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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9. 10:05

대학의 기업가적 전환을 꿈꾼다 교육.기타2022. 12. 9. 10:05

 

 

대학의 기업가적 전환을 꿈꾼다

 

 

Z세대는 소확행을 하거나
영끌의 위험감수를 통해
파이어족으로 진화하길
꿈꾸는 친구들이 늘지만
학생 창업가들을 위한
제도는 아직 미흡하다

대학은 이제
청년들에게 무언가를
도전하고 실패해 볼
인큐베이션 장으로
진화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더 커진다

이것이 내가 꿈꾸는
기업가적 대학이다

 

“요즘 서울대학교 학생들 중 가장 똑똑한 친구들이 제일 많이 고민해보는 진로가 뭔지 알아요?” 몇 달 전에 동료 교수가 불쑥 내게 물었다. 그의 대답.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의 입사도, 고시 합격도 아니래요. 창업이랍니다.”

 

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 석좌교수(학장)

 

정말 그럴까? 대학생에게 창업을 본격적으로 가르쳐보겠다며 이직을 준비하던 나에게 격려와 응원의 뜻으로 한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전국 대학생 792명을 대상으로 2021년 6월에 실시한 한 설문조사 결과(알바천국)에 따르면, “취업 대신 창업을 고려한 바 있다”고 답한 친구들이 절반 이상이다. 대학알리미가 2020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구 대비 대학생 창업자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작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발표도 흥미로운데, 이에 따르면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고용 증가율은 국내 전체 기업 고용 증가율보다 세 배가량 높다. 또한 재직자의 전체 규모도 총 69만8000명인 4대그룹보다 3만명 정도가 더 많다. 물론 창업이 취업에 비해 더 선호되는 진로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특이한 사람들의 리그는 더 이상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왜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우선 큰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번째 흐름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다. 인터넷 상용화가 본격화되던 당시, 닷컴 창업은 거대한 물결이었다. 이때의 최강자는 야후 같은 인터넷 포털 기업이었다. 검색 엔진으로 야후를 제친 구글도 1990년대 후반에 태동한다. 이 시기 인터넷 이용자의 행동은 주로 웹페이지를 검색하고 읽는 정도였다. 그 이후 2007년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들고나오면서 모바일 혁명이 시작된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애플의 운영체계(iOS)와 구글의 운영체계(안드로이드)에서 작동하는 앱생태계가 조성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의 빅뱅이 일어났다. 2000년대 중반부터 페이스북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유튜브 같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가 등장했고, 공유 플랫폼의 시대가 열린다.

 

이로부터 대략 10년이 경과한 2016년, 딥러닝 기반의 AI와 비트코인 열풍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블록체인 기술 등이 또 다른 비즈니스의 문을 열었다. 이제 이용자는 단지 웹이나 앱에서 읽고 쓰는 정도를 넘어서, 해당 플랫폼의 생태계에 기여한 만큼 데이터에 기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탈중앙화된 구조 속의 주요 행위자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세 가지 흐름에 대해 어떤 이들은 웹1, 웹2, 웹3라고 이름을 붙인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역사도 비슷하다. 인터넷 물결을 탄 네이버가 젊은 인재들을 빨아들여 지금의 대기업이 되었고, 모바일 물결을 환호한 카카오도 그랬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새로운 물결이 올 때마다 기존 사고에 깊이 물들지 않은 젊고 유연한 인재들이 서핑을 즐겼다는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따라서 전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능해진 지금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큰 파도인지 모른다. 20대 초반의 말랑말랑한 청년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혹시 멀리서 일렁이는 이 거대한 파도를 어렴풋이 보았기 때문일까?

 

새 물결 올 때마다 청년들은 서핑

우리의 역사를 조금 더 이야기해보자. 닷컴 시기에는 벤처창업 태풍이 불었지만 정부나 민간이나 도울 준비가 부족했다. 창업자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자금을 얼마나 어떻게 지원해주는 게 좋을지 우리의 데이터가 없었다. 그래서 수많은 청년들이 벤처의 세계로 진입했다가 큰 좌절과 함께 빚더미에 앉았다. 사회가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것이다.

 

하지만 학습력이 빠른 우리는 중소벤처기업부까지 창설하여 창업자 발굴, 교육, 육성, 자금 지원 체계를 만들었고, 이때부터 창업을 해서 열심히 일하면 비록 회사는 망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개인들은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지원을 받은 일부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의 길을 가고 있다. 청년들이 이 거대한 흐름과 생태계 변화를 이해하고 체감했기 때문에 스타트업 생태계에 뛰어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창업해서 대박이 난 선배 창업가처럼 되고 싶고, 망해도 빚더미에 앉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생겼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것이 지금 대학가에 부는 창업 물결의 거시적 배경이다. 물론 우리 사회만의 특수한 상황도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는 자율성이 상당히 부족하다. OECD 국가 중에서 GDP 대비 행복도를 비교해보면 한국은 매우 낮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 즉 잘살기는 하는데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행복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자율성 훼손은 불행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의 40~50대 유능한 분들은 대부분 직장에서 상사가 시키는 일을 잘해서 승진한 이들이었다. 이견을 내는 사람들도 인정받고 성공하는 문화는 아니었다.

 

이 광경을 Z세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꾸역꾸역 하는 모습이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소확행을 하거나, 영끌의 위험감수를 통해 파이어족으로 진화하는 것을 꿈꾸는 친구들이 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스타트업은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모험적 학생 창업가들을 위한 제도는 아직 미흡하다. 대학 1, 2학년 때 창업을 결심하고 창업가의 길을 가고 있는 청년들을 본 적이 있는가? 창업을 하다 보니 전공 공부를 따라가기 점점 힘들어져서 졸업장을 딸 수 있을지 걱정하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다. 창업을 해서 열심히 일했다고 졸업시켜주는 대학은 거의 없으니까. 하지만 생각해본다.

스스로 팀을 만들고 창업을 해서 사활을 걸고 학습하고 실행하는데, 이것만큼 살아있는 공부가 어디 있겠는가? 가장 능동적인 학습과 교류를 하고 있을 시기일 텐데, 이들을 대학에서 내치거나 창업 휴학제 시행 정도로 제적을 연기시켜주는 것이 과연 답일까?

 

대학, 교육을 넘어 기업가적 전환

창업 교수들에게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정부와 대학이 교원 창업을 격려하고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실제로 창업을 하고 나면 일이 복잡해진다. 대학의 고유 업무(교육과 연구)로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업은 주로 종신교수직을 받은 정교수들의 몫이다.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뛰어난 젊은 교수들은 승진에 문제가 생길까 봐 창업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창업 휴직제를 도입한 학교도 늘어나고 있지만, 근본적 해법은 아니다.

 

나는 500년 전에 ‘교육’으로 시작한 대학이 100년 동안 ‘교육과 연구’의 패러다임으로 진화해왔으나,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기업가적 전환’이다.

이제 창업은 실리콘밸리의 몇몇 대학만의 주제가 아니다. 내가 보기에 이것은 대학의 진화 단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평균 수명 100세를 준비하는 이 시대에 기존의 대학 시스템은 기껏해야 첫번째 직장 정도에 영향을 주는 교육기관일 뿐이다.

대학이 테크놀로지와 수명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려면 청년들에게 스스로 무언가를 도전해보고 실패해볼 수 있는 인큐베이션 장으로 진화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대학의 ‘기업가적 전환’이라 부르고자 한다. 이것은 대학이 기업이 되라거나 기업에서 써먹을 인재를 교육하는 기관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대학이 교육과 연구 기관을 넘어 구성원들이 기업가적 정신을 발휘하고 경험해볼 수 있게끔 진화해야 한다(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학생들의 공부를 보자. 중학교, 고등학교 총 6년 동안 대학 입시를 위한 문제집을 풀다 들어온 우리 아이들이 기업 입사를 위해 다시 4년간 교과서의 문제를 풀고 있지 않은가. 그들의 입장이 되어보라. 정말 지겹지 않겠는가. 이게 과연 대학에 와서 하고 싶었던 공부일까? 좌절하지 않겠는가.

 

개인 또는 팀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스스로 발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2년을 능동적으로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다면 그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할 것이다. 순위가 더 높은 대학에 또다시 진학하기 위해 문제집을 펼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이것이 내가 꿈꾸는 기업가적 대학이다. 이것이 내가 서울대라고 하는 안전지대를 떠나 가천대학 창업대학으로 가게 된 이유이다.

 

< 출처 : 경향신문 >

:
Posted by sukji

 

 

"대학의 새로운 가치는 적극적 기술 개발"

 

최기주 아주대 총장 인터뷰

대학 역할 교육에 그치면 안돼
기업에 기술 팔고 창업 연결

지난해 기술지주사 출범
사업화 수익 국내 4위 올라
해외시장 특허 판매도 지원

 

 

"과거 대학의 역할이 교육과 연구였다면, 지금은 여기에 적극적인 산학 협력까지 요구합니다. 우리 대학이 가진 탄탄한 연구 역량과 인프라를 통해 기업에는 지식재산을 제공하고, 사회 가치를 창출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기주 아주대 총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대학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하게 교육과 연구만 하던 과거의 대학에 머물러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그는 기술사업화를 통해 아주대가 대학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 선도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술사업화란, 대학이 연구를 통해 획득한 기술을 기업에 팔거나 창업으로 연계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아주대는 기술사업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아주대가 일반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벌어들인 수익은 총 52억1000만원(71건)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연세대와 서울대, 카이스트에 이어 네 번째다. 같은 기간 전국 128개 종합대학 평균 기술이전수익(9억원)의 5배를 웃돈다. 최 총장은 "대학이 기술사업화 역량을 키워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한다면, 기업과 산업, 국가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 내 '기술사업화팀'을 구성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전문 변리사와 기술거래사, 기술가치평가사 등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팀은 학내 유망 기술을 발굴해 이를 기업과 연결해 실제 사업화 및 실용화로 이어지도록 각종 지원을 담당한다. 이뿐만 아니라 소속 연구자들이 핵심 기술로 창업해서 직접 사업화를 시도할 수 있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예 단독 기술지주회사인 '아주대학교 기술지주 주식회사'도 출범시켰다. 연구의 결과물인 기술로 수익을 창출하고, 해당 수익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현재 기술지주회사 산하 자회사는 3곳이나 된다. 최 총장은 "대학이 기술사업화 역량을 키워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한다면, 기업과 산업, 국가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대학의 투자와 노력은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서형탁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수소 누설 감지용 변색 센서 기술'의 이전으로 25억여 원의 기술이전료를 확보한 것이 좋은 예다. 박상규 약학과 교수도 기술 창업으로 설립한 신약개발사 노벨티 노빌리티를 통해 최근 8800억원 규모 기술 수출(L/O)에 성공하기도 했다. 노벨티 노빌리티는 누적 투자유치금액이 482억원, 기업가치는 8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해 2024년 1분기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최 총장은 "아주대 연구진의 기술과 특허가 국내 기업과 시장뿐 아니라 해외의 기업과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활동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대는 해외 시장에서 기술사업화를 위해 우수 연구자의 국제 기술 전시회 참여 지원을 늘려갈 방침이다. 아주대는 올해부터 △AI모빌리티 △지능형반도체 △첨단신소재 등 3개 첨단학과를 신설하고 바이오에 이어 첨단산업에서의 기술사업화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월 17대 총장으로 취임한 최 총장은 본래 도시계획·교통 분야 전문가다. 그는 취임사에서 "평생 도로길과 철도길, 하늘길과 뱃길을 닦아온 교통 분야 전문가로서 이제 아주대의 길을 위해 남은 임기를 보내고자 한다"며 "아주가 걸어온 50년의 역사 위에서 앞으로 100년의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주대는 2023년 개교 50주년을 앞두고 있다.

< 출처 : 매일경제 >

:
Posted by sukji

 

“단순 지식만으론 미래 대응 어려워… 대학이 ‘능동적 학습’ 이끌어야”

 

미래형 교육기관 ‘태재대학’ 내년 개교… 염재호 단장-스티븐 코슬린 교수 대담
캠퍼스 없는 100% 온라인 강의실
학생들 충실한 사전학습 바탕으로… 수업 시간의 75% 이상 토론-활동
변화 대응하려면 실천적 지식 습득… 다양한 가치관 속 소통 능력 갖춰야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태재대학은 학생들이 가만히 앉아서 교수의 강의를 듣는 게 아니라 ‘능동적 학습’의 주체자로서
  활발히 참여하는 교육을 꿈꾸고 있다. 사진은 태재대학 총장 내정자인 염재호 설립준비단장(왼쪽)과 미네르바대학
  설립에 기여한 스티븐 코슬린 교수가 능동적 학습 모델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1세기형 미래대학을 지향하는 ‘태재대학’이 내년 3월 국내에서 개교할 예정이다. 태재대학은 올 1월 교육부에서 설립계획 인가 승인을 받은 뒤 교육계의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캠퍼스 없이 학생들이 100% 온라인으로만 강의를 듣고 전 세계를 돌면서 과제를 해결하는 태재대학의 교육모델이 기존 국내 대학의 교육방식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혁신 대학인 미네르바대학과 비슷한 방식이다.

학교법인 태재학원은 최근 미네르바대학 설립에 기여하고 하버드대 사회대학장을 지낸 스티븐 코슬린 교수와 태재대학만의 ‘능동적 학습’ 모델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코슬린 교수는 교육 컨설팅 회사인 액티브러닝사이언스 대표이기도 하다. 액티브러닝 자체가 능동적 학습이라는 뜻으로, 미네르바대학의 교육이 추구하는 모델이다.

28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에서 코슬린 교수와 태재대학 초대 총장으로 내정된 염재호 태재대학 설립준비단장을 만났다. 염 단장이 질문하고 코슬린 교수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새로운 대학을 둘러싼 이야기를 정리했다.

 

― 한국은 교육열이 높지만 학생들이 호기심을 충족하거나 사고력을 높이기보다 정답을 찾기 위해 많은 지식을 암기하고 있다. 그 문제점이 뭔가.(염 단장)

“대학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만 하면 안 된다. 누구나 키보드 클릭 몇 번이면 지식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다. 대학은 학생들이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하고, 목표를 이루는 데 쓸 수 있는 지적 도구를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런 능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게 바로 능동적 학습이다.”(코슬린 교수)

― 능동적 학습이 뭔가.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교수의 수업을 듣는 게 아니라 적극 참여하는 방식이다. 모든 학생이 전체 수업시간의 75% 이상을 토론과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많이 설명하지 않으면 가르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강의를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면 심층 학습이 촉진되지 못한다. 그러면 지식을 배워도 적용할 수 없고, 시간이 지나면 기억하지도 못하게 된다.”

― 능동적 학습은 어떻게 하는 건가.


“능동적 학습에서는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게 가장 중요하므로 그만큼 사전 학습을 충실히 해야 한다. 일명 ‘거꾸로 학습’이다. 미네르바대학 학생들은 수업 전에 짧은 동영상을 듣거나 자료를 읽으면서 사전에 수업을 준비한다. 강의실에서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고 참여한다. 이런 방식에서는 학생이 절대 강의를 빠질 수 없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이런 방식을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수록 더 심층적으로 알게 된다는 걸 깨닫게 된다.”

― 능동적 학습을 위해선 교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 교수들이 기존 강의 방식보다 수업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한다. 기존 강의는 여러 번 반복할수록 교수들이 강의 자체에 익숙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능동적 학습 방식은 학생들의 토론을 유익한 방향으로 유도해야 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나올 수도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지금 대학 강의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교수마다 다른 수준으로 제각각 가르치면 안 된다. 동일 강좌를 가르치는 교수진은 매 시간 다뤄야 하는 주제와 학습 성과를 공유하는 수업지도안에 근거해 가르쳐야 한다. 교수가 잘 가르치는지에 대한 평가 역시 매우 중요하다.”

― 왜 온라인이 능동적 학습에 효과적인가.

“능동적 학습에선 소그룹 토론과 설문조사, 투표 등이 반복된다. 만약 소그룹 토론을 오프라인 강의실에서 한다면 학생들이 그룹을 나눠 물리적으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또 교수가 소그룹마다 참여해서 피드백을 줄 수도 있다.”

― 대학의 인재 양성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하나.

“리더가 될 수 있는 기술뿐 아니라 리더와 협력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또 급변하는 세계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같은 지식이라도 다양한 맥락에서 탐구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또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해야 한다. 태재대학 학생들이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 직접 살아보면서 활동해야 하는 이유다.”

 

 

< 출처 : 동아일보 >

:
Posted by sukji

 

연세대 총장이 예언하는 포스트 코로나 대학 교육은

 

대면·비대면 수업 장점만 합쳐
캠퍼스 구분없이 온라인 수업
16개 대학과 강의 협약 논의
대학도 효율적 재정운용 가능

연세대 수업 플랫폼 `런어스`
주제별로 교육영상 모두 올려
일반 대중에도 강의 내용 공개
교육 공백·양극화 해소 역할도

 


지난 11일 울긋불긋 단풍으로 늦가을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연세대 본관 앞에서 서승환 연세대 총장이 활짝 웃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대학교육은 종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겁니다. 온라인 수업과 대면 수업의 장점을 섞은 '혼합형 학습(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대세를 이룰 겁니다. 중세 시대부터 내려온 대학교육 방식이 혁명적으로 바뀌는 것이죠."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총장실. 서승환 연세대 총장(65)은 자리에 앉자마자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융·복합 학습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대학은 이 같은 시대 흐름에 맞춰 교육 혁신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서 총장은 '혼합형 학습'을 위해 이미 여러 개의 강의동 일부를 온라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로 개조했고, 국내외 대학교들과 온라인 강의에 대한 공동협약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혼합형 학습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세계 주요 대학에서 연구와 수업이 진행돼온 학습 방법이다. 국내 대학에선 진척이 없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강제적으로 실시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된 교육 방식이 됐다는 것이다. 서 총장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지난 9월 연세대가 개발한 지식 공유 플랫폼인 '런어스(LearnUs)'를 공개했다. 국내 고등교육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혼합형 학습이 대학교육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서 총장에게 구체적인 미래상을 들어봤다.

―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위드 코로나'에 접어들었는데, 대학교육은 정상화되는 것인가.

▷대학교육의 정상화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전면 대면 교육이 정상화인가. 이미 온라인 학습을 경험한 대학과 교수, 학생들은 종전의 교육 형태로 돌아가기 어렵다. 대신 혼합형 학습의 일반화가 상당히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2+1 교육'이라고 한다면 2시간은 온라인으로 듣고 1시간은 대면 수업을 하는 것이다. 3시간짜리 강의라면 2시간은 우리 대학 교수와 다른 대학 교수가 전문 영역에 맞춰 온라인 강의를 하고 1시간은 대학별로 대면 수업을 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학점은 대학이 각자 주면 된다. 연세대는 이를 위해 카이스트, 포스텍, 서강대 등 4개 대학과 공동 강의협약을 맺었으며 16개 대학과도 논의 중이다. 온라인 강의 비중이 늘어나면 강의 공간에 투자하려고 했던 것을 연구나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게 돼 대학 재정에도 효율적이다.

― 대면 수업도 불편은 없는데 온라인 강의를 그렇게 강조할 필요가 있나.

▷교육과 관련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기술이 발달했다. 그런 것을 교육에 접목시키고자 하면 기존 오프라인 강의에선 쉽지 않다. AI를 도입해 온라인 강의에 장착할 경우 대면 수업에서는 하지 못한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보통 증권 투자 같은 수업은 오프라인 강의만 하면 케이스 스터디로 한 학기에 해봐야 몇 개 못 한다. 이를 AI 프로그램화한다면 증권시장의 모든 데이터를 올려놓고 프로그램 등을 바꿔주면 학생들이 수만 가지 케이스를 한 학기에 다 들을 수 있게 된다.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에드엑스(edX)', 스탠퍼드대의 '코세라(Coursera)' '유다시티(Udacity)' 등 교육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전 세계 대학교는 10여 년 전부터 이런 혼합형 교육을 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제자리걸음이었다. 코로나19로 이제 혁신할 기회가 온 것이다.

― 국내외에도 '혼합형 학습'에 공감하는 대학들이 많나.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석학을 초빙하려면 혼합형 학습 과정에 협약을 맺어서 하면 된다. 이미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공개 수업(MOOC) 플랫폼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연세대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 '런어스'의 학위 과정 같은 경우 우리 학교 학생만 이용할 수 있지만, 다른 대학과 협약을 맺으면 런어스에 온라인 강의를 탑재해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외국의 저명한 교수 강의를 직접 듣고 학점을 받을 수도 있다. 이미 해외 대학과 관련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2학기부터 시행하려고 한다. 우리 대학을 포함해 미국·유럽·아시아 4개 대학과 협약을 맺었다.

― 혼합형 학습을 위해 대학 측이 준비한 것은 뭔가.

▷ 온라인 강의를 하려면 녹화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내에 스튜디오를 수십 개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런어스 오픈 스튜디오도 만들어 9월에 공개했다. 런어스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것은 학위 과정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개방돼 이제 누구라도 들어와서 전문 과정과 교양 과정 등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온라인 교육 플랫폼 '런어스'의 장점은 무엇인가.

▷연세대는 학부와 대학원 등을 합하면 한 학기에만 8000개 과목이 열린다. 이를 연관 있는 과목끼리 묶어서 100~200개 등으로 모듈화 작업을 하고 있다. 1시간 단위, 30분 단위 등 주제별·키워드별로 쪼개는 것이다. 키워드만 검색하면 관련되는 교육 영상이 쭉 뜨는 것이다. 강의 내용은 콘텐츠검증위원회에서 검증한다. 런어스에는 검증위원회를 통해 강의 내용이 전부 사실이고 믿을 수 있는 정보만 올라오게 된다. 아무 영상이나 올리는 유튜브와 다르다.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이나 군대에서 제대한 대학생들도 공백기가 몇 달 정도 있다. 대학에서 필요한 지식과 기초적인 내용 등을 런어스가 무료로 제공하면 그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게 된다. 취업준비생도 마찬가지다. 런어스의 일반 강좌 등 많은 부분을 무료화할 예정이다. 고등교육의 양극화를 이 플랫폼에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송도캠퍼스에 병원·연구소…사이언스파크로 조성


송도에 세계 4번째 IBM 센터
국내 양자컴퓨터 연구 허브로

 

경제학자인 서승환 총장은 모교인 연세대에서 공부하고 여러 보직을 거쳐 2020년 2월 총장까지 오른 '연세대 맨'이다.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미시경제학 강의는 명강의로 소문이 자자했다. 연세대를 떠나 외도한 것은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도시경제학 분야 박사 학위를 땄을 때와 2013년 국토교통부 장관을 했을 때다. 그는 특히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기획 단계부터 송도건설추진단장, 송도총괄본부장 등을 맡았다. 지금은 총장으로서 2단계 조성 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송도 캠퍼스에 남다른 애정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 송도 국제캠퍼스 건설을 직접 맡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캠퍼스 용지 매립이 덜 됐을 때부터 시작해서 6년 반 동안 초기 작업을 준비했다. 현재 1단계 사업은 완료된 상태다. 1단계 사업은 국제화와 교육에 방점을 찍는 사업이다. 생활 밀착형 전인 교육 시스템인 '레지덴셜 칼리지'를 만들고 국제기구를 유치하는 등 국제화 부문에 신경을 썼다. 2단계 사업은 이제 시작인데 '연세사이언스파크' 등 연구 쪽으로 조성하려고 한다. 송도세브란스병원도 들어서게 되면 산업·학문·연구소·병원 등을 갖추게 된다.

― IBM과 양자컴퓨팅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고 들었다.

IBM의 양자컴퓨터가 2023년 송도국제캠퍼스에 오게 된다. 양자컴퓨터 자체가 들어와 센터를 구축하는 사례로는 세계에서 네 번째다. 미국과 독일, 일본 그다음이다. 양자컴퓨터는 응용 분야도 굉장히 많고 국내 기업체나 연구하는 분들의 수요가 꽤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중심으로 여러 기구가 따라붙게 되는 상황이다. 연세사이언스파크의 주요한 한 축이 될 것이다.

― 국토교통부 장관이 어려운가. 대학 총장이 힘든가.

▷각자 힘든 게 조금 다르다. 전체적으로 보면 장관일 때는 나랏일이라는 점에서 힘들었다. 학교도 규모는 다르지만 내부에서 여전히 이견 같은 것들이 있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힘든 것도 마찬가지다. 학교는 특징상 어떤 일을 하다 보면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구성원들 의견을 수렴한 다음에 합의안을 도출해서 추진해야 하니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어려움이 있다.

― 교수 재직 시절에는 명강의로 소문이 났었는데.

▷교수는 강의할 때가 제일 행복한 순간이다. 미시경제 강의는 처음 1987년에 발령받았는데, 받을 때하고 최근 강의한 걸 비교해본다. 시험 문제가 어렵긴 똑같지만 요령이 늘었다고 할까.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됐다.

▶▶서 총장은…

△1956년 서울 출생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경제학과 △연세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미국 프린스턴대 대학원 박사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수 △한국응용경제학회장 △연세대 기획실장, 송도건설기획본부장 △연세대 송도총괄본부장, 국제캠퍼스교육원장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인수위원 △국토교통부 장관 △2020년~현재 제19대 연세대 총장

 

 

< 출처 : 매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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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