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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미움들 : 김사월 산문집 / 김사월

811.4 김51ㅅ  인문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가사를 전하는 뮤지션, 김사월이 섬세한 감수성으로 담아낸 사랑하는 미움들에 관한 이야기!

2015년, 2016년, 2019년 발매하는 모든 앨범마다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의 첫 산문집 『사랑하는 미움들』. 두렵고 숨기고 싶은 감정을 적확하게 표현하여 자신의 어두움과 밝은 면을 또렷이 직시한 노랫말로 많은 리스너들의 공감을 받아온 저자가 두렵고 마주하기 싫은 감정들을 끄집어내어 토해내듯 적어낸 문장들이 오롯이 담겨 있는 산문집이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이 온통 미워하는 모습일지라도, 그 미움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한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미워하거나 사랑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 그늘진 곳에서 찾아낸 말들로 독자의 마음에 신호를 맞추는 저자는 서로를 다독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좋은 하루 보내라는 안부가 서로의 절절한 바람이 되는 세상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동시대의 독자들에게 사랑으로 이루어진 연대의 말들을 건넨다.

 

출판사 서평

 

가사를 전하는 뮤지션 김사월이 꾹꾹 눌러 쓴 진심
2019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첫 산문집

★『익숙한 새벽 세시』오지은, 자우림 김윤아 추천!

“김사월, 이 모순적이고도 솔직한 아가씨야. 외로움을 잘 타고 잠을 설치고 사랑받고 싶어 하고 같은 자리에서 맴돌다 어느새 나아가는 아가씨야. 꿈에 닿은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줘서 고마워. 당신의 이야기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_오지은(가수, 작가)

“외롭고 솔직하고 뾰족하게 반짝이는 문장과 단어에서 사월의 세계를 그려본다. 상처받지 않으려 도망쳤다가도 이내 돌아와 매일에 맞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는 당신과 나의 이야기와도 닮아 있다. 사월이 언제까지나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고 자유롭게 여행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언제까지나 사랑하고 사랑받기를”_김윤아(가수)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첫 산문집
2015년, 2016년, 2019년 발매하는 모든 앨범마다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한, 현재 한국 포크 음악에서 가장 독특하고 매력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그는 두렵고 숨기고 싶은 감정을 적확하게 표현하여 자신의 어두움과 밝은 면을 또렷이 직시한 노랫말로 많은 리스너들의 공감을 받아왔다. 스스로를 ‘가사를 전하는 뮤지션’이라 칭하는 김사월의 첫 산문집에는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불완전한 개인의 ‘사랑하는 미움들’에 관한 이야기가 그만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담겨 있다.

삶의 그늘진 곳에서 찾아낸
다정한 안부의 문장들
저자는 진심 어린 위로를 기대하기 어렵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끊임없이 ‘방황하는 나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이 온통 미워하는 모습일지라도, 그 미움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아직 잘 모를지라도 지금의 자신이 예전보다 더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계속 살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김사월. 스스로를 미워하거나 사랑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 김사월은 그늘진 곳에서 찾아낸 말들로 독자의 마음에 신호를 맞춘다.

빠르게 스크롤되는 스마트폰의 스크린 속 사진과 글들을 보며 저자는 “세상의 사진 찍히는 아름다운 것들에 비해 나의 외면은 너무 부족하고, 리트윗과 하트를 받는 글들에 비해 나의 내면은 너무 부족하다”고 고백한다. 저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의 고민과 걱정 역시 저자의 고민과 닮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스스로가 초라하다고 느껴지고, 그 때문에 슬퍼질수록 “내가 여기 살아 있다고 존재를 외치고 싶어 했고, 그 감정에 이끌려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어왔다.” 그래서인지 두렵고 마주하기 싫은 감정들을 끄집어내어 토해내듯 적어낸 김사월의 문장을 읽다 보면 줄곧 도망치고 싶었던 각자의 어둠을 또렷이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김사월이 그늘진 곳에서 찾아내어 꾹꾹 눌러 쓴 진심 어린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다정하게 안부를 묻는다. 나와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당신은, 지금 괜찮냐고. 혹시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해서, 자책하며 아파하고 있느냐고. 당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여기 살아가고 있다고.

“우리가 살아 있다는 데에 안도하고 안심하고 고맙고 눈물이 나요. (…) 저를 읽고 기억하거나, 잊거나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그렇게 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세상에 있어주어 고마워요.”_207쪽, 「에필로그_ 안부」

고독하고 씩씩하게, 여리지만 단단한 마음으로
삶을 마주하는 젊은 여자의 목소리
김사월 글에는 고독하고도 씩씩하게, 여리고 불안정해 보이지만 단단한 마음으로 삶을 마주하는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서로를 다독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좋은 하루 보내라는 안부가 서로의 절절한 바람이 되”는 세상에서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동시대의 독자들에게 사랑으로 이루어진 연대의 말들을 건넨다.

“나의 힘과 영향력은 너무나 작지만 우리는 버스 광고의 작은 문구 하나에도 스스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니까. 허리둘레를 재며 어제와 오늘의 치수에 한숨을 쉴 때, 이 모든 것을 때려치우고도 잘 살고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르니까. 만약 누군가에게 그런 동력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꾸미지 않는 힘을 조금은 믿고 싶다.”_207쪽, 「에필로그_ 안부」

김사월은 한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미워하면서 살고 있거나 긍정하지 못하면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상태에서 벗어나지 않아도 계속 힘을 기를 수 있고 소극적인 사람이 가진 힘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민하고 있는 누구를 위해 누군가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갈 작은 용기를 얻게 된다. 세상에 있어주어 고맙다는 김사월의 말에 이렇게 답하고 싶다. 우리의 용기가 되어주어 고맙다고. “만약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나는 주저할 것이 없다”고 말하는 김사월의 한마디는 같은 고민으로 잠 못 이루는 독자들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단단한 믿음과 위안이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_ 접속

1부 젊은 여자
오늘 나의 삶
유 레즈비언
사월 씨 예뻐요
하루키로 섹스를 배운 끔찍한 혼종
스테이지
가다실
프리 사이즈 월드
나쁜 비거니스트
섹시
그날 공연

꾸미지 않는 힘
여자 옷
탈코해도 예쁜

2부 누군가에게
룰루랄라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
일생 동안 사랑했던 사람들의 얼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
인요가
발레
외할아버지
종로구 인간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가을 느낌
바다 수영
그 사람
바이크

3부 너무 많은 연애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다
베를린
현실 로그아웃
현실은 향수보다 잔인하다
허니문
나방
My Funny Gainsbourg
휘발성 사랑 나누기
너무 많은 이별담
쌍둥이
나의 행복
백신
헤어진다 해도 사랑받고 싶어
귀엽고 잔인한 사람이여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는 가벼움

4부 사월에게
사랑하는 미움들
졸피뎀
소비되고 싶어
죽어
겨울 천장
어느 날의 일기
살고 싶다
초록색 창문
당신의 책장은 어떤 모습인가요
책장 정리
밤의 비행기
아침의 글 아침의 멜로디
우울은 수용성
너바나
대기실에서
한 줌에 쥘 수 있는 작은

에필로그_ 안부

 

<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소설가 김영하 에세이 ‘여행의 이유’ / 김영하

811.4 김64ㅇ   인문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여행의 감각을 일깨우는 소설가 김영하의 매혹적인 이야기 『여행의 이유』. 꽤 오래전부터 여행에 대해 쓰고 싶었던 저자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자신의 모든 여행의 경험을 담아 써내려간 아홉 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지나온 삶에서 글쓰기와 여행을 가장 많이, 열심히 해온 저자는 여행이 자신에게 무엇이었는지, 무엇이었기에 그렇게 꾸준히 다녔던 것인지, 인간들은 왜 여행을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여행의 이유를 찾아가며 그 답을 알아가고자 한다.

2005년, 집필을 위한 중국 체류 계획을 세우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당하고 추방당했던 일화로 시작해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는 《추방과 멀미》, 일상과 가족,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에 관해 다룬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즐겁고 유쾌하게만 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하면서 하게 된 독특한 여행에 대한 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등의 이야기를 통해 매순간 여행을 소망하는 여행자의 삶, 여행의 의미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게 된다.

 

출판사 서평

 

“나는 그 무엇보다 우선 작가였고, 그다음으로는 역시 여행자였다.”

여행-일상-여행의 고리를 잇는,
아홉 개의 매혹적인 이야기

김영하 신작 산문 『여행의 이유』 출간!

『여행의 이유』는 작가 김영하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홉 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기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자와 삶의 의미로 주제가 확장되어가는 사유의 여행에 가깝다. 작품에 담긴 소설가이자 여행자로서 바라본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은 놀랄 만큼 매혹적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떠올렸을 법한, 그러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남겨두었던 상념의 자락들을 끄집어내 생기를 불어넣는 김영하 작가 특유의 (인)문학적 사유의 성찬이 담겼다.

여행의 감각을 일깨워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깊고 아름다운 산문

첫번째 글 「추방과 멀미」는 2005년 당시, 작가가 집필을 위한 중국 체류 계획을 세우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당하고 추방당했던 일화로 시작한다. 누구에게든 흔치 않은 경험일 추방으로부터 뻗어나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누군가에게 여행의 목적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휴식일 것이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배움일 것이다. 그러나 여행에는 늘 변수가 생겨나기 마련이고, 그것은 행로를 바꾸고 어떤 경우 삶의 방향까지 바꾸기도 한다. 애초 품었던 여행의 목적이 여행 도중 발생하는 우연한 사건들로 미묘하게 수정되거나 예상치 못했던 무언가를 목적 대신 얻게 되는 경험, 작가는 이것이 이야기의 가장 오래된 형식인 여행기가 지닌 기본 구조이며 인생의 여정과도 닮았기에 사람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모험 소설과 여행기를 좋아해왔다고 말한다.
이어지는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는 제목이 암시하듯, 일상과 가족,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에 관해 다룬다. 집안 벽지의 오래된 얼룩처럼 마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거나 지워지지는 않지만, 여행은 불현듯 그에 맞설 힘을 부여해주기도 한다.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의 고대 병법서 『삼십육계』의 마지막 부분은 「패전계」로 적의 힘이 강하고 나의 힘은 약할 때의 방책이 담겨 있다. 서른여섯 개 계책 중에 서른여섯번째, 즉 마지막 계책은 ‘주위상走爲上’으로, 불리할 때는 달아나 후일을 도모하라는 것이다. 흔히 ‘삼십육계 줄행랑’이라고 하는 말이 여기서 온 것이다. (...) 인생의 난제들이 포위하고 위협할 때면 언제나 달아났다. 이제 우리는 칼과 창을 든 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다른 적, 나의 의지와 기력을 소모시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대결한다. 때로는 내가 강하고, 때로는 적이 강하다. 적의 세력이 나를 압도할 때는 이길 방법이 없다. 그럴 때는 삼십육계의 마지막 계책을 써야 한다.
_본문 67~68쪽

여행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힘이기도 하며(「오직 현재」), 인류의 속성이기도 하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즉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기도 했다(「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앉은 자리에서 모든 정보에 접속 가능한 현대에 이르러서도 ‘오버투어리즘’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여행 인구는 멈출 기색 없이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왜 끊임없이 여행을 갈망하는가. 일상의 장소를 벗어나 생생하고 색다른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 여러 가지 일들로 번잡해진 머리를 비우고 먼 곳에서 홀로 휴식을 취하고픈 마음은 우리를 ‘여행하는 인간(호모 비아토르)’으로 만든다.

작가 김영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섬세하고 지적인 사유의 여행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 출연하면서 하게 된 독특한 여행에 대한 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에서는 김영하 작가의 감각적 사유와 화법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즐겁고 유쾌하게만 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대한 색다른 인문학적 통찰이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김영하 스토리텔링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서는 공동체로부터 소외되어 떠도는 자들의 쓸쓸한 숙명과 그로부터 그들이 벗어날 반전이 있는 해법이 담겼다.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은 여행의 또다른 기쁨인 타지에서 경험하는 환대에 대한 글이다. 1968년 12월 24일 아폴로 8호가 찍은 지구돋이Earthrise 사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글은 인류 모두가 지구 위의 승객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타자에 대한 환대 때문임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인간이 타인의 환대 없이 지구라는 행성을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낯선 곳에 도착한 여행자도 현지인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인류는 오랜 세월 서로를 적대하고 살육해왔지만 한편으로는 낯선 이들을 손님으로 맞아들이고, 그들에게 절실한 것들을 제공하고,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떠나보내오기도 했다. 거의 모든 문명에, 특히 이동이 잦은 유목민들에게는 손님을 잘 대접하라는 계율들이 남아 있다. _본문 139쪽

그리하여, 다시 여행으로 돌아가다

「노바디의 여행」은 성숙한 여행자의 태도와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유비해 보여주는 글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담긴 고대의 지혜에 대한 반짝이는 해석이 담겨 있다. 허영과 자만을 버리고 자신을 낮추는 지혜로운 여행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인생을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전체의 마지막 글 「여행으로 돌아가다」에는 작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여행자로 규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담겼다. 한곳에 평화롭게 정착하지 못한 채 항구적인 여행 상태인 삶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보내는 담담한 위로의 글이기도 하다.

자기 의지를 가지고 낯선 곳에 도착해 몸의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 한 번이라도 그것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여행이 인생의 원점이 된다. 일상으로 돌아올 때가 아니라 여행을 시작할 때 마음이 더 편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일 것이다. 이번 생은 떠돌면서 살 운명이라는 것. 귀환의 원점 같은 것은 없다는 것. 이제는 그걸 받아들이기로 한다.
_본문 207쪽

 

목차

 

추방과 멀미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오직 현재
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
노바디의 여행
여행으로 돌아가다

작가의 말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 신경질적인 도시를 사랑하며 사는 법에 관하여 / 김도훈

                                             811.8 김225ㅇ  인문과학열람실(3)

 

 

책소개

 

욕망의 도시에 발붙인 채, 시시한 어른으로 늙지 않으려 살아낸 삶의 흔적들!

《허프포스트코리아》 김도훈 편집장의 첫 번째 에세이 『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사람, 영화, 도시, 옷, 물건, 정치까지 다루는 대상에 제한 없이, 정제된 단문으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쓰는 저자가 2004년부터 써온 글 가운데 솎아내고 엮은, 가장 아끼는 글들을 담았다. 매체에 기고하지 않고 남겨두었던 개인적인 에피소드까지 만나볼 수 있다.

마산에서 태어나 외항선 선장이었던 아버지가 사다 준 일본 장난감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거나 프라모델을 조립하거나 썩은 바다에서 게를 잡으며 유년을 보내고, 영화 잡지가 생겨나던, 저자에 따르면 한국 역사상 가장 멋지게 얄팍했던 9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지금은 신경질적인 소음으로 가득한 서울에서 중년에 접어드는 중인 저자의 어른스러운 청년의 사려 깊음과 청년 같은 중년의 재기 발랄함이 엿보이는 문장들이 담겨 있다.

자존감이 강해 누군가에게 작은 우울함과 슬픔의 사인도 보내고 싶지 않았고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어느 날 밤 문득 ‘가야겠다’고 읊조린 후 상담을 받으러 가기까지, 온라인 매체에서 일하면서도 새 잡지를 주문한 뒤 종이 냄새를 맡으며 안온함을 느끼는 잡지 중독자의 삶처럼 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까지 품격과 허영 사이에서, 쓸모와 쓸모없음 사이에서, 옮음과 현실 사이에서 갈지자걸음을 걸으며 신경질적인 도시를 견뎌낸 기록이 뒤엉켜 있는 이 책에서 늘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저자의 속마음, 그 특별한 상태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

 

출판사 서평

 

도시를 잘 살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자기만의 공간, 미래에 대한 계획, 애정을 쏟을 대상, 경제적인 안정 등. 하지만 도시는 그 자체로 조건이다. 변화하는 환경이라는 조건이다. 잘 살고 싶은 마음과 환경이 꼭 맞아 떨어지지 않을 때, 우리 삶은 도무지 괜찮지가 않다. 도시는 완벽한 휴양지가 아니다. 완벽하게 무의미하게 살 수 없다. 괜찮아지기 위해서는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아스팔트에 발붙이고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그러나 내리막을 걷는 사회에서 우리의 마음에는 냉소와 절망, 무관심이 자리하기 쉽다. 마음의 크기는 나이가 들수록 더 작아지고, 남에게는 물론 자신에게도 솔직하기가 점점 어렵다. 이렇게 약해질 대로 약해진 우리의 마음은 뒤틀린 욕망의 산물이다. 그런데 공허한 마음을 쉴 새 없이 메우는 위로는 너무 쉽거나 때로 무책임하다. 욕망을 긍정하지 않고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건 가능한 일일까? 오히려 이 욕망의 도시를 살아가는 누구라도, 실은 더 근사한 삶을 욕망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괜찮다는 위로보다 필요한 건 한 줌의 낭만이다. 여기, 고양이와 에비앙을 나눠 마시는 작은 허영을 부리고, 그토록 사랑하는 라이더 재킷을 윤리적 패션이라는 미명하에 참아내며, 쓸모없는 장난감이 갖는 쓸모 있음을 이야기하는, 말하자면 ‘도시적인’ 낭만이 있다. 그건 소비사회의 세속적 욕망을 긍정하면서도 현실에 잠식당하지 않는 어떤 틈을 열어젖힌다. 곳곳에 부끄러움과 자아도취가 배어있는, 무엇보다 솔직한 글에는 욕망의 도시에 발붙이고도 균형을 잃지 않고, 시시한 어른으로 늙지 않으려 삶을 열심히 살아낸 흔적이 가득하다.

“김도훈은 당대의 냄새를 맡을 줄 안다.”
늘 변화의 최전선에 서있는 사람의 취향과 속내,
솔직한 허영과 자조적 유머를 엿보다

이 책은 〈허프포스트코리아〉 편집장 김도훈의 첫 번째 에세이다. 그는 영화 잡지 〈씨네21〉의 취재기자로 경력을 시작해 패션 잡지 〈긱 매거진〉의 피쳐 디렉터를 거쳤다. 뉴미디어 관련 인터뷰나 영화 GV 현장에서도 볼 수 있는 그는 〈엘르코리아〉, 〈디 에디트〉, 〈빌리브〉 같은 라이프스타일 잡지나 공간 매거진부터 〈한겨레21〉 같은 시사 주간지에도 자주 이름을 올린다. 주변에서는 그를 일 중독자라고 말한다. 자신은 잡지 중독자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온갖 매체에 등장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일 중독자 맞다. 잡지 중독자도 맞다.

2004년부터 글 쓰는 업을 해온 그의 글을 많은 매체가 계속해서 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글로 다룰 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거대담론이 저물고 영화가 새로운 담론을 만들던 시기에는 영화 잡지에 있었다. 옷을 너무나 사랑하는 그는 가장 빠르게 변하는 분야 중 하나인 패션 잡지에도 몸을 담았다. 온라인 매체가 대안으로 떠오르던 2014년부터 지금까지 대표적인 뉴미디어의 편집장으로 있다.
사람, 영화, 도시, 옷, 물건, 정치까지 그가 글로 다루는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정제된 단문으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쓴다. 이 책에 솎아내고 엮은 글들은 그가 17년 동안 써온 글 중 가장 아끼는 것들이다. 매체에 기고하지 않고 남겨두었던 개인적 에피소드들도 있다. 거기엔 솔직한 허영과 자조적 유머가 있다. 세련된 취향을 쌓아올린 순간의 감각들이 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건 늘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의 속마음을, 그 특별한 상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갖는 것이다.

정제된 단문에는 어른스러운 청년의 사려 깊음이,
청년 같은 중년의 재기 발랄함이 있다.

김도훈은 외항선 선장이었던 아버지가 사다 준 일본 장난감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거나 프라모델을 조립하거나 썩은 바다에서 게를 잡으며 유년을 보냈다. 한국 최초의 세계여행기 〈김찬삼의 세계여행〉을 보면서 언젠가 바다를 건너겠다는 꿈을 꾸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캠퍼스 강당에서 불법 복제된 〈중경삼림〉을 상영하고 영화 잡지가 생겨나던, 그에 따르면 ‘한국 역사상 가장 멋지게 얄팍했던’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그리고 지금, 신경질적인 소음으로 가득한 서울에서, 그에 따르면 ‘착실하고 성실하게’ 중년에 접어드는 중이다. 하지만 편집자가 보기에 아무래도 ‘착실한 중년’이 되기엔 틀린 것 같다. 이 글이 그 증거다.

“친구의 집도 거기에 있었다. 담쟁이 넝쿨도 거기에 있었다. 정원도 거기에 있었다. 벨도 거기에 있었다. 벨을 누르기만 하면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건너편에 앉아서 담배를 한 대 피웠다. 담배를 세 번 목으로 넘기기도 전에 누군가의 실루엣이 철제 문 뒤로 보였다. 친구였다. 어린 시절보다 좀 더 살이 찌고, 30대 중반이 된 친구가 거기에 있었다. 추리닝을 입고 있었다. 정원에 물을 주고 있었다. (중략)
나는 곧장 서울로 올라왔다. 매몰차게 거대한 서울은 피하고 싶은 기억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도시였다. 바다도 없었다. 항구도 없었다. 적산가옥이 모여 있는 동네도 없었다. 친구의 이층집도 없었다. 정원에서 물을 주다가 문득 돌아보는 친구도 없었다. 서울에는 과거를 떠오르게 할 어떤 것도 없었다. 존재하는 건 오직 미래뿐이었다. 미래는 흐릿해서 무서웠다. 과거처럼 선명해서 무섭지는 않았다.”
- 〈1부_괜찮음과 안 괜찮음 사이에서〉, ‘마산에서 일어난 일은 마산에 머물러야 한다’ 중

이 글에서는 80년대 항구도시 마산의 적산가옥 골목과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친구가 등장한다. 그러나 자신은 결국 선명해서 무서운 과거로부터 흐릿해서 무서운 미래로 도망쳐버린다. 확실한 과거의 공포와 불확실한 미래의 불안. 선택지가 앞에 있을 때, 사람은 보다 견디기 편한 쪽을 택하게 마련이다. 그에게는 불확실함 쪽이 견디기 편했던 모양이다. 불확실함 속에서 감각하는 안정. 그건 거대한 도시의 속성과도 잘 포개진다.

도시는 늘 변화하고 많은 게 불확실하다. 도시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다.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너무 복잡한 것들로 가득하다. 그런 채로 작동한다. 그래서 도시에 산다면 어느 정도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의 외로움도 필연적이다. 도시를 살아간다는 건 이 모든 걸 견뎌낸다는 것이다.
김도훈은 도시를 잘 견디는 방법을 안다. 그는 도시를 닮았다. 복잡한 도시만큼 복잡한, 이율배반적인 존재임을 받아들인다. 내면에 여러 겹의 레이어가 쌓여 있다는 걸 인정한다. 그런 사람은 도저히 착실한 중년이 될 수가 없다. 언제고 어른스러운 사려 깊음을, 청년 같은 재기발랄함을 오갈 것이다.

 

목차

 

서문_위악적이지만 필요한 것이 있다

1부_괜찮음과 안 괜찮음 사이에서
나는 포르쉐를 사야 했다
상담을 받았다
바다는 고양이에게 있었다
마산에서 일어난 일은 마산에 머물러야 한다
나는 모든 것을 모은다
김찬삼의 세계여행기
트렌치코트를 입은 여인
아버지의 마중
개가 죽었다
어젯밤의 카레 맛
화초 토막 살해범의 눈물
나는 잡지 중독자다
나, 어른은 아니었네
나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얄팍한 시대의 퇴장
우리는 모두 썸머 홀리데이를 간다
젊음을 봉인한 영화
어쩌겠나, 모두가 다프트 펑크가 될 순 없는 걸
너의 엑스세대 아저씨

2부_품격과 허영 사이에서
인간의 집
장인의 흔적
서울도 희망이 있었다
서울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영화는 잊힌 영화다
베이글을 샀다
쏙독새의 카페에는 쏙독새의 마음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마법 같은 한마디
모두가 커피를 들고 쇼윈도를 들여다봤다
옷방을 정리했다
생수를 샀다
100퍼센트의 택시는 존재한다
나는 운전을 하지 않을 것이다
완벽하게 무의미하게
가난하고 섹시하게
폴린 카엘은 남았다
잡지가 사라졌다
금각사를 불태우라

3부_쓸모와 쓸모없음 사이에서
나는 장난감을 사는 중년인다
쓸모 있는 쓸모없는 것들
나는 왜 지방시를 태우지 못했는가
신다 보니 좋았고, 좋다 보니 신었다
티셔츠는 캔버스다
100퍼센트의 면티를 찾는 법
여자 옷을 샀다
스카프는 화려하고 당신은 용감하다
평양의 니콜라스 케이지
신발을 샀다
안경을 샀다
나는 모카포트를 포기하고야 말았다
커피와 담배는 한때는 커플이었다
비행기에서 마시는 신의 물방울
마지막 음식
물은 물이고 라면은 라면이다

4부_옳음과 현실 사이에서
우리에게는 더 많은 백플립이 필요하다
나는 모피를 반대하지 않는다
슬픈 쥐를 보았다 1
슬픈 쥐를 보았다 2
동물윤리적으로 사과하기, 동물윤리적으로 겨울나기
나는 비닐백이 아니랍니다
정글짐을 돌려줘
옳은 시위와 틀린 시위
정치적으로 불공정한 웃기는 농담
진보·보수를 수술로 고칠 수 있을까?
‘월가’ 아닌 우리 모두의 얼굴에 침 뱉기
우주에서 죽은 개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 세월호의 시간을 건너는 가족들의 육성기록 /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외  / 구입 중

 

▶ 세월호를 읽다 : 세월호 3주기 맞춰 나온 책 10여권   http://jisanlib.tistory.com/2738

▶ 세월호 관련 도서 및 ‘세월호 기억저장소’  http://jisanlib.tistory.com/2016

▶ [영상] 세월호 추모곡 ‘멈춰진 시간이 다시 흘러’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90150.html?_fr=mt2

 

[영상] 세월호 추모곡 ‘멈춰진 시간이 다시 흘러’

[4년만의 작곡노트] 작사·작곡 남의집이불속

www.hani.co.kr

▶ 살아남은 상처 딛고…세상의 고통에 손 내밀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90154.html?_fr=mt1

 

살아남은 상처 딛고…세상의 고통에 손 내밀다

김탁환 작가가 만난 ‘생존 학생’ 4명 이야기

www.hani.co.kr

책소개

 

상실과 고통을 안은 채 낯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세월호 가족의 목소리

세월호 참사 이후 5년. 이제 그만 잊으라고 말하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세월호 참사란 과연 무엇이었는지, 그 사건은 과연 종결된 것인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지, 우리는 과연 그들의 고통과 무관한지 성찰하게 하는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다시 봄이 올 거예요》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생존학생의 육성을 기록하고 이를 널리 알림으로써 참사에 대한 사회적 기억과 공감을 확산해온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의 세 번째 책이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어떤 궤적을 그렸는지 추적하는 이 책은 유가족이 겪은 지난 5년의 경험과 감정을 생생히 기록한 절절한 증언집이자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민낯을 폭로하면서 기억과 고통, 권력의 작동 문제를 파헤친다. 1장 고통의 단어 사전에서는 여느 사람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어들을 통해 무너진 일상의 결을 하나씩 살핌으로써 세월호라는 사회적 참사가 개인에게 남긴 고통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2장 세월호의 지도는 세월호의 공간에 새겨진 기억에 대해 말하고, 3장 416가족의 탄생은 지난 5년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운동을 견인해온 416 가족협의회가 어떤 변화의 과정을 밟았는지 담았다. 4장 가족의 재구성은 재난이 가족을 어떻게 뒤흔들고,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되묻게 한다. 5장 다시 만난 세계는 사회적 관계가 어떻게 부서지고 다시 만들어지는가에 관해 이야기하고, 6장 시간의 숨결은 세월호가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망각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약할 수 없는 긴 싸움을 해나가는 세월호 가족의 마음을 담았다.

 

 

출판사 서평

 

세월호 참사 이후 5년, 한국사회의 심연을 밝혀온 유가족의 목소리
달라진 세상에서 우리는 이들에게 무엇을 묻고 무엇을 들을 것인가

오는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5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3월 18일엔 세월호 투쟁의 상징이었던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와 천막이 철거되었다. 팽목항에서 세월호가 침몰하던 순간부터 수년간 이어졌던 유가족의 단식?삭발?도보행진?집회,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광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 결정, 그리고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 지난 5년은 격변의 시간이었고 사건 해결의 진전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는 이 시간 속에서 참사를 겪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어떠한 궤적을 그렸는지 추적하는 곡진한 기록이다. 유가족이 겪은 지난 5년의 경험과 감정을 생생히 기록한 절절한 증언집이자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민낯을 폭로하면서 기억과 고통, 권력의 작동 문제를 파헤친다.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이자 국가폭력의 희생자인 세월호 가족이 그날의 진실을 냉철하게 질문하고 한국사회의 깊은 균열과 부정의를 직시한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기록문학으로 자리매김할 만하다. 이 책은 이제 그만 잊으라고 말하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세월호 참사란 과연 무엇이었는지, 그 사건은 과연 종결된 것인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지, 우리는 과연 그들의 고통과 무관한지 같은 물음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줄 것이다. 그동안 『금요일엔 돌아오렴』(2015) 『다시 봄이 올 거예요』(2016)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학생의 육성을 기록하고 이를 널리 알림으로써 이 참사에 대한 사회적 기억과 공감을 확산해온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의 세번째 책.

타인의 고통은 제각기 다르다: 정형화된 유가족 프레임을 넘어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은 2018년 여름부터 416가족협의회에서 활동하는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을 만나기 시작했다.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5명의 기록자가 57명을 인터뷰했으며, 단원고 희생학생 가족뿐 아니라 생존학생 가족, 희생교사 가족이 이 인터뷰에 기꺼이 마음을 내어주었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담은 기존의 세월호 관련도서들이 희생학생들의 부모와 형제자매, 친구들의 압도적인 슬픔, 상실감에 주로 주목하고 있었다면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는 피해자라는 정형화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유가족이라는 동질적인 정체성이 다양화되어가는 모습을 담담한 언어로 세밀하게 그린다.
5년이 흐르는 동안 유가족들은 저마다 달라진 삶의 지형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고통의 시차도 제각각 다르다. 유가족의 특징을 하나로 뭉뚱그리지 않고 그들의 차이를 더듬어 살피는 것, 그 일로부터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응답하는 사회가 가능해질 것이다. 유가족의 고통을 단순화하고 부각하는 행위는 그 고통을 소비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으며, 고통의 강도에 집중할수록 슬픔과 연민의 늪에 빠지고 ‘세월호 참사’라는 정치적 문제는 감정적이고 추상적인 문제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모든 정치적 문제는 구체적인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이 처한 지형을 섬세하게 식별할 때 우리는 한국사회의 변화를 열어젖힐 토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이 책이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되리라 기대한다.

사회적 참사는 어떻게 개인의 일상을 부수어놓는가

1장 ‘고통의 단어 사전’에는 머리카락(41면), 문고리(44면), 밥통(49면), 에어컨(61면)처럼 여느 사람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어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은 ‘일상’이라고 알고 있던 모든 것이 부서지는 경험을 했다. 물건과 행동과 사건의 의미가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경험을 진솔한 언어로 풀어내 무너진 일상의 결을 하나씩 살핌으로써 ‘세월호’라는 사회적 참사가 개인에게 남긴 고통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2장 ‘세월호의 지도’는 팽목항(92면), 단원고(108면), 동거차도(114면), 광화문(126면), 생명안전공원(132면) 등 세월호의 공간에 새겨진 기억에 대해 말한다. 팽목항에서 아이의 시신을 확인할 때, 단원고에서 기억교실을 이전할 때, 광화문에서 경찰의 강경진압에 맞설 때 등 이 공간들에 대한 유가족의 기억은 대체로 참담하다. 세월호의 지도가 그리는 공간들은 참사 이후 지금까지 유가족들에게 자행된 사회적 부정의를 증언한다.
4장 ‘가족의 재구성’은 재난이 가족을 어떻게 뒤흔들고,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되묻게 한다. 상실을 안은 가족 구성원들은 기존의 가족 이데올로기, 관습적인 역할규범과 충돌하면서 가족과 부모됨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고 재구성해간다. 상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존재와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사유를 끌어내는 모습이 먹먹한 울림을 준다.

슬픔과 고통은 어떻게 연대와 투쟁이 되는가

3장 ‘416가족의 탄생’은 지난 5년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운동을 견인해온 ‘416 가족협의회’가 어떤 변화의 과정을 밟았는지 담았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부모들이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에 나서야 했을 때 맞닥뜨린 어려움의 장면들이 선연하게 펼쳐진다. 보상금과 기억교실 등을 둘러싼 갈등, 투쟁에 나선 가족과 그러지 못한 가족,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 간의 서로 다른 입장 등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와중에도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건 416가족뿐이라는 것을 서서히 깨달아가는 과정이 뭉클하다.
5장 ‘다시 만난 세계’는 사회적 관계가 어떻게 부서지고 다시 만들어지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일베 등의 보수세력뿐 아니라 가까운 이웃과 친지로부터도 외면을 경험한 유가족들이 곁에 서준 시민들의 힘 덕분에 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고 싸워나가야 할 힘을 얻게 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5?18, 천안함 사건, 대구지하철 참사 등 한국사회의 참혹한 사건에 대해 새롭게 눈뜨고 소외된 사람들과 연대하게 되면서 정치적 주체로 각성하는 장면에서 고통 속에서도 싸우기를 멈추지 않는 유가족들의 용기를 배우게 된다.
6장 ‘시간의 숨결’은 세월호가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망각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약할 수 없는 긴 싸움을 해나가는 세월호 가족의 마음을 담았다. 불안과 기대로 진동하는 유가족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사실상 하나의 이야기, 즉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숨김없이 밝히고 애도가 가능할 사회적인 조건이 아직은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진상규명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유가족들의 곁에서 우리의 과제는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한국사회의 심연과 균열을 목도한 유가족, 이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

이 책에는 세월호 가족의 증언뿐 아니라 인권활동가 박래군, 사회학자 엄기호가 각각 세월호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움직임을 사회운동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사회적 참사에서 유가족이란 어떤 존재인지 철학적으로 해석한 글을 덧붙였다. 4?16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한 박래군은 지난 5년 동안 누구보다 세월호 가족 가까이에서 투쟁에 함께해왔다. 가끔 유가족들은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라며 투쟁의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지만, 박래군은 그간 세월호가 한국사회에 불러일으킨 제도와 인식의 변화를 조목조목 짚어줌으로써 희망의 가능성을 전망한다.
엄기호는 비단 세월호 유가족뿐 아니라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등을 호명하면서 한국사회에서 유가족이 “이 사회의 깊은 심연, 봉합 불가능한 균열”(381면)을 폭로한 존재였음을 밝힌다. 이러한 맥락에서 엄기호는 우리가 유가족의 말을 통해 들어야 하는 진상은 “그 순간에 대한 유가족의 고통이나 견해, 입장이 아니라, 참사 이후 이들이 ‘동시대인’으로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가”(387면)라는 것을 역설한다. 이러한 질문은 이 책의 독자들이 세월호 가족의 목소리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중요한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목차

 

여는 글_봄은 어떻게 다시 오는가
세월호의 시간

1장 고통의 단어 사전_홍은전

2장 세월호의 지도_유해정
팽목 / 안산 / 단원고 / 동거차도 / 목포 / 광화문과 청운동 / 생명안전공원

3장 416가족의 탄생_미류
모르는 사람들 / 개척의 시간 / 조직의 무게 / 공통분모 위에서 / 천직의 기로 / 프로가 얻는 것 / 싸움, 소중한 / 목숨값 / 지속 가능한 싸움을 위해 / 가족, 되기보다 하기

* 세월호 참사 이후 5년, 가능성을 만들어온 시간_박래군

4장 가족의 재구성_박희정
이름의 뒤편 / 부서진 자리 / 다시, 부모가 된다는 것 / 친족 관계에 관한 소고 / 살아가야만 하는 날들

5장 다시 만난 세계_이호연
낯선 두려움 / 조각난 믿음 / 타자의 얼굴 / 시선의 무게 / 다가온 손길 / 고군분투 / 응답의 몸짓 / 깨달음 / 세상 물정 아는 어른 / 이끌린 질문 / 길에 서다

6장 시간의 숨결_유해정
기억의 수명 / 장소의 온도 / 짧지만, 모두, 영원한 / 원하는 진실과 진실을 원하는 것의 차이 / 죽음의 가치, 고통의 등급 / 시간을 견디는 법 / 보통의 행복

* 우린, 아직 동시대인이 아니다_엄기호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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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