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2

« 2024/12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한국대학, 세계와 겨룰 만한가? [김상균의 메타버스]

 

 

                                                                                   게티이미지뱅크

김상균 | 인지과학자·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한국대학교. 드라마에서 가공의 대학교를 지칭할 때 자주 쓰는 이름이다. 이글에서는 그저 우리나라의 모든 대학교를 한국대학교라고 칭하겠다.

대학, 성인 교육 시장을 겨누고 활약하는 무크 플랫폼이 여럿 있다. 무크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다양한 주제의 교육 콘텐츠를 무료 또는 저가로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세계 3대 무크로 코세라, 에드엑스, 유데미를 거론한다. 코세라 강좌를 수강하는 한국인은 70만명이 넘는다. 전 세계 가입자는 1억명을 넘어섰다. 그런 코세라가 강좌에 자동번역 서비스를 넣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지금도 강좌 하나를 여러 나라 언어로 자막을 통해 볼 수 있으나, 인공지능 투자를 확대해서 그 질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선언이다. 장기적으로는 음성, 입 모양까지 인공지능을 통해 다양한 언어에 맞게 바꿔준다는 계획이다. 미국 대학교수가 영어로 전공수업을 하는데 마치 한국인 교수가 수업하듯이 우리나라 말로 들리고, 입 모양도 맞춰준다는 접근이다. 필자도 코세라 강좌를 가끔 듣는 입장이어서 수강생 입장에서는 참 반가운 소식이다.

 

사실 코세라의 이런 전략은 그리 새롭지도 않다. 아마존, 테뮤, 넷플릭스 등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유통·콘텐츠 기업의 전략을 살펴보면, 본질은 코세라와 비슷하다. 모든 제품, 서비스, 콘텐츠에서 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국내 방송사는 미국기업인 넷플릭스에게, 국내 유통사는 중국기업인 테뮤에게 점점 더 많은 시장을 내어주고 있다. 연장선에서 코세라는 교육에서 국가, 언어, 제도의 벽을 허물려 한다.

 

이렇게 벽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대학의 이름이 교육 콘텐츠나 서비스의 품질, 지속성을 보장해 주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리라 예상한다. 이제껏 우리 사회에서 대학은 그 이름을 놓고, 졸업생의 성취 수준을 보장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런 역할, 기능에 이미 금이 가기 시작했다. 사회가 개인의 학습, 성취 경로를 세세하게 추적하고 정밀하게 측정하며 분석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협업해 온 모기업의 상황이다. 과거에는 주로 명문대 졸업생 위주로 신입 사원을 뽑았다. 어느 순간부터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매우 낮은 대학의 졸업생들도 회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변화의 배경은 단순하다. 예전에는 누가 얼마나 잘하는지 판단이 어려워서 대학과 학과 명칭을 높은 비중으로 살펴봤다. 그런데 기존 직원들의 누적된 업무 기록, 신입 사원이 수습 기간 중 보인 성과를 인공지능으로 정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후광이 아니라 기업의 눈으로 직접 판단한 데이터를 믿기 시작했다. 대학의 이름이 가진 후광이 빛을 잃어가는 단면이다.

 

이제 한국대학교는 교육 콘텐츠가 품은 본질 가치를 놓고 넓고도 혹독한 세상을 마주해야 한다. 전 세계 대학, 무크 플랫폼의 높은 파고와 맞붙어야 한다. 한국대학교는 인공지능이 벽을 허무는 시대, 눈앞에 닥친 세계화 시대를 잘 준비하고 있는가? 집단주의 시대의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학 시스템, 여전히 구호뿐인 혁신, 외국 대학교수가 집필한 교재를 우리말로 옮겨서 설명하기에 급급한 수업, 학습자의 사고력과 도전 의식을 자극하지 못하는 교수법과 수업환경. 이런 것들을 짊어지고, 그 높은 파고를 넘어설 수 있을지, 마음이 무겁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
Posted by sukji

 

클라우드로 콘텐츠 집중…"언택트교육 이끌 연합대학 만들자"

 

고등교육 혁신 주제로 토론

코로나發 원격수업 대세. 입학·학위수여 공동으로 온라인플랫폼 표준 마련

지역대학 특성화 전략과 한국판뉴딜 정책을 연계. 기업육성·청년정착 유도

◆ `포스트코로나` 광주 전환포럼 ◆

△ 사진 설명 : 2일 광주광역시 전남대 컨벤션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포럼 2020`에 참석한 광주·전남지역 대학 등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다짐하며 `덕분에 챌린지`를 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최소한의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왼쪽부터 송종욱 광주은행장, 김기선 GIST 총장, 정병석 전남대 총장, 윤원태 국제기후환경센터 대표, 최도성 광주교대 총장,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 소준노 우석대 교수, 최대규 재경 광주전남향우회 회장, 이이남 작가, 김준하 GIST 교수, 차성현 전남대 교수.

 


여러 대학의 교육 콘텐츠를 한데 모아 공유하는 연합대학이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에 새로운 교육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전남대, 광주교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국제기후환경센터, 매일경제신문이 2일 전남대 컨벤션홀에서 공동 개막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포럼 2020` 자리에서다.

포럼 첫날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등교육 혁신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고등교육 혁신과 지역 상생` 세션에서 차성현 전남대 교수는 교육 혁신 과제로 연합대학 모델을 제시했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각 대학의 학습관리시스템, 학사정보 등을 모두 연동하는 구조다.

차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에는 원격수업을 통한 학점 교류 등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학 간 공동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공동 입학, 공동 학위 수여 등 연합 형태의 공조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원격수업 표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수업 콘텐츠와 질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표준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수한 온라인 플랫폼이나 콘텐츠를 대학뿐만 아니라 국가끼리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몽 전남대 교수는 "`한국판 뉴딜` 정책과 연계한 `광주·전남 지역 혁신 플랫폼`을 대학 주도로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에너지 신산업, 미래형 운송기기 등 대학별 특성화 전략과 중앙부처·자치단체 사업을 연계해 관련 기업을 육성하고 청년 정착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나 교수는 "대학별로 미래 전략 산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지역 연계를 통한 경쟁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에너지와 첨단 운송을 광주·전남 경제 협력 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비교 우위에 있는 지역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 교육 설계` 세션에서는 `교육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 연대를 통한 포용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김희삼 GIST 교수는 "팬데믹 쇼크가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수업 콘텐츠 부족 등 교육 소외계층을 낳고 있다"면서 "모든 계층을 포용하는 교육이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도 온라인 학습 약자를 위한 대응 방안,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주문했다. 박 교수는 "오프라인 학습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 디지털 기기와 접근이라는 물리적 환경 격차뿐만 아니라 부모의 관심과 온라인 교육 지원 역량이라는 심리적 격차 등이 발생한다"면서 "온라인 교육 강화가 교육·사회적 불평등 심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교육 약자를 더 섬세히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특수교육 대학생,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특정 기간 학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 학습이 어려워진다"며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포럼 2020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오프라인 참석자를 최소화했다. 그 대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 채널을 가동해 각계각층 오피니언 리더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번 포럼을 공동 주관한 정병석 전남대 총장은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와 코로나19라는 2개 태풍을 맞아 새로운 길을 찾고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도성 광주교대 총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에듀테크 등이 새로운 관심 분야로 떠올랐다"면서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더 큰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선 GIST 총장은 "코로나19를 우리 사회의 약점을 극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새로운 교육 콘텐츠와 방향성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리로 삼겠다"고 말했다.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가 아니라 `with 코로나`가 될 우려가 있다"면서 "지혜를 모아 새로운 플랜을 짜야 한다"고 당부했다.

혁신을 위한 협력과 연대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환의 시대를 맞아 정부는 고용안정·디지털·그린 등 한국형 뉴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창의성과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대엽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도 축사에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조 위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우리에게 더 강한 결속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협력과 연대가 필수"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포럼 2020은 3일까지 열린다. 포럼 마지막 날인 3일에는 전남대·광주교대·GIST·조선대 총장이 대학이 가야 할 길에 대해 토론하고, 각계 전문가들이 한국형 뉴딜에 대해 논의한다.

:
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