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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학부터 탐조 활동까지…‘이색 책방’ 나들이 갈까

 

 

가족 탐방 추천하는 이색 책방들

수학 전문가들이 차린 수학책방
새 관찰 프로그램 갖춘 탐조책방
국내 최대 규모 원서…영어책방
참여 프로그램 다양 방문 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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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카르트 수학책방 제공

 

 

제각각 개성을 가진 동네책방들이 문을 여는 동네책방 전성시대다. 기나긴 겨울방학,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로 책을 갖춘 이색책방이나 전문책방으로 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영어나 수학, 과학에 대한 공부 욕심을 키워줄 수 있는 책방, 새에 관심이 있는 관심 있는 아이들의 눈을 초롱초롱하게 만들어 줄 책방을 소개한다.

 

‘데카르트 수학책방’

서울 증산역 근처에 위치한 데카르트 수학책방은 수학책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국내 유일의 수학책방이다. 고등학교 수학 교사 출신의 수학책 전문 작가 강미선씨와 수학학원 원장 출신의 ‘쑥쌤TV’ 유튜브 운영자 정유숙씨가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수학과 관련된 그림책, 교양서, 철학서 등 450종을 갖추고 있으며, 책주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귀한 해외 원서들도 구경할 수 있다. 단, 수학 문제집은 없다.

 

강미선 대표는 “보통 사람들이 수학을 문제집으로만 경험하고 단행본을 볼 기회가 없는데 수학에 대한 다양한 책들을 널리 소개하고 싶어서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오픈한 지 1년을 갓 넘긴 신생 책방이지만, 수도권은 물론 제주에서까지 손님이 방문하고, 외국 방문객도 들를 만큼 입소문이 났다. 수학을 좋아하는 어린이부터 아이에게 수학의 재미를 알려주려는 학부모, 수학을 전공하는 대학생과 수학 선생님들이 주 방문객이다. 요즘에는 전국에 작은 동네 책방들이 많이 생기면서 이색책방을 투어하는 학생, 학부모들의 방문 코스에도 빠지지 않는 리스트다.

 

이 책방의 가장 특별한 점은 ‘손님은 반드시 주인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점. 혼자서 조용히 책을 보겠다고 의사를 밝히면 존중해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주인과 손님은 수학에 대해 수다를 떨며 함께 책도 고르고 추천한다. 책방 주인들은 가끔 모르는 수학 문제를 들고 오는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문제풀이를 도와주기도 한다.

 

손님들은 방명록에 ‘수학책방을 열어줘서 감사하다’ ‘오래오래 이 자리에 있어달라’는 소감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간 뒤에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손님도 많다. “보통 수학을 좋아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이상하게 보는데다 함께 수학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서 외로웠는데 여기서 수학 얘기를 실컷 할 수 있어서 숨통이 트였다”는 학생도 있었고, 아침 문 여는 시간에 와서 저녁 폐점 시간까지 종일 책을 보다 가는 학생도 있었다.

 

주인장들은 알바생을 고용하지 않고 번갈아가면서 책방을 지킨다. 강 대표는 “수학책 저자로서 독자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었고 또 독자들이 원하는 책이 무엇인지 궁금해 문을 열었기 때문에 독자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학에 대한 문턱을 낮추기 위해 ‘수학과 미술’ ‘수학과 역사’ 등의 융합 강의와 체험 클래스, 수학서평단, 수학어휘탐정단 등의 모임도 운영한다. 주인장들은 이 책방이 수학을 매개로 한 동아리이자 문화적인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 강 대표는 “처음에 수학책방을 연다고 하자 누가 오겠냐며 주변에서 모두 말렸는데 막상 열고 보니 많은 사람들이 환호해줘서 독자들과 나눈 재미난 사연을 책으로 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책방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인스타그램(instagram.com/descartes_mathbookshop)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운영시간: 목∼토 10시30분∼18시.

 

                                                                   데카르트 수학책방 제공

 

과학책방 ‘갈다’

서울의 고즈넉한 삼청동 골목에 자리잡은 과학책방 ‘갈다’는 자연과학 전문 서점이다. 다양한 대중 과학서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천문학자 이명현 대표가 어린 시절을 보낸 집을 책방으로 단장해 2018년 오픈했으며 유명 과학자들도 서점 오픈에 힘을 보냈다.

 

책방 이름은 과학자 ‘갈릴레이’와 ‘다윈’의 이름에서 각각 첫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딱딱한 과학 지식을 부드럽게 ‘갈아서’ 소개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책방은 ‘과학 문해력’을 키워주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현대의 기후위기, 에너지, 환경오염, 물 문제, 생물다양성 등 문제를 풀기 위해선 과학 문해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책방은 책방지기가 선별해 고른 자연과학 서적들을 주로 소개하며, 독서모임과 북토크, 낭독모임, 워크숍 공간으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누리집이나 인스타를 참고하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솔깃하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풍성하다.

 

유명 과학자들의 북토크, 이명현 대표의 천문·우주 강의, 과학책을 함께 읽는 북클럽,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과학예술워크숍, 과학 축제뿐만 아니라 천문학자와 함께 캐나다에 개기일식과 오로라를 보러가는 여행 프로그램 같은 진기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인스타그램(instagram.com/galdarbookshop) 참고. 운영시간: 금∼일 11∼19시.

 

 

 
                                                                 탐조책방 제공

 

새 관찰하는 ‘탐조책방’

수원 경기상상캠퍼스에 위치한 ‘탐조책방’은 새를 관찰하는 ‘탐조’를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책방이다. 박임자 대표는 ‘아파트 탐조단’을 만들어 아파트 안에 서식하는 새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다 서점까지 열게 됐다. 책방은 탐조에 필요한 쌍안경과 도감 등 탐조용품과 새와 관련된 책 300여종을 만나볼 수 있다. 탐조 문화가 발달한 서양에서는 탐조용품 가게들을 곧잘 만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유일한 탐조문화공간인 만큼 탐조를 주제로 한 북토크와 프로그램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가장 많은 방문객층은 초등학생·중학생 자녀를 둔 가족이다. 박 대표가 말하는 탐조의 매력은 “쌍안경과 도감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라도 새를 관찰할 수 있는데다, 탐조에 집중하다 보면 대상과 내가 일치되고 집중적인 관찰에서 오는 즐거움도 쌓이고,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애정도 커지는 데 있다”고 전했다.

 

그는 “탐조책방은 그냥 오기보다는 프로그램이 있을 때 참여하고 책방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2월 초에는 조병범 작가와 돌곶이습지 새산책, 박종길 박사와 공릉천 새산책을 진행한 데 이어 2월17일에는 탐조 입문자 코스 새산책, 2월24일에는 최순규 박사와 함께하는 새산책 및 ‘우리나라 탐조지 100’ 북토크가 마련돼 있다. 책방은 2월 말까지 현재 장소에서 운영한 뒤 인근으로 이전할 예정이니 방문 전

인스타그램(instagram.com/_bird_books)을 꼭 확인하는 게 좋겠다. 운영시간: 화∼일 10∼19시.

 

                                                          잉크앤페더

 

영어전문서점 ‘잉크앤페더’

서울 서초역 근처에 위치한 ‘잉크앤페더’는 1994년에 문을 연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영어 전문 서점이다. 영어를 좋아하는 어린이·청소년이라면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영어 원서책을 대량으로 갖추고 있다. 국내외 유명 출판사들의 영어 학습 교재와 영어동화, 소설 등 4만여종을 보유하고 있다. 영아부터 유아, 초등 저학년·고학년, 청소년, 성인까지 연령대별로, 리더스북, 챕터북, 워크북, 리딩북 등 종류별로도 잘 분류돼 있다.

 

영어학원에서 많이 다루는 미국 영어교과서는 스테디셀러다. 한국어로 된 문법 교재나 문제집, 어학시험용 교재도 구매할 수 있다. 여유로운 공간에 넓은 테이블까지 갖추고 있어서 쉬엄쉬엄 책을 고를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할인폭이 높은 책들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고, 온라인 매장에서는 전문가 추천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 부산점은 범내골에 위치하고 있다.

인스타그램(instagram.com/inknfeather) 참고. 운영시간: 월∼토 10∼20시

 

                                                                                        서울책보고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

서울 잠실나루역 근처에 위치한 ‘서울책보고’는 30여개의 전국 헌책방들이 위탁한 중고책을 판매하고 있는 공공 헌책방이다. 서점별로 책들이 분류돼 있는데 구석구석 뒤져보면 어린이를 위한 전집, 학습만화, 동화를 찾는 즐거움이 있다. 또 1980년대 히트 책부터 최근 베스트셀러까지 보물찾기하듯 책을 찾아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특히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진귀한 고서·희귀본·절판본부터 ‘사상계’ ‘씨알의 소리’ 등 시대를 상징하는 잡지들도 전시하고 있어서 책 박물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온·오프라인에서 북토크와 문화행사도 진행하고, 한쪽에는 편안하게 하루종일 독서할 수 있는 테이블을 여럿 갖추고 있어 도서관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instagram.com/seoulbookbogo_official) 참고. 운영시간: 화∼금 11∼20시, 주말 10∼20시.

 

 

< 출처 : 한겨레신문 >

:
Posted by sukji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강지나

362.7 강79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처음 만날 때는 열예닐곱 살의 청소년이었던 이들이
지금은 서른 즈음의 청년이 되었다.”
10년간 정성스럽게 기록된 가난과 성장의 시간들

 

25년 경력의 교사이자 청소년 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빈곤가정에서 자란 여덟 명의 아이들과 10여 년간 만남을 지속하면서 가난한 청소년이 청년이 되면서 처하게 되는 문제, 우리 사회의 교육ㆍ노동ㆍ복지가 맞물리는 지점을 적극적으로 탐사한다.
이 책은 가난을 둘러싼 겹겹의 현실에 대한 철저한 해부이자 날카로운 정책 제안인 동시에, 가난이라는 굴레 속에서 이들이 어떻게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발견해내는지에 대한 가슴 시린 성장담이다. 은유 작가와 장일호 기자가 사려 깊은 추천글을 보탰다.

 

출판사 서평

 

◆ 이 책의 저자 인세와 출판사 수입의 일부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을 위해 사회단체에 기부됩니다. ◆

은유 작가, 장일호 기자 추천!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여러 번 발음해보게 되는 말이다. 마음이 슬퍼지다가 부끄러워진다. 이 책은 애써 감은 눈을 뜨게 한다. 장기적 빈곤층에서 성장한 여덟 명의 목소리는 가난 서사의 게으른 접근인 ‘대견함’과 ‘불쌍함’ 너머를 환하게 비춘다. 사람들이 섣부르게 재단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생활의 요소와 맥락이 얽힌 상태가 가난임을 드러낸다. 그래서 책장을 덮고 나면 느끼게 된다. 가난하지 않은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지. 한 사람이 성장하는 동안 자연스레 취하는 것, 자기 몫으로 누린 것, 눈감은 것, 선 그은 것이 얼마나 세세하고 많은지를 말이다. 제목이 곧 메시지다.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던져야 할 단 하나의 물음이 담긴 책이다.
_은유(르포 작가,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저자)

가난이 주인공 자리를 꿰찬 삶은 피로하다. 아이들은 성장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조로한다. ‘다음’을 계획하기 어려운 삶에서 체념은 생존 전략이자 지혜가 된다. 저자는 그들의 말과 말 사이를 방황하며 깨닫는다. 이들의 이야기가 공동체를 위한 중요한 증언이자 폭로임을. 누군가에게는 선진국일 한국사회가 짜놓은 교육·노동·복지의 그물이 얼마나 성기고 낡았는지를. 숫자나 통계가 아니라 구체적인 이름과 목소리가 주는 통증을 성실하게 기록했다. 몰랐다면 알아야 하고, 안다면 외면해서는 안 될 목소리가 도착했다.
_장일호(『시사IN』 기자, 『슬픔의 방문』 저자)

흙수저/금수저의 시대, 가난한 아이들의 말들
지난 10여 년간, ‘가난 혐오’, ‘흙수저’, ‘빈곤 대물림’, ‘청년빈곤’ 같은 말들이 우리 사회의 가난 담론을 지배했다. ‘가난’은 은폐되어야 할 상황이거나 모욕의 대상이었다. 또는 불행의 상징이거나 출생과 함께 벗어날 수 없는 신분 같은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가난은 실질적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교육을 통한 계급 이동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노동의 가치가 하락한 시대, ‘대치동 키즈’, ‘금수저’, ‘부모 찬스’ 같은 말들과 거리가 먼 청(소)년들은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꿈꾸어왔을까? 지금이야말로 이러한 가난과 불평등에 대해 치밀하고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기일 것이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은 빈곤 대물림을 겪은 가정의 청소년들에 대한 저자의 박사학위논문(『빈곤대물림 가족 청소년의 대응기제』)에서 시작되었다. 20년 넘게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초임 교사 시절,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제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현실에 자괴감과 무력함을 느껴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이 책은 2016년 완성된 저자의 박사학위논문을 바탕으로 이 청소년들이 어른이 된 이후의 삶을 계속 따라가며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냄으로써, 가난을 둘러싼 겹겹의 현실을 철저히 “증언”하고 “폭로”한다. 가족 문제와 진로 고민, 우울증, 탈학교ㆍ가출과 범죄, 그리고 사회 진출과 성인으로서의 자립, 청(소)년의 노동 경험 등의 심층적인 이야기를 생생하게 기록하며, 마지막에는 교육ㆍ노동ㆍ복지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진단과 제안으로 나아간다.

 

가난의 틈새에서 자라난 성장의 말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지금 한국사회의 빈곤에 대한 해부인 동시에, 가난이라는 굴레 속에서 청(소)년들이 어떻게 좌충우돌하면서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발견해내는지에 대한 가슴 시린 성장담이다. 또한 기존 청(소)년 담론에서 지워진 사람들, 즉, 특성화고나 2, 3년제 대학 졸업생, 학교 밖 청소년, 불안정 노동자들의 이야기이자, 1990년대에 태어나 201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내고 2020년대에 청년기를 지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모두 여덟 명의 청(소)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조부모부터 대를 이어 내려온 우울증과 중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소희, 성실하게 생활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받으리라고 믿지만 한편으론 불안한 모범생 영성, 어려운 환경에서도 정말 원하는 일을 위해 자신의 선택을 밀고나가는 지현, 가족의 무관심과 방임 속에서도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좋아하는 일을 찾은 연우, 어머니의 병과 빚 때문에 꿈을 포기하다가 독립하게 된 수정, 전과자라는 편견과 오해 속에서도 자신을 끊임없이 바꾸고 채워나가려는 현석, ‘돈 좀 만지는 사장님’이 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전념하는 우빈, 학교 밖 청소년으로 자존감이 많이 낮았지만 이제 자기 자리를 찾은 혜주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저마다 성격도, 삶에서 추구하는 일도, 구체적으로 처한 상황도 다르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놀랍도록 닮아 있다. 가난한 가정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삶에 여러 제약이 많다는 뜻이고, 정신적으로 취약해지기 쉽다는 뜻이며, ‘가족’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게 된다는 뜻이자, 가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짐을 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불우한 가정에서 성장한 청소년이 가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단순히 대학에 합격하는 것도, 졸업 후 안정적인 일자리에 취직하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빈곤은 단순히 낮은 소득이 아니라 기본적 역량의 박탈”이며 역량은 “개인이 가치 있게 여기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유”(146쪽)를 의미한다는 아마티아 센의 이야기를 따른다. 그렇기에 가난을 벗어난다는 것은 역량을 되찾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가난, 가족, 다른 사람들과 사회에 대한 인식의 폭을 확장하고 자기 자신을 고유한 욕망을 지닌 독립된 개인으로서 이해하게 될 때 아이들은 부쩍 성장한다. 이러한 가난 이야기가 성장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이 여덟 명의 청(소)년들은 친구, 가족, 학교,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관, 일터로부터 크고 작은 도움을 받으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이들이 “자신이 힘들 때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았듯이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원했”(8쪽)다고 쓴다.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주고자 하는 마음, 자신의 이야기가 공동체의 자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이들의 “진정성과 용기”는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지점이다.

 

정책 연구자가 된 교사가 전하는 사랑의 말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여덟 명의 청(소)년이 경험한 지난 10년간의 기록인 동시에, 20년 넘게 지속되어온 저자의 고민이 맺은 결실로서, 제자들 앞에서 결코 무력해지지 않으려는 한 교사의 책임감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강지나는 경기도 소재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온 교사이자, 사회복지 정책(청소년)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정책과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쓴 연구자다. 초임 교사 시절, 가난한 가정에서 학대받는 아이들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그는 그러한 상황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대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방법을 모색했다. 교사는 학교사회복지사, 이후엔 정책 연구자의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의 진심 어린 시간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겼다.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가난한 청(소)년들의 목소리와 함께, 저자가 교육 현장과 복지 현장에서 끄집어낸 생생한 증언과 통찰들이 여기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감정적인 접근은 최소화한다. 저자는 “세월과 함께 이들의 변화와 삶의 굴곡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때로는 애처롭고 가엾다가 어떨 때는 존경스럽고 대견하다는 느낌이 무수히 교차했다”(8쪽)고 쓰지만, 그러한 마음은 보이지 않는 흔적으로 남는다. 이 책의 각 장은 여덟 명의 청(소)년의 목소리가 전면에 나서는 전반부,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로부터 이끌어낸 핵심 주제 또는 의제를 논의하는 후반부로 구성된다. 전반부는 저자와 인터뷰 참여자들이 10년 넘게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따뜻하고 긴밀한 대화에 함께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며, 여덟 명 각각의 개성과 말투, 감정이 매우 생생하게 살아 있다. 반면, 후반부는 이들 개인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좀 더 일반화된 문제를 분석한다. 인터뷰 참여자 개인에 대한 애정, 그리고 연구자로서의 냉정함과 차분함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교차되며, 이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들은 가난한 청(소)년들의 생애, 마음풍경, 가난의 사회적 구조를 입체적으로 조명해낸다. 이렇게 볼 때, 이 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한 교사가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을 전하는, 또는 오랫동안 보내려고 애쓴 끝에 결국은 도착하게 된 소중한 편지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미래를 생각하면 정말 어두워요”
우울을 견디는 삶, 소희
[소희 뒷이야기] 가난한 가족은 왜 우울한가?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바르고 성실한 청년, 영성
[영성 뒷이야기] 가족에 대한 애틋함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제 경험을 활용하는 게 제 강점이에요”
슈퍼 긍정의 에너지, 지현
[지현 뒷이야기] 가난을 극복하는 힘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나중에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우울한 청춘의 그늘, 연우
[연우 뒷이야기] 자신에게 잘 맞는 길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여기서 밀리면 끝이에요”
빈곤의 늪, 수정
[수정 뒷이야기] 취업 이후에도 왜 빈곤 대물림은 끊이지 않는가?

“오토바이를 타면 답답한 기분이 풀려요”
말 그대로 질풍노도, 현석
[현석 뒷이야기]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은 누구인가?

“돈이 없으면 불안해요”
미래 사업가, 우빈
[우빈 뒷이야기] 일하는 청소년들은 어떤 삶을 꿈꾸고 있나?

“사람들 시선이 싫어요”
눈에 띄지만 시선이 무서운, 혜주
[혜주 뒷이야기] 학교 밖 세상의 시선이 왜 두려웠을까?

나가며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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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