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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거짓말을 한다 : 통계와 그래프에 속지 않는 데이터 읽기의 힘  / 알베르토 카이로

519.50285 C136hKㅂ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어떻게 읽는가에 따라 숫자는 글자만큼 주관적이다”
선거 결과부터 주가 등락, 기후변화, 코로나19 현황까지
복잡한 차트에서 세상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는 데이터 독해력

V 데이터 시각화 분야 세계적 권위자의 화제작ㆍ 출간 즉시 아마존 통계 분야 베스트셀러 1위
V 『벌거벗은 통계학』 찰스 윌런, 『대량살상 수학무기』 캐시 오닐, 『틀리지 않는 법』 조던 엘렌버그 강력 추천
V 《워싱턴포스트》《이코노미스트》《사이언티픽아메리칸》… 세계를 사로잡은 ‘빅 데이터 시대 필독서’

우리는 숫자와 그래프로 가득한 세상에 살고 있다. 음원 차트의 순위로 신곡의 인기도를 가늠하고, 주가 등락 폭을 눈여겨보며 유망주를 찾는다. 회사에서는 각종 매출 지표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는 사람들이 경쟁력을 얻는다. 코로나19 통계 그래프를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어느 정도로 조정될지 예상하며, 선거철이 되면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개표 방송을 즐겨 보기도 한다. 그런데 만일 이 모든 숫자와 그래프가 보이는 것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 어떨까?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는 객관성과 신뢰도의 상징과 같은 차트가 어떻게 데이터를 왜곡해 우리를 오해와 착각의 늪으로 이끄는지 밝혀낸다. 데이터 시각화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는 차트에 속지 않고 잘 써먹기 위해서는 차트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차트의 기본 개념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잘못된 차트를 가려내는 5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통계나 그래프에 관한 여느 도서와 달리 이 책은 이론을 나열하지 않는다. 그 대신 선거 판세, 경제 전망, 출산율, 범죄율, 코로나19 현황처럼 우리의 삶과 밀접한 사례들을 가득 담아 차트에 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독자들도 읽기에 부담이 없다. 기업의 실적 보고나 광고에서 쓰이는 3차원 시각 효과가 위험한 이유, 캔자스주가 미국에서 가장 높은 포르노 시청률을 기록한 사연, 태풍 예보도 속 원뿔에 관한 오해 등 흥미와 놀라움을 자아내는 이야기들도 가득하다. 뉴스나 기사, 소셜 미디어에서 흔히 접하는 표와 지도, 막대그래프, 산점도, 거품 차트 등 160여 개의 차트가 수록되어 있어, 데이터에 숨겨진 욕망과 의도, 패턴을 정확히 읽어내는 안목을 기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통계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빅 데이터 시대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찰스 윌런, 캐시 오닐, 조던 엘렌버그 등 세계적인 수학자와 통계학자의 연이은 찬사를 받았고, 《워싱턴포스트》, 《이코노미스트》, 《사이언티픽아메리칸》 등 언론과 눈 밝은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출판사 서평

 

“선거 지도는 어떻게 민심을 왜곡하는가?”
“영점에서 시작한 기후변화 그래프가 잘못된 이유는?”
모든 숫자와 그래프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복잡한 현실을 빠르고 정확하게 간파하는 데이터 독해력 기르기

지난 19대 대선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선거였다. “헌정 사상 최초 대통령 탄핵의 결과”, “2000년대 최고 투표율”, “개표 방송 실시간 시청률 40%”, “장미 대선” 등 여러 수식어가 뒤따랐지만 그중에서도 모두가 기억하는 것은 “문재인의 압승”이었다. 그 중심에는 후보자의 득표율을 기준으로 전국의 시와 도를 파란색 또는 빨간색으로 채운 선거 지도가 있다. 전국의 3분의 2가 파란색으로 물든 이 지도를 더불어민주당과 여러 언론에서는 압도적인 지지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문재인의 득표율은 41%로 과반을 넘지 못했고, 맞수였던 자유한국당 홍준표는 24%, 국민의당 안철수는 21%의 표를 얻었다. 안철수는 득표율이 세 번째로 높았지만 지도에 표시되지도 않았다. 문제의 선거 지도는 ‘누가 이겼는가’를 보여줄 뿐 ‘얼마나 지지받았는가’는 알 수 없다. 일종의 착시 효과가 생겨난 것이다.
선거 결과뿐 아니라 뉴스 기사, 보고서, 경제 전망, 태풍 예보, 코로나19 현황 등 일상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차트가 사용되고 있고 그 중요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 대부분은 차트를 접했을 때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일 뿐 그것을 어떻게 읽고 해석하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자기도 모르게 차트의 속임수에 넘어가곤 한다.
데이터 시각화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알베르토 카이로의 신작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는 일상적으로 접하는 표와 그래프, 지도, 다이어그램 등의 차트가 우리를 어떻게 속이는지 밝힌 책이다. 저자는 모든 데이터는 차트로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고 말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두 개의 선 그래프가 대표적인 사례다. 1880~2012년 지구 평균기온은 1.4℉ 상승했다. 같은 데이터를 사용했지만 하나(99쪽)는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근거로 쓰이고, 나머지 하나(102쪽)는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는 근거로 쓰인다. 둘 중 잘못된 차트를 찾는 단서는 온도를 나타내는 수직축 범주에 있다. 첫 번째 그래프는 수직축을 비현실적으로 넓게 잡은 탓에 기후변화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평균기온이 0℉ 또는 100℉가 되는 순간 지구는 얼어붙거나 불지옥이 될 것이다). 데이터와 차트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차트에 숨겨진 의미와 패턴을 읽는 법을 알려주는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통계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빅 데이터 시대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찰스 윌런, 캐시 오닐, 조던 엘렌버그 등 세계적인 수학자와 통계학자의 잇따른 찬사와 더불어, 《워싱턴포스트》, 《이코노미스트》, 《사이언티픽아메리칸》 등 언론과 눈 밝은 독자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선거 결과에서 경제 지표, 기후변화, 코로나19 현황까지
몇 가지 차트만 읽을 줄 알면 세상이 훤히 보인다!

크림전쟁(1853~56)은 국지전 중에서도 엄청난 사상자를 낸 전쟁으로 유명하다. 병사 5명 중 1명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사망률이 높았는데, 상당수가 부상이 아닌 이질이나 장티푸스 같은 질병으로 죽었다. 한 달에 최대 3000명 이상을 기록했던 사상자는 1855년 3월이 되어서야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수많은 목숨을 살린 데에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쐐기 차트가 큰 역할을 했다. 스쿠타리 야전 병원의 환자 치료 내역과 시설 현황 등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그녀의 차트를 보고 나서야 빅토리아 여왕과 영국군 지도부가 마음을 움직여 위생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이다.
이렇듯 숫자와 차트는 복잡한 세상을 간명하게 보여주는 창(窓)인 동시에, 상대를 설득하고 깊이 있는 소통을 이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저자가 차트의 오용 가능성을 지적하면서도 그 쓸모와 가치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은 크게 6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차트를 구성하는 요소를 살펴본다. 데이터를 각각의 속성에 맞게 기호(점, 선, 원, 막대 등)와 시각적 부호(길이, 위치, 면적, 색깔 등)로 어떻게 나타내는지도 설명해준다. 어디선가 한 번쯤 봤을 법한 표와 지도, 원 그래프, 막대그래프를 비롯해, 거품 차트, 평행좌표 그래프, 선 연결 산점도, 트리맵(treemap), 테이블 히트 맵(table heat map) 등 조금은 낯설지만 새로운 차트들까지. 지적이고도 눈이 즐거운 차트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2장부터 6장에서는 잘못된 차트를 가려내는 5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척도와 비례(2장), 데이터 신뢰도(3장), 데이터 선별과 모집단(4장), 불확실성(5장), 인과관계(6장)다. 기업의 실적 보고나 광고에서 쓰이는 3차원 시각 효과가 위험한 이유, 캔자스주가 미국에서 가장 높은 포르노 시청률을 기록한 사연, 태풍 예보도 속 원뿔에 관한 오해 등, 흥미와 놀라움을 자아내는 차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 밖에도 선거 판세, 경제 전망, 출산율, 범죄율, 코로나19 현황처럼 우리의 삶과 밀접한 사회 현안들이 많이 다뤄진다. 본문에는 160여 개의 차트가 수록되어 있어 독자들의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다.

“호시탐탐 속이려드는 숫자와 차트에서 스스로를 지킬 강력한 호신용 책” -조던 엘렌버그
페이크(Fake)와 팩트(Fact)를 가려내고
똑똑한 판단을 내리기 위한 빅 데이터 시대 필수 교양

지난 8일 라이나생명 사회공헌재단인 라이나전성기재단이 전국 만 49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디어 문해력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69%가 가짜 뉴스를 봤다고 답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 10명 중 7명이 가짜 뉴스에 노출된 셈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시정 조치를 내린 코로나19 관련 가짜 뉴스만 196건에 이른다. 왜 그런 얄팍한 수에 넘어가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차겠지만, 실상은 아무리 허술한 주장도 그럴듯한 통계나 그래프가 근거로 제시되면 짐짓 믿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 함정에 빠지지 않을 가장 확실한 방법은 차트의 진위를 판별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다.
20여 년간 데이터 시각화를 연구해온 저자는 차트가 오용되는 사례들을 유형별로 정리해 낱낱이 파헤친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100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는 말이 있듯, 이 책에 담긴 속임수의 원리를 알고 나면 누구든 가짜 뉴스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통계나 그래프에 관한 여느 책들과 달리 원론적인 서술에 치우치지 않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현실에서 두루 활용되는 차트들을 선별한 것 또한 눈길을 끈다. 저자는 “좋은 차트는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고 진실을 간파하게 해준다”라고 말한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인 우리에게 이 책은 데이터와 차트에 숨겨진 사실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세상을 나은 방향으로 바꿀 힘을 부여한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거짓말

서론. 차트는 어떻게 우리를 눈멀게 하는가
붉게 물든 대선 지도의 비밀
1명의 살인마가 범죄율에 미치는 영향
정확한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다
표와 그래프를 해독하는 힘, 도해력

1장. 차트란 무엇인가 : 차트의 요소와 시각적 부호화
세계 최초의 차트
숫자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보여줄 것인가
수직축과 수평축에서 알 수 있는 것들
시각적 부호화의 기본 유형
평행좌표 그래프와 선 연결 산점도
차트를 해석하는 5단계 법칙

2장. 같은 데이터, 다른 그래프 : 척도와 비례
팩트와 프로파간다 사이
극적인 대비가 낳은 극적인 오류
기후변화를 둘러싼 진실 공방
기하급수적 증가와 로그 척도
한 나라의 빈곤 수준을 좌우하는 색깔 척도

3장. 무엇을 측정하고 어떻게 집계했는가 : 데이터 신뢰도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의 차이
최악의 총기 사건을 불러온 차트
같은 숫자도 다른 말을 할 수 있다
표본은 집단을 얼마나 대표하는가
미국에서 포르노를 가장 많이 보는 곳
믿을 만한 데이터를 가려내는 법

4장. 편집된 진실에 속지 않으려면 : 데이터 선별과 모집단
“연쇄 이민을 끝낼 때가 됐다”
불법체류자 범죄율의 실체
평균값이 말해주지 않는 것들
할리우드 역대 최고 박스 오피스를 달성한 영화
천연두보다 백신이 더 위험하다고?
출산율이 감소하는 진짜 이유

5장. 신뢰도 95%의 비밀 : 미래 예측과 불확실성
지구온난화 예측 모델
오차는 오류의 동의어가 아니다
“죽음의 원뿔”에 관한 오해

6장. 상관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니다 : 데이터 패턴 읽기
행복 지수를 좌우하는 것들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오바마케어와 경제 회복
가짜 인과관계에 유의하라

결론. 좋은 차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
나이팅게일의 쐐기 차트
합리화에서 추론으로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끝낼 무기

마치며. 차트로 바라본 팬데믹 시대
감사의 말
주석
참고 문헌
더 읽을거리

 

<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코로나로 달라질 2021의 삶은 어디로 

 

2021 트렌드 2021년 트렌드 예측 도서들이 한결같이 주목한 것은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삶’이다. 백신이 나온다 해도 완전한 종식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코로나19와 함께하는 미래에 대한 관심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1 / 338.544 트233 2021 2021 트렌드 모니터 / 구입 중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 / 구입 중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1> / 구입 중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1> / 정리 중 <2021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 338.544 코838ㅅ 2021
<세계미래보고서 2021> / 303.49 박64ㅅ 2021  <2021 한국경제 대전망> / 구입중

 

트렌드 전망 ‘키워드’ 보니…바이러스가 바꿔놓은, 바꿀 경제 ‘브이노믹스’
비대면으로 만남 어려워지자 다시 ‘나’에 집중…정체성 찾는 사람들
자신의 영향력으로 변화 꾀하는 ‘MZ세대’에 주목하기도

‘2021’을 제목에 단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철이 됐다. 2021년은 어떤 해가 될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모든 계획이 무너지고 일상의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23일까지 나온 ‘2021 트렌드 전망’ 책들의 핵심 키워드 역시 코로나19로 달라진 삶이다. 역병이 만들어낸 비대면 환경은 삶과 소비에 변화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사람들 마음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언택트, 집 중심 라이프스타일, 온라인 쇼핑 등 이미 확산하던 흐름에 더욱 속도를 붙이기도 했다.

 

# 브이노믹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2021>은 10가지 키워드 중 첫 번째로 ‘브이노믹스(V-nomics)’를 꼽았다.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그리고 바꾸게 될 경제”라는 의미다. V자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전반적인 국내 경기는 K자형 양극화를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코로나 특수형인 국내여행·화상 커뮤니케이션·홈웨어 시장은 역V자형으로 분류됐으며, 비대면 성향이 높고 기존 트렌드와도 부합하는 온라인 쇼핑·캠핑·호캉스·애슬레저룩 등은 코로나 이후에도 성장이 가속화하는 S자형으로 분류됐다.

 

# 피보팅

 

급변하는 시장을 상대하기 위한 ‘피보팅(pivoting)’도 강조됐다. 축을 옮긴다는 스포츠 용어지만, 최근에는 사업 전환을 일컫는 경제 용어로 자주 쓰인다. 변화하는 시장환경에서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끊임없이 점검하며, 방향성을 수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집’은 거리 두기의 확산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된 공간이다. 생활 근거지이면서 외부 활동도 이뤄지는 집은 공간과 기능이 여러 층위로 분화하고 중첩되는 ‘레이어드 홈(layered home)’ 현상으로 분석됐다.

리서치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2021 트렌드 모니터>는 “타인으로부터의 자유, 다시 ‘나’를 찾는 여행”을 소비 트렌드 변화의 핵심으로 꼽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환경으로 반갑지 않은 친구나 불편한 직장 상사를 만나지 않아도 되지만, 나와 취향이 같고 좋아하는 이들과의 만남 역시 어려워졌다. 일상이 제한되고, 진정한 소통에 대한 결핍이 쌓여가면 정체성에 대한 욕구가 높아질 수 있다. 책에선 비대면으로 개인의 ‘정체성 찾기’에 나서려는 욕구를 트렌드 핵심에 두고 28개 세부 키워드로 정리했다. 재택근무의 확산은 노동 형태와 조직문화, 리더십에도 큰 영향을 준다. ‘일의 내용’만이 회사와 공유되는 근무 형태이기 때문에 업무 습관이 바뀌어야 하며, 리더십 유형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 정체성_필터_버블

 

개인의 정체성과 관련해 주목하는 것은 ‘필터 버블’이다. 소셜미디어의 ‘자동 추천’을 통해 내가 능동적으로 원하지 않아도 편향된 정보를 받게 하는 알고리즘과 그것이 야기하는 현상이다. 비대면 환경에서 필터 버블이 작동하면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인 주장에 빠지기 더욱 쉽다. ‘가짜뉴스’와 정치 영역의 ‘팬덤’이 대표적이다.

광고회사 이노션 인사이트전략팀이 내놓은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은 코로나19로 달라진 소비자들 생활양식과 변화 추이에 주목한다. 변화가 가져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시사점과 활용 가치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특징이다. 삶과 맞닿은 4가지 키워드인 ‘일상’ ‘놀이’ ‘세상’ ‘마케팅’ 그리고 브랜드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스페셜 리포트’를 제시한다. 이를테면 첫째 파트 ‘일상’에선 코로나19가 가속화한 디지털화 시대에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전지적 자기관리’, 알고리즘을 현명하게 역이용해 소비하는 ‘비욘드 알고리즘’, 주관을 유지한 채 남을 선택적으로 따라하는 ‘스마트 카피캣’, 집안일의 아웃소싱과 관련된 ‘홈시어지 서비스’를 다룬다.

트렌드 책들이 코로나19와 함께 공통적으로 주목한 키워드는 MZ세대다. 1980~199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2000년대 태어난 ‘Z세대’를 아우른다. 2019년 기준 전체 인구의 33.7%를 차지하는 이들은 소비 중추를 이루는 것을 넘어 세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 인플루언서블_MZ세대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1>은 코로나19라는 엄혹한 현실 속에서 온라인에 가장 친숙하고 변화에 유연한 MZ세대가 위기에 어떻게 적응하며 변화를 선도하는지 들여다본다. MZ세대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로는 ‘인플루언서블 세대(Influenceable+世代)’를 선정했다. 자신의 영향력을 알고 행동하며 변화를 만든다는 의미다.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를 즐기며 노는 MZ세대의 팬덤 현상은 농심 ‘깡 시리즈’ 제품 매출이 역대 최초로 100억원을 넘기는 결과로 이어지는 등 실제 현실의 영향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책에선 ‘일상력 챌린저’ ‘컨셉친’ ‘세컨슈머’ ‘선한 오지랖’ 등 4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상과 소비 전반의 변화를 예측했다. 도통 알 수 없는 신조어들이 궁금한 사람들, MZ세대가 노는 판에 자연스럽게 섞여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포스트 코로나’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거시적 흐름이 궁금한 독자들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의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1>, 코트라의 <2021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싱크탱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세계미래보고서 2021>, 한국 경제전문가들의 <2021 한국경제 대전망> 등도 펼쳐볼 만하다.



< 출처 : 경향신문 >

:
Posted by sukji

아바타 통해 코로나 백신 시험을 한다면? 2020년 신흥기술

 

세계경제포럼 10가지 선정...“3~5년 내 영향력 커질 것”

 

손톱 끝마디만한 크기의 패치에 400개의 미세바늘이 꽂혀 있다. 피츠버그의대 제공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을 실제 사람이 아닌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 할 수 있다면? 비행기가 항공유 대신 전기로 날고, 햇빛을 이용해 온실가스를 유용한 다른 물질로 바꿀 수 있다면? 센서가 모퉁이 저 너머에서 오고 있는 자동차까지도 볼 수 있게 해준다면?

아마도 수많은 생명이 뜻하지 않은 질병과 사고로부터 목숨을 구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지구온난화 속도도 훨씬 더뎌질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일과 교류, 생활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세기 후반 디지털 시대가 열린 이후 기술 혁신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영향력이 훨씬 더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2020년에도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기술 혁신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어떤 기술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들고 나왔을까?스위스에 본부를 둔 세계경제포럼(WEF)과 미국의 유서 깊은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전 세계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2020년 새롭게 부상한 `10대 신흥 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 기존 기술보다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사회와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3~5년 안에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 기술들이다. 1차로 75개 후보 기술을 고른 뒤 온라인 회의를 통해 최종 평가 작업을 마쳤다고 한다. 전문가 선정단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세계 보건 및 기후변화 해법과 관련한 기술을 특히 관심있게 살펴봤다. '올해의 10대 신흥 기술'을 두차례로 나눠 소개한다.

 

미세바늘과 일반 바늘의 크기 비교. 위키미디어 코먼스

 

_______  통증 없는 주사·검사 가능한 마이크로니들 의료 분야에선 3가지 기술이 선정됐다. 우선 통증 없는 주사와 혈액 검사가 가능한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마이크로니들은 길이 50~2000마이크론(종이 1장 두께), 너비 1~100마이크론(사람 머리카락 굵기)로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새로운 약물전달장치다. 주사기나 패치에 부착해 사용한다. 말단 신경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이미 많은 미세바늘 주사기와 패치 제품이 백신 접종에 사용되고 있다. 당뇨, 암, 신경통 치료에서도 임상시험 중이다. 이러한 장치는 약물을 표피 또는 진피에 직접 삽입하기 때문에 기존 패치제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올해는 피부 건선, 사마귀, 일부 암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미세바늘이 개발돼 나왔다. 선정단은 미세 바늘은 특히 값비싼 장비나 교육이 필요하지 않아 의료 서비스가 열악한 지역에서 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물론 미세바늘에도 단점은 있다. 다량의 약물이 필요한 경우엔 미세바늘로는 충분히 약물 성분을 투여할 수 없다. 모든 약물이 미세 바늘을 통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선정단은 그럼에도 무통 주사 및 검사는 약물 전달과 진단의 범위를 크게 확장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하트플로우 시스템으로 관상동맥 질환을 판별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갈무리

 

_______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가상 장기 컴퓨터가 환자를 대신할 수 있는 가상환자 기술도 유망 기술로 꼽혔다. 일종의 시뮬레이션 기술이다. 예컨대 환자의 장기를 고해상도로 촬영한 뒤, 여기서 도출한 해부학적 데이터를 해당 장기의 메카니즘을 구현하는 수학 모델에 집어넣고 컴퓨터 알고리즘을 돌리면 실제 장기처럼 작동하는 가상의 장기가 만들어진다. 이런 가상 모델을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임상시험에 활용할 수 있다면 백신 개발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비용도 절감될 것이다. 백신 부작용에 따른 임상시험 참가자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물론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에선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약효 시험이 필요하지만 초기 안전성 및 효능 평가에선 유용한 방법이다. 선정단은 가상의 임상 실험은 이미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새로운 유방 조영술 시스템 평가에 사람 대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이 기관이 발표한 약물 및 장치 시험 설계 지침에는 가상 환자도 포함돼 있다.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에도 가상 환자 모델을 이용할 수 있다. 미 식품의약국이 승인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하트플로우 분석'(HeartFlow Analysis) 시스템은 환자 심장의 시티(CT, 컴퓨터 단층촬영) 영상을 기반으로 혈액의 흐름에 대한유체 역학 모델을 구축해 관상 동맥 질환 여부와 그 정도를 식별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없다면 번거로운 혈관 조영술을 실시해야 한다. 선정단은 “이같은 방식은 개인별 맞춤형 치료에 유용하다”며 “당뇨 치료에서 이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식품의약국이 승인한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 앱 '리셋' 화면.

 

_______  센서가 든 알약, 디지털 치료 앱…비대면시대 큰 활약 기대 기존 치료법의 효과를 높이고 의료시설 접근이 어려운 환자들을 돕는 소프트웨어, 즉 디지털의약품도 주목받았다. 대표적인 것으로 마이크로생체전자칩, 즉 센서가 든 알약이 있다. 이 디지털 알약을 삼키면 미생물이 체내에서 배출하는 가스나 위출혈, 체내 온도, 산소 농도 등을 센서가 체내에서 측정해 곧바로 앱에 전송한다.다양한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소프트웨어도 있다. 디지털치료제로 불리는 이 소프트웨어는 모바일 앱이나 게임, 가상현실 등의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2017년 미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최초로 디지털 치료제 승인을 받은 피어 테라퓨틱스의 약물 중독 치료용 앱 `리셋'은 환자에게 약물 중독 대처법을 훈련시키는 소프트웨어다. 임상시험 결과 앱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치료 효과가 두배 이상 좋게 나왔다. 이 회사는 2020년 3월엔 불면증 치료 앱 '솜리스트(Somryst)'도 디지털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지난 6월엔 아킬리 인터액티브(Akili Interactive)란 회사가 어린이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엔데버아르엑스(EndeavorRx)'를 승인받았다. 이는 최초의 게임 방식 디지털 치료제다. 안대처럼 사용할 수 있는 약시 치료용 가상현실 앱도 나왔다.선정단은 앞으로 스마트워치가 이용자의 말과 접촉 패턴 변화를 파악한 뒤 우울증 치료 경보를 보내고, 이용자는 챗봇을 통해 상담을 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대면 시대를 연 코로나19가 디지털 의약품의 중요성을 부각시켜줬다고 선정단은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전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올해 20억달러에서 2025년엔 70억~8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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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순환의 일부… 코로나로 인한 변화, 긍정효과 올것”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개미’ ‘심판’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매년 가을이면 정기적으로 소설을 한 권씩 출간한다. 희곡은 소설 작업 중 휴식 개념으로 동시에 쓰기도 한다. 그는 “글쓰기에서 엄청난 기쁨과 희열을 느낀다”며 “쓰는 과정을 통해서만 생각을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열린책들 제공

 

작가의 존재는 작품으로 증명된다. 올해만 해도 장편소설 ‘기억’과 희곡 ‘심판’까지 두 권의 책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려놓은 이 작가가 물리적 거리와 달리 한국 독자에게 유독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 때문일 것이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59)는 독창적인 발상과 지적 탐구가 융합된 흡인력 높은 작품을 선보여온 한국인의 ‘최애작가’ 중 한 명이다. 전 세계에서 팔린 그의 책 2300만 부 중 절반이 국내에서 팔렸다. 작가 역시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지적인 독자”라고 추켜세웠다. 1993년 데뷔작 ‘개미’ 이후 30년 가까이 한국 독자 특유의 왕성한 호기심과 두터운 팬심을 충족시킬 수 있었던 건 자기관리의 ‘끝판왕’이라 할 만큼 철저한 글쓰기 습관 덕분이다. 출판사 관계자는 거의 매년 한두 권의 신간을 내면서도 “출간을 기다리는 다른 초고가 항상 준비돼 있다”고 귀띔한다. 장르도 자유롭게 넘나든다. 천국의 법정에서 벌어진 판결을 유쾌하게 그려낸 ‘심판’(프랑스에서는 2015년 출간)은 “신선하고 흥미롭다”는 평 속에 국내에서 7만 부가 팔렸다. 여러 장르의 글을 독특한 발상과 예측 불허 전개라는 ‘베르베르 전용’ 거푸집에서 쉼 없이 주조해내는 그의 ‘비법’을 e메일 인터뷰로 들어봤다.

―  데뷔 이후 한 해 평균 1.5권의 책을 썼다. 철저한 글쓰기 습관은 어떤 방식인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16세 때부터 매일 오전 8시∼낮 12시 반에 10페이지를 썼다. 이런 리듬으로 매년 두 권을 써서 한 권은 출간하고 나머지는 컴퓨터에 저장해둔다. 물론 오전 8시부터 글이 술술 써지진 않는다. 카페에 앉아 전날 작업한 내용을 다시 읽고 뼈대를 정교하게 만들 궁리를 하다 보면 오전 11시쯤 글쓰기 자체에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 예열이 끝난 기계 엔진처럼 말이다.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특히 예술 창작자들은 엄격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영감이 오기만 기다리거나 여유 있게 집중할 시간을 찾으려다 보면 방만해지기 쉽다.”

―  지속적인 글쓰기를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인가.

 

“마라톤에 임하는 자세다. 일단 일정한 페이스에 도달하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절대 멈추지 말아야 한다.”

매일 규칙적인 시간대에 이뤄져온 ‘글쓰기 리듬’을 40년 넘게 유지하는 그에게 글은 단순히 노동이 아니다. 글쓰기는 “매일 같은 시간 이뤄지는 즐거운 만남” 같은 것이며 “하루의 약속이자 삶의 지표”다. 베르베르는 “글을 쓰지 않고 지나가는 하루는 막막함과 허전함뿐일 것이며 그런 날이 며칠 이어지면 우울함이 밀려올 것 같다”며 “아마 나는 책을 내줄 출판사나 읽어 줄 독자가 없는 무인도에 혼자 살더라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스케일과 분량이 방대한 작품이 많다. 아이디어와 구상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나.


“보통 단편을 쓰고 장편으로 확장시킨다. 10페이지 내외 단편을 매일 초저녁에 하나씩 쓴 적도 있다. 거칠게라도 아이디어를 던져놓고 천천히 발전시킨다. 단편이 장편을 위한 디딤돌이 되는 셈이다. 장편을 쓰다 도저히 그 안에 다 담을 수 없다 싶으면 연작을 시도한다. ‘개미’ ‘신’ ‘제3인류’ 3부작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소설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같아서 자신이 원하는 길이와 크기를 일러준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  ‘기억’은 최면을 통한 신비주의적인 전생 탐험을, ‘심판’은 천국에서의 일을 다룬다. 특히 최근작에서 죽음이나 전생, 사후세계 등에 대한 관심이 많이 엿보이는데….

“인간이라면 ‘우리는 어디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 즉 영성(靈性)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통해 독자들을 그 질문에 동참시키고 싶었다. 나는 과학이라는 중간 단계를 거쳐 영성으로 향하는 길에 들어서게 됐다. 전직 과학기자인 내가 소설가로서 하는 작업은 진실이나 확신의 영역이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려는 소망의 일환이다.”

과학잡지에서 7년간 기자로 일한 그는 기술, 미래 등에 대한 공상과학(SF)적 상상력으로 ‘뇌’ ‘나무’ 등을 썼다. 하지만 이후 관심사가 영혼, 영성 같은 신비주의 영역으로 확장됐다. 최근엔 최면에 심취하기도 했다. 그는 “삶에 대한 나의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서 더 열심히 쓴다”고 했다.

―  희곡은 소설 쓸 때와는 어떻게 다른가.


“어떤 면에서 희곡은 창작자에게 소설보다 더 큰 재미를 준다. 공이 왔다 갔다 하는 탁구를 연상시키는 등장인물 간의 대화를 쓸 때 소설 속 대화와는 다른 차원의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인물들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하다 보니 창의성을 시험받게 되는데, 좋은 훈련 기회가 되는 것 같다. 내게 희곡 집필은 소설 사이에 부담 없이 즐기는 휴식 같은 시간이기도 하다. 길이가 비교적 짧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고.”

―  태어나기 전, 우리가 부모부터 자신의 재능 같은 모든 환경을 골랐다는 ‘심판’의 설정이 흥미롭다.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환경을 더 긍정하기를 원하나.

“세상이 불공정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이 부당하다며 불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불교의 세계관과 맞닿아 있다. 주어진 삶의 조건을 수용하는 순간 남에 대한 질투와 자기 폄훼는 설 자리를 잃는다.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체념하라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포커에 비유하자면 나쁜 패를 쥐고도 얼마든지 게임에서 이길 수 있고, 좋은 패를 쥐고도 언제든 질 수도 있다. 게임의 방식이 결과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  작품 속 유머가 가독성을 높인다. 소설 ‘죽음’에서 “좋은 책은 결국 한마디의 멋진 농담 같은 거 아니겠나”라고도 했다. 유머는 얼마나 중요한가.

“프랑스어에서 영성(spiritualit´e)이라는 단어는 유머러스함을 표현할 때도, 기도와 명상, 종교와 관련된 표현에도 쓰인다. 유머는 정신의 놀이이자 구도의 한 방식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죽음이나 환생 같은 소재를 다룰 때 자칫 경직되고 진지하게만 접근하기 쉽다. 하지만 유머의 존재는 겸허한 태도와 거리 두기를 가능하게 한다.”

―  소설의 소재를 찾을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다른 작가들이 아직 다루지 않았고 나 역시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소재를 찾아내는 것을 가장 고민한다. 새롭고 참신한 소재와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늘 긴장한다. 며칠 후 프랑스에서 출간되는 ‘고양이’ 3부작의 마지막 편은 인류의 종말과 다른 종으로의 지식 전수를 다룬다. 요즘은 ‘기억’의 후속편도 구상 중이다. 퇴행최면이란 소재를 통해 독창적 역사소설을 선보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작가로서의 궁극적인 목표가 있나.

“내 작품이 아직은 알 수 없는 모종의 복잡하고 원대한 계획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부지런히 산을 오르고 있으나 정작 그 산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는 상태라고 할까. 산 정상에 도달하고 나야 비로소 그 모든 것의 의미를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  “지상은 무지하고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곳”이란 대사가 시의성이 있다. 삶의 속성도 그렇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더욱 이해하지 못하는 시절을 보내는 중이다.

“프랑스에서 올봄 발표한 단편에서 ‘3주 만에 끝난다고 했던 상황이 3년 동안 지속됐다’라고 썼다. 그 말이 진실이 돼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비록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페스트가 창궐했을 땐 이보다 더한 고통도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상황은 우리에게 기존의 관습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채택할 것을 요구한다.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듯, 늘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하루야말로 우리 인간에게 최악이 아닐까. 누군가는 코로나로 인해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누군가는 노동 방식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당장은 이런 변화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안타깝게도 사망자도 많이 발생하지만 지금의 위기가 긍정적인 효과 또한 발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 삶의 순환을 위해서는 늘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위기는 순환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  이런 시기 한국 독자를 위한 조언을 건넨다면….

“자신의 삶의 의미를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프랑스에서는 명상을 하는 사람이 전보다 많이 늘어났다. 요리나 그림에 관심을 갖거나 새롭게 취미로 삼을 만한 것을 찾는 사람도 부쩍 많아졌다.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뭔가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출처 : 동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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