 동안 잊혔는데, 이는 AI가 일상에서 널리 쓰이지 못하고 특정 산업 분야에서 극히 제한된 목적으로만 사용됐기 때문이다.

 

반면 챗GPT는 오늘날 현대인이라면 거의 모두 사용하는 인터넷 검색에 적용됐기에 화제성은 물론, 높은 범용성도 확보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신기술이 등장해 실용화 가능성과 사업성을 놓고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생성형 AI, 인터넷 서비스에 높은 범용성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11월 6일 (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 개발자 행사 ‘데브 데이(Dev Day)’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GETTYIMAGES]

 

 

챗GPT 쇼크가 강타한 2023년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2024년에는 또 어떤 IT 트렌드가 한 해를 풍미하게 될까. 현재 국내외 IT업계 움직임을 살펴보면 내년 IT 트렌드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AI다. 일상과 산업 전반에 초거대 AI가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둘째는 메타버스 부활이다. 애플 ‘비전 프로’를 위시해 LG전자와 메타가 힘을 합쳐 개발에 착수한 혼합현실(MR) 기기, 구글과 삼성전자가 협업한 갤럭시 글라스 등 업계의 치열한 경쟁으로 메타버스 산업이 회생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기회를 엿보는 블록체인이다. 암호화폐가 서서히 제도권에 수용되면서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은 거의 모든 인터넷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는 높은 범용성을 지녔다. 이에 국내외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은 당분간 AI와의 접목을 화두로 큰 변화를 맞을 것이다. 기업에는 사업 혁신 기회가, 소비자에게는 디지털 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마중물이 될 테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의 경우 기존에 중구난방이던 AI 기능이 ‘코파일럿(Copilot)’으로 일원화됐다. 초거대 언어 모델(LLM)이 적용된 덕에 문서 작성부터 시스템 보안까지 디지털 오피스 작업 전반이 스마트해질 전망이다. 일터뿐 아니라 디지털 여가 생활 분야에도 AI가 진출하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에 AI 디스크자키(DJ)가 도입된 게 대표적 사례다. 스포티파이 사용자는 생성형 AI와 대화를 나누면서 다양한 음악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인터넷 서비스의 초거대 AI 적용은 말 그래도 ‘가랑비에 옷 젖듯’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에도 디지털 기반 산업이었던 데다, 일부 업종의 경우 초보적 형태의 AI가 도입된 적이 있어 초거대 AI 적용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현 기술 단계에서 초거대 AI 산업의 최전선은 챗봇 서비스 시장이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 특히 중요한 게 상담을 비롯한 고객 관리인데, AI 챗봇 적용으로 가장 극적인 변화가 점쳐지는 분야다. 이 같은 기업 수요를 캐치한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미래 먹을거리를 찾고 있다. 오픈AI는 11월 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자 행사 ‘데브 데이(Dev Day)’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챗GPT 기술로 만든 대화형 챗봇 서비스 ‘GPTs’와 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툴 ‘GPT 빌더(Builder)’는 물론, 이 같은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장터 ‘GPT 스토어(Store)’가 공개됐다. 마치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앱 스토어 시장이 급성장하던 때를 보는 듯하다. 2024년에는 챗봇을 필두로 다양한 AI 서비스가 쏟아져나올 전망이다.

메타가 새로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퀘스트3’. [메타 제공]

 

 

한동안 잊힌 메타버스 산업도 부활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상반기 빅테크들이 메타버스 기기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10월 MR 헤드셋 퀘스트3를 출시해 메타버스 대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디지털 디바이스 강자인 애플은 MR 헤드셋인 비전 프로 2세대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구글, 메타와 제휴해 메타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메타버스 분야에서도 초거대 AI는 새로운 구원 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활용을 돕는 에이전트(agent) 서비스나 NPC(플레이어 외 캐릭터)에 생성형 AI가 접목되면 사용자 편의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투기 붐 잦아든 블록체인에 새 기회

 

 

그간 투기 온상으로 지탄받던 블록체인에도 새로운 기회가 보인다. 투기 붐이 잦아들면서 기술적 가능성을 냉철하게 평가받을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전통 금융기업은 물론, 각국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결제 시스템 구축이나 거래 기록 검증에 활용하고자 궁리하고 있다. 실물경제의 주식, 채권, 펀드, 부동산, 예술품 등 자산을 토큰화해 투자 신뢰성을 높이는 증권형 토큰(STO)은 이미 현실화됐다. 메타버스 산업이 본격화될 경우 블록체인도 덩달아 각광받을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쓸 디지털 자산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 IT 산업은 초거대 AI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블록체인 같은 신기술이 서로 융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의 전면적 보급이 가시화된 지금, 이 같은 IT 트렌드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 출처 : 주간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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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