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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타임루프 속에서 만난 사랑, 맥주 한잔 같은 청량함…영화 ‘팜 스프링스’

 

팜 스프링스 Palm Springs , 2020 제작

요약 : 미국 | 코미디 외 | 2021.08.19 개봉 | 15세이상 관람가 | 90분

감독 : 맥스 바바코우

출연 : 앤디 샘버그, 크리스틴 밀리오티, J. K. 시몬스, 피터 갤러거  등

줄거리 : 

 

“오늘은 어제고, 내일도 오늘이에요…” 

인생 최고의 날로 기억될 멋진 결혼식이 열리는 팜스프링스의 리조트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힌 남자 나일스에게 오늘은 100만 번째(?) 결혼식일 뿐이다. 
하지만 우연한 사고로 세라가 나일스의 세상에 개입하면서 
똑같았던 하루는 늘 특별한 오늘(!)이 되는데… 

진짜 내일 없이 사는, 두 남녀의 썸머 코믹 로맨스가 시작된다!

 

 

죽어서라도 벗어나고 싶던 그날이, 이젠 계속되면 좋겠다

 

영화 <팜 스프링스>의 두 남녀 주인공은 휴양지에서 ‘11월9일’을 무한 반복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날이라고 해도 “100만번씩”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 <팜 스프링스>의 주인공 나일스(앤디 샘버그)는 유쾌할 것 하나 없는 어느 11월9일에 갇혀버렸다. 미국의 아름다운 휴양지 ‘팜 스프링스’에서 열리는 한 결혼식 날이다. 화창한 날씨에 신랑·신부는 충분히 행복해 보이지만 나일스에게는 뜯어볼수록 별로인 하루다. 결혼식은 적당히 지루하고, 여자친구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게다가 이 24시간 단위의 타임루프는 무슨 방법을 써도 벗어날 수가 없다. 다양한 방법으로 죽어도 봤지만 눈을 뜨면 결국 똑같은 침대 위에서의 아침이다. 나일스는 모든 걸 체념한 채 ‘죽지 못해서’ 살아갈 뿐이다.

그런 그의 시간에 갑자기 세라(크리스틴 밀리오티)가 들어온다. 이제 반복되는 하루는 나일스만의 것이 아니다. 세라에게도 11월9일은 영 달갑지 않은 하루인 것처럼 보인다. 신부의 언니인 그는 사랑하는 동생이 결혼하는데도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나일스와 같은 처지가 되어버리기까지 했으니 불행은 2인분이 됐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둘은 정말로 ‘내일이 없는 것처럼’ 놀아보기로 한다. ‘19금’ 타투 새기기, 경비행기 훔쳐 타다가 추락해서 죽어보기, 결혼식 들러리 골탕먹이기, 웨딩 케이크 안에 폭탄 심기…. 나일스는 지독한 권태일 뿐이었던 하루의 시작이 처음으로 기대된다. 세라도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매일 아침 웃으면서 눈뜨기 시작하고, 서로만이 공유하는 타임루프 세계관 속에서 점점 가까워진다.

그렇게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결말일 리는 없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11월9일은 세라에게 다시는 깨어나고 싶지 않은 날이 되어버렸다. 그런 가운데 두 사람 앞에 기적적으로 탈출의 가능성이 열린다. 그 앞에서 나일스는 세라와 영원히 이 세계에 주저앉고 싶다는 말을 한다.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은 세라, 그런 그에게 도전일랑 말고 여기서 계속 함께 지내자는 나일스. 두 사람은 같은 길을 선택할까? 각자의 선택에 후회는 없을까? 무엇보다, 세라와 나일스는 행복할 수 있을까?

 

<팜 스프링스>의 장점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무게에 있다. 영화 <위플래시>에서 살 떨리는 독설가 ‘플레처’였던 J K 시먼스가 다시 악역으로 등장하며 관객을 긴장시키지만 알고 보면 사랑스러운 악당이다. 타임루프 세계관에서 철학적 질문거리를 찾을 수도 있지만 영화는 똑똑한 재치로 관객이 즐기기에 딱 알맞은 무게를 유지한다. 코로나19의 타임루프에 갇혀버린 것처럼 답답한 일상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휴양지에서의 맥주 한잔 같은 기분 좋은 청량함을 느낄 수 있다.

 

<팜 스프링스>는 올해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크리틱스초이스어워드에서는 베스트 코미디상을 받았다.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훌루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뛰어넘는 스트리밍 기록을 세웠다. 훌루와 배급사 네온에 2250만달러(약 260억원)에 판매되며 2020년 선댄스 영화제 사상 최고 판매가 기록을 세웠다. 맥스 바바코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19일 개봉했다.

 


< 기사 출처 :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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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