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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에게 신중한 독자입니까? 인공지능 시대, 문화예술교육의 자리

 

기술의 변화 과정이 놀랍다. 인간의 창의력은 호모 사피엔스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한 것이 무너지고 있다. 알파고에서 시작된 충격은 미드저니(Midjourney)나 챗GPT 등의 생성형 인공지능에 이르러 절정에 달하고 있다. 생각하는 능력을 넘어서 창조력, 심지어 그럴듯하게 거짓말하는 역량까지 인공지능이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이 생성형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창조물’을 인간의 것과 구별하는 것은 점점 더 불가능해질 것이다.

인간의 자리는 어디일까? 이 자리를 찾기 위해 ‘인간’이 상투적으로 집착하는 말이 있다. ‘절대’다. 동물이 ‘절대’ 못하는 것. 인공지능이 ‘절대’ 못하는 것. 심지어 인간은 신이 ‘절대’ 못하는 것을 찾아서 인간만의 자리를 확보하려고 했다. 그 인간만의 자리가 바로 다른 종들은 넘보지 못할 인간만의 고유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인간만큼 ‘고유성’이라는 말에 집착하는 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잠시 우회하여 설명하면 신과 비교할 때 인간만의 고유성은 ‘결핍’이었다. 그러자 신과 인간의 지위와 역전되었다. 충만한 자인 신이라는 존재가 결핍을 결핍한 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결핍은 결핍보다 더 문제적인 결핍이 되었고 급기야 신은 인간을 질투하게 된다. 결핍 없이 충만한 신으로서는 인간이 결핍으로 누리는 사랑과 같은 충만함을 결코 누릴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 순간 만족만을 아는 신은 동물과 동등한 존재로 추락하게 되었다.

 

사실 이것이야말로 인간 고유성의 핵심이었다. 언어로 한순간에 존재를 역전시켜버리는 것이 인간이 가진 가장 위대한 힘이다. 신을 동물로 동급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충만함을 ‘결핍을 결핍한 것’으로 정의(define)하는 언어의 힘이다. 물론 이때 언어의 힘이란 그저 말이나 고립되거나 파편적인 단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하는 힘, 그것도 개념을 정의하여 존재를 포획하는 것을 말한다. 충만함을 ‘결핍의 결핍’으로 개념화하여 정의함으로써 그 존재를 동물과 같은 위상으로 포획해버리는 것이다.

 

‘아직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은 이 언어 구성력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고 있다. ‘단적으로 큰’ 언어의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여 문장을 구성한다. 질문을 구성하는 A라는 단어와 B라는 단어, 그리고 C라는 단어가 병렬될 때 확률적으로 어떤 배치가 가장 많은지를 찾아내어 문장으로 생성해낸다. 인공지능이 참조할 수 있는 문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압도적이다. 물론 그 뒤에 더 유려한 문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저개발국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인간의 개입’이 있지만 말이다. 언어를 생성적으로 구성해낼 수 있다는 것은 개념 정의를 통해 존재를 역전시킬 가능성을 내포한다. 물론 ‘아직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문장 구성의 효과로 그렇겠지만 말이다.

언어 생성에 인공지능이 밀고 들어온다면 인간의 고유한 자리는 어디일까? 창의력의 자리에 이어 창의력에 대한 개념 정의의 자리, 인공지능이 개념 정의를 효과라는 측면에서 생성해낼 수 있게 되면 인간의 고유한 자리는 어디에 있을까? 사실 문화예술계에서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직접 위협받는다고 말하는 ‘창의력’의 문제보다 이 ‘개념 정의’를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 더 근본적인 위협이 될 것이다.

 

여기에서 인간의 자리에 대한 초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인간의 자리를 신이든 동물이든 기술이든 그들이 ‘절대’ 못하는 것에서 찾았다면 지금부터는 인간의 자리를 그들이 ‘아직은’ 못하는 것에서 찾으면 어떤가. 대화형 인공지능은 질문에 대해서는 인간을 뛰어넘는 답변을 생성해내고 있지만 ‘아직은’ 질문에 대해 머뭇거리고 있거나 침묵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말을 걸지는 못한다. 즉 질문된 것에 훌륭한 답변을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아직은’ 인간에게 말을 거는 존재는 아니다. 언젠가는 그렇게 될지 모르지만 ‘아직은’ 말이다. 인공지능은 ‘아직은’ 인간의 침묵에 먼저 말을 걸지 못한다.

 

이 ‘아직은’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인간이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더 실용적이지 않을까 한다. 해야 할 것이 바로 눈에 보이니까 말이다. 예를 들면 학생들이 과제를 낼 때 미드저니나 챗GPT를 얼마나 참조했는지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챗GPT에 무엇을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모르는 학생들과 자신이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를 같이 찾아보는 것은 ‘아직은’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선생님 하나도 모르겠는데요?”라고 할 때 “자, 네가 모른다고 말하는 그 ‘하나’가 무엇인지를 같이 찾아보자”라고 말을 거는 것은 ‘아직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곧 인공지능이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비어있는 자리

 

미디어에 대한 이해는 아마도 이런 점에서 가장 필요할 것이다. 그것이 시각적 매체이건 혹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이건 ‘아직은’ 그와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그 기술 사이에 있는 인간들끼리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찾아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기계가 아직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기계와 내 ‘관계’가 아직 못하는 것을 찾는 것이다. 전자로만 본다면 그것은 기술/기계의 문제이지만 후자로 본다면 그것은 ‘관계’의 문제이며 여기서 아직 대체되지 않는 ‘관계’로서의 사람과 사람 사이를 성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와 인간 사이에서 아직 미디어(매개)되지 못하는 것을 찾는 것이다.

 

특히 문화예술교육에서 아직 미디어가 인간과 미디어(매개)되지 못하고 아직 인간의 자리로 비어있는 것이 서로에게 ‘신중한 독자’가 되어주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지식재산권의 문제가 첨예해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배움의 과정이 개별화되면서 문화예술교육에서 합평 형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학생들은 합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아이디어 등이 다른 사람에게 도둑맞는 것을 두려워하여 공개적으로 자기 생각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공격받는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피하려는 경향도 있다. 더하여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교육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으로 개별화됨으로써 가르치는 사람으로부터‘만’ 듣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인간 자리의 몫으로 남아있다고 말했지만 시장의 영역에서 ‘신중한 독자’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하고 그 자리는 즉각적인 소비자들이 대체하였다. 이 소비자들은 작품을 스낵컬쳐(snack culture) 상품으로 소비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그 어떤 신중함도 보이지 않는다. 조금만 이야기가 지체되는 느낌만 있다고 하더라도 바로 돌변하여 공격하며 작품을 ‘망친다’. 서사 구조의 치밀함을 위한 전개는 ‘고구마’이며 돈을 벌기 위한 늘리기 ‘수작질’로 비판한다. 여기에는 그 어떤 ‘신중함’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교육 현장에서라도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배우는 사람들끼리 서로에게 신중한 독자가 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관계는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불가능한 것인지, 그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는 점에서 ‘신중한 관계’다. 신중한 독자들끼리의 대화는 작품에 대해, 그리고 작품을 통해 서로를 타자로 발견하게 한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여 타자를 타자화하거나 혹은 손쉽게 자기 앎으로 타자를 동일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타자의 타자성을 발견하고 존중하게 한다.

 

창작자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 창작자들이 서로에게 신중한 독자가 되는 관계를 교육 현장에서 구축해야 한다. 이 관계가 인간과 인간의 사이에서는 급속도로 사라지고 인간과 기술/기계의 관계에서는 아직 출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자성의 사이가 아니라면 문화예술이 숨 쉴 곳이 어디란 말인가?

 

 

엄기호 :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큰 기쁨이며 그 기쁨에 보탬이 되는 것이 사람의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라고 믿는다. 사람의 성장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사회가 가장 끔찍한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저서로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단속사회』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등이 있다.
uhmkiho@gmail.com        

 

< 출처 : arte3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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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기획연재] 과학자의 발상법 : https://www.khan.co.kr/series/articles/am029

 

챗GPT가 바꿀 대학의 미래 : 교수 혼자 떠들고 학생 여럿이 듣는, 

그런 강의의 끝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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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강제한 온라인 비대면 수업, 시간·공간적 제약 뛰어넘어
챗GPT의 등장, 또 한 번의 혁신 예고…학생 수준에 따라 맞춤형 교육 가능한 ‘인공지능 개인교수’ 등장할 수도
‘누가 많이 아는가’보다 ‘누가 해결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시대…지식의 생산 주체도 변화

 

지난해 12월 미국의 오픈AI가 챗GPT를 발표했다. 불과 석 달여 지났을 뿐인데 세상은 온통 챗GPT로 난리다. 7년 전 알파고가 세상을 놀라게 했던 것보다 더한 열풍이다. 문제는 이게 그저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다. 지난 14일 오픈AI는 전격적으로 GPT-4를 공개했다. 이전 버전과 달리 GPT4는 이미지도 인식한다. 오픈AI가 공개한 ‘GPT-4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닉의 물리학 시험지를 이미지로 인식해 프랑스어를 이해하고 물리학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낸다. GPT-3.5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전 챗GPT가 한국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풀었을 때 모든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건 아니라고 했는데 GPT-4라면 다를지도 모르겠다. 기술보고서에는 GPT-4의 다양한 시험 결과가 공개돼 있다. 거의 모든 시험에서 GPT-4는 GPT-3.5의 결과를 크게 앞섰다. 예컨대 SAT 수학과목은 상위 11%로, 상위 30%였던 GPT-3.5보다 좋은 성적을 얻었다.

 

GPT-4가 공개된 이틀 뒤인 16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GPT-4 기반의 대형언어모형을 접목한 ‘마이크로소프트365코파일럿(MS 365 copilot)’이라는 새로운 앱을 선보였다. 코파일럿에서는 예컨대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하면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를 만들어주는 식이다. 코파일럿 앱이 공식적으로 출시되면 우리의 일상적인 업무환경도 크게 바뀔 것이다.

 

요즘은 이처럼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인공지능을 장착한 서비스가 쉴 새 없이 쏟아진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하나하나 항목을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버겁다. 이러다 정말 레이 커즈와일이 주장했던 ‘특이점’(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는 시점)이 머잖아 도래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린다.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시대의 흐름 속에 그 레일의 끝에 과연 무엇이 있을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냥 넋만 놓고 있기엔 신기술이 바꾸는 일상 또한 만만찮게 버겁다. 당장 대학에서는 새 학기 시작과 더불어 챗GPT를 어떻게 할 것인지로 뒤숭숭하다. ‘적극적으로 도입해 학생들의 창의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의 틀을 바꾸고 교수와 학생 모두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부작용을 막기 위한 방책도 필요하다’ ‘단순히 챗GPT 결과를 베껴 쓰는 걸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제도적 준비가 있어야 한다’ 등의 말은 너무나 타당하지만 그만큼 공허하게 들린다. 어떻게 어디까지 도입하고 평가는 어떻게 바꾸고 교육의 틀은 어느 수준까지 파괴할 것인지 모두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 보다 본질적으로 챗GPT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와 함께 ‘협업’을 하는 시대에 인간의 창의성이란 과연 무엇인지도 새롭게 돌아보게 된다.

 

지난 칼럼에서 말했듯이 나는 챗GPT가 ‘한국형 천재의 디지털적 구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형 천재는 많은 지식과 ‘정답’을 암기하고 있어서 궁금한 걸 물어보면 즉시 대답할 수 있는 인재이다. 챗GPT가 등장했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우리가 한국형 천재에 집착할 이유가 사라졌음을 뜻한다. 그런 인재를 길러내 현장에 투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GPT-4는 한국어 실력도 아주 향상되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외국어로 된 물리학 시험 문제를 이미지로 인식해서 척척 풀어내는 시대에 우리의 수능은 과연 무엇을 위한 시험일까? 오직 상위권 변별력만을 위해 빙빙 꼬아서 만든 수학 문제,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조차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영어 문제, 과정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오직 교과과정에서 요구하는 결과만 얻으면 되는 생명과학 문제를 잘 푸는 능력을 측정해서 챗GPT 시대에 대체 우리는 뭘 할 수 있을까? 아주 오래전부터, 아마도 학력고사 시절부터 적잖은 사람들이 입시체계 및 한국 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해왔다. 그때부터 하나씩이라도 바꿔왔더라면 지금의 당혹감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입학한 대학은 얼마나 잘 준비돼 있을까?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강제한 온라인 비대면 수업은 이 시대 대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남겼다.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비대면 수업은 수업시간·대학 강의실이라는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허물었다. 이는 단지 교수와 학생들의 출퇴근 및 등하교 부담을 줄였다는 것 이상의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세상에 지금과 같은 대학이라는 기관이 등장한 것은 11세기 전후 유럽에서였다. 중세 대학의 모습을 그린 그림들을 보면 무척 흥미롭다. 내가 가장 놀라는 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대학수업이라는 것이 한 명이 앞에서 떠들고 나머지 다수가 자리에 앉아 그걸 듣고 있는 모습이다. 개중에는 딴짓을 하거나 조는 사람도 있다. 이 또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000년 동안 교수자가 학생들에게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에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더 좋은 칠판과 더 좋은 분필이 도입되었고 컴퓨터와 연결된 프로젝터와 스크린 또는 대형 디스플레이나 전자칠판도 갖춰져 있다. 요즘엔 학생들이 종이로 된 교과서나 노트보다 스마트 기기 한두 개만 달랑 들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

 

이 모든 엄청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한 명이 여럿에게’ 떠든다는 형식은 100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것을 무너뜨린 것이 팬데믹 시기의 비대면 수업이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걷어버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누구라도 최고 수준의 강의를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기술적으로는 지방의 대학생들도 국내 명문 대학 또는 세계 최고 대학의 강의를 듣는 게 어렵지 않다. 사람들은 비대면 강의의 이런 잠재력으로부터 대학의 위기를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메타버스까지 접목된다면 지금 대학 캠퍼스를 채우고 있는 크고 작은 강의실들은 조만간 그 용도를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근본적인 원인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지식의 생산과 유통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이미 많은 학생들은 유튜브를 통해 정규수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팬데믹은 이런 경향을 단지 극적으로 가속화했을 뿐이다.

 

챗GPT의 등장은 또 한 번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챗GPT는 말하자면 모든 학생들이 개인교수를 두는 것과도 비슷하다. 물론 아직 챗GPT의 수준이 그렇게까지 높진 않은 데다 잘못된 대답을 주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도 극복되지 않았지만, 그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줘서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것이다. 게다가 이 개인교수는 하나의 분야만 잘 아는 게 아니다. 학생 입장에서는 과목별로 어느 교수의 수업을 찾아 쫓아다닐 필요도 없다. 필요한 지식의 ‘에브리씽’을 ‘에브리웨어’에서 ‘올앳원스’로 얻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팬데믹 기간 온라인 수업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라는 제약을 허물었다면 챗GPT는 거기에 더해 ‘한 명이 여럿에게’라는 장벽마저 허물었다. ‘한 명이 여럿에게’ 체제에서 특히 한국적 상황에서는 자유로운 질문이 쉽지 않았지만 ‘개인교수’ 챗GPT에는 그런 제약조차 없다. 개인교수의 최대 장점은 학생의 학습 수준에 따라 얼마든지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개인별 맞춤형 교육은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면 모든 교육기관이 꿈꾸는 모습일 것이다. MS의 코파일럿 같은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조만간 대학이 원하는 강의 동영상도 몇 번의 명령어 입력으로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다 대한민국에서, 또는 전 세계에서 해당 주제를 가장 잘 강연하는 사람의 영상을 학습해 반영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인건비를 줄이려는 대학이나 수업 부담을 줄이고 싶은 교수들에겐 모두 희소식일 것이다. 그 와중에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물론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대학이 하는 일 중에서 단순한 지식의 전수는 전공과 교양을 불문하고 좋든 싫든 이제 인공지능에 자리를 물려줄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실험이나 실습, 토론, 프로젝트형 수업은 인공지능으로도 대체가 불가능(도움은 받을 수 있겠지만)하다. 결국 한 명이 혼자 떠들고 여럿이 이를 지켜보는 교육 방식은 종말을 맞을 것이다.

 

우리 고등교육의 목표도 누가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허용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프로그래밍 언어를 몰라도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코딩을 해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함양해야 하지 않을까?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 엔진의 구조와 작동원리까지 세세하게 알 필요는 없다. 물론 자동차를 설계하고 만드는 사람, 고장 나면 정비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전하는 법만 알면 된다.

 

지식의 전수가 이뤄지는 대학이라는 울타리 자체가 이제 챗GPT의 시대에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대학의 또 다른 임무, 즉 지식의 생산이라는 역할이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 작업에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주로 참여해왔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쉽게 ‘운전’을 배울 수 있는 학생들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과정이 학생들에게 새로운 교육의 기회이기도 하다. 즉, 지식의 생산과 유통(전수)의 구분이 흐릿해지는 것이다. 학생들이 단지 기성의 지식을 습득하고 전수받는 데 그치지 않고(그 과정은 인공지능 개인교수가 주로 담당하게 될 테니까) 직접 지식 생산의 한 주체로 나설 수 있다. 앞으로의 대학 경쟁력은 바로 여기서 나오지 않을까?

 

GPT-4가 내일 당장 이 모든 변화를 몰고 오지는 않을 것이다. 모레 아침엔 또 다른 놀라운 신기술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다만,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의 혼란 속에서도 이 모든 기술적 진보가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전통적 의미의 대학이 종말을 맞이할 날이 이제 머지않았다.

 

 

▶이종필 교수


197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1990년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했으며 2001년 입자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연세대·고등과학원 등에서 연구원으로, 고려대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했다. 2016년부터 건국대 상허교양대학에서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신의 입자를 찾아서>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 <물리학 클래식>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빛의 속도로 이해하는 상대성이론> 등이 있고, <최종이론의 꿈> <블랙홀 전쟁> <물리의 정석> <스티븐 호킹의 블랙홀> 등을 우리글로 옮겼다.

 

 

 

< 출처 :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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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챗GPT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 전세계 핫이슈,  챗GPT 사용법과 활용법 

 

 

▶ 챗GPT 사용설명서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 정리 중 GPT 제너레이션 / 303.49 이59ㅈ
챗GPT 사용설명서 / 구입 중 챗GPT 혁명 / 구입 중
챗GPT 2023 / 구입 중 이것이 챗GPT다 / 정리 중
챗GPT 와 글쓰기 / 정리 중 AI 메타버스 융합의 기회 / 정리 중
챗GPT 시대 글쓰기 / 구입 중 챗GPT 기회를 잡는 사람들 / 구입 중
챗GPT 새로운 기회 / 구입 중 챗GPT 인생의 질문에 답하다 / 구입 중
ChatGPT 인공지능 융합교육법 : 디지털 대전환.. / 371.3 변37ㅊ (진짜하루만에 이해하는) 반도체 산업  / 정리 중
(CES 2023) 빅테크 9 / 303.483 김72ㅂ 하이테크 교실 수업 / 정리 중
챗GPT  세계 미래보고서 / 구입 중 CHATGPT가 직접 쓴 챗GPT 입문 / 구입 중

 

 

 

▶ 미래를 바꾸는 인공지능/빅데이터

 

AI 2041 : 10개의 결정적 장면으로...  / 303.49 L478aKㅇ 배터리전쟁 : 리튬부터 2차 전지까지.. /  338.544 B412bK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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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 기계가 멈추는 날 / 006.3 M322rKㅇ 데이터 리터러시 : AI 시대를 지배하는 힘 / 303.4833 강62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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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산업혁명시대) 빅데이터 경영의 이해 / 구입 중  

 

 

< 출처 : 인터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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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10년 넘게 일했는데…’ 챗GPT에 가장 취약한 직업군은?

 

 

텔레마케터·교사직군 노출점수 최고
산업으로는 법률서비스 분야가 1위

 
                         인공지능 노출 정도가 큰 상위 20개 직업군 중 14개가 교사 직군이었다. 픽사베이

 

 

인공지능이나 로봇은 나의 일 또는 일자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인공지능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궁금 또는 불안해 하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최근엔 지피티3라는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반한 챗봇 ‘챗지피티’가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뉴욕대, 프린스턴대, 펜실베이니아대 공동연구진이 챗지피티와 같은 언어모델 인공지능이 직업과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사전출판논문 공유집 ‘SSRN’(Social Science Research Network)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언어모델 인공지능에 가장 크게 노출된 직업군은 텔레마케터였으며, 이어 고등교육기관의 어문학 부문 교사(강사), 역사 교사 차례였다. 노출 정도가 큰 상위 20개 직업군 중 14개가 역사, 법률, 철학, 사회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사 직군이었다. 언어모델 인공지능에 가장 많이 노출된 산업은 법률 서비스였다. 이어 증권·상품 및 금융 투자, 보험중개업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직업군이 챗지피티 같은 언어모델 인공지능에 자리를 내주는 첫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이는 인간이 인공지능과 비교할 때, 사실에 부합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취약하고 금융 정보를 분석하는 데 필수적인 수학에 서투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8년에 개발한 방법론을 사용해 분석을 진행했다. 당시 연구진이 개발한 방법은 2010~2015년 기간중 인공지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직업을 추정하는 것이었다. 핵심은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이미지 생성, 번역, 언어 모델링 등 인공지능의 10가지 영역을 미국 노동부에 등록된 800종의 직업에서 요구되는 이해력, 표현력, 추론력 등 52가지 능력 가중치와 비교해 점수를 매기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인공지능직업노출 점수(AIOE)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동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걸 뜻한다.

 

인공지능 노출 점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건 아니다. 픽사베이
 

인공지능 노출 점수가 똑같이 높더라도 그 이유는 직업별로 다양하다. 교사의 경우 인공지능이 교사들의 과제 할당, 부정행위 적발, 교재 개발 방식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러나 노출 점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예컨대 텔레마케터의 경우 언어모델 인공지능을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고객의 말을 실시간으로 인공지능이 분석해 텔레마케터에게 적절한 대응 문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물론 텔레마케터를 인공지능 챗봇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의 활용이 ‘인간 보조’가 될지 또는 ‘인간 대체’가 될지는 해당 직업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세기 영국의 기계 파괴 운동으로 잘 알려진 러다이트운동도 그 본질은 기계화(자동화)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방식이었다는 지적이 있다. 즉 러다이트 운동의 표적은 기계화를 빌미로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고용주라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은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연구진은 그러나 어떤 일자리가 등장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어쨌든 인공지능에 크게 노출된 직종에서는 앞으로 업무 성격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중급 수준의 전문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대졸자 444명을 대상으로 보도자료, 짧은 보고서 작성 등의 문서 작업 실험을 실시한 결과, 챗지피티를 사용한 경우 업무 능률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사전출판논문 공유집 ‘SSRN’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챗봇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은 평균 27분 걸렸으나 챗봇을 사용한 사람들은 17분 안에 일을 마쳤다. 작업 결과에 대한 만족도도 챗봇 사용자들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챗봇이 사람들간의 업무 생산성 격차를 줄여주고, 초안 작성 부담에서 벗어나 아이디어 생성과 편집에 집중하는 쪽으로 업무 구조도 재편시켰다고 밝혔다.

 

* 논문 정보

http://dx.doi.org/10.2139/ssrn.4375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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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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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