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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 ‘미나리’ 처럼…코로나 폭풍 견뎌 낸 ‘영화의 바다’

 

 

상영작과 상영관 줄였지만 오프라인 진행
개막작 홍콩 대표감독 7인 단편 엮은 ‘칠중주…’
선댄스영화제 2관왕 ‘미나리’ 국내 최초 공개

 

 

코로나19 사태도 ‘영화의 바다’로 향하는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국내 최대 규모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 축제인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21일 개막했다.전세계에 번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칸국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가 개최를 취소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했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일정을 2주 연기하면서까지 오프라인 개최를 고수했다. 다만 초청작을 예년보다 100편가량 적은 192편으로 줄였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개막에 앞서 영화제는 19~20일 영화의전당에서 기자시사회를 열어 개·폐막작과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5편을 공개했다.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훙진바오(홍금보), 앤 후이(허안화), 패트릭 탐(담가명), 위안허핑(원화평), 린링둥(임영동), 조니 토(두기봉), 쉬커(서극) 등 홍콩을 대표하는 감독 7명의 10~15분짜리 단편을 엮은 옴니버스 영화다. 올해 칸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됐으나 영화제 취소로 상영되지 못한 것을 세계 최초로 부산에서 상영하게 됐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각 단편은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거장 감독들이 홍콩의 지난날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꾹꾹 눌러 담아 쓴 연서와도 같다. 이 가운데 영국 이민으로 헤어지게 된 첫사랑 연인의 마지막 밤을 그린 패트릭 탐의 ‘사랑스러운 그 밤’은 영국령이던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될 당시의 애틋한 정서를 상징하는 듯하다. ‘길을 잃다’는 2018년 63살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뜬 린링둥의 유작이다. 크게 변해버린 대도시 홍콩에서 과거를 고집스레 추억하다 길을 잃는 아버지는 기성세대가 느끼는 씁쓸한 정서를 대변한다.큰 관심을 모은 <미나리>도 국내 처음으로 공개됐다. 재미동포 리 아이작 정(한국 이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는 미국에 이민 간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재미동포 배우 스티븐 연과 한국 배우 윤여정·한예리가 출연했다. 올해 초 선댄스영화제에서 미국 드라마 부문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받으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각본상 후보로 예측하기도 했다.

 

영화 <미나리>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영화는 1980년대 한인 가족의 이사 장면으로 시작한다. 캘리포니아주에서 10년간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던 제이콥(스티븐 연)은 꿈을 이루기 위해 아내 모니카(한예리), 딸 앤(노엘 케이트 조), 아들 데이비드(앨런 김)를 데리고 남부 아칸소주의 한적한 시골로 이사한다. 바퀴 달린 트레일러 집의 열악한 환경에 모니카는 당황하지만, 제이콥은 한국 작물 농사를 지어 돈을 벌겠다고 큰소리친다. 제이콥은 아무것도 없던 땅에 우물을 파고 상추, 가지, 피망, 고추 등을 심어 키운다.막내 데이비드는 심장이 좋지 않아 뛰지 못한다. 모니카는 한국에 있는 엄마(윤여정)를 미국으로 불러와 아이들을 돌봐달라고 부탁한다. 외할머니와 한방에서 지내게 된 데이비드는 처음에 불편한 기색과는 달리 차츰 마음을 열어간다. 농사일은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는다. 갑자기 판매처를 잃는가 하면, 지하수가 고갈돼 농작물이 말라간다. 황량하고 막막한 생활에 지친 모니카는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길 원하고, 부부의 다툼이 잦아진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발생한 한 사건으로 가족은 다시 화합하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 특수하고 개별적인 한인 이민 가족의 정착기인데도 보편적이고 커다란 울림을 전하는 힘이 있다.

 

영화 <미나리>를 연출한 리 아이작 정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영화 제목은 할머니가 시냇가에 심어 키우는 미나리에서 따왔다. 할머니는 “미나리는 잡초처럼 잘 자라니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나 뽑아 먹을 수 있다”고 데이비드에게 설명한다. 미나리는 각박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살아가는 이들 가족의 생명력과, 자식과 손주를 위해 헌신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동시에 상징한다. 초반에는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이다 후반에 건강 악화로 급변하는 연기를 펼친 윤여정이 영화의 중심을 잡는다. 아카데미 수상 결과를 예측하는 미국 사이트 ‘어워즈와치’는 윤여정을 강력한 여우조연상 후보로 점찍었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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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