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에서의 아름다운 순간이 영화로!”초여름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제7회 무주산골영화제가 무주를 찾는 관객들과 함께 단편 다큐멘터리를 만든다.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이 촬영한 영상을 모아 단편 다큐멘터리 <순간>을 제작하는 것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지> 등으로 활약한 윤재호 감독이 총연출을 맡고, 지난해 무주산골영화제 무성영화 라이브 연주 프로그램에서 호평을 받았던 어쿠스틱 팝 밴드 ‘뮤즈그레인’이 음악을 담당한다. 이 프로젝트는 무주산골영화제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공유하는 아름답고 의미 있는 순간들을 모아 관객과 함께 다큐멘터리를 완성하는 것이다. 단순히 ‘즐기는’ 영화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함이다.
영화제 기간 무주를 찾는 관객이면 누구나 이 프로젝트에 영상 공모할 수 있다. 무주에서의 의미 있는 순간을 담은 2분 이내의 영상을 본인 인스타그램 또는 영화제 카카오채팅을 통해 업로드하면 된다. 우수작으로 선정된 4명에게는 상금을 지급한다. 다큐멘터리는 올 하반기 제작을 마치고 영화제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접수기간은 다음달 5일부터 15일까지이고, 선정작은 다음달 24일 발표한다.
관객과 함께 만드는 단편 다큐멘터리의 총연출을 맡은 윤재호 감독.
프로그램홍보팀 김용희씨는 “영상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관객과 함께 만드는 이 다큐멘터리는 영화를 통해 무주라는 공간을 재발견하고, 관객과 영화제가 영화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매개로 서로 소통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무주산골영화제는 다음달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등나무운동장과 향로산 자연휴양림 등 무주 일대에서 ‘영화야! 소풍 갈래?”를 주제로 열린다. 25개국, 101편(장편 86편, 단편 15편)을 상영한다.
한국영화 100년, 한국영화 100선 유신 치하 고뇌·강남 열풍… 가장 주목받은 10편에시대사 오롯이
‘암흑기’ 증빙하듯 70년대 작품 8편뿐 90년대 영화산업 르네상스 21세기 ‘천만관객’ 열어젖히다
한국영화 탄생 100돌을 맞아 <한겨레>는 감독·제작자·평론가·프로그래머·영화사 연구자 등 다양한 영화계 전문가 38명이 참여하는 선정위원회를 꾸려 지난 석 달 동안 한국영화 100년을 대표하는 100선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안종화 감독의 <청춘의 십자로>(1934)부터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2016)까지 최종 100편의 목록이 완성됐다. 한국영화 탄생 100돌을 기념해 <한겨레>와 씨제이(CJ)문화재단이 선정한 ‘한국영화 100년, 한국영화 100선’ 엔 시대를 대표하는 검증된 명작 뿐 아니라 대중과 함께 호흡한 천만영화도 고루 포함됐다. <바보들의 행진> <오발탄> <하녀> <바람불어 좋은 날> 네 작품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나란히 첫손에 꼽혔으며, <꼬방동네 사람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마부> <바보선언>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8월의 크리스마스>(이상 가나다순)가 상위 10편에 이름을 올렸다.
선정위원장을 맡은 이장호 감독은 이번 선정 작업을 “한국영화 100년 역사와 즐거운 소통”이라며 “한국 영화가 밟아온 지난 100년의 자취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100편의 작품들을 오는 20일부터 12월 말까지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청춘의 십자로>에서 <부산행>까지….
< 한겨레>와 씨제이(CJ)문화재단이 함께 한 ‘한국영화 100년, 한국영화 100선’ 선정 작업은 그간 한국영화가 한줄씩 한줄씩 새겨온 나이테를 시대별로, 감독별로, 장르별로 꼼꼼히 헤아려보는 작업이었다. 이는 지난 100년간 만들어진 1만편의 작품 중 가장 훌륭한 100편을 선별하는 개념이라기보다는 감독, 제작자, 평론가, 프로그래머, 학자 등 다양한 영화 관계자로 구성된 선정위원 38명이 한국영화사에서 그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작품을 꼽아보는 과정이었다. 선정위원들은 “지난 석달여의 작업 끝에 선정된 100편이 독자들에게 과거의 영화 역사를 돌아보고, 동시대의 영화를 즐기며, 미래의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즐거운 시간여행의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본격적인 연재에 앞서 100편의 작품 중 선정위원들이 가장 주목한 작품들은 무엇인지, 시대별로는 어떤 분포를 보였는지, 어떤 감독의 작품이 많이 선정됐는지 등 ‘한국영화 100년, 한국영화 100선’의 결과를 더욱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는 포인트를 짚어본다.
■ 가장 주목받은 10편은? 1~2차 선정 작업을 통해 최종 100선에 오른 작품 중 다수의 선정위원이 주목한 작품은 <바보들의 행진>(하길종·1975), <오발탄>(유현목·1961), <하녀>(김기영·1960), <바람 불어 좋은 날>(이장호·1980), <8월의 크리스마스>(허진호·1998), <살인의 추억>(봉준호·2003), <마부>(강대진·1961), <올드보이>(박찬욱·2003),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배용균·1989), <꼬방동네 사람들>(배창호·1982), <바보선언>(이장호·1984) 등이다.(<꼬방동네…>와 <바보선언>은 동률)길종철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주제가인 ‘고래사냥’으로 대표되는 1970년대 청년문화와 유신 시대의 억압 속에 발버둥 치는 청춘의 고뇌를 그린 <바보들의 행진>,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시초로 불리는 <오발탄>, 당대 한국 사회의 계급·계층 문제와 인간의 욕망 등을 스릴러적인 장르로 풀어낸 <하녀>, 1970년대 말부터 불어닥친 강남 개발 열풍이라는 시대상을 통해 계급 격차 등의 문제를 대중적 리얼리티로 풀어낸 <바람 불어 좋은 날>, 스위스 로카르노영화제 대상을 받으며 한국영화의 예술성을 세계에 알린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등 모든 작품이 한국영화사의 명작들”이라고 설명했다. 정성일 평론가는 “이중 21세기에 나온 <살인의 추억>과 <올드보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작품 모두 흥행에 성공했으며, 비평가들에게도 인정받았고, 국외 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는 등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경우에 속한다”고 말했다.정지욱 평론가는 “10편 모두 한국영화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공인된 작품이기에 이론의 여지는 없을 듯하다. 다만 이번 작업을 통해 재발견, 재조명된 작품이 포함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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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와 CJ문화재단이 함께 한 ‘한국영화10년 한국영화100선’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작품들 10편의 포스터. 왼쪽부터 <바보들의 행진>(1975) <오발탄>(1961) <하녀>(1960) <바람불어 좋은 날>(1980) <8월의 크리스마스>(1998).
왼쪽부터 <살인의 추억>(2003) <마부>(1960) <올드보이>(2003)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 <꼬방동네 사람들>(1982) 포스터.
임권택·이창동 감독 ‘최다’ 보편적 고뇌로 어필 80년대 시대 정신 읽어낸 작품도 눈길운동으로 영화 시작한 ‘코리안 뉴 웨이브’ 평가 받아 ‘상계동 올림픽’ ‘파업전야’ 등 독립영화도 존재감 드러내
■ 시대별로 살펴보면? 이번에 선정된 한국영화 100선을 시대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청춘의 십자로> <미몽> <자유만세> 등 1930~40년대 영화가 3편, <피아골> <미망인> <자유부인> <시집가는 날> <지옥화> 등 1950년대 영화가 5편, <하녀> <오발탄> <맨발의 청춘> <휴일> 등 1960년대 영화가 12편, <별들의 고향> <삼포 가는 길> <영자의 전성시대> 등 1970년대 영화가 8편, <고래사냥> <씨받이> <칠수와 만수> <개그맨> 등 1980년대 영화가 18편, <서편제> <비트> <접속> <쉬리> 등 1990년대 영화가 24편, <공동경비구역 제이에스에이(JSA)> <박하사탕> <왕의 남자> 등 2000년대 영화가 26편, <시> <무산일기> <지슬> <부산행> 등 2010년대 영화가 4편이었다.정성일 평론가는 “1970년대 작품이 1960년대보다 적게 꼽힌 것만 봐도 1970년대 유신 독재 정권이 자행한 검열을 통한 탄압이 문화예술을 얼마나 훼손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짚었다. 길종철 교수는 “1990년대~2000년대 영화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영화의 르네상스가 도래하면서 영화 산업의 양적·질적 성장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산업적으로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토대가 된 작품들, 이를테면 <결혼 이야기>(기획영화), <쉬리>(블록버스터), <여고괴담>(장르영화) 등이 다채롭게 꼽혔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만 영화로 불리는 <왕의 남자> <괴물> <부산행> 등 대중과 함께 호흡한 작품들이 명단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
■ 감독별로 살펴보면? 100편의 작품을 감독별로 분류해보면, 시대별로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감독들의 발자취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가장 많은 작품을 명단에 올린 감독은 각각 5편씩 꼽힌 임권택 감독과 이창동 감독이다. 임권택 감독의 경우 <만다라> <짝코> <길소뜸> <씨받이> <서편제>가, 이창동 감독의 경우엔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가 100선에 선정됐다. <별들의 고향> <바람 불어 좋은 날> <바보선언>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등 4편을 올린 이장호 감독이 뒤를 이었고, 이만희·김기영·배창호·박광수·박찬욱·봉준호·이두용·장선우 감독은 각각 3편씩을 명단에 올렸다.윤성은 평론가는 “임권택 감독은 1962년부터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며 100편 이상의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만들어낸 감독이기에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며 “이창동 감독은 최근작 <버닝>을 빼고는 모든 작품이 명단에 올랐다. 국외 영화제에서도 다수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점, 작가주의적 경향이 짙으면서도 인간의 보편적 고뇌와 감수성을 담아내는 주제의식에 대한 평가인 듯하다”고 설명했다.정성일 평론가는 “대중적 성공을 거두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배창호 감독은 1980년대 한국의 스필버그라는 평가를 받은 감독이다. 이장호 감독은 <별들의 고향>으로 시작해 한 시대의 영화 정신을 이끌었던 감독으로, 그의 영화를 읽는 것은 시대를 읽어내는 작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길종철 교수는 “운동으로 영화를 시작한 세대인 장선우·박광수·이명세 감독 등은 충무로에 입성해 ‘코리안 뉴 웨이브’로 불리며 1980~1990년대 영화산업의 전환기에 새로운 가교 역할을 했다. 이들의 작품이 2~3편씩 이름을 올린 것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주요 독립영화도 100선 올라 이번 영화 100선에는 한국 독립영화사의 변곡점을 만들었던 독립영화도 다수 꼽혔다. 88올림픽 때문에 집을 빼앗기고 내쫓긴 사람들의 사연을 다룬 첫 독립 다큐영화 <상계동 올림픽>(김동원·1988), 노조 결성을 둘러싼 노동자들의 투쟁을 담은 <파업전야>(장산곶매·1990), 독립영화의 밀레니엄을 연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류승완·2000), 간첩으로 몰린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이야기를 그린 <경계도시 1·2>(홍형숙·2002),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담은 <송환>(김동원·2004), 로테르담영화제 등 국외 영화제에서 16관왕을 수상한 <똥파리>(양익준·2009), 293만여명을 동원한 독립영화 대표 흥행작 <워낭소리>(이충렬·2009), 제주 4·3항쟁을 다룬 <지슬>(오멸·2013) 등이다. 안정숙 인디스페이스 관장은 “한국 다큐영화의 효시인 <상계동 올림픽>을 시작으로 미학적 완성도를 갖춘 것은 물론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다룬 다양한 독립영화가 100편에 속한 것은 상업영화가 하지 못하는 독립영화만의 역할과 의미에도 충분히 시선을 두고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100편 명단에는 빠졌지만, 광주민주화운동을 처음으로 다룬 <오! 꿈의 나라>나 용산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 등도 함께 기억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어떻게 선정했나 한국영화 탄생 100년을 기념해 100편의 영화를 뽑는 작업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크게 세 단계를 거쳤다. 우선 선정위원 38명에게 1919~2018년까지 개봉한 주요 영화 중 1200편의 목록을 제공한 뒤 각 100편을 선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1200편은 지난 2013년 한국영상자료원이 ‘한국영화 100선’ 선정 당시 여러 요소를 고려해 뽑은 1000편에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해당 연도 흥행 1~20위, 국내외 영화제 초청·수상 기록, 영화잡지 <씨네21>이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영화 1~10위에 포함된 작품 등 200편을 취합한 것이다. 이어 선정위원 38명이 각각 선정한 100편 목록을 수합한 결과를 놓고 지난달 4~5일 이틀 동안 ‘1차 오프라인 회의’를 열어 위원별 선정기준과 적합성 등을 논의했다. 이 논의를 바탕으로 318편의 2차 후보 목록을 작성했으며, 선정위원단은 이 목록을 토대로 또다시 각 100편의 영화를 뽑았다.
< 어벤져스> 뉴욕 사건의 트라우마로 인해 영웅으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는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그가 혼란을 겪는 사이 최악의 테러리스트 만다린(벤 킹슬리)을 내세운 익스트리미스 집단 AIM이 스타크 저택에 공격을 퍼붓는다. 이 공격으로 그에게 남은 건 망가진 수트 한 벌 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는 다시 테러의 위험으로부터 세계와 사랑하는 여인(기네스 팰트로)을 지켜내야 하는 동시에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한가지 물음의 해답도 찾아야만 한다.
과연 그가 아이언맨인가? 수트가 아이언맨인가?
[ HOT ISSUE ]
HE’S COMING BACK!
21세기 가장 매력적인 슈퍼 히어로 아이언맨이 돌아온다! 4월 25일 대한민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 1963년 “Tales of Suspense”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마블의 대표적인 히어로이자 자신의 선택에 의해 스스로 영웅이 된 신개념 슈퍼 히어로 ‘아이언맨’. 2008년 4월 드디어 영화화된 <아이언맨>은 매력 넘치는 캐릭터와 스펙터클한 액션과 재치 넘치는 유머, 탄탄한 스토리로 전세계를 흥분시켰다. 개봉과 동시 3주 연속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아이언맨 신드롬’을 만들어낸 <아이언맨>은 특히 남성 관객들 중심이었던 이전 히어로 무비들과는 달리, ‘토니 스타크’라는 21세기 가장 매력적인 슈퍼 히어로를 통해 여성 관객들에게까지 그 매력을 어필, 총 5억 7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2010년 개봉한 <아이언맨2> 역시 6억 3천만 달러의 수익으로 전편보다 더 큰 흥행을 거두며 프렌차이즈로서의 명성을 탄탄히 쌓아갔다. 그리고 지난해 아이언맨을 비롯해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 등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가 총출동한 <어벤져스>는 전세계적으로 16억 달러를 벌어들여 <아바타>(27억 8227만 달러), <타이타닉>(21억 8537만 달러)에 이어 역대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관객들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우리나라에서 <아이언맨><아이언맨2>가 각각 430만 명, 4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영국에 이어 글로벌 흥행순위 2위를 차지했고, <어벤져스>는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지난해 외화 개봉작 중 1위에 올랐다. 특히 <아이언맨2>의 경우 개봉 첫 주 163만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개봉 10일 만에 전국 300만 돌파, 그리고 개봉 20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놀라운 흥행 속도로 <아이언맨>에 대한 국내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이러한 폭발적인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마블 코믹스 히어로 무비의 결정판 <어벤져스>가 북미가 아닌, 대한민국에서 전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파격적인 팬서비스를 선사하며 국내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이번 <아이언맨3> 역시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으로 흥행을 예고한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무려 134만 건의 조회수로 <트랜스포머3>, <어벤져스>, <광해>등을 제치고 역대 예고편 중 압도적인 1위(출처: 네이버 영화 2013년 4월 기준)에 등극했을 뿐 아니라 각종 패러디 영상과 팬아트로 연일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 이런 뜨거운 반응에 <아이언맨3>는 <어벤져스>에 이어 또 한번 우리나라에서 전세계에서 최초로 개봉한다. 이는 북미 개봉일(5월 3일)보다도 일주일이나 앞선 날짜로, 영화를 향한 국내 관객들의 흥분과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글과 그림을 배운 이야기가 영화가 되고 책이 되었다. 대부분이 여든을 넘긴 시골 할머니들의 이야기다. 할머니들은 순천그림책도서관에서 북콘서트를 여는 한편 4월에 미국 필라델피아 등 3개 도시에서 순회전을 열기로 했다.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글과 그림을 배운 이야기가 영화가 되고 책이 되었다. 대부분이 여든을 넘긴 시골 할머니들의 이야기다. 각각 지난 2월 5일과 오는 27일이 개봉일인 다큐 영화 <시인 할매>와 <칠곡 가시나들>, 2월 1일 출간된 책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의 주인공들은 모두 ‘까막눈’이었던 할머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제는 주인공으로 당당히 시사회나 전시회 자리에 서고 신문과 방송에 나와 인터뷰도 한다. 과거의 사연만 들으면 시장에 가서 간판을 보고 가게를 찾을 수 없고, 은행에서 번호표를 뽑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일상이 늘 버거웠던 인생의 굴곡이 느껴진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이제 글도 그림도 마음껏 쓸 수 있는 현재를 더 강조한다.
영화 <시인 할매>에서 할머니들이 마을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주)스톰픽쳐스코리아
“기분이 너무나 좋아요. 근데 촌에서 살다봉게 나는 말을 헐 줄을 몰라 가지고 못허겄네. 이해하십쇼.”
< 시인 할매>에 출연한 양양금 할머니(72)는 영화에 출연한 소감을 묻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말을 잘 못한다고 하지만 시를 보면 그런 것만도 아니다.
‘해당화 싹이 졌다가/ 봄이 오면 새싹이 다시 펴서/ 꽃이 피건만/ 한 번 가신 부모님은/ 다시 돌아오지 않네/ 달이 밝기도 하다/ 저기 저 달은 우리 부모님 계신 곳도/ 비춰 주겠지/ 우리 부모님 계신 곳에 해당화도/ 피어 있겠지.’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양 할머니가 쓴 ‘해당화’라는 시와 함께 윤금순 할머니(82)가 쓴 ‘눈’이라는 시도 <시인 할매>를 연출한 이종은 감독의 심금을 울렸다.
‘사박사박/ 장독에도/ 지붕에도/ 대나무에도/ 걸어가는 내 머리 위에도/ 잘 살았다/ 잘 견뎠다/ 사박사박.’
시로 표현한 할머니들의 감성과 그 배경이 된 인생역정을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영화를 봐도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구구절절하게 가지 말자’고 생각했다. 시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라며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영화는 할머니들이 까막눈으로 살며 겪은 고충과 불편을 일일이 증언하게 하지 않는다. 다만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할머니들의 일상 자체가 시가 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김막동(84)·김점순(80)·박점례(72)·안기임(85)·최영자(87) 할머니 등 전남 곡성군 입면 탑동마을 할머니들은 2009년부터 마을의 ‘길작은 도서관’ 김선자 관장과 함께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지은 시들은 2016년 <시집살이 詩집살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책으로 나왔다. 할머니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일하고서도 늦은 밤에 도서관에서 수업을 받으며 2017년에는 그림책 <눈이 사뿐사뿐 오네>도 펴냈다. 이 감독에 따르면 영화 <시인 할매>는 영상으로 담긴 할머니들의 ‘인생 시집’ 후속편에 해당하는 셈이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칠곡 가시나들> 역시 할머니 주연의 일상 다큐 영화라는 점은 <시인 할매>와 비슷하다. 굳이 구분하자면 <칠곡 가시나들>은 웃음이 배어나는 코미디에 가깝다. 두 편 모두 글 모르는 할머니들의 파란만장하고 기구한 인생을 신파조로 그려내는 대신 지나친 무거움을 피하며 일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전까지 <트루맛쇼>(2011년), <MB의 추억>(2012년) 등 비판적인 시각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던 김재환 감독은 “노년층에게도 현재의 욕망이 있고 설렘이 있는데 여러 작품이 노년층의 삶을 왜곡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어머니가 친구들과 웃으며 볼 수 있는 작품을 하나만 하라고 했다”는 말로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영화 <칠곡 가시나들>에 출연한 할머니들과 교사./인디플러그
‘내가 골(글) 쓰는 걸/ 영감한테 자랑하고 십다/ 여 함 보이소/ 내 이름 쓴 거 비지예(보이지요)/ 내 이름은 강금연/ 칼라카이 영감이 없네.’
경북 칠곡군 약목면 복성2리에서 한글을 배운 강금연 할머니(85)를 비롯해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박금분(89)·곽두조(88)·안윤선(82)·박월선(89)·김두선(86)·이원순(82)·박복형(87) 할머니들 역시 2015년 <시가 뭐고?> 2016년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 두 권의 시집에 이름을 올린 시인들이다. 모두 1930년대에 태어난 주인공 할머니들 중 짧게나마 학교에 다닌 이들도 있지만 일제강점기라 한글은 배우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고 한국전쟁이 터진 와중에 자식을 낳고 기르는 등 역사의 곡절을 버텨냈다.
“지금이 내 인생에서 최고의 행복인 것 같다”
농사를 짓고 식구들을 먹여살리기 바쁜 와중에 세월은 흘러 글을 모른 채 노년을 맞았지만 글을 모른다고 웃음도 모를 리는 없다. 한글을 가르치는 선생님과 받아쓰기를 하면서 답안지에는 한글 대신 온갖 기호가 난무한다. 맞아도 틀려도 글 쓰고 배우는 일 자체가 재미있을 뿐이다. 전국노래자랑대회에 나간 할머니를 응원하러 마을 할머니 모두가 함께 몰려나가 춤을 추는 모습 역시 젊은 세대와 다르지 않은 우정과 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할머니들에게 한글을 4년간 가르친 마을학교 주석희 교사는 “할머니들과 다 같이 영화를 보는 게 목표 중 하나였다”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삶의 이야기를 할머니들과 같이 볼 수 있어서 감동했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의 할머니 20명이 쓴 시와 일기를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펴낸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역시 고령화 시대 ‘나이듦’의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까워진 한국 사회의 현실을 돌이켜보게 한다. 여든 전후의 나이가 늦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할머니들은 그림책 작가와 함께 선을 긋고 동그라미와 네모를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 그림을 배운다.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역사적 사건들을 여러 차례 겪어온 그동안의 삶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모습과 시골의 풍경 모두가 그림과 글의 대상이 된다. 배우려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에 빠져 수업 후 집에 돌아가서도 수백 장의 그림을 그린 할머니들에게는 글과 그림이 그 자체로 ‘힐링’이 된 셈이다.
“공부를 하니 젊어졌다고 한다. 지금이 내 인생에서 최고의 행복인 것 같다”는 김명남 할머니의 표현대로 책 출간 이후 ‘작가’ 할머니들은 더 다양한 활동으로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글과 그림을 배운 순천그림책도서관에서 출간기념 북콘서트를 여는 한편, 가족들과 함께 전국의 동네책방과 도서관을 중심으로 순회 북토크와 원화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오는 4월에는 미국 필라델피아 등 3개 도시에서도 순회전을 열기로 했다. 나옥현 순천그림책도서관장은 “항상 소외받고 낮은 곳에서 산다고 생각했던 할머니들이 작가가 돼 자존감도 높아지는 등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