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이라는 개념이 왜 우리를 사로잡았는지, 세상을 얼마나 바꾸었는지 흥미롭게 보여주는 『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 시간여행은 소설에서 시작된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과학과 철학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주었지만, 어쨌든 우리가 시간여행을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은 문학과 영화, 드라마 등 시간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시간여행 이야기에 매혹되는가?
저명한 교양과학 저술가인 제임스 글릭은 이 책에서 자신의 영역을 문학과 영화, 대중문화 일반으로 넓힌다. 과학과 철학, 문학과 다양한 예술 장르가 ‘시간여행’이라는 매개를 통해 어떻게 소통하고 교류했는지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며 독자들을 지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도 한껏 자극한다. 노승영 번역자의 깔끔하고도 재치 있는 번역도 읽는 맛을 더하며 기존의 과학 독자뿐 아니라 인문학이나 문학 독자에게도 새로운 지적 경험을 선사한다.
출판사 서평
왜 시간여행에 열광할까? 인문학과 과학의 통섭, 현란하고 매혹적인 시간여행의 역사
지적인 독자들을 만족시킬 제임스 글릭의 화려한 스토리텔링, 인문학과 과학을 가로지르는 가장 완벽한 시간여행 가이드
제임스 글릭이 쓴 『카오스』(동아시아, 2013)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양과학서’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인에게 ‘나비 효과’를 각인시키고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린 교양과학서의 전설적인 베스트셀러다. 이후 《뉴욕 타임스》, 《타임》, 《LA 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된 『인포메이션』(동아시아, 2017)에서도 과학과 철학은 물론, 정보 통신, 수학, 암호, 언어, 심리, 유전, 진화, 과학사, 생물학 등을 넘나들며 극찬받았다. 이번 『타임 트래블』에서는 과학, 철학, 수학, 영화, TV 드라마, 펄프 잡지까지 다루며 과학교양서의 지평을 넓힌다. 이 책에는 지적인 독자들을 유혹할 만한 수많은 떡밥이 곳곳에 뿌려져 있다. 괴델의 ‘시간성 폐곡선’ 개념을 소개하다가 아인슈타인의 논평을 덧붙인 뒤 <터미네이터>의 사례를 살펴보고, 호킹과 킵 손의 웜 홀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인터스텔라>와 이어지는지 이야기하다가 크리스 마커의 소설이자 영화 <환송대>를 리뷰하며 글을 마무리하는 식이다. 이 책은 과학과 철학, 문학과 다양한 예술 장르가 ‘시간여행’이라는 매개를 통해 어떻게 소통하고 교류했는지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글릭의 글쓰기는 독자들을 지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도 한껏 자극할 것이다. 또한 믿고 보는 노승영 번역자의 깔끔하고도 재치 있는 번역도 읽는 맛을 더한다.
『카오스』, 『인포메이션』 저자 제임스 글릭의 신작 2016년 《보스턴 글로브》 올해의 책
SF에서 탄생한 시간여행이 과학과 철학, 문학을 감염시키다!
시간여행, 시간여행자, 타임머신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개념이다. 누구도 시간여행자나 타임머신을 본 적이 없지만, 어떻게 가능한지 알지 못하지만, 우리는 시간여행 이야기를 즐기고 이해한다. 처음부터 그랬을까ㆍ 그럴 리 없다. 지금 보면 아주 사소한 이야기에서 이 모든 역설과 혼란이 시작되었다. H. G. 웰스의 소설 『타임머신』이다.
필비는 대답하는 대신 생각에 잠겼다. 그러자 시간여행자가 말을 이었다. “실제로 존재하는 입체는 네 방향으로 연장된 부분을 가져야 합니다. 네 방향이란 길이와 너비와 두께 그리고 지속 시간이지요.”_(『타임머신』 중에서)
시간이 네 번째 차원이라는 사소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시간여행’이라는 개념은 이후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웰스가 『타임머신』을 발표한 것은 1895년으로, 이때 아인슈타인은 아직 김나지움에 다니는 학생이었다). 많은 과학자와 철학자, 소설가, 영화감독이 이 논쟁에 참여하거나 자극받았다. 이 논쟁에 참여하거나 의견을 보탠 사람들의 목록을 보면, 이게 얼마나 관심을 많이 받은 주제인지 알 수 있다. 아인슈타인, 파인먼, 호킹 같은 과학자에서부터 베르그송, 더밋 같은 철학자, 보르헤스, 하인라인, 아시모프 같은 소설가, 우디 앨런 같은 감독까지, 시간여행은 우리의 지적이며 예술적인 호기심을 모두 자극했다. 생각해보라. 시간여행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빽 투 더 퓨쳐>도, <터미네이터>도, <인터스텔라>도 없었을 것이다. <어벤져스 4: 엔드게임>이나 <해리포터>도 최소한 지금과 같은 내용은 아니었을 것이다. 시간여행에 어떤 특별한 점이 우리를 그렇게 사로잡았을까ㆍ 『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은 시간여행이라는 개념이 왜 우리를 사로잡았는지, 세상을 얼마나 바꾸었는지 흥미롭게 보여준다.
역설에서 발견한 시간의 본질, 시간여행의 역설은 왜 발생하는가?
우리는 시간여행 이야기에 너무 익숙해서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못하지만, 웰스의 소설에서 시간여행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던 사람들은 한 번쯤 이렇게 물었을 것이다. 이게 말이 돼ㆍ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려면 왜 말이 안 되는지 설명해야 한다. 컬럼비아대학교 월터 피트킨 교수는 “현대 픽션에서 이끌어낸 경박한 사례”라고 시간여행을 혹평하며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 가운데 한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흐르며, 이 속도는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같아야 한다. “두 물체나 계의 시간적 이동 속도나 변화 속도가 다를” 수는 결단코 없다.
이 책에 따르면, “피트킨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베를린에서 어떤 악마를 불러내고 있는지 까맣게 몰랐다”. <인터스텔라>를 본 사람이라면 어렴풋이 알고 있겠지만 시간은 상대적이다. 빛의 속도는 초속 2억 9,979만 2,458미터로 일정한데, 빛의 속도가 절대적이라면 시간 자체는 절대적일 수 없다.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완벽한 동시성, 즉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에 대한 믿음을 버려야 한다고 결론 내린다. 소설과 철학이 대결하자, 물리학이 소설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시간여행이라는 허무맹랑한 개념이 시간의 본질을 밝혀주는 단서가 된 것이다. 시간은 상대적이라서 저마다 다르게 흐른다고 치고,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은 어떤가ㆍ 수학의 불완전성을 증명했으며 아인슈타인의 친구였던 수학자 쿠르트 괴델은 이렇게 말한다. “이 세계에서는 과거로 여행하는, 또는 과거를 경험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는 제약이 있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간여행자가 돌아가서 자기 할아버지를 죽일 수는 없다.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학적으로는 이런 식의 시간여행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스티븐 호킹은 ‘순서보호가설’이라는 그럴싸한 이론을 제시하며 물리학적으로는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말한다. 심지어 그 가설의 증거도 제시한다. 호킹이 말하길, “우리가 미래에서 온 관광객 무리에게 침략당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보건대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실험 증거가 있다”. 우리가 미래에서 온 시간여행자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간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소설 속 이야깃거리에서 시작한 시간여행은, 수학과 물리학의 거쳐 지적인 탐구의 대상이 되었다.
누구나 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몰랐던 비밀 시간이란 무엇일까?
시간이 무엇인지 누구나 안다. 우리는 시간 속에 살고 있으니까. 시간에 맞춰 알람도 맞추고 약속도 잡으니까. 우리는 시계를 가지고 시간을 수량화하는 데 익숙한데, 여기서 그럴듯한 정의가 도출된다. 시간은 시계가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계란 무엇일까ㆍ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다. 어ㆍ 뭔가 이상하다. 요즘 물리학자와 철학자 사이에서는 심지어 시간이 ‘실재’인지, 시간이 ‘존재’하는지, 묻는 것이 유행이다. 학회와 심포지엄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책에서 분석이 시도된다. 우리의 상식과 감각에 따르면 시간은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고 시간이 없으면 우리가 존재할 수도 없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ㆍ ‘시간이 흐른다’라는 것이 우리의 착각이라면ㆍ 우리가 그렇게 생각할 뿐이라면ㆍ 글릭은 시간에 관한 현대물리학의 주류 견해를 이렇게 정리한다.
ㆍ 물리 방정식에는 시간의 흐름을 입증하는 증거가 전혀 없다. ㆍ 과학 법칙은 과거와 미래를 구별하지 않는다. ㆍ 따라서―이거 삼단 논법인가?― ㆍ 시간은 실재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을 믿는 우리에게 과거, 현재, 미래의 구분은 끈질기게 퍼진 망상일 뿐이니까요”라고 말했고, 프리먼 다이슨은 “물리학에서 시공간의 과거, 현재, 미래 구분은 환상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이 환상일 뿐이라고ㆍ 도대체 어쩌다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걸까ㆍ 제임스 글릭은 이 책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시간의 본성, 시간의 특징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다. 이 과정에서 시간의 정체와 의미, 그리고 ‘실재’란 무엇인가 관해 고민할 수 있다. 어려운 과학 이론을 이야기로 풀어내어 독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러한 독서에서 지적인 짜릿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글릭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다.
왜 시간여행에 열광할까? 수많은 이를 유혹한 시간여행의 문학적 매력
시간여행은 소설에서 시작된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과학과 철학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주었지만, 어쨌든 우리가 시간여행을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은 문학과 영화, 드라마 등 시간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시간여행 이야기에 매혹되는가ㆍ 문학은 시간을 모방하는데, 20세기까지는 주로 합리적이고 단순하고 직선적으로 시간을 모방했다. 책 속의 이야기는 대체로 시작에서 시작해 끝에서 끝났다. 더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더 발달한, 더 자유롭고 더 복잡한 시간감각을 진화시켰다. 소설에는 시계가 여러 개 있을 수도 있고, 아예 없을 수도 있고, 모순되거나 믿을 수 없는 시계, 뒤로 가거나 아무렇게나 회전하는 시계가 있을 수도 있다. 1930년대에 러시아의 비평가이자 기호학자 미하일 바흐친은 문학에서 시간과 공간이 분리될 수 없음을 나타내기 위해 ‘크로노토프(chronotope)’(‘시간-공간’이라는 뜻으로, 아인슈타인의 ‘시공간’을 노골적으로 차용했다) 개념을 창안했다. 문학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서로 영향을 미친다. 물리학의 ‘시공간’과 문학의 ‘크로노토프’ 차이는, 시공간이 단지 시공간인 반면에 크로노토프는 상상력이 허락하는 만큼의 가능성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복잡한 크로노토프를 받아들이면서 상상력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이 미지의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고, 우리의 욕망을 투영했다. 영화 <빽 투 더 퓨쳐> 시리즈에서 마티 맥플라이는 부모의 과거를 찾아내야 한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모두 엄마를 찾는―찾아서 죽이는, 또는 지키는―얘기다. “시간을 거슬러 부모가 되기 전의 부모를 만나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ㆍ ‘엄마’와 ‘아빠’가 집안의 신화적 존재가 되기 이전 말이다.” 글릭은 공간뿐 아니라 시간도 여행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정리한다. “역사를 위해. 미스터리를 위해. 향수를 위해. 희망을 위해. 우리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기억을 탐색하기 위해. 우리가 살았던 삶, 유일한 삶, 하나의 차원, 처음부터 끝까지에 대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 저명한 교양과학 저술가인 제임스 글릭은 이 책에서 자신의 영역을 문학과 영화, 대중문화 일반으로 넓힌다. 이 책은 기존의 과학 독자뿐 아니라 인문학이나 문학 독자에게도 새로운 지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목차
Ⅰ. 기계 Ⅱ . 세기말 Ⅲ . 철학자와 펄프 잡지 Ⅳ . 고대의 빛 Ⅴ . 타임 게이트 Ⅵ . 시간의 화살 Ⅶ . 강, 길, 미로 Ⅷ . 영원 Ⅸ . 매장된 시간 Ⅹ. 과거로의 여행 ⅩI . 역설 ⅩⅡ . 시간이란 무엇인가? ⅩⅢ . 유일한 보트 ⅩⅣ. 현재 감사의 글 참고 자료 삽화 출처 찾아보기
혼란의 시대 속에 삶을 강인하게 버텨낼 용기를 전하는 『존엄하게 산다는 것』. 독일을 대표하는 지성, 저명한 신경생물학자 게랄트 휘터가 ‘삶, 품격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필생의 연구에서 길어 올린 통찰을 담은 책이다. 2000년 네덜란드에서 최초로 존엄사를 합법화한 이후 존엄한 죽음은 세계적 화두가 되었다. 하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해 꿀벌이 모두 사라진 괴팅겐의 들판에 앉아 저자는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사람들은 왜, 품위 있는 존엄한 죽음은 말하면서도 그 이전에 존엄한 삶을 이야기하지는 않는가?”
저자는 반존엄한 삶의 조건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가운데 길을 잃고 파멸을 향해 가고 있는 우리 삶의 면면에 대해 뇌과학자로서 깊은 우려를 드러낸다. 존엄이라고 하면 보통 헌법에서 보장하는 천부인권이나 철학적 주제를 떠올리지만 신경생물학적 관점에서 존엄이란 인간이 타고난 본능이자 삶 속에서 다시 되살려야 하는 감각이라고 말하면서, 존중과 품위를 잃고 고통을 주는 모멸의 시대,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이 시대에 존엄이라는 삶의 원칙을 되살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그 자체로 목적이어야 하는 인간은 평가의 대상과 도구로 전락한 채 방향을 잃고 휘청거리는 지금, 뇌가 이러한 혼란 상태를 벗어나 내면의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일종의 나침반이 필요하다. 저자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를 배우는 과정이 충분히 주어질 때, 인간의 두뇌는 일관성을 가지고 더 효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함으로써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고 조언하면서, 조엄을 통해 모든 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자유로운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출판사 서평
_독일 아마존 26주 연속 종합 TOP 10·출간 즉시 신경 생물학 분야 1위 _철학자 이진우 교수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권하는 책
“당신의 죽음이 존엄하길 원한다면 먼저 삶이 존엄해야 하지 않겠는가” 독일의 살아 있는 지성, 세계적 뇌과학자 게랄트 휘터가 던지는 개인과 사회를 흔들어 깨울 대담한 화두
인간은 누구나 존중받고 보호받고자 하는 욕구를 타고나지만, 살아가는 동안 만나는 타인과 공동체의 수많은 요구 속에 방향을 잃고 휘청거리게 된다. 이는 인간의 두뇌가 평생에 걸쳐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학습하고 구조화되는 ‘사회적 기관’이기 때문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지성, 저명한 신경생물학자 게랄트 휘터는 뇌가 이러한 혼란 상태를 벗어나 내면의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일종의 나침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바로 ‘존엄’이다. ‘존엄’은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개인과 사회가 의미를 지켜 나가는 오랜 과정 속에서 형성되는 뇌의 사고 패턴이자 삶의 태도를 말한다. ‘인간다운 삶, 품격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게랄트 휘터가 필생의 연구에서 길어 올린 통찰을 담은 이 책은 혼란의 시대 속에 삶을 강인하게 버텨낼 용기를 전해줄 것이다.
■ CEO를 침묵하게 만든 질문 “눈앞의 이익보다 존엄을 선택할 수 있는가?”
수백 명이 모인 강의실에서, 한 과학자가 패널로 참여한 CEO를 향해 대뜸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에게 아주 큰 이익을 얻을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기회가 당신의 존엄성을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과연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딜레마에 빠진 CEO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 기업의 대표로서 이익을 포기한다고 할 수도, 그렇다고 개인의 존엄을 포기하겠다고 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과연 그 CEO와 달리 주저하지 않고 존엄을 택하겠다고 답할 수 있었을까?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부와 명성을 얻는 것만이 성공한 삶으로 인정되는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선택인지 깊이 공감하게 된다. CEO를 침묵하게 만든 이 강연의 주인공은 바로 독일을 대표하는 지성, 신경생물학자 게랄트 휘터다. 그는 사람들이 ‘존엄’ 하면 헌법에서 보장하는 천부인권이나 철학적 주제를 떠올리지만, 신경생물학적 관점에서 존엄이란 인간이 타고난 ‘본능’이자 삶 속에서 다시 되살려야 하는 ‘감각’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신경체계와 인지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존엄의 의미를 밝힌 그의 저서 《존엄하게 산다는 것W?rde: Was uns stark macht - als Einzelne und als Gesellschaft》은 출간 당시 26주 연속으로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Top 10을 지키며 독일 사회에 큰 울림을 전했다. 이 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되묻는 듯하다. “과연 우리의 삶은 존엄한가?”
■ 존엄을 잃어버린 시대, “왜 지금 존엄한 삶을 말하는가”
2000년 네덜란드에서 최초로 존엄사를 합법화한 이후 존엄한 죽음은 세계적 화두가 되었다. 하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해 꿀벌이 모두 사라진 괴팅겐의 들판에 앉아 게랄트 휘터는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사람들은 왜, 품위 있는 존엄한 죽음은 말하면서도 그 이전에 존엄한 삶을 이야기하지는 않는가?” 게랄트 휘터는 바로 이러한 반존엄한 삶의 조건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가운데 길을 잃고 파멸을 향해 가고 있는 우리 삶의 면면에 대해 뇌과학자로서 깊은 우려를 드러낸다. 거대한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 기업과 사회, 개인이 경쟁하고 살아남기 위해 택한 모든 것들은 기대치 못한 결과로 우리에게 되돌아왔다. 지구 온난화와 대기오염 등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재앙, 이익 극대화라는 미명 아래 AI와 자동화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는 노동의 현실, 그리고 온라인에서 만나는 수많은 광고와 과잉 정보들 속에서 비대해져버린 개인의 탐욕까지…. 이런 현실 속에서 그 자체로 목적이어야 하는 인간은 평가의 대상과 도구로 전락한 채 방향을 잃고 휘청거린다. 흥미로운 것은 이처럼 애정과 소속감, 주체성과 자유와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무너뜨리는 환경에 처했을 때, 우리 두뇌를 정밀 기계로 촬영해보면 몸이 고통을 느낄 때와 같은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반존엄한 현실로 인해 뇌가 고통 받는 것이다. 이처럼 《존엄하게 산다는 것》은 존중과 품위를 잃고 고통을 주는 모멸의 시대,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이 시대에 존엄이라는 삶의 원칙을 되살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한다.
■ 신경생물학적 관점에서의 ‘존엄’, “권리가 아닌 뇌의 감각이다”
과연 인간에게 ‘존엄’이란 어떤 의미일까? 잠을 자거나 쉴 때에도 20%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인간의 두뇌는 복잡한 현대사회 속에 이미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혼란에 빠져 있다. 이때 혼란을 잠재우고 일관된 방향을 제시하는 내면의 나침반이 필요한데, 게랄트 휘터는 뇌 속에 뿌리 깊이 형성된 감각인 ‘존엄성’이 그 역할을 한다고 밝힌다. 불안과 우울, 잠재력과 동기 부여 등에 대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며 대중을 위한 교육에 헌신해온 게랄트 휘터는, 이 책에서 존엄이란 인간의 태도와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신념 체계라고 설명한다. 인간의 두뇌는 타인과의 경험을 통해 상호적으로 학습하고 구조화되는 ‘사회적 기관’으로, 평생에 걸쳐 사고와 행동을 통제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뉴런의 패턴을 새롭게 형성한다. 이러한 뇌의 성질을 ‘뇌 가소성’이라고 부르는데, 인간만이 지닌 이 특성을 통해 존엄이라는 신념 체계가 형성된다. 존엄은 인간만이 지닌 감각인 것이다. “자신의 존엄성을 인식하게 된 인간은 결코 현혹되지 않는다”라는 이 책의 핵심 명제는 바로 이러한 뇌의 작동방식에서 비롯되었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보호와 소속감, 창의력과 자율성을 충분히 경험한 사람은 강하게 뿌리내린 ‘존엄’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그 어떤 외부의 유혹에도 자신의 삶을 지탱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과 교육기관, 일터 등 다양한 공동체에서 존엄성을 끊임없이 인식하도록 돕는 과정이 선행된다면 이는 곧 개인뿐 아니라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와 발전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 어떻게 존엄을 회복할 것인가, “존엄성을 인식한 인간은 결코 현혹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이를 직감하며 빨간 램프에 불이 들어온다. 아직 신념 체계의 형성 단계를 거치지 않았어도 아이들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아주 미세한 감정의 형태로 존엄이라는 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 두뇌의 초기 형성 단계에 대한 게랄트 휘터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존엄성을 인식’시키는 것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과도한 경쟁사회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타인의 목적, 기대, 더 나아가 명령의 대상이 되는 경험에 부딪히며 본능으로 타고난 존엄성을 서서히 잃어가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존엄성을 잃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자신이 당한 대로, 타인을 수단으로 취급하거나 스스로를 타인의 평가 대상으로 만들어버리는 등의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자기 존엄성에 대해 확신을 가진 아이라면 무례한 타인의 행동에도 크게 상처받지 않는다. 호기심 많고 열정이 넘치며, 경쟁에서 이겨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것에 열린 마음으로 흥미롭게 여기기 때문에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를 배우는 과정이 충분히 주어질 때, 인간의 두뇌는 일관성을 가지고 더 효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함으로써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마치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자전거를 탈 수 없던 사람이 여러 번 반복 끝에 페달을 밟는 것이 익숙해지고, 비로소 더 먼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존엄을 통해 모든 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자유로운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랄트 휘터의 주장은 오로지 경쟁을 위해 달리다 지쳐버린 우리에게 뜨거운 응원으로 다가온다.
■ 경쟁을 넘어, 존엄을 통해 더 나은 행복을 추구하는 개인과 사회를 위하여
인간의 본능을 말살하는 끔찍한 유대인 수용소에서조차 인간은 자신의 존엄을 지키려고 한다. “결코 앗아갈 수 없는 정신적 자유가 마지막 호흡의 순간까지도 자신의 삶을 더 유의미하게 만들어갈 방법을 찾게 만들었다”라는 빅터 프랭클 박사의 말처럼, 존엄성은 삶의 마지막 보루에서 다시 살아갈 희망을 전해주는 힘이기 때문이다. 마약, 성폭력, 갑질과 각종 비리 등 한국 사회를 뒤흔든 수많은 사건들 속에서도, 존엄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사회의 낮은 곳에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욱 빛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다운 삶, 품격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게랄트 휘터가 필생의 연구에서 길어올린 통찰을 담은 이 책이,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사회에 더 나은 행복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용기를 전해줄 것이다.
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1장 잃어버린 존엄을 생각하다 우리가 잃어버린 기억에 관하여|더 이상 벌레 소리는 들리지 않고|존중받지 못하는 노동|도처에 위태로운 존재들|이익 극대화라는 함정|두려운 미래가 현실이 될 때 2장 존엄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오래되고 존귀하다|중세, 신을 닮은 인간|칸트, 존엄에 관한 무조건적 명령|전쟁의 잿더미에서 피어난 존엄 선언|새로운 시대의 자기 이해 3장 지극히 인간다운 뇌 뇌, 학습 능력을 갖다|인간의 사회적 뇌|인간다움에 관한 깊은 이해|21세기 가장 시급한 과제|잘못된 생존 전략 4장 사회적 뇌, 존엄을 배우다 에너지의 최소화와 최적화|생존 전략으로서의 일관성|패턴으로서의 정체성 5장 본능에 새겨진 존엄성을 찾아서 사회화된 신경 회로|위기를 향한 경고등 6장 타인의 존엄을 지켜야 하는 까닭 타인에게서 시작되는 자의식|고통스러운 대상화의 경험|타인의 존엄이라는 거울 7장 강인한 삶을 향한 여정의 시작 자유를 향한 첫 번째 단계|범죄와 반존엄 사이|당신은 나를 상처 줄 수 없다 8장 어떤 세상을 가르칠 것인가 가장 시급한 교육 문제|대책이 아니라 기다림이 필요하다|교육의 의미를 다시 묻다 9장 더 이상 수단으로 살지 않기 위하여 ‘이기적 유전자’라는 도그마|새로운 연결 회로의 탄생|살아 있음을 느끼는 삶 에필로그 감사의 말
여러분 봉구라는 말을 아시나요? 왠지 이 단어를 들으면 봉구스밥**가 떠오르는데요. :D 사실 봉구(bon gout-)는 불어로 ‘좋은 취향 또는 취미’라는 의미라고 해요. 프랑스 사람들은 좋은 취향(봉구)이 없다는 말을 가장 듣기 싫어한다고 합니다. 타인의 시선과 유행을 신경쓰지 않는 다양한 ‘봉구’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프랑스!! 그리고 그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인 와인.
이번 5월 별별이야기에서는 파리 10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에서도 계속해서 프랑스, 와인, 매너에 대해 책을 쓰시고 강의 하시는 박한표 교수님께서 직접 체험하고 배우신 프랑스의 문화와 즐거운 와인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5월 별별이야기에서 와인 한 잔과 함께 프랑스의 풍류를 느껴보는 시간 어떠세요?
열린혁신포럼 - 4차 산업혁명의 시대! 푸드 비즈니스의 미래
모임기간 : 2019.5.28 (화) 13:00 ~ 18:00
모임장소 : [소셜캠퍼스 온 대전]대전광역시 서구 대덕대로 239 대교눈높이사옥 3층, 4층
** 3층 이벤트홀
"4차 산업혁명 시대! 푸드 비즈니스의 미래“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인 ‘포노 사피엔스’ 신인류가 만들어가는 산업혁명 속 푸드 비즈니스를 함께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는‘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2019 농식품 창업 열린혁신포럼의 첫 문을 엽니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푸드 비즈니스의 미래“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인 ‘포노 사피엔스’ 신인류가 만들어가는 산업혁명 속 푸드 비즈니스를 함께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보다 새롭고, 즐겁게, 기록할 수 있는 푸드 비즈니스의 세계로 초대해요!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요괴라면’ 옥토끼프로젝트의 박리안 부대표, ‘푸드 비즈니스 트렌드’칼럼니스트 장준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1. 농식품 창업 열린혁신포럼 5월 행사 개요 ❍ 일시 : 2019. 5. 28.(화) 13:00 ~ 18:00 ❍ 장소 : 대전 소셜캠퍼스 온 http://naver.me/xy9EhsRJ ❍ 주제 : 4차 산업혁명 시대! 푸드 비즈니스의 미래 ❍ 대상 : 농산업 분야 (예비)창업인, 대학생, 일반인 등 100여명
❍ 프로그램(안) - 13:00 ~ 13:20 접 수 - 13:20 ~ 13:50 <아트 인 브라스> 공연
- 14:00 ~ 15:10 토크콘서트
* 음식으로 만드는 플랫폼 : 옥토끼프로젝트 박리안 부대표 푸드엔터테인먼트 회사 ‘옥토끼프로젝트’는 어떤 비즈니스를 하는가?
* 음식과 사람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 요리하는 기자 장준우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킬 수 있는 푸드 비즈니스는 무엇일까?
- 15:20 ~ 17:00 인문학 특강
* 사람으로 풀어보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는 누구인가?
- 17:00 ~ 18:00 네트워킹
2. 참가 신청 ❍ 신청 : http://bit.ly/열린혁신포럼_5월_신청 ❍ 마감 : 2019. 5. 25(토) 24:00 ❍ 안내 : 2019. 5. 27.(월) 오전 참여확정 개별 문자 발송 ❍ 문의 :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강원농식품벤처창업센터 (033-257-8713, laslh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