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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더 깊숙이, 확장과 변화를 이끌기 위하여 :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효과 측정

 

 

문화예술교육이 점점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학교 안’을 나와 ‘사회 안’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면서 시민들의 일상적 활동 중 하나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문화예술교육이 이끄는 사회적 효과(social impact)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효과(impact)와 가치(value)는 종종 혼용되어 사용되나, 이 둘은 분명 구분되는 개념이다. ‘가치’가 거시적인 차원에서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변화를 의미하는 데 반해 ‘효과’는 보다 구체적인 수준에서 측정 가능한 성과(performance) 혹은 결과(outcome)를 뜻한다. 과거의 연구들이 상상력, 창의력, 자존감, 행복감 등 문화예술교육이 가져오는 정서적·심리적 효과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사회적 참여 및 교류의 기회 제공, 타인에 대한 이해와 관용 증진, 지역사회 정체성과 자부심 고취, 공동체 의식 함양 등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되어 나타나는 효과들에 주목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효과는 ‘문화예술교육이 이끄는 개인적 차원에서의 삶의 변화와 이를 바탕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차원의 변화’를 포괄한다. 문화예술교육이 갖는 내재적 가치를 넘어 문화예술교육으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변화를 객관적으로 지표화하고 측정하는 작업은 문화예술교육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화예술교육의 공급자로서 공공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공공 재정 투입의 효율 및 효과 분석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측정이 문화예술교육의 본질적 가치보다 그것이 산출하는 경제적, 사회적 성과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비판적 성찰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화예술교육의 개인적·집합적 성과를 객관화하는 작업은 문화예술교육의 존재 이유를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것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규범적 지지를 넘어 실질적인 투자와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단기적 성과에서 점진적‧누적적 효과로

 

최근 문화예술교육이 창출하는 사회적 효과의 내용, 범위, 측정 지표 등과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문화예술교육 현장과의 괴리는 여전한 듯하다. 먼저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를 ‘정책 성과’로 이해하면서 단기적으로 관찰 가능하고 직접적으로 관리 가능한 지표 위주로 측정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참여자 수, 프로그램 참여자 만족도, 예술강사 파견 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정책 성과 중심 지표들은 문화예술교육 효과의 시간성을 간과하기 쉽다. 문화예술교육 효과는 즉각적이기보다는 점진적이고 누적적이며 단계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개인의 심리 상태와 가치관의 변화 등 개인적 차원의 효과는 물론이고 사회자본 형성, 공동체의 의식 제고, 포용과 관용의 증대 등 사회적 차원의 효과는 더더욱 그러하다. 단기 성과 중심의 지표들은 참여자가 교육의 전 과정과 교육 종료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장기적·누적적 효과들을 누락하거나 평가절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문화예술교육의 경우, 유경험자가재참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업 단위의 평가가 아니라 개인 단위 변화를 종단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설문 중심의 경험적 방법론이 갖는 한계도 명확하다.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측정은 주로 설문 등 경험적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는 양적 방법론에 의존하고 있다. 교육 참여자와 비참여자 그룹으로 나눠 설문하거나 참여자 그룹을 참여 전후로 나눠 설문하고 비교 분석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표준화된 정량적 지표 체계는 교육 사업이나 프로그램 간 효과를 비교하는데 용이할 수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교육은 상황과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사업 목적, 유형, 방법 등 조건에 따라 그 효과가 상이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화된 해석을 적용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따라서 정량적 변수 중심의 양적 방법과 맥락과 의미를 토대로 통찰하는 질적 연구 방법을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여 참여자의 변화를 다층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와 기관, 참여자를 넘어서

 

문화예술교육이 매개하는 사회적 효과의 공간적 범위에 대한 고민도 요구된다. 오늘날 문화예술교육은 학교 교육에서 사회 교육으로 확대되면서 그 파급력 또한 지역(도시)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문화도시 사업 등 지역사회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증가하면서 그 성과 또한 지역사회와 결부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춘천의 경우, 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저출생, 고령화, 사회적 고립 등 지역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의제들과 문화예술교육을 적극적으로 결합하면서 지역사회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현재의 보편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예술교육 성과 평가는 지역 현안이나 특수성을 충분히 담보할 수 없다. 전국적 수준의 성과와 지역적 수준의 성과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면서 지역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효과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지역 특화 모델 및 관련 지표 개발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주체로서 교육자(예술가)가 교육 과정을 통해 겪는 변화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는 예술교육가(Teaching Artist)는 교육학적 역량을 겸비한 예술가로서 참여자의 예술 창작 과정과 활동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현장에서 만난 예술교육가들은 예술교육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예술적 역량도 키워나갈 뿐 아니라 참여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태도, 활동, 작업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재확인하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예술교육가에게 나타나는 변화 또한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성과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참여자(시민)에게 초점이 맞춰진 사회적 효과 측정을 장기적으로 교육자(예술가)까지 확대해야 할 것이다.

 

막연한 추측에서 객관적‧입체적인 근거로

 

그동안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는 암묵적으로 인정되고 막연하게 추측되어 왔다. 문화예술교육이 사람과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음에도 이를 객관적인 수치로 제시하기 어려워 여러 선택의 상황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보류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되었다.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효과를 정량화하는 것은 참여자에게는 학습의 객관적 성취 및 성과를 제공하고, 매개자(행정가, 예술교육가)에게는 교육의 실천 능력을 높이며, 정책 및 행정가에게는 예산 집행 근거 자료로써 유용하다. 무엇보다 문화예술교육의 목적과 지향을 점검하고 공론화하는데 초석이 될 것이다. 문화예술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놓치거나 도구화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의 성과를 입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측정 지표와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정교화해 가야 할 것이다.

 

김미영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주 연구분야는 도시문화, 공간문화이다.
myk@hallym.ac.kr

 

< 출처 : 아르테 365 >

:
Posted by sukji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 : 일에 먹히지 않고 나를 지키는 마음의 태도에 대하여 / 하지현

158.7 하79ㄲ  인문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너무 힘을 주지 않고, 완전히 힘을 빼지 않으면서
잘하는 것보다 지치지 않게, 오랫동안 꾸준히 일하는 법

 

일은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고, 하지 않을 수 있으면 안 하는 게 좋을까? 하지만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일하면서 보내는데 일이 힘들고 괴롭기만 하다면 얼마나 불행한 삶일까? 30년 넘게 환자들의 고민을 듣고 그 무게를 함께 나눠온 하지현 작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책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에서 일하면서 상처 입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를 지키며 일하는 마음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정신과 의사이자 직장인, 작가로서 오랫동안 일해오면서 깨달은 자신의 경험과 통찰을 담아내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기본은 ‘생존’이고, ‘안심’이 된 후에야 새로운 도전을 하거나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잘하는 것보다 지치지 않는 것이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그 시간 동안 조금이라도 더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 책은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 일하는 것의 가치를 제시하며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일과 삶의 균형을 잡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김호 코치, 백영옥 작가, 이미준(도그냥) 작가 추천!

“일하는 동안이 인생에 플러스가 되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30여 년간 정신과 전문의로 일해온 하지현 교수가 알려주는
조금 덜 다치면서 더 많은 성과를 내는 일터의 습관들

우리가 일만 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하고 살려면 우리는 모두 일을 해야 한다. 스스로 먹고살기 위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일을 한다. 좋든 싫든 일은 우리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일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나치게 열심히 해서 번아웃이 오거나 일이 너무 버겁고 싫어서 정작 삶이 피폐해졌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어차피 하는 일인데 이왕이면 더 잘하고 싶고 일을 통해서 커리어적으로나 인간으로서 더 성장하고 싶어하는 모순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30년 넘게 정신과 의사로 진료하고 글을 써온 하지현 작가는 이렇게 일과 관련한 불안과 어려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환자들을 많이 만났고, 일에 관한 많은 질문들을 받았다. “이렇게 일만 하다가 죽는 건가요?” “반복되는 지루한 일을 계속해야 할까요?” “이 일이 너무 싫은데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할까요?” 작가 스스로도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며 같은 고민을 해봤던 직장인으로서 이제는 이런 질문들에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에는 스스로를 지키며 일하는 마음의 태도에 대한 작가의 경험과 통찰을 담고 있다.

일하기 싫은데 잘하고 싶고, 일해야 하는데 그만두고 싶은
자기모순으로 가득 찬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특급 처방전

“어떤 일을 하건 처음 일을 시작한 후 능숙해질 때까지는 불안이 사라지지 않는다. 행복은 잠시뿐이고 괴롭고 불안한 일들이 더 많다. 그리고 그것은 내 능력 문제가 아니라 그냥 일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다는 것을 이해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본문 중에서)

하지현 작가는 잘하는 것보다 지치지 않게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잘하려고 애쓰다 보면 자기 한계를 넘겨 한꺼번에 에너지를 쓰게 되고, 오래 꾸준히 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힘을 주지도, 너무 힘을 빼지도 않으면서 적정을 지키며 일해야 스스로를 소진시키지 않고 일할 수 있다. 그리고 일이 능숙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루하고 반복되는 작업의 과정을 꼭 거쳐야 하는데, 그 기간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 축적의 시간이 쌓여가면서 그 단계를 지나야 비로소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일 자체를 너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일에 에너지를 많이 쓰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인식이라고 지적한다. 일하는 ‘나’와 쉬는 ‘나’, 노는 ‘나’는 배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정체성을 가진 ‘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데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일과 자존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을 통해 나는 내 자존감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것은 건강한 자존감의 기반이 된다. 일을 좋아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억지로 하고 있다고 여기고 싶지는 않다. 억지로 하는 일로 나를 규정하게 되면, 내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현재의 삶을 나쁘게 평가하게 된다.” (본문 중에서)

“그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관대해질 것”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에는 이 외에도 덜 다치면서도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세세하고 실용적인 방법들이 담겨 있다. 1장 ‘일에 먹힐 것인가, 올라탈 것인가’에서는 일에 압도되지 않으려면 무엇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2장 ‘일하는 나도 내 삶의 일부분이다’에서는 나의 정체성을 만드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3장 ‘누구나 벽에 부딪힐 때가 있다’에서는 번아웃과 보어아웃 등 일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에 어떻게 대비하고 피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4장 ‘일하기는 싫지만, 이왕이면 잘하고 싶은 마음’, 5장 ‘일터에서 내 영역을 만드는 작은 습관들’은 노력에 요령을 더해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일터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법에 대해 다룬다. 마지막 6장 ‘내 마음을 존중하는 법’에서는 스스로를 너무 가혹하게 대하거나 비판적으로 보지 말고 따뜻하고 연민 어린 눈으로 바라볼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현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로 오랫동안 일해오면서 체험적으로 깨달은 다섯 가지 조언을 독자들에게 풀어놓는다. ‘그 누구보다도 나와 사이가 좋을 것’ ‘누구나 다 자신만의 자산이 있다’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마음이 필요하다’ ‘롤 모델 한 명 만들기’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지, 하는 마음 버리기.’ 여기까지 읽고 나면, 일하는 사람이자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스스로를 더 성장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일인분의 몫을 하는,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1장 일에 먹힐 것인가, 올라탈 것인가
야생 코끼리의 자기조절능력│해냈다는 마음이 주는 힘│초보의 마음가짐│최적과 효율보다 중요한 것│중요한 일과 급한 일,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정확한 원인 찾기의 함정

2장 일하는 나도 내 삶의 일부분이다
시간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 감각│소진되지 않고 일하기 위하여│보이지 않는 축적의 힘│목표는 언제나 수정 가능하다│일은 내 존재를 긍정하는 기회가 된다

3장 누구나 벽에 부딪힐 때가 있다
일을 고르는 네 가지 기준│스스로 만든 구덩이에서 빠져나오기│번아웃은 예방이 최선│좋은 선택을 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마음에 코팅을 입혀야 하는 이유│무기력해지는 또 다른 이유, 보어아웃│나만이 피해자라는 오해

4장 일하기는 싫지만, 이왕이면 잘하고 싶은 마음
많이 할수록 퀄리티는 높아진다│노력에 요령을 더하는 법│계획부터 스마트하게│가벼운 가방의 힘│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려면│중급으로 넘어가기 전에 꼭 거쳐야 할 것

5장 일터에서 내 영역을 만드는 작은 습관들
충분히 기회를 주고 싶은 사람이 되자│나의 한계 파악하기│화는 ‘내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것이다│짜증은 해결책이 아니다│감정의 중립 모드│능력주의의 함정│‘매일, 짧게, 혼자’의 노하우│좋은 습관을 만드는 법

6장 내 마음을 존중하는 법
불안을 없앨 수 있을까?│나에게 관대해지기│공감 능력은 무한하지 않다│나에게 불행한 일이 더 많이 생기는 이유│내가 나를 다독이는 법│내 자신의 리듬 안에서 살아가기│위기 신호를 감지하는 60점 선

에필로그 미리 알았다면 참 좋았을 것들
참고 도서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 집과 도시 그리고 삶 

 

“집이란?” “도시란?” 이 질문에 집은 아파트, 도시는 빌딩이 많은 곳 정도로 쉽게 답하거나, 질문 자체를 굉장히 당황스러워할 가능성이 크다. 지극히 뻔하고 쉬운 용어인 것 같지만, 막상 대답하려고 보면, 단순하지 않은 개념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거, 거주, 공간, 장소, 마을, 지역 등 유사한 단어로 확장해 생각하면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진다.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음의 괴리가 있고, 이는 이 단어들이 대체로 추상화되고 형식화되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짓기와 거주하기: 도시를 위한 윤리』 『한옥 적응기: 전통 가옥의 기구한 역사』 이 두 책은 어쩌면 일반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린 ‘집’과 ‘도시’와는 전혀 다른 ‘집’과 ‘도시’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런 혼돈이 생긴 것은 서구에서 유입된 개념의 혼재와 부동산이라는 자본주의적 상품으로서의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살고 싶은 집을 커다란 네모 상자에 여러 개의 네모난 창문으로 표현한다. 기존의 집과 도시라는 물리적 환경이 인간의 상상 자체를 제한하는 지경에 이르러 있다는 말이다. 지금 우리가 집과 도시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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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기와 거주하기 : 도시를 위한 윤리 / 리처드 세넷 / 307.1216 S478bKㄱ

/ 사회과학열람실(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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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적응기 : 전통 가옥의 기구한 역사 / 정기황 / 728.3 정19ㅎ / 자연과학열람실(4층)

 

한국적 장소 개념

 

한국에서 장소적 개념에 대한 관심은 1990년 전후에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서구사회에서 모더니즘 사조가 시작된 20세기 초 한국은 일제 식민지기였고, 1968년 ‘68혁명’을 기점으로 하는 포스트모던 시기에 한국은 군사정권에 의해 통치되던 때였다. 따라서 한국은 서구의 개인 자율성에 기초한 근현대 문화와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고, 군사정권이 끝난 1990년대에 이르러 포스트모던과 장소 개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경제적 잉여와 물리적 도시화라는 기반도 주요한 조건이었다.

 

1990년대 한국에서 사용된 장소 개념에는 마르틴 하이데거의 현상학적 이론, 특히 그가 1951년에 발표한 ‘건축함, 거주함, 사유함(Building, Dwelling, Thinking)’이 주요한 논거가 되었다. 하이데거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진정성(Authenticity)’이다. 이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일상적 살아감(비본래성)의 상대적 개념으로 일상적 관계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본래적 모습(내면)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성’이 개인의 욕망과 주체에 기대어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와는 상반된 성질이다. 무언가(장소)에 영원불변의 성질이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하이데거의 ‘장소’는 내면의 본래적 회복의 의미로 영원불변한 ‘장소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적 특수성과 결합하여 또 다른 고정값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박제화된 궁궐 등의 한옥이 그렇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

 

‘장소’는 개인의 자율성을 중심으로 본다면, 인간 삶과 문화가 집적되어 현상(現象)될 수는 있지만, 영원불변한 성질일 수는 없다. 즉 장소는 인간이 생산하고 만들어갈 뿐이고, 이렇게 생산된 가치가 집적되어 현상될 뿐이다. 리처드 세넷은 “물질과의 관계에서 인간은 세계 속에서 스스로 살 곳을 만드는 유능한 창조자다”(『장인』)라고 말하며, 외부와의 관계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비본래성을 강조한다. 어쩌면 세넷이 하이데거의 ‘건축함, 거주함, 사유함’에서 ‘사유함’을 뺀 ‘짓기와 거주하기’를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짓기와 거주하기』는 『장인』 『투게더』에 이은 리처드 세넷의 ‘호모 파베르 3부작’의 완결판이다. 세넷은 건축과 도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도구적 인간’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물질, 타인 등 외부와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인간의 세계로서 건축과 도시의 중요성을 말한다.

세넷의 도시 개념을 간단하게 나누어 보자면, 물리적 도시인 빌(Ville)과 비물리적 도시인 시테(Cite)로 나눌 수 있다. 이 둘이 유기적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하는 상태를 좋은 도시로 본다. 이런 이유로 세넷은 ‘빌’ 중심으로 이루어진 20세기 도시계획을 “일단 헐 수 있는 것은 모조리 헐고 맨땅처럼 밀어버린 다음, 새로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전에 있던 환경은 설계자에게 가로 고치는 것으로 간주됐다. 이와 같은 공격적인 처방은 번번이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했다.”(『장인』)라고 비판했다. 이를 간단하게 말하면 “도시계획의 규율이 건축과 거주에 대한 지식 사이에서 분열하여 파열되었다.”(『짓기와 거주하기』)라고 분석한다.

 

세넷의 이런 관점은 현재 도시와 건축이 처해 있는 상황을 인간과 인간성 자체의 파멸로 심각하게 보는 문제의식이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보자면, 한국은 ‘빌’에 집중된 전형적인 20세기 도시계획을 여전히 맹신하고 있다. 더구나 ‘빌’을 완전하게 자본주의적 교환가치로 치환했기 때문에 분열과 파열을 넘어 거주, 건축, 도시(계획)은 교환가치의 하위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집’은 형태가 아니라 공감

 

『한옥 적응기』는 ‘한옥’이 아니라 ‘적응(adaptation)’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적응은 “적절하고 유익하게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으로서, 외부 세계의 현실에 적당히 맞추는 활동과 환경을 바꾸거나 더 적절하게 통제하기 위한 활동을 포함한다. 또한 개인과 환경 사이에 존재하는 ‘함께 어울림(adaptedness)’의 상태를 의미”(『한옥 적응기』)한다. 왜 ‘한옥’을 주제로 하면서 ‘적응’에 방점을 찍었을까?

‘한옥’은 기이한 말이고, 고정불변의 법칙처럼 틀을 짓는 용어다. 한옥은 양옥과 구분하기 위해 1908년에 만들어진 용어이고, 1960년대부터 정부와 언론을 중심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말이다. ‘한옥’의 ‘한’은 새로운 것과 구분하기 위한 접두사다. 하지만 보통은 ‘파’가 있고, ‘양파’가 있고, ‘배추’가 있고, ‘양배추’가 있듯이 새로운 것에 접두사를 붙인다. 따라서 ‘옥(집)’이 있고 ‘양옥(일옥)’이 있어야 하지만 ‘한옥’이 된 것이다. 현재는 오히려 ‘양옥’이 ‘양’을 뺀 채 일반적인 ‘집’이 되고, ‘한옥’이 특수한 것으로 구분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아파트가 보편적 주거유형이 되고, 한옥이 박제화되어 보존되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우리말 ‘집’은 한자 ‘葺(기울 즙)’에서 연원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초가집은 ‘초즙(草葺)’, 기와집은 ‘와즙(瓦葺)’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한자 ‘즙’은 ‘귀에 대고 말하는 형상’의 ‘소곤거릴 집(咠)’ 위에 ‘초두머리(艹)’를 얹은 글자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초가를 잇는 행위를 나타내는 글자라고 할 수 있다. 외부와의 관계와 문화적 공감대, 함께 만들어가고 나누는 과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집’이 물리적 환경으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은 이유는 물리적 환경은 이런 인간의 집단적 행위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일 뿐이기 때문이다. 즉 현재의 집은 “살아온 사람들의 치열한 삶과 문화가 축적된 역사의 한 단면이고, 더 나은 공간이 되기 위한 발판”(『한옥 적응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한옥 적응기』에는 집과 도시에 대한 지나간 옛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가 담겨 있다.

 

『짓기와 거주하기』 『한옥적응기』 두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집과 도시’의 주인으로 서기를 요구하고 있다. 두 책이 ‘짓기와 거주하기’라는 행위 자체와 ‘적응’이라는 변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다. 두 책은 모든 인간을 집과 도시를 만드는 주체로서 다루는 ‘집과 도시’의 역사이고, 현재 ‘집과 도시’의 문제에서 인간성을 중심에 둔 근원적 고민과 대안을 제시한다.

 

정기황각 시대의 문화가 새겨진 공간과 도시를 계보학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며, 이를 기초로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다. 근대 서울의 도시건축 적응과정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시시한연구소 소장으로 장소인문학적 도시건축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더불어 경의공유지시민행동 공동대표, 공유성북원탁회의 공동대표, 커먼즈네트워크 등의 도시사회운동 활동을 하고 있다.
www.facebook.com/keehwang.jung/이미지 제공_김영사, 빨간소금

 

 

 

< 출처 : 아르테3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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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 너의 색  D-1  The Colors Within, 2024

 

개요 : 일본 / 애니메이션 외 / 101분 / 전체관람가

개봉 : 2024.10.12.

감독 : 야마다 나오코

출연 : 스즈카와 사유, 타카이시 아카리, 키도 타이세이, 아라가키 유이 외

줄거리

음악으로 이어진 세 사람을 비춘 가장 찬란한 청춘의 색! 사람을 색으로 느끼는 엉뚱한 여고생 ‘토츠코’. ‘토츠코’는 어느 날 학교에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찬란하고 아름다운 색을 가진 소녀 ‘키미’를 만난다. 그리고 우연히 작은 책방에서 조우한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 ‘루이’까지 합세하여 오랫동안 꿈꾸던 밴드를 결성하게 되고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하는데..! 올가을, 무지갯빛 청춘을 위한 노래가 시작된다!

 
 
 
 

 

 

▶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 상영중  How to Make Millions Before Grandma Dies, 2024

 

 

개요 : 태국 / 드라마 / 126분 / 전체관람가

개봉 : 2024.10.09.

감독 : 팟 분니티팟

출연 : 푸티퐁 아사라타나쿨, 우샤 세암쿰, 톤타완 탄티베자쿨, 사린라트 토마스 외

줄거리

할머니 유산을 상속받기 위한 착한 손자 프로젝트! 게임 폐인으로 살던 ‘엠’은 친가 사촌이 할아버지를 간병하고 집을 상속받자, 할머니의 유산을 받기 위해 할머니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새벽 5시부터 죽 장사 돕기, 끝나지 않은 병원 대기 줄 서기를 하며 티격태격하던 할머니와 ‘엠’은 점점 가까워지는데…

 

 

 

 

 

▶ 노트북  상영중  The Notebook, 2004

 

 

개요 : 미국 / 로맨스/멜로 외 / 123분 (재) / 15세이상 관람가

(재)재개봉 : 2024.10.09.

감독 : 닉 카사베츠

출연 : 라이언 고슬링, 레이첼 맥아담스, 제임스 가너, 제나 로우랜즈 외

줄거리

"영혼을 바쳐 한 사람을 사랑했고,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생입니다". 노아(라이언 고슬링)는 여름 휴가를 맞아 잠시 시골로 내려온 밝고 아름다운 부잣집 아가씨 앨리(레이첼 맥아담스)에게 한 눈에 반한다. 서로에게 빠르게 빠져들어 뜨거운 여름을 보내는 두 사람. 그러나 너무나 다른 가정 환경으로 인해 강렬했던 노아와 앨리의 첫사랑은 이별을 맞는다. 시간이 흐른 후, 여전히 서로를 가슴속에 묻은 채 살던 두 사람은 우연히 재회하게 된다. 그러나 앨리의 곁엔 결혼을 약속한 완벽한 약혼자가 있는데... <노트북> 개봉 20주년 기념, 기적 같은 세기의 러브스토리가 다시 시작된다!

 

 
 
 
< 출처 : KBS & 다음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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