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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술이 사용기술로, 새로운 탐색의 방향

인공지능 시대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화두

 

최근 인공지능과 관련해 세 가지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하나는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가 2023년 과학계에서 중요한 역할과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10명의 과학자와 함께 챗GPT를 명단에 올렸다는 기사였다. 작년 초, [네이처]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은 투명한 과학을 위협하기 때문에 연구 논문 저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안 되어 챗GPT를 영향력 있는 연구자 중 ‘하나’로 인정한 것이다. 두 번째 기사는 일본의 한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은 작가가 수상 직후, 챗GPT의 도움을 받아 글을 썼다고 밝히며 벌어진 여러 논란에 관한 기사였다. 우리에게 익숙한 챗GPT 이전 버전(GPT-3, GPT-3.5)과 함께 글을 쓰고 책으로 출간한 사례는 여럿 있었지만, 문학상 수상까지 영향력이 이어진 사례는 없었기에, 이 일은 인간과 기계 사이의 해묵은 창의성 논란을 확실하게 현실의 문제로 가지고 왔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등장한 인공지능을 적용한 군사 무기에 대한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사용하고 있는 이 새로운 전쟁용 광학기계 역시 인공지능이 그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안면 인식 기술과 총술을 결합해, 표적을 발견하면 총기 자동 발사까지 가능하다. 이 무기는 가자 지구 일대 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얼굴을 스캔하고 분류하는 감시 데이터셋(Data-set)과 연동된다. 얼굴을 잘못 인식할 오작동의 위험, 인권과 기술 남용 문제는 전쟁의 살상력 앞에서는 고려되지 않는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기술 개발 목적과 적용의 스펙트럼은 현실의 자장 안에서 다양하게 경계를 나누며 주체가 되기도, 창작의 보조자가 되기도, 자동화 화기가 되기도 하며, 급발진하듯 우리 앞 현실의 문제로 당도하고 있다.

 

급박한 기술 전개의 이면

 

기사에서의 사례처럼 인공지능과 연결된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더 이상 ‘혁신기술’이 아닌 ‘사용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사용자로서의 개인 역시 이 기술의 급박한 전개에 자신을 동기화하고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의식과 태도로 인공지능 기술을 수용하고 다루어야 할지, 세심한 탐색과 판단을 스스로에게 허용하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 내부의 작동, 그리고 이 새로운 인지 기술이 그리는 영토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는 더욱더 어려운 질문이 된다. 불투명한 인프라와 기술을 가진 인공지능은 닫혀있는 폐쇄상자, 블랙박스와 같다. 기술 층위의 블랙박스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블랙박스를 위해 어떤 자원이 동원되는지, 그리고 어떤 사회적, 경제적 가치가 상수가 되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계산, 추론, 예측을 내어놓는 것인지 알기 힘들다.

 

이런 인공지능의 감추어진 시스템을 연구자 블라단 욜러(Vladan Joler)와 케이트 크로포드(Kate Crawford)는 ‘추출주의(Extractivism)’라는 단어로 지도를 그려본다. 그리고 그 지도는 때 묻지 않은 코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인간의 데이터와 노동, 물적 자원의 추출로 작동되고 있음을 매핑한다. 인공지능의 기계학습을 위한 데이터셋은 동의 없이 수집되었고, 인간의 편견을 반영하고 있는 데이터셋을 학습한 인공지능 모델은 부적절하거나 유해한 결과로 윤리적 문제를 초래한다. 문제와 위험에 대한 다양한 공론화에 앞서 인간의 드러나지 않는 이차적 그림자 노동과 피드백으로 오류는 수정되고 ‘개선’되고 있다고 발표된다. 빠르게 상용화된 인공지능에 의해 이루어지는 데이터 추출은 더욱 세밀해지고, 이를 통해 인간의 경험은 다시 인공지능의 ‘개선’에 암묵적으로 기여한다. 질문들은 이 속도에 점점 뒤처진다. 또한 데이터 처리 및 분석, 대규모 컴퓨팅 연산을 위한 광물 채굴과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인한 자연 생태계의 위기는 늘 그렇듯 효율에 가려진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의 속도와 편의성 뒤에는 윤리와 노동, 생태와 환경 문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이 문제를 직시하거나 규제하는 인간의 경험과 대응 속도는 기술의 가속에 비하면 너무나 느리다. 국가적,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에 비해, 법에 의한 규제(EU AI act)는, 그나마 초안이 나온 것도 최근 일이다.

 

 

낯설고도 난감한 화두의 등장

 

2022년 11월 챗GPT의 등장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문화예술교육의 장도 ‘인공지능 시대의 문화예술교육’이라는 화두로 새로운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문화예술과 교육 분야는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탐색의 필요를 느끼고 있지만 속도를 쫓지 못하는 피로감과 그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무력감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 이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이행기에 겪은 시간에 비하면 너무나 빠르고, 그 속성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이를테면 현실에서 촬영해 얻어낼 수 있는 이미지인 ‘렌즈 기반의 사진’(Lens base photography)과 인공지능이 가중치를 기반으로 합성해 얻어내는 ‘연산 기반 사진’(Computation base photography)의 이행 속에서 이 둘을 가지고 문화예술교육을 한다면 어떤 깊이 있는 재현적, 미적 질문을 할 수 있을까? 그보다는 많은 교육이 그것들을 ‘잘’ 생성해 내기 위한 프롬프트를 사고하는 방식으로 맞추어지기에 십상일 것이다. 혹은 인공지능의 속도와 자동화의 자장 안에서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난감함 속에서 서성거리게 될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마주하는 우리의 태도는 긍정과 부정을 오간다.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열리면서 학습자에게 맞는 맞춤형 교육,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환경에 대한 기대도 있다. 반면에 이것이 과연 우리의, 사용자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얼마나 높일지 의문과 의심이 가득하다. 사물과 세계를 다르게 해석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문화예술교육과 다르게, 생성형 인공지능의 지적, 창의적 작업의 자동화(자동 위탁)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표준화’하거나 ‘평균화’할 수 있고, 결과물 역시 마찬가지다. 평균화된 이미지와 텍스트의 범람이 우리의 미적, 인지적작용에 가져올 영향은 심대하다. 합성데이터로 만든 정보와 콘텐츠의 가짜와 진짜를 분별하는 문제도 향후 우려되는 현상이다.

 

 

프롬프트를 다루는 사용자의 경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인공지능과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인공지능 시스템이 더 급진적으로 다르게 인식하거나, 생각을 촉발하는 알레고리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생성 인공지능의 초기 버전이 가짜 정보를 뱉어내는 ‘환각’으로 문제가 되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사용자의 경향을 맞춰주는 ‘아첨’이 문제가 되는 것도 이와 연결된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어쩌면 우리를 더욱 에코 체임버(echo chamber)에 가두는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예술교육이 가장 실천적이면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접근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이나 창작물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을 하나의 모형(모델링)으로 다루게 하는 접근이다. 기술사에서 모형은 폐쇄상자 같은 거대과학 기술을 사용자 측면에서 이해하고 재구성하게 하는 매개체였다. 이런 모델링 과정은 기술의 보이지 않는 면을 이해하고, 메타적으로 해석하기 좋은 방법론으로 자동화된 인공지능의 결과 생성에서 확장 또는 누락, 생략되는 것을 조정(파인튜닝)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메타적 질문을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모델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끝없는 질문과 마찰을 일으켜야

 

앞으로 인공지능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서비스 및 새로운 운영 체제가 되어 우리 일상과 사회 시스템에 계속 이식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일상생활부터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던 많은 관행과 지식, 교육과 창작의 체계까지 영향을 받고, 재구성될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피할 수 없는 기류라면, 우리는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적극적 사용자이자 개입자로 인공지능의 잠재공간을 탐색하며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마찰을 만들어 가야 한다. 기술은 사회적 차원에서, 사용자 측면에서 계속 재구성되고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예술교육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의 사용은 관련 툴(tool)을 가르치고 배우기를 앞세우기보다는 사회적, 문화적, 생태적, 경제적 맥락에서 지도를 그려내고, 그 사용법을 스스로 모형화(모델링) 해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한다면 생성형 인공지능과 결부된 진부한 창의성 논란을 피하고 학습자가 스스로 탐구하고 발견하며 새로운 인식과 감각을 촉발하는 하나의 지식 탐색 시스템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이다.

 

송수연언메이크랩(unmake lab). 작가. 기술을 다루는 과정이 창의적이고 비판적 접근이자 사회를 매개하는 생각과 실천으로 확장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및 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songsooyon@gmail.com

 

 

< 출처 : 아르테 365 >

:
Posted by sukji

 

 

 

산업부터 의료·법률까지…정부, 7000억 들여 ‘AI 일상화’ 추진

 

민·관 거버넌스 ‘AI전략최고위협의회’ 발족

‘3대 강국’ 목표 기술 확보·인재 양성 등 총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 일상화’ 추진계획

 

정부가 올해 7000억원 이상을 들여 ‘인공지능(AI) 일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가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 성장 전략도 본격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민·관 AI 최고위 거버넌스인 ‘AI전략최고위협의회’를 발족하는 첫 회의를 열고 올해 69개 AI 일상화 과제에 7102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추진계획은 국민 일상 AI 확산, 일터 현장 AI 융합·접목, 공공행정 AI 내재화, 국민의 AI 역량 제고·AI 윤리 확보 분야로 나뉘어있다.

 

9종의 소아희귀질환을 진단·치료·관리하기 위한 AI 소프트웨어와 12개 중증질환의 진단 보조 AI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자폐 스펙트럼 조기 예측과 관리를 위한 AI 기반 디지털의료기기 개발도 지원한다. 장애인을 위한 정보통신 보조기기 보급과 독거노인을 비롯한 취약계층 건강관리 서비스, 복지 사각지대 가구 지원 등에도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모든 산업 분야에 AI를 접목하는 차원에서 법률, 의료, 심리상담을 위한 분야별 초거대 AI 서비스를 각각 개발하기로 했다. 신약 개발과 항체 설계에 AI를 활용하는 바이오산업은 물론 제조·물류·철강·농업에서도 AI를 통해 효율을 높이고 신규 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 분야에서는 AI 기술로 화재나 홍수 등 재난과 감염병 대응 역량을 높인다.

 

이를 통해 국민의 AI 서비스 경험률을 지난해 51%에서 올해 60%로, 기업들의 AI 도입률을 28%에서 40%로, 공공 부문 AI 도입률을 55%에서 80%로 각각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는 회의에서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하기 위한 ‘AI·디지털 혁신성장전략’도 보고했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AI 기술혁신, 전 산업의 AI 대전환, 국민 일상에 선도적 AI 도입, 디지털 권리장전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신질서 정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미국과의 기술력 격차가 다시 벌어지면서 AI 선도국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 앞으로 1∼2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AI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기술력 확보와 고급인재 양성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이날 출범한 AI전략최고위협의회는 공동위원장인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염재호 태재대 총장, AI 각 분야를 대표하는 민간 전문가 23명, 주요 정부 부처 실장급 7명 등 모두 32명으로 구성됐다. 민간 위원으로는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아모레퍼시픽 등 주요 기업 대표와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국가 전체 AI 혁신의 방향을 이끌 이 협의회는 산하 6개 분과를 운영하고, 국내 AI 기업과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초거대AI추진협의회’를 외부 민간 자문단으로 둔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와 공동 연구한 보고서를 통해 제조·의료·금융 등 전 분야에 생성형 AI가 적용됨으로써 창출되는 경제 효과가 2026년 기준 3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AI 도입에 따른 매출 증대가 국내총생산(GDP)으로 연결될 경우 향후 3년간 연평균 1.8%포인트의 추가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AI를 통해 성장 둔화와 저출산·고령화에 직면한 한국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경제 재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출처 : 경향신문 >

:
Posted by sukji

 

 

 

스탠퍼드 강의도 한국어로 … AI번역이 유학장벽 허문다

 

세계최대 온라인 강의 플랫폼 코세라
제프 마지온칼다 CEO
인공지능 번역 완벽하지 않지만
저비용으로 지식 접근성 탁월
세계적 강좌 4400여개 한글화
한국인 디지털기술 열의 높아
삼성·SK와 반도체 강의도 희망

 

 

 

앞으로 영어를 못해도 프린스턴·스탠퍼드·예일대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명문대 수업을 수강하고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역으로 한국 대학들 우수 강좌의 수출길도 열렸다. 전 세계 1억4000만여 명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강의 플랫폼 '코세라'를 통해서다.

지난 12일 코세라가 한국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무크(온라인 공개 강좌) 시장 본격 공략을 선언하며, 인공지능(AI) 번역을 활용해 인기 강좌 4400여 개를 한국어로 내놓았다. 코세라는 330여 개 대학·기업 등과 협력해 7000개가 넘는 강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영어로 돼 있어 그간 학습이 쉽지 않았다. 제프 마지온칼다 코세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매일경제와 별도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사람이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더 많은 강좌를 번역해 한국 수강생들이 들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지사가 없는 코세라는 정보기술(IT) 솔루션 기업 에티버스와 국내 총판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내 코세라 이용자는 72만1000명 수준이고, 기업·대학·공공기관 등 기관 고객은 15곳이다. 마지온칼다 CEO는 "규모가 더 커진다면 서울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인력도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번역 대상엔 한국인이 즐겨찾는 AI·프로그래밍 강의가 다수 포함됐다. 스탠퍼드대 '지도형 머신러닝', 구글 '파이선 단기집중과정', 미시간대 '모두를 위한 프로그래밍' 등이다. 마지온칼다 CEO는 "한국 학습자들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배우려는 열의가 높다"며 "첨단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를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이 AI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강의 한글화엔 딥엘·구글 번역 등 외부 번역기를 쓴다. 기술 발달로 일상회화는 번역가와 수준 차이가 없지만 아직 학술번역에 광범위하게 적용하기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있다. 철학·미학 등 추상적인 학문이나 양자역학 등 고도로 전문화된 학문에선 여전히 전문가 번역 품질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마지온칼다 CEO는 "AI 번역이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며 교육 접근성 확대 측면을 강조했다. "AI 번역을 통해 저비용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번역이 있는 강좌의 완강률은 번역이 없는 강좌의 2배입니다. 사람을 쓸 땐 한 강좌를 번역하는 데 만달러가 넘게 들었지만 이젠 20달러 정도면 됩니다."

국내 대학의 우수 강좌도 21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 공개된다. 코세라는 연세대 '한국어 첫걸음', KAIST '명상: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 포항공대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으로 프로그래밍하기'를 비롯한 70여 개 강좌를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기술력과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은 덕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 연세대·성균관대·포항공대·KAIST 등 4개 대학이 코세라를 통해 99개 강의를 열었다. 190개국 270만명 학습자가 등록했고, 그중 98%가 해외 수강이다. 특히 연세대 '한국어 첫걸음'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좌로 꼽힌다. 지난해 50개 이상 국가에서 '인기 강좌 TOP10'에 선정됐다.

코세라는 한국어 강의도 외국어로 번역하고 기업 기술 강좌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제까지 코세라에 올라온 한국 대학들 강의에선 거의 대부분 교수가 영어로 말했다. 앞으로는 영어는 잘 못하지만 강의력이 좋은 교수도 전 세계인을 상대로 수업할 수 있게 된다. 마지온칼다 CEO는 "K팝과 K드라마의 인기에서 볼 수 있듯이 K콘텐츠의 인기는 전 세계적"이라며 "사람들이 많이 찾고 전문성을 갖춘 콘텐츠 제공자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회사와의 기술교육 협업에도 큰 관심을 드러냈다. 관련 강좌를 코세라에서 서비스하며 반도체 인재를 길러내고 싶다는 것이다. 반도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이들 기업은 인재 수급을 위해 여러 대학에 계약학과를 두고 있다. 서울대 '인공지능반도체공학 연합전공',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등이다. 그는 "전 세계에서 반도체 인력 수요가 상당하다"며 "훌륭한 교육 콘텐츠를 코세라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세라는 이미 미국에서 구글·IBM과 손잡고 인력 양성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업이 코세라에 '데이터 분석' '사이버보안' '인공지능' 강의를 제공하고 이용자는 수강 후 수료증을 받는다. 이는 해당 기업에 지원할 때 도움이 된다.


일반 기업체의 직원 재교육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코세라는 본다. 많은 해외 경쟁사가 생성형 AI를 활용하며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만 역행하면 세계 시장에서 도태되기 때문이다. 마지온칼다 CEO는 "다른 모든 기업과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은 디지털 기술, 디지털 인재, 생성형 AI가 필요하다"며 "코세라를 통해 이런 역량을 기르는 데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세라 개인용·기업용·교육기관용·정부용 서비스 중에서 기업용 서비스가 한국에서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그룹 학습 플랫폼 '마이써니(mySUNI)'는 일찍부터 코세라를 도입해 활용하는 대표 사례다. 2700명 넘는 구성원이 이용하고 있고, 내부 전문지식과 통합해 맞춤형 콘텐츠를 학습자들에게 공급한다.

'커리어 중심 학습'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무크 트렌드다. 팬데믹 기간에 사람들은 웰빙, 육아, 삶의 목적과 의미 찾기에 관한 강의를 찾았지만 이제 다시 비즈니스, 기술, 데이터 분야가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코세라는 성별 간 교육 격차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면서다. 2023년 말 기준 코세라 한국 이용자 중 여성 비중은 38%로 2019년 대비 4%포인트 증가했다. 여성 이용자의 전문 자격증 과정 등록 비율도 42%로 2019년과 비교해 12%포인트 늘었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경향은 비슷하다. 마지온칼다 CEO는 "대학 교육은 더 많은 여성이 경제적 독립을 이루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길"이라며 "여성의 교육 접근성 확대가 성별 임금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크가 발달하면서 이따금 '대학 진학 무용론'도 제기된다. 수만 달러씩 내며 대학교에 가지 않아도 집 안에서 전 세계 명문대 수업을 들으며 지식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온칼다 CEO는 "온라인 교육과 대학은 양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에선 기초교육을 받고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습니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공동체를 경험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죠. 물론 캠퍼스를 떠나고 나서도 배움은 지속돼야 합니다."

 

 

< 출처 : 매일경제 >

:
Posted by sukji

 

 

 

전주는 한옥마을만 안다고요? 떠오르는 ‘핫플’ 도서관 여행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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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연화정도서관. 이윤정 기자

 

“오늘의 나를 만든 건 마을 도서관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책’을 자신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그의 책사랑은 유별난데, 특히 공공도서관에 애정이 깊다. “도서관에 투자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말할 정도니 말이다.

인터넷이 없던 시기, 도서관은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지금, 공공도서관의 역할은 무엇일까. 전주는 그 해답을 찾기에 알맞은 도시다. 전주를 찾을 때마다 한옥마을만 둘러봤다면 올봄 전주 도서관 여행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꽃심의 땅→한지의 고장→책의 도시

 

<혼불>. 이윤정 기자

 

전주 태생 작가 최명희(1947~1998)는 소설 <혼불>에서 전주를 ‘꽃심 지닌 땅’이라 묘사했다. 어떤 수난에도 꽃을 피워내는 힘을 가진 생명의 땅이라는 것이다.

사실 전주는 우리 역사 중앙 무대에 자주 등장한다. 후백제 견훤은 전주에 마지막 수도를 세웠다. 고려시대 지방행정 요지에 있었던 12목 중 하나도 전주목이다. 전라도는 전주목과 나주목의 두 권역을 합친 것이다. 조선시대 전주는 왕실의 뿌리였다. 전주 경기전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졌다. 전라와 제주의 최고 행정기관인 전라감영은 500년 내내 전주에 있었다. 조선시대 전주는 가호 수 기준 한양, 평양과 함께 3대 도시로 꼽혔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이윤정 기자

 

그렇기에 일제는 조선왕조의 근간인 전주를 탄압했고, 전주의 선조들은 일제에 맞섰다. 전주한옥마을 자체가 항일운동의 증거다. 전주읍성 밖에 머물던 일본인들은 1911년 말 남문을 제외한 성곽이 모두 철거되자 전주 중심부로 거주지를 옮기기 시작했다. 전주의 선비와 주민들은 동쪽 일본인 거주지의 반대편인 서쪽에 한옥을 짓고 집단으로 일제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전주한옥마을이 생긴 이유다.

시민들은 지금도 민족 자긍심을 품은 ‘꽃심’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전주가 가진 ‘문화의 힘’을 이용해서다. 조선시대 호남 행정중심지였던 전주에서는 서예, 공예, 음식, 소리 등 다양한 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이 지역에선 조선시대 전국 한지의 40%가량이 생산됐다. 전주한지는 왕실의 진상품이자 외교 문서로도 사용됐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는 서고 또한 전주에 있었다.

 

전주시립도서관. 이윤정 기자

 

현재 전주는 ‘책의 도시’로 진화 중이다. 독서문화를 한옥마을처럼 전주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공공도서관이다. 전주시는 크고 작은 20여곳의 도서관을 직접 운영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전주 구석구석에 스며든 작은 도서관들은 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주민들의 의견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이윤정 기자

 

일례로, 2021년 문을 연 작은 도서관인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학산과 맏내호수가 어우러진 곳에 지어졌다.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울어진 경사 그대로 도서관을 설계했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이윤정 기자

 

숲속 작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콘셉트를 정하고 ‘시집’ 특화 도서관으로 꾸몄다. 시집으로만 서고를 채운 도서관에서는 매달 시인 초청 강연이 열린다. 박금주 도서관 운영자는 “나무를 베지 않고 도서관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 자체에 많은 공을 들였다”면서 “전국 최초 시집도서관인 이곳은 주민은 물론 여행객들이 조용히 사색을 즐기는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고 했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이윤정 기자

 

주민에겐 사랑방, 여행자에겐 핫플

전주의 크고 작은 도서관은 마을 구석구석 숨은 명소에 지어졌다. 주민들에겐 ‘사랑방’이자 여행자들에게는 ‘핫플’ 그 자체다. 한옥마을에서 전주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면, 도서관에서 전주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이유다.

전주 시립도서관. 이윤정 기자

 

전주는 도서관을 테마로 여행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전주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서관 여행 전용 버스에 탑승하면 도서관 여행해설사가 전주의 문화와 도서관에 관해 설명해준다. 매주 토요일 하루코스(1회)와 반일코스(2회)로 구성된 7가지 테마로 운영된다.

하루코스는 매월 1·3·5주의 책문화 코스와 2·4주의 예술문화 코스로 운영된다. 책문화 코스는 전주의 책문화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도서관을 여행하며 전주한지를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다가여행자도서관, 한옥마을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 전주천년한지관을 방문한다. 예술문화 코스에서는 전주의 예술문화를 담고 있는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금암도서관,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연화정도서관, 팔복예술공장 등이 포함됐다.

 

전주 한옥마을 도서관. 이윤정 기자

 

반일코스도 다채롭다. 가족과 함께 주말 나들이를 떠나는 이야기코스, 국제그림책도서전이 열리는 전주를 만나는 그림책코스, 연령 제한으로 인해 평소 출입하기 힘든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비밀코스, 도심 속 숲과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정원코스로 운영된다.

굳이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도서관 중 몇 곳을 골라 방문해도 좋다. 한옥마을을 찾는다면 한옥마을도서관을 추천한다. 옛 전주공예명인관의 전통한옥을 리모델링해 2022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열림공간, 채움공간, 체험공간 등 3개 동으로 구성됐다. 여행자들이 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감성을 채우며 쉼을 얻을 수 있도록 여행자 쉼터도 마련됐다.

전주 한옥마을 도서관. 이윤정 기자

 

갤러리인 듯 카페인 듯…사진 촬영 명소로도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서학동에 있는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은 ‘예술’을 테마로 꾸며졌다. 원래 도서관 건물은 오래전 의원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이후 카페와 갤러리로 사용된 건물을 시에서 매입해 2022년 예술 도서관으로 탄생시켰다. 마을 예술가들이 직접 도서관을 꾸몄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예술책이 가득한 팽나무동과 갤러리를 품은 담쟁이동이 작은 외부 계단으로 조화롭게 연결된다. 갤러리에서는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유럽 카페처럼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정원에서는 야외 소공연 등 마을 행사가 열린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서학예술마을도서관 갤러리. 이윤정 기자

 

여행자를 테마로한 도서관도 전주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전주의 떠오르는 명소로 불리는 웨리단길(웨딩의거리)에 있는 다가여행자도서관은 여행의 모든 것을 담았다. 여행을 꿈꾸고 설계하는 공간인 지하 1층 ‘다가독(讀)방’, 여행자를 맞이하는 공간 1층 ‘다가오면’, 여행을 소통하는 공간 2층 ‘머물다가’, 새로운 여행의 바람을 담은 공간 3층 ‘노올다가’로 구성됐다. 마치 ‘힙’한 카페처럼 목욕탕을 테마로한 야외 독서 공간 ‘책풍덩’에서는 ‘핫’한 도서관 여행 인증사진도 덤으로 건질 수 있다.

 

전주 다가여행자도서관 야외 독서 공간 ‘책풍덩’. 이윤정 기자

 

12~16세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을 추천한다. 전주시립도서관 3층은 어른이 드나들 수 없다. 오직 12~16세 ‘트윈세대’를 위한 공간이다. 김미화 전주시립도서관 도서관운영팀장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아이들은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끼인 세대로 도서관 이용률이 가장 낮은 세대”라면서 “끼어있다는 의미(비트윈)와 10대(틴에이저)를 합쳐 트윈세대라고 칭했다”고 설명했다.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우주로 1216’. 이윤정 기자

 

공간의 이름은 ‘우주로 1216’. 우리가 주인이라는 의미를 담았단다. 이용자들은 우주를 탐험하는 사람 ‘우주인’으로 통하고, 도서관 사서는 우주인의 조력자이자 우주인이 필요한 것을 구해주는 ‘지구인’이라 부른다. 이 공간 또한 아이들이 직접 공간 워크숍에 참여해 꾸며졌다. 도서관 3층에 들어서면 아이들이 직접 고른 K팝 음악이 흘러나온다.

 

나만의 핸드메이드 작품부터 유튜브 콘텐츠까지 모든 것을 만들어볼 수 있는 ‘슥슥존’ 스튜디오. 이윤정 기자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톡톡존’, 나만의 핸드메이드 작품부터 유튜브 콘텐츠까지 모든 것을 만들어볼 수 있는 ‘슥슥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쿵쿵존’, 사색할 수 있는 ‘곰곰존’ 등 공간 구성도 재미있다. 전주 도서관 여행 ‘비밀코스’인 이곳은 여행 프로그램 신청자에 한해 토요일에만 외부인 참관을 허용한다.

우주로 1216의 사서이자 지구인 ‘루나’는 “아이들에게 입소문이 나서 올해 1월 2일 도서관이 문을 열기도 전에 초등학교 5학년으로 올라가는 아이들이 입구에 줄을 서 있기도 했다”면서 “아이들은 도서관인데 마치 친구 집에 놀러 온 것 같다고 말한다”고 했다. 전주는 도서관에서 미래의 ‘꽃심’을 키우고 있었다.

 

우주로 1216. 이윤정 기자

서학예술마을도서관 담쟁이동. 이윤정 기자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 알고가세요

전주 도서관 여행 / 매월 1일에 다음 달 도서관 여행을 신청할 수 있다. 전주시립도서관 누리집(lib.jeonju.go.kr)을 참고하면 좋다. 매주 토요일에만 운영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여행자들은 맘에 드는 도서관 몇 곳만 선택해 따로 둘러봐도 좋다.

 

가는길/ 서울에서 전주까지 KTX가 운행된다. 전주의 작은 도서관들을 돌아보려면 택시를 이용하거나 전주역 쏘카존에서 공유차를 빌리는 것이 좋다. 전주역사 주차장과 인근에 쏘카존이 5곳이나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4시간 기준 경차 대여료가 1~2만원 선이라 비용 부담도 적다. 쏘카 앱에서 KTX는 물론 숙소도 예약할 수 있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윤정 기자

전주시립도서관. 이윤정 기자

 

 

 

< 출처 :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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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