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나 과자 같은 간식을 먹다가도, 올라가는 혈당 수치를 보고 나면 무서워서 더는 못 먹겠더라고요.”
서울 은평구에 사는 천아무개(32)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병원으로부터 실시간 혈당 데이터를 전송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추천받은 천씨는 이후 2달 동안 측정기를 달고 생활했다. 그는 “혈당 측정기와 연동된 휴대전화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내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어 음료수, 과자 같은 음식이 얼마나 혈당을 높이는지 체감했다”며 “측정기를 사용하는 동안 간식을 거의 안 먹어 3㎏ 정도 감량에 성공했다. 주변 친구들이 농담 삼아 몸에 붙인 혈당측정기계를 보고 ‘다이어트 부적’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최근 천씨처럼 건강을 위해 식단관리·혈당측정 앱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맞춤형 영양제·식단·혈당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필라이즈는 지난달 26일 “앱 출시 2년여 만에 사용자 식단 기록 데이터가 1600만 건을 돌파했다”며 “지난해 12월 기준 약 700만건이었던 식단 기록 데이터가 6개월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필라이즈는 지난달 식단관리 기능에 인공지능(AI) 카메라를 도입한 뒤 사용자들의 식단 기록 참여가 크게 활성화됐다고도 밝혔다. 가령 특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판매하는 레모네이드를 검색하면 일반 레모네이드가 아닌 해당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음료의 용량과 칼로리, 영양 성분 정보가 자동으로 기록되는 식이다. 물론 해당 프랜차이즈가 음료별 칼로리 등의 정보를 사전 공개하고 있어야 한다. 필라이즈는 “사용자는 일일이 정보를 입력하는 번거로움 없이 섭취한 음식의 정보를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섭취 음식과 식습관을 효과적으로 파악하고 체중 조절 및 전반적인 건강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누리집 갈무리
카카오헬스케어가 지난 2월 선보인 인공지능 기반 실시간 혈당관리서비스 앱 ‘파스타’(PASTA)도 주목할 만하다. 파스타는 별도 회원가입 절차 없이 카카오 계정을 활용해 로그인할 수 있다. 또한 가족·지인들과 혈당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응원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이 밖에도 카카오헬스케어는 파스타 앱을 통해 수집된 사용자들의 혈당과 같은 정보를 의료진과 공유하는 전문가용 서비스 ‘파스타 커넥트 프로(Pro)’도 함께 내놨다. 회사 쪽은 “파스타 앱에서 입력한 식사 기록, 운동 정보 등 생활 습관과 실시간 혈당 추이를 의사가 확인하고 교육 및 진료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가 국부(國富)다 매일경제·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공동기획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품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성장세 정부, 310종 데이터 민간 개방 맞춤형 AI헬스케어 개발 도와 헬스케어 제휴·지재권 취득 1년 새 두 자릿수 이상 증가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2027년 5088억달러로 커질 듯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가 헬스케어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사회적 변화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필요성을 증폭시켰고,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는 헬스케어 산업 성장을 유도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지능정보기술 발전이 가속화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로 구축한 총 310종의 데이터는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순차적으로 개방을 완료했다.
특히 헬스케어 데이터는 X선,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총 103종의 다양한 의료 영상·이미지를 구축해 한국인 맞춤형 헬스케어 AI 서비스 개발 및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활용 성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헬스케어 분야에서 의미 있는 실적이 나왔다. 우선 디자인권, 상표권, 저작권, 라이선스 등 지식재산권 취득률은 2021년 68.2%에서 2022년 84.2%로 1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케어 분야 제휴 건수도 전년 대비 34.4%포인트 높아졌고, 수상 건수 역시 23.9%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캡토스는 캡슐내시경 판독 소프트웨어(Dr.J)를 개발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AI 허브의 '캡슐내시경 AI 데이터'를 학습시켜 30분 만에 12만장에 달하는 내시경 사진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판독시간을 대폭 줄이고, 오류를 최소화해 초보 검사자도 전문가와 균일한 수준으로 진단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메가웍스는 AI 허브의 '고령인구 우울증 데이터' 등을 활용한 솔루션 '마인드 힐'을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다. 메가웍스 관계자는 "최근 KT, 서울시 다산콜센터, 지역 병원 등에 솔루션을 제공해 감정 노동자, 고령인구 등 다양한 계층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모든 계층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연구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헬스케어 데이터를 활용한 의미 있는 연구 논문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어 학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1년 가톨릭대학교 정요셉·임광일·서경진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김형경 교수가 대한세포병리학회에서 발표한 '병리 검사 데이터'를 활용한 논문은 최우수 포스터상과 우수 구연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한국뇌연구원 정용전·정민영 박사의 '소아 청소년 뇌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아동 뇌발달 변화와 스트레스와의 관계성 연구'는 대한뇌기능매핑학회와 한국인지 및 생물심리학회에서 각각 우수 포스터상과 우수 발표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헬스케어 데이터 관련 논문이 게재되고 있다.
구영현 세종대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장과 유성준 세종대 교수 등의 공동 연구 논문인 'HarDNet 기반 변압기를 이용한 뇌 내출혈 CT 스캔 영상 분할'은 지난 5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모델 훈련과 테스트를 위해 사용된 '뇌 CT 영상' 헬스케어 데이터는 방대한 양의 CT 스캔 이미지를 통해 모델의 우수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며 양질의 데이터 가치를 입증했다.
이처럼 AI 서비스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활발히 이용 중인 헬스케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AI 허브 안심존'을 통해 개방 중이다.
안심존은 민감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외부 반출 없이 AI 모델과 알고리즘 개발이 가능한 환경(GPU·가상서버 저장공간)을 제공하며 온·오프라인으로 이용 가능하다.
오프라인 안심존은 지난해 개소한 서울 서초, 원주, 광주 등 3곳과 지난 4월 신규로 오픈한 대구 센터 등 총 4대 권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총 25종의 헬스케어 데이터가 개방돼 있다.
또 시간·장소적 제약으로 인해 오프라인 방문이 어려운 이용자를 위한 온라인 안심존 70종 및 8종의 헬스케어 데이터도 개방돼 있다.
특히 올해는 지역 내 AI·데이터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헬스케어 데이터 교육을 비롯한 경진대회와 해커톤이 계획돼 있어 오프라인 안심존 이용이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헬스케어 데이터는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는 만큼 활용을 위해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심의를 거쳐야 한다. IRB 심의는 짧으면 2주, 길게는 몇 달까지 소요되기도 한다. 이 같은 이용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에서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합성 데이터(KSD·Koran Synthetic healthcare Datasets) 구축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생성적 대립 신경망'이라 불리는 GAN 기술은 실제와 가까운 영상 이미지를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기계학습 방식 중 하나다. 서울대병원, 가톨릭대병원, 국립암센터 등이 참여한 프로젝트에서 각 병원이 보유한 의료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췌장암 등과 관련한 합성 데이터를 구축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관계자는 "합성데이터는 실제 데이터를 학습해 완전히 새로운 가상의 데이터를 만드는 방식"이라며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는 상황 속에서 합성데이터를 포함한 총 35종의 헬스케어 데이터는 지난 7월 31일 개방했고, 이렇게 개방된 데이터는 다양한 AI 의료 서비스 및 연구개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GIA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3년 2555억달러에서 2027년 5088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사업을 통해 구축한 학습용 데이터셋 310종을 이날부터 7월 말까지 ‘AI허브(aihub.or.kr)’를 통해 순차적으로 개방한다고 30일 밝혔다.
과기정통부와 지능정보원은 2020년부터 민간·공공 수요 등에 맞춰 매년 약 200종의 데이터를 구축해 왔다. 전년도 구축 데이터는 해당연도 품질검증 등을 거쳐 개방하는데, 현재까지 개방된 데이터는 한국어와 이미지·영상, 헬스케어 등 6대 분야 381종, 약 11억건에 달한다.
올해 개방하는 데이터는 310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구축 분야를 6대 분야에서 제조·로보틱스·교육·금융·스포츠 등의 14대 분야로 확장하면서 사업 규모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1차 개방되는 데이터는 고서(古書) 속 한자·한글의 광학인식(OCR) 데이터와 실내외 군중 특성 데이터, 소방대원 행동 모션 3차원(3D) 객체 데이터 등 자연어와 인공지능 비전 분야의 데이터 70종이다.
AI허브에 공개되는 데이터는 개인정보 비식별화를 거친 경우에 한하며, 기업·기관들이 실제 사용하는 인공지능 모델에 직접 데이터를 학습시켜 정확성 등을 확인하는 활용성 검토를 받는다. 또 개방 후 약 3개월 동안은 사용자들로부터 데이터 품질 요구사항과 오류 등의 의견을 반영해 데이터 품질 제고를 위한 보완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엄열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관은 “기존의 라벨링 데이터(지도학습용) 중심의 사업을 개편해 초거대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한 대규모 비라벨링 데이터와 한번에 여러 유형을 학습시킬 수 있는 다중임무형 라벨링 데이터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덴마크 다이어트, 슈퍼 푸드, 간헐적 단식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건강법들이 있다. 2023년엔 어떤 건강법이 뜰까. 각종 빅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눈에 띄는 트렌드를 살피다 보면 건강한 삶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1 내 몸 지키는 기본기 면역력
최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전국 5000가구를 대상으로 건강기능식품 구매 지표를 조사한 결과, 구매 금액 기준 가장 많이 판매된 기능성 원료는 홍삼(1조4062억 원), 비타민(9061억 원), 프로바이오틱스(8913억 원), EPA-DHA 함유 유지(오메가3 3789억 원), 체지방 감소 제품(2325억 원), 단백질 보충제(1400억 원), 당귀 추출물(1127억 원) 순이었다.
상위 4등까지 합산하면 3조5825억 원으로 6조 원 규모의 전체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건강관리의 기본으로 꼽히는 면역력 증진에 관심이 커졌단 의미다.
면역력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원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며, 회복·치유에도 도움을 준다. 하는 일이 다양한 만큼 면역 체계는 매우 복잡하게 구성돼 있다. 흔히 ‘면역력을 기른다’고 표현하지만 한 가지 방법으로 단기간에 면역력을 강화할 수는 없다. 면역 체계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정상적인 면역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우리 몸 안 곳곳에서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잘 먹고, 잘 쉬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교과서 같은 얘기를 되풀이하는 이유다. 특히 세계적인 면역학자 제나 마치오키 박사는 저서 ‘면역의 힘’을 통해 “근육은 면역의 최고의 친구다. 운동은 근육 손실과 면역력 약화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한다.
2 디지털 헬스케어와 셀프 메디케이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발간한 ‘2023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보고서는 싱가포르 원격 케어 시스템을 예로 들며 의료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헬스케어에 주목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후, 한번 맛본 편리함을 놓치기는 어려운 법이다. 이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료하고 약을 배달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인기다.
플랫폼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디지털 헬스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닥터나우’를 비롯해 진료 후 예후 관리와 상시 관리까지 하는 ‘굿닥’, 탈모 및 다이어트·당뇨병·고혈압 등 주기적으로 약 처방받는 환자들을 겨냥한 ‘나만의닥터’, 산부인과 비대면 진료 앱 ‘닥터벨라’, 통증 관리 앱 ‘힐니스북’ 등이 있다.
직접 건강을 관리하는 셀프 메디케이션 시장도 커지고 있다. GC녹십자 자회사 GC케어의 셀프 케어 앱 ‘어떠케어 2.0’은 건강검진 예약부터 영양 상태 분석과 솔루션, 과거 검진 결과를 토대로 한 건강 변화 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체중 관리 앱 ‘밀리그램’은 식단·운동·신체 상황 등을 기록하고 비슷한 목표를 가진 멤버들과 공유할 수 있다.
3 나를 들여다보는 명상·마음 챙김
전 세계적으로 우울한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주는 명상이 유행이다. 미국 워싱턴 DC 조지타운대 의료센터와 뉴욕대 의대 등을 비롯한 5곳의 대학 연구진은 명상이 불안을 완화시키는 약물만큼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 ‘JAMA Psychiatry’ 11월호에 실렸다.
명상법에는 주의 집중, 마음 챙김, 무의식적 자기 초월 등 크게 3가지 범주가 있다. 이 중 ‘현대 마음 챙김 명상의 대부’로 불리는 존 카밧진 박사가 1979년 개발한 MBSR(마음 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의 효과가 입증되기 시작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존 카밧진 박사가 말하는 마음 챙김은 자기 마음의 내부를 깊게 들여다보고 탐구하여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한 정신 수련법이다. 수련하는 동안 판단하는 것을 멈추고 명상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며 마음 내부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한국MBSR연구소의 일반인 대상 8주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명상치유센터에서 경험해볼 수 있다.
명상 원데이 클래스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명상 앱 및 유튜브 채널이 도움이 된다. 소리로 치유하는 싱잉 볼 원데이 클래스, 국내외 명상 전문가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가 매주 업데이트되는 정기 구독형 명상 앱 ‘마보’, 자연의 소리와 베드타임 스토리를 제공하는 글로벌 명상 앱 ‘캄’ 등은 명상 초보도 도전해볼 만하다.
4 소식(小食) 제대로 하는 법
먹방에 이어 내년에는 소식이 유행할 전망. 사진제공 책밥(사계절 홈스토랑)
올해는 괴식이나 엄청난 양의 음식을 해치우는 먹방 대신 박소현, 산다라박 등 ‘소식좌’(적게 먹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들이 주목받았다. 실제로 신한카드가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1월 대비 9월 ‘먹방’ 언급량은 약 34% 감소했지만 ‘소식좌’ 언급량은 4766% 정도 증가했다.
소식이 유행을 넘어 일상으로 자리 잡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소식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다. 박초롱 365mc병원 식이영양위원회 영양사는 “영양부족 상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 평소 먹는 양의 10∼30% 정도를 줄이거나 인체에 필요한 열량 중 80% 정도만 섭취하는 것을 소식이라고 한다”며 “현재 소식이 장수, 다이어트, 뇌 노화 방지 등에 도움이 된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소식은 이 중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 제거, 혈관 내 노폐물 제거, 만성질환 예방 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소식의 첫 시작은 평소 먹는 양에서 밥 한두 숟가락을 덜 먹는 것으로 출발한다. 티스푼을 사용하거나 밥그릇과 식기를 작은 크기로 교체해 덜 담아도 푸짐하게 보이도록 하고, 50번 이상 오래 씹어 천천히 먹는 연습을 거친다. 조금씩 줄이고, 천천히 적응 기간을 가져야 몸에 부작용 없이 소식을 오래 실천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 면에서 불리한 다이어트 방식은 요요 현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목표 체중을 달성한 뒤에도 6개월은 해당 몸무게를 유지해야 비로소 진정한 내 몸이 된다.
5 건강 챙기며 돈도 버는 ‘걷기’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걷기 앱테크. 캐시워크 캡처
MZ세대 사이에서 ‘갓생 살기’ ‘무지출 챌린지’ 등이 뜨면서 덩달아 목표치를 달성하면 적립금이 쌓이는 걷기 앱테크가 유행이다. 걸음 수에 따라 금리를 얹어주는 적금도 등장했다. 여러 운동 중 걷기가 선택받은 이유는 간단하다. 별다른 운동 장비가 필요 없고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으면서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최근 게재된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팀 연구에 의하면 과체중인 사람이 하루에 6000보 이상 1만1000보 이하로 걸었을 때 비만 위험이 64%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왕이면 야외에서 햇빛을 받으며 걷거나 저녁 식사 후 가볍게 걷기를 추천했다. 햇빛을 받으며 걸으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과 통증을 완화하는 엔도르핀이 분비돼 마음이 안정되고 우울감이 줄어들기 때문. 식사 후 걷기는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고,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꼭 하루에 1만 보를 채워 걸을 필요는 없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국인을 위한 걷기 가이드라인’에서는 일주일 동안 150분을 빠르게 걷거나, 75분 매우 빠르게 걷기를 권장한다. 여기서 매우 빠르게 걷기란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의 속도를 말한다. 중요한 건 걷는 자세다. 어깨와 가슴을 편 채로 무릎 사이가 스치듯이 걷는데, 이때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체중을 이동시킨다.
색다르게 걸어보고 싶다면 맨발 걷기, 노르딕 워킹, 수중 걷기, 트래킹, 보폭 10cm 넓혀 걷기 등 걷는 방법과 장소를 달리해볼 것. 수중 걷기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아 중장년층에게 적합하다.
6 골프 지고 테니스 뜨고
골프대신 테니스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사진제공 대한테니스협회
골프 유행이 잠잠해지는 모양새다. BC카드가 최근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카드 결제 내역을 분석해보니 골프가 2019년 대비 57% 증가한 사이 테니스는 무려 440% 급증한 결과가 나왔다. 테니스가 뜨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골프는 장비가 고가인 데다 필드로 나갈 시 그린피, 캐디비 등이 발생하는 반면 테니스는 비용이 저렴하다. 최소 반나절을 잡아야 하는 등산과 비교하면 시간적인 면에서 접근성도 좋다. 골프만큼이나 의상이 예뻐 운동할 맛이 나는 것도 한몫한다.
테니스는 1시간에 약 600kcal가 소모되는 고강도 운동이다. 다만 격한 움직임을 포함하는 운동이다 보니 팔꿈치, 발목, 무릎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표면이 단단한 하드 코트가 대부분이므로 연습이 과하면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간다. 얼마 전 은퇴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도 무릎 통증으로 정들었던 코트를 떠났다.
테니스를 처음 시작하는 ‘테린이’라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배워야 랠리가 익숙해지고 상대방과 경기할 실력에 도달한다. 장비를 갖추기 전 꾸준히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면 실내 스크린테니스나 테니스를 쉽게 배우도록 고안된 매직테니스 등으로 먼저 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