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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의 배신 : 편리함은 어떻게 인류를 망가뜨리는가 / 바이바 크레건리드

599.938 C913pKㄱ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기후변화·신종 전염병·정신 질환 등 ‘인류세의 위협’들
그 시작에는 편리함과 쾌적함의 상징, '의자'가 있다!

인류의 진화는 더뎠지만 우리가 움직이고, 쉬고, 자고, 생각하고, 먹고, 모이고, 소통하는 방식은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처음 출현한 이후 모두 극적으로 변했다. 우리를 변화시켜 온 것이 바로 이런 환경이다. 한편, 현대인의 몸은 불안, 우울, 심장질환, 유방암, 대장암,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비만, 골다공증, 관절염, 요통 등 인류의 진화 초기에 겪지 않았던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는 점차 이렇게 진화하도록 설계된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생활 방식이 문제인 것일까? 혹은 둘 다일까?

『의자의 배신』의 저자 바이바 크레건리드는 인간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자세, ‘앉아 있기’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 주장에는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한 가지 목표, 풍요와 편리함의 추구가 놓여 있다. 그러한 이상이 집약된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안락한 생활을 가능하게 했지만 새로운 관절 질환, 바이러스성 감염병, 기후변화에 따른 호흡기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싹틔웠다. 『의자의 배신』은 진화와 환경의 불일치가 인간에게 어떤 질병을 안겨 주었는지, 인류학, 역사학, 의학, 사회학 등 분야를 아우르는 학제적인 접근으로 써 내려간 ‘인류세 인간’ 보고서다.

 

 

출판사 서평

 

★파이낸셜타임스 2018 ‘최고의 과학책’ 선정
★BBC 월드서비스 라디오 다큐멘터리 3부작 제작

유전자와 환경이 혼합된 흥미로운 결과.
아주 재미있고 도발적인 책!
- 『네이처 Nature』

놀랄 만큼 방대한 영역을 아우르는 책!
- 『가디언 The Guardian』

페스트·메르스·코로나는 인류세의 위기다!
산업화·도시화된 사회에 만연하는 각종 질병과 고통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현대 노동을 진화의학이 묻다

5억 년에 걸친 생명 진화 vs 2세기 만에 이룩한 산업혁명
‘사무 노동’은 우리를 어떻게 길들이며 망가뜨리고 있는가?

『의자의 배신』은 연대 구분을 따라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5억 년 전부터 3만 년 전까지, 고생대 척추동물의 진화부터 신생대 플리오세와 플라이스토세의 호미닌(사람족)의 변화까지를 다룬다. 인류는 두발걷기를 하고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진정한 인류로 진화할 수 있었다. 특히 인간의 발은 장기간 보행에 최적화되어 거주지를 넓혀 나가는 데 유리했다. 숲이 초원으로 변해갈 때, 우리 조상은 거친 발바닥 피부, 발과 허리를 잇는 거대한 근육, 긴 종아리 근육 등 진화적 이점을 획득하며 하루의 대부분을 움직이면서 보냈다. 그리고 우리는 조상의 유전 암호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2부는 3만 년 전부터 기원후 1700년까지로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신석기시대 전반을 다룬다. 인간이 수렵채집 생활을 끝내고 한곳에 정착하면서 신체가 변하기 시작했다. 줄어든 운동량과 탄수화물 위주의 먹거리는 신장을 줄였고, 뼈는 얇아지고 턱의 모양도 변했다. 플라이스토세와 홀로세 사이에 농경 기술, 가공 기술, 저장 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직업들이 나타났고 도시화가 진행됐다. 도시 내 농업이 발전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결핵 등 인구밀집성 질병이 증가했고 새로운 바이러스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도시의 풍족함은 인간의 굶주림은 해결해 주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인간의 능력은 점점 더 저하시켰다.
3부는 1700년부터 1910년까지를 다룬다.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생활 방식과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새로운 문화는 전에 없던 개념을 낳았다.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노동량의 차이가 큰 사회, 특히 도시에서 나타난다. 오늘날 국가 주도의 건강 프로그램과 캠페인 활동은 역설적으로 일상을 건강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의자’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 주는 가장 강력한 상징물이다. 약 6000년 전, 그리스, 메소포타미아, 고대 이집트에서 막대한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의자 모양이 사용됐고, 이는 기원후 몇백 년 동안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에 의자가 대중에게 널리 퍼졌다. 학교에서는 의자에 앉아 주어진 일에 집중하도록 훈육했고, 의자를 산업사회의 새로운 규율을 내면화시키는 데 이용했다.
4부는 1910년부터 현재까지를 다룬다. 이 시기에는 화이트칼라, 즉 사무 노동자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어릴 때부터 얌전히 잘 앉아 있는 것을 미덕으로 배우고 자란 우리는 성인이 되어 집, 직장, 자가용, 대중교통, 극장, 술집 어디든 잘 앉아 있게 되었다. 사무 노동은 이전의 노동과는 다르게 쾌적하고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무실에 출근해서 처음 의자에 앉는 순간부터 퇴근 후 소파 위에 늘어져 휴식을 취하는 순간까지 우리의 몸은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또한 사무실 환경은 우리의 면역 체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천식 역시 19세기의 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류세의 일터가 자연스럽게 환경에 노출될 기회를 빼앗아 각종 알레르기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면역 체계를 무력하게 만든 결과인 것이다.
5부에서는 미래를 전망하고 변화를 촉구한다. 저자는 디지털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손’에 대해 이야기한다. 디지털 기기는 점점 손을 쓰지 않아도 되는 방향으로 첨단화되고 있지만, 과거에 그랬듯이 더 자유로워진 손을 다른 미래를 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미래는 우리가 만든 불일치를 되돌리려는 노력을 통해 열 수 있다. 『의자의 배신』이 5억 년의 인류 역사를 추적한 이유다.

우리가 만든 풍요 속에서 고통받는 호모 사피엔스 이넵투스!
현대적 생활 방식의 모순을 ‘인체’라는 우주를 통해 살펴본다

우리 인류는 편리함을 위해 기술과 문명을 발전시키고 그 산물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그 길이 쭉 탄탄대로라고 보기는 어렵다. 인간에게는 치료할 수 있는 병이 많아진 만큼 더 많은 질병이 생겨나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너무나 빨리 일어나서 우리가 타고난 몸에서 점점 더 뒤틀어지는 상황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우리 종을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 이넵투스Homo sapiens ineptus’, 똑똑하지만 풍부한 지식이나 음식 그리고 환경의 편안함과 잘 어울리지 않는 인간으로 다시 명명해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의자의 배신』을 통해 전하는 저자의 주장은 언뜻 보기엔 단순하다. 우리의 전체 역사의 0.5퍼센트도 안 되는 홀로세 동안 혁신과 변화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우리가 “편안한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빠르고 쉬운 것을 이상적인 것으로, 좋게 느껴지는 것을 진짜 좋은 것으로 계속 잘못 판단”해 왔다는 것이다. 우리 몸이 진정 원하는 것과는 다른 환경, 콘크리트와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손발, 근육, 척추, 호흡기, 정신 등 모든 측면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지적하며,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꾸준하고 점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각종 질환을 개인의 문제로 돌릴 것이 아니라 인류세 인간이 만들어 온 환경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 환경을 바꾸기 위한 노력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해제를 쓴 신경인류학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박한선에 의하면 인간의 진화와 질병의 관계를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인간과 생태적 환경, 병원체 등 여러 요인이 불균등하게 진화하므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둘째, 경로 의존성과 구조적 타협, 생애사적 타협으로 인해 질병이 생긴다는 것, 셋째, 건강에 대한 주관적 인식과 번식적 이득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질병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건강’이란 번식 적합도를 높인다는 조건에서만 작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 고통을 유발하는 대다수의 질병은 진화의 산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박한선은 바이바 크레건리드가 진화의학의 핵심 견해를 대중의 눈높이에서 잘 풀어냈다고 평가한다. 또한 기존의 진화의학적 설명들이 신생대 전반까지를 다루는 반면에 이 책은 산업혁명 이후 현대의 사회적·문화적 변화와 인간 신체의 관계를 풍부한 사례를 들어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인류와 유인원의 차이를 ‘지성’에서 찾곤 한다. 하지만 저자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은 잊고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는 ‘호모 사피엔스 이넵투스’라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우리가 만든 인류세가 결국 우리를 덮쳐 오는 시대, 우리 인간의 어리 석은 행동 방식을 역사적, 인류학적으로 밝히는 『의자의 배신』을 읽다 보면, 다른 건 몰라도 당장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나가고 싶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며 우리가 얼마나 우리 몸이 원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지, 경험하지도 않은 먼 과거를 추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목차

서문 우리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나?

1부 BCE 500,000,000- BCE 30,000: 영장류의 변화: 운동, 역학, 이동
1장 일어서기와 달리기
2장 직립
- 돌아가기

2부 BCE 30,000 - 1700: 씨앗, 정착, 도시
3장 씨앗 심기, 음식물 가공, 안전한 생활
4장 땅, 노동, 성장
5장 운동, 인체 공학, 도시에서의 삶과 죽음
- 돌아가기

3부 1700 - 1910: 광산, 척추, 연기와 증기
6장 나쁜 노동 습관 들이기
7장 초기의 대기오염과 호흡곤란
- 돌아가기

4부 1910- 현재: 의자에 갇힌 삶 또는 ‘디지털’ 혁명
8장 허리의 위기
9장 공기 중의 질식
- 돌아가기

5부 미래: 호모 사피엔스 이넵투스
11장 손과 디지털 혁명

에필로그
해제: 인류 진화와 문명, 그리고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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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 : 주술사부터 AI 의사까지, 세계사의 지형을 바꾼 의학의 결정적 장면들!  / 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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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의학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사의 풍경!

20년째 의대에서 강의 중인 의학자인 서민 교수가 의학의 발전으로 달라지는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재기발랄한 언어로 전하는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 《서민적 글쓰기》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의 소중함을 말하고 《서민적 정치》에서 유쾌한 반어법과 비틀어 보기를 통해 한국 정치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었던 저자가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살아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병과 인간의 치열한 전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야기는 1991년 알프스산에서 발견된 신석기인 외치가 외계인과 함께 지병인 ‘심장병’을 고치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의학이 발전했던 곳으로 날아가며 시작된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메리카 지역에서 의사를 찾고, 그들과 교류하며 의학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었는지 살펴보고, 시간대를 달리하며 만나게 된 의학자들의 이야기와 최첨단 의학 속에서도 한계를 발견하며 현대 한국까지 도착한다.

병에 대항하기 위해 인간은 신석기시대의 문신부터 차츰 과학적으로 치료 방법을 알아가고, 그것을 후대에 전했다. 처음부터 큰 병을 치료하지는 못하더라도 인간을 알아가며 병의 원인을 알아가고, 치료를 배워갔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무섭고 두려운 병인 암은 정복 가능한 것처럼 보이면서 인간을 절망하게 하지만 저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암을 이해하기 위해 학자들이 어떻게 노력했는지, 암을 정복하기 위한 현재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주며 현대의학이 어떤 형태로 발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출판사 서평

 

 

“세계사가 의학의 발전을 견인했다면,

향후는 의학이 세계사를 바꿀 것이다.“

주술사부터 AI 의학까지, 세계사의 지형을 바꾼 의학의 결정적 장면들!
< 기생충 열전> 이후 서민 교수의 두 번째 의학 교양서!

좌충우돌! 종횡무진!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를 유쾌한 반어법과 비틀어보기로 풀어내던 서민 교수가 이번엔 본업인 의학으로 돌아왔다. 서민 교수는 글쓰기로 더 알려졌지만, 본업은 사실 20년째 의대에서 강의 중인 의학자이다.《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는 의학의 발전으로 달라지는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재기발랄한 언어로 전한다.
서민 교수는 독자들에게 의학과 세계사의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타임 슬립’을 사용한다. 알프스의 얼음 속에 잠들었던 신석기인 ‘외치’가 깨어나, 외계인과 함께 지병인 ‘심장병’을 고치기 위해 날아간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메리카 지역에서 의사를 찾고, 그들과 교류하며 AI 시대를 맞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에까지 이른다. 서민 교수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살아 있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독자들은 책을 펴자마자 문자 그대로 ‘타임 슬립’ - 시간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의사와 인공지능, 백신반대 운동, 슈퍼바이러스 이야기 등, 여전히 의학에 남은 숙제들을 읽다 보면 의학을 아는 것이야말로 자신과 모두의 삶을 지키는 중요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21세기이 시작된 지금, 현대의학의 업적은 눈부시다. 하지만 의학의 으뜸가는 목표, 즉 모든 사람이 건강을 누리게 하는 일은 여전히 손에 닿지 않는 먼 곳에 있는 듯하다.《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는 의사가 되고 싶은 많은 청소년들과 부모님들에게 의학이라는 위대한 지적 도전을 권유하는 멋진 의학 입문서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의학자들의 치열한 도전기를 읽으며 재미뿐만 아니라 의학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사의 풍경을 새로이 만날 수 있다.

“전쟁과 전염병보다 더 강한 것은
멸종을 막으려는 인간의 열정이었다!”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기대수명을 분석하여 그 결과를 의학저널 《랜싯》에 실었다. 《랜싯》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이 세계 최초로 90살을 넘어섰다. 또한 한국 남성의 기대 수명도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라섰다. 튼튼한 의료보험제도와 쉽게 접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평균수명은 꾸준히 늘어났다. 공중위생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안착되고, 예방접종의 발달로 영유아들의 사망률이 낮아졌다. 정치적으로 안정되면서 성인도 안전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건강뿐만 아니라 의학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인 기대수명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아니다. 1900년대 미국만 보더라도 평균 기대수명이 40살이었으며, 영아사망률은 25퍼센트에 달했다. 과연 어떻게 인간은 꾸준히 건강한 삶을 확보했을까
우리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정확한 도구는 역사다. 난해하고 어려워 보이는 의학 역시도 역사의 틀을 통해 바라볼 때 더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AI로 대변되는 새 시대의 의학을 알아보기 위해선 의학의 역사를 꼭 살펴봐야 한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넘보던 인류는 불과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전염병과 굶주림으로 인구의 절반이 사춘기를 넘기지 못했다. 지금은 상처가 났을 때 항생제 연고를 사용하지만, 100년 전만 해도 감염 때문에 사람이 죽는 일이 허다했다. 타인의 죽음이 현대인들에게 낯설고 어색할지 모르지만, 과거에는 죽음이 곧 일상이었다.
《서민적 글쓰기》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의 소중함을 말하고 《서민적 정치》에서 유쾌한 반어법과 비틀어 보기를 통해 한국 정치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던 서민 교수. 신문사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종횡무진 글쓰기를 보여주던 그가 이번에 본업인 의학으로 돌아왔다.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는 20년째 의과대학에서 강의 중인 그가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하는 의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달라지는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독자들에게 생생한 언어로 전한다.
서민 교수는 독자들에게 의학과 세계사의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타임 슬립’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1991년 알프스산에서 발견된 신석기인 외치가 외계인과 함께 지병인 ‘심장병’을 고치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가장 의학이 발전했던 곳으로 날아간다. 풍부한 사례를 통해 독자들에게 의학뿐만 아니라 세계사적 지식을 충분히 전달한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메리카 지역에서 의사를 찾고, 그들과 교류하며 의학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었는지 살펴본다. 시간대를 달리하며 만나게 된 의학자들의 이야기와 최첨단 의학 속에서도 한계를 발견하며 현대 한국까지 도착한다. 서민 교수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살아 있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독자들은 책을 펴자마자 시간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의학의 역사라 하여 과거만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다. 서민 교수는 이 책에서 특유의 발랄한 시선을 잃지 않고 현대의학이 어떤 형태로 발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AI시대의 의사에게 중요한 요소는 환자와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며 그것이 인간과 기술을 나눈다는 이야기는 의학이 다루는 대상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또한 의사와 인공지능은 적이 아니라 서로 더불어 발전하다 보면 더 많은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는 지적은 의학의 기본을 생각하게 만든다. 백신반대 운동, 슈퍼바이러스 이야기 등, 서민 교수와 함께 여전히 의학에 남은 숙제들을 읽다 보면 의학을 아는 것이야말로 자신과 모두의 삶을 지키는 중요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병, 세계를 흔들다!
‘병’이 한 시대를 무너뜨렸다는 이야기는 낯설게 들릴지 모른다. 중세시대를 보자. 당시 지식인은 가톨릭 사제들이었다. 사제들은 의사가 아니었지만, 약초 등을 이용해 사람들을 치료했다. 의사보다 사제가 더 환자들의 신임을 받았던 중세지만, 유럽 인구를 죽음으로 휩쓰는 흑사병 앞에서는 제아무리 사제라도 무력했다. 흑사병에서 구해달라고 사제들의 조언을 들으며 신에게 빌었지만, 흑사병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학살’한다. 교회가 흑사병에 어떤 대처도 못하는 것을 보며 사람들은 교회와 신에 대한 믿음을 거둔다.
당시 사제들의 사망률도 문제였다. 일반인의 사망률이 30퍼센트인데 사제의 사망률은 42~45퍼센트에 달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제들이 죽었다. 환자를 치료하려던 이들이 치료는커녕 병에 걸려 죽었으니, 신뢰는 무너지기 마련이다. 흑사병은 신 중심의 세계를 철저하게 무너뜨린다. 말 그대로 병이 세상을 바꾼 것. 흑사병이 아니었다면 이후 철학자들이 신에게서 인간으로 세상의 중심을 옮길 수 있었을까
신권이 하락하는 것과는 달리 왕권은 강화된다. 흑사병 대유행을 끝낸 것은 신이 아니라 국가가 만들기 시작한 위생과 검역 절차였다. 검역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15세기 들어 유럽 각국은 방역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동시에 여행증명서도 발급했다. 일단 여행객이 다른 나라의 국경을 통과하려면 한 달 이상의 법적 검역 절차를 밟아야 했다.
서민 교수는 ‘병’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흑사병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었을까 흑사병을 어떻게든 막고 피하려는 생각 덕분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는 외국에서 배가 오면 멀리 떨어진 섬에 선원들을 40일 동안 격리하고 흑사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도시로 들어올 수 있게 허가했다. 쿼런틴(검역)은 현재도 시행 중이다. 전 세계 모든 공항이나 항만에서 이뤄지는 검역은 흑사병이 시초가 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쿼런틴을 시행한 이후에도 전염병은 유럽을 휩쓸었지만 검역 덕분에 흑사병의 전염 속도는 현저히 둔화되기 시작했다. 중세시대로 타임슬립한 아이스맨 외치가 치료는커녕 살아남는 데 급급했을 때, 외계인이 검역을 실시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된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의학| 세계사의 지형을 바꾸다

1부 / 고대 기원전 5300년 ~ 207년
신의 시대: 형벌과 마법사

문신| 신석기시대의 마지막 치료법
파피루스| 당뇨병까지 기록된 고대 최고의 의학 문서
히포크라테스와 갈레노스| 아무도 두 천재를 넘어설 수 없다
화타| 마취약을 사용해 수술하던 외과의

2부 / 중세와 르네상스 1025년 ~ 1638년
인간의 시대: 낯설지만 아름다운 도전

이븐 시나| 약학의 토대를 만든 아랍의 학자
흑사병| 중세 교회의 권위를 추락시키다
파라셀수스| 의학계의 마르틴 루터
퀴닌| 신항로 개척시대가 발견한 말라리아 치료제

3부 / 근대 1854년 ~ 1941년
발견의 시대: 문명과 충돌| 질병과의 전쟁

상하수도의 발견| 해답은 물이다
천연두 백신| 인도의 풍토병이 전 세계로 퍼진 까닭은?
영상의학| 해부 없이 인간의 몸 들여다보기
페니실린| 2차 세계대전의 진정한 승리자

4부 / 현대 1961년 ~ 현재
예방의 시대: 나는 너의 병을 알고 있다

탈리도마이드| 입덧방지제가 탄생시킨 의학의 윤리
정신건강의학| 사람의 마음이 감기에 걸릴 때
암과의 전쟁|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
장기이식| 인간이 만든 기적의 순간
인간게놈프로젝트| 친자확인부터 질병 치료까지

부록. 아이스맨 외치는 살 수 있을까?
부록. 한눈에 알아보는 한국의학사

에필로그: AI시대의 의학의 미래는?
참고문헌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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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