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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  플라스틱부터 음식물까지 한국형 분리배출 안내서  / 홍수열

363.728 홍57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재활용될 거라 굳게 믿고 열심히 분리해서 버린 당신의 쓰레기는 어디로?
제대로 ‘잘’ 버려야 되살릴 수 있다!

당신의 분리배출은 틀렸다! 국내 최초의 한국형 분리배출 안내서『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우리가 내놓는 재활용 쓰레기의 실제 재활용률은 불과 40%, 나머지는 쓰레기로 남아 어딘가를 떠돈다. 재난이 된 쓰레기, 어떻게 해야 자원이 될까? 해법은 분리배출에 있다. 자원화할 수 있는 재활용품이 쓰레기로 처리되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배출자가 쓰레기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 책은 헷갈리는 품목별 분리배출 방법을 쓰레기가 처리되는 시스템으로 설명하고 그 안에서 개인이 해야 할 적절한 역할을 설명한다. 이와 함께 개인의 실천과 연대를 통해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과 물건과 이별하는 우리의 자세를 돌아보며, 익숙한 소비방식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제안한다. 재활용되는 것들만 기준에 맞춰 배출하는 소비자 실천, 재활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 생산자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소비자 행동, 개인의 실천을 넘어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 저항이 필요한 이유를 일상에 엮은 생활밀착형 안내서이다. 인류의 미래는 바로 집 앞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있다.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니까!

 

출판사 서평

 

저자에게 묻다

#분리배출 #자원순환 #재사용 #소비자실천 #소비자행동

Q 책 제목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는 우리가 쓰레기로 버리는 것들이 쓰레기가 아니란 뜻인가요?

맞습니다. 아무렇게나 버려지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도 있고요. 또 잘못된 쓰레기 배출 방법을 꼬집는 말이기도 합니다. 재사용할 수 있는데 그대로 버리는 것, 재활용되는데 쓰레기로 버리는 것,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데 분리배출하는 것 모두가 문제입니다. 특히 분리배출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데요. 재활용될 거라 믿고 열심히 분리해서 내놓는 재활용 쓰레기의 재활용률은 불과 40%입니다. 이 책을 쓴 이유죠. 분리배출을 정확히 하자고 말입니다.
Q 최근 환경, 그중에서도 쓰레기 문제를 주제로 한 책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만의 차별점을 콕 집어주신다면?

쓰레기의 심각성과 환경 문제를 다룬 책들은 꾸준히 나왔습니다. 다만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일반적인 문제 제기에 그치고 있어 아쉬웠어요. 일상에서 거의 매일 쓰레기를 접하는 개인이 막상 쓰레기 문제 앞에선 어떻게 해야 할지, 분리배출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내용도 부족하고요.
번역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큰 틀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쓰레기는 일상생활과 밀접하잖아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배출하는 품목도 규정도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거든요.
쓰레기를 어떻게 내놓아야 하는지 배출자 눈높이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국형 분리배출 안내서가 절실했어요. 지난해 서울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시민에게 질문을 받아 어떤 쓰레기를 어떻게 버릴지 알려주는 동영상 채널을 열었죠. 시민들과 문제를 나누다 보니 책으로 이어졌습니다. 전국에서 두루 받은 질문을 토대로 기본 개념부터 처리 과정, 품목별 분리배출 방법까지 청소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열심히 썼습니다.

Q 어떻게 버려야 할지, 분리배출 부분만 콕 집어 알려주는 게 낫지 않나요? 굳이 기본 개념부터 처리 과정도 알아야 할까요?

네. 알아야 합니다. 쓰레기는 자원이니까요. 우리가 분리배출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쓰레기를 재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재활용하지 않으면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하는데, 소각장도 매립장도 포화 상태입니다. 자기 집 근처에 소각장이나 매립장을 짓는다면 다들 반대할 거잖아요.
지금처럼 끊임없이 자원을 채굴해 쓰고 사용하는 족족 쓰레기를 만드는 방식은 오래 가지 못해요. 땅과 바다가 쓰레기로 뒤덮일 지경입니다. 이렇게 무분별한 소비가 지속된다면 지구가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요.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에 앞서 ‘왜 그렇게 버려야 하는지’ 과정을 아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침을 보면 이렇게 배출하라고만 알려줍니다. 그러니 우리가 재활용될 줄 알고 내놓은 쓰레기의 실제 재활용률은 40%에 밑돌 수밖에요.
우유 팩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실제 재활용률은 20%밖에 안 돼요. 소비자들이 열심히 분리배출하지만 종이류에 내놓는 등 잘못된 방법으로 소중한 자원이 낭비되고 있죠. 쓰레기를 자원화하려면 왜 그렇게 버려야 하는지 꼭 알아야 합니다.
책에는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처리되는 전체 시스템을 설명하고, 그 안에서 개인이 해야 할 적절한 역할을 풀었습니다. 그래야 자원이 되는 재활용품을 제대로 분리배출하는 안목이 생기니까요.

Q 우리나라의 쓰레기 분리수거 수준이 세계 최고라고 하던데, 모두 재활용되는 거 아니었나요?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다른 나라보다 잘하는 건 사실입니다. 문제는 다 재활용되는 게 아니라는 데 있죠. 어떤 경우엔 오히려 재활용을 방해하기도 하거든요. 소비자의 잘못이 아니라 생산자, 즉 기업의 탓이 큽니다.
플라스틱의 예를 들자면, 재활용되지 않을 게 뻔한데도 ‘other'로 표시해두었죠. 상황이 이러니 열심히 분리해 배출해도 실제 재활용률은 30%밖에 되지 않습니다. 기업 대부분이 물건을 많이 팔 궁리만 할 뿐 쓰레기를 줄일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비자 행동이 중요해요.

Q 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소비자 실천’과 ‘소비자 행동’이 나오는데, 소비자 실천이 개개인의 분리배출 의지라면 소비자 행동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나요?

쓰레기 문제는 단박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서 차분히 문제를 인식하고, 경제 시스템과 소비 습관 전체를 바꾸기 위한 실천이 필요합니다. 책에선 소비자 실천 중 쓰레기를 분리배출 할 때 마주치는 문제와 제대로 배출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역할은 빛이 나죠. 다 쓴 물건을 분리하고 이물질을 제거해서 배출하는 행동은 소비자만이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소비자들만 잘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아요. 핵심은 기업입니다.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쓰레기 문제는 꿈쩍도 하지 않아요. 생산단계에서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이 잘 되는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바로 이 지점에서 소비자 행동이 필요합니다.
기업을 변화시키려면 소비자가 매의 눈으로 감시해야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한 지금은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이 꽤 많아요. 기업에 메일을 보내거나 홈페이지에 항의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기업을 압박할 수 있죠.
소비자 행동은 요즘 말로 ‘덕질’이에요. 쓰레기 덕질.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잖아요.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실천하고 행동하면 경제와 사회 구조도 차차 변화할 겁니다. 변해야 우리 모두 살 수 있어요.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고 카프카가 말했습니다. 이 책이 쓰레기를 양산하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구조를 깨는 작은 도끼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목차

들어가며.
쓰레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감춰져 있을 뿐

쓰레기를 알자_분리수거함 가기 전 알아야 할 것들

왜 그렇게 버려야 할까?
#쓰레기 #분리수거 #분리배출 #제로웨이스트 #자원순환 #3R #5R #재사용 #재활용 #새활용
#소비자실천 #업사이클링 #프리사이클링 #소비자행동 #플라스틱어택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떻게 되나?
#쓰레기분류 #쓰레기수집 #재활용품배출비용 #쓰레기대란 #재활용품선별장 #생산자책임제도
#페트병보증금제 #재활용용이성등급

쓰레기 소각과 매립, 꼭 필요할까?
#쓰레기산 #매립 #소각 #자원회수시설 #폐기물고형원료 #쓰레기매립장
#쓰레기수출입 #발생원처리원칙

당신의 분리배출은 틀렸다_제대로 버려야 재활용된다

플라스틱 & 친환경 제품이라는 것
#멜라민 #비닐랩 #고무제품 #실리콘 #페트병 #병뚜껑 #스티로폼 #물티슈
#과자봉지 #담배꽁초 #아이스팩 #껌 #문구류 #칫솔 #빨대 #생분해성플라스틱
▷플라스틱인 척하는 쓰레기

일회용품
#비닐봉지 #일회용컵 #일회용컵보증금제 #일회용컵대체서비스 #일회용포장재
#쓰레기제로매장 #소분가게 #일회용빨대
▷스티로폼인 척하는 쓰레기

종이 & 종이 같은 것
#폐지 #폐지대란 #코팅지 #우유팩 #종이팩 #종이용기 #감자칩통 #노트
#종이테이프 #영수증 #종이포일 #종이포장재 #일회용기저귀
▷종이인 척 하는 쓰레기

유리 & 유리 비슷한 것
#재사용유리병 #빈병보증금 #기름병 #유리조각 #내열유리 #강화유리
#강화내열유리 #크리스털유리 #거울
▷유리인 척 하는 쓰레기

금속 & 금속+플라스틱
#철캔 #알루미늄캔 #도시광산산업 #폐금속자원 #페인트통 #부탄가스통
#알루미늄포일 #우산 #텀블러 #세탁소옷걸이

폐가전제품
#역회수서비스 #무상방문수거서비스 #냉매 #재활용센터 #수리서비스
#소형전자제품 #핸드폰 #이어폰 #충전기 #보조배터리

전등 & 건전지
#형광등 #LED등 #백열전구 #건전지 #수은전지

의류
#재사용가게 #나눔장터 #구제가게 #빈티지매장 #의류수거함

음식물 쓰레기 & 폐의약품
#음식물건조기 #생분해비닐봉투 #음식물쓰레기종량제 #음식물쓰레기처리기
#퇴비화 #음식물쓰레기재활용 #폐식용유 #폐의약품

나가며. 쓰레기 연대를 꿈꾸며

♤ 제로 웨이스트를 위해 알아두어야 할 정보

 

<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버려진 캐리어에서 세상을 품은 도서관으로 : 의미와 재미 사이에서 실천하기

 

요즘 나의 산책로는 아파트 단지의 분리수거장과 분리수거장을 잇는 동선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6천8백 세대가 사는 대단지라 분리수거장이 여러 곳에 있다. 그 앞을 지나며 힐끗힐끗 쳐다보면 폐기물 틈에 내가 노리는 물건이 있다. 그 녀석을 마주치면 심장이 떨린다. 간단하게 정상 여부를 확인하고 애인처럼 손을 꼭 잡고 집에 데려온다.

분리수거장에 ‘고려장’ 된 물건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았다. 조금만 고쳐 쓰면 될 것을, 아니 고쳐 쓸 필요도 없고 그리 낡지도 않았는데 단지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물건 천지였다. 그리 절약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음에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왠지 그것은 ‘물건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결국 물건을 하나씩 집어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지는 아니니까 나름의 원칙이 있다. 원래 용도와 다른 용도로 활용한다. 어떻게 새롭게 쓸지 구상이 서면 집어온다. 이를테면 과일바구니는 주워서 캠핑 갈 때 식재료를 넣어간다. 나름 운치가 있다. 쓰고 난 뒤에는 화로대에 넣어 불쏘시개로 쓴다. 개다리소반 역시 최후의 만찬을 마친 뒤에는 화로대 행이다. 버려진 프라이팬은 모닥불 위에서 화려한 불쇼를 마치고 장렬하게 산화한다.

 

분리수거장에서 찾은 ‘다른’ 쓸모

 

나에게 분리수거장 ‘최애템’은 바로 여행용 캐리어다. 처음에는 빈티지 캐리어를 하나 주워다가 여행자 카페를 운영하는 지인에게 가져다주었다. 단순한 전시용이었다. 하지만 일반 캐리어의 쓸모는 찾지 못해서 러 번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유레카를 외쳤다. 멋진 쓸모를 찾은 것이다. ‘안 쓰는 캐리어에 책을 넣어서 기증하게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10여 년 전 나름 ‘트위터 스타’로 군림할 때 ‘기적의 책꽂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안 쓰는 책을 모아 꼭 필요한 곳에 보내주자는 소셜 프로젝트였다. 사람들은 집단지성의 에너지를 좋은 일에 쓰는 것을 즐겼다. 덕분에 1년 반 동안 11만 권 정도의 책을 모아 기증할 수 있었다.

기적의 책꽂이 프로젝트의 시즌2 격으로 ‘캐리어도서관’을 시작했다. 기적의 책꽂이 프로젝트를 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게 바로 책을 나르는 일이었다. 기증자들도 책을 들고 오는 것을 힘들어했다. 그래서 후원자를 통해 착불 택배 시스템을 구축해서 기증받았다. 하지만 책을 기증받는 곳으로 옮길 때에도 작업량이 만만치 않았다. 몇천 권의 책을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을 하는지 이삿짐센터를 하는지 헷갈릴 정도여서 ‘바퀴 달린 책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버려진 캐리어를 본 순간 ‘바퀴 달린 캐리어를 책장으로 쓰자’는 생각이 들었다. 발상을 전환하니 모든 고민이 해결되었다. 책을 기증하는 사람이 캐리어에 책을 넣어 끌고 오면 손에 들고 올 때보다 몇 배 더 많은 책을 가져올 수 있다. 기증받을 곳에 옮길 때도 캐리어 채로 옮기니 작업이 수월했다.

무엇보다 캐리어는 하나하나가 그대로 책장으로 쓰일 수 있어서 좋았다. 책 캐리어 하나가 그대로 기증자가 붙인 이름의 도서관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캐리어도서관이 되어 우리나라 오지와 외국을 여행하게 된다. 지금처럼 코로나19 상황으로 여행을 못 갈 때는 책 캐리어를 먼저 보내고 나중에 찾아가도 된다. 캐리어는 하나의 우주였다. 나의 지적 세계를 담는 것이 책 캐리어라면 CD를 담은 음악 캐리어나 DVD를 담은 영상 캐리어는 내 취향의 세계를 담을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니 캐리어도서관은 우주를 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췄지만 상상력은 멈출 수 없었다. 그래서 이 구상을 페이스북에 쏟아냈다.

 

지식과 취향을 담아 세상을 누빈다

 

세상에서 제일 큰 도서관을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미국 의회도서관의 장서 수가 1,700만 권~1,800만 권 정도 되는데 이를 능가하는 2,000만 권으로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넓고 큰 캐리어도서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역시 뻥은 크게 쳐야 맛이다. 다들 ‘속아주는 척’ 했다. 동조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서울하우징랩에서 공간을 제공해 주어서 코로나19 와중에도 조용히 시작할 수 있었다.

뻥도 치니까 늘었다. 2,000만 권이라니!? 그래도 계획은 있다. 2,000만 권을 모으는 셈법은 이렇다. 10만 권까지는 우리가 모으고 1,990만 권은 전 세계 한류 팬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특히 BTS 팬들에게. 책 캐리어를 모으고 나르는 일이 ‘의미 있는 놀이’가 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책 캐리어를 받는 곳에서는 책보다 캐리어를 더 반길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책 캐리어는 세상을 누빌 것이다.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벌써 전시도 하나 기획했다. 문화예술인들이 자신의 예술세계를 담은 캐리어를 기증하게 해서 《꿈캐리어》 전을 열 생각이다. 벌써 문화예술인들이 나서기 시작했고 전시장을 내주겠다는 갤러리 관장도 나타났다. 캐리어의 확장된 해석을 볼 수 있는 전시라 나름 기대된다.

‘의미 있는 일을 재미있게, 재미있는 일은 의미를 찾아서’ 하면 오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다. 세상에 영원한 파티가 없듯이 영원히 재밌는 것은 없다. 영원한 재미를 보장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의미’다. 캐리어도서관은 그런 의미에서 ‘국내 1호 여행감독’을 자처한 나에게 영원한 재미를 보장하는 여행 아이템이다.

세상에 위대한 사상가는 없다. 오직 위대한 실천가가 있을 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사실 개점휴업 상태이기는 하지만 기증받은 책 캐리어를 보면 알이 꽉 찬 주꾸미를 보는 듯해 흐뭇하다. 언젠가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 이 책 캐리어와 함께 세상을 여행할 것이다. 책 캐리어에 우주를 담아서 말이다.

 

 

< 출처 : 아르떼 >

:
Posted by sukji

멋진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네요. 체험학습도 되고.... 꼭 성공했으면 합니다. 학우 여러분도 모든 일에 발상의 전환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강신호 소장 

“목공·철공소처럼 플라스틱 대장간을 만들어 봅시다”

 

‘이러다 지구에 플라스틱만 남겠어’
‘환경재앙’ 알지만 안 쓸 수 없고, 현 분리수거는 소각 수준
부수고 녹이는 재활용 체험학습에 생활용품 제작 실험 중

강신호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장은 “생산자는 제품을 어떻게 분리해 내놔야 재활용에 유리한지 근거를 소비자에게 제시하고, 소비자는 최종순환 과정까지 생각해 소비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 같은 변화를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플라스틱류’로 쓰레기 수거 차량이 싣고 가게만 하면 소비자로서 할 일을 다했다고 여기게 만드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플라스틱도 재활용률을 높이고 폐기가 아니라 새로운 물건으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전환이 필요합니다.”

 

플라스틱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왜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쉽지 않을까. 플라스틱은 도대체 왜 분해가 되지 않을까. 1950년대 본격 상용화되기 시작해 70여년의 역사를 가진 플라스틱은 생산자와 소비자에게는 큰 편리를 가져다줬지만, 지구환경에는 되돌리기 힘든 재앙이 되고 있다. 플라스틱이 생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린다는 과학자들의 추정조차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저 세대를 걸치고 걸쳐 정말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사실만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2012년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를 세워 환경운동에 나서고 있는 강신호 소장(59)이 <이러다 지구에 플라스틱만 남겠어>(북센스)를 펴냈다.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플라스틱 교과서’다. 2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강 소장은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플라스틱을 마구 사용하고 있지만 그 오염물질은 여러 세대에 걸쳐 악영향을 끼치고, 결국 우리가 쓰지 말자고 했을 때는 이미 누군가 질병을 앓고, 어떤 동물은 멸종된 이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플라스틱은 어떤 물질이고, 왜 조심해야 하는지 데이터를 모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원유에서 나프타를 뽑아내 얻은 탄화수소 혼합물이 고체 형태의 분자구조를 갖도록 거대한 사슬로 엮어낸 것이 지금의 플라스틱이다. 강 소장은 “플라스틱이 재활용도, 분해도 어려운 것은 치밀한 고분자 사슬들 탓에 열분해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플라스틱을 “지구상의 어느 미생물도 분해할 수 없는 ‘아주 고약한 외계물질’ ”이라고 표현했다.

 

“플라스틱을 거부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전혀 쓰지 않을 수 없다면 최대한 재활용률을 높이는 게 지금 우리가 시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를테면 생수병 하나를 버리더라도, 병의 몸통, 라벨, 뚜껑 등에 3~4가지의 서로 다른 플라스틱이 들어가 있어요. 이것을 깨끗이 씻고 말려서 라벨에 안내돼 있는 PET, PE, PP 등 종류별로 내놓는 것만 생활화하더라도 재활용률이 훨씬 높아질 수 있죠.”

플라스틱에 수분이나 불순물이 섞여 있으면 녹이는 데 문제가 생기고, 다른 종류를 한데 모아 놓으면 다른 물건으로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강 소장은 “지금처럼 뭉뚱그려서 내놓으면, 결국 재활용 수준이 태워서 연료로 쓰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는 대한항공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비행기 엔진 전문가였다. 직장에 다니며 가스로 가동되는 열기관인 가스터빈을 전공해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그런 그가 삶을 전환한 계기는 우연히 귀농한 친구집을 방문한 일이었다. 강 소장은 “경북 봉화로 내려간 친구집에 갔더니, ‘네가 공학도니까 전기세 좀 줄이게 선풍기로 풍력발전기를 만들 수 있을까?’,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지?’라고 묻는데 아차 싶었다”고 했다. 그는 “첨단기술을 공부하면서도 정작 간단한 과학원리를 응용하는 문제, 인간의 삶과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기술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구나 깨닫고 2년 뒤 26년간 다닌 항공사에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새로운 물건으로 만드는 ‘플라스틱 대장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목공소, 철공소가 있듯이 플라스틱공방이 있으면 쓸모있는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플라스틱을 부숴 녹이는 체험학습도 제공하고, 플라스틱이 많이 쓰이는 장난감을 가져다가 손전등이나 스피커로 만드는 작업도 진행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는 철제 프레임에 녹인 플라스틱을 블록으로 만들어 의자를 제작하는 작업을 여러번 시도하는 단계에 있다”며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길게 쓸 수 있는 생활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출처 :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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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