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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 신경질적인 도시를 사랑하며 사는 법에 관하여 / 김도훈

                                             811.8 김225ㅇ  인문과학열람실(3)

 

 

책소개

 

욕망의 도시에 발붙인 채, 시시한 어른으로 늙지 않으려 살아낸 삶의 흔적들!

《허프포스트코리아》 김도훈 편집장의 첫 번째 에세이 『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사람, 영화, 도시, 옷, 물건, 정치까지 다루는 대상에 제한 없이, 정제된 단문으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쓰는 저자가 2004년부터 써온 글 가운데 솎아내고 엮은, 가장 아끼는 글들을 담았다. 매체에 기고하지 않고 남겨두었던 개인적인 에피소드까지 만나볼 수 있다.

마산에서 태어나 외항선 선장이었던 아버지가 사다 준 일본 장난감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거나 프라모델을 조립하거나 썩은 바다에서 게를 잡으며 유년을 보내고, 영화 잡지가 생겨나던, 저자에 따르면 한국 역사상 가장 멋지게 얄팍했던 9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지금은 신경질적인 소음으로 가득한 서울에서 중년에 접어드는 중인 저자의 어른스러운 청년의 사려 깊음과 청년 같은 중년의 재기 발랄함이 엿보이는 문장들이 담겨 있다.

자존감이 강해 누군가에게 작은 우울함과 슬픔의 사인도 보내고 싶지 않았고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어느 날 밤 문득 ‘가야겠다’고 읊조린 후 상담을 받으러 가기까지, 온라인 매체에서 일하면서도 새 잡지를 주문한 뒤 종이 냄새를 맡으며 안온함을 느끼는 잡지 중독자의 삶처럼 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까지 품격과 허영 사이에서, 쓸모와 쓸모없음 사이에서, 옮음과 현실 사이에서 갈지자걸음을 걸으며 신경질적인 도시를 견뎌낸 기록이 뒤엉켜 있는 이 책에서 늘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저자의 속마음, 그 특별한 상태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

 

출판사 서평

 

도시를 잘 살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자기만의 공간, 미래에 대한 계획, 애정을 쏟을 대상, 경제적인 안정 등. 하지만 도시는 그 자체로 조건이다. 변화하는 환경이라는 조건이다. 잘 살고 싶은 마음과 환경이 꼭 맞아 떨어지지 않을 때, 우리 삶은 도무지 괜찮지가 않다. 도시는 완벽한 휴양지가 아니다. 완벽하게 무의미하게 살 수 없다. 괜찮아지기 위해서는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아스팔트에 발붙이고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그러나 내리막을 걷는 사회에서 우리의 마음에는 냉소와 절망, 무관심이 자리하기 쉽다. 마음의 크기는 나이가 들수록 더 작아지고, 남에게는 물론 자신에게도 솔직하기가 점점 어렵다. 이렇게 약해질 대로 약해진 우리의 마음은 뒤틀린 욕망의 산물이다. 그런데 공허한 마음을 쉴 새 없이 메우는 위로는 너무 쉽거나 때로 무책임하다. 욕망을 긍정하지 않고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건 가능한 일일까? 오히려 이 욕망의 도시를 살아가는 누구라도, 실은 더 근사한 삶을 욕망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괜찮다는 위로보다 필요한 건 한 줌의 낭만이다. 여기, 고양이와 에비앙을 나눠 마시는 작은 허영을 부리고, 그토록 사랑하는 라이더 재킷을 윤리적 패션이라는 미명하에 참아내며, 쓸모없는 장난감이 갖는 쓸모 있음을 이야기하는, 말하자면 ‘도시적인’ 낭만이 있다. 그건 소비사회의 세속적 욕망을 긍정하면서도 현실에 잠식당하지 않는 어떤 틈을 열어젖힌다. 곳곳에 부끄러움과 자아도취가 배어있는, 무엇보다 솔직한 글에는 욕망의 도시에 발붙이고도 균형을 잃지 않고, 시시한 어른으로 늙지 않으려 삶을 열심히 살아낸 흔적이 가득하다.

“김도훈은 당대의 냄새를 맡을 줄 안다.”
늘 변화의 최전선에 서있는 사람의 취향과 속내,
솔직한 허영과 자조적 유머를 엿보다

이 책은 〈허프포스트코리아〉 편집장 김도훈의 첫 번째 에세이다. 그는 영화 잡지 〈씨네21〉의 취재기자로 경력을 시작해 패션 잡지 〈긱 매거진〉의 피쳐 디렉터를 거쳤다. 뉴미디어 관련 인터뷰나 영화 GV 현장에서도 볼 수 있는 그는 〈엘르코리아〉, 〈디 에디트〉, 〈빌리브〉 같은 라이프스타일 잡지나 공간 매거진부터 〈한겨레21〉 같은 시사 주간지에도 자주 이름을 올린다. 주변에서는 그를 일 중독자라고 말한다. 자신은 잡지 중독자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온갖 매체에 등장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일 중독자 맞다. 잡지 중독자도 맞다.

2004년부터 글 쓰는 업을 해온 그의 글을 많은 매체가 계속해서 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글로 다룰 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거대담론이 저물고 영화가 새로운 담론을 만들던 시기에는 영화 잡지에 있었다. 옷을 너무나 사랑하는 그는 가장 빠르게 변하는 분야 중 하나인 패션 잡지에도 몸을 담았다. 온라인 매체가 대안으로 떠오르던 2014년부터 지금까지 대표적인 뉴미디어의 편집장으로 있다.
사람, 영화, 도시, 옷, 물건, 정치까지 그가 글로 다루는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정제된 단문으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쓴다. 이 책에 솎아내고 엮은 글들은 그가 17년 동안 써온 글 중 가장 아끼는 것들이다. 매체에 기고하지 않고 남겨두었던 개인적 에피소드들도 있다. 거기엔 솔직한 허영과 자조적 유머가 있다. 세련된 취향을 쌓아올린 순간의 감각들이 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건 늘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의 속마음을, 그 특별한 상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갖는 것이다.

정제된 단문에는 어른스러운 청년의 사려 깊음이,
청년 같은 중년의 재기 발랄함이 있다.

김도훈은 외항선 선장이었던 아버지가 사다 준 일본 장난감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거나 프라모델을 조립하거나 썩은 바다에서 게를 잡으며 유년을 보냈다. 한국 최초의 세계여행기 〈김찬삼의 세계여행〉을 보면서 언젠가 바다를 건너겠다는 꿈을 꾸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캠퍼스 강당에서 불법 복제된 〈중경삼림〉을 상영하고 영화 잡지가 생겨나던, 그에 따르면 ‘한국 역사상 가장 멋지게 얄팍했던’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그리고 지금, 신경질적인 소음으로 가득한 서울에서, 그에 따르면 ‘착실하고 성실하게’ 중년에 접어드는 중이다. 하지만 편집자가 보기에 아무래도 ‘착실한 중년’이 되기엔 틀린 것 같다. 이 글이 그 증거다.

“친구의 집도 거기에 있었다. 담쟁이 넝쿨도 거기에 있었다. 정원도 거기에 있었다. 벨도 거기에 있었다. 벨을 누르기만 하면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건너편에 앉아서 담배를 한 대 피웠다. 담배를 세 번 목으로 넘기기도 전에 누군가의 실루엣이 철제 문 뒤로 보였다. 친구였다. 어린 시절보다 좀 더 살이 찌고, 30대 중반이 된 친구가 거기에 있었다. 추리닝을 입고 있었다. 정원에 물을 주고 있었다. (중략)
나는 곧장 서울로 올라왔다. 매몰차게 거대한 서울은 피하고 싶은 기억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도시였다. 바다도 없었다. 항구도 없었다. 적산가옥이 모여 있는 동네도 없었다. 친구의 이층집도 없었다. 정원에서 물을 주다가 문득 돌아보는 친구도 없었다. 서울에는 과거를 떠오르게 할 어떤 것도 없었다. 존재하는 건 오직 미래뿐이었다. 미래는 흐릿해서 무서웠다. 과거처럼 선명해서 무섭지는 않았다.”
- 〈1부_괜찮음과 안 괜찮음 사이에서〉, ‘마산에서 일어난 일은 마산에 머물러야 한다’ 중

이 글에서는 80년대 항구도시 마산의 적산가옥 골목과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친구가 등장한다. 그러나 자신은 결국 선명해서 무서운 과거로부터 흐릿해서 무서운 미래로 도망쳐버린다. 확실한 과거의 공포와 불확실한 미래의 불안. 선택지가 앞에 있을 때, 사람은 보다 견디기 편한 쪽을 택하게 마련이다. 그에게는 불확실함 쪽이 견디기 편했던 모양이다. 불확실함 속에서 감각하는 안정. 그건 거대한 도시의 속성과도 잘 포개진다.

도시는 늘 변화하고 많은 게 불확실하다. 도시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다.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너무 복잡한 것들로 가득하다. 그런 채로 작동한다. 그래서 도시에 산다면 어느 정도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의 외로움도 필연적이다. 도시를 살아간다는 건 이 모든 걸 견뎌낸다는 것이다.
김도훈은 도시를 잘 견디는 방법을 안다. 그는 도시를 닮았다. 복잡한 도시만큼 복잡한, 이율배반적인 존재임을 받아들인다. 내면에 여러 겹의 레이어가 쌓여 있다는 걸 인정한다. 그런 사람은 도저히 착실한 중년이 될 수가 없다. 언제고 어른스러운 사려 깊음을, 청년 같은 재기발랄함을 오갈 것이다.

 

목차

 

서문_위악적이지만 필요한 것이 있다

1부_괜찮음과 안 괜찮음 사이에서
나는 포르쉐를 사야 했다
상담을 받았다
바다는 고양이에게 있었다
마산에서 일어난 일은 마산에 머물러야 한다
나는 모든 것을 모은다
김찬삼의 세계여행기
트렌치코트를 입은 여인
아버지의 마중
개가 죽었다
어젯밤의 카레 맛
화초 토막 살해범의 눈물
나는 잡지 중독자다
나, 어른은 아니었네
나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얄팍한 시대의 퇴장
우리는 모두 썸머 홀리데이를 간다
젊음을 봉인한 영화
어쩌겠나, 모두가 다프트 펑크가 될 순 없는 걸
너의 엑스세대 아저씨

2부_품격과 허영 사이에서
인간의 집
장인의 흔적
서울도 희망이 있었다
서울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영화는 잊힌 영화다
베이글을 샀다
쏙독새의 카페에는 쏙독새의 마음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마법 같은 한마디
모두가 커피를 들고 쇼윈도를 들여다봤다
옷방을 정리했다
생수를 샀다
100퍼센트의 택시는 존재한다
나는 운전을 하지 않을 것이다
완벽하게 무의미하게
가난하고 섹시하게
폴린 카엘은 남았다
잡지가 사라졌다
금각사를 불태우라

3부_쓸모와 쓸모없음 사이에서
나는 장난감을 사는 중년인다
쓸모 있는 쓸모없는 것들
나는 왜 지방시를 태우지 못했는가
신다 보니 좋았고, 좋다 보니 신었다
티셔츠는 캔버스다
100퍼센트의 면티를 찾는 법
여자 옷을 샀다
스카프는 화려하고 당신은 용감하다
평양의 니콜라스 케이지
신발을 샀다
안경을 샀다
나는 모카포트를 포기하고야 말았다
커피와 담배는 한때는 커플이었다
비행기에서 마시는 신의 물방울
마지막 음식
물은 물이고 라면은 라면이다

4부_옳음과 현실 사이에서
우리에게는 더 많은 백플립이 필요하다
나는 모피를 반대하지 않는다
슬픈 쥐를 보았다 1
슬픈 쥐를 보았다 2
동물윤리적으로 사과하기, 동물윤리적으로 겨울나기
나는 비닐백이 아니랍니다
정글짐을 돌려줘
옳은 시위와 틀린 시위
정치적으로 불공정한 웃기는 농담
진보·보수를 수술로 고칠 수 있을까?
‘월가’ 아닌 우리 모두의 얼굴에 침 뱉기
우주에서 죽은 개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 세월호의 시간을 건너는 가족들의 육성기록 /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외  / 구입 중

 

▶ 세월호를 읽다 : 세월호 3주기 맞춰 나온 책 10여권   http://jisanlib.tistory.com/2738

▶ 세월호 관련 도서 및 ‘세월호 기억저장소’  http://jisanlib.tistory.com/2016

▶ [영상] 세월호 추모곡 ‘멈춰진 시간이 다시 흘러’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90150.html?_fr=mt2

 

[영상] 세월호 추모곡 ‘멈춰진 시간이 다시 흘러’

[4년만의 작곡노트] 작사·작곡 남의집이불속

www.hani.co.kr

▶ 살아남은 상처 딛고…세상의 고통에 손 내밀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90154.html?_fr=mt1

 

살아남은 상처 딛고…세상의 고통에 손 내밀다

김탁환 작가가 만난 ‘생존 학생’ 4명 이야기

www.hani.co.kr

책소개

 

상실과 고통을 안은 채 낯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세월호 가족의 목소리

세월호 참사 이후 5년. 이제 그만 잊으라고 말하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세월호 참사란 과연 무엇이었는지, 그 사건은 과연 종결된 것인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지, 우리는 과연 그들의 고통과 무관한지 성찰하게 하는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다시 봄이 올 거예요》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생존학생의 육성을 기록하고 이를 널리 알림으로써 참사에 대한 사회적 기억과 공감을 확산해온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의 세 번째 책이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어떤 궤적을 그렸는지 추적하는 이 책은 유가족이 겪은 지난 5년의 경험과 감정을 생생히 기록한 절절한 증언집이자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민낯을 폭로하면서 기억과 고통, 권력의 작동 문제를 파헤친다. 1장 고통의 단어 사전에서는 여느 사람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어들을 통해 무너진 일상의 결을 하나씩 살핌으로써 세월호라는 사회적 참사가 개인에게 남긴 고통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2장 세월호의 지도는 세월호의 공간에 새겨진 기억에 대해 말하고, 3장 416가족의 탄생은 지난 5년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운동을 견인해온 416 가족협의회가 어떤 변화의 과정을 밟았는지 담았다. 4장 가족의 재구성은 재난이 가족을 어떻게 뒤흔들고,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되묻게 한다. 5장 다시 만난 세계는 사회적 관계가 어떻게 부서지고 다시 만들어지는가에 관해 이야기하고, 6장 시간의 숨결은 세월호가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망각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약할 수 없는 긴 싸움을 해나가는 세월호 가족의 마음을 담았다.

 

 

출판사 서평

 

세월호 참사 이후 5년, 한국사회의 심연을 밝혀온 유가족의 목소리
달라진 세상에서 우리는 이들에게 무엇을 묻고 무엇을 들을 것인가

오는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5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3월 18일엔 세월호 투쟁의 상징이었던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와 천막이 철거되었다. 팽목항에서 세월호가 침몰하던 순간부터 수년간 이어졌던 유가족의 단식?삭발?도보행진?집회,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광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 결정, 그리고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 지난 5년은 격변의 시간이었고 사건 해결의 진전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는 이 시간 속에서 참사를 겪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어떠한 궤적을 그렸는지 추적하는 곡진한 기록이다. 유가족이 겪은 지난 5년의 경험과 감정을 생생히 기록한 절절한 증언집이자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민낯을 폭로하면서 기억과 고통, 권력의 작동 문제를 파헤친다.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이자 국가폭력의 희생자인 세월호 가족이 그날의 진실을 냉철하게 질문하고 한국사회의 깊은 균열과 부정의를 직시한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기록문학으로 자리매김할 만하다. 이 책은 이제 그만 잊으라고 말하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세월호 참사란 과연 무엇이었는지, 그 사건은 과연 종결된 것인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지, 우리는 과연 그들의 고통과 무관한지 같은 물음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줄 것이다. 그동안 『금요일엔 돌아오렴』(2015) 『다시 봄이 올 거예요』(2016)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학생의 육성을 기록하고 이를 널리 알림으로써 이 참사에 대한 사회적 기억과 공감을 확산해온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의 세번째 책.

타인의 고통은 제각기 다르다: 정형화된 유가족 프레임을 넘어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은 2018년 여름부터 416가족협의회에서 활동하는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을 만나기 시작했다.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5명의 기록자가 57명을 인터뷰했으며, 단원고 희생학생 가족뿐 아니라 생존학생 가족, 희생교사 가족이 이 인터뷰에 기꺼이 마음을 내어주었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담은 기존의 세월호 관련도서들이 희생학생들의 부모와 형제자매, 친구들의 압도적인 슬픔, 상실감에 주로 주목하고 있었다면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는 피해자라는 정형화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유가족이라는 동질적인 정체성이 다양화되어가는 모습을 담담한 언어로 세밀하게 그린다.
5년이 흐르는 동안 유가족들은 저마다 달라진 삶의 지형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고통의 시차도 제각각 다르다. 유가족의 특징을 하나로 뭉뚱그리지 않고 그들의 차이를 더듬어 살피는 것, 그 일로부터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응답하는 사회가 가능해질 것이다. 유가족의 고통을 단순화하고 부각하는 행위는 그 고통을 소비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으며, 고통의 강도에 집중할수록 슬픔과 연민의 늪에 빠지고 ‘세월호 참사’라는 정치적 문제는 감정적이고 추상적인 문제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모든 정치적 문제는 구체적인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이 처한 지형을 섬세하게 식별할 때 우리는 한국사회의 변화를 열어젖힐 토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이 책이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되리라 기대한다.

사회적 참사는 어떻게 개인의 일상을 부수어놓는가

1장 ‘고통의 단어 사전’에는 머리카락(41면), 문고리(44면), 밥통(49면), 에어컨(61면)처럼 여느 사람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어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은 ‘일상’이라고 알고 있던 모든 것이 부서지는 경험을 했다. 물건과 행동과 사건의 의미가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경험을 진솔한 언어로 풀어내 무너진 일상의 결을 하나씩 살핌으로써 ‘세월호’라는 사회적 참사가 개인에게 남긴 고통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2장 ‘세월호의 지도’는 팽목항(92면), 단원고(108면), 동거차도(114면), 광화문(126면), 생명안전공원(132면) 등 세월호의 공간에 새겨진 기억에 대해 말한다. 팽목항에서 아이의 시신을 확인할 때, 단원고에서 기억교실을 이전할 때, 광화문에서 경찰의 강경진압에 맞설 때 등 이 공간들에 대한 유가족의 기억은 대체로 참담하다. 세월호의 지도가 그리는 공간들은 참사 이후 지금까지 유가족들에게 자행된 사회적 부정의를 증언한다.
4장 ‘가족의 재구성’은 재난이 가족을 어떻게 뒤흔들고,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되묻게 한다. 상실을 안은 가족 구성원들은 기존의 가족 이데올로기, 관습적인 역할규범과 충돌하면서 가족과 부모됨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고 재구성해간다. 상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존재와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사유를 끌어내는 모습이 먹먹한 울림을 준다.

슬픔과 고통은 어떻게 연대와 투쟁이 되는가

3장 ‘416가족의 탄생’은 지난 5년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운동을 견인해온 ‘416 가족협의회’가 어떤 변화의 과정을 밟았는지 담았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부모들이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에 나서야 했을 때 맞닥뜨린 어려움의 장면들이 선연하게 펼쳐진다. 보상금과 기억교실 등을 둘러싼 갈등, 투쟁에 나선 가족과 그러지 못한 가족,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 간의 서로 다른 입장 등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와중에도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건 416가족뿐이라는 것을 서서히 깨달아가는 과정이 뭉클하다.
5장 ‘다시 만난 세계’는 사회적 관계가 어떻게 부서지고 다시 만들어지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일베 등의 보수세력뿐 아니라 가까운 이웃과 친지로부터도 외면을 경험한 유가족들이 곁에 서준 시민들의 힘 덕분에 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고 싸워나가야 할 힘을 얻게 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5?18, 천안함 사건, 대구지하철 참사 등 한국사회의 참혹한 사건에 대해 새롭게 눈뜨고 소외된 사람들과 연대하게 되면서 정치적 주체로 각성하는 장면에서 고통 속에서도 싸우기를 멈추지 않는 유가족들의 용기를 배우게 된다.
6장 ‘시간의 숨결’은 세월호가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망각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약할 수 없는 긴 싸움을 해나가는 세월호 가족의 마음을 담았다. 불안과 기대로 진동하는 유가족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사실상 하나의 이야기, 즉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숨김없이 밝히고 애도가 가능할 사회적인 조건이 아직은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진상규명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유가족들의 곁에서 우리의 과제는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한국사회의 심연과 균열을 목도한 유가족, 이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

이 책에는 세월호 가족의 증언뿐 아니라 인권활동가 박래군, 사회학자 엄기호가 각각 세월호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움직임을 사회운동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사회적 참사에서 유가족이란 어떤 존재인지 철학적으로 해석한 글을 덧붙였다. 4?16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한 박래군은 지난 5년 동안 누구보다 세월호 가족 가까이에서 투쟁에 함께해왔다. 가끔 유가족들은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라며 투쟁의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지만, 박래군은 그간 세월호가 한국사회에 불러일으킨 제도와 인식의 변화를 조목조목 짚어줌으로써 희망의 가능성을 전망한다.
엄기호는 비단 세월호 유가족뿐 아니라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등을 호명하면서 한국사회에서 유가족이 “이 사회의 깊은 심연, 봉합 불가능한 균열”(381면)을 폭로한 존재였음을 밝힌다. 이러한 맥락에서 엄기호는 우리가 유가족의 말을 통해 들어야 하는 진상은 “그 순간에 대한 유가족의 고통이나 견해, 입장이 아니라, 참사 이후 이들이 ‘동시대인’으로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가”(387면)라는 것을 역설한다. 이러한 질문은 이 책의 독자들이 세월호 가족의 목소리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중요한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목차

 

여는 글_봄은 어떻게 다시 오는가
세월호의 시간

1장 고통의 단어 사전_홍은전

2장 세월호의 지도_유해정
팽목 / 안산 / 단원고 / 동거차도 / 목포 / 광화문과 청운동 / 생명안전공원

3장 416가족의 탄생_미류
모르는 사람들 / 개척의 시간 / 조직의 무게 / 공통분모 위에서 / 천직의 기로 / 프로가 얻는 것 / 싸움, 소중한 / 목숨값 / 지속 가능한 싸움을 위해 / 가족, 되기보다 하기

* 세월호 참사 이후 5년, 가능성을 만들어온 시간_박래군

4장 가족의 재구성_박희정
이름의 뒤편 / 부서진 자리 / 다시, 부모가 된다는 것 / 친족 관계에 관한 소고 / 살아가야만 하는 날들

5장 다시 만난 세계_이호연
낯선 두려움 / 조각난 믿음 / 타자의 얼굴 / 시선의 무게 / 다가온 손길 / 고군분투 / 응답의 몸짓 / 깨달음 / 세상 물정 아는 어른 / 이끌린 질문 / 길에 서다

6장 시간의 숨결_유해정
기억의 수명 / 장소의 온도 / 짧지만, 모두, 영원한 / 원하는 진실과 진실을 원하는 것의 차이 / 죽음의 가치, 고통의 등급 / 시간을 견디는 법 / 보통의 행복

* 우린, 아직 동시대인이 아니다_엄기호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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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 사용법 / 백영옥

811.4 백64ㄱ

인문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매일 읽고 매일 쓰는 작가 백영옥이 간직해온 문장들을 우리에게 건네다!

추억 속 빨강머리 앤을 우리 곁으로 다시 불러내 희망과 위로의 말들로 많은 독자들과 공감을 나누었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의 저자 백영옥이 매일의 독서와 일상 속에서 수집한 보석 같은 문장들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1년에 500여 권의 책을 읽는 활자 중독자이자 문장 수집가인 저자가 오랫동안 차곡차곡 모아온 밑줄 가운데서 고르고 고른 인생의 문장들을 소개하는 에세이다.

책을 읽다가, 영화를 보다가, 텔레비전을 보다가, 길에서 마주친 글귀에서 문득문득 마음을 흔들었던 문장들을 꼼꼼하게 모아, 위로가 필요할 어느 날, 누군가를 위해 밑줄 처방전을 만들어 온 저자만의 밑줄 사용법이 담겨 있는 독서 노하우이자,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어떤 말보다 포근한 위로가 되는 문장을 처방해주는 밑줄 처방전이다.

 

 

출판사 서평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작가 백영옥이 일상 곳곳에서 수집한 치유의 밑줄들


“저의 밑줄 중 단 하나라도 당신의 상처에 가닿아 연고처럼 스민다면
그것으로 저는 정말 기쁠 거예요.”

세상에 아무도 없는 듯 아픔이 찾아올 때 나에게 들려주는 위로의 문장!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을 통해 추억 속 ‘빨강머리 앤’을 우리 곁으로 다시 불러내 희망과 위로의 말들로 많은 독자들과 공감을 나눈 백영옥 작가가 이번에는 매일의 독서와 일상 속에서 수집한 보석 같은 문장들을 전한다.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는 1년에 500여 권의 책을 읽는 ‘활자 중독자’이자 ‘문장 수집가’인 백영옥 작가가 오랫동안 차곡차곡 모아온 밑줄 가운데서 고르고 고른 ‘인생의 문장들’을 소개하는 에세이다. 동시에 백영옥 작가만의 ‘밑줄 사용법’이 담겨 있는 독서 노하우이자,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어떤 말보다 포근한 위로가 되는 문장을 처방해주는 ‘밑줄 처방전’이다.

백영옥 작가는 책을 읽다가, 영화를 보다가, 텔레비전을 보다가, 길에서 마주친 글귀에서 문득문득 마음을 흔들었던 문장들을 꼼꼼하게 모아, 위로가 필요할 어느 날, 누군가를 위해 밑줄 처방전을 만들어왔다. 평소에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시와 소설, 산문집, 자기계발서 등을 다양하게 읽고, 세상 곳곳 삶의 모습에 관심이 많은 백영옥 작가는, 그냥 지나쳐버리기 쉬운 문장들에 시선을 멈추고 그녀만의 따스한 감각으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해 밑줄을 긋는다.

매일 읽고 매일 쓰는 사람이 전하는 문장처방
‘이 밑줄이 당신에게 스민다면……’


이 책에는 순간적으로 반짝이며 가슴을 찌르고 들어오는 문장들의 정수가, 그러한 문장들을 우리 삶과 연결해 다시 읽어주는 작가만의 치유의 메시지가 녹아 있다.
백영옥 작가는 매일매일 일상 곳곳에서 밑줄을 수집해, 아픔을 토로하는 사람에게 약 대신 처방할 수 있는 문장을 쓴다. 상처의 시간을 겪은 사람들에게 잠이 오지 않을 때 마시는 따뜻한 차 한잔과 같은 문장으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작가의 오랜 기쁨이다.
작가는 좋아하는 시는 반복해서 읽고, 좋아하는 작가의 습관은 본인의 생활로 만들어버릴 만큼 책을 사랑한다. 하루키 때문에 파스타와 함께 맥주를 자주 마시고, 아멜리 노통브 때문에 소설을 쓰기 전 진한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됐다.
작가는 말한다. 바라고 바라던 것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끝내 포기하지 않도록 작가 자신을 붙들었던 곳은 책이었다고. 작가는 그 자신만의 안전지대인 책 속에서 밑줄을 긋고, 그 문장을 통해 ‘너를 통과한 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약함을 내보일 수 있는 게 진짜 용기예요
가끔은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사랑의 한가운데서 사람의 마음은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영영 모르게 된 사람처럼 헤매는 이들을 위해, 혼자가 더 편하지만 이따금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이들을 위해, 누군가의 안부를 묻고 싶지만 망설이고만 있는 이들을 위해, 옆에 있는 사람을 위로하고 싶지만 위로하는 법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백영옥 작가는 간직해둔 문장들을 가만히 건넨다.
때로는 약함을 내보일 수 있는 게 진짜 용기이다. 맑은 날만 계속되면 사막이 되듯, 비 온 후 아름다운 무지개를 볼 수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울고 싶으면 마음껏 울고, 기쁘면 마음껏 그 기쁨을 즐기라고, 가끔은 그냥 흘러넘쳐도 좋다고 작가는 전한다.

서점 직원 시절부터 늘 책방을 열고 싶었습니다.
그 서점이 약국처럼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책 속의 문장을 약 대신 처방해주는 동네 약방처럼요.

저는 연애 불능자예요, 저는 선택장애가 있어요,
저는 거절을 못하는 병이 있습니다, 라고 아픔을 토로하는 사람들에게
해열제나 감기약처럼 아플 때 읽으면 좋을 책을 골라 처방해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그어온 책 속 밑줄 중 단 하나라도
당신의 상처에 가닿아 연고처럼 스민다면
그것으로 저는 정말 기쁠 거예요.
―‘프롤로그’ 중에서

 

 

 

목차

 

 

프롤로그 이 밑줄이 당신에게 스민다면

- 나는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
말하고 싶지만 말하고 싶지 않은 날
사랑이 저지른 짓
이별주의보
너무 사랑하는 병
비라도 내리면 널 붙잡을 수 있을 텐데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
독신의 외로움, 결혼의 노여움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

- 나에겐 내가 있지만 너를 기다려
어둠 속에서 어둠을 보는 법
당신의 사진을 가지고 싶어, 모든 사람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왈칵 흐르는
너를 통과한 나
배워서 남 주자
나에겐 내가 있지만 너를 기다려
내게 와준 고마운 것들
흘러간, 놓아준 것들
78세 나모씨의 유서
별 헤는 밤

- 내 영혼아, 조용히 앉아 있자
종이 피아노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내 영혼아, 조용히 앉아 있자
기도는 나에게 건네는 위로
365일과 36.5도
마음이 힘든 날에는 왼손으로
다름과 틀림
‘좋아요’ 100개가 목표인 당신에게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

- 지구인에게는 지구력이 필요합니다
지구인과 지구력
버리는 삶과 버티는 삶
어디에도 없는, 어디에도 있는
경찰견 가벨
매일 읽고 매일 쓰는 사람이 되는 일
평균의 종말
대구 시청님, 고맙습니다!
행복의 조건
행운에 속지 마라
삶에는 바람이 붑니다
산책은 마음의 관광
앉는 법, 서는 법, 걷는 법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 마음을 다해 대충 산다는 것
우리는 애쓰며 산다
일상을 시로 만드는 마법에 대하여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스트레스의 힘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가끔은 쉼표
인생을 바꾼 2분
틈, 바람이 지나가는 길
어른의 맛
여행하지 않을 자유
밥 먹지 않은 자, 일하지 말라!

-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어린 날입니다
가장 하고 싶은 바로 그 일을 하렴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어린 날
몸의 일기
누구보다 불행할 수 있는 조건
여기에 머무는 여행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나 보란 듯 살자
이제야 보이는 것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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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것도 아닐까 봐 : 도시 생활자의 마음 공황 / 박상아

811.8 박51ㄴ

인문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중요한 사람이라는 착각, 이 정도면 괜찮은 삶이라는 자기 최면……
어느 날, 참고 외면했던 내 마음이 내 몸에 화를 냈다.
공황장애라는 형태로.

숨 막히는 대중교통 출퇴근길과 누군가의 화받이로 전락한 직장생활 속에서도 ‘나는 중요한 사람’이란 착각으로 버텨낸다. 광대처럼 웃으며 실제 감정은 뒤로 미뤄놓은 채 ‘이 정도면 괜찮은 인생’이라며 자기 최면을 건다. 스스로에게 혹은 가족에게 창피한 삶이 되지 않기 위해서, 사람 구실 정도는 하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 그렇게 우리는 매일의 삶을 그리도 촘촘히 엮어 짜내고 있다. 정작 가장 중요한 자신의 감정은 빼놓고서 말이다.
“참 다소곳하고 여성스럽네요.”라는 능란한 갑의 횡포에 길들여진 사회생활, 아티스트라는 꿈 대신 선택한 광고 아트디렉터라는 생업, 믿음을 져버린 연인 때문에 미래의 가능성까지 거세된 사랑……. 그 모든 것이 다 원인이자, 그 어떤 것도 직접적인 원인이라 단정 지을 수 없이 찾아온 마음의 병. 『내가 아무것도 아닐까 봐』의 저자 박상아는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공황장애를 안고 살아온 지 6년이 되었다. 누구나 겪는 스트레스 때문에 숨이 막히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점심에 먹은 것이 잘못되어 헛구역질 나는 줄 알았다. 그러다 의지와는 별개로 자신의 몸이 도마 위 횟감처럼 고통스럽게 펄떡대는 경험을 하고서야 그녀는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뒤집힐 만큼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6년 동안 그녀는 정신과 폐쇄 병동 입·퇴원을 반복했고, 정상인의 삶과 공황 상태의 삶에 발 하나씩을 담가 부자연스럽고 아슬아슬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글이라는 형태로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렇게 공황을 겪고 있는 저자가 스스로를 위해 기록한 것이자, 그녀처럼 바쁘다는 핑계로 자기 마음을 별것 아닌 듯 대하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다.
옹알이로 말을 배우듯 감정을 공부해나가는 그녀는, 늦었지만 더 절박하게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언어화했다. 그런 만큼 자기과시나 인위적인 꾸밈이 걸러진 문장 하나하나에 바쁜 도시를 살아가며 아파본 자의 밀도 높은 감정들이 꽉 들어차 있다. 또한 그림에 꿈이 있던 만큼 한눈에 사로잡는 저자의 일러스트는 그녀가 겪고 있는 아픔에 독자들이 더 몰입하게 만든다.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지 못한 후회와, 그 누구라도 그렇듯 아직은 결론 없는 삶에 대한 희망이 공존한다.

 

 

출판사 서평

 

★ 정상과 공황 속을 동시에 살아가는 어느 도시 생활자의 기록들

“내 마음이라서…… 별것 아닌 줄 알았다.”
삶의 뒤편으로 밀어둔 감정들의 절박한 독백


국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에서 4차원 캐릭터로 맹활약 중인 만화가 기안84(본명 김희민). 평소 밝고 해맑아 보이기만 하던 그가 방송 중, 자신이 몇 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음을 고백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공황장애는 백 프로 싫은 기분이에요. 희망이 없는 것 같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고, 사람 많은 곳에도 가질 못해요. 정말 지독해서 도무지 무슨 병인지조차 모르겠어요.”
그뿐만 아니라, 최근 내로라하는 유명 연예인들이 이 병으로 고통 받고 있음을 잇따라 밝히면서 공황장애라는 명칭이 전보다 비교적 대중에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에 대해 가지는 편견이나 오해는 여전하다. 흔히, 사람들은 “너무 생각이 많아서 걸리는 병 아니야? 바쁘게 일하다 보면 괜찮아질 것 같은데.”, “매사 여유롭게 생각해봐.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고.” 식으로 공황장애에 대해 말한다. 심지어는 조금 긴장되는 상황에서 “나 지금 너무 떨려서 공황장애에 걸린 것 같아.”란 말을 장난스럽게 던지는 경우도 더러 목격하곤 한다. 이토록 왜곡된 생각과 말들은 실제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에게 제2의 고통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가볍게 말해지기엔 그들이 겪고 있는 것은 무서울 정도로 무겁고 파괴력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이런 편견에 맞서 최근에는 신경정신과적 질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속속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그중 『내가 아무것도 아닐까 봐』는 상의가 벗겨진 한 여성이 뒤돌아서 있고, 울렁대는 주변의 물결무늬 그림이 불안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그림이 주는 인상 때문일까? 대놓고 제목에 공황장애, 죽음, 불안 등의 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알게 모르게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을 잡아끄는 묘한 힘이 있다.

‘그냥 느끼는 거다. 죽음의 공포와 고통의 비명을, 불안으로 요동치는 심장 박동을. 도마 위에 산 채로 썰어지는 횟감처럼 꼼짝없이 죽음의 공포에 갇혀서 세포 하나하나로 고통의 극을. 혀가 기도를 틀어막고 숨쉬기를 거부하면 고통이 횡격막과 심장을 쥐고 흔들어댄다. 뻣뻣하게 굳어가는 몸이 죽음으로 튀어오르기를 반복하면서 육체를 팽개쳐버린다. 받아들이는 것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공황 발작이 일어났을 때의 느낌을 이 책의 저자 박상아는 이렇게 묘사한다. 잘나가는 패션 광고 아트디렉터였던 그녀는 6년 전 공황장애로 진단 받았다. 극단의 고통, 발작, 호흡 곤란, 헛구역질 등의 증상으로 응급실과 집을 전전하던 그녀는 결국 신경정신과 폐쇄 병동에 입원해야 했다.
사실 저자는 처음 증상이 나타나고서 2년 동안은 그저 누구나 겪는 정도의 스트레스, 혹은 가벼운 소화 장애 정도로 여겼다. 극심한 사회생활의 압박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모르는 척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그러다 믿었던 연인과의 관계가 깨지면서 꿈틀대던 감정은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녀의 감정은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자신의 몸에 공황장애라는 형태로 화를 냈다. 그녀의 몸은 불안에 떨며 격렬한 고통으로 펄떡댔다. 죽음에서 겨우 건져진 그녀는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마주했다. 그동안 회피하기 급급했던 감정들은 그렇게 언어화되고, 그림으로 그려져 이 책이 되었다.

나조차도 예상할 수 없는,
그래서 누구에게도 이해될 수 없는


“그거 한가해서 걸리는 병 아니야? 뭔가를 좀 바쁘게 해봐.”
저자가 지인에게 공황장애에 걸렸음을 말하자 되돌아온 답이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다고 항변하고 싶지만, 부질없음을 알고 있기에 그녀는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암 같은 병이었다면,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누구나 납득 가능하고 누구에게나 설명 가능한 병. 정신과의 병이 아닌 다른 과의 병. 나의 가족이 이 병에 걸린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가족 중에 정신과에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창피해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또 걱정했다.

공황장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여러 학설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것은 없다. 또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개개인에게 어떤 상황에서 발작이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지 물었을 때 이에 확답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다. 이 증상들이 나타나는 상황은 예측 불가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예상할 수 없기에 그 누구에게도 설명하기 어려운 병. 그러다 보니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대부분은 주변에 자신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리지 못한다. 타인의 편견이나 오해를 풀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니 침묵을 택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듯 차라리 암과 같이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 가능한 병이었다면 좋겠다고 말한다. 가족들이 가슴 아플지언정 창피해지지는 않는 병이었다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그녀의 말 속에 공황장애인이 가지고 있을 심적 고통의 무게가 느껴진다.
이 책은 그래서 비슷한 아픔이 있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동시에 외로운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또한 증상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편견이나 무지 때문에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해 병을 키우는 이들에게 훌륭한 조언이 된다.

삶의 전부가 행복한 사람은 없다.
삶의 전부가 불행한 사람도 없다.


저자는 6년 전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곁에 있는 친구처럼 공황장애와 불안을 껴안고 살아가고 있다. 가능성이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새로운 사랑의 기회를 찾았고, 공황장애까지 품어준 남자와 결혼하여 보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앞만 보고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내느라 치열하게 살아왔던, 또한 자신이 가진 것에 비해 화려함에 취해야 하는 직업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그녀의 삶은 결혼과 안정된 환경 속에서 조금 더 희망적인 색채를 띠게 되었다.
물론 공황장애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불안의 뿌리에 있던 자신의 존재 의미에 대해서 여유롭고 편안한 시각을 가지게 되었을 뿐이다. 생활을 위해 돈을 벌어야만 하는 삶, 일 못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치열해야 했던 생활 대신, 꽃을 사는 여유와 스스로를 위해 요리를 하는 즐거움과 같은 것을 말이다.
그녀는 여전히 진행 중인 불안 속에서도 스스로에게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꿈, 사랑,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약간의 돈, 그리고 존재의 증명’이라는 답을 나열하며, 마지막에 ‘그 사이사이 마음을 다독이며 지켜내는 일’이라고 말한다. 별것 아닌 줄 알았던 자신의 마음이 삶의 전부를 흔들어놓을 수 있음을 깨달았기에 그녀는 앞으로의 자기감정을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이는 비단 공황장애인뿐 아니라,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책은 자신의 마음을 소중히 다루지 못해왔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예방주사의 역할을 할 것이다.
누구의 삶도 전부 행복하지 못한 것처럼, 그녀의 삶도 전부 불행한 것만은 아니다. 그렇게 오늘도 글을 쓰고 일을 하고 보통의 삶을 살아나가는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명확한 답은 아니지만, 상쾌한 희망을 던져준다. 요컨대, 그녀의 결론 없는 삶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우리 모두, 그 누구의 삶이라도 그렇듯이 말이다.

 

 

목차

 

프롤로그

1.
달고 쓸쓸한 풍경
시들어간다는 것
발작
정상의 정의
공황장애는 이해될 수 없다
공황장애라는 병
공허
숨통
입원
초라한 기억
병동의 일상
담배
부모님
아이러니
희극
마비

2.
중요한 사람이라는 착각
억압
공황의 시작
그림자
역류
PAUSE
질주의 이유
스스로에게 미안한 삶
서울의 비둘기
쉽게 사는 것은 없다
살아남는 법
가면과 가식의 차이
민낯
예민함과 까탈스러움의 차이
화받이
회의 시간

3.
이별, 비극을 부여잡고 운다
나의 이별
사랑의 마음
무의식의 언어
마음
감정이 쌓이는 과정
마음의 자해
욕망
회피
불안
공허와 공황
느낌의 거세
솔직함
눈빛의 언어
행복은 과거형이다
행복과 불행
마음의 힘
편견
비밀
오만함
병동에서
자유 산책
반점, 그리고 희망
변덕
마음이 아픈 사람들
가짜 위로

4.
두 개의 세계
요양
겨울의 바다에서
외로움 혹은 불편함
시간 낭비
경고
쉬는 시간
불안의 끝에는
산다는 것, 자유가 있을까?
만약에
글 1
글 2
산다는 건

5.
과호흡
가족
품는다는 것, 품어진다는 것 1
품는다는 것, 품어진다는 것 2
엄마의 생일
한숨
무당
사랑의 방식

서울
비울 자격
루틴
인정
나답게
살면서
남들처럼만
가난한 나의 부자의 취향
도시의 삶은 치열하다
마음의 속도
불평불만
새장의 역설
씨발 정신
칭찬의 칼
존재의 증명
사회생활 잘하는 새로운 방법
소망
다시는 못할 것 같던 일
나는 바랍니다
결혼
생활
취향의 사치
체온
위로
마음은 나를 살리려 한다
행복은 어디에나 있다
행복과 슬픔
동화

6.
이해 또는 오해
나이가 든다는 건
간격
나는, 나다
닮은 사람
떠나보내는 일
데자뷔
반복
삶의 안부
마음의 겁
오해 1
오해 2
솔직함
신경안정제
도망
마음의 이해
살아 있다

에필로그

 

<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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