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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한옥마을만 안다고요? 떠오르는 ‘핫플’ 도서관 여행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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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연화정도서관. 이윤정 기자

 

“오늘의 나를 만든 건 마을 도서관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책’을 자신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그의 책사랑은 유별난데, 특히 공공도서관에 애정이 깊다. “도서관에 투자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말할 정도니 말이다.

인터넷이 없던 시기, 도서관은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지금, 공공도서관의 역할은 무엇일까. 전주는 그 해답을 찾기에 알맞은 도시다. 전주를 찾을 때마다 한옥마을만 둘러봤다면 올봄 전주 도서관 여행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꽃심의 땅→한지의 고장→책의 도시

 

<혼불>. 이윤정 기자

 

전주 태생 작가 최명희(1947~1998)는 소설 <혼불>에서 전주를 ‘꽃심 지닌 땅’이라 묘사했다. 어떤 수난에도 꽃을 피워내는 힘을 가진 생명의 땅이라는 것이다.

사실 전주는 우리 역사 중앙 무대에 자주 등장한다. 후백제 견훤은 전주에 마지막 수도를 세웠다. 고려시대 지방행정 요지에 있었던 12목 중 하나도 전주목이다. 전라도는 전주목과 나주목의 두 권역을 합친 것이다. 조선시대 전주는 왕실의 뿌리였다. 전주 경기전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졌다. 전라와 제주의 최고 행정기관인 전라감영은 500년 내내 전주에 있었다. 조선시대 전주는 가호 수 기준 한양, 평양과 함께 3대 도시로 꼽혔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이윤정 기자

 

그렇기에 일제는 조선왕조의 근간인 전주를 탄압했고, 전주의 선조들은 일제에 맞섰다. 전주한옥마을 자체가 항일운동의 증거다. 전주읍성 밖에 머물던 일본인들은 1911년 말 남문을 제외한 성곽이 모두 철거되자 전주 중심부로 거주지를 옮기기 시작했다. 전주의 선비와 주민들은 동쪽 일본인 거주지의 반대편인 서쪽에 한옥을 짓고 집단으로 일제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전주한옥마을이 생긴 이유다.

시민들은 지금도 민족 자긍심을 품은 ‘꽃심’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전주가 가진 ‘문화의 힘’을 이용해서다. 조선시대 호남 행정중심지였던 전주에서는 서예, 공예, 음식, 소리 등 다양한 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이 지역에선 조선시대 전국 한지의 40%가량이 생산됐다. 전주한지는 왕실의 진상품이자 외교 문서로도 사용됐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는 서고 또한 전주에 있었다.

 

전주시립도서관. 이윤정 기자

 

현재 전주는 ‘책의 도시’로 진화 중이다. 독서문화를 한옥마을처럼 전주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공공도서관이다. 전주시는 크고 작은 20여곳의 도서관을 직접 운영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전주 구석구석에 스며든 작은 도서관들은 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주민들의 의견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이윤정 기자

 

일례로, 2021년 문을 연 작은 도서관인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학산과 맏내호수가 어우러진 곳에 지어졌다.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울어진 경사 그대로 도서관을 설계했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이윤정 기자

 

숲속 작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콘셉트를 정하고 ‘시집’ 특화 도서관으로 꾸몄다. 시집으로만 서고를 채운 도서관에서는 매달 시인 초청 강연이 열린다. 박금주 도서관 운영자는 “나무를 베지 않고 도서관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 자체에 많은 공을 들였다”면서 “전국 최초 시집도서관인 이곳은 주민은 물론 여행객들이 조용히 사색을 즐기는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고 했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이윤정 기자

 

주민에겐 사랑방, 여행자에겐 핫플

전주의 크고 작은 도서관은 마을 구석구석 숨은 명소에 지어졌다. 주민들에겐 ‘사랑방’이자 여행자들에게는 ‘핫플’ 그 자체다. 한옥마을에서 전주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면, 도서관에서 전주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이유다.

전주 시립도서관. 이윤정 기자

 

전주는 도서관을 테마로 여행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전주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서관 여행 전용 버스에 탑승하면 도서관 여행해설사가 전주의 문화와 도서관에 관해 설명해준다. 매주 토요일 하루코스(1회)와 반일코스(2회)로 구성된 7가지 테마로 운영된다.

하루코스는 매월 1·3·5주의 책문화 코스와 2·4주의 예술문화 코스로 운영된다. 책문화 코스는 전주의 책문화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도서관을 여행하며 전주한지를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다가여행자도서관, 한옥마을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 전주천년한지관을 방문한다. 예술문화 코스에서는 전주의 예술문화를 담고 있는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금암도서관,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연화정도서관, 팔복예술공장 등이 포함됐다.

 

전주 한옥마을 도서관. 이윤정 기자

 

반일코스도 다채롭다. 가족과 함께 주말 나들이를 떠나는 이야기코스, 국제그림책도서전이 열리는 전주를 만나는 그림책코스, 연령 제한으로 인해 평소 출입하기 힘든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비밀코스, 도심 속 숲과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정원코스로 운영된다.

굳이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도서관 중 몇 곳을 골라 방문해도 좋다. 한옥마을을 찾는다면 한옥마을도서관을 추천한다. 옛 전주공예명인관의 전통한옥을 리모델링해 2022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열림공간, 채움공간, 체험공간 등 3개 동으로 구성됐다. 여행자들이 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감성을 채우며 쉼을 얻을 수 있도록 여행자 쉼터도 마련됐다.

전주 한옥마을 도서관. 이윤정 기자

 

갤러리인 듯 카페인 듯…사진 촬영 명소로도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서학동에 있는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은 ‘예술’을 테마로 꾸며졌다. 원래 도서관 건물은 오래전 의원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이후 카페와 갤러리로 사용된 건물을 시에서 매입해 2022년 예술 도서관으로 탄생시켰다. 마을 예술가들이 직접 도서관을 꾸몄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예술책이 가득한 팽나무동과 갤러리를 품은 담쟁이동이 작은 외부 계단으로 조화롭게 연결된다. 갤러리에서는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유럽 카페처럼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정원에서는 야외 소공연 등 마을 행사가 열린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서학예술마을도서관 갤러리. 이윤정 기자

 

여행자를 테마로한 도서관도 전주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전주의 떠오르는 명소로 불리는 웨리단길(웨딩의거리)에 있는 다가여행자도서관은 여행의 모든 것을 담았다. 여행을 꿈꾸고 설계하는 공간인 지하 1층 ‘다가독(讀)방’, 여행자를 맞이하는 공간 1층 ‘다가오면’, 여행을 소통하는 공간 2층 ‘머물다가’, 새로운 여행의 바람을 담은 공간 3층 ‘노올다가’로 구성됐다. 마치 ‘힙’한 카페처럼 목욕탕을 테마로한 야외 독서 공간 ‘책풍덩’에서는 ‘핫’한 도서관 여행 인증사진도 덤으로 건질 수 있다.

 

전주 다가여행자도서관 야외 독서 공간 ‘책풍덩’. 이윤정 기자

 

12~16세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을 추천한다. 전주시립도서관 3층은 어른이 드나들 수 없다. 오직 12~16세 ‘트윈세대’를 위한 공간이다. 김미화 전주시립도서관 도서관운영팀장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아이들은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끼인 세대로 도서관 이용률이 가장 낮은 세대”라면서 “끼어있다는 의미(비트윈)와 10대(틴에이저)를 합쳐 트윈세대라고 칭했다”고 설명했다.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우주로 1216’. 이윤정 기자

 

공간의 이름은 ‘우주로 1216’. 우리가 주인이라는 의미를 담았단다. 이용자들은 우주를 탐험하는 사람 ‘우주인’으로 통하고, 도서관 사서는 우주인의 조력자이자 우주인이 필요한 것을 구해주는 ‘지구인’이라 부른다. 이 공간 또한 아이들이 직접 공간 워크숍에 참여해 꾸며졌다. 도서관 3층에 들어서면 아이들이 직접 고른 K팝 음악이 흘러나온다.

 

나만의 핸드메이드 작품부터 유튜브 콘텐츠까지 모든 것을 만들어볼 수 있는 ‘슥슥존’ 스튜디오. 이윤정 기자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톡톡존’, 나만의 핸드메이드 작품부터 유튜브 콘텐츠까지 모든 것을 만들어볼 수 있는 ‘슥슥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쿵쿵존’, 사색할 수 있는 ‘곰곰존’ 등 공간 구성도 재미있다. 전주 도서관 여행 ‘비밀코스’인 이곳은 여행 프로그램 신청자에 한해 토요일에만 외부인 참관을 허용한다.

우주로 1216의 사서이자 지구인 ‘루나’는 “아이들에게 입소문이 나서 올해 1월 2일 도서관이 문을 열기도 전에 초등학교 5학년으로 올라가는 아이들이 입구에 줄을 서 있기도 했다”면서 “아이들은 도서관인데 마치 친구 집에 놀러 온 것 같다고 말한다”고 했다. 전주는 도서관에서 미래의 ‘꽃심’을 키우고 있었다.

 

우주로 1216. 이윤정 기자

서학예술마을도서관 담쟁이동. 이윤정 기자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 알고가세요

전주 도서관 여행 / 매월 1일에 다음 달 도서관 여행을 신청할 수 있다. 전주시립도서관 누리집(lib.jeonju.go.kr)을 참고하면 좋다. 매주 토요일에만 운영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여행자들은 맘에 드는 도서관 몇 곳만 선택해 따로 둘러봐도 좋다.

 

가는길/ 서울에서 전주까지 KTX가 운행된다. 전주의 작은 도서관들을 돌아보려면 택시를 이용하거나 전주역 쏘카존에서 공유차를 빌리는 것이 좋다. 전주역사 주차장과 인근에 쏘카존이 5곳이나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4시간 기준 경차 대여료가 1~2만원 선이라 비용 부담도 적다. 쏘카 앱에서 KTX는 물론 숙소도 예약할 수 있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전주시립도서관. 이윤정 기자

 

 

 

< 출처 : 경향신문 >

:
Posted by sukji
2024. 3. 26. 09:36

TMI : 정보가 너무 많아서 추천도서/추천도서2024. 3. 26. 09:36

 

 

 

 

TMI : 정보가 너무 많아서 / 캐스 R. 선스타인 

025.524 S958tKㄱ  인문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아는 것은 힘이지만 무지는 축복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동 과학자이자 오바마와 바이든 행정부에서 정책 고문으로 일한 캐스 R. 선스타인의 〈TMI〉에 관한 책이 나왔다. 정부가 언제 기업들에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언제 요구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다룬 이 필독서는 엄격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흥미로운 일화를 이끌어 낸다. 그런데 얼마나 많아야 너무 많은 정보, 즉 TMI일까? 영화관에 들어가면서 구매한 커다란 팝콘 한 통에 얼마나 많은 칼로리가 들었는지 우리가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자신이 특정한 병에 취약한 유전적 소인을 가졌는지 알고 싶을까? 파리에 있지도 않은데 다음 주 파리 날씨를 안다고 해서 우리에게 유용할까? 『TMI: 정보가 너무 많아서』에서 캐스 R. 선스타인은 정보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알 권리〉를 강조하지만 선스타인은 다른 관점에서 인간의 복지 그 자체에, 그리고 어떤 정보가 인간의 복지에 기여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일반적인 〈알 권리〉 때문이 아니라 문제의 정보가 사람들의 삶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때 기업, 고용주, 병원 등에 정보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 선스타인은 경고 문구와 의무 표시에 들어 있는 정보가 혼란스럽거나 무관해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사람들은 정보가 자신을 우울하게 만들 거라고 생각되는 경우에 정보를 회피한다(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거라고 생각되는 경우에 정보를 추구한다). 우리가 정보를 회피하거나 추구하는 데는 커다란 비균질성이 존재한다. 우리 중 누군가는 팝콘의 칼로리 수치를 알고 싶어 하는 반면에, 누군가는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물론 도로의 정지 표지판이나 처방 약에 표시되는 경고 문구, 결제 기한 알림 등은 없는 것보다 있는 편이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선스타인은 말한다. 그런데도 때로는 적을수록 더 좋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가 실제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더욱 명확한 이해이다.

 

출판사 서평

 

때로는 정보를 모르는 편이 더 도움이 된다

정부는 언제 기업과 고용주, 병원을 비롯한 누군가에게 정보 공개를 요구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고용인이 피고용인에게, 교육 기관이 학생들에게, 기업이 투자자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와 직결된다. 질문에 대한 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것들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선스타인은 사람들이 왜 정보를 원하면서도 정보에 무관심하거나, 알고 싶어 하지 않는지에 관한 일반적인 개요부터 살펴본다. 그리고 각종 경고 문구와 의무 표시에 집중하여 정보 공개가 과연 인간의 복지를 증진하는지와 관련해서 더 파고든다. 정부는 정보를 이용해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으며, 각종 프로그램을 제대로 작동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보를 획득하려는 과정에서 종종 대량의 슬러지가 발생하기도 한다(연간 97억 8천만 시간에 달하는 서류 작업 부담은 많아도 너무 많다). 이와 별개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때문에 제기되는 문제도 다룬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지, 아니면 불행하게 만드는지를 질문한다. 이 짧은 책에는 많은 나무가 존재하지만, 숲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정보는 어떤 면에서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지만 때로는 모르는 편이 더 도움 될 때도 있다. 미래를 위해서는 정보가 실제로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어떤 효과를 불러오고 있는지를 더욱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 이런 질문과 각각의 답변에 끈질기게 집중할 때 우리는 더 행복하고, 더 자유롭고, 더 나은 삶을, 더 오래도록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1장 아는 것은 힘이지만 무지는 축복이다
2장 복지의 측정
3장 심리학: 조지 로웬스타인, 러셀 골먼과 공동 작업
4장 잘못된 추론: 오런 바길, 데이비드 슈케이드와 공동 작업
5장 윤리적인 문제: 에릭 포스너와 공동 작업
6장 페이스북에 대한 평가
7장 슬러지
맺음말
감사의 말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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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