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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에 해당되는 글 1

  1. 2020.01.17 미생부터 펭수까지 2010년대의 책들

미생부터 펭수까지 2010년대의 책들

 

출판·서점계와 시민사회 전문가 12인이 꼽은 2010년대의 기록
피로사회, 세월호, 페미니즘, 세대론, 채식, 뇌과학, 에스에프까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 속 각자도생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2010년대 초 한국 사회는 ‘금수저’ ‘흙수저’ 같은 ‘수저론’이 담론장을 휩쓸었고 비극적인 세월호 참사가 국가와 권력에 대한 질문을 던졌으며 사법농단의 실체가 드러나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88만원 세대’로 일컬어지던 세대는 중년에 바짝 다가섰으며 청춘들은 ‘밀레니얼 세대’ ‘Z세대’라는 이름을 얻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온탕 냉탕을 오갔고 3·1운동 100년을 맞은 한국과 일본은 대립각을 세웠다. 2010년대를 마무리하며 출판·서점·시민사회 전문가 12인의 도움을 얻어 기억할 만한 책들을 정리했다.

 

2010년대의 문을 연 책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김영사)였다. 이 책은 존 롤스의 평등적 자유주의에 대응한 ‘공동체주의’를 강조했다. 쉽지 않은 철학서였음에도 출간 11달 만에 100만부 이상 팔리는 밀리언셀러가 됐고, 이후 재출간을 둘러싸고 출판사들간의 감정 싸움 등 뒷말도 무성했지만 그만큼 화제의 책이란 방증이었다. 2012년 한병철의 <피로사회>(문학과지성사) 등 신자유주의적 현상을 ‘○○사회’로 개념화한 제목의 책들이 초반부터 쏟아졌다. ‘록스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2014)을 펴낸 글항아리 이은혜 편집장은 이 책을 두고 “불평등의 문제가 부각된 결정적 계기였고 1 대 99라는 공식이 프레임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윤태호 작가의 <미생>(2012·위즈덤하우스)은 비정규직 장그래의 애환을 내비치며 우리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고도 따뜻하게 담아냈다.

 

2010년대 한국 사회의 가장 비극적 사건이었던 세월호 참사를 다룬 책 가운데서는 <눈먼 자들의 국가>(2014·김애란 김연수 등·문학동네), <금요일엔 돌아오렴>(2015·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창비),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의 <세월호, 그날의 기록>(2016·진실의힘) 등이 꼽혔다. 문학 분야에서는 여성 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10년 동안의 소설 중 최고의 소설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강맑실 사계절 대표)는 극찬을 받은 <소년이 온다>(2014·한강·창비)는 세월호를 다룬 책들과 함께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세종도서(우수도서) 사업에서 배제된 것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7년의 밤>(2011·은행나무)를 두고 “정유정 문학의 마력이 해외에까지 퍼지게 한 놀라운 작품”이라고 평했다. “2010년대 ‘한국 시의 르네상스’를 이끈 ‘아이돌 문인’ 박준 시인이 2012년 발간한 첫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문학동네)는 지금까지 15만 독자와 만났고 지난해 나온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난다)은 20만부 가까이 팔렸다. 빅히스토리 열풍을 몰고온 <사피엔스>(2015·유발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부터 인공지능까지 문명과 인간에 던지는 진지한 질문”(정은숙)이란 호평을 받았지만 ‘빅 히스토리’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글로벌 자본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섭·동아시아)은 질병의 원인을 사회 구조에서 찾는 ‘사회역학’이란 학문명을 2017 인상적으로 등재했다.

 

2015년 전후 페미니즘 대중화의 물결을 손희정은 <페미니즘 리부트>(2016·나무연필)로 정의했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2016·이민경·봄알람), <82년생 김지영>(2016·조남주·민음사)은 2010년대의 상징적인 페미니즘 도서다. 성문화 연구모임 ‘도란스’의 <양성평등에 반대한다>(2016)는 ‘양성평등’ 담론이 성차별적인 현실을 어떻게 은폐하고 남성 중심 사회에 기여하는지 밝혀 반향을 일으켰다. 외국 작가들 중에서는 록산 게이, 리베카 솔닛의 페미니즘 에세이가 크게 인기를 얻었다.

 

역사 분야에선 일본군 ‘위안부’의 증언과 운동의 기록이 본격화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6명의 증언과 미국, 태국, 영국 등 외국 현지조사로 발굴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끌려가다, 버려지다, 우리 앞에 서다 1·2>(2018·서울대 인권센터 정진성 연구팀·푸른역사)가 대표적이다. 김금숙의 만화 <풀>(2017·김금숙·보리)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였다가 인권운동가가 된 이옥선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뤄 해외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채식 경험을 다룬 <아무튼, 비건>(2018·김한민·위고)에 대해 김기중 삼일문고 대표는 “채식의 핵심은 ‘거부’가 아니라 ‘연결’에 있음을 이야기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최진규 포도밭출판사 대표는 “음식사회학의 시작”이라며 <대한민국 치킨전>(2017·정은정)을 꼽았다. 식용 동물 농장 열 곳에서 일한 한승태 작가의 노동에세이인 동시에 고기와 사람 경계의 비망록이란 평가를 얻은 <고기로 태어나서>(2018·시대의창)도 눈길을 끌었다.

 

김혜남, 양창순, 하지현 등이 쓴 정신분석학과 심리학 도서가 독자들의 선택을 받은 가운데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2018·해냄)는 1년 만에 판매 20만부를 돌파했다. 심리학, 문학, 여행에세이를 넘나드는 작가 정여울 역시 <월간 정여울> 등 인상적인 활동을 펼쳤다. <일간 이슬아 수필집>(2018) 등의 이슬아와 <할배의 탄생>(2016) <할매의 탄생>(2019) 등으로 구술생애사 저술에서 두각을 나타낸 최현숙의 활약도 눈부셨다.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2014)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2015) <국가란 무엇인가>(2017) <역사의 역사>(2018) 등이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김정옥 어떤책 대표는 “작가로 돌아온 그는 2010년대 독자들에게 어젠다를 제시하는 역할도 충분히 해냈다”고 밝혔다. 유시민과 정치카페 ‘노유진’을 함께한 진중권의 저술활동 또한 여전히 활발했으나 노회찬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 유고 산문집과 강연록 등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과학 저술 분야에서는 뇌과학, 인공지능, 진화심리학 등이 사랑받았고 에스에프(SF) 소설 분야에서는 김보영·송경아·정소연·듀나 등 국내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두각을 나타냈고 옥타비아 버틀러,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등의 작품도 재발견됐다. 이은혜 글항아리 편집장은 2018년 크게 인기를 끈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흔)에 대해 “자기 세대의 문제의식과 책의 기획에 있어 타이밍은 얼마나 중요한가를 입증한다”고 평했고 “출판의 지각변동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라며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놀·2019)를 꼽았다.

 

감각적인 독서일기로 유명한 독서가 정혜윤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듀서는 “3·1운동 100년을 맞아 나온 책들 가운데 <3월1일의 밤>(2019·권보드래·돌베개)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견고한 틀에 문제제기하는 시선”을 높이 사며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2018·심진경 등·민음사)을 꼽기도 했다. 그는 “삶을 엄청 견디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삶을 즐기라는 책들이 쏟아져나와 그 불균형도 큰 고민거리인 시대였다”고 2010년대 출판문화를 정리했다.

 

※ 2010년대의 책 선정과 도움말을 주신 분들: 강맑실 사계절 대표, 김기중 삼일문고 대표, 김성실 시대의창 대표, 김정옥 어떤책 대표, 박혜숙 푸른역사 대표, 이근혜 문학과지성사 주간, 이은혜 글항아리 편집장,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정혜윤 시비에스(CBS) 라디오 피디, 최진규 포도밭출판사 대표, 한예원 교양인 대표

 

출판 서점계 전문가 추천작 종합

 

◇ 강맑실 사계절 대표

미생윤태호 지음/위즈덤하우스(2012)만화라는 장르의 힘을 새롭게 맛보여준 책. 여느 소설보다 뛰어난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직장인들의 현실을 리얼하게 보여줌으로써 직장인 개개인이 직장 속 소모품이 아니라 주체적 존재라는 걸 일깨워줌으로써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소년이 온다한강 지음/창비(2014) 광주항쟁이라는 기억하기조차 고통스럽고 슬픈 역사를 30년 세월이 흐르고 흐르는 동안 오히려 작가의 몸과 마음속에 암각화처럼 새겨가다가 마침내 찬란한 외침으로 뿜어낸 소설. 10년 동안의 소설 중 최고의 소설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금요일엔 돌아오렴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엮음/창비(2015)10년 동안의 온갖 사건 중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고 있을 수 없는, 그래서 떠올리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세월호 사건을 스러진 넋들에게 용서를 구하듯 또한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넋들을 대신해 외치듯 담담히 써내려간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섭 지음/동아시아(2017)보건대학 교수이자 사회역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사회와 질병의 역학 관계를 낱낱이 들춰 밝혀내며 개인의 질병이 어떻게 사회, 정치적 제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지를 진솔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제도가 존재를 부정할 때 몸은 아프다, 는 김승섭교수의 말은 사회 각 분야에 수많은 충격을 안겨줄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김원영 지음/사계절(2018)1급 지체 장애인이자 변호사인 김원영은 우리 사회에서 잘못된 삶 혹은 실격당한 인생이라며 배제되어온 이들의 매력과 존엄을 변론했다. 이 책은 출간 이후, 그동안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장애인, 소수 정당의 구성원, 페미니스트, 성소수자 등 정체성의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내재하는 민감한 질문들을 정면으로 돌파해 들어가는 저자의 분투가 뜨겁게 읽히는 책이다.

 

◇ 김성실 시대의창 대표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김영사(2010)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 안진환 옮김/민음사(2015)

21세기 자본토마 피케티 지음, 장경덕 옮김/글항아리(2014)

소년이 온다한강 지음/창비(2014)

금요일엔 돌아오렴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엮음/창비(2015)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창비(2015)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지음/민음사(2016)

사피엔스-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김영사(2015)

고기로 태어나서-닭, 돼지, 개와 인간의 경계에서 기록하다 한승태 지음/시대의창(2018)

 

◇ 이근혜 문학과지성사 주간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김영사(2010)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박준 지음/문학동네(2012)미생윤태호 지음/위즈덤하우스(2012)

피로사회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문학과지성사(2012)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지음/민음사(2016)

사람, 장소, 환대김현경 지음/문학과지성사(2015)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김원영 지음/사계절(2018)

 

◇ 장동석 출판평론가, <뉴 필로소퍼>

편집장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김영사(2010)신자유주의 물결에 맞서 마지막으로 중요한 가치들(정의, 평등) 등이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 책.

미생윤태호 지음/위즈덤하우스(2012)

금요일엔 돌아오렴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엮음/창비(2015)

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섭 지음/동아시아(2017)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김원영 지음/사계절(2018)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필리프 J. 뒤부아, 엘리즈 루소 지음, 맹슬기 옮김/다른(2019)담론으로 철학을 얘기하는 수많은 책들 가운데 자연현상과 철학, 에세이를 아주 절묘하게 결합한책. 요즘 자기계발적 요소, 성찰적 요소 대부분 갖고 있는 책.

 

◇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김영사(2010)시민이 가야 할 길, 누구나 빠지는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탐구, 공동선 추구에 대한 뜨거운 반향이 있었던 마이클 샌델의 생생한 강의록.

7년의 밤정유정 지음/은행나무(2011)강력한 흡인력, 스릴러 문학의 새로운 호흡, 단단한 서사. 정유정 문학의 마력이 해외에까지 퍼지게 한 놀라운 작품

소년이 온다 한강/창비(2014)아직도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5.18광주의 소년 목소리. 한강만이 쓸 수 있는 문장과 서사.

사피엔스-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김영사(2015)인간이란 무엇인가, 호모 사피엔스에서 인공지능까지, 역사를 훑어 문명과 인간에 대해 던지는 진지한 질문들, 교양서의 전범82년생 김지영조남주 지음/민음사(2016)대한민국 30대 여성들의 목소리, “우리 모두 김지영이다”를 합창처럼 듣게 한 뜨겁고도 널리 퍼진 페미니즘 소설.

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섭 지음/동아시아(2017)사회적인 문제와 상처가 개인의 몸에 어떻게 스미고 바꾸는가. 데이터를 통해 질병의 사회적, 정치적 원인을 밝힌 역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 지음/허블(2019)한국 문학의 신선한 감각, SF적인 문학의 경계를 유연하게 날아오른 과학도의 첫 소설집이 일으킨 큰 반향.

 

◇ 최진규 포도밭출판사 대표

신자유주의의 탄생-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장석준 지음/책세상(2011)왠지 2010년대는 이 책을 기념하고 시작해야 할 듯. 책의 부제는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

자급의 삶은 가능한가-힐러리에게 암소를마리아 미즈, 베로니카 벤홀트-톰젠 지음, 꿈지모(꿈꾸는 지렁이들의 모임) 옮김/동연(와이미디어, 2013)‘자급 관점’에 대한 주요한 교과서.

대한민국 치킨전-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정은정 지음/따비(2014)음식사회학의 시작.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빼앗긴 자들을 위한 탈환의 정치학채효정 지음/교육공동체벗(2017)빼앗긴 이들, 싸우는 이들의 언어.

보이지 않는 고통-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어느 과학자의 분투기캐런 메싱 지음, 김인아, 김규연, 김세은, 이현석, 최민 옮김/동녘(2017)일터에서 아프고 다치는 사람들.

백래시-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손희정 해제·arte(아르테, 2017)페미니즘이 거센 만큼 그 반동도 거센 지금에 대한 이론.

숲은 생각한다-숲의 눈으로 인간을 보다에두아르도 콘 지음, 차은정 옮김/사월의책(2018)철학이 하던 작업을 인류학이 대체하는 흐름의 증거.

고통받는 몸-세계를 창조하기와 파괴하기일레인 스캐리 지음, 메이 옮김/오월의봄(2018)‘고통’이라는 사회적인 주제.

일간 이슬아 수필집이슬아 지음/헤엄(2018)직거래 출간 모델의 시작이자 성공 사례.

 

◇ 김기중 삼일문고 대표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김영사(2010)10년이 지난 지금도 꺼지지 않는 정의 열풍을 가져온 책.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김영사(2015)인류세에 대한 관심을 높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부키(2015)터부시된 죽음에 대한 관심을 높이다.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지음/민음사(2016)페미니즘 담론을 대표하는 소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김수현 지음/마음의숲(2016)나를 중심으로 하는 에세이 시장이 열리다.

이상한 정상가족김희경 지음/동아시아(2017)저출산, 사교육 문제, 아동 확대 등 여러 문제의 원인이 되는 가족 이데올로기를 이야기하고, 가족 주의로 망가진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김원영 지음/사계절(2018)1급 지체장애인 변호사 김원영이 우리 사회에서 잘못된 삶, 실격당한 인생이라는 낙인찍힌 이들의 삶을 변론하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드러내며 상처받은 삶에서 나온 깊은 성찰을 담았다. 아무튼, 비건-당신도 연결되었나요?김한민 지음/위고(2018)채식의 핵심은 ‘거부’가 아니라 ‘연결’에 있음을 이야기하다. 동물과의 연결을 넘어 사람답게 사는 삶은 타자에 눈뜨고 거듭 깨어나는 삶이라는 것을 알려주다.

펀 홈: 가족 희비극앨리슨 벡델 지음, 이현 옮김/움직씨(2018)게이임을 평생 숨기고 산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한 레즈비언 딸의 여정을 담은 그래픽 노블로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토니상 5관왕을 석권했습니다. 삶과 죽음, 성 정체성, 문학 등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성장담입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지음/창비(2019)일상 속 차별와 혐오을 통해 차별의 사각지대를 볼 수 있게 하였고, 평등이라는 가치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변화의 두려움을 이겨내야 얻어지는 열매임을 알게 하였습니다.

 

◇ 김정옥 어떤책 대표

<정의란 무엇인가>(2010) <분노하라>(2011)

<21세기 자본>(2014). 이 세 권의 책들은 지식인의 고민을 보여주는 베스트셀러들이었습니다. 특히 <정의란 무엇인가>와 <21세기 자본>은 두껍고 어려운 책들이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만큼 책을 통해 고민을 풀어 보고자 했던 독자들의 열망이 컸구나 싶습니다.

<국가란 무엇인가>(2017)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2015)

<나의 한국현대사(2014)>. 정치인에서 작가로 돌아온 유시민의 행보가 계속 주목받았던 2010년대였던 것 같습니다. 꾸준히 책을 냈고, 그때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독자들에게 어젠더를 제시하는 역할도 해낸 책들이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2013)

<어떻게 죽을 것인가>(2015). 노년, 죽음과 관련한 책들이 미국에서 꾸준히 베스트셀러였던 데 반해, 우리나라 독서 시장에서는 주목받는 책들이 없었는데요,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이후에야 이 주제의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제 주변 출판인들, 저자들이 잘 읽은 책으로, 닮고 싶은 책으로 자주 꼽는 책이기도 하고요.출판시장 바깥에까지 파급력을 미쳤던 강력한 책은 단연

<82년생 김지영>(2016). 전문가의 책이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보통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지금의 에세이 경향을 대표하는 책으론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2018).사회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 이를 위한 교양서 시장에서 대표적인 책은 <지대넓얕>(2014). 출판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유명 작가가 아니어도, 큰 출판사가 아니어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다는 것, 출판시장을 운용하는 원리가 달라졌음을 가시화한 책으로

<언어의 온도>(2016). 새로운 작가들의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 준 책

<쇼코의 미소>(2018).

 

◇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

<금요일에 돌아오렴-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창비, 2015.) ‘세월호’는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을 듯합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와이즈베리, 2014). 지난 10년 경제는 발전하였고 국민소득은 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신자유주의 심화에 따른 불평등은 확대되었습니다. 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내용적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상징하고 있는 책.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에콜로지와 민주주의에 관한 에세이>(김종철, 녹색평론사, 2019). 인간다운 삶과 지속 가능한 사회, 그리고 서구식 ‘근대’ 문명을 넘어서기 위한 사상적 토대는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일까?

<모두에게 기본소득을-21세기 지구를 뒤흔들 희망 프로젝트>(최광은, 박종철출판사, 2011)를 추천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데, 정작 사람들은 생존을 걱정합니다. ‘기본소득’ 논의와 운동은 일자리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딛고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확산되었고, 최근에는 청년수당이나 농민소득/농민수당 등으로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조남주, 민음사, 2016)은 2010년대 대표적인 페미니즘 소설이지요. 고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해 유명해진 책이기도 합니다.

 

◇ 이은혜 글항아리 편집장

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지음/사회평론(2010)삼성이란 조직의 실체를 고발하고, 그 조직에서 살아가는 엘리트의 고뇌를 보여줌으로써 한국사회의 거대한 일단을 드러냄.

7년의 밤정유정 지음/은행나무(2011)한국 추리소설의 힘과 가능성을 확인하게 해준 작품.

피로사회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문학과지성사(2012)거의 모든 시민의 표면에 나타나는 일상의 잠재된 폭력과 무기력증을 학자가 철학적 논거들을 무기 삼아 개개인들에게 뼛속 깊이 메시지를 전했다.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오윤성 옮김/동녘(2019)지그문트 바우만 이후로 ‘고독’은 지속적으로 화두가 됐고, 무리와 집단은 삶의 활력이 아닌 갉아먹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병자호란 1·2한명기 지음/푸른역사(2013)한명기 교수는 한 가지 주제를 파고들어 규모 있는 연구와 잘된 글쓰기로 언제나 독자를 매혹한다.

21세기 자본토마 피케티 지음, 장경덕 옮김, 이강국 감수/글항아리(2014)불평등의 문제가 이 책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부각됐다. 이후 10-90 혹은 1-99라는 공식은 사회를 바라보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김영사(2015)문명과 거대 서사를 다룰 수 있는 작가의 출현. 빅히스토리의 대중적 성공작.

혐오와 수치심-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감정들마사 너스바움 지음, 조계원 옮김/민음사(2015)마사 누스바움은 ‘감정’을 가장 이성적인 법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왔고, 이후 지속적으로 국가와 사회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법과 제도만이 아니라 그 틈들에 끼어 있는 감정임을 폭넓은 연구로 설득하고 있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이민경 지음/봄알람(2016)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페미니즘 이슈에 불을 지핀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섭 지음/동아시아(2017)건강과 불평등의 문제를 번역서를 통해 간헐적으로 접해오다가 국내 연구자의 힘겹고도 오랜 연구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이 몸의 문제로 증상화된다는 것을 이 책은 명징하게 보여주었다. 개인의 몸은 사회의 반영이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세희 지음/흔(2018)“이 정도까지 팔릴 책인가”라는 독자들의 회의 섞인 시선도 있었지만, 이 책은 결과로서 입증한다. 자기 세대의 문제의식과 책의 기획에 있어 타이밍은 얼마나 중요한가를.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EBS, 펭수 지음/놀(다산북스, 2019)출판의 지각변동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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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