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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게 만드는 브랜드 : 가심비의 시대 마음을 사로잡는 브랜드의 비밀 / 에밀리 헤이워드

658.827 H622oKㅈ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좋은 브랜드는 고객을 만들고
탁월한 브랜드는 팬덤을 만든다
실리콘밸리 최고의 브랜드 인큐베이터
레드앤틀러 창업자가 말하는 브랜딩의 모든 것

가성비보다 가심비가 중요한 시대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브랜드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을 넘어 소비자와 유대감을 만들고, 결국 소비자를 그 브랜드의 ‘덕후’로 만든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고객이 아닌 팬덤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실리콘밸리에는 “제품을 개발하면 레드앤틀러를 찾아가라”라는 말이 있다. 잘 나가는 스타트업들은 모두 이 업체를 거쳤기 때문이다. 전직 축구선수가 창업한 신발 회사이자 젊은이부터 오바마, 할리우드 스타까지 폭넓게 사랑 받는 올버즈, 매트리스를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며 창업 6년 만에 뉴욕증시에 상장한 캐스퍼 등이 대표적이다. 거기에 더해 진부한 이미지의 오래된 브랜드들을 리뉴얼해 부활시키며 레드앤틀러는 실리콘밸리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레드앤틀러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에밀리 헤이워드이다. 그는 ‘브랜드는 제품을 출시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 완성된 상태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수많은 브랜드를 성공시키며 레드앤틀러의 철학을 증명해냈다. 이 책은 레드앤틀러가 성공시킨 브랜드들은 물론 스포티파이, 틴더, 와비파커, 벤모, 더스킴, 소울사이클 등 수많은 브랜드들의 성공전략과 실패요인을 낱낱이 파헤치며 새로운 시대 새로운 ‘브랜딩’에 대해 말해준다.

 

출판사 서평

 

고객을 ‘입덕’시키는 필승 브랜드 전략!
미치도록 좋아하게 만드는 브랜딩의 비밀

잘 나가는 브랜드들을 무언가를 팔기 위해 소비자를 설득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를 구매하고, 마치 마케터처럼 앞장서 SNS에 제품을 게시한다. 이처럼 사람들이 미치도록 좋아하는 브랜드는 단순히 가성비나 뛰어난 기능에 더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특별함’이 있다. 그렇다면 고객이 아닌 ‘팬덤’을 만들기 위해선 어떠한 브랜딩 전략이 필요할까?

# 소비자에게 ‘우리도 당신과 관심사가 같다’라고 말하라
매력적인 브랜드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자신의 정체성을 이입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특정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성향과 가치관을 드러내려 한다. 때문에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싶은지가 아니라 ‘핵심 타깃층이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이 브랜드로 당신을 표현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과거의 방식이라면 차세대 브랜드들은 “당신이 X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아요. 우리도 그래요”라고 말함으로써 고객에게 선택 받는다는 것이다. 패션업계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확실하게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패션업계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브랜드다. 에밀리 헤이워드는 이 책을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에 대한 소유욕을 키우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던 패션업계에서 전통적인 브랜드들이 어떻게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지 말한다. 더불어 파격적인 유통단계 축소, 셀룰라이트를 그대로 광고에 내보내기 등 전통 기업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들의 놀라운 전략을 소개한다.

# 추구하는 가치와 제품의 특성을 일치시켜라
소비자가 브랜드의 ‘덕후’가 되려면 브랜드에 감정적인 유대감을 느껴야 한다. 문제는 젊고 멋진 배우들이 다함께 축배를 드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 탄산음료는 젊음과 행복을 상징해요”라고 말하면 소비자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그러기엔 소비자들의 수준이 너무 높아졌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제품이라고 강조해도, 소비자 입장에서 감정적 만족감이 없으면 실패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제품에 ‘감성’이라는 옷을 입힐 수 있을까? 핵심은 제품의 특성과 브랜드와 추구하는 가치관의 일치다. 가치관에 입각한 브랜드의 일관된 행보와 제품의 물리적 특성이 일치할 때 ‘감성’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편한 신발’이자 ‘가장 친환경적인 신발’로 사랑받는 올버즈 사례를 중심으로 브랜드에 있어 ‘기능’과 ‘감성’이 가지는 의미를 알려준다.

# 앞으로 브랜드가 무엇을 할지 궁금하게 만들어라브랜드가 계속해서 생명력을 가지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 바로 ‘궁금함’이다. 앞으로 이 브랜가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새로운 제품을 발표할지 궁금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궁금함과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대비되는 특성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호화롭지만 모두에게 포용적일 때, 선도적이지만 친숙하고 사랑스러울 때 사람들은 열광한다. 비싼 회원권에도 불구하고 피트니스 회사 소울사이클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모두에게 열려 있다’라는 개방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대비되는 특성이 만들어내는 ‘의외성’은 마케팅 전략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 곳에 SNS 계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SNS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행동한다. 포털에선 아무렇지 않게 은어와 욕설을 난무하다가도 다른 SNS에선 정돈된 문체의 글을 쓴다고 해서 누구도 ‘이중적이다’라고 욕하지 않는다. 결혼식에선 정장을 갖춰 입고 캠핑장에선 편한 트레이닝복을 입는 것처럼 각각의 채널마다 문화적 규범이 다르고 그에 따라 어울리는 행동도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거기에 맞게 반응할 뿐이다. 브랜딩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서도 이 점을 명시해야 한다. 브랜드가 한 가지 방식으로만 행동하고, 브랜드의 행보를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면 아무도 그 브랜드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핵심 가치관과 목표는 유지하되, 외부 메시지를 변주하는 것이다.

# 덕심동체! 소비자끼리 유대감을 느끼도록 만들어라
사람들이 미치도록 좋아하는 브랜드의 가장 도드라지는 특징은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가 공동의 가치로 고객들을 서로 이어줄 때 진정한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 브랜드 방향성을 명확하게 정의한 기업은 소비자들이 서로 동지애와 유대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브랜드 커뮤니티는 SNS 페이지의 좋아요나 구독자 수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 사람들이 같은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건 단순히 취향이 같다는 것 이상으로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뜻이며, 이 집단적 동질감이 바로 브랜드 커뮤니티다. 그렇다면 어떻게 ‘덕후’들에게 유대감을 심어줄 수 있을까? 에밀리 헤이워드는 세계적인 스트리밍 기업으로 성장한 ‘스포티파이’가 어떻게 유저들 사이의 커뮤니티를 형성했는지, 워싱턴DC에서 창업한 샐러드 전문업체 ‘스위트그린’이 지역친화적 정책과 사회적 운동을 통해 어떻게 단순한 레스토랑을 넘어 거대한 커뮤니티로 진화할 수 있었는지 소개한다.

# 마케터, 창업자, 자영업자, 개발자, 디자이너, 경영자까지 모두를 위한 실무서
〈미치게 만드는 브랜드〉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실무자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속시원히 파헤친다는 점이다. 기업의 개발자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는 창업자들은 대개 ‘기술’에 집중한다. 새로워 보이게 만드는 핵심 원료가 기술혁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움은 강점이면서 동시에 약점이다. 창업자들은 이처럼 혁신적인 제품에 사람들이 열광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소수의 얼리어답터를 제외하곤 기존의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브랜드가 해내야 하는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 외에도 창업자들이 해결해야 할 고민은 너무나 많다. 두 가지 스타일의 페이지를 개설해 유입률을 비교해봐야 할까? 일단 제품을 출시한 뒤 계속해서 보완해나가야 할까? 브랜드명과 로고는 제품의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나야 하는 게 좋을까 뭔가 ‘있어 보이는’ 이름과 이미지로 정해야 할까?
유명 글로벌 광고기획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저자는, 전통매체에 한계를 느끼고 레드앤틀러를 창업해 성공하기까지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자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준다. 구글, 우버, 나이키, 코카콜라, 아마존, 스포티파이와 같은 기업에서부터 탐스, 박스드, 캐스퍼, 올버즈, 에버레인, 어사메이저, 틴더, 오케이큐드, 더스킴, 어웨이, 소울사이클, 에쿼녹스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실사례들은 브랜딩 실무자들에게 완벽한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 | 시작에 앞서 | 서론
1장 죽음의 공포
2장 기능을 뛰어넘어 감성적 울림으로
3장 브랜드로 자아를 표현하는 소비자
4장 덕심동체: 공동의 자아인식
5장 핵심에 집중하는 브랜드의 힘
6장 관행 깨부수기
7장 일관성을 지키며 의외성 발휘하기
8장 모든 건 사람으로부터
결론 | 감사의 말 | 찾아보기

 

<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리페어 컬쳐 : 쓰고 버리는 시대,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는 삶 / 볼프강 M. 헤클

643.7 H449kKㅈ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수리하고 수선한다는 것은
그저 스패너를 돌리는 일 이상의 의미가 있다

스마트폰은 2년이 지나면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고, 노트북은 자꾸 다운되며 교체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부품 하나만 고장 나도 물건 전체를 통째로 바꾸는 것이 당연해진 요즘, 괴짜 독일인이 나타났다?!
독일 물리학자 볼프강 헤클은 고장 난 변기를 살펴보다 물이 내려가는 원리를 알아내고, 벼룩시장에서 만난 한 마이스터에게 자전거 엔진 수리법을 배운다. 단종된 제품인 데다 부품을 구할 수도 없다는 전문가의 말을 뒤로 한 채 물어물어 나사 하나를 구하고 직접 고치고……. 가죽 바지에서부터 자동차까지, 그의 수리·수선 열정에서 벗어나는 물건은 없다.
수리하고 수선한다는 것은 그저 스패너를 돌리는 일 이상의 의미가 있다. 물건을 고치려면 구조와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문제를 파악해야 하며, 몰입하여 손을 움직여 고쳐야 한다. 때로는 발품을 팔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 과정은 새 물건을 샀을 땐 얻을 수 없는, 그 이상의 의미와 풍부한 정서를 느끼게 준다.
리페어 컬처는 우리를 게으른 소비자로 내모는 시대에 맞서, 삶을 더 풍요롭게 가꾸는 방법을 안내한다.

 

출판사 서평

 

나를 둘러싼 사물을 대하는 태도는
곧 인간으로서의 나를 말해준다

감각적이고 멋진 디자인, 새로 만들어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가전제품, 고화질의 카메라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 등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사이, 내가 가진 물건은 너무 빨리 낡은 것이 되어버린다. 낡고 헤진 가죽 장갑, 고장 난 토스터기, 구멍 난 양말, 노즐이 막혀 제대로 인쇄되지 않는 프린터……. 버리고 새로운 것을 살 것인가, 아니면 고쳐서 다시 쓰려고 어떻게든 해볼 것인가? 지금 세상에서 오래된 것을 수리하고 수선하여 계속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200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HUIJ라는 리페어 카페가 처음 문을 열었다.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물건을 고치는 법을 함께 연구하고, 업사이클 하는 법을 서로 가르쳐주기도 하며, 제품의 가격과 수명의 관계 같은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점차 활발해지면서, 4년 만에 네덜란드에만 50여 개의 리페어 카페가 더 문을 열었고, 벨기에와 프랑스, 미국, 독일에도 이 아이디어가 퍼져나갔다.
독일 물리학자이자 국립독일박물관 관장인 볼프강 M. 헤클은 리페어 컬처를 강력하게 옹호하는 사람이다. 리페어 컬처는 한정된 자원, 늘어가는 제3세계의 전자 폐기물 쓰레기산 때문에라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수리하고 수선하는 행위가 개개인에게 주는 정서적인 풍만함이 있어서, 그것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수많은 가치들을 회복할 수 있다고 헤클은 역설한다.
너무 복잡해서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나만 볼 수 있는 작은 세계를 만들었다는 기쁨, 다른 사람 손을 빌리지 않고 내가 스스로 해냈다는 감각, 물건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자기를 둘러싼 사물들에 애정을 주고, 그 물건들을 끝까지 책임지려 애쓰는 자세. 리페어 컬처는 삶을 대하는 태도로까지 이어져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가꾸어가도록 안내한다.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본 사물의 질서, 자연의 질서

리페어 컬처가 쓰고 버리는 사회에서 벗어나는 자연스러운 출구라는 것을 이해하려면, 수리·수선의 원칙이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 시간이 시작된 이래, 자연에 내재되어 있던 것임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수리·수선의 과정은 무생물계에서도 이미 일어나고 있지만 생물계에서 비로소 이 메커니즘의 모든 힘이 전개된다. 이 시스템 뒤에는 스스로 조직하고 또 치유하는 힘이 존재하며, 이것 없이 생명은 생겨나지 못하고 또 단 1초도 유지되지 못한다. (22쪽)
(……) 자연은 오류를 범하며, 그 오류를 자연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라도 다시 고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무기물은 이 수리·수선의 법칙을 이용하고 있다. 이것은 곧 지구상 모든 물질의 기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빅뱅과 함께 시작되어 모든 별과 행성의 생성과 함께 계속된다. 약 40억 년 전에 이렇게 수리·수선되지 않았더라면 지구는 결코 만들어지지 못했을 테고, 지구의 열이 식는 동안 에너지 보존과 자기조직화, 수리·수선의 과정이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27쪽)

수리·수선 메커니즘은 자연발생적인 것으로, 이 과정 없이 인간은 살 수 없었다. 헤클은 이렇게 수리·수선의 원리가 모든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자연의 원리임을 밝히고, 인류사에서도 리페어 컬처의 흔적을 찾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경시하면서 타고난 근본으로부터 멀어져왔다.

언제부터 제품 상자에 수리 안내서가 빠졌을까?
-쓰고 버리는 사회를 해부한다

헤클한테는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1920년대 스타일 정장이 한 벌 있다. 그 옷을 살펴보면, 옷 주인이 살이 빠졌다가 다시 살이 찌는 사이 여러 번 수선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분의 단추가 달려 있음은 물론이고, 언제라도 수선할 수 있도록 옷감과 안감을 아끼지 않고 넉넉하게 재단해두었다. 처음 옷을 디자인할 때부터 사용자의 체형에 맞게 수선할 수 있도록 배려했음이 분명하다.
기계도 마찬가지다. 초기 산업 디자인은 나사 하나라도 누구나 알기 쉽게 배치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고, 자주 고장 나는 부품만 주문할 수 있도록 제품에 아예 부품번호 목록을 넣어주기도 했다. 수십 쪽짜리 회로도가 들어 있는 제품도 있었는데, 사용자는 이를 보고 그 물건의 작동원리를 역추정한다든가, 고장이 나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해볼 수 있었다.
이렇게 산업화시대 초기까지만 해도 제품을 처음 기획할 때부터 수리하고 수선할 것을 염두에 두었다. 제품을 수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여졌고, 고장 나면 얼마든지 스스로든 가까운 수리점에 방문해서든 고칠 수 있었다. 기업은 튼튼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소비자는 기업에 대한 믿음을 키웠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기업은 매출과 성장이라는 목표에 사로잡힌 자본주의의 매개자로,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로 전락한 듯하다. 사용 기간이 정해져 있는 배터리라든가 금방 수명을 다하는 부품 따위를 케이스와 일체화하여 교체해서 쓰지 못하게 만들고, 내부가 보이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부품을 바꿔 오래 쓰는 대신 새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제품의 교체 속도가 빨라지는 사이, 사람들은 생산과정에서 점점 더 배제되어왔다. 기업의 마케팅이 주는 환상적 이데올로기는 이 모든 과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그러나 이것이 당연하기만 한 일일까?

뭐든 만지고 고치는 사람은
사물과 씨름하며 세상을 이해해나간다

헤클은 어느 날, 산 지 얼마 안 된 맥북에어에 꽂은 이어폰에서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다. 노트북 내장 스피커에도 이상이 없고, 이어폰이 고장 난 것도 아니었다.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본 결과, 그는 이어폰 단자에 문제가 생겼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아니나 다를까, 플래시를 비쳐 안쪽을 살펴보니 이어폰 단자에 작은 관 모양의 금속 조각이 끼어 있었다. 어떻게 저 작은 조각을 꺼내야 할까? 그는 이걸 스스로 해결해보고 싶었다. 오각 앨런 키를 사서 노트북 케이스를 열어보기까지 했지만, 이어폰을 꽂는 뒤쪽에서는 이 단자가 열리지 않았다. 그는 유튜브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사용자들의 영상을 찾아보았다. 결국 젊은 유튜버 스승에게 조언을 얻어, 이쑤시개에 특수 접착제를 붙여 금속 조각을 빼내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 헤클에게 이 작은 금속 조각은 수리에 대한 치열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기념품이다. 노트북을 그냥 수리센터에 보냈더라면 얻지 못했을 것이었다.

“뭐든지 제대로 고치고 나면 그런 기분이 든다. 정말 근사한 경험을 했구나, 정말 만족스러운 체험이었어. 반드시 성공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던 일을 내가 해낸 것이다. 그렇게 수리를 끝낸 뒤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수확은, 고장 났던 물건을 다시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보다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해냈다는 나 자신만의 경험이다.” (188~189쪽)

무언가를 고치고 만드는 행위는 그 물건과 나를 곧장 연결시킨다. 그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작동원리로 움직이는지 파악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소한 한 번이라도 제대로 고친 물건이라면 쉽게 버릴 수 없다. 결과가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어떻게든 그 물건을 고쳐서 다시 써보려고 애쓸 것이다.
뭔가를 고치거나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은 자율성을 얻는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뭔가를 고쳐보며 다른 이를 도와주는 경험은 우리에게 그 어떤 것보다 큰 해방감을 안겨준다. 이런 경험들은 다른 어떠한 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타인에게 인정받는 사람은 다른 분야에서 역시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고 느낀다. 수리하는 일에 도전하면 크고 작은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성공하게 되면 주변 것들을 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살펴보게 되며, 과학 원리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물건을 발명한 이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품게 된다.

우리를 게으른 소비자로 내모는 과잉의 시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복원하는 삶

리페어 컬처는 자원 순환의 전 과정을 조망하게 한다. 자연에서 캐낸 물질로 물건 하나하나를 생산하는 것에서부터 이러저러한 유통을 거쳐 소비자에게 닿고, 쓸모를 다한 뒤 버려지고 나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까지 물건의 일대기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에서 생산된 말도 안 되게 값싼 티셔츠,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생선가공품……. 자원을 대하는 현재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가?
헤클은 우리에게 이 세상을 구원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결정적인 측면을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다 쓴 물건들을 내다 버리기 전에 이를 고쳐 쓸지 벼룩시장에 내놓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계속된 성장이라는 한계가 분명한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는 시대의 흐름과 우리를 게으른 소비자로 내모는 산업의 흐름에 맞서는 방법이며, 이런 태도가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목차

○ 리페어 컬처를 옹호하며

○ 수리·수선, 자연의 플랜
자기조직화의 원칙 / 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 자연도 수리하고 수선하며 재활용한다

○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잃어버린 지식: 사물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 / 잃어버린 능력: 전문가들은 알 수 없는 것

○ 쓰고 버리는 사회를 해부한다
의도적인 노후화 / 내구성과 가격 / 수영장 펌프를 수리하다가 / 하드웨어의 짧은 수명은 예견되어 있었다 / 소프트웨어의 수명도 ‘한시적’이다 / 수리 불가능한 일체형 디자인 / 쓰고 버리는 사회, 그 대가는 누가 치르고 있는가?

○ 세상이 그대 손안에 있다
새로운 물결은 이미 시작되었다 / 나는 어떻게 스스로 수선 기술자가 되었는가 / 숨은 장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 / 나를 둘러싼 사물을 대하는 태도가 곧 인간으로서의 나를 말해준다 / 우리 내면에는 기술자적 능력이 잠재해 있다 / 리페어 컬처는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 함께 한번 해봅시다! / 차근차근 수리·수선에 다가가는 법

○ 수리·수선을 하면 어떤 보상이 뒤따르는가?
리페어 클럽 / 나의 비앙키 아퀼로토와 벼룩시장에서 만난 인연 / 리페어 컬처가 깨우는 우리의 가능성들 / 자율이라는 우쭐한 기분 / 컴퓨터로는 배울 수 없는 것 / 손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 / 수리·수선의 교육적 측면 /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 행복, 직접 뭔가를 만들 때 생기는 감정

○ 성장의 쳇바퀴에서 벗어나는 길
리페어 컬처를 향하여 / 쓰레기를 맛보라: 쓰레기를 어디에 잘 활용할 수 있을까 / 의미 있는 성장 / 수리·수선에는 보상이 따른다 / 모두를 위한 재활용 / 지역 내에서 사고, 지역 내에서 생산하며, 교환해서 쓰자!

○ 2040년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 옮긴이의 말

 

 

  <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잘 나가는 마케터는 어디서 영감을 얻을까?

 

 

출처 : 빙그레코리아 인스타그램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머리에 바나나맛우유(우유) 왕관을 쓰고, 비비빅(아이스크림) 허리띠를 두르고, 끌레도르(아이스크림) 부츠를 신고 있다. 유제품과 빙과류를 주로 판매하는 기업 빙그레에서 자체 판매 상품으로 세계관을 구축해 개발한 캐릭터다. 인스타그램 계정뿐 아니라 상품 패키지에도 활용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 기발함을 칭송하며 ‘도른자 마케팅’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이처럼 오늘날 마케팅은 상품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브랜드 이미지와 어울려 놀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 이런 마케팅을 기획하는 마케터들이야말로 사회 변화와 흐름에 그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첨병들이다. 재미와 상품성, 모두를 이끌어내는 마케터들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생각의 쓰임 / 생각노트 / 위즈덤하우스 / 정리 중

‘대림미술관은 어떻게 줄서서 입장하는 미술관이 되었나?’, ‘왜 요즘 10대들은 포털보다 유튜브에서 먼저 검색을 할까’ 등 마케팅이나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던져보았을 법한 질문들을 일목요연하고 자세히 설명하는 컨텐츠로 화제가 되었던 블로그 ‘생각노트(insidestory.kr)’.
운영자의 이력이나 실명도 노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순수하게 콘텐츠만을 보고 이직 제안을 받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생각노트의 운영자가 쓴 이 책에서는 화제의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 운영의 원칙, 기획 아이디 어와 영감을 어디에서 습득하는지가 일목 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기록의 쓸모 / 이승희 / 북스톤 / 658.8 이58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마케팅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배달의 민족’이다. 이곳에서 6년간 마케팅 업무를 한 뒤 현재는 백수 듀오 '두낫띵클럽(donothingclub)'을 운영하고 있는 이승희 마케터. 그녀는 마케터라는 업에 충실하기 위해 사람들의 생각을 모아서 읽고 이것을 노트에 기록했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수집하고 공유하기 위해 시작한 기록이 나중에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며 나만의 생각을 담으려는 기록으로 진화했다. 다양한 형태의 기록을 쌓아나가고 일상의 경험을 발견하고 여기서 영감을 발견하는 ‘생각의 작업’을 즐기는 그녀. 이 책은 저자가 꾸준한 기록을 통해 영감을 얻고 성장해간 또 하나의 기록이다.

마케터는 단순하게 말한다 / 최동휘 /  서사원 / 정리 중

마케팅은 궁극의 소통 방법이다. 소비자와 얼마나 통했는지에 따라 마케팅의 성패가 좌우된다. 신세계, 삼성, SK, 월마트, 이베이 등의 주요 기업들에서 오랫동안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온 저자. 그는 ‘마케팅은 잘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기본적으로 나와 소통하고, 나아가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주요 기업들과 협업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들에게 어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오랜 기간 현업에 몸담으면서 익힌 마케팅 노하우, 팀원과 팀장, 동료들에게 전달하는 방법, 브레인 스토밍의 과정, 열 번이 넘는 이직에 성공한 비결 등이 공개된다.



< 출처 : 인터파크도서 북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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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2019. 11. 22. 10:33

밀레니얼 책책책책 밀려온다 추천도서/추천도서2019. 11. 22. 10:33

 

밀레니얼 책책책책 밀려온다

 

새로운 소비자, 함께 일할 동료, 불안의 청춘…
‘밀레니얼 세대’ 올한해 출판계에 화두로 떠올라
기성세대 위한 분석보단 2030의 발언이 절실

 

밀레니얼 세대가 일터에서 원하는 것 / 구입 중 90년생이 온다 / 305.242 임95ㄱ 
트렌드 MZ 2019 / 658.83 대91ㅌ 최강소비권력 Z세대가 온다 / 658.8342 F932mKㅇ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 / 658.4092 이68ㅁ  퇴사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 811.8 김11ㅌ 
회사남/여 / 658.4022 최75ㅎ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 650.1 서33ㅎ
요즘 애들은 츤데레를 원한다 / 658.4092정79ㅇ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 305.2 김66ㅇ
90년생과 어떻게 일할 것인가 / 658.4092 최14ㄱ 참을까? 때려치울까? / 650.14 권57ㅊ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658.409 S427rKㅂ  진작 이렇게 생각할 걸 그랬어 / 158.1 양11ㅈKㅈ
밀레니얼 선언 / 305.242 H315kKㄴ  파이어족이 온다 / 332.024 R549pKㅂ 
밀레니얼 이코노미 / 구입 중 요즘 것들과 옛날 것들의 세대 공존의 기술 / 구입 중
밀레니얼의 반격 / 구입 중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 / 구입 중
90년생 오너십 / 구입 중 밀레니얼은 처음이라서 / 구입 중
90년대생 소비 트렌드 2020 / 구입 중  

 

 

새천년세대가 출판계를 강타했다. 2000년, 즉 새로운 천년의 시작인 2000년 전후의 변화를 온몸으로 겪은 밀레니얼 세대 분석이 올해 출판물의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출간된 <90년생이 온다>가 발행부수 35만부를 찍고 40만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올 한해 밀레니얼 세대를 다룬 책들이 20종 이상 쏟아져나왔다.

2017~2018년만 해도 한해 네댓종 정도 발간된 것에 견줘보면 밀레니얼 세대에 쏟아진 폭발적인 관심의 온도를 짐작할 수 있다. 대형 온라인서점인 예스24가 집계한 밀레니얼 관련 서적 판매량을 보면 2017년엔 90권, 2018년엔 3820권이 팔리다가 올해엔(11월12일 기준) 7만7550권이 팔렸다.

 

예스24에서 경제·자기계발서 기획을 맡고 있는 박정윤 엠디(MD)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기성세대와 큰 차이가 있음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90년생이 온다>를 시발점으로 이 흐름이 출판계의 표면에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밀레니얼 세대 관련 서적은 대략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직장 생활을 소재로 삼은 리더십 경영서, 새로운 소비 주체의 등장에 따른 마케팅 트렌드 변화, 밀레니얼 세대의 행동양식을 다룬 에세이, 밀레니얼 세대 출현의 역사적 맥락을 다룬 사회과학서 등이다.

 

교보문고의 밀레니얼 주제 도서 판매량을 보면 <90년대생이 온다>를 필두로 <트렌드 MZ 2019> <밀레니얼 이코노미>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 <밀레니얼 선언> <밀레니얼의 반격>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 차례였다.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의 김현정씨는 “밀레니얼 세대를 다룬 서적들은 경제전망 분야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연말 인기 분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전문가마다 밀레니얼 세대를 정의하는 기준이 다르지만, 한국에선 대체로 1980년대 중반에서 2000년께 출생한 젊은이들을 밀레니얼 세대로 일컫는다. 물론, 이들의 대척점엔 ‘꼰대’라 불리는 부모세대, 즉 86세대가 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개인이 집단의 우위에 서는 정이현·김애란 등의 소설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가 지닌 생활감각의 실마리가 드러났다”며 “앞으로 20년간은 이들이 한국사회의 지배적인 힘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출판계도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고 짚었다.

장 대표는 “특히 올해는 ‘조국사태’를 거치며 세대분열이 극심해졌고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기성세대가 가장 큰 관심을 갖는 주제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이다. “역사상 가장 특별한 신세대”라 불리는 이들이 자신들과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떻게 함께 공존할 수 있는지 방법을 모색하는 책들이 잘 팔리는 이유다.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을 쓴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몇 년 전부터 젊은이들이 놀고 공부하고 소비하고 생각하는 방식이 매우 다르며, 이들이 조직에 들어갔을 때 윗세대에 대한 불만이 엄청 높다는 점을 포착했다”며 “이에 흥미를 느껴 조직 내 갈등의 양상을 분석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자들이 분석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이렇다.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윗세대인 ‘디지털 이민자’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월등한 웹 정보 습득력과 콘텐츠 제작 능력을 지니고 있다.

“자신보다 디지털 기술 역량이 떨어지고 세상 돌아가는 데 업데이트도 안 되어 있는 어른들로부터 어린아이 취급을 받으면서 절망하는 이유”다.(<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이들은 “왜 성과보다 근태가 중요하냐” “9시 출근이면 왜 10분 전까지 와야 하느냐”고 묻는다.

(<밀레니얼은 처음이라서>)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부모세대보다 가난할 가능성이 더 큰 이들은 “난간 없는 유리계단” 위에 서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명문대 졸업생이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게 하등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한다.

(<90년대생이 온다>) 기업에서 정년퇴임이나 승진의 엘리베이터를 기대하지 않기에 “퇴사하면 밖은 지옥”이라고 말하는 선배들과 달리 하루에도 몇번씩 퇴사를 꿈꾼다.(<…세대공존의 기술>) 이들은 어려서부터 ‘헬리콥터 맘’의 채근 속에 ‘숙제기계’로 자라났고, 일찌감치 포르노에 노출돼 있었지만 성관계 빈도는 부모세대보다 낮은 존재들이다.(<밀레니얼 선언>) 한쪽에선, 은퇴가 시작된 부모세대의 퇴조 속에서 이들은 시장을 이끌 소비의 주체로 호명된다.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는 곤도 마리에의 교시를 추종하는 이들은 원하는 만큼만 구입하는 미니멀리즘을 따르며, 소유보다 공유에 호응한다.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 ‘호갱’ ‘호구’는 단호히 거부하는 똑똑한 소비자인 동시에 기업의 갑질엔 불매운동으로 응징하는, 행동하는 소비자다.(<90년대생이 온다>)밀레니얼 세대를 ‘도전정신 없이 사적인 생활에만 관심 있는 무력한 신입사원’이나 ‘뜨는 소비계층’으로 인식하는 데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전정환은 <밀레니얼의 반격>을 통해 기성 시스템에 도전하는 ‘라이프스타일 혁신가’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세대차이는 현상일 뿐 본질은 ‘시대변화’”라며 “변화의 과도기에선 가진 것이 적어 잃을 것도 적은 2030세대 일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한다”고 강조한다.

 

밀레니얼 젊은이들은 “강북의 골목길에서 일상의 위대함을 찾아내고” “과거의 것을 되살려 힙한 미래 가치로 만들어내고” “지방 도시 곳곳에서 고유 가치를 발굴해” 독서클럽 스타트업, 참기름 소믈리에, 로컬푸드 사업, 리모트워크 기업가 등으로 살아간다.밀레니얼 출판물이 우후죽순 쏟아지지만 정작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업무 효율성을 위해 마찰을 피해야 하는 후배 사원에 머물거나 마케팅의 표적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밀레니얼 세대가 직접 자신들의 사회적 위상을 성찰하면서 구체적인 삶의 고민을 털어놓고 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88년생 저널리스트가 미국 사회의 분열적 현실을 분석한 <밀레니얼 선언>을 펴낸 박재호 생각정원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밀레니얼 서적을 구입하는 이들은 기성세대가 많은데 이는 젊은이들의 심리구조를 파악하면서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려는 목적이 크기 때문”이라며 “당사자들이 세상을 향한 불만을 표현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깊이 있는 밀레니얼 담론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90년생이 온다>를 낸 웨일북의 권미경 대표도 “밀레니얼 출판시장이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지금처럼 ‘그들이 누구냐’에 집중하는 책들은 생존 기간이 짧을 것 같다”며 “90년대생이 직접 털어놓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다음 순서”라고 내다봤다.

 

밀레니얼 세대 관련 도서 목록<밀레니얼 세대가 일터에서 원하는 것>(제니퍼 딜·알렉 레빈슨, 박영스토리) <90년생이 온다>(임홍택, 웨일북) <트렌드 MZ 2019>(대학내일20대연구소, 한빛비즈) <최강소비권력 Z세대가 온다>(앤디 몰린스키·안지 리드, 홍익출판사)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이은형, 앳워크) <퇴사 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김가빈, 스노우폭스북스) <회사남/여>(조세핀 최·신이지, 두앤북)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서메리, 미래의창> <요즘 애들은 츤데레를 원한다>(정지현, 두앤북)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김용섭, 21세기북스) <90년생과 어떻게 일할 것인가>(최경춘, 위즈덤하우스) <참을까? 때려치울까?>(권순영, 경원북스) <실리콘밸리의 팀장들>(킴 스콧, 청림출판) <진작 이렇게 생각할 걸 그랬어>(양지아링, 포레스트북스) <밀레니얼 선언>(맬컴 해리스, 생각정원) <파이어족이 온다>(스콧 리킨스, 지식노마드) <밀레니얼 이코노미>(홍춘욱·박종훈, 인플루엔셜) <요즘 것들과 옛날 것들의 세대 공존의 기술>(허두영, 넥서스BIZ) <밀레니얼의 반격>(전정환, 더퀘스트)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대학내일20대연구소, 위즈덤하우스) <90년생 오너십>(윤병호, 북씽크) <밀레니얼은 처음이라서>(박소영·이찬, kmac) <90년대생 소비 트렌드 2020>(곽나래, 더퀘스트)※ 2017~2019년 출간 도서, 출간일 차례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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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