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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진정한 배움이 있는가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언어


 

  

 

간혹 대화가 막히거나 어색한 이유는 서로의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언어는 곧 관심이다. 우리의 관심은 어떤 언어를 선택한다. 그리고 선택하여 사용하는 언어들은 우리의 의식을 형성하고 문화가 된다. 그 언어들은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조정한다. 가령 돈에 관계되는 언어들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의 주된 관심은 곧 돈일 것이다. 때문에 돈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해석하고 행동할 것이다. 관심과 언어의 악순환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온통 ‘돈’의 언어가 넘쳐나고 있다. 돈에서 파생된 신종 언어를 보면 얼마나 돈이 득세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돈’ 그 자체가 선과 악의 본질은 아닐 것이다. 돈에 대한 시선과 해석이 돈을 천사로 만들고 악마로 만든다. 문제는 그 ‘돈’의 언어가 다른 언어들을 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돈이 우리 삶에 꼭 필요하고 소중한 언어들을 낯설게 하고 있다.

 

돈의 득세와 위력으로 밀려나고, 희미해지고, 낯설어진 언어들을 생각해 본다. 하나하나 끄집어내 보니 참 많다. 그중에 ‘훌륭하다’는 말이 이에 해당하겠다. ‘훌륭하다’는 국어사전에 보면 ‘썩 좋아서 나무랄 것이 없다’는 뜻이다. 마음가짐과 마음 씀씀이, 이를 바탕으로 능력도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다. 훌륭한 선생님, 훌륭한 인격자, 훌륭한 학생…. 참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수식어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훌륭’이란 언어가 ‘성공’이란 언어에 밀려나갔다. 무한히 많이 가지고, 높은 자리에 오르고, 오래도록 독점하는 함의를 가진 성공이 사회 전면에 출현했다. 그 ‘성공’이 위력을 떨쳐 나갔다. 그 위세 앞에 맑고 향기로운 언행을 가진 사람,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 지식과 신념을 돈과 권력에 팔지 않는 사람, 늘 나와 이웃을 한 몸으로 살아가는, 그런 ‘훌륭한’이라는 언어가, 세력을 잃어가는 시절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훌륭한’과 어울렸던 언어들이 하나하나 함께 잊히고 낯설게 되었다. 이제는 인성, 인품, 인격이라는 말이 돈과 성공이라는 말에 밀려 사회 전면에서 퇴장한 지경이 되었다.

 

조용히 생각한다. 우리 시대를 가꾸는 언어를 복원하고 생성해야 하는 텃밭이 어디인가를. 겸허하게 답한다. 그곳은 바로 진리와 지성의 전당인 대학이라고. 다시 엄중하게 묻는다. 오늘의 대학은 언어의 오염을 막아내고 생명 본원의 언어를 생성하는 진리 탐구와 지성을 연마하고 있는 배움터인가를. 겸허하게 답해야 한다.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라고.

 

무엇보다도 언어의 오염과 실종, 굴절이라는 비상경보가 울리고 있는 곳은 대학이다. 그런데 그 대학에서 경보음을 듣지 못하고 있다. 소중한 언어가 대학에서부터 실종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대학에서 실종된 언어는 무엇인가. 자유, 정의, 진리, 우정, 사랑, 헌신, 지성은 대학의 주요 교훈이다. 그러나 오늘의 이렇게 ‘훌륭함’으로 집약되는, 대학의 건학 이념은 한낱 치장이 되었다. 대신 수상하고 불순한 언어들이 대학을 점령하고 있다. 실적, 순위, 취업, 예산, 기부, 조작, 줄 세우기, 성폭력, 정치 등의 언어들이 음과 양으로 포진해 있다. 이들 언어는 대학 당사자가 ‘돈’을 위한, 또는 돈을 버는 능력과 연줄을 생산하기 위한 수단과 목적으로 집약되어 있다. 한마디로 자본의 노예가 되어 있다고 하겠다. 

 

“대학의 교훈들, 예를 들면 ‘진리는 나의 빛’(서울대), ‘자유·정의·진리’(고려대), ‘지덕겸수 도의실천’(원광대)은 얼마나 뜻깊은 언어들인가. 삶과 공동체에 필수적인 이러한 가치를 내건 한국 대학들은 사회를 분열로 몰아넣는 자본의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 대학마다 주차장은 유료며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즐비하다. 또한 정부 연구비에 목을 매며 피눈물 나는 경쟁에 뛰어든다.”

❶ 오늘의 대학의 위기를 짚어내고 있는 글이다.

 

대학은 글자 그대로 큰 배움터이다. 배움은 언어와 삶의 일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불순한 관심사는 대학의 언어를 교체했다. 고전 《대학》은 삼강령 팔조목(三綱領 八條目) ❷을 교육의 골간으로 삼고 있다. 이 강령과 조목의 언어들의 지향을 살펴보자. 언어의 실종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는 대학, 진정 대학 교육의 위기가 아니겠는가?

 

월간참여사회 2019년 1-2월 합본호(통권 262호)

 

❶원익선 교무 <경향신문> 2018년 12월 21일자 칼럼

❷삼강령은 《대학》의 세가지 강령으로 명명덕(明明德), 천민(親民), 지어지선(止於至善)을 말하며

 팔조목은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말함.

 

* 이 글은 참여연대가 발행하는 월간 <참여사회> 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
Posted by sukji

 

 

“AI는 일자리 감소대신 바꿀뿐” 직무전환 훈련이 과제

 

 

2019년 정보기술 분야 미래전망

AI, 국제정치 주요이슈 부상
블랙박스 탓, 투명성 요구 증가
사라질 직업보다 생겨날 직업많아
음성비서 서비스 유용성 커질 것

 

2018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에서 열린 2018 구글 개발자대회(I/O)에서 구글의 최고경영자 순다 피차이가 발표하고 있다. 구글은 이 컨퍼런스에서 2017년 ’인공지능 최우선’을 선언한 데 이어, 올해에는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을 기술 표어로 선언하고, 듀플렉스(음성비서)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구글 제공.

 

2019년 정보기술계에서 뚜렷해질 흐름에 관한 다양한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컨설팅기업 가트너는 디지털, 지능, 융합을 기반으로 향후 5년내 급속도로 발달할 10대 전략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 자율주행차, 로봇과 같은 ‘자율적 물체’, 현실세계의 존재를 가상공간에서 똑같이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개발’, ‘디지털 윤리와 프라이버시 보호’, ‘양자컴퓨팅’ ‘블록체인’ 등이다. 5세대(5G) 통신과 사물인터넷, 유튜브 플랫폼의 범용화 등도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데, 다양한 정보기술 변화 속에서도 인공지능은 각별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정한 도구가 아니라 필수적이며 범용적 기반기술로, 산업혁명 시기의 증기기관, 현대 문명에서 전기처럼 나머지 기술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동력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다.

구글의 기술 표어는 2010년 ‘모바일 퍼스트’, 2014년 ‘모바일 온리’에서 2017년 ‘인공지능 퍼스트’, 2018년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으로 바뀌어왔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올해 공개적 자리에서 “인공지능은 전기나 물보다 심오하다” “컴퓨팅이 모바일 퍼스트에서 인공지능 퍼스트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하며 구글의 사업 중심이 인공지능에 있음을 수시로 강조해왔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스로소프트 최고경영자도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퓨처 나우’ 컨퍼런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퍼스트 회사”라며 인공지능이 모든 사람의 목표달성을 돕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7월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은 역사상 최대 혁명이고 모든 산업을 재정의해,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정부 차원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인공지능 분야 1위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인재 육성과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정보기술 분야의 눈부신 기술 변화 중에서도 인공지능은 가장 중요하고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2019년 인공지능은 개인의 삶과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포브스’, 인공지능관련 5대 미래예측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지난 3일 게재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2019년의 5가지 예측’”을 살펴보면 내년도 인공지능 기술과 산업의 변화 방향을 조망할 수 있다.

 

첫째, 인공지능이 기술과 산업을 넘어 국제정치의 주요 이슈로 주목받게 된다.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전쟁에서 첨단 통신장비(화웨이)와 인공지능 칩(인텔, 엔비디아) 사용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며 이들 장비에 대한 자체개발 동기도 커진다. 민족주의 정치 성향이 강화되면서 두 종류의 위험이 부상한다. 하나는 독재체제가 프라이버시나 표현 자유를 억압하는 데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다. 또 하나는 인공지능을 둘러싼 국제정치적 긴장감이 전세계 학계와 산업계의 협력을 저해해,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표준화, 규약 마련, 개방적 협력의 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인공지능의 투명성’이 강조된다.

인공지능이 널리 사용되면서 기술의 편향성과 블랙박스 속성에 대한 우려로 투명성 요구가 높아지게 된다. 현재 효율적인 기술이 나중에 불공정하거나 비윤리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우려 때문에 인공지능 서비스 구축을 망설이고 있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아이비엠(IBM), 구글 등은 적극적으로 투명성 제고에 나서고 있으며, 유럽연합에서 시행된 일반데이터보호규정(GDPR)은 사람이 알고리즘만으로 이루어지는 중요한 결정에 대해 설명을 요구할 권리를 도입했다.

 

셋째, 인공지능이 자동화와 결합해 모든 산업분야로 깊이 침투한다.

2018년 기업들은 인공지능이 처리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에 대한 이해를 심화했고, 이 과정에서 학습한 지식을 바탕으로 2019년에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각 산업분야에 서비스로 출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업, 소매업, 제조업 공정개선, 채용업무 등이 대표적이다.

 

넷째, 인공지능으로 사라질 직업보다 생겨나는 직업이 더 많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충격이 적어도 2019년엔 문제되지 않을 전망이다. 가트너는 2019년 말까지 인공지능으로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화로 일자리 180만개가 사라지지만 230만개가 생겨날 것이다. 금융, 창고업, 소매분야의 일자리는 줄어들지만 제조업, 교육, 의료, 공공 부문에서는 일자리가 늘어난다. 기술 변화에 맞서 특정 직업을 보호하고 사수하려는 노력대신 개인적·사회적 차원에서 적절한 교육과 사회적 안전망을 통해 직무 전환을 지원해야 함을 의미한다.

 

다섯째, 인공지능 음성비서의 유용성이 매우 커진다.

2019년엔 시리,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같은 인공지능 음성비서의 활용이 늘어날 뿐 아니라 이용자들이 유용성을 실감하며 서비스에 대한 만족과 의존이 높아질 것이다. 일정 관리, 택시 예약, 여행지 안내, 음식 주문 등을 통해 데이터가 누적되면서 인공지능 음성비서는 사용자의 습관과 행동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된다. 빅데이터를 통해 사람의 일상언어를 음성비서가 더욱 잘 이해하게 됨에 따라, 인간과 기계 사이이 언어를 통한 소통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
Posted by sukji

 

 

 

올해 물 관련 일자리 1만 개 창출… “물산업은 新성장동력”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하는 물산업 생태계

 

 

19일 경기 동두천시 한 노인회관에서 한국수자원공사 소속 ‘워터코디’들이 수돗물 수질 검사를 하고 있다.

 

 

《“동(구리) 수치가 L당 0.01mg인 거 보니 수도 배관이 아주 깨끗하네요.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아무 문제없겠어요.” 19일 오전 경기 동두천시 생연동 한 아파트단지.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2명이 공구상자처럼 보이는 네모난 가방을 들고 노인회관을 찾았다. 이들은 비커 2개에 수돗물을 채운 뒤 작은 샘플 통에 나눠 담았다. 샘플별로 가루약을 풀고 검사기에 넣으니 3, 4분 뒤 바로 결과가 나왔다. 잔류 염소와 철, 동, 아연 등 총 6개 항목 수치가 모두 법으로 규정한 ‘먹는 물 기준’에 적합했다. 검사 결과를 들은 아파트 주민 김상용 씨(77)는 “오래전부터 수돗물은 불안해 끓여 먹지도 않았는데 이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즉석 수돗물 검사에 나선 이들은 한국수자원공사 동두천수도관리단 소속 ‘워터코디’다. 이 사업은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줄여주는 동시에 지역 일자리를 만드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물 관련 분야가 환경 보전은 물론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 물 관리 서비스 확대로 지역 일자리 창출
 

워터코디는 각 가정집을 방문해 수돗물 수질을 무료로 검사해 주는 ‘수돗물 안심 확인 제도’다. 동두천시를 비롯해 수자원공사가 상수도를 위탁 관리하는 22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수곤 동두천수도관리단 과장은 “수돗물을 자주 쓰지 않을 경우 잔류 염소 수치가 낮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염소가 너무 적으면 세균이 증식할 수 있어 2차 세균 검사 등을 추가로 해준다”고 말했다. 

워터코디 사업을 진행하기 전에는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직접 가정집 수질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검사를 원하는 시민들이 많아진 데다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워터코디를 고용해 활용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전국 워터코디 수를 지난해 45명에서 올해 130명으로 늘렸다. 

2014년부터 워터코디로 일하는 배경아 씨는 “일을 하기 전에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평균 15가구를 검사하는데 일정을 직접 짤 수 있어 근무시간도 유연한 편”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사후 수질 검사뿐 아니라 수돗물 오염을 미리 점검하는 ‘워터닥터’ 사업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는 아파트 공동 배관이나 가정집 배관 상태를 점검하고 상태가 좋지 않으면 무료 세척을 해주는 사업이다. 현재 19명을 고용해 동두천시와 경기 양주시, 경남 거제시에서 운영 중이다. 수자원공사는 “올해 11월 말 기준 물 산업 분야에서 9563개 일자리를 새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 환경 보전과 신산업의 공존 추구 

물 관련 분야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규제 대상으로 여겨졌다. 국내에서도 정수기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고는 기술 개발이나 투자가 많지 않았다. 상수도 공급이나 하수 처리 등이 대부분 공공 영역인 영향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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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물 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환경부 업무보고에서 “환경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성장동력이자 환경 보전과 신산업의 공존이라는 적극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 50년 동안 국가적 물 사업을 진행해온 수자원공사는 물 산업 생태계를 확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물 산업 육성 전담 조직인 ‘물 산업 플랫폼센터’가 대표적이다. 이 센터는 수자원공사가 가진 물 관리 노하우와 시설을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오픈플랫폼’을 관리하고, 기업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만들었다. 올해 192개 중소·벤처기업이 오픈플랫폼의 도움을 받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국내 최초의 물 산업 전문 창업·보육 공간인 ‘K-water 스타트업 허브’를 세웠다. 수자원공사는 물 산업 스타트업에 창업 공간과 테스트베드(시험환경)를 제공하고, 기술 조언과 경영 컨설팅을 해준다. 40개 협력 스타트업들은 약 61억 원 규모의 민관 투자를 유치했다. 

 

수자원공사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물 관련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우수기술 운영 확인서’를 발급하고 있다. 올해에는 19개 기업, 25건의 기술이 선정됐다. 수자원공사는 오랜 해외 사업으로 대외 신인도가 높다. 수자원공사의 확인서를 받은 중소기업은 사업 실적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유망 중소기업과 함께 ‘스마트 물 관리 시장개척단’을 구성해 각국 물 관련 콘퍼런스 등에 참여하는 기회를 준다. 

액체 속 미생물을 분석하는 장치를 만드는 더웨이브톡의 김영덕 대표는 “수자원공사와 함께 ‘세계 물포럼’에 공동 참여한 경험 등을 통해 미국 스타트업 콘퍼런스 공모전에서 2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 출처 : 동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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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애플-구글이 찾는 건 ‘스토리’ 가진 인재다”

 

 

배철현 건명원장이 말하는 글쓰기 교육

 

최근 서울 종로구 가회동 건명원 강의실에서 만난 배철현 건명원장은 “미래산업의 핵심은 ‘스토리’에 있다”며 “독서와 글쓰기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한국 사회를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국어 31번 논란’이 일었던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교육계에서는 국어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앞으로의 입시 준비를, 현장 교사와 국어학계에서는 국어 교육의 방향성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국어 교육이 새삼 화제로 떠오른 최근 서울 종로구 가회동 ‘건명원’에서 배철현 건명원장(56·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을 만났다. 건명원은 문화예술 분야의 창의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기관이다. 인문 예술 과학 분야의 저명한 교수 8명이 19세부터 29세 사이의 청년들에게 융합적 강의를 무료로 제공한다. 15일 건명원의 2대 원장이 된 배 원장은 “내년부터 건명원의 모든 교육을 ‘글쓰기’ 중심으로 완전히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왜 글쓰기인가.
 

“내년이면 한국에도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들어온다. 애플도 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위협적이다. 이들의 위세에 한국의 모든 방송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애플이나 구글, 넷플릭스와 같은 기업들이 누굴 찾냐면 글 쓰는 사람이다. 그냥 쓰는 게 아니고 글을 깊이 있게 쓰는 사람, 높은 경지에서 쓰는 사람, 상상을 통해 쓰는 사람을 찾는다. 미래의 핵심 산업은 ‘스토리’다. ‘해리포터’라는 작품 하나의 경제적 가치가 현대차가 자동차 생산으로 얻는 이익보다 더 크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이런 엄청난 미래 산업을 우리가 교육하지 않는다.”

―우리 교육의 문제가 뭔가.
 

“중고교생들은 내가 아는 작은 세계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깊이 책을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 제도로는 책 한 권도 못 읽는다. 한 권을 ‘읽는다’는 것은 그냥 읽는 게 아니라 ‘깊이 있게’, 단순히 많이 읽는 게 아니라 고전과 같은 좋은 책을 사고(思考)하면서 읽는다는 의미다. 세계의 저명한 대학들이 교육을 논할 때 흔히 ‘교양도서 100권을 읽는 것이 대학 교육의 전부’라고 하지 않나. 자신만의 글쓰기를 위해서도 폭넓은 양서의 독서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독서도, 글쓰기도 전혀 되지 않고 있다.” 

―그런 교육은 어떤 결과를 낳나.
 

“학생에게는 ‘희망’이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희망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어떤 것이어야지, 남이 희망이라고 만든 걸 찾는 건 흉내고 자살행위일 뿐이다. 그런데 한국의 청년들을 보면 모두 공무원을 하겠다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 만약 이들이 다양한 독서를 했다면 어땠을까. 책이란 스스로 되고 싶은 나를 찾도록 자극시켜 주는 등대와 같다. 독서를 통해 세계관이 확장되고 미래에 대한 무기를 갖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독서조차 입시를 위한 수단으로 보기 때문에 깊이 보질 못한다.”

 

―입시라는 현재의 틀에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

“몇 년 전 서울대 총장에게 서울대 입시를 고전 50권 깊게 읽기와 에세이 쓰기, 면접으로 바꾸자고 말한 적도 있다. 대입 시험 문제(수능)를 방송국(EBS)에서 한 내용으로 낸다는 게 과연 맞는 얘긴가. 학생들에겐 각자의 목소리가 있다. 답은 다 달라야 한다. 내 목소리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노래할 때 가장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노래가 나온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다른 노래를 부를 수 있게 가만 놔두질 않는다. 방탄소년단(BTS)을 보라. 스스로 생각해서 가사를 쓰는 게 중요한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를 하면 교육이 변화할까.
 


 

“교육은 물론이고 사회도 바뀐다. 독서는 일종의 ‘침묵 수련’이다. 나의 말을 하지 않고 읽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의 생각이 생기고 토론을 할 수 있는 역량도 생긴다. 그런데 독서가 없다 보니 학생들에게 토론을 시키면 상대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가 가진 알량한 지식만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 사회적으로도 보라. 한국의 많은 문제는 깊이 생각하고 토론을 통해 결정할 일인데 그 시스템이 무너졌다. 흔히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논할 때 정치·경제만 말한다. 하지만 정치·경제의 변화는 국민 의식이 먼저 도약해야 가능한 것이다. 글쓰기란 생각나는 것을 글로 쓰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때를 생각해 다른 사람의 입장에도 서보는 배려의 과정이다. 그런 면에서 글쓰기는 우리 교육과 사회를 구원할 가장 좋은 수단이다.”

 

< 출처 :  동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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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