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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중간점검 ‘자서전’…살아갈 나 위해 살아온 날 정리

 

 

게티이미지뱅크

 

돌아가고픈 시절, 실패 극복 과정
기억에 남는 장소, 영향 준 사람 등
돌파구 필요한 터닝포인트에
새로운 시작 ‘나를 위한’ 글쓰기

 

지난 연재에서 자신을 홍보하는 셀프 브랜딩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셀프 브랜딩만큼이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자서전입니다. 자서전이라고 하면 은퇴한 뒤에 인생을 돌아보면서 기억을 더듬는 나이 지긋한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데,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자서전을 쓰고 싶어 하는 욕구가 높은 듯합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중간 점검의 의미로 내가 어떤 사람이었고 지금은 어떤 사람인지, 그런 것들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제대로 파악해서 앞으로의 인생을 더 가치 있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짧은 글의 원칙’ 긴 글에 더 효과적

 

“살아갈 나를 위해 살아온 날을 쓴다.” 글쓰기 붐을 일으켰던 작가 나탈리 골드버그의 책 ‘인생을 쓰는 법’의 카피 문구인데, 문장 하나로 자서전을 쓰는 의미를 참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소개서나 에스엔에스(SNS)에 쓰는 글이 읽는 이를 의식한 글이라면 자서전은 나를 위해 나에 대해 쓰는 글입니다. 행복해지려면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하라는 얘기를 참 많이 듣습니다. 문제는 막상 내가 원하는 게 뭔지를 모르겠다는 것,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볼 겨를조차 없다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자서전을 써나가다 보면 그동안의 내 삶과 경험들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가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다는 생각 없이 마음속 밑바닥까지 내려가서 나만의 이야기를 다 글로 풀어내면 잊었던 생각과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나를 위해 나에 대해 쓰는 글 자체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우리가 역사를 통해 배우는 것처럼 나라는 사람의 히스토리에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발판 삼아 지향점을 점검하고 수정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서전이라고 해서 인생 전체를 쓴다고 생각하면 너무 막막해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우선 기억나는 대로 시간순으로 쭉 나열해보면서 깔끔하게 정리해보는 것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그렇게 전반적으로 훑고 나야 한 걸음 물러나서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전체 시각에서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그러고 난 다음에 어느 특정한 순간이나 기간으로 줄여서, 혹은 주제나 소재를 잡아서 거기에 맞는 에피소드를 떠올려보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 터닝포인트가 됐던 시기, 실패한 경험과 극복한 과정, 기억에 남는 장소, 내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세분화해서 떠오르는 기억을 적어보는 거죠. 그 기억과 함께 생각나는 감정이나 느낌에 집중해서 쓰면 더 살아 있는 글이 됩니다.

 

은퇴 뒤 책 한 권 분량의 자서전을 완성하고 나서 퇴고를 위해 제 강의를 들으셨던 분이 있었는데 전체를 보면서 검토하니까 정리하며 다듬는 과정이 한결 수월했던 기억이 납니다. 짧은 글의 원칙은 전체 분량이 긴 글에 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문장이 짧아지면 길게만 느껴지던 글이 어느새 다 읽었나 싶게 속도감 있게 읽히고, 계속 말을 줄이고 표현을 바꾸고 다듬는 과정에서 내 마음과 생각까지 단순하고 간결하게 정리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죠.

 

 남은 인생 살아가는 길 보일 수도

 

공포소설의 거장으로 꼽히는 작가 스티븐 킹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부사로 가득 차 있다. 불필요한 부사를 너무 많이 쓰게 되면 글의 생명력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짧은 글 쓰기를 연습하면서도 끊임없이 수식어를 줄이는 훈련을 해왔는데요, 자서전을 쓰면서도 나를 수식하는 형용사, 내 인생을 표현하는 부사를 최소화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붙여놓았던 거추장스러운 군더더기들이 떨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훨씬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언어가 사람의 생각을 규정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자서전을 쓰다 보면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해서 글을 쓰게 되니까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내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말들을 점검하면서 의도적으로 변화를 줘보면 내 생각이나 어떤 상황에 대한 평가가 바뀔 수 있다는 것도 자서전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일 겁니다.

 

죽음을 앞두고 삶을 마무리하면서 쓰는 자서전도 의미가 있겠지만, 터닝포인트나 방황기, 새롭게 일을 구하는 시기 등 내 인생에 돌파구와 추진력이 필요할 때 자서전 쓰기가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침표를 찍어야 다음 문장을 시작할 수 있는 것처럼 한번 일단락을 짓고 끝맺음을 하고 나야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다시 첫발을 내디딜 용기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작년 이맘때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이 가까운 지인과 함께 트라우마 장례식을 여는 ‘굿바이 트라우마’라는 프로젝트의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털어놓지 못하고 깊이 가둬둔 트라우마를 꺼내어 마주하고 떠나보내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픈 기억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오히려 그 상처에 대해 덜 신경 쓰게 되고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자서전을 쓰면서도 비슷한 치유의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라우마와 이별하듯 지금까지의 삶을 한번 마무리하며 떠나보내는 시간을 통해 인생의 진정한 끝을 떠올려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죽은 다음에 다른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내 부고나 비석에는 어떤 글이 적힐지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앞으로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해답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나에게만 의미 있어 보이는 이 글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길잡이가 될 수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에게 남기는 나의 유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서전을 통해 인생을 돌아보는 글을 쓰는 가장 큰 장점은 그동안 내 삶에 함께했던 사람들, 그리고, 지금도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게 아닐까 합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다”는 니체의 명언처럼 딱 한 사람만 떠올릴 수 있어도 삶에 의미가 생기고 내가 중요한 존재라는 생각으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손소영 : 방송작가

물리학을 전공한 언론학 석사. 여러 방송사에서 예능부터 다큐까지 다양한 장르의 방송작가로 활동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짧은 글의 힘’, ‘웹 콘텐츠 제작’ 등을 강의하고 있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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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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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편집 만세 : 100%의 세계를 만드는 일 / 리베카 리

070.5 L479hKㅎ  인문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V 영국 펭귄 출판사 편집장이 말하는 ‘한 권의 세계를 만드는 일’
V 책의 탄생에 A부터 Z까지 관여하는 출판 전문가들의 유쾌한 직업 정신
V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저자, 금정연 강력 추천!

백 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펭귄 출판사 편집장인 리베카 리,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까지 편집자의 손길을 거치는 출판 과정의 면면을 꼼꼼하고도 유쾌하게 소개한다.
100퍼센트 완벽에 가까운 세계에 가닿기 위한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원고는 조금씩 더 좋은 글이 된다. 기획, 교정과 교열, 팩트 체크, 윤문, 색인 작업… 이 마법 같은 일은 과연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글을 대신 써주는 유령 작가가 실제로 존재할까? 작가가 원고 집필을 끝낸 뒤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책이 될까? 편집자는 오탈자와 비문을 잡아내는 데 하루에 몇 시간을 쓸까? 광활한 편집의 세계에서 매일 벌어지는 다채로운 사건과 활기찬 과정을 20년 경력 베테랑 편집자의 관록 어린 시선으로 소개한다. 색인(찾아보기)이 있는 책 특유의 재미를 누리는 방법은 무엇인지, 번역과 교정 전후로 글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에 관한 내용이 가득하다. 또 파피루스에서 구텐베르크의 활자를 지나 전자책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책이라는 매체에 얽힌 역사적 흐름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책에는 편집자 외에 다양한 출판 종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디자이너, 번역가, 인쇄업자, 에이전트를 비롯해 함께 책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책 뒤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금정연 작가는 이 책에 대해 “구텐베르크 은하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완벽한 안내서”라 칭하며 추천의 말을 보탰다. 한강의 『채식주의자』,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언급하며 한국의 문화와 출판을 향한 특별한 애정을 표한 저자가 한국 독자만을 위해서 쓴 특별한 서문도 실려 있다. 유쾌하고 프로페셔널한 편집 전문가가 들려주는 활자와 편집의 세계 이야기에는 책 애호가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만세’의 순간이 깃들어 있다.

 

출판사 서평

 

편집의 세계에 얼렁뚱땅이란 눈곱만큼도 없다!
100%를 향해가는 펭귄 출판사 편집장이 기록한 ‘만세’의 순간들

글쓰기는 인간의 일이고, 편집은 신의 일이다.
- 스티븐 킹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은 “편집은 신의 일”이라 표현한 바 있다. 오탈자와 비문을 바로잡는 교정 교열은 기본이고, 독자의 구매욕을 자극할 카피 뽑아내기, 골치 아픈 저자와 유연하게 소통하기, 수백 개의 색인 페이지 일일이 대조하기, 인쇄소에 방문해 출력물에 이상 없는지 확인하기 등등을 모두 동시에 완벽하게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책상 앞에 앉아 여유로이 원고를 들여다보는 순간은 편집자가 하는 업무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펭귄 출판사에서 20년간 근무하며 수백 권의 책을 편집한 편집장 리베카 리는 이런 편집의 세계를 누구보다 빠삭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다. 작가가 완성한 원고를 한 번 정도 대강 훑어본 뒤 인쇄소에 넘기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마음가짐으로 출판사에 입사했던 리는, 편집의 세계를 가까이에서 만나고서야 자신이 얼마나 큰 오해를 한 것인지 깨닫는다. 『편집 만세』는 그렇게 온갖 책을 편집하며 어느덧 베테랑 편집자가 된 리가 수십 년간 축적해온 경험의 농축본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편집에는 수많은 ‘만세’의 순간이 있다. 편집의 여정을 거치는 동안 연이은 실수와 건망이 초래한 좌절을 몇 번이고 맛보지만, 편집자는 100퍼센트라는 완벽에 가까운 세계에 가닿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신중을 기한다. 리도 마찬가지다. 원고를 다 읽고도 과연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자신하지 못하고, 자리에 가제본이 도착해도 실수를 발견할까 봐 최후의 순간까지 열어보기를 미루지만, 책 곁에 바짝 붙어 온갖 지식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편집이라는 탐험을 주관하는 그의 자세만큼은 누가 뭐라 해도 훌륭한 편집자다.

편집이란 예측할 수 없는 예외의 연속
완벽해 보이는 책 뒤에 숨겨진 비화들이 가득
그럼에도 “모든 책은 잠재적으로 완벽한 순간을 기다린다”

경력이 쌓여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면 더 이상 실수는 없을까? 그럴 리 만무하다. 편집의 세계에서는 언제나 ‘예외’가 도사리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책의 오탈자는 예외 1순위다. 리가 말하는 최고의 오탈자는 무엇일까? 바로 ‘히틀러’다. 그래서 히틀러가 자주 언급되는 책에는 ‘힐터Hilter’라는 오탈자를 막기 위해 ‘힐터 필터’를 설정한다고 한다. 오탈자는 역사적으로 영원히 박제되어버리기도 한다. 작가로 세계적 명성을 떨친 셰익스피어의 묘비명에는 ‘friend’가 ‘frend’라는 오탈자로 떡하니 새겨져 있으며, 피츠제럴드의 『낙원의 이편』은 앞의 헌사 페이지부터 오탈자가 너무 많아 실수를 발견하는 게임까지 생겨날 정도였으며, 작가로 세계적 명성을 떨친 셰익스피어의 묘비명에는 ‘friend’가 ‘frend’라는 중세 영어로 떡하니 새겨져 있어 현대인들에게 오탈자가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책의 얼굴인 표지를 결정하는 순간에도 예외는 있다. 저자인 피츠제럴드가 특별히 그림 사용을 요청해 만들어진, 역대 가장 유명한 표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위대한 개츠비』의 초판 표지는 어떨까? 헤밍웨이는 이 표지를 보고 “수준 미달의 SF 소설에나 어울릴 법”하다며 비판의 말을 얹었다.

 

이처럼 편집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선택은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모르는 예외투성이 그 자체다. 어떤 책이 언제 어떻게 성공을 누리게 될지 역시 예외에 포함된다. ‘인생 책’ ‘반드시 읽어야 하는 위대한 소설’ 같은 칭호가 붙게 된 『스토너』 또한 뉴욕리뷰북스클래식이 재발행한 뒤, 뒤늦게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은 케이스다. 이런 사례는 동시대 독자가 알아보지 못했다고 해서 후대에도 영원히 그저 그런 책으로 남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걸 증명한다. 행운의 예외인 셈이다. “모든 책은 잠재적으로 완벽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리의 말처럼 말이다.

책 뒤편에서 빛을 비추는 수많은 목소리

편집자 혼자서 한 권을 전부 만드는 것일까? 당연하게도 결코 그렇지 않다. 작가가 원고를 집필했다고 해서 저절로 책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듯, 편집자가 도맡아 편집을 했다 해서 그 모든 과정이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는 편집자 외에도 수많은 역할이 필요하다. 리베카 리는 책이란 함께 만들어가는 연쇄 작용의 결과물임을 강조하며, 업계 동료들과 주고받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V 영국의 가장 큰 단일 인쇄소인 클레이스에서 오래 근무한 인쇄업자 ‘M’
“인쇄소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비실용적인 혼돈 상태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함이 뒤섞여 있는 곳이랍니다.”

V 교열자인 동시에 프랑스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번역가 ‘W’
“번역에도 창의적인 기술이 필요해요. 모든 단어는 번역가가 선택한 것이니까요.”

V 펭귄 클래식 시리즈를 디자인한 디자이너 ‘S’
“디자이너는 글에 시각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일이에요. 사람들이 책을 집어 들고 읽고 싶게끔 만들어야 하죠.”

V 자신의 존재를 감추고 저자 대신 글을 쓰는 유령 작가 ‘?’
“대필 작가는 이야기에 매혹되어 그 이야기를 최대한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세상에 내놓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이들을 비롯한 여러 인물의 목소리는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데 각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한 권에 깃든 총체적인 노력이 얼마나 가상한지 아는 리는 이렇게 말한다. “실은 이 숨겨진 인력들이 글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독자가 잘 즐길 수 있도록 뒤편에서 글에 의미와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이다.

이제는 전자책과 인공지능의 시대?

그럼에도 오직 인간만이 해낼 수 있는 고유한 편집의 영역

하지만 모든 공정에 최선을 다해 만든 종이책 구매율은 떨어지는 반면, 전자책 구매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중교통을 타도 종이책보다는 이북 리더기나 핸드폰 앱으로 책을 읽는 사람이 훨씬 많이 보인다. 정말 종이책은 수명을 다해가고 있는 걸까? 여전히 편집자로서 매일을 활자와 어우러져 살아가는 저자는 이런 생각의 흐름에 반대표를 던진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3차원으로 구성된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기억을 구성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오감을 활용해 냄새, 느낌, 모양을 인지하면 보다 오랫동안 책을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전자책을 애용해도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면 종이책으로 구매해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대한 데이터의 총합으로 구성된 인공지능은 어떨까? 가장 강력한 언어 모델로 평가받는 GPT-3처럼 문장을 만들고, 심지어는 소설까지 써내는 인공지능에게 작가와 편집자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엄청난 발전 속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응집성 있는 산문”을 써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현실적 평가다. 적어도 글에 있어서만큼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곧잘 저지를 뿐만 아니라 맥락을 고려해 자연스러운 흐름을 구성하고, 틈과 틈을 잇고, 예외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데 무척이나 취약하니 말이다. 진정 좋은 작가는 자신의 글에 담긴 의미가 독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헤아리며, 이는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해낼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리는 한발 더 나아가, 진정 훌륭한 편집자의 역량에 대해서도 정의 내린다. “훌륭한 편집자란 작가의 이 능력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어 있다. 편집자는 책을 만드는 내내 독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유기적으로 이어진 편집 과정은 리의 표현처럼 “빙하가 움직이는 속도”와도 같이 천천히,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다. 책을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비교적 많은 품이 든다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여전히 책이 지닌 가치의 유의미한 힘을 믿는다. 작가 곁에서 좋은 글이 탄생하게끔 돕고, 그 글이 더 좋아지도록 갈고닦고, 끝내 자유로운 상태로 독자에게 뻗어나갈 수 있게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하는 편집자라는 직업. 이 모든 과정이 녹아 있는 『편집 만세』와 함께 한 권이라는 그 거대하고 촘촘한 세계 속으로 들어가보자.

 

목차

 

한국어판 서문 | 글의 여정을 함께할 한국 독자에게ㆍ10

들어가며 | 구텐베르크 은하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ㆍ14

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ㆍ27
이야기의 아름다운 형태 ─ 작가ㆍ31
단어를 기워 노래하는 자들 ─ 유령 작가ㆍ48
에이전트의 비밀ㆍ68
생生과 진眞 ─ 편집자ㆍ91

글은 어떻게 더 좋아지는가ㆍ103
작가는 나의 천적 ─ 교열ㆍ108
글 속의 작은 점들 ─ 문법과 문장부호ㆍ131
샬럿 브론테의 격투 편지 ─ 철자ㆍ165
각주 질환 ─ 각주ㆍ208
인덱스, 미주리 ─ 색인ㆍ226

글은 어떻게 자유로워지는가ㆍ247
매그레 반장과 스카이 콩콩 ─ 번역ㆍ250
블랩, 블로버, 블러브ㆍ273
그리고 모두 노란색이었다 ─ 표지와 커버ㆍ294
손가락표와 머리 표제 ─ 텍스트 디자인ㆍ315
상실의 기억 ─ 잃어버린 글ㆍ342
영구적인 글 ─ 인쇄ㆍ366
광야를 헤매는 글 ─ 절판ㆍ385

에필로그 | 용감하고 새로운 글ㆍ400

감사의 말ㆍ407
찾아보기ㆍ410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책 제대로 읽는 법 : 당신은 지금 책을 잘못 읽고 있습니다.  / 정석현

028 정53ㅊ    인문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왜 읽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을까?
우리는 살면서 ‘읽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책, 신문,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형태의 글을 읽는다. 그 중에서도 책을 읽는 ‘독서’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즐겨온 취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은 분량의 책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내용을 잊어버리곤 한다. 심지어 책장에 꽂힌 책 자체를 잊어버리고 같은 책을 또 구매하기도 한다.
‘책을 읽었는데 왜 기억나지 않을까?’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하는 고민이다. 분명히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책장을 덮었는데 하루, 이틀이 지나면 대부분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책을 읽고 싶어도 막상 책을 펼치면 읽기 싫어지는, 일명 ‘책태기’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

책을 제대로 읽는 방법
『책 제대로 읽는 법』의 저자도 같은 고민에 빠진 적이 있다. 그렇기에 자신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읽은 내용을 오래 기억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책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닌 ‘목적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라면서 ‘쓰려고 읽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글쓰기를 권하는 책이 아니라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먼저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다’라고 말한다. 지금도 매일 책을 읽는 저자가 주장하는 ‘쓰기가 먼저인 독서’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이 책을 통해 살펴보자.

 
 
 

출판사 서평



당신은 지금 책을 잘못 읽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요즘, 사람들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왜 읽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을까?’이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는 분명히 읽은 기억이 나는데 며칠 지나면 책이 무슨 내용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 나름 꼼꼼히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으니 답답하고 읽은 책을 또 처음부터 읽자니 흥미가 떨어진다. 결국 책을 읽고 싶지만 읽지 못하는 ‘책태기’에 빠진다. 『책 제대로 읽는 법』의 정석헌 저자도 같은 고민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책태기를 극복하고 지금도 매일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이 독서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책태기에 빠져 독서를 잠시 내려놓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목차

 

프롤로그 - 이 책은 글쓰기 책이 아닙니다.


1장. 지금 책 제대로 읽고 있습니까?
한 권을 읽더라도 발제
쓰기 위해 읽으면 달라진다
중요한 건 인풋이 아니라 아웃풋

2장. 책 제대로 읽기 단계별 전략
1단계 하루 15분의 기적
2단계 압축의 기술
3단계 가르쳐 보면 안다
4단계 100일 연속 글쓰기
5단계 한 가지 주제로 쓰기

3장. 제대로 읽으면 이렇게 된다
영감과 뮤즈
세상 모든 이야기가 글감이 된다
쓰는 사람은 질문부터 다르다

4장. 책을 많이 읽어도 남는 게 없다?
독서할 때 따라오는 고민
길어서 못 읽겠다고?
디지털 세상의 문해력

5장. 제대로 읽으면 세상이 보인다
쓰기의 효과
호기심을 회복하는 최고의 방법
변화하는 문해력의 의미
나만의 지식 데이터베이스

부록 - 글쓰기에 유용한 100개의 질문

에필로그 - 오늘부터 시작하라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