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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내밀고 손잡을 용기가 필요하다 :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사회의 변화에 따라 교육과정은 변화한다. 작년 12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이 발표되었다. 이번 교육과정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팬데믹과 인공지능의 발전 등 오늘날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교육과정은 한 개인으로서 갖춰야 하는 역량인 창의성과 더불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지향해야 할 방향을 ‘포용성’이라는 낱말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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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사계절출판사, 2018)  362.4 김67ㅅ   독서인증실(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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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 없는 아이』  (박밤, 이집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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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의 관계를 맺는 최선의 방법

 

학교와 사회는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 정체성을 품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단적으로 16만 8,645명, 10만 3,695명이라는 2022년에 집계된 다문화 학생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숫자만 봐도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학교 공간에 모여있는지 알 수 있다.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다양성은 더 많다. 다양성 존중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감각이 중요한 까닭이다. 이러한 감각이 결여된 학교나 사회는 누군가를 쉽사리 괴물로 부르거나 소외시키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공동체 감각, 다양성 존중의 가치를 어떻게 가르치고 확산할 것인가에 있다. 존중은 그저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고 존중하자’라는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실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존중은 오히려 한 개인과의 구체적인 만남을 통해 드러나고 완성된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에서 저자는 존중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여러 가지 교육을 통해 누구나 평등하고 존엄하며, ‘장애인이나 이주민을 차별하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하지만 이 모든 말과 구호보다 더 강력한 것은 교실이나 마을에서 장애인이나 이주민을 포함하여 다양한 특징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본 경험이다. 처음엔 이미 갖고 있는 편견 어린 시선으로 다소 실수하기도 하고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부딪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개개인의 고유한 매력을 발견하게 되고 서로를 인격적인 존재로 대우하고 세심하게 존중할 수 있게 된다. 김원영은 이러한 과정을 ‘상대방의 초상화를 그리는’ 과정이라고 표현한다. 스냅 사진처럼 순간적인 이미지에 따른 판단이 아닌, 오랜 시간을 들여 한 사람을 들여다보는 것이야말로 존중의 관계를 맺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넌 내게 다가오지 못하잖아!”

 

솔직한 고백 하나를 꺼내본다. 새 학년을 시작하고 담임 학급이 정해지면 학급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출석부를 받게 되는데, 이름 옆에 때때로 ‘학습 부진’ ‘특수교육 대상’ 등의 정보가 적혀있는 경우가 있다. 몇 년 전, 새로 맡게 된 학생 명단 중 한 명의 이름 옆에 ‘학교폭력 가해자’ ‘생활지도 어려움’이라는 정보가 적혀있었다.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학생인데 머릿속에는 온갖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고, 그 학생은 만나기도 전에 이미 최대 요주의 학생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시작된 새 학년의 첫날부터 그 학생의 행동은 사사건건 눈에 거슬렸고, 결국 한 달 만에 크게 부딪히게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과 마주 앉아서 대화하던 중, 그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은 그냥 제가 싫은 거잖아요. 제가 뭘 하기만 하면 화를 내면서!”

 

학생의 말에는 틀린 것이 없었다. 실제로 나는 그 학생이 무엇을 하든 좋은 방향으로 해석하지 않았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었다. 초반에 통제하지 않으면 또다시 학교폭력을 저지르거나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학생에게 한 방 먹고 난 뒤, 학생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노력했다. 편견을 걷어낸 눈으로 본 학생은 쾌활하고 명랑했으며, 재치 있고 눈치가 빠른 친구였다. 학년이 끝날 무렵에는 우리 반 최고의 개그맨으로 인정받았다. 사고뭉치라는 편견에 갇혀있었다면 절대 발견하지 못했을 매력이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말하고 있는 ‘포용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이질적인 존재와 오랜 시간 어울려 봐야 한다. 동시에 자신의 편견을 깨뜨리고 다가가려는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한 용기를 이야기 해주는 또 한 권의 책을 소개해 본다. 박밤 작가가 지은 『입 없는 아이』라는 제목의 그림책이다.

재인이라는 이름의 한 아이가 전학을 왔다. 재인의 짝꿍이 된 폴은 그날 결석을 했고, 친구들로부터 ‘입 없는 아이’로 불리고 있었다. 입 없는 아이에 대해 생각하던 재인은 밤에 꿈을 꾸게 된다. 꿈속에서 재인은 눈이 없는 사람, 귀가 없는 사람, 코가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재인은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르거나 어색한 표정을 지었고, 그들은 “넌 내게 다가오지 못하잖아!”라며 눈물을 흘린다. 마침내 재인은 꿈속에서 입이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놀란 표정을 짓거나 괴물이라고 소리치지 않았으며 가까이 다가간다.’ 그리고

 

‘죽을 용기를 내서’ 입이 없는 사람의 손을 잡고 방을 빠져나온다.

짧은 글과 간단한 그림으로 이루어진 이 그림책을 학생들에게 읽어주면 처음엔 그림체를 보고 웃다가도 이내 이야기에 빠져든다. 누군가를 향해 ‘괴물’이라 외치거나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동시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죽을 용기’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하고 말한다. 교실에서 혼자 있는 친구에게 말 걸기, 누구에 대한 헛소문 퍼트리지 않기, 놀리는 사람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하기 같은 행동을 하면 좋겠다는 학생들의 대답은 단순하지만 반짝반짝 빛난다.

 

자신의 편견을 인정하고 공존과 존중의 태도를 선택하는 것이 때로는 죽을 만큼 두렵고 힘들게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작은 용기를 내고 작은 한 걸음을 더하는 것 아닐까? 당신이 있는 그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보자. 그리고 ‘죽을 용기를 내어’ 손을 내밀어 그들의 손을 마주 잡자.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포용성을 갖춘 사람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일 것이다.

 

이은진 평화로운 관계와 인권친화적인 교실을 꿈꾸는 초등교사. 다양한 어린이들과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thecall1@hanmail.net    이미지제공_사계절출판사, 이집트

 

 

< 출처 : 아르떼 365 >

 

:
Posted by sukji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를 향한 국제사회의 움직임

2023 유네스코 다자회담 리뷰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유네스코와 국제사회 관계자들의 굵직한 논의는 2006년으로 거슬러 간다. 제1회 유네스코 세계예술교육대회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렸고 ‘예술교육 로드맵’이 결과물로 도출되었다. 이후 2010년에 서울에서 제2회 대회가 개최되었고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한 「서울어젠다: 예술교육 발전목표」가 그 결과물이었다. 이후 비교적 잠잠했던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다시금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2023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제3차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동시대 사회문화 등 변화에 발맞춰 그간의 어젠다를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로 개정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다양한 층위의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유네스코 문화섹터와 교육섹터가 협력하는 유례없는 움직임인 만큼 어젠다 세팅 과정과 방식,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 2023 유네스코 다자회담(프랑스 파리) 

프레임워크 개정과 한국의 적극적 기여

 

서울어젠다가 제36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을 기념하며 매년 5월 넷째 주를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으로 선포 후 국제적으로 혹은 국가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옹호하고 축하하고 있다. 한국도 그간 11회의 주간을 기념하며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의 성과를 국내외로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시행해 왔다. 올해 주간행사 기간에 한국은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개정 작업 과정의 일환으로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유네스코 다자회담’에 참여했다. 유네스코가 공개한 제3차 세계대회와 프레임워크 완성까지의 여정은 다음과 같다.

한국은 2022년 주간행사 기간 서울에서 프레임워크 개정 초기 단계인 국제 전문가 회의를 지원했고, 올해 초 지역별 전문가 회의 중 아시아 태평양 그룹에 참여했다. 지난 5월에는 다자회담에 참석하여, 문화체육관광부의 개막식 환영사를 시작으로 이틀간 회담 내 핵심 주제 세션 발제, 한국 세션 및 한국 주도 리셉션,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의 성과를 알리는 홍보부스 운영 등 각 주요 요소별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기여하였다. 「제2차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중장기 비전·전략, ‘미래 문화예술교육 포럼’이 프레임워크 주요 흐름과 결이 다르지 않고, 2000년대 초반부터 문화예술교육 선도국으로서 입지를 다져왔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공동의 어젠다 세팅을 위한 한국의 주도적 참여에 거는 기대가 크다.

 
 

프레임워크 10대 핵심 주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는 변화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고려하여 10개 주제를 아우르며 논의되고 있다. 이번 다자회담에서는 다음과 같이 핵심 주제를 추려 동시다발 세션으로 분야별 전문가의 견해를 들었고 과제와 성찰 지점을 정리해 프레임워크 초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접근과 포용 ▲맥락적 학습 ▲창의성과 창조경제 ▲회복과 웰빙 ▲평생학습 ▲교사와 교육자 ▲디지털 기술과 AI ▲파트너십 ▲정책과 시스템 ▲옹호, 지식공유, 연구.

 

한국은 포괄적으로 펼쳐진 10개의 주제 중에서 ‘디지털 기술과 AI’ 세션을 중심으로 발언을 이어갔고, <미래세대를 위한 창의적 행동: 디지털 AI, 혁신>이라는 주제로 별도의 세션을 마련해 다양한 사례와 도전과제를 논의했다. 용어의 정의나 개념별 범주를 해석하는 데는 국가나 지역별 차이가 존재했지만, 다자회담에 참석한 200여 명의 문화예술교육 이해관계자들은 제시된 10개 주제는 상호 연계하여 논의하지 않을 수 없고, 중요도나 우선순위 없이 문화예술교육을 논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임은 틀림없다는 점에 동의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 이후 18여 년간 창의성, 치유와 웰빙, 회복과 돌봄, 디지털과 융합 등을 주제로 학교-사회-지역을 연결하고 ‘모든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누리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다양한 거버넌스와 기반을 구축하며 노력해 왔다. 정부-시민사회-민간과의 다차원적인 거버넌스 구축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었다. 문화예술교육자의 양성, 지식공유와 연구, 그리고 국내외 옹호 활동 등 기반 구축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개진해 왔다.

 

앞으로 미래 문화예술교육의 방향과 국제사회의 새로운 어젠다에 조응하며 한국에서 열리게 될 다양한 주제별 논의의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의 성과와 과제, 경험과 통찰들이 국제사회로 공유될 기회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한국이 그간의 성과와 과제들을 공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다.

 
  •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의 유네스코
    다자회담 주제 세션 발제
  •  
    한국 주도 리셉션에서 선보인
    꿈의 댄스팀 <으라차찬>
  •  

새로운 국제사회의 움직임,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개정과 더불어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내 ‘문화’를 포함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 또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SDGs는 2015년 UN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설정한 인류 공동의 목표 17개다. 교육은 목표 4번에 있으나 현재 문화는 부재하다. 2025년을 기점으로 2030년 이후 SDGs 개정 버전에 문화를 삽입하기 위해 유네스코를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이 힘쓰고 있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와 같이 위기에 대응하는 창의적 행동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그 중추적 역할을 문화예술교육에서 찾고자 하는 국제사회의 행보에 어느 때보다도 문화예술교육의 근본적 가치와 영향력을 공감하는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프레임워크를 기점으로 다시 한번 새롭게 펼쳐질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들의 활약과 문화예술교육의 실질적인 행동에서 펼쳐지는 사회적 가치 발현을 기대해 본다.

 

< 출처 : 아르떼 365 > 
:
Posted by sukji

 

 

삶이 사랑한 예술 : 호모 헌드레드 시대, 예술은 얼마나 인간을 다채롭게 하는가? / 안지언

700.1 안79ㅅ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 소개

 

“모든 인간에게는 예술적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

“우리의 일상이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예술적인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

일상에 스며든 예술,
찰나의 아름다움을 확장해 나가다!

이제 아름다움은 삶과 하나가 된다!

 
 
 

출판사 서평

 

최근 ‘문화예술’과 ‘일상’이 만나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교감과 일상에서의 문화예술을 누리는 것에 대한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인간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정서와 복잡다단한 삶의 양식이 예술로 인정되며 모든 인간은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내재성과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순수예술을 전공하고 예술학 석⁃박사를 공부했다.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예술을 매개로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며, 매개자가 되어 그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예술을 통해 창의성이 발휘되는 순간, 저자는 ‘정말 예술적인 삶을 사는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다양한 생애주기의 사람들이 다양한 예술 경험을 통해 일상의 아름다움을 만들어가는 사례들을 정리하고 소개한다. 이제 인류사는 점점 호모 헌드레드 시대, 100세 시대가 되며 오래 사는 것은 괴로움이 아닌 의미 있는 삶이 되었다. 이에 일상에서 예술적 삶을 누리는 것이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공동체적으로도 탄력성과 리듬감을 제공하는 양식이 되어 준다. 책에서는 일생의 창의적 설계와 운영에 문화예술이 어떤 역할과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해본다.

또한 문화예술교육과 예술 경험의 사례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간접경험을 할 수 있으며 QR코드를 통해 관련 영상자료 등 다양한 정보를 담았다. 저자는 이 책을 덮을 때 인간은 모두가 창의적 습관과 예술성을 지닌 존재로 인식하며 호모 헌드레드 시대에 생애주기를 거쳐 우리네 삶에 예술이 주는 다채로움과 삶이 주는 예술적 나이듦(becoming)에 대해 분투하고 누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예술적인데?’라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인생의 찰나가 모아져 아름다움은 완성된다!

사람은 행복에 대해 끊임없이 상고하고, 또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한다. 저마다의 행복은 다르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우리가 아름다움과 교감할 때 굉장한 행복을 느끼고, 행복을 얻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아름다움의 실체는 무엇일까?

우리는 인생의 찰나에서 예술을 경험한다. 그 경험은 여러 시행착오 끝에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삶이 되고, 나 자신이 보이고, 타인이 보이고, 우리가 보이고, 사람과 삶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삶에 다시 문화예술이 흐르는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우리 삶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글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우리의 삶이 문화예술과 가까워지기를, 그 삶을 통해 의미 있고 윤택한 정서를 실제로 누릴 수 있기를, 예술을 근간으로 나와, 너와, 우리가 연결될 수 있기를 바라며 숨겨진 가치를 찾고 꺼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바람을 말한다.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삶의 양식, 예술이 삶이 되는 기적을 체험해보자.

 

목차

 

추천사

프롤로그 - 일상에서 아름다움과 마주하기

1장 삶, 아름다움과의 교감
1. 예술의 출발
2. 예술은 무엇일까
3. 위로부터 예술, 아래로부터 예술
4. 연결된 도시, 연결된 삶

2장 창의적 나이 듦(Creative aging)과 예술
1. ‘창의적 나이 듦’
2. 생애주기
3. 놀이-교육-창의성
4. 삶 속의 예술경험

3장 삶이 사랑한 예술(생애주기와 예술경험)
1. 전 생애주기와 예술경험
2. 태아/영유아 삶과 예술
3. 아동/청소년기 삶과 예술
4. 청년기 삶과 예술
5. 중장년 삶과 예술
6. 노년기 삶과 예술
7. 생애주기 문화예술교육

에필로그 - 삶을 사랑한 예술
감사의 글
참고자료
부록 - 생애주기별 ‘서울 문화예술기관’ Map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무게 중심은 컴퓨터와 모니터 너머에 있다 : 기술 융합 문화예술교육에서 잊지 

말아야 할 몇 가지

 

 

학생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하게 된 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처음 문화예술교육과 만나는 계기가 된 것은 2017년, 예술교육가 대상 특강이었다. 당시 특강을 인상 깊게 보신 한 교수님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해보자는 제안을 해 주셨다. 평소 전자음악 작곡과 공연을 주로 해왔고, 뮤직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아트 작업이 나의 전문 분야이기에 ‘문화예술교육’은 나에게도 도전과 같은 과제였다. 하지만 워낙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기도 했고, 대학생이 아닌 청소년들과 새로운 경험을 나눌 수 있다는 설렘이 크게 다가왔다. 또한 평소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관련한 기술적인 내용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흔쾌히 제안을 수락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직접 강의를 시작했다.

처음 기획한 교육은 가상현실을 활용한 프로그램이었다. 가상현실에 대한 기술적 지식에 자신이 있었던 터라 어렵지 않게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실제 상황은 달랐다.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차시가 진행될 때마다 학생들은 조금씩 프로그램에서 이탈하였고, 결국 전체 프로그램을 온전히 마치지 못하고 프로그램은 조기 종료되었다. 이렇게 기술을 통한 문화예술교육에 처음 눈을 떴다. 신고식은 혹독하게 치렀지만 분명 의미 있는 일이기에, 처음 제안을 주셨던 교수님과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성찰과 회의를 거듭했다. 그 결과 다행히 다음 프로그램부터는 무사히 전 과정을 잘 마칠 수 있었고 이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기획하면서 현재까지 다양한 교육 주제로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시행착오를 딛고, 예술의 본질을 향해

현재 기술을 융합한 문화예술교육은 4차 산업혁명의 특징적인 기술인 메타버스,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과 결합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예술적 경험과 창의적 활동에 더불어 4차 산업혁명 인재의 필수 항목인 문제해결 능력을 더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다. 거기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더해져 온라인이라는 패러다임이 이전보다 더욱 주목받게 되었고 문화예술 분야 역시 온라인의 활용 비중이 커졌다. 나 역시 코딩을 이용한 음악 창작 프로그램, 가상공간을 활용한 AR 프로그램, VR을 이용한 스토리텔링 프로그램 등 기술을 융합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해왔다. 매 프로그램마다 적극적으로 기술을 융합하려 노력했으나 시행착오는 항상 존재했고 그 과정을 통해 느꼈던 점을 몇 가지 간추려보려고 한다.

 

우선, 기술적 융합이 문화예술교육의 본질을 넘어서면 안 된다.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기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기술을 융합한 문화예술교육에서 자칫 기술 학습 교육에 너무 치중하는 경우가 있다. 필자의 경우 앞서 언급한 실패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기술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너무 광범위한 나머지 정작 참여자의 예술적 경험과 표현이 한계를 갖게 되는 경우이다. 참여자의 수준을 고려하여 기술적 수준을 편성하고, 누구나 쉽게 기술을 경험하고 이를 토대로 예술적 표현에 이르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수업 중 한 학생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기술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더 알고 싶다고 질문한 적이 있다. 기술을 더한 예술적 표현의 범위를 더 명확히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기술 융합 문화예술교육에서도 인문학적 가치와 정서의 함양을 고려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에서 활용되고 있는 기술, 특히 4차 산업과 관련된 핵심 기술들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인문학적 가치를 이루는 것이다. 챗GPT 등 인공지능이 일상화되고 현실에서 인간의 역할과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기술 또한 마찬가지이다. 기술적 내용을 바탕으로 문화, 예술적 교육을 이루고 있지만, 결국 인문학적 소양과 가치, 그리고 그에 따른 예술적 정서의 함양에 중요한 핵심요소로 작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술의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교육을 이끌어야 한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기술이라고 해서 문화예술교육에 단순 적용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융합이 아닌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그칠 수 있다. 기술의 심도 있는 연구와 기획을 통해 프로그램에 융합할 기술의 수준을 정리하고 참여자들의 수준을 고려한 기술 학습 교육 등 기술의 연구는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술 융합 문화예술교육의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예술교육가가 기술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연구자가 프로그램의 강사를 맡았던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예술교육가가 할 수 없는 기술적 내용을 교육하기 위함이었는데, 이 또한 프로그램이 앞선 실패 이유로 남았다. 예술교육가를 대상으로 한 기술교육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수준에 대응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기술 격차를 줄이는 기술 융합

 

이렇게 많은 당면 과제를 가지고 있는 기술 융합 문화예술교육이지만 기술이 문화예술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현재 초중고 학생들은 디지털 기기와 기술을 몸으로 겪으면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이다. 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기술에 관대하며 포용력과 이해력이 높다. 기술을 활용하는 예술적 표현과 정서의 함양이 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며, 익숙한 일이다. 따라서 기술을 이용한 문화예술교육이 현재 세대들에게는 더 잘 맞는 옷을 입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참여자들의 기술 습득 능력을 보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기술 융합 문화예술교육은 기술의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 기술에 대한 격차는 교육 기회에 온전히 참여하는 능력을 제한하는 현상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격차의 해소는 단순 디바이스, 인터넷 문제만은 아니다. 체계적인 기술 학습과 더불어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의 경험과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기술 격차를 기술을 융합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줄여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이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사람이다. 기술 융합 문화예술교육 또한 기술이 중심이 되어 문화예술교육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상호작용과 친밀성으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서로를 인정하고, 그로 인해 행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을 마치며 컴퓨터 너머로 짓던 학생들의 미소가 떠오른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더라도 늘 그 미소들이 존재하길 바란다.

 

권현우 : 뮤직테크놀로지를 전공하고 전자음악 작곡, 미디어아트 그룹인 COR3A(코리아)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성결대학교 융합학부 차세대미디어학과 조교수로 ‘크리에이티브 코딩’ ‘미디어 사운드’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기술 기반 교육에 대한 꾸준한 관심으로 주말예술캠퍼스, 신기술기반 랩, 원캠퍼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 출처 : 아르떼 3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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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