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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사 사회 : 존엄한 죽음을 가로막는 불평등한 삶의 조건을 성찰하다 / 송병기

306.9 송44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존엄한 돌봄과 임종을 희망하는
사람은 돈이 많거나 운이 좋아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각자도생, 각자도사한다”
의료인류학자 송병기가 한국 사회
생애 말기와 죽음의 현실에 대해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

의료인류학자 송병기가 터부와 혐오를 넘어 우리의 일상과 공동체를 ‘죽음’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본다. 노화·돌봄·죽음을 연구하는 의료인류학자로 생애 말기 현장 연구를 해온 저자는 『각자도사 사회』에서 집, 노인 돌봄, 호스피스, 콧줄, 말기 의료결정에 이르기까지 생애 말기와 죽음의 경로를 추적한다. 나아가 무연고자, 현충원, 웰다잉 등의 키워드에 질문하며 죽음을 둘러싼 국가와 개인의 관계, 관련 정책, 불평등 문제를 보여준다.

저자는 집부터 호스피스에 이르기까지, 생애 말기 우리가 거치게 되는 장소와 의료 과정을 보여주고 죽어가고, 돌봄을 받고 돌봄을 행하고, 고통받고 고립되기도 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열악한 주거 환경 속 사회적 자본이 빈약한 노인에게는 집에서 죽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모든 인간은 의존적인데 왜 노인만 의존적인 존재처럼 딱지를 붙이는지, 정부의 정책은 노년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보다 취약한 삶에 ‘적응’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아가 환자의 상태와 삶의 질을 ‘충분하게’ 향상시키지 않고 수명만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연명의료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느냐가 아니라, ‘언제까지’ 살다 죽게 할 것인지 합의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생애말기와 안락사 논쟁의 장까지 이끈다.

 

출판사 서평

 

“존엄한 돌봄과 임종을 희망하는
사람은 돈이 많거나 운이 좋아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각자도생, 각자도사한다”

의료인류학자 송병기가 한국 사회
생애 말기와 죽음의 현실에 대해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

- 집은 좋은 죽음을 보장하는 장소인가?
- 노인은 국가의 짐인가?
- 왜 호스피스는 ‘임종 처리’ 기관이 되었나?
- 콧줄 단 채 생의 마지막을 맞아야 할까?
- 왜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죽음을 앞당기고 싶어 할까?

의료인류학자 송병기가 터부와 혐오를 넘어 우리의 일상과 공동체를 ‘죽음’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본다. 노화·돌봄·죽음을 연구하는 의료인류학자로 생애 말기 현장 연구를 해온 저자는 《각자도사 사회》에서 집, 노인 돌봄, 호스피스, 콧줄, 말기 의료결정에 이르기까지 생애 말기와 죽음의 경로를 추적한다. 나아가 무연고자, 현충원, 웰다잉 등의 키워드에 질문하며 죽음을 둘러싼 국가와 개인의 관계, 관련 정책, 불평등 문제를 보여준다.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의 문제는 주사위 놀이 같다
인류학은 다른 사회과학과 달리, 연구자가 연구의 대상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사는 ‘현장’에 들어가 관찰하고, 그들의 삶을 해석하는 방법론을 사용한다. 프랑스·모로코·일본에서 의료 현장 연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저자는 한국 요양시설과 병원, 노인 현실을 마주하며 죽음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과 관점들을 만나게 되었다. 모두 죽음에 관심이 많았지만, 모두 각자 알아서 죽음에 맞서고 있었다.
예컨대 생애 말기 돌봄 경험은 보호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이들은 노부모를 돌볼 때 무엇을 참고하고 믿고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모든 문제를 ‘알아서’ 했다. 친족 자원을 동원하고 사보험의 도움을 받고 소문과 인터넷 정보를 참고하면서 노부모를 집에서, 응급실에서, 대학병원에서, 요양병원에서, 마지막에는 요양원에서 돌보고 있었다.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모를 집이 아닌 요양원에 모셨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한 요양원 노인은 “더러운 꼴 안 보고 깔끔하게 죽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어떤 요양보호사는 바쁘다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노인을 학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요양병원에서 수년째 어머니의 간병을 하던 아들 내외는 “고령화 시대에 안락사 제도는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책을 쓰게 된 저자의 문제 의식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그는 책 서두에서 한국 사회에서 존엄한 노년과 죽음은 돈이 많거나 운이 좋은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의 문제는 마치 주사위 놀이 같다. 먼저 ‘보이지 않는 손’이 노화, 질병, 돌봄, 죽음을 새긴 주사위를 던진다. 그 결과는 ‘우연히’ 누군가의 일상에 들이닥친다. 각자 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또 다른 주사위를 던진다. ‘행운’을 기대하면서 던지는 주사위다.”

언제부터 죽음이 개인 능력과 운에 달린 문제가 되었을까
오늘날 우리는 개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최대한 천천히 늙기를, 덜 아프기를, 깔끔하게 죽기를, 착하고 경제력 갖춘 가족이 나를 돌보기를, 다정하고 친절한 의료진을 만날 수 있기를, 말 잘 통하고 헌신적인 간병인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주사위 던지기의 결과가 나쁘거나, 더 이상 던질 주사위가 없다면 어떻게 할까? 언제부터 죽음은 개인 능력과 운에 달린 문제가 되었을까? 우리의 삶과 죽음이 주사위 던지기와 다름없다면 그건 좋은 사회일까? 얼핏 보기에 이 주사위 놀이는 평등한 것 같지만 사실은 불평등한 전제를 깔고 있다. 불평등한 삶이다.

 

저자는 집부터 호스피스에 이르기까지, 생애 말기 우리가 거치게 되는 장소와 의료 과정을 보여주고 죽어가고, 돌봄을 받고 돌봄을 행하고, 고통받고 고립되기도 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열악한 주거 환경 속 사회적 자본이 빈약한 노인에게는 집에서 죽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모든 인간은 의존적인데 왜 노인만 의존적인 존재처럼 딱지를 붙이는지, 정부의 정책은 노년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보다 취약한 삶에 ‘적응’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아가 환자의 상태와 삶의 질을 ‘충분하게’ 향상시키지 않고 수명만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연명의료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느냐가 아니라, ‘언제까지’ 살다 죽게 할 것인지 합의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생애말기와 안락사 논쟁의 장까지 이끈다.

죽음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전환하는 상상력
그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지금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죽음은 의료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의 문제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죽음은 개인적인 일인 동시에 내가 사는 일상, 사회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며, 환자, 보호자, 의료진의 이야기로 국한할 문제도 아니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서는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 누구에게나 충분한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언론 보도에 등장하는 명의, 신약, 의료 기술, 자기계발 담론에 귀 기울이는 만큼 왜 사람들이 일하다가 죽고, 가난해서 죽고, 학대로 죽고, 고립으로 죽고, 차별로 죽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사건 사고’가 어떻게 나의 노화, 질병, 돌봄, 죽음과 연결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전환해볼 수 있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보편적이고 존엄한 죽음을 상상하다
책 전반부에서 생애 말기 각자도생하고 각자도사하는 현실을 분석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밝힌다면 후반부에서 저자는 우리 곁에 있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죽음’의 키워드들을 하나씩 꺼내 죽음에 대한 당연하지 않은 질문들을 던진다.
일상의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의례가 될 수는 없을까 제사에 관해 묻고, 생전 갈 데 없는 삶과 사후에도 갈 곳 없는 사람들인 무연고자의 죽음을 추적하고 애도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국가가 나서서 기억하려는 ‘공적인’ 죽음은 무엇인지, 그게 아닌 죽음은 어떻게 지워지는지 현충원의 사례를 들어 질문하고, 코로나 팬데믹 과정에서 빚어진 죽음에 대한 관심과 산업재해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무관심을 대비해 보여주기도 한다.

“정부의 방역은 ‘평등한’ 생명과 죽음을 선험적으로 전제하고 있지만, 오히려 현존하는 ‘불평등’한 생명과 죽음을 가리고 더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죽음에 호들갑을 떨고, 다른 쪽에서는 죽음에 침묵하는 이 양극적 현실이 불평등한 삶의 조건과 사회의 생산방식, 그 해법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죽음을 이해하는 일은 삶을 이해하는 일죽음은 삶의 끝이 아닌 일부다. 죽음을 이해하는 일은 삶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죽음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지금,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죽음과 삶, 질병과 노화, 돌봄의 윤리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존엄한 죽음은 어느 장소에만 있는 것도,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존엄한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는 과정에, 그리고 두툼한 생각으로 채워진 해답지를 만드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목차

 

들어가며


1부 각자 알아서 살고, 각자 알아서 죽는 사회
1 집 - 집은 좋은 죽음을 보장하는 장소인가
2 노인 돌봄 - 노인은 국가의 짐인가
3 커뮤니티 케어 - 누구나 말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정책
4 호스피스 - 왜 호스피스는 ‘임종 처리’ 기관이 되었나
5 콧줄 - 콧줄 단 채 생의 마지막을 맞아야 하는가
6 말기 의료결정 - 누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까
7 안락사 - 왜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죽음을 앞당기고 싶어 할까

2부 보편적이고 존엄한 죽음을 상상하다
8 제사 - 죽은 이를 기억하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을까
9 무연고자 - 갈 데 없는 삶과 법으로 처리되는 죽음
10 현충원 - 그곳에 ‘보통 사람들’은 없다
11 코로나19 -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말은 무엇일까
12 웰다잉 - ‘잘 죽기 위해 잘 살아야 한다’는 말이 감추는 것들
13 냉동 인간 - 초인간적인 미래, 비인간적인 현실
14 영화관 - 함께 죽음을 보면서 삶을 실감하는 곳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 탈세계화, 무질서, 인구감소의 쓰나미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  피터 자이한    304.6 Z46eKㅎ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피터 자이한의 네 번째 책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는 왜 세계의 붕괴를 예측하는가

지정학전략가 자이한의 네 번째 책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The End of the World Is Just the Beginning)〉이 출간되었다. 자이한은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이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이었다고 했다. 〈한국어판〉을 내는 과정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자이한이 거대한 담론의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러한 감정을 느꼈다면, 〈한국어판〉 출판사는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가혹한 예측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자이한은 이 책에서 우리가 알던 세계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75년의 황금시대가 끝났고 이제는 붕괴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세계화가 붕괴하고 산업화가 붕괴한다. 세계적 분업체계도 연결망도 붕괴한다. 이 책에서 예측하는 세계 붕괴의 양상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더욱 당혹스러운 건 한국이 헤쳐나갈 방도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이한은 그가 보여준 놀라운 예측력으로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린다. 그의 첫 번째 책인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에서 트럼프의 미국을 예측했고,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측했다.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에서는 중국의 붕괴를 예측했다. 그래서 세계의 붕괴라는 그의 예측을 흘려듣기 어렵다. 자이한은 가까운 미래도 아니고 당장 2020년대에 붕괴가 본격화한다고 말한다. 탈세계화를 넘어 탈산업화로 탈문명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원자재도 연료도 식량도 부족해진다. 사라진 줄 알았던 기근이 다시 찾아온다. 단절되고 붕괴하는 세계에서는 물자든 식량이든 에너지든 자급이 안 되거나 강제로라도 가져올 역량이 안되는 지역이 가장 고통 받는다. 북미는 확실히 아니다. 동아시아와 한국이 가장 고통 받는다.

자이한은 세계가 왜 붕괴한다고 보는가? 전후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지정학과 인구학의 조합이 이제는 정확히 반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정학적 충돌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반면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는 붕괴 직전이다. 동맹의 안보도 자유로운 시장접근도 안정적인 에너지 유통도 더 이상 미국의 전략적 관심사가 아니다. 각자도생의 세계에서 국가들이 좌충우돌하게 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만으로도 에너지와 곡물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자이한이 예측한 3대 전쟁 중 하나가 겨우 시작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더 큰 문제는 인구 붕괴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2020년대 들어 주요 국가의 베이붐세대가 대거 은퇴하고 있다. 마침 수명연장의 인구효과도 끝나버렸다. 인구감소가 급격히 진행된다. 한국의 출산율은 오래전에 1명 밑으로 떨어졌고 중국도 인구감소에 돌입했다. 고령화가 점점 빨라진다. 생산하고 소비할 인구는 줄고 부양할 인구가 갈수록 늘어간다. 저축이 사라지고 저축을 깨서 살아가게 된다. 자본이 부족해지고 수요가 쪼그라든다. 투자도 생산도 소비도 무역도 붕괴된다. 장거리 운송체계도 붕괴된다. 사람들이 가난해지고 국가들은 절박해진다. 국가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에너지와 원자재, 식량의 상당 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난관에 직면한다. 물건을 값싸게 만들 수도 없고 팔 곳도 없는 아시아 주식회사의 종말이 온다. 반면 북미 지역은 역내 시장도 크고 에너지도 넘쳐나고 경작할 땅도 남아도는데 인구마저 그다지 줄지 않는다. 진짜 북미의 시대가 온다. 자이한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세계의 미래가 곧 한국의 미래”라고 했다. 세계의 미래가 한국에 달려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한국이 과연 탈세계화를 막거나 그 난관을 헤쳐나갈 방도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인구 붕괴의 재앙을 피해갈 수 있을까? 이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도전 앞에 우리가 서 있다.

 

출판사 서평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세계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브레튼우즈 체제가 가져온 75년의 황금시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75년 동안 세계 인구가 3배 가까이 늘었다. 물자가 풍요로워지고 삶의 여건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자이한은 이 시기를 황금시대라 부른다. 우리 앞에 닥친 거대한 변화를 이해하려면 인류가 어떻게 오늘날과 같은 황금시대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인류가 걸어온 역사를 더듬어보며 2차 대전 이후에 인류가 이루어낸 놀라운 성장과 풍요의 비밀을 추적한다. 전후 시대라고 부르는 이 짧은 시기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놀라게 된다. 일부 선진 국가의 전유물이었던 산업화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도시화가 이루어졌고 세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운송비용이 낮아졌고 세계 분업체계가 확대되었고 규모의 경제가 극대화되었다. 세계화의 시대가 되었다.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은 미국이 만든 세계질서였다. 2차 대전의 사실상 유일한 승전국인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의 식민 제국을 해체했다.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자유 세계 동맹국들의 지정학을 매수했다. 자국 시장을 내주었다. 자유 세계의 국가들은 전쟁을 할 수도 없었고, 할 필요도 없었다. 미 해군 덕택에 바닷길이 자유롭고 안전해졌다. 자원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다. 세계화가 시작되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개발도상국가들도 산업화에 나섰다. 수천 년 동안 국가의 운명을 옥죄어온 지리적 여건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자이한은 그것을 브레튼우즈 체제, 다른 말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라고 부른다.

미국이 만든 안전하고 개방적인 질서 위에서 세계는 전례 없는 발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인구학의 마법이 작동했다. 출산율이 떨어지는데 인구는 증가했다. 수명 연장의 효과였다. 소비하고 생산할 인구는 늘어나는데 부양할 인구는 줄었다. 저축이 늘고 자본이 끊임없이 창출되었다. 세계 구석구석까지 자본이 흘러 들어갔다. 기간시설에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척박한 토질의 브라질 대두 농장에도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다. 세계적 분업체계가 구축되었다. 중국이 그 대열에 합세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극대화되었다. 하지만 자이한은 세계화가 이미 정점을 지나 붕괴하고 있다고 말한다. 2020년대에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하고 2030년대에 마무리된다고 한다. 우리가 알던 세계가 머지않아 완전히 끝나게 된다. 지금과는 다른 성공을 부르는 지리적 여건이 작동하게 된다. 운송, 에너지, 금융, 산업 자재, 제조, 농업의 지도가 바뀌고 승자와 패자가 다시 나뉘게 된다. 이것이 자이한이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다.



이 세계는 어떻게 붕괴하는가
지정학이 돌아왔고 인구학의 재앙이 시작된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자이한은 이미 2019년 출간된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러시아-유럽의 지구전’ 편에서 이 사태를 예측한 바 있다. 넓고 취약한 국경이라는 지정학적 안보 불안에 직면한 러시아가 인구구조가 더 절망적으로 변하기 전에 침공을 감행하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전쟁에서 이기든 지든, 러시아는 인구 붕괴로 몰락하게 된다고 했다. 자이한의 기본적인 주장은 미국이 세계에서 손을 떼면서 그로 인해 동반구에서 지정학적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현재의 양상은 미국이 완전히 손을 떼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정학적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의 승패를 떠나 우크라이나는 국가적 붕괴 상황에 처해 있다. 영토만 잃은 게 아니라 인구가 사라졌고, 농업이 파괴되었고, 공업 기반도 사라졌다. 흑해는 사실상 해상로 기능을 상실했다. 러시아의 처지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전쟁이 독일의 재무장을 촉발시켰다는 점이다. 미국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지정학의 시대가 왔고, 미국 역시 그 게임의 일부가 되고 있다. 페르시아만이든 남중국해든 대만해협이든 그 어디서든 지정학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고, 해상로가 차단되고 에너지 유통이 막히는 일이 일어나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닌 세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정학이 다가 아니다. 2020년대 들어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면서 인구학의 마법이 멈춰버렸다. 수명연장의 효과도 끝나버렸다. 인구감소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는 인구학의 재앙이 시작된다. 자이한은 현재 진행 중인 인구 붕괴로 인해 향후 20-30년에 걸쳐 흑사병 효과만큼 인구가 감소할 거라고 말한다. 지금 인구가 주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아이를 낳을 젊은 세대가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인구감소 추세가 더 빨라진다. 대부분의 나라는 1980년경 돌이킬 수 있는 지점을 지났다. 생산인구는 갈수록 주는데 부양할 인구는 급속도로 늘어난다. 저축할 돈이 없고 저축을 깨서 생활하게 된다. 수요가 줄고 투자가 줄고 무역도 준다. 성장이 아니라 생존이 문제가 된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부족해지고 미국이 시장을 닫게 된다. 유럽도 닫는다. 모두가 자국의 수요을 지키는 데 혈안이 된다. 국지적인 지정학적 충돌이라도 일어나면 에너지와 자원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해지거나 비싸진다. 운송비가 치솟는다. 장거리 화물운송이 타격을 받는다. 규모의 경제가 사라지고 분업의 효과도 사라진다. 세계화가 완전히 끝나게 된다. 대부분 가난해진다. 모든 게 귀해진다. 식량 공급이 위기에 처하게 된다. 원자재도 에너지도 식량도 수입에 의존해온 국가들이 가장 절박해진다. 수출에 의지해온 무역 국가들이 가장 타격을 받는다. 국가들이 절박해지면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불안정한 지정학과 절망적인 인구학이 만나 이 세계를 완전히 붕괴시키게 된다.

 

붕괴하는 세계의 양상 1: 운송, 에너지, 산업 자재
안정적인 장거리 운송과 에너지 접근 시대의 종말



미국 주도의 세계에서는 제국의 횡포도 해적의 약탈도 사라졌다. 해상 운송로가 자유롭고 안전해졌다. 미국이 시장을 개방하면서 무역이 증가했다. 선박이 대형화되고 컨테이너선이 등장하고 장거리 해상운송이 발전했다. 항구도 대형화되었다. 글로벌 공급사슬이 형성되었다. 이 세계의 번영은 글로벌 분업체계와 규모의 경제 덕분이었고, 이는 저렴하고 안전한 장거리 운송체계에 기반하고 있다. 이 운송체계가 무너지면 산업화도 도시화도 세계화도 무너지게 된다. 미국이 바닷길을 지키지 않게 되면 해상 운송로가 불안정해진다. 아라비아해든 지중해든 홍해든 흑해든 남중국해든 어디서든 불시에 통행이 차단되거나 화물선이 나포될 수 있다. 미국이 더 이상 시장을 개방하지 않아도, 인구가 감소해도 무역이 축소되고 분업체계가 망가지고 운송 수요가 줄어들고 장거리 운송체계가 붕괴된다..... 중략

 

목차

 

한국어판 서문

프롤로그


1부 한 시대의 종말

01 시작은 이러했다
농경 정착 생활 혁명
물 혁명
바람 혁명
산업 혁명
02 우발적 초강대국
미국은 역사상 가장 막강한 해양 세력
미국은 역사상 가장 막강하고 가장 안정적인 산업 국가
03 완전한 변신
04 우리 이야기
농사 때려치우기
05 역사에 가속도가 붙다
06 섬뜩한 단어 습득하기
07 덧셈 시대의 종언

08 엉망진창인 모델들

성공사례로서의 러시아

곱게 늙어가는 일본

꺼져, 코로나바이러스

09 덧셈 시대의 잔여물

덧셈의 미국 1: 지리적 여건
덧셈의 미국 2: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덧셈의 미국 3: 문화
덧셈의 미국 4: 멕시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종말
저자의 짤막한 메모… 그리고 모스크바

2부 운송

10 머나먼 길
운송이라는 물리적 고난
원양항해 시대의 운송
11 제약에서 벗어나기: 운송의 산업화
12 무역의 미국화
효과 1. 선박: 훨씬 크고, 성능이 좋지만… 훨씬 느리다
효과 2. 컨테이너화: 훨씬 나은 상자 만들기
효과 3. 항구: 규모는 커지고 수는 줄고
효과 4. 도시: 도시의 폭발적 증가
효과 5. 공급사슬: 생산은 지역에서, 판매는 세계를 상대로
해체

13 대대적인 해체
앞으로 닥칠 세계: 위험을 자초-그리고 모면-하기
14 폭풍이 휘몰아치는 항구
심호흡


3부 금융

15 화폐: 가본 적 없는 길로 나아가기
화폐로 가는 머나먼 길
신뢰 구축
기축통화: 거물
성공에서 비롯된 실패
16 자본의 모험
공짜 돈: 아시아 금융 모델
대융합: 유로 모델
호황에서 불황으로 그리고 다시 호황으로: 미국 모델
17 재앙은 상대적이다
18 덧셈 시대의 종말 재확인하기: 인구구조와 자본
19 융자 전성시대 요약
20 미래의 금융 실패 헤쳐나가기

 

4부 에너지

 

21 진보 작살내기

근대 에너지로 가는 길: 전쟁, 숭배, 고래, 그리고… 뜨게질?
22 미국 주도 세계질서 하의 석유 질서
23 석유 지도: 현 상황
24 석유에는 석유 이상의 의미가 있다
비탄력성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
불가분
대비책 아닌 대비책
석유에는 석유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석유에는 석유 이상의 의미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기후변화
25 미래에 연료 공급하기

5부 산업 자재

26 역사 분해하기
과거에서 얻은 교훈, 미래를 위한 교훈
본론에 뛰어들기 전에 유념해야 할 사항
27 필수 자재
28 미래에 각광받을 자재
29 변함없는 자재
30 독특한 자재

31 공급이 안정적인 자재
32 세계는 이렇게 끝난다

6부 제조업

33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만들기
맨 처음부터 시작하기
작동하는 방법과 이유
적시생산방식
34 현재의 지도
동아시아의 제조업: 구체화한 세계화
독일 중심 유럽의 제조업
북미지역의 제조업: 차고 넘치는 선택지
35 미래의 지도
아시아 Inc.의 종말
유럽의 해체
북미의 세기
신흥 중심지
36 새로운 세계 제조하기
붕괴 분석하기

 

7부 농업

37 무엇이 걸린 문제인가
풍요 구축하기
38 취약성의 지정학
39 최악의 사태를 모면, 혹은 수용하기
40 기근 완화하기
투입재의 기교와 과학
뒷걸음치는 “진보”
41 식단 확대하기, 식단 축소하기
42 농업과 기후변화
두 지역 이야기
기후변화 이해하기 1: 열기가 아니라 습도가 문제
기후변화 이해하기 2: 바람을 예의주시하라
기후변화 이해하기 3: 둘은 하나보다 낫다
기후변화 이해하기 4: 한계 토지의 종말
조금 더 멀리까지 내다보기
43 새로운 세계 먹여 살리기
44 세 번째 기수(The Third Horseman)의 대장정

에필로그
감사의 말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무엇이 옳은가  :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 후안 엔리케스

170 E59rKㅇ  인문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왜 ‘옳고 그름’의 문제는 점점 뜨거워지는 걸까?

윤리적 변동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지금,
가장 논쟁적인 주제, 그래서 더욱 지적인 대화들

왜 뻔한 '옳고 그름'의 이슈에 전 세계 지식인들이 다시 주목하는가? 페미니즘과 성 소수자, 가난과 계급, 불평등 등의 이슈는 왜 점점 뜨거워지는가? 그리고 복잡해지는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는 ‘옳고 그름’의 싸움으로 귀결된다. 서로 다른 이념과 가치, 믿음으로 갈등의 양상이 점점 다양해지고 첨예해지면서 기존의 납작한 사고로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조차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정치적 올바름과 그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이 이제 한 개인의 경쟁력인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할까? 당신에게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당신만의 지적 근거가 있는가?

‘TED가 가장 사랑한 미래학자’로 불리며 현재 미국에서 가장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는 후안 엔리케스가 세계적 화두인 ‘옳고 그름’의 문제를 꺼내 들었다. 미래 인류에 대한 다양한 이론으로 『월 스트리트 저널』과 『타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등 해외 주요 매체에서 극찬을 받았던 그는 『무엇이 옳은가』에서 대담하고 논쟁적인 대화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긴 ‘옳고 그름’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정치철학자들이 남긴 정의의 개념을 환기시키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문명을 통해 인류의 과거를 살폈다면, 『무엇이 옳은가』는 기술의 발달과 사유의 변화를 통해 인류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올 미래의 지도를 펼쳐 보인다. 온갖 윤리적 딜레마들을 섭렵하며 다양한 논쟁들을 잔뜩 풀어놓은 이 지적 대화의 자리에 당신을 초대한다. 정신질환자의 범죄에서 기후재난 시대의 일회용품 사용까지, 종횡무진 섭렵하는 그 지적 여정 속에서 당신의 머리는 기분 좋게 어지러울 것이다.

 

출판사 서평

 

★ 하버드 경영대학원 ‘최고의 교수’로 역임한 저자의 종합 인문 교양수업
★ 2,100만 뷰 기록의 ‘TED 명강의’
★ 아마존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 이어령 교수 · 정재승 뇌과학자 · 이기진 교수, 국내 대표 지성인들의 추천 도서

당신은 선량한 시민이다. 정규 교육 과정을 착실히 거쳐 성숙한 사회 일원으로 성장해, 정해진 규율을 성실히 따르며, 다양한 공동체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당신은 인권을 존중하고, 규범에 따라 합리적으로 생각하며, 사회적 범주 안에서 행동한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 뉴스에서 본 여러 사회적 논란에 대해 생각하며 당신은 분노한다. 그리고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저들은 어떻게 저렇게 무지하고 미개한 걸까? 어떻게 저렇게 이기적이고 비상식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까?
우리는 스스로 ‘옳고 그름’을 잘 분별한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 신념을 바탕으로 타인을 해석하고, 평가하고, 구분 짓는다. 그러나 후안 엔리케스는 『무엇이 옳은가』를 통해 우리의 이러한 확신을 무너뜨린다. 그리고 옳고 그름의 판단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가장 중요한 전제를 말한다. 옳고 그름은 시간에 따라 바뀐다는 것. 우리는 윤리를 절대적이고 근원적인 대상으로 여기지만 규칙은 변하고, 영원한 진리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오늘 너그럽게 인정하는 일들이 내일이 되면 어떻게 달라질까? 오늘의 ‘옮음’이 내일도 여전히 옳을 수 있을까?

어제는 맞고, 오늘은 틀리다
나의 옳음이 야만이 되는 순간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면 모든 기준이 바뀌고, 당신은 더 이상 선량한 시민이 아닐 수 있다. 인류는 다른 부족들과 서로의 관행을 합치고, 부수고, 개선하는 과정의 역사였다. ‘옳음’의 기준 또한 이런 과정 속에서 자기를 계속 바꾸어나가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이동을 추진하는 동력이 바로 ‘기술’이었다.
윤리는 기술과 공생하며 진화한다. 가령 1968년까지만 해도 미국정신과협회는 동성애를 ‘사이코패스적 인격 장애’로 기술했다. 그러나 미디어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LGBTQIA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졌다. 기존의 주류 미디어에서 배제되었던 동성애 커플들이 여러 미디어 채널과 함께 다채롭게 등장하자, 정상 가족 프레임 바깥의 소수자와 그들의 다양성이 대중들에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신성불가침의 영역 또한 과학기술이 들어서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임신 시기와 출산 여부를 조절할 수 있는 각종 피임 및 의료 기술의 발달로 자연의 순리로 여겨졌던 여성의 임신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으며, 여성의 임신 중지권뿐 아니라 정자은행을 통한 비혼모의 임신 선택권 관련 법률도 조정되고 있다.
농업의 대량 생산을 위해 당연하게 여겨졌던 노예제도도 기술 발전과 함께 사라졌다. 저자는 영국이 노예제도를 가장 먼저 폐지한 국가인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른 나라들보다 일찍 산업화를 거쳐, 인력 노동을 기계로 빠르게 대체한 역사가 영국의 노예제 폐지와 관계되어 있는 것이다. 빠른 산업화를 이룬 미국 북부에서는 농업에 의존했던 남부보다 먼저 노예제도 관행을 금지하기도 했다.
저자는 보몰의 ‘비용 병폐(Cost Disease)’ 이론을 바탕으로 기술 발전이 정체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곳에서는 비윤리적 행동이 계속 용인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가 늘어나고 비용이 줄어들면 윤리적 기준도 빠르게 이동한다고 말한다. 즉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변화 속에서 윤리적 변동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당연하게 여겨졌던 시대적 ‘옳음’도 역사 속 ‘야만’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그다음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시대에서 우리는 이제 어떤 변화를 예측할 수 있을까? 시간과 함께 이동하는 옳고 그름의 역사는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 또한 지금의 윤리 기준을 다른 방식으로 바꿀 거라고 예고한다.

미래에서 온 편지 혹은 고소장
우리는 잠재적 가해자이다

후안 엔리케스는 과학기술 시대의 옳고 그름에 대한 몇 가지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가령 당신은 미래에 한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될 수 있다. 어느 날 아침, 당신은 고소장 한 장을 받게 될 것이며, 그 고소장은 당신의 손자가 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당신은 본인이 지닌 유전자적 결함을 알고 있었지만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고, 그 결함을 안고 태어난 손자가 그러한 당신의 판단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상해죄’를 물었다. 당신은 복잡한 윤리적 문제 때문에 유전자 편집 기술을 쉽게 선택할 수 없었지만, 당신의 자녀 세대는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사고할 것이다.
당신은 여기 또 다른 사건의 공모자로도 거론된다. 인류는 위생적으로 열악한 수용소 같은 우리에 동물을 집단으로 가둬놓고 사육했다. 동물들이 질병에 걸렸을 때는 손쉽게 생매장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를 반복해왔다. 당신은 그 잔인한 동물 살해 현장을 보고도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바꾸지 않았다. 실험실에서 만든 대체육 섭취를 당연하게 여기는 미래 세대에게는 폭식을 복스러운 것쯤으로 여기는 오늘날의 육식 습관과 미디어 속 ‘먹방’ 콘텐츠는 현시대의 야만과 무지의 상징이 될 것이다.
새로운 과학기술 시대에 우리는 모두 잠재적 가해자이다. 미래에는 새로운 두뇌 생산 기술과 함께 유전자 맞춤형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인간은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종이 나타나고, 인공지능은 점점 인간처럼 말하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화성 이주 시대가 가까워지면서 인류에게는 새로운 공간이 열릴 것이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당신이 지금 붙들고 있는 절대적 진리는 죽은 이론이 될 것이며, 지금 당연하게 행동한 일은 미래 세대가 당신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그들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You are right! Right?”
최종적 진실을 다시 의심하라

인류는 지금 ‘멋진 신세계’가 보여주는 새로운 기술에 도취되어 있고, 미래학자들은 누구보다 먼저 그 문명에 들어가고자 앞다투며 다양한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저자는 그 입구에 서서 묻는다. ‘어떻게’ 들어갈 것인가.
지금 미국에서 가장 도발적인 이슈를 던지는 미래학자 후안 엔리케스가 제시하는 이슈는 앞으로 우리가 마주하게 될 윤리적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하게 한다. 임신과 출산이 기계로 완전히 대체되면 생식 목적의 1:1 파트너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게이 커플은 체외 출산을 통해 대리모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실시간으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SNS 감옥을 우리는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나의 성적 욕망이 담긴 데이트 앱 속 내용이 영구적 데이터로 남게 된다면? AI가 개발자들의 사회적 편견이 짜깁기된 데이터라면? 만약 AI가 나의 채팅방을 열어본다면?
저자는 기존에 논의된 적 없던 낯선 질문들을 통과하면서 좌파 아니면 우파라는 기존의 승자식 기준으로는, 또 세대와 세대, 인종과 인종, 종교와 종교 사이의 문화전쟁 속에 존재했던 이분법적 판단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앞으로의 윤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질문들은 당신을 불편하게 할 것이며,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이제 정치적 올바름과 그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이 한 개인의 경쟁력인 시대이다. 페미니즘과 성 소수자, 가난과 계급 등 사회적·정치적·경제적 문제가 복잡하고 치열해질수록 그러한 논쟁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하는 힘이 필수적이다. TED가 가장 사랑한 미래학자이자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의 교수’로 선정된 후안 엔리케스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절대적 정답’이 아닌 ‘열린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한다. 그리고 이제 흔들리던 옳고 그름 사이에서 당신은 자신만의 지적 무기를 얻게 될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 옳고 그름의 문제는 왜 뜨거운 이슈가 되었을까?

1장 인간을 다시 설계하는 것은 옳은가
원죄 없는 잉태
인간의 기본값이 달라진다
실험실에서 자라는 두뇌들
정신 오작동이 범죄라고?

2장 기술이 윤리를 바꾸는 것은 옳은가
햇빛의 가격이 내려간다면
기술은 부자의 편?
식탁 위 가짜 고기
멸종 버튼을 누르다
SNS, 거짓말 그리고 가짜뉴스

3장 어제의 세계는 지금도 옳은가
노예 제도는 완전한 노동 시스템이었을까
성소수자: 성적일탈 vs 성적지향
신의 얼굴은 계속 바뀐다

4장 SNS 속 무제한 자유는 옳은가
디지털 문신들
데이트 앱에 기록된 당신의 욕망

5장 지금의 사회구조 시스템은 옳은가
보몰 이론의 경고
의료비에 대해 몰랐던 진실들
무너지는 교육의 공정성
돈이 되는 감옥 비즈니스
일회용품의 역습

6장 당신의 ‘옳음’은 모두 틀렸다
난민을 위한 법은 없다
전쟁은 어떻게 돈벌이가 되나
과도한 절차가 죽음을 부른다

7장 그래서… 결론은?
윤리 2.0, 3.0, 4.0

남은 이야기 | 이제 ‘누가’ 판도를 바꿀 것인가
중국은… 나홀로 윤리?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때
바이러스와 인간의 공존
외계 생명체와 미래의 문명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어떤 나라를 꿈꾸시나요? 함께 만들어 가는 대한민국 

 

우리가 함께 성장하고 지향해야 할 가치를 말하다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이 온다:   김준형의 외교혁명 제안 / 구입 중 안티레이시즘 =Antiracism : 우리의 관점과 세계관을 왜곡시키는 인종차별주의의 구조를 타파하기 / 구입 중 청년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이 세상 모든 불안러에게 보내는 메시지 / 305.242 청214ㅊ 사회과학열람실(3층) 

 

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혐오와 갈등을 증폭하는 정치적 양극화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 구입 중 그런 세대는 없다:   불평등 시대의 세대와 정치 이야기 / 구입 중 왜 국가인가 : 근대 국가와 정치혁명 /
정리 중

 

 

기후변화, 이제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 정리 중 성장 이후의 삶 : 지속가능한 삶과 환경을 위한 '대안적 소비'에 관하여 /
339.47 S712pKㅇ  사회과학열람실(3층) 
최종 경고 : 6도의 멸종 : 기후변화의 종료, 기후붕괴의 시작 / 363.73874L987oK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미래의 인재, 대학의 미래:   학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시대 / 구입 중 대전환 시대, 학교를 말하다 :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찾은 미래 교육 키워드 / 370.1성19ㄷ 사회과학열람실(3층) (교육을 위한)메타버스 탐구생활
/ 정리 중

 

 

< 출처 : 인터파크 >

:
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