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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의미도 좋지만…제3의 ‘좋은 삶’, ‘심리적 풍요’서 온다

 

다양한 경험은 관점 변화시켜
행복·의미 추구 일변도 벗어나
마음이 풍요로운 삶에 주목을

 

행복만이 좋은 삶은 아니다. 픽사베이

 

좋은 시간, 좋은 하루, 좋은 시절, 좋은 인생…. 좋은 삶이란 어떤 삶일까?

 

화목한 가정, 안정된 직장, 건강한 신체, 즐거운 경험, 풍요로운 생활, 일의 보람 등등 저마다 누리고 싶은 삶의 형태는 다양하다. 심리학계에선 통상 이를 행복과 의미(또는 가치)라는 두 가지 범주로 나눠 본다. 서양철학에서 행복론의 원조라 할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자를 헤도닉(쾌락), 후자를 에우다이모닉(좋은 영혼)으로 규정하고, 후자의 삶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사회 봉사, 환경 활동 등 세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는 도덕적 삶을 최고의 선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이는 목적론적 인생관에 기반한 엘리트주의적 행복관(서은국 <행복의 기원>)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기존의 이분법에서 벗어난 제3의 ‘좋은 삶’은 없는 걸까?미국 버지니아대 오이시 시게히로 교수와 플로리다대 에린 웨스트게이트 교수가 좋은 삶의 새로운 프리즘으로 ‘마음이 풍요로운 삶’을 제안했다.연구진이 최근 미국심리학회가 발행하는 ‘심리학 리뷰’(Psychological Review)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마음이 풍요로운 삶이란 ‘관점의 변화를 동반하는 참신하고 다채로운 경험’으로 가득찬 삶을 말한다.예컨대 해외유학은 대학생들이 흔히 자신의 삶에서 심리적 풍요를 경험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유학을 통해 낯선 나라의 관습과 역사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유학생들은 모국 사회와 문화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새로운 경력을 시작하고 도전적인 예술에 몰입하는 것, 학습, 창작, 돌봄 등도 심리적 풍요를 더해주는 경험들이다. 새로운 경험들이 꼭 재밌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업, 자연 재해처럼 견디기 힘들고 불편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조차도 자신과 주변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웨스트게이트 교수는 “삶에 도전과 고난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심리적 풍요를 ‘좋은 삶’에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불편한 경험이라도 경험을 하는 것 자체에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좋은 삶의 개념을 기존의 쾌락이나 가치있는 삶에 한정한다면, 그 기준에 맞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나쁜 삶을 사는 것으로 치부하게 된다. 이는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과 그 가치를 폄하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_______진보적일수록 심리적 풍요 중시...행복 추구형은 현상 유지 선호

 

행복과 의미, 심리적 풍요 사이엔 어떤 관계가 있을까?연구진은 3자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으며, 어느 것이 다른 것보다 나은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웨스트게이트는 “좋은 삶을 사는 사람은 한 가지가 아닌 여러 측면에서 좋은 삶을 영위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즉 행복하면서도 목표가 뚜렷하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경험으로 가득찬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물론 사람에 따라선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삶을 살기도 한다. 예컨대 연구진은 여러 국적의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세 가지 유형의 삶이 각각 ‘빅5 성격 특성’ 중 어느 것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빅5 테스트는 사람들의 성격을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 신경증, 외향성, 친화성이라는 5가지로 분류하는 것을 말한다.분석 결과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이 심리적 풍요의 삶을 영위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란 상상력, 예술적 감수성, 유연한 행동, 지적 호기심, 틀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 등을 특징으로 한다. 예술적이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 변화무쌍한 삶을 영위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행복과 의미에 치중한 삶은 단조롭고 쳇바퀴 같은 삶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행복이나 의미만으로는 삶의 동기를 모두 담아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행복은 빅5 특성 중 외향성과 가장 강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선 빅5 특성이 꽤 고르게 나뉘어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흥미로운 건 심리적 풍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좀 더 진보적이고 사회 변화에 긍정적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호기심이 더 많고 전체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반면 행복이나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현상 유지를 원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나라별로 응답자의 14~38%는 사회 봉사 같은 의미 있는 삶을 제1의 가치로 내세웠다. 픽사베이

 

_______한국인, ‘행복 추구하는 삶’ 선택 비율 가장 높아

그렇다면 심리적 풍요의 삶도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치일까?만약 심리적 풍요라는 가치가 혹시나 고학력 고소득 민주주의를 향유하는 서구 선진국 사회, 즉 위어드(WEIRD=western, educated, industrialized, rich and democratic) 사회나 특권층에서 원하는 것이라면 좋은 삶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그러나 연구진이 조사한 결과, 심리적 풍요에 대한 생각은 오히려 서구사회나 고소득국에서 더 인기가 없었다. 또 사회경제적 지위와 행복 사이엔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소득과 심리적 풍요, 의미 있는 삶 사이엔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사람들은 세 가지 중 어떤 삶에 더 비중을 두고 있을까?연구진이 지난해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한국을 포함한 9개국 3728명에게 ‘한 가지만 고를 경우 어떤 삶을 택할 것인지’ 물어본 결과, 전체 1위는 역시 행복이었다. 절반 이상이 행복한 삶(49.7%~69.9%)을 택했다. 그 다음은 의미 있는 삶(14.2%~38.5%)이 차지했다. 그러나 심리적 풍요를 선택한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일본(16%), 한국(16%), 인도(16%), 독일(17%)에서 그 비율이 가장 높았고 싱가포르(7%)에서 비율이 가장 낮았다.한국인은 제1의 가치로 행복을 선택한 비율이 69.9%로 가장 높은 반면, 의미있는 삶을 선택한 비율은 14.4%로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웨스트게이트는 나라별 차이가 나는 원인은 알지 못하지만 응답자들의 나이가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는 불편하더라도 새로운 경험이나 탐험을 우선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대체로 나이가 들수록 행복감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도전적인 경험을 우선하는 대신 친숙한 것을 우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나이가 들면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가족과 가까운 친구와 주로 어울린다. 이는 행복감을 높이지만 심리적 풍요는 덜해진다.어떤 삶을 원하는지 알아보는 간접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는 삶에서 피했더라면 하고 생각하는 것을 알아보는 것이다. 연구진은 미국인과 한국인을 대상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웠던 것을 묻고, 만약 상황을 이전 상태나 반대 상황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면 삶이 더 행복해질지, 의미가 있게 될지, 심리적으로 풍요로워질지 물어봤다. 그 결과 셋 중 하나(미국인의 28%, 한국인의 35%)는 그런 상황이 된다면 심리적으로 풍요로워졌을 것이라고 답했다. 예컨대 한 응답자는 4년제 대학에 가지 않은 것이 후회되며 인생에서 흥미로운 경험을 놓친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염병 대응의 최전선에 있는 필수 노동자와 의료 종사자에게는 의미와 심리적 풍요에 초점을 맞추는 삶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픽사베이

 

_______팬데믹 상황에서 의미있는 ‘좋은 삶’은?

코로나 팬데믹은 ‘좋은 삶’을 설계하는 데 큰 제약 요인이다. 사람과 어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진 탓이다.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삶의 방향을 추구하는 것이 좋을까?연구진은 전염병 대응의 최전선에 있는 필수 노동자와 의료 종사자에게는 “의미와 심리적 풍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이 겪고 있는 이 힘들고 극적인 시기는 심리적 풍요와 연관돼 있고, 그들이 지금 하는 일은 의미있는 일이기 때문이다.연구진은 “심리적 풍요는 우리가 일상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잣대와 함께,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제시해준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번 작업이 아리스토텔레스가 개념화한 쾌락과 에우다이모니아라는 해묵은 이분법을 넘어, ‘심리적 풍요’를 좋은 삶의 또 다른 영역으로 초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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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인간이 초래한 팬데믹과 열돔 현상
지독히도 이기적인 인간 향한 분노
파국 초래한 자 책임 못 묻는 ‘랑종’
비판하되 혐오하지 않는 ‘블랙 위도우’

 

<랑종> 스틸컷. 쇼박스 제공

 

열돔이 한반도를 덮었다. 끈적끈적한 더위 속에서 미래에 대한 낙관도 조금씩 말라 간다. 와중에 두 편의 영화가 코로나로 숨 죽은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무당이 악령과 싸우는 오컬트물 <랑종>과 강화 인간이 악당을 응징하는 액션물 <블랙 위도우>다. 장르도, 프로덕션 규모도, 목표 관객층도 다른 두 작품이지만 오늘은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다. 한자리에 놓고 보면 지금/여기의 비관을 달래줄 소소한 위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것들에게 폭력 가하는 ‘랑종’  :  The Medium , 2021 제작

 

요약 : 한국 외 | 공포 외 | 2021.07.14 개봉 | 청소년관람불가 | 131분

감독  : 반종 피산다나쿤

출연  : 나릴야 군몽콘켓, 싸와니 우툼마, 씨라니 얀키띠칸, 야사카 차이쏜  외

 

< 곡성>의 나홍진이 원안을 쓰고 제작을 맡아 개봉 전부터 화제였던 <랑종>은 타이 이산 지방의 시골 마을을 무대로 한다. 한 다큐팀이 랑종(무당)에 관한 작품을 만들면서 이 지역에서 대대로 ‘바얀’ 신을 모시고 있는 랑종 님(사와니 우툼마)을 촬영하고 있다. 그러던 중 님의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의 기이한 행동을 목격한다. 바얀 신이 밍으로 옮겨가는 것이라 판단한 다큐팀은 접신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을 밀착취재하기 시작하고, 밍은 점점 음란하고 흉포한 ‘짐승’이 되어간다.

 

곧 진실이 드러난다. 밍에게 들린 것은 생명을 돌보는 신 바얀이 아니라, 인간이 해친 모든 것들의 원혼이다. 노동자와 빈민, 개, 돼지, 지네… 밍의 몸속엔 이 모든 것이 얽혀 있다. 밍의 젊은 신체는 온갖 상스러운 것들, 불길한 것들, 더러운 것들이 스며드는 텅 빈 그릇이다. 그 그릇이 쉽게 열릴 수 있었던 건 그가 남동생과 근친상간의 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악령이 소녀의 몸을 강탈하는 엑소시즘 영화들의 장르관습이 그러하듯, <랑종>에서도 가부장제의 규범을 어긴 여성은 악귀 들린 ‘잡년’으로 낙인찍혀 괴물이 된다.

 

밍이 원혼들에게 잠식되어가는 동안, 님은 퇴마사와 함께 구마의식을 준비한다. 어떻게든 조카를 구하겠다는 님의 선한 의지와 어떻게든 인간을 짓이겨버리겠다는 비천한 것들의 악한 의지가 대결하면서 영화는 서서히 절정을 향해 고양된다. 이 싸움은 어떻게 될까? 우리가 이미 <곡성>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나홍진의 영화세계에서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인간은 악한 존재를 이길 수 없다. 의심이 님의 선한 의지를 꺾어버리는 순간, 영화는 완전한 파국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원안자 나홍진의 영화세계를 정확하게 계승하고 있다.

 

물론 <랑종>에도 독창적인 순간이 있다. 반쫑 피산타나꾼(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타이의 무속신앙을 진지하게 탐구하면서 <곡성>과는 다른 음험함을 만들어냈다. 특히 영화에서 밍과 합체되는 것이 셀 수 없이 많은, 이름 없는 것들이라는 점은 인상적이다. 짓밟히고 버려진 추추원혼들이 매개자를 만나 파괴력을 얻고 반격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빙의된 밍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엠시유) ‘인피니티 사가’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파시스트 생태주의자 타노스의 덜 우아하고 다소 국지적인 판본일지도 모른다. 타노스는 우주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인피니티 건틀릿을 찬 손가락을 튕겨 우주를 가득 채운 지적 생명체의 절반을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인간이 초래한 팬데믹과 열돔의 한가운데에서 만난 밍과 타노스의 분노는 일견 설득력 있다. 절멸하라, 너. 지독히도 이기적인 인간이여. 그러나 이런 반인간적인 태도가 대안이 될 순 없다. 타노스의 공명정대한 손가락과 달리, 현실에서 재난은 약한 고리부터 타격하고, 고통은 정의롭게 분배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절멸의 상상력은 파국적 상황을 초래한 이들의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한다. 결국 이것이 <랑종>이 빠진 함정이기도 하다. 영화는 인간이 해친 것들의 고통을 상상하지만, 정작 스스로도 그 작은 것들에게 폭력을 가한다. 타이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노동자와 빈민들이 착취당했던 이산 지역의 역사적 맥락을 “자본가였던 밍의 부계 조상들의 업보”라는 수사로 뭉개버리면서, 영화는 여성 신체와 비인간 동물은 물론, 이산 지역 역시 문명 이전의 원초적이고 이국적인 이미지 안에서 착취한다.

 

‘블랙 위도우’, 작은 것들의 봉기 : Black Widow , 2021 제작  

요약 : 미국 | 액션 외 | 2021.07.07 개봉 | 12세이상 관람가 | 134분

감독 : 케이트 쇼트랜드

출연 : 스칼렛 요한슨, 플로렌스 퓨, 레이첼 와이즈, 데이비드 하버 외

 

<블랙 위도우>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그래서 <랑종>에 대한 고민은 <블랙 위도우>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영화의 주인공 블랙 위도우(스칼릿 조핸슨)는 이미 2년 전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서 사망했다. 그는 타노스가 날려버린 우주의 절반을 되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절벽 아래로 내던졌다. 이미 죽은 블랙 위도우를 솔로 시리즈로 잠시나마 되살릴 수 있었던 건 페미니즘 제4물결과 함께 할리우드를 강력하게 사로잡고 있는 페미니스트 상상력 덕분이었다. <블랙 위도우>의 배우이자 제작자인 스칼릿 조핸슨은 엠시유가 블랙 위도우를 성적으로 대상화해왔던 역사를 비판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서사와 이미지의 탄생을 알렸다.

 

그렇게 부활한 블랙 위도우는 타노스가 그려놓은 파국의 시간을 거슬러 자신이 죽기 전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아주 어린 나이에 구소련의 테러집단인 ‘레드룸’에 납치당해 세뇌와 가혹한 훈련 과정을 거쳐 킬러로 성장한 수많은 위도우를 해방시킨다. ‘작은 것들’의 봉기가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케이트 쇼틀랜드 감독은 이 작품에서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를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인간의 일’을 비판하되 인간 자체를 혐오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파국적 상황 속에서도 ‘생존’을 말하는 용기로 이어진다. 이 작품을 흥미롭게 만드는 페미니스트 상상력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영화가 섣부른 낙관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 어쨌거나 블랙 위도우는 지금, 무덤 속에 누워 있으니까. 다만 영화는 말한다. 우리는 여전히 노력하고 있고, 나의 노력의 시간이 다했을 땐, 나의 동료들이 이어서 노력할 것이라고. 사실 <랑종>의 님은 스스로의 힘을 의심하면서도 밍을 위해 끝까지 싸우고자 했었다. 영화 속 페이크 다큐가 그 분투를 기억하려고 했다면 어땠을까. 그게 사실 현실에 더 가깝지 않은가. 그게 사실, 더 무섭고, 그러나 더 힘이 되지 않는가.영화평론가, <당신이 그린 우주를 보았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
Posted by sukji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 : '차세대 키신저' 자카리아의 세상의 방향을 결정지을 10가지 제언

/ 파리드 자카리아  303.483 Z21tK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팬데믹 다음 단계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차세대 키신저’ 자카리아 박사가 들려주는 바뀐 세상에 대한 큰 지도

2017년 6월, 자카리아 박사는 CNN을 통해 치명적인 질병이 세계보건 위기를 가져올 것이며 우리가 어떤 대비도 되어 있지 않은 데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의 예견은 3년도 지나지 않아 적중했고, 팬데믹은 온 세상의 풍경을 바꾸었다. 현 세대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정책 자문가 가운데 한 명인 파리드 자카리아가 전 지구적 중대 과제인 팬데믹과 관련해 열 가지 변화의 흐름과 우리의 기회를 다룬 『텐 레슨』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뉴스위크》 편집장 출신으로 전 세계 2억 2천만의 시청자를 거느린 CNN 간판 국제정세 프로그램 「파리드 자카리아 GPS」의 호스트인 자카리아 박사는 ‘차세대 키신저’로 불릴 만큼 국제정치에 대한 탁월한 안목으로 명성을 얻고 있으며, 팬데믹이 시작되기 3년 전 이를 예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이 맞닥뜨리고 있는 가장 커다란 위협은 전혀 큰 덩치가 아니다. 아니, 그것은 사실 조그맣고 미세한 것, 핀의 머리보다 몇천 배나 작은 것이다. 치명적인 병원균은 ?사람이 만든 것이든 자연적인 것이든? 전 지구적인 보건의 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그것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인구가 밀집한 도시들, 전쟁, 자연재해, 국가 간 항공 여행 등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아프리카의 자그마한 마을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바이러스도 단 스물네 시간 안에 이 세상 어느 곳으로든 퍼져나갈 수 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생물(바이오) 보안과 글로벌 팬데믹은 모든 국경을 무너뜨린다. 병원균, 바이러스, 질병 등은 그 누구도 절대 차별하지 않는 무심한 킬러다. 일단 위기가 닥치면, 우리는 좀 더 많은 자금과 좀 더 긴밀한 지구 전역의 협조를 미리 확보해둘걸, 하면서 안타까워할 것이다. 그러나 그럴 때면 이미 너무 늦어버렸을 것이다.”- 파리드 자카리아, CNN

이 책에서 자카리아는 9.11 테러보다도, 2008년 금융위기보다도 치명적이었던 COVID-19 팬데믹을 통해 현세대 인류가 매우 중요한 분기점을 지났으며, 팬데믹이 휩쓸고 지나간 후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이야기한다. “이제 우리는 전염병 대유행이 무엇인지 알고 그 대응에 대한 문제와 대가 또한 알고 있다. COVID-19가 지나간다 해도 미래에 또 다른 전염병이 발병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며, 우리는 경험을 바탕으로 포스트 팬데믹이라는 새 시대를 살아야 한다. 미국의 쇠퇴는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공동체와 제도는 거대한 변화를 맞을 것이며, 개인의 가치와 우선순위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개인의 삶, 정치, 경제, 테크놀로지에서 글로벌 거버넌스에 이르기까지 변곡점에 선 세상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10가지 제언을 담은 이 책은, 개인과 기업, 국가에 다음 단계의 세상을 위한 비전을 제공하고 흔들리는 세계를 재건할 나침반이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 ‘차세대 키신저’ 파리드 자카리아 신작
● 아마존 2020년 올해의 책 선정
● 아마존 선정 2021년 가장 기대되는 책 20선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COVID-19이 역사의 흐름을 채찍질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다가올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흔들리는 세계를 재건할 10가지 변화의 흐름과 우리의 선택

이 책은 이번 위기가 인간의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를 완전히 재편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수십 년을 별 일 없이 지나는 때가 있는가 하면 몇 주 만에 천지개벽하는 변화가 일어날 때도 있다는 레닌의 말처럼, 현재 인류는 급격한 역사의 변화를 겪고 있다. 저자는 COVID-19가 세계화의 역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팬데믹 다음 단계의 세상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의 ‘빨리 감기’ 버전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가속화된 역사의 흐름에 대비하고 새로운 기회가 무엇인지 절실히 인식할 것을 촉구한다.

지금 우리는 팬데믹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활동 범위가 급격하게 축소되고 일상생활에 갖가지 제약을 받으며 스스로를 격리하는 데 동의했다. 집에서 컴퓨터로 업무를 하고 회의에 참석했으며 사적인 대화를 나누었고,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았으며, 원격의료를 이용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통상 수정하는 데 여러 해가 걸릴 정책 변경을 한 달 만에 해치웠다. 한편 세계로 나아가면, 바이러스를 통제 관리하는 비상사태에서 모든 나라는 각자도생하며 분열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카리아는 이번 팬데믹이 각국에 남길 유산은 대체로 동일할 것으로 예상한다. COVID-19 이전부터 전 세계가 목도해 온 5G를 향한 경쟁, 글로벌 경제의 디지털화, 미국의 쇠퇴, 계속되는 불평등 문제 등은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공동체 사회와 각종 제도 또한 거대한 변화를 맞을 것이며, 개인의 가치와 우선순위도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세계경제와 메인스트림 정세의 큰 그림 속에서 “팬데믹 이후 정부와 공공기관이 나아갈 길, 디지털 경제와 일자리, 인간 사회성의 가치, 전염병과 대도시, 계속되는 불평등, 끝없는 세계화, 미중 양강체제, 다자주의와 협력”과 같은 주제에 이르기까지, 재편된 세계의 주요 논점을 다루며 새롭게 열린 기회와 선택에 대해 인식과 행동을 촉구한다. 『텐 레슨』은 곧 팬데믹의 결과로 펼쳐질 다음 단계의 세상, 더욱 중요하게는 우리가 그러한 세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한 책이며, 세계가 협력의 다원주의 세계로 넘어갈 것인가 혹은 극단적 민족주의나 이기적 포률리즘이 지배할 것이냐와 같은 세계정세의 흐름에서 사회적 삶이나 고독과 같이 개인 삶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대응과 선택이 다가올 미래를 규정하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가 조각조각으로 알고 있던 팬데믹 이후 세계의 풍경들에 대해 자카리아는 열 가지 레슨을 통해 놀라운 전체의 모자이크를 완성했다.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고, 일어나야 하며, 일어날 것인지 예리한 통찰로 조망하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제시하는 한편, 책의 말미에서 대유행이 각국에 남길 유산은 압도적으로 연결성, 그리고 협력이 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지금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미래를 결정한다,”
-20세기에는 정부의 크기가 중요했다면, 현시대에는 정부의 질이 중요하다
-지난 40년간 세계를 지배한 정책 방향(자유 시장)이 어느 정도 반대로 돌아갈 것이다
-디지털로 삶이 영위되는 만큼, 향후 디지털 경제와 물질 경제의 판도가 바뀐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팬데믹 세상에서도 인간 본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은 온라인에 결코 만족하지 못하며 디지털화될 수 없는 가치(함께 모여 일하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기)를 더욱 갈망할 것이다.
-불평등은 악화된다. 개인, 국가 모두 마찬가지이며 거대 IT기업들은 더 거대해지고, 고학력자들은 자본과 기술 및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더욱 성공할 것이며,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면서 더욱 출세할 것이다. 팬데믹을 잘 대처한 국가들은 그렇지 않은 국가들보다 당연히 앞서 나갈 것이다.
-세계화는 계속된다. 공급망을 자국화하는 노력도 있겠지만 글로벌 시장, 글로벌 상권이라는 근본적인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경제는 디지털화될수록 더욱 글로벌해질 것이다
-국제정치의 양극화. 미중 양국의 긴장감은 팬데믹으로 고조됐지만 자유주의 국제 질서와 상호의존성이라는 조건 아래서 두 나라의 관계는 19세기 영국과 독일, 냉전 당시 소비에트 연합과 미국의 관계와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팬데믹으로 여러 국가들이 자국 중심주의와 민족주의로 선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전 지구적 문제는 전 세계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는 새로운 그리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구축할 호기가 될 수 있다. 협력만이 답이다.

 

 

목차

 

들어가며 박쥐 효과
Lesson 1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어야 할 때
Lesson 2 중요한 건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능력이다
Lesson 3 시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Lesson 4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한다, 전문가는 사람들 얘기를 듣고
Lesson 5 삶은 디지털이다
Lesson 6 아리스토텔레스는 옳았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Lesson 7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질 터
Lesson 8 세계화는 끝나지 않았다
Lesson 9 온 세상이 양극화하고 있다
Lesson 10 때론 최고의 현실주의자가 이상주의자다
맺으며 쓰여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감사의 말
주석

 

<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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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코로나 시대, 우리를 위로하는 이야기 3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1년 반이 다 되어간다.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지닌 바이러스의 습격은 전세계인을 공포와 두려움에 위축되게 했다. 뭐니뭐니해도 위기의 순간에 우리를 구하는 건 이야기의 힘이다. 코로나 시대를 건너고 있는 이들에게 작가들이 건네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데카메론 프로젝트 / 마거릿 애트우드 외 28인 / 인플루엔셜 / 정리 중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이 번지던 시기, 이탈리아의 문호 조반니 보카치오가 동시대인들에게 선물한 작품은 <데카메론>이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공포에 빠진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데카메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뉴욕타임스’에 실린 당대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는 29명의 작가들의 단편을 하나로 모아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다. 마거릿 애트우드, 콜럼 토빈, 레이철 쿠시너 등 작가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이해할 힘을 발견해보자.

 

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  / 김초엽 외 / 문학과지성사 / 811.32 김815ㅍ  인문과학열람실(3층) 

시선의 변경은 세계를 달리 해석하게 하고 달라진 현실을 견뎌낼 지혜와 힘을 주기도 한다. 작가들이 선보이는 다른 세계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상상할 작은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책은 김초엽, 듀나, 배명훈, 이종산, 김이환, 정소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섯 명의 SF작가들이 각자의 세계관을 선보이는 앤솔러지다. 크게는 ‘전염병’을 주제로 하여 ‘멸망’, ‘전염’, ‘뉴 노멀’의 챕터에 각 두 편씩의 이야기와 작가노트가 실렸다.

 

쓰지 않을 이야기 / 조수경 외 / 아르테 / 811.32 조57ㅆ  인문과학열람실(3층) 

코로나19는 우리가 사는 세계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단순한 병증의 위협뿐 아니라 그로부터 파생된 변화는 우리 삶의 곳곳을 파고들었다. 네 젊은 작가의 시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가려진 곳을 속속 들춰낸다. 여행사에서 일하다가 집단 감염병 때문에 1순위 해고되어 새벽배송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30대 여성(‘그토록 푸른’), 코로나19사태 초기에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경북 청도에 사는 60대 여성(‘특별재난지역’), 1990년대 시골 분교 아이들 사이에 퍼진 성병(‘두痘’), 20년 동안 중국과 홍콩을 오가며 살다가 전염병 때문에 귀국한 아빠와 그동안 변해버린 가족의 풍경(‘쓰지 않을 이야기’) 등. 팬데믹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선명히 보여준다.



< 출처 : 인터파크도서 북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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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