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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약 금지 :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의 변화하는 한국을 읽는 N가지 방법 / 콜린 마샬

301.0951 마52ㅎ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당신이 알던 K는 여기 없어요.”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의 변화하는 한국을 읽는 N가지 방법

출근길 지하철부터 세바시 강연장까지, 〈한국기행〉부터 떡튀순까지
3650일 서울 체류 이방인, 한국인의 욕망과 낭만을 종횡무진하다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전쟁의 아픔을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나라?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달성한 나라? BTS와 블랙핑크의 나라? K-팝부터 K-뷰티까지, 전 세계를 매료시킨 K 브랜드의 종주국? 하지만 이런 설명이 곧 한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한국은 너무 빨리 변하고 자주 달라진다. 매번 그리고 매 순간 이 나라를 완벽하게 정의하는 건 불가능할지 모른다.
서울에 3650일째 거주하며 〈뉴요커〉와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콜린 마샬이 말한다. “당신이 알던 K는 여기 없어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주는 위안’, ‘〈강남스타일〉이 열어젖힌 문’이라는 글을 기고하며 한국을 향한 전 세계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소해줬던 그는 ‘한국에는 똑같은 고층 아파트가 사방에 즐비하다’거나, ‘한국인은 모두 우울하다’는 등의 겉핥기식 관찰과 단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 없는 진짜 한국을 탐사한다.
변화하는 한국을 읽는 N가지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 《한국 요약 금지》에서 그는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부터 심야 영어 교실까지, 먹방을 찍고 보는 사람들부터 성형수술 상담을 받는 이들까지, 케이팝 오디션장부터 롤 경기장까지 한국인의 욕망과 낭만을 찾아 종횡무진한다. ‘세바시’를 통해 한국인의 마음을 읽고, 〈우리말 겨루기〉와 〈한국기행〉, ‘겨울서점’ 유튜브로 한국어, 지방 도시, 한국 문학을 특별한 시각으로 향유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나아가 시너지, 패러다임, 네티즌, 스펙 등 한국식 영어에 담긴 사회적 맥락을 탐구하고 노벨상부터 알랭 드 보통까지 한국인들이 너무 좋아하는 것들이 보여주는 메시지를 읽어낸다.

 

출판사 서평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
세상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에 온 10년 차 덕후 기질 미국인
요약본으로 볼 수 없는 진짜 한국을 탐사하다

“나는 K-팝과 성형수술, 북한의 위협처럼 외신이 주로 다루는 소재 정도로만 한국을 알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내가 관찰하고 만난 한국을 새롭게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 한국인들은 밤늦게까지 너무 열심히, 죽어라 일하는 사람들, 가장 유명한 한국어는 ‘빨리빨리’, 한국인의 근성은 냄비근성. 외신 기사가 한국을 설명하고 묘사하는 방식은 한결같다. 하지만 그들 대다수는 한국을 겉핥기처럼 훑어보고 떠나버리거나, 한국어로 된 책 한 권 읽는 노력이나 한국어 공부를 시도해보지도 않고 한국을 간편히 이해하고 싶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한국의 오늘을 깊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일에 번번이 실패한다.
콜린 마샬은 이처럼 몇 가지 피상적인 인상과 분석을 바탕으로 ‘어떻다고 알려진’ 한국을 확인하러 오는 이방인들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한국에 왔다. 로스앤젤레스에서부터 한국의 문학과 영화 그리고 건축에 대한 글을 써오던 그는 10년 전 한국에 대한 글을 더 깊게, 더 잘 쓰고 싶어서 수년간의 계획 끝에 한국에 왔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 한국으로. 콜린 마샬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는 영감의 원천이다. 길거리에 주차된 현대차 포니, TV에서 방송되는 퀴즈쇼, 미국인인 그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식 영어, 우스꽝스러운 별명이 쓰여 있는 스타벅스 바리스타의 명찰까지. 아주 사소할 수도 있는 것들까지도 그에게는 에세이의 소재가 됐다. 듀오링고와 독서모임을 통해 한국어를 학습하고,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공개방송에 찾아가서 문학과 영화에 대해 질문할 만큼 그의 발걸음은 넓고 깊다.

“IㆍSEOULㆍU가 정말로 별로인가요?”
외부의 기준과 평가를 너무 의식하는 한국인에게 던지는 질문

“한국 지인들은 나와 만날 때마다 한국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나는 몇 년 동안 그 질문에 단 한 번도 딱 부러지게 대답한 적이 없다.”

 

한국인만큼 외부의 기준과 평가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콜린 마샬은 한국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가장 불만스러운 순간을 책에서 이야기한다. 그가 보기에 한국인은 한국의 좋은 점은 보지 못하고, 부정적인 면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책에서 그는 서울시의 슬로건 ‘IㆍSEOULㆍU’부터 싸이의 〈강남스타일〉까지,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정면으로 바라보기를 주저했던 것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세계인을 사로잡았는지 들여다본다.
콜린 마샬이 보기에 ‘IㆍSEOULㆍU’는 오히려 “파격적이고 기발한” 문구다. 그는 칼럼니스트 앤드루 새먼의 분석을 빌려 ‘IㆍSEOULㆍU’가 나이키의 부메랑 모양 로고인 ‘스우시swoosh’와 전설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밀턴 글레이저의 ‘I ♥ NY’와 같은 “고전적 브랜딩의 사례”처럼 감성적인 호소력을 발산한다고 말한다. 또한 서울의 관광 홍보가 주 타깃으로 삼는 대상인 중국과 일본에게는 ‘IㆍSEOULㆍU’가 가지고 있는 명확한 단순함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상대적으로 영어를 잘 사용하지 못하고 동시에 잠재력이 높은 타깃 시장에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제가 알던 K가 아닌데요?”
〈한국기행〉부터 〈우리말 겨루기〉까지,
시작은 가볍게 끝은 진지하게 한국을 양껏 맛보다

“우리는 사귀자마자 전국으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다시 방문한 강릉에서 아내가 어린 시절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있던 단오제를 봤다. 군산에서는 아내의 친척들을 방문하고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건축물을 보고 맛있는 빵집에 들렀다. 아산에서는 온천 호텔에 머물렀고 목포에서는 홍어빵을 먹었다. 나는 한국에서든 외국에서든 낯설고 이상해 보이는 전통 요리를 한 번도 거절해본 적이 없다.”

한국은 조선왕조 오백 년, 한국전쟁,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등 크고 딱딱한 단어로 요약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마저도 한국을 소개할 때 종종 너무 진지해지거나 엄숙해진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앞에서 우리는 경복궁부터 광화문까지 특별한 맥락 없이 걷기도 하고, 5·18 국립묘지와 서대문형무소 등 역사적 상흔의 현장을 소개하곤 한다.
이처럼 한국이라는 단어 앞에서 너무 무거워지는 이들에게 콜린 마샬은 〈한국기행〉이나 〈우리말 겨루기〉 같은 TV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콜린 마샬은 〈한국기행〉에서 서울에서 경험하지 못한 더 크고 맛깔난 한국을 만난다. 그곳에는 김치 담그는 100세 할머니, 시끌벅적한 어부, 김 양식장 인부의 거친 언어가 북적인다. 장수하는 법과 오랜 결혼 생활의 고충, 맛있는 토속 음식과 다양한 사투리가 시끌벅적 정감 있게 울린다.
한국인들 대다수가 채널을 돌리다 지나쳤을 법하지만 멈춰서 맛보고 즐기지 못했던 대목을 콜린 마샬은 보고 또 보고 다시 돌려본다. 그리고 질문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마을에 가장 맛있는 음식이 펼쳐지는 이 방송, 그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얼마나 더 그곳에 남아 있을까? 그들이 사라지기 전에 다시 그곳을 방문할 수 있을까? 지방소멸 시대라고 불리는 요즘, 〈한국기행〉 방송이 이제 곧 어려워지는 거 아닐까?

 

“결코 한국을 마스터할 수 없기에 한국을 더 공부할 수 있다”
한국학 박사보다 한국을 즐기는 코노셔가 되고 싶어

이토록 다양한 한국을 살펴본 콜린 마샬은 한국 전문가보다는 한국 코노셔connoisseur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코노셔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는 데 집중하기보다 관심과 흥미를 꾸준히 유지해 더 잘 감상하려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한국의 유행어를 변주해 “아는 만큼 즐기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어떤 대상이나 사람을 알기 전까지는 그것의 좋은 점과 나쁜 점 모두를 알기 어렵다. 사랑에 빠지면 좋은 점이 크게 보이다 다툼이 생기면 나쁜 점이 더 커 보인다. 서울은 그에게 사랑이고 매료의 대상이지만, 또한 좌절과 실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한국과 서울에 대해 알고 싶어지고, 점점 그 관계는 깊어져 간다.
콜린 마샬의 글에는 요약되지 않은 한국의 순간들이 가득하다. 그의 이야기 속에서 한국인, 한국어, 나아가 한국이라는 나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여러 갈래로 뻗어나간다. ‘그래, 우리가 그랬지!’라는 감탄과 ‘그래, 우리가 뭐 그렇지……’라는 씁쓸함을 교차시키면서. 그의 이야기를 읽은 많은 이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이토록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에 K라는 이름표가 얼마나 작은지를, 한국을 섣부르게 요약하려는 시도는 또 얼마나 지루한지를, 한국의 다른 오늘을 발견하고 새로운 내일을 상상하는 일이 얼마나 즐겁고 소중한지를.

 

목차

 

프롤로그 세상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에 와서


1부 모두가 싫어하지만 아무도 떠나지 않는 도시에서
서울은 분명히 나에게 큰 좌절을 줄 것이다
한국의 좋은 점을 가장 모르는 사람들
IㆍSEOULㆍYOU가 정말 그렇게 별로인가요?
〈강남스타일〉에 담긴 자의식
LA와 서울, 못생긴 두 도시는 억울하다
홍상수라는 거울로 비춰본 한국
미국 대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서울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43가지 이유

2부 번역기도 어려워하는 한국어의 맛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퀴즈쇼
듀오링고에 중독된 외국인
세종대왕에게 보여주고 싶은 인터넷 밈
‘맘충’은 번역될 수 있을까
봉준호가 한국어로 오스카를 수락할 때
한국인들의 영어 이름은 다 어디서 왔을까
한국식 영어 사용법
오후 7시 신촌역 북카페에 찾아온 백인 남자
굳이 한국어가 필요 없다는 내 친구들에게

3부 이건 제가 알던 K가 아닌데요
한국기행 기본 편
한국기행 실전 편
K-할머니의 팜므파탈
나는 한국에서 맛없는 치킨을 먹은 적이 없다
디스코를 입은 판소리
벽돌과 콘크리트의 시인 김수근
시간을 달리는 한국산 차
헬스장 노스탤지어

4부 이 나라 사람들이 쿨할 수 없는 이유
자살 직전의 나라는 어디로 가는가
15분, 그들이 변화하는 시간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하세요?
가장 고독한 취미를 가장 대중적으로 말하는 유튜버
기생충이라는 깊은 우물
비웃는 일본인과 회의적인 미국인 앞에서
노재팬을 이해하기 위하여
응답하라 1987
황석영이라는 근현대사

참고문헌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 : 차별을 만드는 데이터, 기회를 만드는 데이터  / 김재연

303.4833 김72ㅇ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천만 명이 다운받은 정부24 앱은
왜 쿠팡, 배민만큼 쉽고 빠르지 못할까?
“데이터를 통해 모두가 더 쉽고 편하게 정부 혜택을 누리는 것,
이것이 시빅 데이터Civic Data의 역할이자 목표다.”

태어났지만 주민등록상에 존재하지 않는 ‘유령 아기’ 2,236명, 오송 수해참사 희생자 14명, 이태원 참사 사망자 159명, 편의점에서조차 마음 편히 쓸 수 없는 급식카드 발급 대상 아동 28만 4,000명…….
이들 사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인구, 교통, 의료, 교육 등 정부가 관리하는 공공 데이터로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문제였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IT 강국이자, 주민등록번호와 지문을 포함한 국민의 개인정보 상당수를 국가가 관리한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시빅 데이터의 개념과 활용법, 나아갈 방향에 이르기까지 시빅 데이터의 모든 것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최초의 책이다. 시빅 데이터란 ‘시민을 위한 데이터’를 의미한다. 복지뿐 아니라 행정 전반에서 시빅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면 모두의 일상이 더 쉽고 편해지는지, 정부가 시빅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면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 성숙할 수 있는지를 조망한다. 공직자의 편의와 업무 중심으로 설계한 정책과 데이터는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시민의 일상을 불편하고 짜증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시빅 데이터와 시민 간 공백은 약자들을 더욱 가난하고 아프게 만들고, 때로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사고조차 막지 못해 귀중한 목숨을 희생시킨다.

미국의 대표적 시빅 테크 단체인 ‘코드 포 아메리카’ 소속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이자 존스홉킨스대 SNF 아고라 연구소 연구위원이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룰 역임한 저자는, 이 책에서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시빅 데이터를 설명한다. 시빅 데이터의 발전사부터 한국과 미국의 현주소, 미국의 다양한 시빅 데이터 활용 사례, 한국이 고민해야 할 지점들을 조목조목 꼬집는다. 또한 ‘공공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리 사회에 어떤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소개한다. 방대한 통계자료와 사례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은 ‘공공성’과 ‘테크’를 둘러싼 여러 논쟁과 편견을 해소할 뿐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고 기술은 사람을 보조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영감을 주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출판사 서평

 

넷플릭스, 멜론의 추천 알고리듬을 공공 영역에 도입하면,
정부 앱이 알아서 내게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추천해주면,
우리 일상은 얼마나 편리해질 수 있을까? “나는 의뢰인도 고객도 사용자도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보험번호 숫자도 화면 속 점도 아닙니다. 내 이름은 다니엘 블레이크입니다.”
제69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첫 장면에서 주인공 다니엘과 의료수당 지급 담당자가 주고받는 길고 답답한 대화를 보여준다. 평생 목수로 성실히 일해왔으나 심장에 문제가 생긴 다니엘은, 더는 일하지 말라는 주치의의 진단서를 제출하고도 의료수당 심사에서 탈락한다. 그는 항소를 결심하지만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나이 든 노동자에게 인터넷 회원가입, 공인인증서 발급, 수 분 이내의 접수 완료 같은 복잡한 절차는 매번 좌절감을 안겨준다. 두 시간째 연결되지 않는 통화대기음에 지쳐 직접 방문한 관공서에서는, 오늘은 마감되었으니 나중에 다시 오라는 건조한 안내를 받는다.

현실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19가 기승이던 시절, 스마트폰을 피처폰처럼 쓰거나 쓰지 않던 사람들은 ‘QR코드’를 찍지 못해 식당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가게 입구에서 연락처를 적었다가 모르는 이에게 연락을 받은 사람도 있고, 입장하고도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을 하지 못해 돌아간 이들도 있다. 한쪽에서 앱으로 백신 접종을 예약할 때, 한쪽에서는 동네 병원마다 일일이 전화를 걸어야 했다. 지금도 명절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사람들이 많지만, 현장 판매용은 티켓 자체가 많지 않거니와 창구도 겨우 한두 개만 열어둔다. 한국인 대다수가 개인 핸드폰을 쓰고 있지만 나이, 지역, 경제적 수준, 핸드폰 기종 등에 따라 각자 체감하는 공공 서비스 문턱의 높이는 천차만별이다.
빈부 격차나 세대 차이와 상관없이 국민 모두가 보편적으로 느끼는 문제도 있다. 5,000여 건의 민원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공공앱 ‘정부24’의 경우, 구글플레이 평점이 5점 만점에 1.7점이다. 시민들이 제법 활용하는 앱의 평점이 이 정도다.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도 자주 발생한다. 부처별, 지자체별로 실적을 채우기 위해 저마다 공공앱을 개발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존재 자체를 모른다. 담당자들도 출시 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예산만 낭비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2017~2021년까지 폐기됐거나 폐기 예정인 공공앱만 총 635개, 개발비는 188억 원이 넘게 투입됐다. 이중 다운로드 횟수가 1회 미만 공공앱만 무려 267개다.
이 문제들을 ‘공공 영역은 민간처럼 경쟁하지 않으니까’라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사소한 짜증부터 시간 낭비, 개인정보 유출, 때로는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사고까지, 공공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민들이 일상에서 수시로 마주하는 공공 영역의 불편과 번거로움을, 과연 무엇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정부와 공무원의 관점으로 설계된 공공 데이터가 어떻게 사회 전반에 불편을 초래하고 차별을 만드는지, 이 과정에서 어떻게 사각지대가 생겨나는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공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분석해야 하는지를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단계별로 보여준다.

알고리듬으로 대표되는 추천 시스템은 디지털 서비스의 기본이자 상식이다. 유튜브, 멜론, 넷플릭스, 쿠팡, 배달의민족까지 모든 플랫폼에서 사용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자동 추천 기능을 제공한다. 그런데 왜 정부 서비스는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을까? 내게 적합한 복지 서비스를 신청하려면 정부 홈페이지 곳곳을 열심히 찾아 헤매는 걸로도 모자라 인터넷 카페에서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조언을 찾아봐야 한다. 만약 공공앱이 쿠팡이나 배민만큼 쉽고 빨라진다면,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간편결제처럼 한번에 신청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우리 일상은 얼마나 편리해질까? 저자는 사회과학자로서의 지식과 공공 분야 데이터 과학자로서 쌓아온 경험을 살려 이러한 질문에 충실히 답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아직은 생소한 ‘시빅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국내 저자의 첫 저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IT 기술, 데이터, 행정 제도 등을 잘 몰라도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시민들의 불편이 정부에겐 기회가 된다”10가지 키워드로 만나는
시민을 위한 데이터, 시빅 데이터 사용법의 모든 것
이 책은 시빅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10가지 키워드로 구성되었다.

이처럼 데이터는 시민을 통제하는 수단이기 이전에, 포용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시민들이 겪는 문제는 그들의 목소리가 데이터가 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기업이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더 나은 상품을 만들 수 없듯, 정부가 시민의 목소리를 새겨 듣지 않으면 더 나은 정책을 만들 수 없다. 드러나지 않는 시민의 고통을 찾아주는 데이터가 더 나은 정책을 만드는 데이터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를 통해 정부가 데이터 과학을 잘 활용하려면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무리 똑똑한 인공지능으로 대단한 공공 서비스를 만들어도 시민이 쓰기에 불편하면 무용지물이다. 물론 정부 서비스를 잘 만든다고 가난이나 불평등 같은 거시적인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공공 서비스가 쉬워지면 더 많은 시민이 정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이 외에도 《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에는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다양한 사례와 근거가 수록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여러 국제기구와 각 정부에서 발표한 공식 자료, 주요 매체에 실린 논문을 충실히 인용해 신뢰도와 정확성을 높인 점 또한 돋보인다. 양적, 질적으로 만족스러운 시빅 데이터 관련 자료를 찾기 힘든 현실에서, 이 책은 공공 분야 종사자들과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보고(寶庫)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_ 데이터가 어떻게 시민을 위할 수 있을까

행정 사무의 기계화, 자동화로는 부족하다 15 ┃ 디자인 사고란 당사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정의하는 것 19 ┃ 성숙한 시민은 만만하지 않다 21 ┃ 시민을 위한 데이터 사용법 24

1장 기회_ 시빅 데이터는 어떻게 부상했나
미국 공공 영역의 데이터 사이언스 31 ┃ 시빅 테크, 공공서비스를 개선하는 산업 36 ┃ 민간과 공공의 목적이 달라야 하는 이유 40 ┃ 한국의 디지털 정부, 문제 정의부터 제대로 하자 47 ┃ 시민을 위한 데이터, 시빅 데이터 53

2장 데이터_ 데이터는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신뢰하기 위해서는 의심해야 한다 62 ┃ 날것의 데이터는 없다 75 ┃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 87

3장 권력_ 기회의 불평등이 차별의 시작이다
빅데이터의 원조는 정부 데이터다 104 ┃ 정부 데이터의 역사는 민주주의의 역사 107 ┃ 더 많은 데이터가 더 불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116

4장 변화_ 접근하기 쉬운 정부란, 덜 차별하고 기회는 더 주는 정부
차별이 적을수록 경쟁력이 높다 139 ┃ 접근성이 부족할수록 차별이 생긴다 144 ┃ 접근하기 쉬운 정부가 좋은 정부다 146 ┃ 좋은 정부를 만들기 위한 3가지 공략 포인트 151

5장 인터페이스_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좋은 정부다
공문서는 더 쉬워져야 한다 159 ┃ 행정용어는 공무원만의 코드다 162 ┃ 시민의 눈높이에서 정부 서비스를 디자인하기 166 ┃ 복지 제도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이유 175 ┃ 시민이 편리한 혁신이 진정한 공공 혁신 189

6장 인프라_ 먼저 찾아가는 정부가 좋은 정부다
정부 데이터가 정부의 수준을 말해준다 202 ┃ 복지 정책에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이유 210 ┃ 정책의 문제는 결국 데이터 문제다 222 ┃ 공무원에게는 죄가 없다 233 ┃ 표준화, 일원화가 데이터 관리의 시작 241

7장 피드백_ 참여하기 쉬운 정부가 좋은 정부다
데이터를 통해 불편을 혁신으로 바꾸는 법 256 ┃ 열린 정부, 무엇이 부족한가 266 ┃ 참여가 쉬워질 때 민주주의가 성숙한다 277

8장 균형_ 개인정보를 똑똑하게 쓰는 방법
개인정보는 어떻게 빅데이터가 되었나 296 ┃ 전문성 없는 규제가 문제다 314 ┃ 개인정보, 잘 숨기고 잘 지키려면 318

9장 인재_ 한 조직의 역량은 그 구성원의 역량만큼 뛰어나다
시빅 데이터 과학자를 키우자 327 ┃ 데이터 인재 양성을 위한 4가지 제안 329 ┃ 미국이 시빅 데이터 전문가를 키우는 법 336

10장 결론_ 데이터로 만드는, 잘해야 하는 일을 잘하는 정부
한국은 강대국과 선진국을 혼동하고 있다 343 ┃ 기계보다 사람과 사회가 더 똑똑해져야 한다 346 ┃ 필요 없는 일은 하지 않고, 필요한 일은 잘하는 정부 351

감사의 글 359
참고문헌 363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대면 비대면 외면 : 뉴노멀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 김찬호

302 김811ㄷ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모멸감』 『유머니즘』 『돈의 인문학』을 쓴, 사회학자 김찬호의 신작!

대면의 반대말은 비대면이 아니다,외면이다
사회학자 김찬호의 시선으로 아우르는, 연결과 공감의 마음사회학

『모멸감』 『유머니즘』 『돈의 인문학』 등을 펴내며, 그동안 꾸준히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빚어내는 일상의 문법을 추적해온 사회학자 김찬호의 신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대면 비대면 외면-뉴노멀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가 그것.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에 따르면, “인간의 사회적 삶은 개인과 개인이 맺는 대면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이 명제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2020년 예기치 못하게 찾아와 전 세계를 뒤흔들어놓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세계가 비약적으로 확장되면서 삶의 환경이 빠르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며, 서로를 구하기 위해 혼자가 되어야 했던 시간. 우리는 ‘대면’의 접촉을 ‘비대면’의 접속으로 대신하며 세상과 ‘연결’될 수 있었다. 길었던 재난의 터널은 그 끝을 보이지만, 이제 ‘대면’과 ‘비대면’은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되고 교차되면서 기존의 위계와 관행을 무너뜨리며 새로운 사회질서를 생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흐름은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그 현실은 사회적 위치나 삶의 여건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체감되었는가. 기술혁명의 가속화와 더불어 세계의 얼개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이 책 『대면 비대면 외면』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예외적 비상사태가 정상이 된 뉴노멀 시대,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거나 또 다른 감염병을 대비해야 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그간의 변화상을 폭넓게 조감하면서, 3년에 걸친 팬데믹이 개인과 사회에 어떤 경험이었고 그것이 남긴 여파가 무엇인지를 ‘사회적 관계’의 차원에서 되짚어본다. 인간에게 대면은 삶의 기본 값이지만 비대면 세계의 스펙트럼이 급격하게 확장되고 다채로워짐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의 개념만으로는 지금의 사회적 관계를 온전히 아우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저자 김찬호는 이 책에서 ‘대면’과 ‘비대면’의 개념에 ‘외면’이라는 키워드를 추가하여 달라진 우리의 일상과 마음의 습속을 들여다보면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가 맺는 사회적 관계의 기틀을 다각도로 점검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가보지 않은 세계’에 들어 새삼 중요해진 면역력이 어떤 사회적 조건에서 증진될 수 있는지를 탐색하면서, 서로의 삶이 연결되는 접점과 계기를 다양하게 마련하고 사회의 토대를 새롭게 다지는 작업이 절실하다고 역설한다.

“3년에 걸친 비상사태는 일상의 속살을 예리하게 드러냈다. 기존의 상식들을 낯설게 바라보게 해주었다. 거기에서 존재에 대한 자각이 일어났다. 삶은 거대한 그물망으로 존립한다는 것. 생명은 무한한 사슬로 얽혀 있다는 것. 우리는 서로의 일부라는 것.” _「에필로그」에서

 

출판사 서평

 

각자도생의 시대,
무너진 삶을 수습하고 사회를 복원하는 길은 어디인가

생생한 현장 연구와 학자로서의 전문적인 식견, 친근하고도 유려한 글쓰기로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로 자리매김해온 저자 김찬호는, 이 책 『대면 비대면 외면』에서 비대면 시대를 맞아 새삼스러워진 대면의 본질과 미덕을 되묻는다. 인간에게 대면은 삶의 기본 값이다. 표정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눈빛으로 마음을 드러내면서 상대방과 교감한다. 말 이외에도 몸짓언어 등 여러 가지 신호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맥락을 빚어가고 삶의 지평을 넓혀간다. 우리는 대면을 통해 존재의 엄연함을 마주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방식의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우리의 생활 세계와 삶의 얼개는 크게 바뀌었다. 많은 회사에서 원격 근무가 정착되고, 출근과 재택 또는 제3의 거점 근무지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혹은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업무와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 등 ‘포스트 재택근무’의 형태가 다변화됐다. 일부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하여 아바타가 대신 출근하는 ‘메타버스 재택근무’를 도입했는가 하면, ‘줌’으로 대표되는 화상회의 시스템이 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급변하는 환경에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가 맺는 사회적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이 책의 저자 김찬호는 나날이 확장되고 다채로워지는 비대면 세계를 맞아 사람들 사이의 교류는 어떻게 변용되고 연결은 또 어떻게 재구조화되는지를 다각적으로 살펴본다. 꽤 오랫동안 비대면은 대면의 반대말처럼 여겨져왔다. 비대면은 비가시화를 의미하고, 많은 경우 비인간화를 수반했다.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은 무의미하고 하찮은 존재로 주변화되는 것이며, 투명인간으로 취급되면서 사회의 성원권이 박탈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타인이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가 아니라 사물로 대상화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중대한 도전인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테크놀로지의 혁신 속에서 대면하지 않고도 상호작용하거나 사회 활동을 하는 경험들이 점점 다채로워지며 삶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바꾸어가고 있는 지금, 저자 김찬호는 대면과 비대면이라는 이분법으로 모든 상황을 정의할 수 없다고 말한다. 몸은 함께 있어도 서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외로울 수밖에 없다. 반면, 넓어진 온라인 공간에서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방식으로 삶의 재미와 의미를 더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같은 공간에 머물러 있어도 각자 다른 세계에 빠져 있다면 사실상 대면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화상 시스템을 통해 서로를 오롯이 응시하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면 충만한 대면이 경험되기도 한다. 핵심은 인간적 유대를 복원하고 확장하는 것이다. 무슨 정체성을 공유하는가, 어떤 삶과 사회를 소망하는가에 따라 관계의 성격이 좌우된다. 몸으로 함께 있든 따로 있든, 시선을 돌려 ‘외면’하지 않고 서로를 온전히 맞아들이는 환대의 시공간을 빚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로그인과 로그아웃이 유연하게 교차하고, 대면과 비대면은 순환해야 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관심의 주권을 회복할 수 있다. 마스크 너머로 주고받던 따스한 눈빛으로 악수를 나누면서, 경청과 환대의 공간을 빚어낼 수 있다. 팬데믹 시대를 건너가는 사회적 면역력은 거기에서 배양된다.” _「에필로그」에서

 

“시선이 머무는 곳이 곧 삶이 깃드는 장소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책의 「프롤로그」에서는 팬데믹 기간에 실시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를 살펴본다. 대면이 막히고 비대면의 소통이 늘어나면서 우리의 마음과 일상에는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것은 사회의 양면성을 반영하는데, 사회적 구속으로부터 해방되어 홀가분해진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사회의 안전망으로부터 추방되어 돌봄의 사각지대로 밀려난 사람들도 있다. 그러한 양극화가 어떤 사회적 맥락에서 생겨나는지 짚어본다.
1부 「대면-얼굴을 마주하는 오롯함」에서는 ‘대면’의 본질을 되묻는다. 얼굴은 단순히 신체의 일부가 아니라, 타인과 소통하는 회로이자 인격과 정체성이 담기는 그릇이다. 누군가와 대면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마주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상호작용의 얼개를 규명하는 한편, 팬데믹 기간에 의무가 된 마스크 착용이 대면의 경험을 어떻게 바꾸어놓았고, 마스크에 대한 상징적 의미가 동양과 서양에서 왜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본다.
2부 「비대면-나는 접속한다, 고로 존재한다」에서는 날로 확장되고 다채로워지는 비대면 세계를 조감한다. ‘비대면’이란 개념은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개념으로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데, 크게 원격, 무인無人, 가상의 세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공간이 비약적으로 확장되는 일상을 돌아보면서, 디지털 미디어가 현실에 대한 감각을 어떻게 변용시키고 소통에 끼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를 짚어본다.
3부 「외면-고개를 돌리고 시선을 피하고」에서는 대면의 반대 개념이 비대면이 아니라 ‘외면’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사람이나 현실을 직면하지 않으려는 현상을 다룬다. 사회가 거대해지고 분절화될수록 특정 집단의 존재가 감춰지는 경우가 많고, 두려움이나 혐오의 대상으로 여겨져 시야에서 추방되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 어릴 때부터 스크린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세대가 타인과 눈을 맞추는 경험이 점점 줄어들면서 사회성 또한 쇠퇴하는 상황을 짚어본다.
4부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서는 어떤 대상을 온전히 주시할 때 마음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살펴본다. 그리고 창의성의 핵심 요건이 되는 관찰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확인한다. 응시의 힘이 올곧게 발휘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관심을 제어함으로써 내면세계의 주인이 되는 마음의 기술이 필요하다. 거기에는 보이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것을 통찰하는 지성이 요구되는데, 그 점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이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5부 「회복의 시공간을 찾아서」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는 길을 모색한다. 우선 외로움이 심화되는 배경에는 어떤 사회구조와 심리적 기제가 깔려 있는지를 분석하고, 극도의 고립감이 폭력으로 비화되는 경로를 규명한다. 아울러 팬데믹을 거쳐 오며 새삼 중요해진 면역력이 어떤 사회적 조건에서 증진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다른 한편, 자연과 우주를 응시하면서 솟아나는 심신의 기운이 우리의 삶과 인간관계를 풍요롭게 하는 경험을 성찰한다.

 

이 책 『대면 비대면 외면』의 저자 김찬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가보지 않은 세계’는 불안으로 체감되지만, 우리 안에 깃든 의외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기존의 상식을 점검하면서 일상을 새롭게 재구성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마음이 연결되는 사회적 공간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무너진 삶을 수습하고 사회를 복원하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길게 지나온 재난의 터널을 돌아보면서 그 여정에서 일어난 배움을 되새겨보기를 권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더 잘 살아가기 위한 고민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프롤로그〉 거리두기는 무엇이었는가
물리적 거리와 인간관계 | 사회적 구속으로부터 해방 | 사회적 안전망으로부터 추방

1부 대면-얼굴을 마주하는 오롯함
1. 얼굴, 특별한 신체
정체가 담기는 그릇 | 표정의 생태학 | 대면했기에 차마……
2. 눈을 맞추고, 목소리를 내고
시선, 내면이 표출되는 통로 | 눈 맞춤, 무언의 교감 | 대화는 대면이다
3. 호모 마스쿠스의 출현
입을 가리기 때문에 | 서양에서 마스크를 꺼리는 까닭 | 동아시아의 경우

2부 비대면-나는 접속한다, 고로 존재한다
1. 확장되는 비대면 세계
비대면의 개념과 역사 | 비대면의 세 얼굴-원격, 무인無人, 가상
2. 온라인과 현실감각의 변용
상시 접속의 일상 | 스마트폰과 노모포비아 | 온라인 소통의 그늘 | 맥락을 잃어버린 아이들
3. 화상회의, 반半대면의 공간
시공간의 제약이 없으니 | 공적 공간에 접속된 프라이버시 | 실재감을 높이려면

3부 외면-고개를 돌리고 시선을 피하고
1. 대면의 반대말은 비대면이 아니다
몸은 이곳에 있지만 | 직면의 어려움
2. 외면하는 까닭
사람이 보이지 않는 환경 | 두려움과 혐오 | 안하무인의 오만함 | 정신의 산만함

3. 눈을 맞추지 않는 아이들
스크린 중독과 사회성의 쇠퇴 | 몇 가지 가이드라인 | 아이를 외면하는 부모들

4부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1. 주의력을 조절하자
주의집중의 두 종류 | 관심 다이어트 | 무언가를 함께 바라볼 때
2. 응시의 미덕
따스한 관찰의 힘 | 의과대 학생들이 미술관에 간 까닭 | 고등학생들의 수학 성적도 향상
3. 보이는 것을 넘어서
외면의 이면 | 보이지 않기에 충만해지는 것

5부 회복의 시공간을 찾아서
1. 고립된 이들의 가슴 열기
외로움, 전체주의를 잉태하는 감정 | 젊은이들의 곤경 | 이야기가 경청될 때
2.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가 면역력이다 | 돌봄의 커뮤니티 가꾸기 | 곁에 있기, 거리를 두면서
3. 만남과 창조의 공적 행복감
소셜 믹스를 위하여 | 낯선 사람들이 어울리면 | 애매함을 견디는 마음 | 온라인에서 꽃피우는 연결지능
4. 우주를 대면하는 경이로움
문득 하늘을 마주할 때 | 시야가 널리 펼쳐지면

〈에필로그〉 보이는 것의 안과 밖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특권 중산층 : 한국 중간계층의 분열과 불안  / 구해근 지음

305.550973 구92ㅌ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도약이냐 추락이냐,
욕망과 불안을 떠안은
한국의 중간계층은 어떻게 분열되는가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 1980년대 후반 인구의 70%에 달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여겼지만, 2010년대에 이르면 그 규모는 20~40%로 크게 하락한다. 경제적ㆍ사회적 불평등이 날로 심각해지며 한국사회는 소수의 부유층과 다수의 저소득층으로 분열되었다. 사회 전체의 부는 소수집단에 집중되었고, 이러한 양극화는 중산층 밖에서뿐 아니라 중산층 내에서도 발생했다. 한국의 중간계층은 소수의 부유한 상류 중산층과 다수의 일반 중산층으로 나뉘게 되었다.

IMF 구제금융 이후 경제적 양극화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특권 중산층’의 계급적 특징을 분석한 『특권 중산층: 한국 중간계층의 분열과 불안』이 출간되었다. 미국 하와이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이자 동아시아 노동연구의 선구자로 주목받아온 저자 구해근이 오늘날 한국 중산층 계급의 지형도를 새롭게 그리며, 한국사회의 계급동학을 주도하며 부상한 신흥 상류 중산층을 ‘특권 중산층’이라 명명한다. 저자는 특권 중산층이 지닌 계급세습에 대한 욕망과 근본적인 불안을 분석하고, 이들의 계급적 행위가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도 있게 파헤친다. 이 책은 2022년 7월 미국에서 발간된 Privilege and Anxiety: The Korean Middle Class in the Global Era(New York: Cornell University Press)를 수정ㆍ보완한 것으로, 한국의 현실을 더욱 면밀히 반영해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구해근이 눈여겨본 특권 중산층은 한국의 중간계층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특권 중산층』을 따라 읽다보면 오늘날 극심한 경제적ㆍ사회적 불평등과 불안정한 중산층의 지위, 그리고 기울어진 계급 구조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히 그려질 것이다.

 

출판사 서평

 

한국사회의 계급동학을 주도하는
‘특권 중산층’의 등장!

중산층은 누구인가? 중산층이라는 계층에 하나의 공통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OECD와 한국 정부는 중산층을 중위소득의 50%에서 150% 사이에 속하는 사람들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에 따라 추정하는 중산층 규모와 개개인이 느끼는 ‘체감 중산층’ 규모는 매우 다르다. OECD 방식으로 중산층을 정의하면 한국의 중산층 규모는 전체 인구의 65% 정도인 데 비해(2015년 기준), 실제로 ‘나는 중산층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40%대(2019년 기준), 조사 방식에 따라 20%대까지 추락한다(2013년 기준).
객관적 기준과 주관적 기준에 따른 중산층 규모에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저자 구해근은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한국의 불평등 구조와 중산층이라는 계층의 분열을 들여다본다. 경제적 불평등과 중산층의 위기는 21세기 거의 모든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특히 한국은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극심한 경제적 양극화로 중산층이 와해되기 시작했다(1장 「한국 중산층의 형성과 와해」). 이러한 가운데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체제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중간계층 내에서도 일종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으며, 중산층 내에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으로 특권적 기회를 누리는 소수의 상류 부유층이 형성되었다(2장 「불평등 구조의 변화」, 3장 「특권 중산층의 등장」). 저자는 한국사회의 계급동학을 주도하며 부상한 신흥 상류 중산층을 ‘특권 중산층’이라 명명하며, 이 계층의 내부 구성과 성격, 그리고 질적 변화에 시선을 집중한다.

신흥 상류 중산층의 계급 구별짓기
과시적 소비, 주거지 분리, 그리고 교육 경쟁

 

특권 중산층은 경제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사회적ㆍ문화적으로도 대다수 중산층과는 다른 계급적 특성을 보인다. 과거 하나의 중간계층으로 여겨지던 이들이 상류 부유층과 일반 중산층으로 분열되면서 신상류층은 그들만의 계급을 구별짓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 구해근은 상류 중산층의 계급문화가 두드러지는 소비, 주거, 교육 세 분야를 들여다보며 이들이 어떻게 한국의 계급 지형과 사회문화를 바꾸었는지 분석한다.
소수의 부유한 특권 중산층의 계급 구별짓기가 가장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분야는 소비 행위이다. 부유 중산층은 일반 중산층과 계급적 차별을 두기 위해 과시적인 소비를 하며 신분 경쟁을 이어나갔다(5장 「명품, 웰빙, 계급 구별짓기」). 특히 이들이 강남에 몰려 살게 되면서 주거지가 계층적으로 분리되었고, 자연스레 ‘강남 스타일’ 계층문화가 발달했다(4장 「강남 스타일 계급 형성」). 이러한 소비 형태와 생활 모습은 중산층의 새로운 기준이, 그러나 일반 중산층이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높은 기준이 되었다. 교육 분야에서의 계급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저자는 특권 중산층이 지닌 계급적 불안을 분석하며, 교육이 이러한 불안을 달래고 자식에게 계급을 세습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이 되었음을 지적한다(6장 「교육 계급투쟁」, 7장 「글로벌 교육 전략」).

세계적인 사회학자 구해근이 바라본
한국의 불평등한 계급 구조

저자 구해근은 산업화 과정에서 잉태된 문제를 사회학적 시각으로 조망하는 연구를 지속하며 동아시아 노동연구의 선구자이자 세계적인 사회학자로 주목받아왔다. 2003년 미국 사회학회가 ‘아시아 부문 최우수 저서’로 선정한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신광영 옮김, 창비 2002, 원제 Korean Workers: The Culture and Politics of Class Formation)이 한국 노동자계급의 형성과 그 계급문화를 분석한 저서였다면, 20년 만에 선보이는 국내 저서 『특권 중산층』에서는 그의 학문적 관심이 옮겨간 중산층과 신흥 중간 계급에 주목한다.
중산층이 내부로 균열되면서 다양한 사회적ㆍ문화적 변화가 뒤따랐으며,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과 계급경쟁으로 나타났다. 그간 중간계층에 대한 연구는 중산층의 몰락과 쇠태에 집중되어온 경향이 있다. 저자는 한국의 중간계층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 즉 중산층의 위기나 하향분해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상층지대에서 발생하는 계급 구별짓기와 새로운 형태의 계급투쟁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오늘날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한국 상류층의 계층문화에 대한 숙고가 시급함을 따끔하게 지적한다. 예리하고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특권 중산층』이 한국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자각의 초석이 되어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서론 중산층은 사라지는가
1장 한국 중산층의 형성과 와해
2장 불평등 구조의 변화
3장 특권 중산층의 등장
4장 강남 스타일 계급 형성
5장 명품, 웰빙, 계급 구별짓기
6장 교육 계급투쟁
7장 글로벌 교육 전략
결론 특권과 불안

후기


참고문헌

 

< 내용 출차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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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