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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칼럼]쇼츠의 시대 더 절실해진 독서의 시간

 

시청각 영상학습 효율적 측면 있지만
독서 통해 펼쳐지는 상상의 날개 제약
쇼츠 탐닉 땐 집중력-끈기 형성 힘들어
청소년들이 독서 즐길 방안 마련 시급

 

 

김도연 객원논설위원·태재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금년은 9월 중순의 추석 때까지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기록적인 무더위였다. 하지만 벌써 지난주에는 새벽에 살얼음이 잡힐 정도로 차가운 날씨가 되었으니, 가을은 결국 1년 중 두 달 남짓으로 짧아진 듯싶다. 우리가 애국가에서도 기리고 있는 아름다운 계절이 이렇게 훌쩍 지나는 것이 매우 아쉽다. 오래전에는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했는데, 쾌청한 날씨에 맑은 정신으로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기에 붙인 이름일 것이다. 혹은 야외 활동에 너무 좋은 계절이지만 책에서도 멀어지면 안 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1976년에 발간된 법정 스님의 저서 ‘무소유’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다. 즉, “가을은 독서하기에 가장 부적당한 비독서지절(非讀書之節)이다. 독서의 계절이 따로 있어야 한다는 것부터 이상하다. 얼마나 책하고 인연이 멀면 강조 주간 같은 것을 따로 설정해야 한단 말인가? 그렇더라도 나는 이 가을에 몇 권의 책을 읽을 것이다. 진짜 양서는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다. 한두 구절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주기 때문이다. 그 한 권의 책이 때로는 번쩍 내 눈을 뜨게 하고, 안이해지는 내 일상을 깨우쳐 준다.”

그렇다. 법정 스님이 전하고자 했던 독서의 높은 가치는 전혀 변함없지만, 그러나 지난 반세기 동안 세상은 너무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이제는 가을만이 아니라 1년 4계절 모두가 비독서지절이 되고 말았다. 많은 지식과 정보를 영상으로 주고받는 시대가 되면서 일반인은 물론 특히 청소년 학생들이 이제는 책에서 더욱 멀어졌다. 사실 어려운 개념이나 복잡한 과학 원리도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영상을 통하면 이해가 훨씬 빠르고 용이하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상상하고 해석해서 무언가를 깨치는 일, 즉 독서학습보다 영상학습은 확실히 효율적이다.

 

그러나 독서는 스스로 능력에 맞추어 내용을 파악하는 능동적 학습으로 이 과정은 주입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스스로가 깨치고 얻는 것이다. 그리고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을 다시 펼치는 과정에서 끈기와 집중력이 단련된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 중 머릿속에 펼쳐지는 상상의 날개이며, 그렇게 얻어지는 상상력은 창의성의 원천이다. 독서는 세상을 바꾸는 힘을 키우는 일이다. 반면 시각과 청각을 모두 사용하는 영상학습에서는 상상의 공간이 지극히 제한된다. 이는 많은 정보를 흐름에 따라 수용해야 하는 수동형으로, 금세 피로를 느끼고 짧은 시간에 집중력이 분산된다. 실제로 대부분 사람은 15분이 지나면 영상에 대한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짧은 영상들에 익숙해지면서, 긴 호흡으로 무엇인가에 장시간 집중하는 능력은 이미 상당히 사라졌다. 젊은이들은 10분 정도의 영상도 많은 경우 2배속 시청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정보를 얻는 데는 5분도 지루하다. 이에 부응해 최근에는 유튜브에서도 60초 이내의 짧은 동영상인 쇼츠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를 포함해 틱톡이나 릴스 같은 지극히 짧은 동영상들은 이미 우리 청소년들 생활의 일부가 되었는데, 문제는 이들이 청소년의 튼실한 성장에 엄청난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짧은 영상들은 내용을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자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누구나 이를 접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자극을 탐닉하며 지속하기 마련인데, 실제로 우리 사회의 많은 청소년 학생들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여기에 매달리고 있다. 크게 우려되는 일이다. 이는 소중한 시간 그 자체를 의미 없이 낭비하는 것이다. 아울러 크고 작은 목표를 이루면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집중력과 끈기의 힘을 크게 해치는 과정이다. 게다가 창의성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가는 길이다.

청소년 학생들이 독서에 많은 시간을 쓰도록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도해야 한다. 학생 개인은 물론 사회의 미래를 가름하는 일이다. 청소년들 스스로가 독서에 흥미를 갖도록, 즉 독서를 ‘읽어야 할 과제’가 아닌 ‘즐길 수 있는 활동’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다양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우선 좋아하는 주제나 관심사에 맞는 책을 추천하면서,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을 접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하튼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독서의 중요성을 새롭게 되새기면 좋겠다. 법정 스님이 탄식했던 독서 강조 주간이라도 다시 만들어야 할 듯싶다.

 

 

< 출처 : 동아일보 >

:
Posted by sukji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 책을 왜 읽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다 / 김지원

028.1 김79ㅈ    인문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문해력 위기 시대? 문제는 문해력이 아니다.

책 읽는 사람이 줄며 사람들은 너무 쉽게 “요즘 사람들은 읽기를 싫어한다”라고 말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글 읽는 시간이 짧아지지도, 읽은 글의 양이 줄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왜 ‘즐거운 읽기 경험’은 요원하고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을까?

책을 기반으로 한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 발행인 김지원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간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읽고 있는가? 왜 즐겁게 읽지 못하고 있는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좋은’ 글은 어디에 있는가? 고민 끝에 그가 찾은 해답은 책이다. 출처가 분명하고 저자가 명시된, 믿고 읽어도 될 만한 지식. 가치 있는 텍스트를 모은 방주. 광고의 방해ㆍ알고리즘의 개입이 없는 읽기 경험을 선사하는 도구가 책이니까. 그런 책을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고 읽어야 할까?

무언가를 끝없이 읽고는 있지만 점점 읽기에 지쳐 가는 사람, 일상의 질문에 답이 되는 책을 찾아 더 제대로 읽어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재미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출판사 서평

 

텍스트 홍수 시대 한 가운데서 읽을 수 있는ㆍ읽을 가치가 있는ㆍ읽는 재미있는 글을 찾아서

사람들은 지금을 “문해력 위기 시대”라고 합니다. 읽는 사람이 줄고,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요. 어휘력ㆍ집중력ㆍ사고력을 문제 삼고, 문해력 높이는 법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글을 잘 읽지 않는 것이 정말 문해력 문제일까요? 독자만의 탓일까요? 정말로 과거에 비해 글 읽는 시간, 읽는 글의 양이 줄어들었을까요?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요즘 사람들도 읽기를 싫어하지 않는다고요. 사람들이 싫어하는 건 재미없는 글ㆍ가치 없는 글ㆍ어딘가에서 복사-붙여넣기 해 온 출처 없고 신뢰성 없는 글이며, 이런 글은 시대를 막론하고 환영받지 못했다고요. 그런데 지금 우리의 읽기 경험 대부분은 온라인에서 이루어집니다. 온라인에는 즐겁고 유익한 읽기를 방해하는 요소가 가득하지요. 원리를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의해 눈앞에 나타난 맥락 없는 글,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제목이 달린 일명 낚시 글, 읽는 사이사이 어김없이 나타나는 달갑지 않은 광고, 출처 없는 통계, 근거 없는 주장. “풍요 속의 가난”이라는 말마따나 텍스트 생산량은 갈수록 늘고 읽을 만한 글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저자는 텍스트가 그야말로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읽을 수 있는(가독성)ㆍ읽을 가치가 있는(효용성)ㆍ읽는 재미(즐거움)가 있는” 글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책을 집어 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책은 적어도 출처가 있고, 저자가 명시된 만큼 믿고 읽어도 될 만한 지식이며, 광고의 방해ㆍ알고리즘의 개입이 없는 읽기 경험을 선사하니까요. 당장 필요한 정보가 있다고 해도 무가치한 텍스트 사이를 헤매며 끝없이 검색하기보다 도서관에서 가서 알맞은 책 한 권을 찾아 읽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여전히 책을 읽는 이유이지요. 시간이 곧 비용이라며 책 읽을 시간도 아껴야 한다는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책을 권하는 이유입니다.


책은 ‘당연히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가장 좋은 도구’

저자는 ‘읽는 재미’와 ‘한 끗 다르게 생각하는 재미’를 전하고자 2021년 책을 기반으로 한 뉴스레터 ‘인스피아’를 창간하고 지금까지 100편이 넘는 이메일을 발행했습니다. 신ㆍ구간을 막론하고 한 편에 적게는 2권 많게는 4권의 책을 묶어 다루면서, 혐오ㆍ노동ㆍ환경ㆍAIㆍ미디어 등의 주제를 다뤘지요. ‘진지한 긴 글’로 채워진 이 뉴스레터는 광고 한 번 없이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5천 명이 넘는 구독자를 불러들였고, 뉴스레터에서 소개한 구간이 다른 독자들에게 재발견ㆍ재평가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저자의 독서 방식이 설득력을 얻은 것은 무엇보다 책을 ‘무조건 좋은 것’ ‘당연히 읽어야 하는 것’으로 규정 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책 (읽기) 자체를 목적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선거법 개편ㆍ노키즈존ㆍ통화 스와프ㆍ비트코인 등 일상과 사회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 가장 좋은 도구로서 책을 선택한 것이지요. 문해력 부족을 지적받는 세대에게 책은 어쩌면 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책이 좋은 매체라는 것을 각각이 깨닫기 전에 독서 의무부터 주어지는 경우가 보통이었으니까요. 저자 역시 그 세대의 일원이었기에 ‘지금 내게 정말 필요한 책’을 알아보고 활용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립할 수밖에 없었고, 그가 발행한 뉴스레터는 바로 그 결과였기에 ‘좋은 글에 굶주려 있던 사람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즐거운 읽기 경험’이 사라져 버린 현재의 텍스트 생태계를 분석하고, 이 시대에 왜 책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 후에, 그런 책을 어떻게 하면 적소에 배치해 활용할 수 있는지 실리적인 독서법을 소개합니다. 무언가를 끝없이 읽고는 있지만 ‘좋은 글’에 닿지 못해 점점 읽기에 지쳐 가는 사람, ‘문해력 논란’이 왜 제기되었는지 바닥부터 살펴보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 싶은 사람, 독서 권태기에 빠져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 일상의 질문에 답이 되는 책을 찾아 더 제대로 읽어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목차

 

들어가는 말 ─ 즐거운 읽기 경험이 사라진 시대


Ⅰ 잃어버린 즐거운 읽기 경험을 찾아서
1 사람들은 여전히 ‘좋은 글’을 찾는다
2 읽는 맛·읽을 가치 있는·읽을 수 있는 글
3 문제는 문해력이 아니다

Ⅱ 책은 [ ]다
4 책은 알고리즘의 대항이다
5 책은 원산지가 표시된 정보다
6 책은 가치 있는 텍스트를 모은 방주다
7 책은 다양한 읽기 경험을 돕는 도구다
8 책은 믿을 만한 지식의 지도다
9 책은 서문이 붙어 있는 글이다

Ⅲ 도구로서의 책 읽기
10 3무 독서법: 부담 없이·중심 없이·대책 없이 읽기
11 ‘좋은’ 책 불러오는 법: 일상의 질문에 답이 되는 책 찾기
12 인터뷰 독서법: 대화하듯 읽기
13 읽기와 쓰기를 연결하는 메모법: 독서 일기에서 서평까지
14 책이라는 기회: 책은 생각을 낚는 그물

나가는 말 ─ 읽기가 열어 주는 즐거운 소통, 환대의 세계

참고 문헌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 [텍스트힙(Text-Hip)에 빠진 Z세대]  책과 출판의 가치, 그리고 과시적 독서

https://nzine.kpipa.or.kr/sub/coverstory.php?ptype=view&idx=860&code=coverstory&category=

* [텍스트힙(Text-Hip)에 빠진 Z세대]  ‘책 경험’을 파는 출판계 팝업스토어

https://nzine.kpipa.or.kr/sub/coverstory.php?ptype=view&idx=861&code=coverstory&category=

 

[텍스트힙(Text-Hip)에 빠진 Z세대] 지루한 텍스트? Z세대를 사로잡다

 

Z세대 사이에서 텍스트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지루한 텍스트보다는 재미있는 영상, 긴 길이의 롱폼보다 60초 이내의 숏폼을 좋아하는 줄 알았던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텍스트힙(Text-Hip)’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Z세대는 독서를 ‘힙한’ 문화로 여기며, 심지어 독서하는 모습을 “섹시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살펴보고, 왜 요즘 Z세대 중심으로 텍스트힙 문화가 퍼지고 있는지, 출판문화산업은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Z세대, 정말 책을 찾기 시작했을까?

 

미국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가 정의한 Z세대는 1995~2010년생이며 2024년 기준으로 만 14세~29세이다. 쉽게 말해 10~20대이다. 이들은 TV 대신 유튜브를 보며 자랐고, 친구와의 소통은 인스타그램으로, 정보 검색은 틱톡으로 한다. 2005년 유튜브, 2010년 인스타그램, 2017년 틱톡, 각 소셜 미디어가 세상에 나온 해이다. 이렇게 Z세대의 성장 과정 자체가 글로벌 SNS 플랫폼들의 태동과 함께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학교 수업을 비대면으로 처음 시작한, 이른바 줌(Zoom) 세대이기도 하다.

 

Z세대는 영상에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라났다. 롱폼에서 숏폼으로 넘어가는 콘텐츠 환경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한번 보기 시작하면 헤어 나오기 힘든 플랫폼 알고리즘과 이를 다루는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마케팅한다. Z세대는 이 영상 저 영상을 간단한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넘나들며 점점 시각적 자극에 매료된다. 그동안 여러 조사에서 Z세대의 과잉 영상 노출에 대해 문해력 저하 등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트렌드가 감지되었다. 영상보다 텍스트를 ‘힙(Hip)’하게 여기는 ‘텍스트힙’이란 신조어가 등장하며 독서를 즐기는 Z세대가 증가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4월 발표한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10년간 매년 감소 추세인 반면, 10대 청소년의 종합독서율은 95.8%, 연간 종합독서량은 36권으로 2023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됐다. 매체별로 나눠봤을 때도 청소년 독서율은 종이책 93.1%, 전자책 51.9%로 2년 전과 비교해 각각 5.7%p, 2.8%p 오르는 등 모든 매체에 걸쳐 고르게 증가했다.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의 〈한눈에 보는 2023 독서 트렌드 리포트〉에서도 20대가 밀리의서재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종합독서율 추이

(단위: %)

출처: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Z세대의 새로운 문화, 텍스트힙 트렌드

 

텍스트에 대한 관심은 이뿐만이 아니다. Z세대 사이에서 네이버 블로그가 ‘온라인 일기장’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책의 좋아하는 구절을 따라 쓰는 ‘필사’, 다이어리에 손 글씨로 직접 일기나 하루 계획을 쓰고 스티커를 붙이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등 텍스트 쓰기에 점점 더 열광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1년부터 사용자들이 꾸준하게 블로그를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로 ‘챌린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23년 5월부터 9월까지 가장 최근에 진행한 ‘체크인 챌린지’는 여행, 맛집 등 방문한 장소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인데, 이 행사 참여자의 80%가 10~30대였다.

 

 

 

이러한 텍스트힙 트렌드는 다양한 소비 형태로도 나타난다. 연필, 수첩, 편지 등 ‘쓰기’와 관련한 아날로그 감성의 가게들이 생겨나며 주말에는 웨이팅을 할 정도로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펜팔 서비스 등 편지와 관련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월’, 성수동에 위치한 문구 편집샵 ‘포인트오브뷰(Point of View)’, 연남동에 위치한 빈티지 연필 편집샵 ‘작은연필가게 흑심 등이 대표적이다. X세대 이상 어른들의 감성인 줄 알았던 텍스트 읽기와 쓰기가 이제 Z세대를 힙하게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왜 텍스트를 ‘힙’하다고 생각할까

 

텍스트는 콘텐츠 유형의 하나이다. 콘텐츠는 사진, 영상, 텍스트로 나눠볼 수 있는데 Z세대의 관심이 사진과 영상에서 텍스트 기반 콘텐츠로 확대되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 사진과 영상이 ‘보고 듣는’ 활동에 국한되며 단순히 ‘즐기기 위한’ 관람의 대상이었다면, 텍스트는 ‘읽고 쓰는’ 더 고차원적인 영역이자 ‘콘텐츠 생산’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Z세대의 관심과 활동 영역이 이렇게 확대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텍스트에 대한 열광은 자신에 대한 ‘기록의 욕구’와 미래에 대한 ‘안정의 욕구’가 반영되어 나타난 현상이다. 자신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는 건 결국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다. 생애주기에서 Z세대의 나이 특성을 먼저 짚어보자. 10~20세대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크고, 내가 어떠한 사람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 진로를 고민하며 자아를 진지하게 발견해 가는 단계이다. 나의 일상을 추억으로 남기고, 생각을 정리하고, 미래의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방향성은 맞게 가고 있는지 등 쓰기는 이러한 고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스타그램에 #일기쓰기 해시태그는 10만 개가 넘는다. Z세대는 네이버 블로그, 스레드(Threads)와 같은 텍스트 기반의 플랫폼을 ‘온라인 일기장’으로 삼는다. 또한 SNS 플랫폼 속에서 온라인 모임, 챌린지를 하며 서로를 독려하고, 같은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하며 습관처럼 글을 쓸 수 있도록 자극하는 역할도 한다. 자극적인 영상만 가득한 줄 알았던 플랫폼 안에서 텍스트로 서로 연결되는 것이다.

 

둘째, 미디어 환경 측면에서 봤을 때 ‘디지털 디톡스’의 일종으로 텍스트가 다시 각광받는 것이다. Z세대는 학교 수업까지 비대면화되는 급격한 디지털화, 학교 교재의 태블릿화, 영상 기반 SNS 플랫폼들의 범람 등으로 디지털 매체에 대한 피로도가 높다. 이러한 자극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반작용으로 종이책, 종이 수첩에 읽고 쓰는 텍스트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트렌드에 메인 트렌드(Main Trend)가 있으면 그 반대로 가는 카운터 트렌드(Counter Trend)가 생기기도 한다. 아직까지 영상 콘텐츠가 대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짧고 강렬한 영상을 즐기는 트렌드와 함께 반대로 길고 느슨한 텍스트를 원하는 욕구도 같이 올라오는 것이다.

 

셋째, 독서를 장려하는 아이돌, 인플루언서들의 영향과 소셜 미디어로 인해 텍스트힙이라는 ‘문화’가 번지고 있다. 르세라핌의 허윤진, NCT의 재민, 에스파의 카리나, 아이브의 장원영 등은 대기실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방송에서 공개하거나 팬 커뮤니티에 독서 리스트를 공유하는 등 독서 애호가로 알려진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들이 추천하는 책 리스트는 금방 베스트셀러로 등극한다. 허윤진은 공항에 책을 들고 나타나 ‘공항 패션’ 대신 ‘공항 책’이라는 트렌드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책이 매력적인 소비의 대상으로 Z세대의 눈에 보이게 된 것이다. Z세대의 팬덤은 본인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읽는 책이기 때문에 책을 따라 사본다. 비싼 명품도 아닌, ‘책 한 권’으로 비교적 쉽게 내가 동경하는 아이돌과 취미를 공유할 수 있다. 본인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어떤 책이길래 추천하는 건지 호기심에 읽어보기도 한다.

 

아이돌뿐 아니라 북튜버, 북스타그래머처럼 책을 읽고 추천하는 북 크리에이터도 많아지고 이들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책을 매개로 한 독서모임이 생겨나거나, 분위기 있는 도서관 및 독립서점 등에 대한 게시물도 꾸준히 올라온다. Z세대들은 본인이 읽은 책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인증한다. #책덕후 #책방투어 등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올라온다. #북스타그램 해시태그만 해도 590만 건이 넘는다.

 

‘텍스트힙’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Z세대 사이에서 독서와 텍스트에 대한 호감이 높아진 건 확실하다. 점점 책을 읽지 않는다는 우려 속에 이는 분명 반가운 흐름이다. 그렇다면, 일시적인 붐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 최근 출판사와 도서관에서는 북토크, 책 팝업스토어, 책과 함께하는 피크닉, 야외 도서관 등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출판계에서는 창비, 문학동네, 밀리의서재 등 출판사들이 Z세대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이끌기 위해 책과 작가에 맞는 콘셉트로 팝업스토어 및 체험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한다. 서울시교육청 남산도서관은 산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을 살려 ‘숲 속 북크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라탄바구니에 책, 돗자리 등을 넣어두면 방문객들이 무료로 빌려 가 소풍을 하면서 책을 읽게 하는 취지이다. 서울 시청에서 주관하고 있는 ‘서울야외도서관’도 이색적이다. 시청 앞 ‘책읽는 서울광장’, ‘광화문 책마당’, 청계천 ‘책읽는 맑은냇가’ 총 3곳에서 진행하는데 젊은 층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책읽는 서울광장(출처: 서울야외도서관 누리집)

 

 

Z세대는 소비 주기가 짧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똑같은 책이라도 다른 시선으로 보여주는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수많은 책 중에서 나의 취향에 맞는 책을 발견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Z세대들은 나의 가치관과 취향에 맞는 소비를 한다. 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서점들에 대한 Z세대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아이디어는 어떻게 단련할까?’ 등 색다른 주제로 책을 소개하는 ‘최인아책방’, 사전예약제로 유료 입장 후 책을 읽을 수 있는 ‘블루도어북스, 술과 독서를 함께 즐기는 ‘책바, 나와 같은 날 태어난 작가의 책을 선별해 블라인드 북으로 소개하는 읽을마음 등이 대표적이다.

 

Z세대들은 공간에 대한 호기심 반, 책에 대한 관심 반으로 그곳을 찾지만, 중요한 것은 책과 Z세대 간의 지속적인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팝업스토어나 독립서점 등 Z세대 친화적인 오프라인 공간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오프라인 공간을 Z세대와 책을 친밀하게 이어주는 매개체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책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 이상으로 책 내용을 경험하게 만들고 작가의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읽는 행위를 넘어 기록하고 공유하고 상기시켜 본인의 취향들을 쌓아가는 Z세대들에게 텍스트힙이 트렌드가 아닌 문화로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

 

최수하 작가, 브랜드 전략가, 트렌드 분석가

TBWA Korea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19년째 신한금융그룹에 근무하고 있다. LG카드 홍보팀,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 신한카드 브랜드 전략팀과 글로벌 사업팀을 거친 브랜드 마케팅과 기획 분야의 전문가다. 소비자의 숨겨진 욕망과 심리를 이해하고, 뜨고 지는 브랜드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을 즐긴다. 저서로는 『팬시, 취향을 삽니다-MZ세대의 프리미엄 소비』(다산북스, 2022)가 있다.
suhaha@naver.com
https://instagram.com/suha_brandnote

 

 

< 출처 : 출판N >

:
Posted by sukji

 

 

 

여름엔 시원한 곳에서 장편소설을!

 

올 2024년 여름도 다양한 장편소설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페이지터너 다운 장편을 준비한 작가도 있고, 부담 없이 어디서든 읽을 수 있도록 가벼운 분량의 소설을 쓴 작가도 있지요. 분량의 차이는 있어도 단편소설과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장편소설! 시원한 음료 하나 드시면서, 장편소설과 함께 더위를 잊어보세요!

 

01. 마녀와의 7일 / 히가시노 게이고 / 구입 중

02. 사랑바다 / 파스칼 키냐르 / 구입 중

03. 동경 : 김화진 장편소설 / 김화진 / 정리 중

04. 어두운 물 : 전건우 장편소설 / 전건우 / 정리 중

05. 퀸의 대각선 / Bernard Werber / 구입 중

06. 입속 지느러미 : 조예은 장편소설 / 조예은 / 정리 중

07. 파견자들 : 김초엽 장편소설 / 김초엽 / 811.32 김815ㅍ  인문과학열람실(3층)

08. 가녀장의 시대 : 이슬아 장편소설 / 이슬아 / 811.32 이58ㄱ  인문과학열람실(3층)

     북큐레이션(3층)

09.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장편소설 / 천선란 / 811.32 천53ㅊ  인문과학열람실(3층) 

     북큐레이션(3층) 독서인증실(3층)

10.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 김보영 장편소설 / 김보영 / 811.32 김45ㄷ  인문과학열람실(3층)

11. 모스크바의 신사 : 에이모 토울스 장편소설 / 에이모 토울스    823.92 T742gKㅅ 

     인문과학열람실(3층)

 

 

 

 

 

 

< 출처 :  예스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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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