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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대학에 위기이자 기회

 

준비된 학교일수록 혼란 적어… 각 대학의 미래, 올 2학기에 좌우

 

이성호 정책사회부장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만난 수도권 한 사립대 총장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친 올 1학기를 돌아보며 한 말이다. 고개를 가로젓는 얼굴에 허탈한 미소가 흘렀다. 어디나 비슷하지만 대학 역시 올 상반기는 혼돈 그 자체였다.

현장에서 가장 힘겨워한 건 외국인 유학생 관리다. 학기에 맞춰 입국시키는 것도, 들어온 학생을 관리하는 것도 어려웠다. 교직원들은 기숙사나 원룸에 격리된 유학생에게 도시락은 물론 간식용 치킨까지 배달했다. 한 사립대 총장은 과일을 들고 유학생들의 숙소를 직접 찾았다. 입학처와 학생처, 국제교류 담당부서 사이에선 유학생 관리 업무를 놓고 이른바 ‘관할 논쟁’도 벌어졌다. 갑자기 시작된 온라인 강의도 제대로 진행될 리 없었다. 실시간 강의는 고사하고 녹화도 못해 몇 년 전 영상물을 재탕한 교수들도 있었다. 온라인 시험 때는 학생들의 집단 부정행위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어쩌면 실패한 학기일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한 취업정보 사이트에서 대학생 1050명에게 1학기 온라인 강의 만족도를 물었다. 만족은 44%, 불만족은 31%였다.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70%가량의 교수가 온라인 강의에 만족했다고 한다. 비슷한 이유가 있다. 준비된 학교였고, 소통하는 학교였다. 서울의 한 사립대는 지난해 2학기 때 대형 강의실마다 영상녹화 시스템을 갖췄다. 교수가 평소처럼 강의만 하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수도권 한 대학의 교수들은 실습이 불가피한 간호대 학생들을 위해 새벽에 나와 방호장비를 직접 챙겼다. 실습수업이 제대로 진행되면 온라인 강의의 만족도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2학기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장밋빛 전망대로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우리 몸에 주사를 놓기까진 적어도 1년 이상 걸릴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 2학기는 각 대학에 위기이면서 기회이다. ‘위드(with) 코로나’에 최적화한다면 경쟁력을 단번에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백신이 나올 때까지 버틸 생각이라면 한순간에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솔직히 1학기는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걸 모두 알기 때문에 어수선한 채 지나갔다”며 “하지만 2학기는 상황이 다르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발 빠른 대학은 2학기 준비에 한창이다. 대부분 다양한 방식의 온·오프라인 강의를 병행하며 이른바 ‘캠퍼스 거리 두기’를 지킬 계획이다. 하지만 해결할 문제가 많다. 공통의 고민은 집이 먼 학생들의 숙소 문제다. 오프라인 강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학생들이 비싼 돈을 주고 원룸에 살 수가 없다. 방역 탓에 기숙사 풀가동도 어렵다. 그래서 일부 대학은 기숙사를 에어비앤비처럼 운용하는 걸 고민 중이다. 원하는 기간만큼 숙박업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빌려주는 것이다. 물론 그래도 감염 위험을 100% 피할 순 없다. 성인인 학생들의 캠퍼스 밖 사생활까지 대학이 관리할 순 없어서다.

이보다 조금 먼 미래까지 본다면 앞으로 입학할 이른바 ‘코로나 수험생’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초중고교생 학력 저하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코로나19는 더욱 심각한 격차를 낳고 있다. 언젠가는 대학이 맡아 키워야 할 인적 자원이다. 떨어진 학력을 높일 교육도 필요하다. 당장 올 하반기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준비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준비된 대학에는 충분히 기회가 될 수 있다.

 

< 출처 : 동아일보 >

:
Posted by sukji

 

클라우드로 콘텐츠 집중…"언택트교육 이끌 연합대학 만들자"

 

고등교육 혁신 주제로 토론

코로나發 원격수업 대세. 입학·학위수여 공동으로 온라인플랫폼 표준 마련

지역대학 특성화 전략과 한국판뉴딜 정책을 연계. 기업육성·청년정착 유도

◆ `포스트코로나` 광주 전환포럼 ◆

△ 사진 설명 : 2일 광주광역시 전남대 컨벤션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포럼 2020`에 참석한 광주·전남지역 대학 등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다짐하며 `덕분에 챌린지`를 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최소한의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왼쪽부터 송종욱 광주은행장, 김기선 GIST 총장, 정병석 전남대 총장, 윤원태 국제기후환경센터 대표, 최도성 광주교대 총장,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 소준노 우석대 교수, 최대규 재경 광주전남향우회 회장, 이이남 작가, 김준하 GIST 교수, 차성현 전남대 교수.

 


여러 대학의 교육 콘텐츠를 한데 모아 공유하는 연합대학이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에 새로운 교육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전남대, 광주교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국제기후환경센터, 매일경제신문이 2일 전남대 컨벤션홀에서 공동 개막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포럼 2020` 자리에서다.

포럼 첫날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등교육 혁신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고등교육 혁신과 지역 상생` 세션에서 차성현 전남대 교수는 교육 혁신 과제로 연합대학 모델을 제시했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각 대학의 학습관리시스템, 학사정보 등을 모두 연동하는 구조다.

차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에는 원격수업을 통한 학점 교류 등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학 간 공동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공동 입학, 공동 학위 수여 등 연합 형태의 공조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원격수업 표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수업 콘텐츠와 질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표준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수한 온라인 플랫폼이나 콘텐츠를 대학뿐만 아니라 국가끼리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몽 전남대 교수는 "`한국판 뉴딜` 정책과 연계한 `광주·전남 지역 혁신 플랫폼`을 대학 주도로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에너지 신산업, 미래형 운송기기 등 대학별 특성화 전략과 중앙부처·자치단체 사업을 연계해 관련 기업을 육성하고 청년 정착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나 교수는 "대학별로 미래 전략 산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지역 연계를 통한 경쟁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에너지와 첨단 운송을 광주·전남 경제 협력 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비교 우위에 있는 지역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 교육 설계` 세션에서는 `교육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 연대를 통한 포용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김희삼 GIST 교수는 "팬데믹 쇼크가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수업 콘텐츠 부족 등 교육 소외계층을 낳고 있다"면서 "모든 계층을 포용하는 교육이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도 온라인 학습 약자를 위한 대응 방안,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주문했다. 박 교수는 "오프라인 학습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 디지털 기기와 접근이라는 물리적 환경 격차뿐만 아니라 부모의 관심과 온라인 교육 지원 역량이라는 심리적 격차 등이 발생한다"면서 "온라인 교육 강화가 교육·사회적 불평등 심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교육 약자를 더 섬세히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특수교육 대학생,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특정 기간 학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 학습이 어려워진다"며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포럼 2020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오프라인 참석자를 최소화했다. 그 대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 채널을 가동해 각계각층 오피니언 리더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번 포럼을 공동 주관한 정병석 전남대 총장은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와 코로나19라는 2개 태풍을 맞아 새로운 길을 찾고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도성 광주교대 총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에듀테크 등이 새로운 관심 분야로 떠올랐다"면서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더 큰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선 GIST 총장은 "코로나19를 우리 사회의 약점을 극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새로운 교육 콘텐츠와 방향성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리로 삼겠다"고 말했다.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가 아니라 `with 코로나`가 될 우려가 있다"면서 "지혜를 모아 새로운 플랜을 짜야 한다"고 당부했다.

혁신을 위한 협력과 연대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환의 시대를 맞아 정부는 고용안정·디지털·그린 등 한국형 뉴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창의성과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대엽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도 축사에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조 위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우리에게 더 강한 결속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협력과 연대가 필수"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포럼 2020은 3일까지 열린다. 포럼 마지막 날인 3일에는 전남대·광주교대·GIST·조선대 총장이 대학이 가야 할 길에 대해 토론하고, 각계 전문가들이 한국형 뉴딜에 대해 논의한다.

:
Posted by sukji

그거 봤어? 밀레니얼을 열광시킨 콘텐츠의 힘 / 김학준

302.231 김91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와썹맨과 워크맨의 CP, 김학준이 전하는 콘텐츠의 힘!

1020을 열광하게 한 쭈니형 박준형의 ‘와썹맨’, 2019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성장한 채널 세계 2위를 기록한 장성규의 ‘워크맨’의 총괄 프로듀서(CP) 김학준의 첫 책 『그거 봤어?』. 와썹맨과 워크맨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1020세대를 보여주었던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실패의 흔적을 이야기하며 기회를 보고, 기획을 보고, 사람을 보며, 끝내 사람이 미래라는 걸 함께 보고자 한다.

요즘 TV에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말하게 됐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주말에 온 가족이 모여 주말 예능과 드라마를 함께 시청하며 네다섯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함께 보내곤 했다. 미디어가 급변하며 TV에서 1020이 이탈하게 되자 시청률은 급락했고, 사랑방처럼 모여 다 함께 TV를 보는 풍경도 사라졌다. 미디어 생태계의 진화는 가족의 풍경마저도 바꾼 것이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엄마가 낳고 유튜브가 기른 90년생과 기성세대의 구분과 갈등은 한낱 프레임일 뿐이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같은 공간에 모여 같은 콘텐츠를 보며 웃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소통이 시작된다고 이야기하면서, 무너진 안방극장을 재건하고 90년생 자녀와 꼰대로 오해받는 아버지가 한 공간에 모여 “그거 봤어?”라 웃으며 콘텐츠를 소비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바로 미디어 종사자로서, CP로서 본인의 역할이라 다짐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워크맨, YouTube Rewind 2019 글로벌 2위 채널 등극!
2019 한 해 동안 급성장한 채널 세계 2위!
TV 한 번 안 나왔는데 와썹맨, 워크맨 누적 조회 수 4억!

지난 여름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이 화제가 됐다. 폭발적인 구독자 증가 때문이었다. 개설 1시간 만에 10만 구독자를 돌파하여 유튜브 본사에서 수여하는 실버 버튼 수상을 확정하더니 12시간 만에 60만 명 돌파, 이틀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여 골드 버튼 수상을 확정했다. 그 여세를 몰아 오픈 3주 만에 구독자 200만 명이 되더니 이제는 구독자 300만 명을 넘겼다.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그런데 채널 개설 후 백주부보다 더 빨리 구독자 300만 명을 넘겨버린 채널이 있다. 세상 모든 JOB을 리뷰한다는 워크맨이다. 뿐만 아니라 워크맨은 YouTube 2019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성장한 채널 세계 2위를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워크맨과 와썹맨의 총괄 프로듀서(CP)인 김학준이 있었다.

펭수 이전에 쭈니형이 있었다
요즘 2m가 넘는 거대 캐릭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남극에서 온 연습생 펭수다. 펭수의 이름을 단 에세이 다이어리는 표지만 공개된 예약판매만으로 서점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펭수는 펭귄 탈을 쓴 사람이나 인형이 아닌 펭수 그 자체의 캐릭터로 소비되고 있다. 펭수는 같은 교육방송 출신의 펭귄이자 초등학생의 대통령인 뽀로로를 저격하며 오늘만 사는 것처럼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인형탈 캐릭터는 미취학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통념과 달리 사이다 캐릭터 펭수는 오히려 10대와 20대에게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펭수를 보면 와썹맨의 쭈니형 박준형이 오버랩된다. 펭수가 남극에서 온 연습생이라면 박준형은 미국에서 온 가수다. 펭수가 EBS 사장님 이름 석 자를 부른다면 박준형은 JYP 사무실에 무작정 들어가 사장 이름을 부른다. 펭수의 세계에 선배라며 꼰대짓을 하는 뚝딱이가 있다면 쭈니형의 세계엔 세상의 관습, 프레임이 있다. 펭수가 펭수 그 자체로 인기를 얻듯, 박준형은 쭈니형 자체의 순수함으로 세상의 권위를 박살내며 와썹맨 신드롬을 불러왔다. 자신들이 할 수 없는 말을 대신하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쭈니형을 보며 1020은 열광했다. 솔직하고 순수한, 때묻지 않은 캐릭터의 디지털 성공시대의 원조는 쭈니형이라 할 수 있다.

와썹맨의 반향 이후 디지털 콘텐츠의 핵심인 소통을 위해 김학준 CP는 와썹맨의 댓글을 일일이 살폈고, 그들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 좋아하는 일은 커녕 취업이 가능하긴 한 걸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쭈니형이 취업박람회장에 갔을 때 정장을 입은 구직자 이외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며 김학준 CP는 1020의 일에 대한 고민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후 세상 모든 JOB을 리뷰하는 워크맨이 탄생하게 되었다.

기회에서 기획을 보고, 사람을 보며,
사람에게서 세대와 미래를 본다.
와썹맨은 20대의 노는 공간에 뛰어든다. 워크맨은 20대의 일하는 공간에 뛰어든다. 워크맨 차기작으로는 시니어 콘텐츠가 공개될 예정이다. 50대인 쭈니형과 30대인 장성규가 1020의 공간을 선보였다면, 시니어 콘텐츠에서는 중장년층의 공간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시니어를 다루는 건 구매력이 낮은 1020대비 시청 연령층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무너진 안방극장을 재건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이다. 요즘은 TV에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말하게 됐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주말에 온 가족이 모여 주말 예능과 드라마를 함께 시청하며 네다섯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함께 보내곤 했다. 미디어가 급변하며 TV에서 1020이 이탈하게 되자 시청률은 급락했고, 사랑방처럼 모여 다 함께 TV를 보는 풍경도 사라졌다. 미디어 생태계의 진화는 가족의 풍경마저도 바꾼 것이다.

가족의 대화가 줄어들며 82년 생 김지영이 제기한 남녀 문제는 엄마가 낳고 유튜브가 기른 90년 생에게로 넘어왔다. 90년 생에게는 남녀 문제보다 인간으로서의 개인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취업의 문턱을 넘어도 고용불안과 세대 갈등이 기다리고 있다. 주 소비층이자 유권자이며 사회 초년생인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90년생 을 이해한답시고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책들에 수록된 그래프와 통계자료로는 90년 생을 설명하지 못한다. 기성세대는 90년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기성세대는 꼰대라고 불리는 걸 억울해 한다.
김학준 CP는 요즘 것들인 90년 생이 열정도 없고 나약한 존재가 아니며, 기성세대가 모두 꼰대인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 세대 구분과 갈등은 한낱 프레임일 뿐이며 해소되지 못한 분노는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모습을 바꿀 뿐이라고 말한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같은 공간에 모여 같은 콘텐츠를 보며 웃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소통이 시작된다고도 말한다. 디지털콘텐츠라는 불모지에 뛰어들었을 때는 조회 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네거티브한 것으로 시선을 끌었다면, 이제는 무너진 안방극장을 재건하고 90년생 자녀와 꼰대로 오해받는 아버지가 한 공간에 모여 “그거 봤어?”라 웃으며 콘텐츠를 소비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바로 미디어 종사자로서, CP로서 본인의 역할이라 다짐하고 있다.

김학준 CP의 첫 책 『그거 봤어?』는 자서전이 아니다. 뒤를 돌아볼 만큼 이룬 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실패의 흔적이 더 많다. 김학준 CP는 첫 책을 통해 기회를 보고, 기획을 보고, 사람을 보며, 끝내 사람이 미래라는 걸 보고 있다. 함께 웃으며 자신이 본 것을 함께 보기를 권하고 있다. 와썹맨과 워크맨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1020세대를 보여주었듯이, 시니어 콘텐츠를 통해서 꼰대라 폄하하던 기성세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그 너머에서 우리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가 말하는 좋은 콘텐츠의 3요소인 보편성과 캐릭터, 진정성이라는 기준으로 볼 때 그의 책 『그거 봤어?』는 보편적인 인간의 얘기, 김학준이라는 캐릭터, 큭큭 웃다가 끝내 찡한 감동을 받게 만드는 진정성을 담고 있는 좋은 콘텐츠다. TV시청률이 하락한 건 스마트폰만의 탓이 아니며, TV와 스마트폰의 싸움이 아니라 콘텐츠와 콘텐츠의 대결이듯, 동영상 너머 CP가 아닌 콘텐츠로서의 김학준을 만나보기 바란다.

 

목차

프롤로그 가족 모두 TV앞에 모인 게 언제인가요?

1장 기회를 보다
돈보다 더 소중한 시간을 지배하는 일
작은 사회 안에서라도 주인공이 되고픈 열망
회사는 브랜드였지만 내 이름은 브랜드가 아니었다
계획? 그런 게 있을 리가
상상도 노력이다
패배의 책임은 선배의 것
벗어나기 위해 버틴다
버틸 수 없다면 조금씩 방향을 바꿔보자

2장 기획을 보다
AI마저 못 알아보는 쭈니형
쭈니형의 습관
어설픈 반전을 넣느니 손을 들고 항복하자
교복과 군복과 정장 모임
누구나 불안하다
요리 못해도 라면은 끓일 수 있잖아?
보편적인 경험이야말로 특별한 경험이다
하고 싶은 걸 하는 재미보다 반응을 보는 재미
사람은 관리할 대상이 아니라 존중할 존재입니다
세대갈등이 크다면 오히려 크리에이티브의 기회
대가리는 유치원생이 되어야 한다

3장 세대를 보다
엄마가 낳고 유튜브가 기른 90년 생이 온다
방송의 주인공은 셀럽, 디지털의 주인공은 개인
줄 서서 기다리세요, 아저씨
답이 틀렸다면 틀린 질문을 했기 때문
바나나 우유보다 소주
개인주의로 인해 우리는 자유를 얻는다

4장 사람을 보다
사람은 자기 가치를 알아주는데서 빛난다
재발견되고 싶은 욕망은 결국 쓸모 있는 인간임을 주장하는 것
미디어의 선한 영향력
셰프 옆 두 명의 요리사
와썹맨 메인 PD 김세웅
워크맨 메인 PD 고동완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는가?
못했던 말, 못할 말, 하고 싶은 말 대신 해드립니다
돈봉투의 인문학, 밥벌이의 지겨움
외롭고 쓸쓸한 사람이 길어 올린 웃음이 더 달다
순수함을 잠깐 두고 왔어요
초능력 없는 히어로의 시대
킹메이커는 페이스메이커

5장 미래를 보다
은퇴한 아버지에게 인생의 싱크홀이 생기다
모두에게 좋아요를 받는 꿈
계속 PD해야겠다
지옥에 가기 전 완충지대, 스튜디오 룰루랄라
그거 봤어?
이름을 불러본다
더 많은 이름, 사랑한다고 말할 이름이 채워지길

에필로그 모든 것으로 고맙습니다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내가 선택한 느슨한 관계 속에 산다…책으로 미리 보는 2020 트렌드 

 

라이프 트렌드 2020 : 느슨한 연대 / 303.49 김66ㄹ 2020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 / 구입 중
트렌드 노트(2020) 혼자만의 시공간 / 구입 중 트렌드 모니터(2020) : 대중을 읽고 기획하는 힘 / 구입 중

 

불편함 없는 혼자, 온라인 후렌드[Who+Friend]

 

해마다 가을이면 이듬해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해가 지나고 나서 다시 들춰보면 정확하게 ‘예언’한 부분도 있고, 완전히 ‘헛다리’를 짚은 내용도 있다. 2020년의 트렌드는 어떨까. 11일까지 나온 ‘2020 트렌드’ 책들을 살펴보면 ‘새로운 관계’에 대한 전망이 눈에 띈다. 한국에서는 이미 가족과 친척 등 전통적 관계가 느슨해지고,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관계가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이런 트렌드에 더 속도가 붙고 사회적 변화도 이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MZ세대, 관계에 기대 낮아
휘발성 관계·소통으로 만족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 연구소’ 소장이 쓴 <라이프 트렌드 2020>(부키)은 부제부터 ‘느슨한 연대’(Weak Ties)다. 김 소장은 2012년에 출간한 <라이프 트렌드 2013: 좀 놀아본 오빠들의 귀환>을 시작으로 8년째 트렌드 분석 책을 내놓고 있다.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의 “2030년이면 결혼 제도가 사라지고 90%가 동거로 바뀔 것”이란 말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결혼하지 않는다고 가족이 필요없는 것은 아니다. 1인 가구끼리 주거공간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 취향을 공유하는 각종 살롱 모임과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속에서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 등 가족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과 이를 지원하는 사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김 소장은 “2020년에는 이에 대한 본격적인 대중소비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다.

 

행복 키워드로 ‘가족’ 줄고
‘친구’는 여전히 순위 유지
책임·의무 부담 덜한 때문

‘느슨함’은 가족 등 혈연관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과거 가족 이상으로 끈끈했던 회사문화 역시 느슨해진 지 오래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개인이 집단보다 훨씬 중요하고 강력하다. “끈끈한 연대가 없어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혼밥, 혼술, 혼영, 혼여 등 뭐든 혼자 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 대신 SNS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적으로 연결된 상대는 아닐지라도, 자신의 일상을 들여다봐주는 이들이 SNS 안에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쓴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위즈덤하우스)은 새로운 관계 맺기 중에서도 20대의 방식을 집중 분석했다. 연구소는 2012년부터 20대의 트렌드를 분석한 책을 매년 발간하고 있다. 연구소는 “밀레니얼과 Z세대의 마이크로 트렌드가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주류 트렌드로 진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1년”이라며 “이들이 반응하고 떠들기 시작하는 것들은 결국 연령과 세대를 초월하여 대부분의 사람이 궁금해하고 즐기는 것으로 확산된다”고 밝혔다.

이 책이 관계 맺기의 키워드로 선택한 단어는 ‘온라인에서 누구(Who)와도 서슴없이 친구(Friend)가 된다’는 의미의 ‘후렌드(Who+Friend)’다. MZ(밀레니얼-Z)세대는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인간관계에 권태로움을 느끼는 ‘관태기’를 겪으며 관계를 재정의”하기 시작했다. 관계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고, 이제는 쉽게 사라지는 휘발성 관계와 소통만으로도 만족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이용해 일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반응하는 MZ세대에게는 자신이 상처받지 않는 방향으로, 그리고 자신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으며 나를 지켜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소프트 생활변화관측소 연구원 7명이 함께 쓴 <2020트렌드 노트: 혼자만의 시공간>(북스톤)은 소셜빅데이터를 활용해 트렌드를 예측한다. 뜨고 지는 키워드를 포착해 그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한국에서 ‘행복의 가장 중요한 연관어’는 꾸준히 ‘사람’이 1위, ‘마음’이 2위다. 한국인의 행복에는 여전히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에는 변화가 보인다. ‘사랑’ ‘아이’ ‘가족’의 언급량은 적어지는 반면 ‘친구’의 순위는 2010년 10위, 2014년 8위 등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책은 “한국인들에게 가족은 가장 중요한 존재인 동시에 가장 불편한 관계다. (…) 그러나 행복해지려면 여전히 누군가 필요하다. 그래서 가족 대신 친구를 택한다”고 설명한다.

친구는 내가 스스로 선택해서 맺어지는 관계이면서, 부부나 연인보다 책임과 의무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전통적인 친구는 동네나 학교, 학원 등에서 만나 가까워진다. 그러나 2016년을 기점으로 친구 연관어 중 ‘학교’의 입지가 흔들렸고 인스타그램이 가장 중요한 매개로 등장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친구에게는 ‘인친(인스타친구)’ ‘트친(트위터친구)’처럼 ‘실친(실제로 만나는 친구)’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었다.

리서치 회사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쓴 <2020 트렌드 모니터>(시크릿하우스)는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있는 ‘1인 체제’ 시대에 역행하는 ‘살롱 문화’를 눈여겨본다. 살롱은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적으로 맺을 수 있는 관계’다. 동창회, 동문회, 향우회, 사우회 등 귀속적 지위에 따라 만들어진 모임은 점차 힘을 잃어가고 개인 취향에 맞는 ‘핵심 콘텐츠’가 있는 모임만 살아남는다.

 

개인 취향 따라 맺어지는
‘살롱 문화’는 세력 확장

 

마크로밀 엠브레인은 “수십만원씩 회비를 내고 참여하는 독서모임 스타트업 ‘트레바리’, 함께 운동하는 운동 플랫폼 스타트업 ‘버핏서울’, 취향을 공유하는 유료 회원제 사교 클럽 ‘문토’ ‘취향관’ 등 비슷한 취향을 가진 이들끼리 모이는 느슨한 커뮤니티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사람들은 이제 막연한 교류나 친목을 목적으로 타인과 만나지 않는다.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인간관계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 출처 :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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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