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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조금은 이상한 것을 믿는다 : 누구나 한 번쯤은 믿어봤을 재밌거나 이상하거나 위험한 생각들

/ 한국 스켑틱 편집부  502 한17ㅇ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MBTI, 사주팔자, 유체 이탈 경험 등
인간의 대표적인 이상한 믿음을 한 권으로 만나다

16세기의 회의론자 레지널드 스콧은 유령과 악마에 관해 몰두 하는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들을 한탄하며 곧 모든 환상이 신의 은총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의 예측과 달리 약 5세 기가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이상한 믿음을 믿고 있다. 사실 인간사를 통틀어 이상한 믿음은 늘 인기를 누려왔다. 스콧의 예측이 실패한 건 우리가 과학적으로 덜 계몽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 원래 그와 같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믿음은 인간의 소프트웨어에 내장되어 있다. 마이클 셔머는 이를 일컬어 '믿음 엔진'이라고 불렀다. 불확실한 정보에서 패턴을 찾아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은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 같은 위대한 과학의 성취를 선물하기도 하지만 음모론이나 초자연적 믿음의 대안적 세계를 꾸며내기도 한다. 우리는 상상하며 꿈꾸는 종이다. 이야기꾼인 우리는 늘 이상한 믿음과 함께할 것이다.

MBTI, 혈액형 성격론, 운명, 사주팔자, 음양오행 등 첨단 과학의 시대에도?누군가는 여전히 믿고 있는?이상하고 위험한 이야기들. 어쩌면 이 이야기들은 우리 인간을 이해하는 출발점일지도 모른다. 오래전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패턴을 찾도록 설계된 우리 뇌는 기이한 믿음에 취약하다. 실제 이상한 믿음은 인간사의 일반적이고 중심적이며 보편적인 양상이었다. 지난 8년간 과학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를 비판적으로 살펴온 한국 스켑틱 편집부가 MBTI, 혈액형 성격론, 운명, 사주팔자, 음양오행, 밀레니엄 종말론, 외계인, 지구중심설, 음이온, 천국과 지옥, 심령사진, 예지몽, 임사체험, 유체이탈, 점성술, 지구평면설 등 우리를 유혹하는 재밌지만 이상한 25가지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로 묶었다. 때로는 황당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며 분노를 자아내기도 하는 이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여러분은 우리 마음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현실을 왜곡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우리는 모두 불확실한 상황에서
패턴을 찾는 이야기꾼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괴담TV 프로그램을 보며 벌벌 떨었던 기억이 있을 거다. 혹시 원한 깊은 혼령이 찾아오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 말이다. 소심한 A형임을 한탄하며 성격 좋은 O형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연인과 별자리 궁합이 좋지 않아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한탄하기도 하고, 밀레니엄 종말이 온다며 컴퓨터의 전원을 빼놓고 제발 종말이 오지 않기를 기도하는 우리들. 그렇다. 우리는 모두 조금은 이상한 것을 믿는다. 당신은 똑똑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자만하지 마시라. 우리 모두 이상한 믿음에 취약한 뇌를 갖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의 시대를 사는 당신도 예외가 아니다.
16세기의 회의론자 레지널드 스콧은 유령과 악마에 관해 몰두 하는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들을 한탄하며 곧 모든 환상이 신의 은총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의 예측과 달리 약 5세 기가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이상한 믿음을 믿고 있다. 사실 인간사를 통틀어 이상한 믿음은 늘 인기를 누려왔다.
스콧의 예측이 실패한 건 우리가 과학적으로 덜 계몽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 원래 그와 같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믿음은 인간의 소프트웨어에 내장되어 있다. 마이클 셔머는 이를 일컬어 '믿음 엔진'이라고 불렀다. 불확실한 정보에서 패턴을 찾아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은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 같은 위대한 과학의 성취를 선물하기도 하지만 음모론이나 초자연적 믿음의 대안적 세계를 꾸며내기도 한다. 우리는 상상하며 꿈꾸는 종이다. 이야기꾼인 우리는 늘 이상한 믿음과 함께할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믿어봤을
재밌지만 이상하고 위험한 생각들
B형 남성을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매력적인 나쁜 남자? 그렇다면 당신은 혈액형 성격론자일 수 있다. 물론 한때는 믿었지만 지금은 유치하고 비과학적이라서 믿지 않는다고? 그럼 MBTI는 어떤가? 그건 과학적이기 때문에 신뢰한다고? MBTI보다 당신을 잘 보여준 검사는 없었다고? 또 사주팔자를 진지하게 믿지는 않지만 신문에서 오늘의 운세를 찾아보기도 하고, 하늘에 떠 있는 물체를 보고 외계인의 방문을 의심해보기도 하고, 음식으로 뇌를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베스트셀러를 구입해 실천해본 적이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음이온이 몸에 좋다며 굳이 돈을 더 주면서 음이온 기능을 추가해본 적은 없는가? 이 글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면, 이 책은 아마 당신을 위한 책일 것이다.
이 책에서 여러분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우기는 지구평면론자, UFO가 지구에 방문 한 외계인의 증거라는 외계인신봉자, 자기가 누구인지 혈액형에 묻는 혈액형 성격론자, 종말이 온다고 재산을 모두 탕진한 밀레니엄 종말론자, 사후세계를 경험하고 왔다는 임사체험자 등 우리 인간의 가장 대표적인 이상한 믿음을 만나게 될 것이다. 단순한 재미와 웃음을 넘어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가진 믿음 엔진의 정체가 무엇이고 우리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힌트를 제공할 것이다. 이상한 믿음에 대한 이해는 여러분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 인간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해줄 것이다.

이상한 믿음을 이해해야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
여러분의 할머니가 어떤 사기 행각에 속아 넘어갔다고 해보자. 당신이 이를 알아차렸을 때는 사기꾼에게 큰돈을 넘겨준 상태다. 당신은 할머니를 설득하려고 하겠지만 쉽지 않다. 당신은 사실 관계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겠지만, 할머니는 말을 듣지 않는다. 대체 할머니는 왜 그러는 걸까? 이에 대해 태브리스와 애런슨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지 부조화를 이해하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할머니 대체 왜 그러세요?’라는 말은 ‘할머니 바보예요?’와 같은 뜻이니 역효과를 낼 수밖에.” 똑똑하고 분별 있는 사람이라는 자아상이 위협받는 한 할머니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칼 세이건은 똑똑하고 호기심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이 그들의 믿음을 깔보거나 겸손을 가장해 오만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회의주의자 대니얼 록스턴은 사람들이 존중받을 자격이 있고 똑똑하며 호기심 많고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고 인정하지 않고는 누군가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냉소와 비난보다는 이상한 믿음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하는 이유다. 앞에서 말했듯 우리 모두는 조금은 이상한 믿음을 가지고 있고, 이는 당신도 예외가 아님을 명심하라.

 

목차

 

들어가며

1부 성격과 운명에 관한 이상한 믿음
너무 복잡한 인간, 너무 단순한 MBTI / 박진영
당신의 혈액형에 당신은 없다 / 레베카 버크너, 존 버크너
물고기 자리는 이타적이다 / 찰스 S. 레이카트
운명론의 딜레마 / 데이비드 자이글러
주역을 ‘믿어선’ 안 되는 7가지 이유 / 이지형

2부 우리 일상 속 과학에 관한 이상한 믿음
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니콜라 고브리트, 스타니슬라스 프랑포르
휴대폰은 암을 유발할 수 있을까 / 버나드 레이킨드
음식으로 뇌를 고칠 수 있다고 / 최낙언
음이온 환상에 빠져 버린 사회 / 이덕환
파란색 냄새를 맡는 소녀 / 제시 베링

3부 숨은 진실에 관한 이상한 믿음
인지 부조화는 어떻게 현실을 왜곡하는가 / 대니얼 록스턴
UFO에 대한 세 가지 가설 / 마이클 셔머
우주의 중심에 지구를 놓으려는 사람들 / 도널드 프로세로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 / 대니얼 록스턴
텅 빈지 구속으로의 환상 여행 / 대니얼 록스턴

4부 저세상에 관한 이상한 믿음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내는 신호 / 제시 베링
과학은 예지몽을 어떻게 설명하는가 / 리처드 와이즈먼
모두가 다른 천국을 보았다 / 코리 마컴
뇌의 전기자극과 유체이탈경험에 대하여 / 제임스 앨런 체인
심령사진의 비밀 / 대니얼 록스턴

저자 소개
역자 소개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 : 거짓과 미신에 휘둘리지 않고 과학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힘 / 플로리안 아이그너

502 A289sKㅇ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서울대 분자생리학자 전주홍 교수, 유튜브 ‘안될과학’ 크리에이터 궤도 추천!

“이 책을 통해 과학 문해력을 갖춘 교양인의 반열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과학만큼이나 이 책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판친다

오늘날 우리는 고도로 발전한 과학과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비과학적인 것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리고 있다. 왜 사람들은 미신과 음모론처럼 과학을 부정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그리도 쉽게 경도되는 걸까? 여기에 이성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포퓰리즘까지 가세해, 편가르기와 사회갈등 그리고 소수자/약자를 향한 혐오를 부추긴다. 단절과 의심, 불안을 증폭시킨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흐름에 불씨를 더했다.

불신과 혐오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을 정확하게 사랑하기 위하여

오스트리아의 유명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물리학자 플로리안 아이그너가 쓴 《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는 이처럼 거짓과 미신이 힘을 얻는 탈진실과 비이성의 시대에 더욱 귀하고 절실해진 ‘과학’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이다. 나아가 ‘과학적 사고’야말로 허위와 위선에 맞서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가짜 뉴스, 유사 과학, 음모론 등 의심이 갈등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오늘날, 협동과 공유를 바탕으로 진리의 망을 세심히 연결해 온 과학의 역사와 과학자들 면면을 살펴보면서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과학적 태도의 힘’을 되짚어 보자는 것이다.
책은 유클리드부터 아인슈타인까지 고대와 현대를 아울러 과학자들의 빛나는 발견과 황당한 오류를 교차하며 펼쳐 보이고, 이와 더불어 포퍼와 쿤과 비트겐슈타인 등 과학철학의 굵직한 주제들을 소개한다. 사실을 직시하고, 논리로 증명하고, 실험으로 검증하고, 반증을 검토하고, 확신을 흔들어 온 과정에서 과학자들이 보여 준 용기에 어느새 가슴이 웅장해진다.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과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를 제공해 온 과학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그 지적 즐거움을 누리는 여정에서, 삶을 바람직하게 이끌고 균형 잡힌 사회를 만들 자양분도 기대해 볼 법하다. 과학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유쾌한 유머를 곁들인 흥미진진한 지적 모험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출판사 서평


가짜뉴스와 음모론, 사이비 과학이 기승을 부리는 탈진실 시대
우리는 누구를 무엇을 신뢰할 수 있을까?

최근 넷플릭스를 뜨겁게 달군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은 과학이 비과학에 압도당할 때 닥쳐올 파국을 피 한 방울 없이도 섬뜩하게 보여 준 바 있다. 명백한 과학적 사실이 정치 공학에 밀려 음모론 취급을 당하고, 정직한 과학자는 가짜 뉴스가 쏟아지는 소셜 미디어에서 비웃음거리로 추락하고, 허황된 대안만을 선동하는 지도층에는 과학계의 교차 검증 따위 필요 없다는 사이비 과학 추종자가 권력의 핵심으로 있다. 픽션일 뿐인데 어느새 관객은, 현실에서도 지구 종말은 시간문제인 것만 같은 위기감에 아찔해진다.
《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는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에 빠져 들끓던 영화 속 대중, 아니 실시간 영화 같은 현실을 사는 우리가 꼭 함께 읽어 볼 만하다. 과학을 제쳐 두고 사회 문제에 대응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 “Just Look Up!”(다만 팩트를 직시할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책은 과학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힘을 권한다. 추천사를 쓴 전주홍 교수의 말처럼 “한 사회를 움직이는 과학의 수준은 과학으로 무장한 교양 시민의 수준과 별개일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구가 둥글다는 생각은 이제 의심할 여지 없는 과학적 사실임에도, 긴 시간을 거쳐 충분히 입증된 이러한 명제마저 부정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다. 속칭 ‘지구평평론자’인 이들은 지구가 납작한 원반 모양이라고 진지하게 믿는다. 한편으로는 정치 갈등에 힘입어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나돌기도 한다. 어느 정치인이 금괴를 200톤 숨겨 두었다거나, 한 작은 피잣집 지하에서 정치인들이 아동 성매매를 한다는 음모론이 버젓이 힘을 얻는다. 기후학자들의 간절하고 엄중한 경고에도 기후 위기를 비웃는 사람도 적지 않다. 2022년의 사고방식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주장들이 버젓이 난무하는 기이한 풍경이다.
저자는 이러한 비이성의 시대 한복판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믿을 수 있을까요?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무엇을 믿어야 할까요?” 저자 플로리안 아이그너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 이론물리학연구소에서 양자 물리학 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강의와 집필, 방송 인터뷰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물리학자이다. 과학이라는 사고법, 즉 단편적 과학 지식을 넘어 그 원리와 철학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힘을 널리 공유하고 싶어 이 책을 집필했다. ‘과학에 대한 사랑 고백’이라는 원서의 부제처럼, 불안한 날들 속 동시대 과학자의 애정과 낙관을 느낄 수 있어 든든해지는 글들이다.


과학을 믿을까, 직감을 믿을까
과학은 우리가 공동으로 신뢰할 수 있는 토대

우리는 왜 과학을 믿어야 할까? 우리는 굳이 엄밀한 수학 공식이나 과학 원리를 동원하지 않아도 생일 선물로 양자 역학 책을 선물하면 애인이 좋아할지 싫어할지 뻔히 알 수 있다. 또는 날아오는 공의 운동 에너지를 계산하지 않아도 맞으면 아플 것을 알기에 피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과학을 잘 몰라도 보통은 평안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우리가 직감에 의존해 많은 것을 파악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직감은 적은 정보로 단시간에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놀라운 메커니즘이다.

알려진 사실들을 일일이 열거하고, 모든 가능성을 모색하고, 이성적으로 숙고하면서는 일상의 결정들을 내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반쯤 아는 상태에서 직관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훤히 들여다볼 수 없는 상태에서 종종 아주 지혜로운 선택을 합니다. (제1장 과학을 믿을까, 직감을 믿을까 _ 21쪽)

하지만 이 세상에는 직감으로만 파악할 수 없는 영역이 있고, 특히 고도로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는 직감만으로 옳게 ‘느껴지는’ 것을 택하거나, 그를 근거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다. 현실은 우리의 감각을 배신하는 방식으로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직감보다는 과학이 더 필요하다. 과학은 직감과는 상당히 모순되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세상의 원리를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도구이다.
책에서는 직감으로는 알기 힘든 여러 과학적 발견의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가 가진 직감의 한계와 과학의 탁월함을 보여준다. 시공간이 휘어 있음을 보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힐베르트의 무한 호텔 등은 직감이 닿기 힘든 수학·과학적 사고의 대표적인 예이다. 굽어진 시공간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고, 무한의 크기를 비교하는 일 또한 우리의 직관에 들어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학은 직감 대신 완벽한 진실을 우리에게 보여 줄 수 있을까. 책에서는 과학이 “완벽한 진리를 넣어 두는 보석 상자”가 아니며, ‘방법’이자 ‘문제 해결 전략’이자 ‘다양한 도구 모음’이라고 강조한다. 즉, 과학은 발견한 진리를 수집하는 닫힌 체계가 아니라 과학적인 태도와 사고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행하는 방법론인 것이다. 그 방법론 또한 과학사 안에서 끊임없이 변모·발전되어왔고, 이 책은 그러한 과학철학의 흐름을 쉽고 친절한 언어로 안내하고 있다.
관찰을 바탕으로 하는 자연 과학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인 귀납법의 함정을 ‘반증 가능성’이라는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돌파한 칼 포퍼, 과학 이론을 ‘연구 프로그램’이라는 커다란 사고 체계의 일부로 본 러커토시 임레, 과학사를 과학적 세계상이 계속해서 교대되는 혁명의 연속으로 본 토머스 쿤 등 위대한 과학자들이 남긴 위대한 생각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때로는 황당한 실수와 어이없는 오류에 빠진 과학자들의 사례들 또한 소개되는데, 이러한 실수와 오류 또한 과학적 성취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 또한 과학적 태도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특히 통계적 유의미의 함정을 설명하는 부분(제9장 진실을 도구로 거짓말하는 법)이나, 아마추어가 빠질 수 있는 잘못된 자기 평가를 지적하는 더닝 크루거 효과(제1장 과학을 믿을까, 직감을 믿을까), 과학적 사실과 미신적인 주장이 타협할 수 없는 이유(제12장 똑똑한 사람도 헛소리를 한다) 등은 과학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도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여러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과학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에게 들려주는
양자 물리학자의 과학에 대한 사랑 고백

엄밀한 과학적 방법론으로 검증된 이론들은 각자가 외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과학을 신뢰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과학 이론이 수많은 다양한 이론·관찰·계산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 사실의 신뢰성은 일차적으로 해당 이론 내에서 원인과 결과의 논리적인 연결에서 나온다. 그다음으로는 각각의 이론과 이론을 이어 주는 연결망이 있어, 서로 다른 방법에 기초한 서로 다른 논증이 실처럼 얽혀 서로를 지지하는 데서 나온다.
미신이나 유사 과학 등 비과학적인 것들과 과학을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기준이 바로 이 ‘연결’이다. 미신은 과학과 달리 체계나 연결 구조가 없으며 개별 주장만이 난무한다. 이러한 생각들은 과학 지식과 모순될 뿐만 아니라 서로 논리적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과학에서는 새로운 매듭이 지어지면 기존의 증명된 사실들로 이루어진 망과 연결하려 하는 반면, 미신에서는 모두가 각자 고립된 자신만의 좁은 망을 형성한다. 마치 실 한 오라기 한 오라기가 공중에 흩어져 있는 것과도 같다.

우리가 과학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다른 데에 있을 터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과학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지요. 우리는 과학을 할까 말까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과연 과학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물고기가 헤엄치는 게 과연 좋은 생각인지 왈가왈부하는 것과 같습니다. (제13장 감으로 하는 과학 _ 328쪽)

우리는 과학적 사고 능력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언어 능력을 갖췄으며, 서로 다른 과제들을 맡아 유지되는 복잡한 사회 시스템을 구현했다. 온 인류가 우정을 나누고, 협동하며,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너른 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연결망 안에서 우리는 공동 작업을 통해 과학을 행할 수 있다. 저자가 초대하는 과학이라는 모험에 자격 조건은 필요 없다. 그저 열린 눈으로 세상을 누비며 영리한 생각을 말하고, 멍청한 생각을 치워 버리려 노력하면 된다. 과학은 우주가 배태한 가장 커다란 모험이며, 우리 모두가 그 모험단원이 될 수 있다. 《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는 과학에 대한 사랑을 담아 보내는 지적 모험으로의 초대장이다.

 
 

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제1장 과학을 믿을까, 직감을 믿을까?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공간과 시간을 구부렸을까│답은 43!│더닝 크루거 효과│팩트를 바탕으로 논쟁해야 한다

제2장 1 더하기 1은 2
다르게 생각할 수 없는 것│공리, 올바른 사고가 시작되는 곳│0에서 무한대까지│무한에 대한 분노│무한 호텔│수학을 위한 라마누잔의 직관│논리적 사고의 기술

제3장 이 문장은 거짓이다
버트런드 러셀, 그리고 인생의 업적을 무참히 내던져 버린 남자│쿠르트 괴델과 힐베르트 프로그램의 무산│논리학은 여전히 옳다

제4장 더러운 유리컵과 순수한 진실
빈 학파│무의미한 쓰레기 더미 위에서│우리는 착각한다, 남들도 함께 착각한다│르네 블롱들로와 신비한 N선│팩트에서 이론으로│비둘기 똥에서 노벨상으로│블랙홀과 우주의 대칭│모든 것이 수학은 아니다

제5장 모든 까마귀는 검다
일반화는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굿맨의 까마귀 수수께끼, 검정, 노랑 또는 검노?│나의 체리는 얼마나 까마귀스러운가? 헴펠의 까마귀 역설│칼 포퍼, 틀릴 수도 있는 것이 과학이다│위험을 무릅쓸 용기를!│웨이슨의 카드 테스트, 우리가 틀렸다고 가정하자│자신의 확신을 흔들기

제6장 맞지 않는다고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
뒤앙-콰인 논제, 우리는 생각을 묶음으로 점검한다│지구 평면설│러커토시 임레, 견고한 핵과 부드러운 껍질│아인슈타인이 행성 하나를 없애 버린 경위│이론이 노쇠해졌을 때

제7장 혁명 만세!
토머스 쿤, 패러다임의 혁명│새로운 시대, 새로운 개념│반박되고야 말았다! 그래, 그게 어때서?│원을 도는 원│아이작 뉴턴의 놀라운 힘들│아인슈타인의 굽은 시공간│빠른 것과 느린 것│뉴턴과 양자│대체로 지구는 평평하다│플로지스톤, 불에 대한 오류│빠른 중성미자의 수수께끼

제8장 가능하면 단순하게
너무 정확해도 틀린다│세계 공식도 해결책이 아니다│오컴의 면도날과 바지 정령│“과학은 아직 거기까지 못 미쳐요!”│에른가르트와 기적│진실은 과학이 된다

제9장 진실을 도구로 거짓말을 하는 법
통계적 유의미, 우연이라 하기엔 석연치 않은│어떤 것이든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와인은 수명을 늘리고, 키 큰 사람은 위험하다?

제10장 우리를 지탱하는 세심히 연결된 망
과학의 망, 서로 맞물리는 사실들│매듭이 많을수록 튼튼한 이론│칼 세이건과 욕실의 유니콘│방법과 내용│공통점과 차이점

제11장 거인의 어깨 위에서
자기기만과 속임수 사이│함께하면 덜 어리석어진다│과학과 군집 지능│한 사람의 머리에 다 들어가지 않는 생각

제12장 똑똑한 사람도 헛소리를 한다
전문가 문제│바람직하지 않은 타협│과학은 각개전투가 아니다│노벨상병

제13장 감으로 하는 과학
지나치게 이성적인 것은 비이성적이다│사실과 진실은 다를 수도 있다│종교와 신화│과학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우리 모두가 과학이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종이산책단의 산책다짐!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 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선택 / Weiner, Eric  102 W423sKㄱ  인문과학열람실(3층)   공정하다는 착각 :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 /  Sandel, Michael J. 306.0973S214tKㅎ 사회과학열람실(3층)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 Jahren, Hope
363.73874 J25sK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코스모스 / 세이건,칼  523.1 S129cKㅎ2  자연과학열람실(4층)

 

 

1일 1클래식 1기쁨 : 하루하루 설레는 클래식의 말 /  Burton-Hill  780.9 B974yKㄱ  자연과학열람실(4층)  서양미술사 /  곰브리치, E.H 
709.4 G632s16Kㅂ  자연과학열람실(4층) 

 

 

바보의 세계 : 한 권으로 읽는 인류의 오류사 / Marmion, Jean-Francois  306.409M351hKㅂ  사회과학열람실(3층)  총, 균, 쇠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
Diamond, Jared M  303.4D537gKㄱ2  사회과학열람실(3층), 독서인증실(3층) 

 

 

생명 가격표 : 각자 다른 생명의 값과 불공정성에 대하여 /  Friedman, Howard Steven  305 F911uKㅇ  사회과학열람실(3층)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305 김79ㅅ  사회과학열람실(3층), 독서인증실(3층) 

 

<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그레이트 인플루엔자 :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이었던 전염병 이야기 / 존 M. 배리  

614.51809041B279gKㅇ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미국의 국가 전염병 방어 체계 수립에 영향을 미친 기념비적인 대작

관점의 폭과 연구의 깊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작 『그레이트 인플루엔자』는 2004년 출간 당시에도 주목을 받으며 곧바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2005년 미국 국립과학원이 지난 1년간 출간된 최고의 과학 및 의학책에 수여하는 케크 커뮤니케이션을 받았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출간 16년 만에 다시 언론의 재조명을 받으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1년 넘게 베스트셀러 목록에 머무르며 지금까지 45만 부 이상 팔렸다. 2020년 빌 게이츠는 이 책을 여름에 읽을 만한 다섯 권의 책 중 한 권으로 추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유행병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1918년에 일어난 일들에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책에 쏟아진 대중의 관심을 다 설명하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이 충격적인 사태에 직면해 자신들이 맞이한 현실을 적절히 설명해 줄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이 책은 놀라울 만큼 독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거의 모든 것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레이트 인플루엔자』는 1918년에 일어난 전 세계적인 독감 대유행의 역사만이 아니라 과학, 특히 바이러스의 과학에 대해 깊이 설명하고 있었다. 배리는 바이러스란 무엇이며, 면역계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해 그토록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이와 같은 유행병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1918년에 일어난 세계적인 독감 대유행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며 과거의 비극으로부터 교훈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출판사 서평

 

2020년 빌 게이츠 추천 도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52주 연속 베스트셀러
2005년 미국 국립과학원 선정 올해의 과학책

“우리는 지금 미증유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에서
그 비교 대상을 찾고자 한다면 1918년 독감 팬데믹에서 가장 흡사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이었던 유행병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1918년은 지금과 아주 다른 시대였지만, 『그레이트 인플루엔자』는
우리가 많은 면에서 여전히 똑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훌륭한 책이다.”
-빌 게이츠

미국의 국가 전염병 방어 체계 수립에 영향을 미친 기념비적인 대작
“이 주제에 관한 가장 완전하고, 가장 풍부하고, 가장 포괄적인 역사”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2020년 코로나 사태가 닥치기 전까지, 1918년 독감 팬데믹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사람들에게 그건 역사책에나 나오는 옛날이야기였다. 그런데 2005년 미국의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 믿음은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생겨났다.
2005년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보건장관 마이크 레빗이 건네준 1918년 독감 팬데믹을 주제로 한 신간 한 권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는 그 책을 다시 내려놓을 수 없었다. 워싱턴으로 돌아온 부시는 국가안보 담당 수석보좌관 프랜 타운센드를 대통령 집무실로 불러 역사가 존 배리가 쓴 『그레이트 인플루엔자』를 읽어 보라며 건넸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100년마다 한 번씩 이런 일이 일어나. 국가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어.”
그렇게 해서 미국 역사상 가장 종합적인 팬데믹 대비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 계획에는 세계적인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새롭고 빠른 백신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 지원, 마스크와 산소 호흡기 같은 긴급 보급품의 물량 비축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에 부시가 이런 팬데믹 대비 구상을 말했을 때 보좌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건 일어날 법한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테러와의 전쟁과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국가 안보와 관련한 현안도 산적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날 법하지 않은 많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비행기가 하늘에서 떨어지고 탄저균이 우편으로 배달되고 있었다. 그러니 1918년과 같은 팬데믹이 다시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부시 행정부는 야심 차게 계획을 밀어붙였다.
2005년 11월 국립보건원에서 한 연설에서 부시는 이렇게 말했다. “팬데믹은 많은 면에서 산불과 닮았다. 조기에 진화하면 별다른 피해 없이 불을 끌 수 있다. 하지만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빨리 발견하지 못하면, 불길이 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나 급속히 퍼지며 지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부시는 팬데믹이 다른 재난들과는 전혀 다른 부류의 재난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의료 인력과 적절한 장비 공급이 필수적이다. 팬데믹 사태가 터지면, 주사기에서 병원 침상, 인공 호흡기, 마스크, 보호 장비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공급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참석한 과학자들 앞에서 부시는 그러한 사태가 터지면 기록적인 시간 안에 백신을 개발해야 하고 팬데믹의 압력에 맞서기 위해 전 국민에게 백신 주사를 맞혀 면역력을 갖추게 할 수 있을 만큼 생산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경고했다. “우리가 팬데믹이 터지기만을 기다린다면, 그땐 이미 대비하기에 너무 늦어 버릴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바로 행동하지 못한다면, 언젠가 무수한 사람이 불필요하게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후 코로나 사태가 터져 부시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부시의 선견지명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우왕좌왕하며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 왜 그랬을까?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유행병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관점의 폭과 연구의 깊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작 『그레이트 인플루엔자』는 2004년 출간 당시에도 주목을 받으며 곧바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2005년 미국 국립과학원이 지난 1년간 출간된 최고의 과학 및 의학책에 수여하는 케크 커뮤니케이션을 받았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출간 16년 만에 다시 언론의 재조명을 받으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1년 넘게 베스트셀러 목록에 머무르며 지금까지 45만 부 이상 팔렸다. 2020년 빌 게이츠는 이 책을 여름에 읽을 만한 다섯 권의 책 중 한 권으로 추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유행병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1918년에 일어난 일들에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책에 쏟아진 대중의 관심을 다 설명하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이 충격적인 사태에 직면해 자신들이 맞이한 현실을 적절히 설명해 줄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이 책은 놀라울 만큼 독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거의 모든 것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레이트 인플루엔자』는 1918년에 일어난 전 세계적인 독감 대유행의 역사만이 아니라 과학, 특히 바이러스의 과학에 대해 깊이 설명하고 있었다. 배리는 바이러스란 무엇이며, 면역계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해 그토록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이와 같은 유행병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1918년에 일어난 세계적인 독감 대유행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며 과거의 비극으로부터 교훈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1918년 독감 팬데믹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배리는 “1918년이 남긴 한 가지 지배적인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정부가 위기 상황에서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배리는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대중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무엇도 왜곡해서는 안 되고, 거짓으로 사람들을 안심시키려 해서도 안 되며, 그 누구도 조종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배리가 제시한 교훈은 16년 후 매우 불행한 방식으로 옳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코로나 사태가 닥쳤을 때 미국의 지도자는 그런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진실”을 이해하거나 말하는 것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데 참담할 정도로 실패했다. 배리의 책을 읽고 한 지도자는 팬데믹에 대비할 방어 체계를 만들 생각을 떠올렸지만, 막상 팬데믹이 터졌을 때 이 책이 제시하는 단 하나의 지배적인 교훈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 미국의 지도자로 있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역학자의 말마따나 팬데믹 상황에서 트럼프가 미국의 지도자였다는 것은 “역사의 비극”이었다.

1918년 독감 팬데믹은 자연과 현대 과학이 전면적으로 충돌한 최초의 사건이었다

『그레이트 인플루엔자』는 1918년에 일어난 전 세계적인 유행병의 원인과 결과를 의학사와 미국사, 세계사의 맥락 속에서 추적하며 무수한 갈래의 이야기를 하나의 서사로 엮는다. 배리는 1918년 독감 팬데믹은 “파괴와 죽음, 황폐함에 관한 이야기, 또 다른 인류 사회와 전쟁을 벌이던 한 사회가 여기에 더해 자연과 전쟁을 벌여야 했던 사태에 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과학에 관한 이야기, 발견에 관한 이야기이자 …… 그 지독한 혼란의 와중에 침착하게 사태를 응시하며 탁상공론에 빠지지 않고 단호하고 굳건하게 대처하고자 애쓴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배리에 따르면, 1918년 세계적인 독감 대유행은 “자연과 현대 과학이 전면적으로 충돌한 최초의 사건”이었다. 배리는 사회와 문화, 정치 등 당대의 역사적 배경 속에서 자연과 현대 과학이 충돌해 가는 과정을 세밀화를 그리듯 집요하게 그려나간다.
결국 팬데믹이 종식될 때까지 과학자들은 이 질병의 원인조차 알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배리는 이렇게 말한다. “궁극적으로 그 독감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에서 나온 과학 지식은 의학의 미래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곧바로 가리키고 있었다. 과학 지식이야말로 의학의 미래였으며, 그 사실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과학이 중요했다. 의학은 과학이 되어야 했다. 지금이나 그때나 사태 해결의 열쇠는 궁극적으로 과학자들의 연구실에 놓여 있었다. 그들이 한 과학에 대한 이해 없이 1918년에 일어난 일들과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올바로 이해하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레이트 인플루엔자』는 그러한 이해를 위해 독자들을 과학과 의학의 세계로 깊이 안내한다. 배리는 1918년 독감 팬데믹 사태에 직면한 당대 미국 의학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2000년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히포크라테스와 갈레노스의 의학에서 출발한다.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나는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배리는 과학의 본성과 방법론을 논하고, 의학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아니 의학이 얼마나 오랫동안 발전 없이 정체 상태에 빠져 있었는지 설명하며 의학사와 과학사를 개관한다.
19세기 말까지 미국 의학은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모습과 전혀 달랐다. 그 당시 미국 의학은 과학과 거의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히포크라테스의 의학에서 거의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였다. 미국의 많은 의대는 입학 조건으로 고등학교 졸업장조차 요구하지 않았다. 실습도 실험도 없었다. 미국의 의학은 혁신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의학은 과학적이 될 필요가 있었다. 배리는 이처럼 형편없는 수준이었던 미국의 의학이 어떻게 세계 최고 수준의 의학으로 변모하게 되는지 설명한다. 1918년 독감 팬데믹이 터졌을 때, 미국의 의학, 특히 폐렴 연구는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그리하여 미국 의학을 혁신시킨 주역들과 그들이 길러낸 제자들은 사태 해결에 앞장서게 된다. 배리는 이 과학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되살려내며 과학을 한다는 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있게 보여준다. 그 안에는 비전과 성취만이 아니라 긴장과 흥분, 절망과 슬픔이 깊이 배어 있다.
특히 배리가 들려주는 인플루엔자균을 둘러싼 이야기는 과학의 세계에서 연구자로 일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독일의 저명한 과학자 리하르트 파이퍼는 독감에 걸린 사람에게서 끝이 둥근 막대 모양의 작고 가느다란 세균을 분리해 냈고, 이 균이 독감의 원인이라고 확신한 그는 이 세균에 인플루엔자균이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과학자들은 이 세균을 파이퍼균이라고 부르며 거장의 발견에 찬사를 보냈다. 그의 발견을 의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1918년 독감 팬데믹 당시 수많은 과학자가 독감 환자에게서 이 인플루엔자균을 찾으려 애썼다. 이 균을 찾지 못하면 과학자로서 실력이 부족한 것으로 의심받거나 이 병은 독감이 아니라고 진단할 정도였다. 하지만 나중에 밝혀지듯이, 인플루엔자균은 독감의 원인이 아니었다. 독감의 원인이 바이러스라는 사실은 여러 해가 지난 뒤 밝혀진다. 하지만 거장의 발견을 의심하며 끝까지 독감의 원인을 규명하려 했던 한 과학자의 집요한 노력은 DNA가 유전암호를 지닌다는 사실을 밝히는 결정적인 연구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한 군 지휘관과 정치가들

제1차 세계대전이 정점에 달한 1918년 겨울,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독감 바이러스가 미국 캔자스주의 한 군 기지에서 발병해 미군 병력을 따라 동진해 갔다. 그러고 나서 전 세계적으로 폭발해 1억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단 24주 만에 24년간 에이즈로 죽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이 죽었고, 1년 만에 한 세기 동안 흑사병으로 죽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이 죽었다.
하지만 이 질병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배리는 이 정체 모를 질병이 이동해 가며 사람들을 쓰러뜨리는 발자취를 좇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자취를 따라가며 질병의 역학과 병리학, 병원체를 알아내려는 과학자들의 분투를 그린다. 이 책이 탐정 소설이나 과학 소설처럼 읽히는 이유다. 하지만 배리는 1918년 독감 대유행 사태를 병인론적이고 과학적으로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배리의 관심사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이 같은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응했으며, 무엇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고, 그로부터 어떤 교훈을 도출할 수 있는가에 있었다. 개인과 사회, 국가가 이 사태에 보인 반응을 정밀하게 추적하며 배리는 끊임없이 묻는다. 사태를 이토록 키운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누가 칭찬받아야 하고, 누가 비난받아야 하는가. 어떤 조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미래에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사태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전쟁에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은 자연이 독감 바이러스를 통해 인류를 공격할 훌륭한 터전을 마련했다. 참전을 결정한 미국은 신병 양성을 위해 한 곳에서만 수만 명씩 수용하는 거대한 군 기지들을 세웠고, 그렇게 급조한 군 기지 막사에 신병들을 수용 인원을 초과해 욱여넣었다. 그 안에서 독감 바이러스는 손쉽게 숙주를 찾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발병한 지 24시간 안에 감염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만큼 강력해졌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병력의 과밀 수용과 병력 이동, 군중이 모이는 공개 행사가 불러올 위험을 경고했지만, 군 지휘관과 정치가들은 이러한 경고를 대체로 무시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가혹한 대가를 치렀다.

전쟁이 터질 때 가장 먼저 죽는 것은 진실이다

배리가 반복해서 말하듯이, 이 병은 독감, 그저 독감일 뿐이었다. 하지만 독감 바이러스는 사람들이 방심할 때마다 그 틈을 파고들었다. 군 기지에서 발생한 독감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배리는 특히 한 기지에서 일어난 비극에 주목한다. 그랜트 기지의 사령관은 겨울이 다가오며 날씨가 추워지자 텐트를 치우고 막사에 신병들을 과밀 수용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자신이 이 질병을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독감이 발생하자 온갖 조치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기하급수로 늘어나기만 했다. 게다가 기지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바로 그날, 3,108명의 병력이 다른 기지로 가는 열차에 올라탔다. 열차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열차에 탔던 병력의 4분이 1이 곧바로 기지 병원에 입원했고, 결국 2,000명에 이르는 병력이 입원하게 된다. 그중 143명이 사망한 뒤부터는 사망자 집계가 더는 불가능했다. 이동한 기지 병력과 합산해 사망자가 집계되었기 때문이다. 기지 사령관 해거던 대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미혼으로 군과 장병들이 삶의 전부였던 그는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 병은 독감, 그저 독감일 뿐이었다. 하지만 권력을 가진 자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할 때마다 독감 바이러스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미국에서 최대의 비극은 필라델피아에서 벌어졌다. 필라델피아시 당국은 전시 공채 판매 촉진을 위한 시가행진을 계획하고 있었다. 수천 명이 시가행진하고 수십만 명이 이를 지켜볼 예정이었다. 일부 보건 책임자들과 의사들은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시 당국은 이를 무시하고 1918년 9월 28일 행사를 예정대로 강행했다. 시 당국과 언론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경고를 무시한 대가는 너무나 컸다. 시가행진이 있은 지 72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그 도시에 있는 31개 병원의 모든 병상이 꽉 찼다. 그리고 불과 열흘 만에 유행병은 하루에 수백 명이 감염되고 한두 명이 사망하던 수준에서 매일 수십만 명이 걸리고 수백 명이 사망하는 수준으로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그 와중에도 시 당국과 신문들은 계속 위험을 축소해서 보도했다. 사망자가 매일 수백 명씩 발생하며 갈수록 늘어가는 상황에서 신문은 보건 당국의 말을 인용해 계속해서 이렇게 말했다. “독감 유행이 정점에 다다랐다.” “유행병이 정점을 지났다고, 보건 당국은 확신한다.” 사망자가 두 배, 네 배로 늘어나는 순간에 필라델피아시의 공중보건 책임자는 여전히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과장된 보도에 겁먹거나 공황 상태에 빠지지 마십시오.” 거리에 시신이 쌓였고, 인부들은 무덤을 파기를 거부했고, 이내 관마저 부족해졌다.
1918년에 세계는 두 개의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하나는 한 인류 사회가 다른 사회와 벌여야 했던 전쟁 즉 제1차 세계대전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연과 벌여야 했던 전쟁 즉 유행병과의 전쟁이었다. 참전을 선언한 미국은 국가 전체를 전시 체제로 바꾸었다. 하지만 정치 지도자들은 인간끼리의 전쟁에 이기는 데만 집중했고, 다른 전쟁은 도외시했다. 놀랍게도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독감 대유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기록은 전혀 없다. 그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모두 제거하려 했다.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반역이었다. 따라서 언론은 진실을 말하려 하지 않았다. 무수한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죽어 가는 상황에서도 언론은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만 되뇌었다. 1917년 미국의 한 상원의원이 한 말은 당대의 이러한 현실을 한마디로 요약한다. “전쟁이 터질 때 가장 먼저 죽는 것은 진실이다.”
윌슨은 전후 처리를 위해 파리에서 열린 회담 중에 독감에 걸려 쓰러졌는데, 배리는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가정을 한다. 그때까지 윌슨 대통령은 “승리 없는 평화”를 주장하며 프랑스 총리 클레망소가 독일에 부과하려는 가혹한 조항들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었다. 회담을 거부하고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병에서 회복한 뒤, 윌슨의 태도는 달라졌다. 그는 클레망소가 요구한 조건을 순순히 다 받아들였다. 배리는 윌슨의 병이 히틀러의 등장에 기여했다고 본다. “역사가들은 파기 강화 조약의 혹독한 조항들이 독일에 경제적 곤경과 국민적 반발, 정치적 혼란을 야기함으로써 아돌프 히틀러의 등장을 촉진했다고 거의 만장일치로 동의한다.”
1918년 독감 팬데믹이 남긴 단 하나의 교훈 - 정부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

퓰리처상을 두 차례 수상한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미국과 바이러스: 리더십의 거대한 실패」라는 글에서 왜 미국이 코로나 사태에 대처하는 데 그토록 처참하게 실패했는가를 분석하며 그 원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그 행정부의 무능을 지목한다. 그는 이 같은 일이 미국에서 벌어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다며 이렇게 말한다. “사망진단서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음의 원인으로 기록할지 모르지만, 광의적인 의미에서 엄청나게 많은 미국인이 정부의 무능 탓에 사망했다.”
더욱 답답한 일은 2020년 10월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발표한 324페이지에 이르는 연구 보고서가 보여주고 있듯이 “불과 1년 전만 해도 미국은 특히 이러한 위기를 대처하는 데 잘 준비된 것으로 보였다는 사실”이다. 크리스토프는 그 공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돌아간다고 말한다. “그는 2005년 여름에 1918년 독감 팬데믹을 다룬 『그레이트 인플루엔자』를 읽었다. 이 책을 읽고 충격을 받은 부시는 보좌관들에게 또 다른 팬데믹에 대비할 국가 전략을 세우라고 지시했고, 그 결과로 그와 같은 보건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396페이지에 이르는 실행 매뉴얼이 탄생했다.” 부시가 준비했던 국가적인 전염병 방어 체계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업데이트되었고, 오바마의 보좌관들은 2016년 대통령직을 인계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는 전염병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러한 경고를 무시했다. 코로나 사태가 닥치자 트럼프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유행성 독감 정도로 치부하며, 거짓으로 사람들을 안심시키려고만 들었다. 2020년 2월 27일 트럼프는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중”이고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넬 대학교가 수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의 최대 전파자”였다. 트럼프는 정부에서 일하는 저명한 과학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이들을 소외시키고 조롱했다. 그 대신 그는 폭스뉴스의 단골 초대 손님인 방사선과 전문의를 코로나19 자문역으로 앉히는 등 공중보건에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돌팔이들을 추어올렸다. 트럼프는 과학을 불신했다.
크리스토프는 이렇게 말한다. “트럼프는 거의 모든 일을 잘못했다. 그는 사람들에게서 마스크를 쓰려는 의욕을 빼앗았다. 행정부는 접촉자 추적 조사를 하지 않았고, 감염자들을 격리할 기회를 놓쳐 그들을 노출시켰다. 양로원과 요양원 등에 적절한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문제들을 선명하게 하기보다는 혼란을 일으키는 조언을 했고, 아직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주와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겼다.” 트럼프가 바이러스에 낙관적인 태도로 일관한 이유는 분명했다. 바이러스로 인해 시장이 침체하지 않고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재선을 위한 최선의 시나리오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트럼프는 확진자 수를 줄여보겠다는 심산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반대하기까지 했는데, 크리스토프는 이러한 트럼프의 처신은 1980년대에 기대수명이 줄어들자 사망률 통계 발표를 금지한 소련 지도자들의 처신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맹비난한다. 2020년 10월에도 트럼프는 여전히 “코로나를 두려워하지 마라”라는 트윗을 올리고 있었다. 배리는 분명 트럼프의 이러한 태도에 기시감을 느끼며 전율했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을 때, 알자지라와 한 인터뷰에서 배리는 “너무나 많은 나라에서 실망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지도자들의 행태는 많은 시민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갈 것”이라고 개탄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코로나에 잘 대처해 온 것으로 보이고, K-방역은 세계적인 모범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백신 부작용과 백신 패스를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에 대해 좀 더 솔직한 태도로 진실을 말해 줄 필요가 있다. 배리는 두 가지 이유로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그래야 사람들은 두려움을 덜 느끼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미지의 것에 더욱 공포를 느끼기 때문이다. 둘째, 정부는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불신이 쌓이기 시작하면, 국민은 정부가 하는 말을 믿지 않으려 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 정책이 아무리 올바르더라도 결국 실패하고 말 것이다. 뭔가 진실을 감추고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며 국민의 불신을 키우는 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배리는 이렇게 말한다. “진실은 관리하는 게 아니다. 진실은 말해져야 한다.”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전사들
2부 무리
3부 불씨
4부 시작
5부 폭발
6부 역병
7부 경주
8부 조종 소리
9부 여파
10부 결말

후기

감사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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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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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