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은 작년 9월 26일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포트나이트' 파티로얄 모드에서 최초 공개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닌텐도사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캠페인 사인을 배치할 수 있는 QR코드를 배포해 유세에 활용하기도 했다.
# 미국의 ‘로블록스’, 국내의 ‘제페토’ 등 가상 세계 플랫폼 서비스가 10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부상 중인 '메타버스' 현상의 주요 예들이다. 과거에도 '가상 현실'이라는 개념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유행으로 언택트가 강조되면서 가상 공간과 현실 세계는 더욱 긴밀하게 겹쳐지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앞에 현실화되고 있는 '메타버스'의 개념은 무엇이고 이것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살펴보자.
메타버스 / 김상균 / 플랜비디자인 / 338.544 김51ㅁ 사회과학열람실(3층)
온라인 게임 ‘GTA’에 전통주 기업 ‘국순당’이 주점을 차리고, LG화학이 메타버스에 화학공장을 건설한다? 저자가 상상한 메타버스 개척의 사례들이다. 이 책은 명확한 개념과 풍성한 사례를 통해 ‘메타버스’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초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를 저자는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디지털화된 지구”로 정의한다. 이는 현실에 판타지&편의를 입히기도 하고(증강현실), 내 삶을 디지털 공간에 복제하거나(라이프로깅), 세상을 디지털 공간에 복제(거울 세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이미 도래한 미래인 ‘메타버스’를 본격적으로 마주해보자.
가상은 현실이다 / 주영민 / 어크로스 / 338.544 주64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지난 10년간 우리는 가상이 현실로 깊숙이 들어오는 걸 목격했다. 현실을 바탕으로 가상세계가 구성되는 것을 넘어서 이제는 가상세계가 현실을 바꾸는 단계에 이르렀다.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 ‘좋아요’, ‘공유’수를 받기 위해 현실을 연출하기도 하고,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알고리즘 추천이 우리 선택을 좌우하기도 한다. 암호 화폐의 등장으로 정부나 은행이 아닌 제3의 주도로 돈 거래가 가능해지기도 했다. 모바일 IT업계 전략가인 저자는 지난 10년간의 ‘가상화 혁명’을 압축하여 보여준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일련의 흐름은 코로나가 기폭제가 되어 ‘메타버스’의 출현을 앞당겼음은 물론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 / 어니스트 클라인 / 에이콘출판사 / 823.914 C641rKㅈ 인문과학열람실(3층)
스티븐 스필 버그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연출해 화제가 된 소설. 이 소설에서 그리는 2045년은 가상이 현실을 집어삼킨 세상이다. 햅틱 장치를 통해 완벽하게 사실적인 촉각 체험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발달했지만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주인공은 가상현실 ‘오아시스’에 접속해 있을 때만 살아있음을 느끼는 10대 오타쿠 소년 웨이드 와츠. 그는 가상세계의 설계자가 남긴 수수께끼를 풀어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간다. 메타버스 기술이 진화를 거듭해 현실에 소홀해졌을 때 우리 눈앞에 벌어질 수도 있는 디스토피아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세계적 과학기술문화 잡지 《와이어드》의 문화 부문을 총괄하는 편집장이자 문화 평론가 피터 루빈이 지난 7년간 가상현실에서 경험한 모든 것을 담은 『미래는 와 있다』. 어려운 전문용어나 과학기술에 대한 딱딱한 설명 대신 다채로운 사례와 생생한 체험담만으로도 가상현실의 현재와 미래를 쉽고 흥미진진하게 소개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책이다.
수년간 기술 전문가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제작자, 음악가, 대학교수, 심리치료사, 포르노 스타 등 가상현실을 자신의 분야에 활용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가상현실 경험을 이용하는 이들을 만나온 저자는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 명상 센터와 포르노 촬영장을 종횡무진하며 가상현실의 드넓은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출판사 서평
『미래는 와 있다』는 어려운 전문용어나 과학기술에 대한 딱딱한 설명 없이 다채로운 사례와 생생한 체험담만으로도 가상현실의 현재와 미래를 쉽고 흥미진진하게 소개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책이다. 이는 세계적 과학기술문화 잡지 《와이어드》의 문화 부문을 총괄하는 편집장이자 문화 평론가인 저자가 가상현실이라는 기술 자체보다는 그 기술과 장치가 이 세상에 미칠 영향과 파장, 그리고 그것의 정서적 · 인지적 · 심리적 의미에 더욱 주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수년간에 걸쳐 기술 전문가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제작자, 음악가, 대학교수, 심리치료사, 포르노 스타 등 가상현실을 자신의 분야에 활용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가상현실 경험을 이용하는 이들도 만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독자는 가상현실을 단순히 게임이나 포르노 같은 오락용으로 생각했던 데서 벗어나 가상현실의 드넓은 세계로 자연스레 빠져들게 된다.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 명상 센터와 포르노 촬영장을 종횡무진하며 접하게 되는 가상현실의 현재를 통해, 독자는 밤하늘의 별들을 연결해 별자리를 그리듯 가상현실의 미래와 잠재력을 그려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계적 과학기술문화 잡지 《와이어드》 편집장이 들려주는 지난 7년간 내가 가상현실에서 경험한 모든 것
“기술이 인간관계를 바꾸고 있다!”
가상현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각적인 통찰과 분석
가상현실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맞먹는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상현실이라 하면 그저 실감 나는 게임이나 SF 영화, 야한 동영상 따위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도 아니면 골치 아픈 기술적 설명에 주눅 들어 지레 겁부터 내게 되곤 한다. 『미래는 와 있다』는 어려운 전문용어나 과학기술에 대한 딱딱한 설명 없이 다채로운 사례와 생생한 체험담만으로도 가상현실의 현재와 미래를 쉽고 흥미진진하게 소개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책이다. 이는 세계적 과학기술문화 잡지 《와이어드》의 문화 부문을 총괄하는 편집장이자 문화 평론가인 저자가 가상현실이라는 기술 자체보다는 그 기술과 장치가 이 세상에 미칠 영향과 파장, 그리고 그것의 정서적 ? 인지적 ? 심리적 의미에 더욱 주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수년간에 걸쳐 기술 전문가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제작자, 음악가, 대학교수, 심리치료사, 포르노 스타 등 가상현실을 자신의 분야에 활용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가상현실 경험을 이용하는 이들도 만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독자는 가상현실을 단순히 게임이나 포르노 같은 오락용으로 생각했던 데서 벗어나 가상현실의 드넓은 세계로 자연스레 빠져들게 된다.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 명상 센터와 포르노 촬영장을 종횡무진하며 접하게 되는 가상현실의 현재를 통해, 독자는 밤하늘의 별들을 연결해 별자리를 그리듯 가상현실의 미래와 잠재력을 그려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기술도 양면성을 지닌다. 이제까지 기술은 인간관계를 도모하는 한편 인간관계를 훼손하는 데에도 이바지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가상현실이 다른 기술들이 훼손했던 인간관계를 복원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가상현실이 이제야 겨우 첫걸음을 내디딘 이 시점에, 그 가능성을 먼저 알아차리고 달려드는 이들에게 얼마나 큰 기회가 열리는지도 흥미롭게 보여준다.
현존감이란 무엇인가
가상현실(VR)은 충분히 몰입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실제로 그 안에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합성 환경이다. 저자는 VR이 지금까지 그 어떤 미디어에서도 본 적이 없는 심오한 방법으로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서로의 지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현존감(presence)’이라는 현상 때문이다. 현존감은 우리 뇌가 가상 경험에 속아서 그 경험이 실제인 양 몸이 반응하도록 촉발할 때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는 어두컴컴한 복도를 걸을 때 심장이 두근거리고 등에 땀이 흘러내리거나, 낯선 생물과 마주쳤을 때 교감이나 연민의 감정이 솟구치거나, 장엄한 대성당에 서서 합창단의 노래를 들을 때 전율이 일어난다는 의미일 수 있다. 현존감은 가상현실의 토대며, VR에서는 자기 자신, 어떤 생각, 타인, 심지어 인공지능과 연결되는 현상의 토대다. 현존감이 세상을 뒤흔들 만큼 중요해지는 이유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는 점 때문이 아니다. 친밀감을 조성하고 창조하고 촉진시키는 능력 때문이다. 친밀감에는 깊은 감정들이 수반되며, 그 감정들은 늘 서로가 공유하는 것이었지만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이제 다른 사람 없이도, 아니 적어도 진짜 사람이 없이도 이런 감정들을 유도할 능력을 획득하기 시작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정 반응을 이끌어내는 VR의 압도적인 능력에 힘입어, 이제 우리는 프로그램이나 기록물에서도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관계의 출현과 페이스북의 미래 전략
페이스북은 VR을 새로운 관계를 맺는 도구가 아니라 기존 관계를 심화하는 도구로 본다. 2017년에 이 회사는 스페이시스(Spaces)라는 소셜 VR 플랫폼을 발표했다. 스페이시스는 익명의 누군가가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과 가상세계에서 다양한 체험을 한다는 점에서 다른 소셜 VR 플랫폼과 차별화된다. 헤드셋 안에서 스페이시스를 띄우면 먼저 페이스북으로 들어간다. 사용자는 아바타를 이용하여 페이스북에서 사귄 친구들과 게임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고 VR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스페이시스가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들의 팔레트를 활용하여 다른 사람들과 공유했던 것보다 더 많은 친밀감을 얻게 된다. 디지털 관계와 현실의 관계는 유사점이 많지만 서로 다른 궤도에 따라 발전해간다. 현실의 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서로의 습성을 알게 되고 진솔함과 친밀감이 쌓여가며, 그렇게 될 때 비로소 사람들은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것까지 드러낸다. 반면에 익명성을 허용하는 디지털 관계는 그런 초기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그 사람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것을 알게 될 수 있다. 이제 다중 이용자 소셜 VR이 등장하면서 세 번째 유형의 관계가 출현했다. 두 유형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관계로, 디지털 관계와 마찬가지로 소셜 VR에서도 익명성이 허용된다. 하지만 사용자는 VR에서 현존감을 느끼고, 현실의 관계에서 보이는 수줍음에서 친분, 우정에 이르기까지 똑같이 경험하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소셜 VR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것까지 드러내지 않는다. 페이스북의 스페이시스는 바로 그 점을 염두에 둔다. 생생한 체험 활동을 공유하는 마술인 가상현실에 대한 약속을 깨뜨림으로써 페이스북은 낯선 사람들에게 접근한다는 아이디어에 그다지 열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소셜 VR을 매력적인 미래로 만들고자 한다. 스페이시스에서 사용자는 이미 알고 있는 누군가와 오늘 일어난 사소한 일에 대해 수다를 떨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 그 순간을 떠올리게 되면, 그 사람은 VR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인간의 기억을 조작해 가공의 경험을 실제 체험한 것처럼 느낄 날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VR 포르노와 인간성 회복으로서 성의 의미
2016년 크리스마스에 스콧은 우연히 VR 포르노를 접하게 된다. 그것은 기존의 2D나 3D 동영상과는 차원이 다른 실감 나는 경험이었다. VR이 시작되자 당신은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곧이어 세 명의 여성이 방으로 들어오고, 그중 한 명이 당신의 귀에 대고 아침 인사를 속삭인다. 그 소리가 정말로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당신의 귀에 생생하게 들린다. 초고속 인터넷과 스트리밍 기술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포르노는 전보다 더 가볍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2015년에 모바일 사용자가 비디오 공유 사이트 폰허브 트래픽의 약 53퍼센트를 차지했으며, 그 뒤로도 이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VR은 감정이입이라는 마법을 써서 기존의 시청하는 것에서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포르노의 소비 방식을 바꾸고 있다. 시각적인 신체 행위에 집중하는 기존 포르노와 달리 VR 포르노에서 섹스는 행위가 아니라 반응이다. VR에서는 당신이 어디를 보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배우가 얼마나 노련한지에 따라서 정말로 배우와 서로 눈을 마주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런 효과가 동영상 속 배우에게 인간적 친밀감을 느끼게 하고 성애의 기본으로 되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하지만 때로 이런 생생한 경험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한다. 스콧이 VR 포르노를 즐긴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부인은 그가 봤던 동영상 중 하나를 보여달라고 했다. 동영상을 끝까지 본 그의 아내는 그가 불륜을 저지른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VR 포르노는 스콧의 마음속에 불륜을 저지르도록 유도하는 장치이며, 동영상 속 배우들이 스콧에게 여자친구들처럼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스콧과 부인은 이 문제로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고, 그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부부 사이는 전보다 더욱 각별해졌다. VR과 에로티시즘의 상호작용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헤드셋의 기능은 앞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이며, 성인물 제작사들은 개인의 다양한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계속 개발할 것이다.
헤드셋이 필요 없는 곳으로
VR과 증강현실(AR)이 결합하면 현실 그 자체부터 완전한 환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 VR이 현실 세계와는 전혀 다른 인공적인 세상으로 우리를 이끈다면, AR은 현실 세계에 새로운 정보를 더하는 형태로 구현된다. 혼합현실(MR)은 3차원의 가상 물체를 현실 세계에 들여오는 것으로, AR의 일부로 정의할 수 있다. ‘증강’이라는 단어에 현실이 뭔가 부족하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는 생각 때문에 ‘혼합’이라는 용어를 더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VR이 아장아장 걷는 아기라면 AR과 MR은 임신 말기에 있는 태아다. 모습은 다 갖춰졌을지 몰라도 아직 세상에 나올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 헤드셋은 크고 장비는 VR보다 훨씬 비싸다. 아직 소비자용 제품이 어떤 모습인지조차 알 수 없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AR과 VR의 교차점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미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 있다. 이 모든 전망에도 불구하고 비관론자들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우리 모두가 로봇과 결혼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매혹적인 가상 관계를 위해 현실의 관계를 버리게 되지나 않을까? 이런 침울한 결론으로 뛰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한 단계 더 나가면 친밀감에 접근할 진정한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다. 가상현실은 사람들이 서로를 차단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발견하는 무언가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 무언가란 삶의 많은 시간 동안 접하지 못했던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일 수도 있고, 더 깊고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서로 관련을 맺는 능력일 수도 있다. 혹은 모험이나 흥분 또는 다른 어떤 형태의 충족감일 수도 있다. 결국 이 모든 논의에서 진짜로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다. VR은 인간의 상호작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정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인간관계는? 결혼은? 성관계는? 이 모든 질문의 답이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기술은 필경 삶으로 귀결되며, VR 역시 더 나은 삶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미래는 와 있다』는 새로운 첨단 기술 장치 자체에 혹하거나 실망하는 식의 단순한 반응을 넘어서 더 크고 더 넓게 내다볼 때, VR의 진정한 의미가 드러난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목차
서문_ 가상현실에 온 것을 환영하면서 1장 가상현실의 짧은 역사 _ 현존감 속으로 2장 산꼭대기에 홀로 _ 여기와 저 바깥의 공존 3장 고슴도치의 사랑 _ 사회적 현존감과 공유 경험의 씨앗 4장 좋은 이야기에 다른 누군가가 필요한 이유 _ 공감과 친밀감의 차이 5장 무엇을 하고 누구와 하는가 _ 함께함, 상호작용, 소셜 VR의 부상 6장 거기에 없는 별이 빛나는 밤 _ 소셜미디어, 익명성, 경험의 기억 7장 새로운 만남을 찾아서 _ 연애 가능성과 우정의 진화 8장 손을 뻗어 누군가를 만지다 _ 햅틱, 촉각, 신체 접촉의 시작 9장 포르노를 사람들에게 되돌려주다 _ 인간관계, 공감, 성의 인간화 10장 헤드셋이 필요 없는 곳으로 _ 증강된 세계와 미래 예측 후기_ 순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감사의 말 주 옮기고 나서
가상 현실의 아버지, 실리콘 밸리의 구루로 평가받는 재런 러니어가 자신이 처음으로 고안하고 상용화한 가상 현실이라는 개념과 그 태동기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가상 현실의 탄생』. 전작 《미래는 누구의 것인가》에서 디지털 세상, 정보 기술 등 컴퓨터 기술의 명암과 그 미래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했던 저자는 이번 책에서 자신의 독특하고 풍부한 개인적 경험을 버무려 가상 현실을 마주한 인간 삶의 의미를 고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VR에 대한 52개의 정의를 소개함과 동시에 VR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하기 위해 자전적인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1984년 동료들과 함께 VR 스타트업인 VPL 리서치사를 설립한 저자는 대학 연구소의 과학자들, 정부를 상대로 하는 업자들, 할리우드 스튜디오 등에 자신이 만든 VR 키트를 판매했다. 그 당시 VPL이 만든 고글과 장갑이 현재의 그것과 외형상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은 상당히 놀라운 지점이다.
기술의 발전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VR은 현재 진행형이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매체이지만 그런 VR의 미래를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다중적이고 모순적이다. 저자는 VR에 대한 열광이 정점에 다다른 오늘날, 거짓 정보가 난무하는 소셜 미디어는 어쩌면 현실을 VR보다 더 인위적인 세상으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면서 다음 세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가상 현실의 무한한 기술적 가능성과 인간의 의미를 되새기며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출판사 서평
“VR을 이해한다는 것은 과학적·문화적 도전의 측면에서기술에 대한 가장 인본주의적 접근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 2017년 비즈니스 리더들이 뽑은 가장 좋아하는 책 『이코노미스트』 2017년 최고의 책 『복스』 2017년 최고의 책
VR의 아버지 재런 러니어, 자신과 과학을 말하다
가상 현실의 아버지, 실리콘 밸리의 구루로 평가받는 재런 러니어의 신작 『가상 현실의 탄생』이 출간되었다. 2016년 열린책들에서 번역 출간된 『미래는 누구의 것인가』의 후속작인 이 책에서 러니어는 그가 처음으로 고안하고 상용화한 가상 현실이라는 개념과 그 태동기의 역사를 이야기한다(이 책의 원서 제목인 <새로운 모든 것의 새벽Dawn of the New Everything>의 의미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전작을 통해 디지털 세상, 정보 기술 등 컴퓨터 기술의 명암과 그 미래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했던 러니어는 여기서 과학자이자 철학자로서 기술 발전에 대한 예의 날카로운 시각을 견지함과 동시에 자신의 독특하고 풍부한 개인적 경험을 버무려 가상 현실을 마주한 인간 삶의 의미를 고찰한다. 러니어가 바라는 궁극적인 미래상은 인간이 기술에 소유되지 않고 인간이 기술을 소유하는 세상이다.
가상 현실이란 무엇인가
러니어가 지적하는바, 가상 현실Virtual Reality(VR)이 우리 시대의 과학적, 철학적, 기술적 첨단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부정하기 힘들다. 이제 VR은 SF 소설이나 영화에서 상투적이라 할 만큼 자주 등장하고, 참전 군인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료하는 데 활용되며, 수술 연습용으로 널리 보급되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사람들은 VR로 게임을 즐기고, VR은 드라마의 소재가 되어 일상생활에서도 낯설지 않은 개념이 되었다.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러니어는 VR이 컴퓨터와 기계가 만들어 낸 철저한 환상인 동시에 인지와 지각의 측면에서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가장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장치라고 강조한다. 기술 발전의 미래를 다분히 디스토피아적으로 그려 왔던 러니어는 VR에 대해서 <이토록 아름다우며 동시에 이토록 소름 끼치는 매체는 일찍이 없었다>고 표현하고 있다. 러니어가 말하는 VR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VR에 대한 52개의 정의가 소개된다. 가령 <다른 장소, 다른 몸,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한 다른 논리의 환각을 만들어 내는 오락용 제품>처럼 언뜻 고개가 끄덕여지고 쉽게 생각해 봄직한 것이 있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게 해주는 매체이자 (바라건대) 공감을 늘리는 길>처럼 사회적이고 윤리적 측면에서 이해되는 것이기도 하며, 처럼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든 수학 공식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VR을 주제로 하는 이 책에서 러니어의 독특한 서술 방식은 디지털 엘리트주의에 맞선다는 분명한 자기변호에도 불구하고 종종 엉뚱하게 다가온다. VR의 아버지로서 러니어는 이 책에서 자신이 VR에 대해 객관적으로 서술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리라 말한다. 러니어에게 있어 이 새롭게 드러난 물질성이 소중한 이유는 그 속에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VR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말하기 위해 러니어는 대신 자전적인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가상보다 더 가상 같은 현실
1984년 러니어는 동료들과 함께 VR 스타트업인 VPL 리서치사를 설립했다. 대학 연구소의 과학자들, 정부를 상대로 하는 업자들, 할리우드 스튜디오 등에 자신이 만든 VR 키트를 판매했다. 이 책에 들어 있는 다양한 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그 당시 VPL이 만든 고글과 장갑이 현재의 그것과 외현상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은 상당히 놀라운 지점이다. VR의 뿌리는 문명의 이기의 정점에 선 현재의 우리가 쉽게 인정하기 어려울 만큼 훨씬 오래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 있다. 유대계 이민자의 자녀인 러니어는 가난하고 무법천지인 뉴멕시코주 오지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바흐의 전위적 음악과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환상적 그림에 심취했던 어린 시절 러니어는 학교와 동네에서 괴롭힘을 당하기 일쑤였다. 러니어는 갑작스러운 자동차 사고로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고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던 어머니를 잃었다.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의 부재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곧 이사를 가기로 계약한 집은 완공 이튿날 방화로 의심되는 불이 나 전소됐다. 돈이 없어 사막에서 텐트 생활을 하던 러니어 부자는 직접 집을 짓기로 결심하고 지오데식 돔 형태의 거주 공간을 만들었다. 건축 경험이 있던 러니어의 아버지는 열세 살 러니어에게 집의 형태를 스스로 고민해 보게 했다. 러니어는 빨대를 사용해 실제에 가까운 모형을 제작했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러니어는 손수 염소를 키웠고, 그 젖을 짜서 만든 치즈를 팔아 돈을 마련했다. 이때의 경험은 이후 잠시 산파의 조수로 일자리를 얻는 데 도움이 되었다. 여자 친구의 아버지가 우연히도 칼테크의 물리학과장이었고 그녀의 집에 놀러 가서는 리처드 파인만을 만나 기하학에 대해 대화하고 함께 악기를 연주하기도 했다. 책 전반에 걸쳐 그려지는 러니어의 삶은 종종 현실이 가상보다 더 가상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려는 듯 비현실적이고 특별하다. 이 책에서 플로피 디스크 시대에 시작된 VR의 역사를 되짚어 보기 위해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60년대를 병치시키는 러니어의 선택은 절묘하고 탁월하다.
가상 현실의 미래
러니어는 VR을 두고 일찍이 없던 매체이고, 모든 것이자 그 이상이라고 말한다. 이상적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VR은 너드nerd적인 것과 히피 신비주의가 결합된 첨단 기술이자, 꿈같은 것이고, 한계 없는 경험의 묘약이다. 기술의 발전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VR은 현재 진행형이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매체이다. 냉정하고 현실적인 측면에서 VR의 미래를 바라보는 러니어의 마음은 스스로를 조현병에 빗댈 정도로 다중적이고 모순적이다. 이 책에서 러니어의 역할은 치어리더이자 동시에 비관론자이다. 과거의 낭만적인 해커들과는 달리 거대 기업을 소유한 오늘날의 해커들은 정보 편향과 알고리즘 전쟁을 통해 힘을 키워 나간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만큼이나 러니어의 눈에 비치는 과거의 디스토피아적 경고는 이미 현실이 되어 있다. 홀로렌즈에 빠진 아이들과 전체주의 국가로의 이행을 걱정하는 부모의 모습은 러니어가 직접 목격한 현 시대 평범한 가정의 모습이자 동시에 미래 사회를 부정적으로 예언했던 디스토피아 소설과 영화에서 보던 클리셰이다. 거짓 정보가 난무하는 소셜 미디어는 어쩌면 현실을 VR보다 더 인위적인 세상으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VR에 대한 열광이 정점에 다다른 오늘날 러니어가 기대하는 것은 다음 세대의 역할이다. 디지털 세계와 가상의 세상에 매료된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러니어는 자신에게 무엇보다 놀랍고 흥미진진하고 눈부시게 경이로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가상의 현실이 아닌 현실의 우리가 만들어 내는 기적, 우정, 가족, 의미라고 말한다. VR의 시대에 우리가 만들어 내야 할 것은 반어적이게도 사랑의 창조라는 것이다. 이것이 VR의 아버지 재런 러니어가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목차
서문 가상 현실의 순간 머리말 VR이란 무엇일까?
1 1960년대: 에덴에서의 공포 2 구조선 3 배치 프로세스 4 내가 VR을 좋아하는 이유(VR의 기초에 대하여) 5 시스템의 버그(VR의 어두운 면에 대하여) 6 길 7 해안 8 쾌락의 골짜기 9 이방인과의 조우 10 몰입의 느낌 11 새 만물을 입다 (햅틱에 대하여, 아바타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12 해상의 여명 13 6도(센서와 VR 데이터에 대해 간략하게) 14 창업 15 자신의 소피라미드가 돼라 (VR용 시각 디스플레이에 대하여) 16 VPL 경험 17 인사이드아웃 스피어(VR〈 동영상〉과 음성에 대하여 간략하게) 18 장면 19 우리는 어떻게 미래의 씨앗 속에 자리 잡았나 20 1992 아웃 21 코다: 현실의 좌절 후기
부록 1 탈기호 소통(나의 고전적 VR 대화에서의 몽상에 대하여) 부록 2 표면 지향성(VR 소프트웨어에 대하여) 부록 3 반신반인의 결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