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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편집해 고혈압 예방한다…MIT가 뽑은 10대 미래기술

 

이미 시작됐거나 10~15년 후를 약속하는 기술들

 

 

             콜레스테롤 수치를 영구적으로 낮춰주는 크리스퍼 유전자편집기술 임상시험이 이뤄졌다. MIT테크놀로지리뷰

 
 

대본만으로 영화를 만들어내고, 유전자 가위로 유전자를 교정해 고혈압을 영구히 예방한다.미국의 기술 매체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 ‘2023년 10대 미래 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이 매체가 매년 발표하는 이 명단은 올해 주목할 필요가 있거나 주목해야 하는, 그리고 몇년 안에 등장할 것들이다. 삶에 희망을 주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것들이 다수이지만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혼란을 주는 것들도 있다.

 

첫째로 꼽은 것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편집 기술이다.유전자편집도구인 크리스퍼 기술이 등장한 지 10년을 넘으면서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치료 현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뉴질랜드에선 유전적으로 고콜레스테롤 위험성이 큰 한 여성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영구적으로 낮추는 유전자편집 시술을 받았다.

이는 그동안 희귀 유전질환에 머물던 이 기술의 적용 범위를 좀 더 일반적인 질환에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미국의 버브 테라퓨틱스(Verve Therapeutics)가 개발한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요법은 크리스퍼 2.0 기술을 사용한다. 이 기술은 특정 유전자가 아닌 DNA의 단일 염기를 교체하는 방법을 쓴다. 이는 유전자 편집 단위를 더욱 세분화시켜 오류 가능성을 줄여준다. 최근엔 크리스퍼 3.0(프라임 편집) 기술도 나왔다.

 

이 기술은 DNA를 덩어리째 삽입할 수 있다. 질병 유발 유전자 전체를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크리스퍼 요법은 그러나 아직 인체 안전성이 입증되지는 않았다.‘리뷰’는 “언젠가는 고혈압이나 특정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유전자를 유전자 코드에 추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리뷰’는 그 시기를 10~15년 후로 내다봤다.

 

                                                                    스테이블 디퓨전으로 생성한 인공지능 그림.

 
 

_______대본만 주면 인공지능이 영화로 제작

 

둘째는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인공지능이다. 이 기술은 이미 실현된 미래다. 지난해부터 간단한 문구만으로 정교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픈에이아이의 달-리(DALL-E), 구글의 이마젠,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등은 간단한 지시문구만 입력하면 몇초 안에 그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영국의 신생기업 스터빌리티 에이아이(Stability AI)가 출시한 스테이블 디퓨전은 몇달만에 수백만명이 수천만개의 이미지를 만드는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기존 예술가들은 격변의 흐름에 휩싸였고, 인공지능이 개입하는 새로운 예술 영역이 자리잡아가고 있다.이제 이 기술은 생성 영역을 이미지에서 비디오로 넓혀가고 있다.‘리뷰’는 “구글, 메타 등에서 시연한 인공지능 생성 비디오 클립은 현재로선 길이가 몇초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대본을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만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칩 설계 표준이 반도체 칩 산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독일 지멘스

 

_______특허 없는 반도체 칩이 산업 판도를 바꾼다

 

셋째는 개방형 칩 설계다.칩 산업에 대격변의 조짐이 일고 있다. 현재 반도체 칩 제조업체들은 인텔, 암 같은 소수의 대기업이 갖고 있는 칩 설계 관련 특허에 얽매여 있다. 거액의 돈을 주고 이들의 허가를 받아야만 칩을 제조할 수 있다.

그러나 리스크-파이브(RISC-V)라는 개방형 표준이 나와 판도를 완전히 뒤바꾸려 하고 있다. 리스크-파이브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필수적인 CPU 구조 등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과 학술기관 등 전 세계적으로 3100명의 회원이 리스크-파이브 인터내셔널을 통해 이러한 표준을 협력 개발하고 있다.많은 스타트업들이 리스크-파이브 칩을 무기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리스크-파이브 칩은 이미 무선 이어폰,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인공지능 프로세서에 사용되기 시작해 100억개의 코어가 출하됐다. 기업들은 또 데이터 센터와 우주선에 사용할 리스크-파이브 설계 작업도 진행중이다.‘리뷰’는 몇년 안에 리스크-파이브 기반의 반도체 칩을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튀르키예의 바이카르가 생산한 군사용 무인기 바이락타르 TB2. 위키미디어 코먼스

 

_______저가형 드론기가 전세를 뒤집는다

 

넷째는 군사용 드론의 확산이다.지난 수십년 동안 군사용 드론 시장을 지배한 건 프레데터, 리퍼 같은 미국의 정밀 타격 무인기였다. 하지만 지난해 터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판도를 바꾸고 있다.

 

중국, 이란, 터키 등에서 만든 저가형 드론이 전투 현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했다. 러시아가 키예프 공격때 사용한 3만달러 상당의 이란산 샤헤드 드론은 장거리 비행도 가능하다.특히 주목할 만한 건 튀르키예의 바이카르가 생산한 500만달러 상당의 바이락타르TB2다. 27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고 통신 범위도 186마일이나 된다.

 

카메라를 장착하면 지상 기지와 영상을 공유하며 공격표적을 정확하게 찾아내 매우 강력한 전쟁 도구로 쓸 수 있다. 게다가 수출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미국산 드론과 달리 원하는 모든 국가에 판다.‘리뷰’는 “전술적 이점을 주는 건 분명하지만 이는 슬프게도 전 세계 민간인에게 저 끔찍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_______원격 진료로 처방받는 임신 중지

 

다섯째는 원격진료 임신중지다.지난해 미국에선 연방대법원이 임신중지권을 인정한 ‘로 앤 웨이드’ 판결을 뒤집음에 따라 임신중지를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그러나 의료 분야에선 큰 변화가 있었다. 병원을 가지 않고 집에서 임신중지 진료를 받고 약물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021년 미국식품의약국(FD)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임을 반영해 두 가지의 임신중지 알약을 우송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대법원의 판결이 있자 원격진료를 통한 임신중지약 수요가 급증했다. 많은 기업과 비영리 단체들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 미국 메릴랜드대의 돼지심장 이식 시술 장면. 메릴랜드대 제공
 

_______동물 장기이식에서 인공 장기로

 

여섯째는 주문형 장기이식이다.지난해 미국 메릴랜드대 의료진이 57세 남성에게 이식한 돼지 심장은 두달 동안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했다.동물 장기를 이식하는 것은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유력한 대안이다.

문제는 면역 거부 반응인데, 당시 이 남성은 유전자편집 기술로 관련 유전자를 제거한 돼지심장을 이식받았다. 연구진은 더 많은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리뷰는 “미래엔 3D프린팅과 줄기세포 등을 이용한 맞춤형 인공 장기가 동물을 대신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 시기를 10~15년 후로 내다봤다.

 

일곱째는 주류로 올라서는 전기차다. 

 

서서히 달궈지던 전기차 산업이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추정에 따르면 전기차의 2022년 시장점유율은 13%에 이른다. 2년 전 4%와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2020년대 말에는 30%로 올라서 명실상부한 자동차산업의 주류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륜차와 삼륜차에도 전기차가 진출하면서 지난해 인도에선 전기차 판매가 3배나 증가했다.리뷰는 "그러나 가격은 더 저렴해져야 하고 충전은 더 편리해야 하며 청정 전기 생산이 크게 늘어나야 하는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큰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용롤자리성운의 ‘우주의 절벽’. 별 탄생 지역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_______우주에 대한 관점을 바꿀 제임스웹망원경

 

여덟째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다.허블우주망원경보다 100배나 강력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새로운 천문학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천문학자들의 최우선 목표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통해 빅뱅 이후 우주 최초의 별과 은하가 생겨난 과정을 알아내는 것이다.제임스웹의 또다른 임무는 외계행성의 대기를 관찰하고 은하계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다.

 

리뷰는 “2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망원경 수명 동안 거의 매일 새로운 발견이 쏟아질 것”이라며 “망원경이 보내오는 데이터는 초기 우주에 대한 기존 관점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덴마크의 고유전학자들이 그린란드에서 수집한 침전물 분석을 준비하고 있다. MIT테크놀로지리뷰

 

_______고대와 현대를 이어주는 고유전학 기술

 

아홉째는 고대 DNA 분석이다.기술의 발전으로 손상된 고대 DNA도 해독할 수 있게 되면서 고생물학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은 네안데르탈인 염기서열 분석으로 고유전체학을 개척한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의 스반테 페보 교수에게 돌아갔다. 과학자들은 이제 치아나 뼈 같은 화석이 없더라도 흙더미에서 고대 DNA를 찾아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이미 고대 DNA 분석을 통해 현생 인류의 유전자 일부에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멸종된 고대인간 호모 루조넨시스와 데니소바인을 발굴해냈다.

 

전체 게놈 데이터를 해독한 고대 인류의 수는 2010년 5명에서 2020년 5550명으로 급증했다.고대 DNA는 현대인의 건강 문제를 푸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해 과학자들은 과거의 DNA에서 흑사병에서 생존할 가능성을 40% 더 높이는 돌연변이를 확인했다.

 

열째는 배터리 재활용이다.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면서 배터리 소재 공급이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리튬 수요는 2050년까지 20배나 늘어날 전망이다.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배터리 재활용이다. 재활용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거의 모든 코발트와 니켈을 회수할 수 있게 됐고 리튬도 회수율이 80%른 넘는다.

 

알루미늄, 구리, 흑연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리뷰’는 “새로운 재활용 기술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배터리 재활용은 세계가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공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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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운동할 시간 없어=핑계’ 과학이 증명…수명 늘리는 1분의 힘

 

빨리 걷기, 뛰기, 계단 뛰어오르기 등
고강도인터벌운동에 뒤지지 않는 효과
일상에서 틈틈이 1~2분 하루 3번 하면
심혈관 사망률 절반, 암 사망률 38% 감소

 

                                일상 활동 중 심박수를 높일 수 있는 일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시드니대 동영상 갈무리

 
 

세계보건기구가 여러 의학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일반인들에게 건강을 위해 권하는 운동 기준은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운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운동이다. 그러나 운동 시간이 이에 못미친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바빠서 운동 시간이 잘 나지 않거나 운동을 귀찮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짧은 운동의 효과를 규명한 연구들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만 해도 아령을 최대강도로 하루 한 번씩만 들어올렸다 놓아도 근육이 상당히 강화된다든가, 식후 2~5분 정도의 짧은 걷기 운동도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등의 연구가 발표됐다.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대 찰스퍼킨슨센터가 중심이 된 국제 공동 연구진이 또 하나의 연구 결과를 보탰다.

 

연구진은 따로 시간을 내 운동하지 않아도 일상 생활 중에 틈틈이 1~2분 정도 숨이 찰 정도로 심장 박동수를 높이는 신체 활동을 하면 암이나 심혈관 질환 관련 사망 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버스 정류장까지 그냥 걷지 않고 뛰어가기, 심부름을 할 때 최대한 빠르게 걷기, 반려견 산책시 계단 뛰어오르기 등을 사례로 들었다.

 

연구진은 이를 ‘간헐적 고강도 신체 활동’(Vigorous Intermittent Lifestyle Physical Activity), 약칭 ‘빌파’(VILPA)라고 이름붙였다.

 

이번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사람들 가운데 여가 시간에 운동이나 스포츠를 하지 않는 2만5000명의 손목 착용 웨어러블기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의 89%가 평소 하루 평균 8회, 총 6분 정도의 짧고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회당 평균 45초인 셈이다.

 

 

틈틈이 하는 짧은 신체 활동도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에 못잖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 scimex.org

 

특별한 준비 필요 없고 힘·속도 높이면 가능

 

연구진이 이들의 7년 기록을 추적한 결과, 빌파를 매일 3회만 해도 암 사망 위험이 38%,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48%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빌파를 하루 11회 한 경우엔 전혀 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은 65%, 암 사망 위험은 49% 감소했다.

 

연구진은 규칙적으로 운동한 6만2000명과 비교해도 빌파 운동의 효과는 크게 뒤지지 않고 비슷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빌파 운동의 건강 효과를 계량화해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일상 생활 중 틈틈이 짧게 하는 신체 활동도 강도를 높이면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에 못잖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횟수가 많을수록 효과가 더 좋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엠마누엘 스타마타키스 시드니대 교수는 “심박수를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상 활동은 많이 있다”며 “일상 활동의 강도를 높이는 데는 시간 투자나 준비, 클럽 가입, 특별한 기술이 전혀 필요하지 않고 단지 조금 더 힘을 들이거나 속도를 높이면 된다”고 말했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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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세상 바꿀 신기술 쏟아져도 정부지원 없인 신기루일 뿐

 

장용승 디지털테크부장 현장 메시지
3년만에 활력 되찾은 CES 전세계 참가 기업만 3100곳

 

◆ CES 2023 ◆

 

 

CES 개막을 앞두고 1일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가 조명을 밝히고 있다. 【CES특별취재팀】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열리지 못했던 CES가 3년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새해 첫날인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트레저아일랜드 호텔 로비에는 체크인하려는 사람들로 길게 줄이 늘어섰다.

CES가 개최되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는 휴일인데도 저녁까지 조명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지난해 대면 행사에 불참했던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대표 빅테크가 올해 전시관을 운영하기로 하는 등 전시관 체험행사도 다양해졌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밝힌 올해 참가업체는 3100여 곳에 달한다. 지난해 2200여 개에 비해 40%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2022년에는 일정이 단축된 채 온·오프라인 혼합 형태로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CES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Be in it(빠져들어라)'이라는 올해 CES 주제는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제한적으로 체험할 수밖에 없었던 신기술을 올해만큼은 '마음껏 즐겨보라'는 의미를 함축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CES에서 다뤄지는 주제는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 웹3.0, 메타버스 등 24가지에 이른다. 하지만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신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되려면 법제화가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한국 현실을 바라보면 신기술에 관한 제도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통신기술을 접목한 모빌리티 혁신은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이뤄져 왔지만 정작 한국 국회는 2020년 택시업계 여론을 의식해 '타다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IT와 헬스케어가 결합된 디지털 헬스 분야도 그렇다. 한국에서는 현재 비대면 진료가 코로나19에 따른 특수성 때문에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을 뿐 코로나19가 '심각' 단계에서 풀리면 이 서비스를 종료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 디지털 헬스 관련 회사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원격진료와 개인 맞춤형 의료 등을 의미하는 디지털 헬스는 CES에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목받아온 신기술이다. 미국 헬스케어 업체 애벗의 로버트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기조연설을 했는데, 디지털 헬스 관련 연사가 기조연설자로 나선 것은 역대 처음이었다. 코로나19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CES에서도 디지털 헬스와 관련한 여러 신기술이 공개된다. 이처럼 전 세계가 미래를 바꿀 새로운 기술로 디지털 헬스를 주목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원격의료 제도화 논의는 더딘 상황이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속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각국에서는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신기술 중요성 논의에만 치중한다면 한낱 신기루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액션'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주변국 대만만 하더라도 '엔지니어 천국' 생태계를 구축했다. 구글이 한국보다 대만에서 10배나 많은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을 정도다.

CTA는 이번 CES에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재키 로즌 민주당 상원의원(네바다주) 등 주요 관료·정치인이 참석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과 의회의 신기술 정책 우선순위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게리 셔피로 CTA 회장은 "정부와 업계가 미국 내 혁신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기술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혁신이 중요하지만 정부와 국회의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올해 CES에는 여야 국회의원 여러 명이 참여한다. 한국 경제가 '신기술 날개'를 달고 비상(飛上)할 수 있도록 이들의 책임 있는 역할을 기대해본다.

장용승 디지털테크부장

 

< 출처 : 매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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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빅데이터로 살펴본 2023 건강 트렌드

 

걷기
테니스

소식(小食)

 

덴마크 다이어트, 슈퍼 푸드, 간헐적 단식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건강법들이 있다. 2023년엔 어떤 건강법이 뜰까. 각종 빅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눈에 띄는 트렌드를 살피다 보면 건강한 삶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1 내 몸 지키는 기본기 면역력


최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전국 5000가구를 대상으로 건강기능식품 구매 지표를 조사한 결과, 구매 금액 기준 가장 많이 판매된 기능성 원료는 홍삼(1조4062억 원), 비타민(9061억 원), 프로바이오틱스(8913억 원), EPA-DHA 함유 유지(오메가3 3789억 원), 체지방 감소 제품(2325억 원), 단백질 보충제(1400억 원), 당귀 추출물(1127억 원) 순이었다.

상위 4등까지 합산하면 3조5825억 원으로 6조 원 규모의 전체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건강관리의 기본으로 꼽히는 면역력 증진에 관심이 커졌단 의미다.

면역력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원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며, 회복·치유에도 도움을 준다. 하는 일이 다양한 만큼 면역 체계는 매우 복잡하게 구성돼 있다. 흔히 ‘면역력을 기른다’고 표현하지만 한 가지 방법으로 단기간에 면역력을 강화할 수는 없다. 면역 체계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정상적인 면역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우리 몸 안 곳곳에서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잘 먹고, 잘 쉬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교과서 같은 얘기를 되풀이하는 이유다. 특히 세계적인 면역학자 제나 마치오키 박사는 저서 ‘면역의 힘’을 통해 “근육은 면역의 최고의 친구다. 운동은 근육 손실과 면역력 약화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한다.

2 디지털 헬스케어와 셀프 메디케이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발간한 ‘2023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보고서는 싱가포르 원격 케어 시스템을 예로 들며 의료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헬스케어에 주목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후, 한번 맛본 편리함을 놓치기는 어려운 법이다. 이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료하고 약을 배달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인기다.

플랫폼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디지털 헬스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닥터나우’를 비롯해 진료 후 예후 관리와 상시 관리까지 하는 ‘굿닥’, 탈모 및 다이어트·당뇨병·고혈압 등 주기적으로 약 처방받는 환자들을 겨냥한 ‘나만의닥터’, 산부인과 비대면 진료 앱 ‘닥터벨라’, 통증 관리 앱 ‘힐니스북’ 등이 있다.

직접 건강을 관리하는 셀프 메디케이션 시장도 커지고 있다. GC녹십자 자회사 GC케어의 셀프 케어 앱 ‘어떠케어 2.0’은 건강검진 예약부터 영양 상태 분석과 솔루션, 과거 검진 결과를 토대로 한 건강 변화 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체중 관리 앱 ‘밀리그램’은 식단·운동·신체 상황 등을 기록하고 비슷한 목표를 가진 멤버들과 공유할 수 있다.

 

3 나를 들여다보는 명상·마음 챙김



전 세계적으로 우울한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주는 명상이 유행이다. 미국 워싱턴 DC 조지타운대 의료센터와 뉴욕대 의대 등을 비롯한 5곳의 대학 연구진은 명상이 불안을 완화시키는 약물만큼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 ‘JAMA Psychiatry’ 11월호에 실렸다.

명상법에는 주의 집중, 마음 챙김, 무의식적 자기 초월 등 크게 3가지 범주가 있다. 이 중 ‘현대 마음 챙김 명상의 대부’로 불리는 존 카밧진 박사가 1979년 개발한 MBSR(마음 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의 효과가 입증되기 시작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존 카밧진 박사가 말하는 마음 챙김은 자기 마음의 내부를 깊게 들여다보고 탐구하여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한 정신 수련법이다. 수련하는 동안 판단하는 것을 멈추고 명상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며 마음 내부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한국MBSR연구소의 일반인 대상 8주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명상치유센터에서 경험해볼 수 있다.

명상 원데이 클래스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명상 앱 및 유튜브 채널이 도움이 된다. 소리로 치유하는 싱잉 볼 원데이 클래스, 국내외 명상 전문가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가 매주 업데이트되는 정기 구독형 명상 앱 ‘마보’, 자연의 소리와 베드타임 스토리를 제공하는 글로벌 명상 앱 ‘캄’ 등은 명상 초보도 도전해볼 만하다.

4 소식(小食) 제대로 하는 법



                                   먹방에 이어 내년에는 소식이 유행할 전망. 사진제공 책밥(사계절 홈스토랑)

 

올해는 괴식이나 엄청난 양의 음식을 해치우는 먹방 대신 박소현, 산다라박 등 ‘소식좌’(적게 먹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들이 주목받았다. 실제로 신한카드가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1월 대비 9월 ‘먹방’ 언급량은 약 34% 감소했지만 ‘소식좌’ 언급량은 4766% 정도 증가했다.

소식이 유행을 넘어 일상으로 자리 잡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소식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다. 박초롱 365mc병원 식이영양위원회 영양사는 “영양부족 상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 평소 먹는 양의 10∼30% 정도를 줄이거나 인체에 필요한 열량 중 80% 정도만 섭취하는 것을 소식이라고 한다”며 “현재 소식이 장수, 다이어트, 뇌 노화 방지 등에 도움이 된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소식은 이 중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 제거, 혈관 내 노폐물 제거, 만성질환 예방 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소식의 첫 시작은 평소 먹는 양에서 밥 한두 숟가락을 덜 먹는 것으로 출발한다. 티스푼을 사용하거나 밥그릇과 식기를 작은 크기로 교체해 덜 담아도 푸짐하게 보이도록 하고, 50번 이상 오래 씹어 천천히 먹는 연습을 거친다. 조금씩 줄이고, 천천히 적응 기간을 가져야 몸에 부작용 없이 소식을 오래 실천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 면에서 불리한 다이어트 방식은 요요 현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목표 체중을 달성한 뒤에도 6개월은 해당 몸무게를 유지해야 비로소 진정한 내 몸이 된다.

5 건강 챙기며 돈도 버는 ‘걷기’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걷기 앱테크. 캐시워크 캡처
 

MZ세대 사이에서 ‘갓생 살기’ ‘무지출 챌린지’ 등이 뜨면서 덩달아 목표치를 달성하면 적립금이 쌓이는 걷기 앱테크가 유행이다. 걸음 수에 따라 금리를 얹어주는 적금도 등장했다. 여러 운동 중 걷기가 선택받은 이유는 간단하다. 별다른 운동 장비가 필요 없고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으면서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최근 게재된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팀 연구에 의하면 과체중인 사람이 하루에 6000보 이상 1만1000보 이하로 걸었을 때 비만 위험이 64%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왕이면 야외에서 햇빛을 받으며 걷거나 저녁 식사 후 가볍게 걷기를 추천했다. 햇빛을 받으며 걸으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과 통증을 완화하는 엔도르핀이 분비돼 마음이 안정되고 우울감이 줄어들기 때문. 식사 후 걷기는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고,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꼭 하루에 1만 보를 채워 걸을 필요는 없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국인을 위한 걷기 가이드라인’에서는 일주일 동안 150분을 빠르게 걷거나, 75분 매우 빠르게 걷기를 권장한다. 여기서 매우 빠르게 걷기란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의 속도를 말한다. 중요한 건 걷는 자세다. 어깨와 가슴을 편 채로 무릎 사이가 스치듯이 걷는데, 이때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체중을 이동시킨다.

색다르게 걸어보고 싶다면 맨발 걷기, 노르딕 워킹, 수중 걷기, 트래킹, 보폭 10cm 넓혀 걷기 등 걷는 방법과 장소를 달리해볼 것. 수중 걷기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아 중장년층에게 적합하다.

6 골프 지고 테니스 뜨고

                               골프대신 테니스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사진제공 대한테니스협회
 

골프 유행이 잠잠해지는 모양새다. BC카드가 최근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카드 결제 내역을 분석해보니 골프가 2019년 대비 57% 증가한 사이 테니스는 무려 440% 급증한 결과가 나왔다. 테니스가 뜨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골프는 장비가 고가인 데다 필드로 나갈 시 그린피, 캐디비 등이 발생하는 반면 테니스는 비용이 저렴하다. 최소 반나절을 잡아야 하는 등산과 비교하면 시간적인 면에서 접근성도 좋다. 골프만큼이나 의상이 예뻐 운동할 맛이 나는 것도 한몫한다.

테니스는 1시간에 약 600kcal가 소모되는 고강도 운동이다. 다만 격한 움직임을 포함하는 운동이다 보니 팔꿈치, 발목, 무릎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표면이 단단한 하드 코트가 대부분이므로 연습이 과하면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간다. 얼마 전 은퇴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도 무릎 통증으로 정들었던 코트를 떠났다.

테니스를 처음 시작하는 ‘테린이’라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배워야 랠리가 익숙해지고 상대방과 경기할 실력에 도달한다. 장비를 갖추기 전 꾸준히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면 실내 스크린테니스나 테니스를 쉽게 배우도록 고안된 매직테니스 등으로 먼저 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 출처 : 동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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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