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질병부담(The Global Burden of Diseases)에 의하면 2019년 기준으로 11억 3,000만 명 흡연자가 7조 4,100억 개비의 담배를 소비했다. 그중 4분의 3분량의 담배꽁초가 버려졌다. 버려진 담배꽁초는 하수구를 통해 강, 호수, 바다 등으로 흘러간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발표된 36건의 담배꽁초의 독성과 관련한 논문은 생태계에 심각한 상황을 알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꽁초는 타다 남은 담뱃잎, 담배 섬유, 필터 등으로 구성됐다. 필터 소재는 ‘셀룰로스 아세테이트(Cellulose acetate)’의 극세사 다발로 포장됐다.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는 목재, 목화씨 등 식물에서 유래한 재료로 제조되는 미세플라스틱이다. 분해에 걸리는 시간은 14년. 온도, 습기, 가열된 질소 함량 조건이 미생물 분해를 어렵게 만든다.
문제는 담배꽁초가 물에 닿았을 때 유독물질과 섞여 나오는 침출수다. 여기에는 인체나 환경에 심각한 오염원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니코틴과 폼알데하이드, 사이안화수소, 비소와 카드뮴, 휘발성 유기물질이 포함됐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의하면 98개의 담배꽁초 침출수에 포함된 화학물질 중 1/3은 매우 유독하고 10%는 급성 및 만성 독성을 나타냈다.
영국 앵글리알러스킨대학교 생명과학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생태와 진화 경향(Trends in Ecology & Evolution)’을 통해 지금까지 여러 과학자가 발표한 연구를 증거 삼아 담배꽁초의 독성에 관한 심각성을 알렸다.
담배꽁초 4개 이상이면 수생 생물에게 치명적 독성
2006년 이후 현재까지 담배꽁초가 생태계에 미치는 생태독성학 관련 연구논문은 총 36건이 발표됐다. 꽁초에서 물과 섞여 나오는 침출수 영향이 커 육상보다는 수생생태계에 관한 연구가 더 많다. 육상 생태계는 담배꽁초 독성물질의 전파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이다.
침출수의 독성은 어느 정도일까. 수생 생물에게는 거의 치명적이라는 것이 연구자 대다수의 공통된 결론이다.
담배꽁초가 세 종의 유공충에게 피해를 주는 침출수 농도 비율. Rosalina globularis (파란색), Quinqueloculina spp. (빨간색) 및 Textularia agglutinans (녹색) ⓒ해양 환경 연구(Marine Environmental Research)╷프란체스카 카리디(FrancescaCaridi) 외╷doi-org-ssl.openlink.khu.ac.kr/10.1016/j.marenvres.2020.105150
다 핀 담배꽁초의 평균 무게는 약 310㎎. 가장 민감하다는 물벼룩류(Ceriodaphnia dubia)의 LC50(실험 생물 50%를 사망시키는 독성물질 농도)은 48시간 기준으로 꽁초의 침출수 0.125~0.25㎎ 정도다. 원생생물인 유공충은 48시간 기준으로 리터당 4개 꽁초 이상에서 나온 침출수가 껍질 생성을 떨어뜨리거나 사망하게 했다.
또, 유공충보다 큰 이매패류의 경우 꽁초의 침출수에 영향을 받아 식세포 활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정상일 때보다 굴을 얕게 팠다. 얼룩말홍합(Dreissena polymorpha), 편형동물인 폴리셀리스 니그라(Polycelis nigra), 플라노비스(Planorbis planorbis) 달팽이, 비티니아 텐타쿨라타(Bithynia tentaculata) 달팽이 등은 5개 분량의 담배꽁초 침출수가 담긴 물에서 48시간 이내에 40~60%가 죽었다. 72시간이 지나자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수생 척추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미국 세인드사비에대학교에서 아프리카 발톱개구리(Xenopus laevis) 올챙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올챙이 480마리 중 56마리가 죽었다. 남은 마리 중 4%는 기형을 나타냈다.
토양에 존재하는 니코틴은 식물에 흡수되어 잔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더크셀마(Dirk Selmar) 외╷doi.org/10.1016/j.envpol.2018.01.113
수생생태계에 비교해 논문 수는 적지만 육상 생물에게도 안전하지는 않다. 담배꽁초가 식물에 위협적인 이유는 담배꽁초의 남은 니코틴이 토양으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식물생물학연구소에서 이뤄진 실험은 충격이다. 담배꽁초가 들어있는 10㎡ 면적에 고수와 파슬리를 재배한 결과 니코틴 섭취 기준 함량(0.05㎎/g)을 초과한 17㎎, 4㎎이 각각 검출됐다. 각각 300배와 8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꽁초 개수가 많을수록 니코틴의 함량도 높았다.
문제는 식물을 먹는 곤충, 포유류, 그리고 인간으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먹이 그물을 고려할 때 심각하다는 점이다. 몇몇 실험에서 잠두, 양파, 등 채소류와 호밀, 토끼풀의 종자 발아를 떨어뜨렸다.
육상 척추동물 피해에 관한 연구는 현재까지 단 3건이 보고됐다. 담배꽁초 침출수에 노출된 쥐를 고양이와 함께 두었을 때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 ‘회피행동’ 능력이 떨어졌다.
브라질 고이아노 생명과학 연구소 연구진은 “담배꽁초에서 발견되는 물질이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부신의 기능적 불균형을 만들어 코르티코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핀치새 새끼.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어미새가 둥지 재료 일부를 담배꽁초를 사용해 부화한 새끼에게 의도치 않게 독성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캘리티그(Kelly Teague)╷위키미디어코먼즈
또, 집핀치새(또는 집양진이, Carpodacus mexicanus)는 둥지를 만드는 재료 일부로 담배꽁초를 사용하는 행동을 나타냈다. 둥지에 담배꽁초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핀치새 새끼가 장기적인 니코틴 독성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새끼는 신진대사가 빨라 섭취 시 화학물질을 더 빨리 흡수한다는 것이 생물학자들의 설명이다.
불 꺼진 담배꽁초, 5년이 지나도 독성 남아
버려진 담배꽁초가 오래되면 독성이 줄어들까. 지난해 이탈리아 나폴리페데리코대 농업과학부 연구진의 담배꽁초 분해 관련 실험에서 30일간 전체 질량의 약 15%가 줄고, 이후 2년 동안 천천히 분해됐다.
꽁초가 탈아세틸화되지 않아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태에 대한 독성은 흡연 직후 꽁초가 가장 높았지만, 5년이 지난 담배꽁초의 침출수를 담수 미세조류에 떨어뜨리니 여전히 유독했다.
담배꽁초의 이런 독성 효과를 역이용하려는 연구도 있다. 뎅기열의 매개곤충인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말라리아모기를 감염시키는 말라리아기생충(Plasmodium falciparum)에 대한 방제 효과다.
특히, 담배꽁초 추출물과 은(Ag) 나노구조를 합성한 물질이 말라리아기생충의 부화율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이런 살충제가 오히려 모기 유충에게 살충제 내성을 갖게 한다는 연구보고서도 발표된 바 있다.
36개의 관련 연구논문을 종합하면 플라스틱 필터, 재, 담배 잔여물, 필터의 극세사, 침출수 모두가 환경으로 유입된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침출수만으로도 생태계에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또한, 아직 여러 생물을 대상으로 실험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결과는 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접수 기간은 내달 4일 오후 6시까지로, 우수 작품 선정 결과는 같은달 12일 발표될 예정이다.
제출된 아이디어는 ▲작품의 창의성(독창성) ▲생활 속 확산 가능성(대중성) ▲ 목재제품으로의 생산 가능성(생산성) ▲플라스틱 일회용품 대체 가능성(편의성) 총 4가지 기준으로 심사하며, 산림청장상 2명을 포함해 총 7명을 선발해 시상할 계획이다. 산림청 정종근 목재산업과장은 “목재는 다른 소재와 달리 심고-가꾸고-베고-쓰고 그리고 다시 심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재이다”라며 “생활 속에서 쉽게 눈에 띄는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목재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많이 응모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협조를 구했다.
멋진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네요. 체험학습도 되고.... 꼭 성공했으면 합니다. 학우 여러분도 모든 일에 발상의 전환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강신호 소장
“목공·철공소처럼 플라스틱 대장간을 만들어 봅시다”
‘이러다 지구에 플라스틱만 남겠어’ ‘환경재앙’ 알지만 안 쓸 수 없고, 현 분리수거는 소각 수준 부수고 녹이는 재활용 체험학습에 생활용품 제작 실험 중
강신호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장은 “생산자는 제품을 어떻게 분리해 내놔야 재활용에 유리한지 근거를 소비자에게 제시하고, 소비자는 최종순환 과정까지 생각해 소비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 같은 변화를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플라스틱류’로 쓰레기 수거 차량이 싣고 가게만 하면 소비자로서 할 일을 다했다고 여기게 만드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플라스틱도 재활용률을 높이고 폐기가 아니라 새로운 물건으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전환이 필요합니다.”
플라스틱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왜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쉽지 않을까. 플라스틱은 도대체 왜 분해가 되지 않을까. 1950년대 본격 상용화되기 시작해 70여년의 역사를 가진 플라스틱은 생산자와 소비자에게는 큰 편리를 가져다줬지만, 지구환경에는 되돌리기 힘든 재앙이 되고 있다. 플라스틱이 생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린다는 과학자들의 추정조차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저 세대를 걸치고 걸쳐 정말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사실만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2012년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를 세워 환경운동에 나서고 있는 강신호 소장(59)이 <이러다 지구에 플라스틱만 남겠어>(북센스)를 펴냈다.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플라스틱 교과서’다. 2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강 소장은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플라스틱을 마구 사용하고 있지만 그 오염물질은 여러 세대에 걸쳐 악영향을 끼치고, 결국 우리가 쓰지 말자고 했을 때는 이미 누군가 질병을 앓고, 어떤 동물은 멸종된 이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플라스틱은 어떤 물질이고, 왜 조심해야 하는지 데이터를 모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원유에서 나프타를 뽑아내 얻은 탄화수소 혼합물이 고체 형태의 분자구조를 갖도록 거대한 사슬로 엮어낸 것이 지금의 플라스틱이다. 강 소장은 “플라스틱이 재활용도, 분해도 어려운 것은 치밀한 고분자 사슬들 탓에 열분해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플라스틱을 “지구상의 어느 미생물도 분해할 수 없는 ‘아주 고약한 외계물질’ ”이라고 표현했다.
“플라스틱을 거부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전혀 쓰지 않을 수 없다면 최대한 재활용률을 높이는 게 지금 우리가 시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를테면 생수병 하나를 버리더라도, 병의 몸통, 라벨, 뚜껑 등에 3~4가지의 서로 다른 플라스틱이 들어가 있어요. 이것을 깨끗이 씻고 말려서 라벨에 안내돼 있는 PET, PE, PP 등 종류별로 내놓는 것만 생활화하더라도 재활용률이 훨씬 높아질 수 있죠.”
플라스틱에 수분이나 불순물이 섞여 있으면 녹이는 데 문제가 생기고, 다른 종류를 한데 모아 놓으면 다른 물건으로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강 소장은 “지금처럼 뭉뚱그려서 내놓으면, 결국 재활용 수준이 태워서 연료로 쓰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는 대한항공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비행기 엔진 전문가였다. 직장에 다니며 가스로 가동되는 열기관인 가스터빈을 전공해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그런 그가 삶을 전환한 계기는 우연히 귀농한 친구집을 방문한 일이었다. 강 소장은 “경북 봉화로 내려간 친구집에 갔더니, ‘네가 공학도니까 전기세 좀 줄이게 선풍기로 풍력발전기를 만들 수 있을까?’,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지?’라고 묻는데 아차 싶었다”고 했다. 그는 “첨단기술을 공부하면서도 정작 간단한 과학원리를 응용하는 문제, 인간의 삶과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기술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구나 깨닫고 2년 뒤 26년간 다닌 항공사에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새로운 물건으로 만드는 ‘플라스틱 대장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목공소, 철공소가 있듯이 플라스틱공방이 있으면 쓸모있는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플라스틱을 부숴 녹이는 체험학습도 제공하고, 플라스틱이 많이 쓰이는 장난감을 가져다가 손전등이나 스피커로 만드는 작업도 진행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는 철제 프레임에 녹인 플라스틱을 블록으로 만들어 의자를 제작하는 작업을 여러번 시도하는 단계에 있다”며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길게 쓸 수 있는 생활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