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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전공땐 취업 위주 실용학과에 몰려… 인문학 등 외면 우려”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30629/119991392/1

대학 학부-학과 칸막이 없애… 신입생 모두 ‘無전공 선발’ 가능

 

[대학규제 개선]
내년부터 학부-학과 규제 등 폐지
1학년 전과 허용… 現고2부터 적용
의대 예과-본과 운영도 자율화

 

대학이 각 학문 분야를 학과와 학부로 나눠 운영해야 한다는 규정이 내년부터 사라진다. 학과 간 장벽이 철폐되면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무(無)전공’ 입학을 시행하는 대학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과 2년+본과 4년’으로 운영해온 의대는 대학 현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6년 자율 구성’으로 바뀐다.

28일 교육부는 대학의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고 29일부터 입법 예고에 들어갔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학에는 학과 또는 학부를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이 삭제됐다. 대학이 학과나 학부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유로운 형태로 신입생 선발, 학교 운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은 컴퓨터공학과, 심리학과 등 ‘학과’ 또는 자율전공학부, 경영학부 등 ‘학부’ 단위로 신입생을 뽑지만 앞으로는 학과나 학부 없이 ‘A대 1학년’으로도 선발할 수 있다.

학과를 바꾸는 ‘전과’는 그간 2학년부터 허용됐지만 이제 1학년(2학기부터)도 할 수 있게 된다. 또 각 대학은 전과를 신청하는 그해에 생긴 ‘신설 학과’로는 기존 재학생들의 전과를 제한해 왔지만 교육부는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가령 ‘국어국문학과’ 2학년 재학생도 신설된 ‘융합언어학과’ 1학년으로 전과할 수 있다. 다만 기존 학과로의 전과 제한은 대학별 학칙에 따라 유지된다. 의대, 공대 등 인기 학과 쏠림을 막기 위해서다.

 

의대는 총 6년 과정 안에서 대학이 자유롭게 구성하거나 통합할 수 있게 됐다. 보통 예과에서는 인문학이나 기초과학 등 교양을 배우고, 본과부터 본격적인 의학 지식 습득 및 수련을 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예과 1년+본과 5년’, ‘예과 2년+본과 3년+인턴 1년’ 식의 운영도 가능해진다.

이번 개정안은 8월 8일까지 입법 예고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된다. 다만 현재 고3에 해당하는 2024학년도 대학 신입생 선발 계획은 올 4월 확정돼 적용 대상이 아니다. 현재 고2인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된다.

의대 ‘2+4’ 대신 자율 운영… 학점 25% 기업 현장서 취득 가능

 

‘학부-학과 칸막이’ 폐지
‘예과2+본과3+인턴1년’이나
‘예과1+본과5년’식 운영도 가능

 


교육부가 학과와 학부의 칸막이를 허물고 대학의 자율권을 확대한 것은 그동안 한국 대학이 과도한 대학 규제로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산업 구조는 급변하는데 대학들은 1900년대에 설계된 낡은 학과 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미래 사회에 걸맞은 융복합 인재를 기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 학과 장벽 사라지면 ‘융복합 교육’ 가능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학과 간 칸막이가 없어지면서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에 맞춘 새로운 설계 전공이나 융합 전공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동아시아 역사를 전공할 경우 역사 관련 강의 위주로 수업을 듣지만, 앞으로 전공 구분이 없어지면 동아시아 역사 공부에 필요한 일본어, 한문, 경제학, 정치학 등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학생들이 대학에서 정한 전공에 맞춰 공부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학생이 하고 싶은 공부를 대학에서 지원해 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들도 기존에는 ‘중국어과 소속’ 혹은 ‘경영학부 소속’ 식이었으나 앞으로 학부, 학과가 사라지면 ‘서울대 소속’ 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지지부진했던 전공 간 공동 연구나 융합 수업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일부 대학들은 이미 전공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실험을 해오고 있다. 이화여대, 성균관대, 서울대, KAIST, 한동대 등 5개 대학은 학과가 아닌 단과대나 학부 단위로 신입생을 우선 뽑고 2학년 때 학과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학부’, ‘단과대’의 최소한의 틀은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남은 장벽까지 허물고 이러한 운영 방식을 더욱 확대시키겠다는 것이다.

● “의대 바뀌면 의사과학자도 늘 것”


의대는 예과와 본과로 나뉘어 운영됐으나 앞으로는 6년짜리 단일 학제로 바뀐다. 예과와 본과를 통합할 수 있게 된 것. 그동안 예과 수업은 교양 수준에 머물러 비교적 여유 있게, 반대로 본과 수업은 각종 전공 지식 공부에 실습까지 겹쳐 매우 숨 가쁘게 운영됐다. 이 때문에 의대들은 “본과에 학습량과 실습이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예과 기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한다”며 규제를 풀어 달라고 요구해 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6년’ 안에서 각 의대가 자유롭게 학제를 구성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는 ‘임상 전 3년+임상 3년’, 독일 뮌헨대는 ‘임상 전 2년+임상 3년+인턴십 1년’으로 운영 중이다. 해외 의대들은 갈수록 현장 실습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업 과정이 다양해지면 의사뿐만 아니라 의사과학자 배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와 학생들이 산업체(기업)나 연구기관 시설에서 ‘학교 밖 수업’을 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내년부터 대학들은 산업체나 기관과 협약을 맺고 ‘협동 수업’을 할 수 있다. 졸업 학점의 4분의 1 범위 안에서 실제 산업 현장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가령 고려대 컴퓨터학과와 삼성전자가 협약을 맺고 여름 학기 동안 9학점 수업을 개설해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에서 수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온라인 과정 확대… 외국서도 국내 학위


지금은 첨단 학과에만 허용된 ‘온라인 100%’ 학위 과정이 전체 전공으로 확대된다. 교육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대학은 원하는 대로 온라인 학위 과정을 개설할 수 있게 된다. 학생들은 학교에 굳이 가지 않고도 온라인 수업만으로 학위를 딸 수 있고, 해외의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학위 과정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한국 대학과 외국 대학이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현재는 여러 해외 대학과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 앞으로는 이런 제한이 풀린다. 공동 교육과정의 졸업 학점 인정 범위도 대학이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계기로 대학의 혁신을 가로막는 각종 통계 및 평가 기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영했다.

 

 

< 출처 : 동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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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2022. 12. 9. 10:05

대학의 기업가적 전환을 꿈꾼다 교육.기타2022. 12. 9. 10:05

 

 

대학의 기업가적 전환을 꿈꾼다

 

 

Z세대는 소확행을 하거나
영끌의 위험감수를 통해
파이어족으로 진화하길
꿈꾸는 친구들이 늘지만
학생 창업가들을 위한
제도는 아직 미흡하다

대학은 이제
청년들에게 무언가를
도전하고 실패해 볼
인큐베이션 장으로
진화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더 커진다

이것이 내가 꿈꾸는
기업가적 대학이다

 

“요즘 서울대학교 학생들 중 가장 똑똑한 친구들이 제일 많이 고민해보는 진로가 뭔지 알아요?” 몇 달 전에 동료 교수가 불쑥 내게 물었다. 그의 대답.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의 입사도, 고시 합격도 아니래요. 창업이랍니다.”

 

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 석좌교수(학장)

 

정말 그럴까? 대학생에게 창업을 본격적으로 가르쳐보겠다며 이직을 준비하던 나에게 격려와 응원의 뜻으로 한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전국 대학생 792명을 대상으로 2021년 6월에 실시한 한 설문조사 결과(알바천국)에 따르면, “취업 대신 창업을 고려한 바 있다”고 답한 친구들이 절반 이상이다. 대학알리미가 2020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구 대비 대학생 창업자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작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발표도 흥미로운데, 이에 따르면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고용 증가율은 국내 전체 기업 고용 증가율보다 세 배가량 높다. 또한 재직자의 전체 규모도 총 69만8000명인 4대그룹보다 3만명 정도가 더 많다. 물론 창업이 취업에 비해 더 선호되는 진로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특이한 사람들의 리그는 더 이상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왜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우선 큰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번째 흐름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다. 인터넷 상용화가 본격화되던 당시, 닷컴 창업은 거대한 물결이었다. 이때의 최강자는 야후 같은 인터넷 포털 기업이었다. 검색 엔진으로 야후를 제친 구글도 1990년대 후반에 태동한다. 이 시기 인터넷 이용자의 행동은 주로 웹페이지를 검색하고 읽는 정도였다. 그 이후 2007년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들고나오면서 모바일 혁명이 시작된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애플의 운영체계(iOS)와 구글의 운영체계(안드로이드)에서 작동하는 앱생태계가 조성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의 빅뱅이 일어났다. 2000년대 중반부터 페이스북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유튜브 같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가 등장했고, 공유 플랫폼의 시대가 열린다.

 

이로부터 대략 10년이 경과한 2016년, 딥러닝 기반의 AI와 비트코인 열풍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블록체인 기술 등이 또 다른 비즈니스의 문을 열었다. 이제 이용자는 단지 웹이나 앱에서 읽고 쓰는 정도를 넘어서, 해당 플랫폼의 생태계에 기여한 만큼 데이터에 기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탈중앙화된 구조 속의 주요 행위자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세 가지 흐름에 대해 어떤 이들은 웹1, 웹2, 웹3라고 이름을 붙인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역사도 비슷하다. 인터넷 물결을 탄 네이버가 젊은 인재들을 빨아들여 지금의 대기업이 되었고, 모바일 물결을 환호한 카카오도 그랬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새로운 물결이 올 때마다 기존 사고에 깊이 물들지 않은 젊고 유연한 인재들이 서핑을 즐겼다는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따라서 전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능해진 지금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큰 파도인지 모른다. 20대 초반의 말랑말랑한 청년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혹시 멀리서 일렁이는 이 거대한 파도를 어렴풋이 보았기 때문일까?

 

새 물결 올 때마다 청년들은 서핑

우리의 역사를 조금 더 이야기해보자. 닷컴 시기에는 벤처창업 태풍이 불었지만 정부나 민간이나 도울 준비가 부족했다. 창업자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자금을 얼마나 어떻게 지원해주는 게 좋을지 우리의 데이터가 없었다. 그래서 수많은 청년들이 벤처의 세계로 진입했다가 큰 좌절과 함께 빚더미에 앉았다. 사회가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것이다.

 

하지만 학습력이 빠른 우리는 중소벤처기업부까지 창설하여 창업자 발굴, 교육, 육성, 자금 지원 체계를 만들었고, 이때부터 창업을 해서 열심히 일하면 비록 회사는 망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개인들은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지원을 받은 일부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의 길을 가고 있다. 청년들이 이 거대한 흐름과 생태계 변화를 이해하고 체감했기 때문에 스타트업 생태계에 뛰어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창업해서 대박이 난 선배 창업가처럼 되고 싶고, 망해도 빚더미에 앉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생겼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것이 지금 대학가에 부는 창업 물결의 거시적 배경이다. 물론 우리 사회만의 특수한 상황도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는 자율성이 상당히 부족하다. OECD 국가 중에서 GDP 대비 행복도를 비교해보면 한국은 매우 낮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 즉 잘살기는 하는데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행복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자율성 훼손은 불행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의 40~50대 유능한 분들은 대부분 직장에서 상사가 시키는 일을 잘해서 승진한 이들이었다. 이견을 내는 사람들도 인정받고 성공하는 문화는 아니었다.

 

이 광경을 Z세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꾸역꾸역 하는 모습이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소확행을 하거나, 영끌의 위험감수를 통해 파이어족으로 진화하는 것을 꿈꾸는 친구들이 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스타트업은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모험적 학생 창업가들을 위한 제도는 아직 미흡하다. 대학 1, 2학년 때 창업을 결심하고 창업가의 길을 가고 있는 청년들을 본 적이 있는가? 창업을 하다 보니 전공 공부를 따라가기 점점 힘들어져서 졸업장을 딸 수 있을지 걱정하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다. 창업을 해서 열심히 일했다고 졸업시켜주는 대학은 거의 없으니까. 하지만 생각해본다.

스스로 팀을 만들고 창업을 해서 사활을 걸고 학습하고 실행하는데, 이것만큼 살아있는 공부가 어디 있겠는가? 가장 능동적인 학습과 교류를 하고 있을 시기일 텐데, 이들을 대학에서 내치거나 창업 휴학제 시행 정도로 제적을 연기시켜주는 것이 과연 답일까?

 

대학, 교육을 넘어 기업가적 전환

창업 교수들에게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정부와 대학이 교원 창업을 격려하고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실제로 창업을 하고 나면 일이 복잡해진다. 대학의 고유 업무(교육과 연구)로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업은 주로 종신교수직을 받은 정교수들의 몫이다.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뛰어난 젊은 교수들은 승진에 문제가 생길까 봐 창업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창업 휴직제를 도입한 학교도 늘어나고 있지만, 근본적 해법은 아니다.

 

나는 500년 전에 ‘교육’으로 시작한 대학이 100년 동안 ‘교육과 연구’의 패러다임으로 진화해왔으나,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기업가적 전환’이다.

이제 창업은 실리콘밸리의 몇몇 대학만의 주제가 아니다. 내가 보기에 이것은 대학의 진화 단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평균 수명 100세를 준비하는 이 시대에 기존의 대학 시스템은 기껏해야 첫번째 직장 정도에 영향을 주는 교육기관일 뿐이다.

대학이 테크놀로지와 수명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려면 청년들에게 스스로 무언가를 도전해보고 실패해볼 수 있는 인큐베이션 장으로 진화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대학의 ‘기업가적 전환’이라 부르고자 한다. 이것은 대학이 기업이 되라거나 기업에서 써먹을 인재를 교육하는 기관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대학이 교육과 연구 기관을 넘어 구성원들이 기업가적 정신을 발휘하고 경험해볼 수 있게끔 진화해야 한다(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학생들의 공부를 보자. 중학교, 고등학교 총 6년 동안 대학 입시를 위한 문제집을 풀다 들어온 우리 아이들이 기업 입사를 위해 다시 4년간 교과서의 문제를 풀고 있지 않은가. 그들의 입장이 되어보라. 정말 지겹지 않겠는가. 이게 과연 대학에 와서 하고 싶었던 공부일까? 좌절하지 않겠는가.

 

개인 또는 팀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스스로 발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2년을 능동적으로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다면 그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할 것이다. 순위가 더 높은 대학에 또다시 진학하기 위해 문제집을 펼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이것이 내가 꿈꾸는 기업가적 대학이다. 이것이 내가 서울대라고 하는 안전지대를 떠나 가천대학 창업대학으로 가게 된 이유이다.

 

< 출처 :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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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2022. 11. 24. 10:29

대학의 ‘미래 혁신’ 앞당길 때다 교육.기타2022. 11. 24. 10:29

 

대학의 ‘미래 혁신’ 앞당길 때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세계 대학들 다양한 혁신 박차
산학협력·교과 유연성·인프라 확대 사활 걸어
우리도 기회, 가장 혁신적 도전 적극 지원해야

 

                                                               이성주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지난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올해도 수험생들은 극한의 긴장과 설렘을 겪으며 수능을 치르고 몇 번의 관문을 더 거친 뒤 대학에 입학할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대학에 입학한 이들에게 과연 대학은 어떠한 가치를 주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의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빠르게 성장하는 미래 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를 양성함과 동시에 직업 선택에서도 가치관과 개성이 뚜렷한 MZ세대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산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재직자를 교육하는 것도 대학에 주어진 새로운 임무다. 특히 기술이 국가의 경제, 사회, 안보의 전 분야에서 핵심이 되는 기술 패권 시대, 대학에서의 인력 양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 방식에서도 요구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팬데믹을 겪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교육 방식이 가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대학 교육을 대체·보완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개강좌가 확대되고 있으며, 심지어 미국의 온라인 공개 수업 플랫폼인 유다시티(Udacity)에서는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이 강의에 참여해 강의를 성공적으로 이수했음을 인증하는 ‘나노 디그리(nano degree·단기교육과정 인증)’를 발급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전 세계 대학은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혁신을 위한 대학의 노력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되는 듯하다.

 

첫째는 산학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미국 보스턴대는 오픈소스 솔루션 기업인 레드햇과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레드햇은 5년간 총 2000만 달러(약 270억 원)를 지원하여 관련 분야 교육과 연구를 진행한다. 성공적인 산학협력을 위해서는 상호 신뢰와 공동의 목표가 중요한데,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공동연구센터의 설립은 이를 가능하게 한다. 한편 스탠퍼드대는 개방형 순환 대학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학사과정(4년)과 석사과정(2년)을 통합한 6년 학제 동안 학생들은 자유롭게 캠퍼스와 직장을 오갈 수 있다. 자연스레 현장의 지식과 캠퍼스의 지식이 공유되며 산학협력이 이루어진다.

 

둘째는 교육과정의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 학생들의 수준과 니즈가 다양한 현 시점에서 단일 전공과 획일화된 교육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제한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대학이 트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공 내에서 혹은 타 전공과 융합해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쌓는 데 필요한 소정의 과목을 이수하면 트랙 이수 증명서가 발급되는 것이다. 2019년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에서는 전통 기계공학, 기계공학+조선공학, 기계공학+기타분야로 이루어진 세 개의 학위과정을 제공했으며, 이 중 기계공학+기타분야는 에너지, 산업디자인, 제조 등 13개의 집중트랙으로 구성된다. 지금은 학생들 스스로 트랙을 설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육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는 IT를 적극 활용한다.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측정하고 학습 상황을 관찰하여 최적의 학습 방법을 제시한 결과, 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이 크게 감소했다. 성공적인 온라인 교육 모델로 잘 알려진 미네르바스쿨의 교육은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학생들의 참여도를 측정해 교수에게 알려줘, 참여도가 낮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오프라인 위주로 진행되던 교육 과정을 온라인으로 확대하는 대학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비학위 온라인 과정은 과목당 4∼8주간 진행되며 1750달러(약 236만 원)의 수강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향후 큰 성장과 함께 대학의 수익 창출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학위 온라인 과정 외에도 노스웨스턴대 등 여러 대학이 온라인 석사 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 THE(Times Higher Education)의 세계대학평가가 발표되었다. 전 세계 상위 1500위 대학 중 우리 대학은 37개만이 순위에 올랐으며 전년 대비 순위가 상승한 대학도 4개에 불과하다. 대학의 변화가 가속화하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대학들이 혁신을 통해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정권은 대학 개혁을 핵심 정책 어젠다 중 하나로 설정해 규제 완화와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대학이 가장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의 역할에 대해 정부와 대학이 함께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 출처 : 동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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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