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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문법  : 도시에서 가난하게 산다는 것 / 소준철

362.6 소77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도시에서 가난하게 산다는 것,
그리고 늙어간다는 것-

『가난의 문법』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도시연구자 소준철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구한 결과를 책으로 묶었다. 저자는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여성 도시 노인의 생애사적 특징과 재활용품 수집이라는 일을 통해 가난을 들여다본다. 그들은 어떠한 가난의 경로를 거쳐왔는가? 분기점에서 한 어떤 선택이 그들을 가난으로 이끌었는가? 그들이 살아온 삶, 재활용품 수집을 시작한 이유, 수집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경쟁, 노인들의 지역공동체를 들여다보며 가난의 구조를 배운다. 그 구조는 개인의 노력으로 벗어날 수 있는 것인가?

저자는 ‘윤영자’라는 여성노인의 생애경로를 해부하며 노인들의(특히 여성노인의) ‘가난’에서 구조를 찾으려 시도한다. 윤영자는 개인적으로는, 결혼, 3남3녀의 출산, 그들의 대학 진학, 그들의 결혼, 자식들의 퇴직 및 사업 실패와 금전 요구, 남편의 퇴직, 남편의 질병과 같은 사건사고를 겪었다. 사회적으로는 남방개발(남편의 인도네시아 파견), IMF 경제위기, 북아현동 재개발, 2008년 세계경제위기 등의 경로를 거쳤다. 윤영자는 한때 아현동에 단독주택을 구입할 정도의 부를 축적했지만 이런 개인적/사회적 사건사고를 겪으며 자산을 잃고, 지금은 20만원 남짓 하는 연금과 폐지를 주워 판 돈, 노인일자리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합쳐 50만원 남짓으로 한 달을 살아가고 있다. 윤영자씨의 가난은 그녀의 개인적인 선택으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국가와 사회와 시대의 변화 과정에 휘말린 결과다. 저자는 이렇게 윤영자의 생애경로를 좇으며 가난의 구조를 해부한다.

 

출판사 서평

 

가난에도 문법이 있다
도시의 길거리에서 보이는 폐지 줍는 노인들은
이 문법의 대명사다

이제는 가난의 문법이 바뀌었다. 도시의 가난이란 설비도 갖춰지지 않은 누추한 주거지나 길 위에서 잠드는 비루한 외양의 사람들로만 비추어지지 않는다.(28쪽)

거리에서 폐지와 박스가 산더미처럼 쌓인 리어카나 카트를 끌고 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충 다음의 세 가지 정도로 나뉜다.(세 가지 반응이 혼재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외면하거나, 동정하거나, 두려워하거나.
세 가지 반응을 나타내는 무리 중 각자의 사정은 이렇다. 첫째, 외면하는 사람들의 경우다. 아스팔트에서 김이 나게 뜨거운 날, 혹은 언덕길이 빙판이 된 날, 폐품을 잔뜩 쌓아 수백 킬로그램은 될 리어카를 끌고 그 길을 힘겹게 걷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불편한 마음이 절로 든다. 하지만 그들의 처지를 직면하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젊었을 때 저축을 별로 안 한 사람들이겠지, 자식 농사를 잘못 지어서 자식이 생활비도 안 주나 보네. 나는 지금 열심히 일하고 있고 연금도 붓고 있으니 저런 노인이 될 일은 없을 거야. 외면하는 이들은 그들의 처지가 ‘내 일’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는 고개를 돌린다.
둘째, 마음에 불편함을 느끼는 어떤 이들은 동정하기를 택한다. 폐지 줍는 노인들은 연민의 대상이 된다. 두 번째 경우에 속하는 이들은 가끔 노인들의 리어카를 뒤에서 밀어주기도 하고, 어디에 폐품이 많이 쌓여 있다고 알려주기도 하고, 집에 모아둔 폐품을 노인들에게 건네기도 한다. 이들은 늙어서도, 몸이 아픈데도, 푼돈을 위해 거리를 쏘다녀야 하는 그들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다.
세 번째 경우의 사람들은 극도의 두려움을 느낀다. 그 노인들의 처지가 언젠가 ‘내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이들은 현재의 사회보장 제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노인이 되었을 때 사회보장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걱정한다.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여 일찍 은퇴하거나, 질병으로 모아둔 재산을 병원비로 소진할 경우, 자식이 없거나 자식에게 노후의 부양을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며 냉정하게 미래를 계산한다. 하지만 남는 것은 실질적인 대비보다는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커다란 두려움이다. 나도 저런 처지가 되면 어쩌지. 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도시연구자가
골목길에서 목격한 우리 시대 ‘가난의 표상’

이 책의 저자인 소준철은 어느 날 한 무리의 노인들을 목격했다. “2015년 3월의 어느 날, 가양역 근처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작은 골목을 지나가는데, 1km가 채 안 되는 거리에서 재활용품을 줍는 노인 여럿을 보게 됐다. 그녀들은 함께 다니는 게 아니었다. 그녀들은 어떤 갈림길에 다다르자 뿔뿔이 흩어졌다.”(271쪽) 소준철이 본 노인들의 모습은 어떤 소설의 묘사와도 맞아떨어진다. “고물은[고물 줍기는] 타이밍이 중요했다. 먼저 발견한 사람이 임자였다. 물건이 나올 시점을 잘 잡아 때맞춰 돌아다녀야 했다.”(《소각의 여왕》, 이유, 23쪽) 즉, 소준철이 본 것은 폐지를 비롯한 재활용품을 주워 파는 노인들의 무리였다. 소준철은 이들을 외면하거나, 동정하거나, 이들의 처지를 자신에 빗대 두려움을 느끼기보다는 이들을 연구하기를 택했다. 《가난의 문법》은 그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현장을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물이다.
리어카나 카트를 끌며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 시대 가난의 표상이다. 가난의 표상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왔다. 전후 시대에 누더기를 입고 맨발로 미군들에게 껌을 구걸하는 모습에서, 경제성장기 달동네의 판잣집 좁은 부엌에서 연탄불을 때는 모습, IMF 경제위기 이후 도심을 차지한 노숙인의 모습으로. “가난의 모습은 늘 바뀔 것이다. 다음에 올 ‘가난’이 어떤 모습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9쪽)

가난한 여성노인에 대한 상징은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다. 대개는 재활용품을 줍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된다. 〈빨래〉라는 뮤지컬에서 빈곤층 여성노인은 폐지가 실린 작은 손수레를 끄는 모습으로 재현되는데, 꽤나 상징적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광고공모전에서 최우수 수상작을 받은 한 포스터는 더 노골적이다. “65세 때, 어느 손잡이를 잡으시렵니까?”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아래에는 여행용 캐리어가, 위에는 신문이 쌓인 카트가 그려져 있었다.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노년에 폐지를 팔아 생계를 잇지 않고, ‘품위 있게’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셈이다.(125쪽)

달동네가 재개발되고 판잣집이 사라지면서, 넝마를 입고 고물을 주우러 다니던 넝마주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사람들은 우리사회에서 가난이 사라진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가난은 모습을 바꾸었을 뿐,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판잣집 대신 쪽방 살이를 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넝마주이 대신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나타났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이루어지면서, 그 옛날의 공동체는 사라지고 한낮의 동네에는 일할 곳 없는 노인들만 남았다. 도시의 노인들은 각자도생하며 폐지를 줍는다. 참 이상한 일이다. 우리사회는 65세 언저리를 은퇴연령으로 정해놓고 그 연령이 지나면 미래세대에게 일자리를 넘기기를, 이제는 쉬면서 사회의 복지제도라는 혜택을 누리기를 ‘강요’한다. 그런데 왜 폐지를 주워 파는 노인들이 있는 걸까? 젊은 날에 저축을 못한 것이, 연금을 부으며 노후 대비를 하지 못한 것이, 자식이 있어도 그들에게 부모의 생활비를 댈 능력이 없는 것이, 과연 노인들의 잘못일까?

자립自立하고, 자구自救하라는 주문
죽어야만 끝나는 ‘노오력’-

거리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들 중에는 여성이 많다.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긴 여성노인의 빈곤은 심각한 문제다.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긴 만큼 빈곤함도 길게 겪는다. 게다가 여성노인은 남성노인에 비해 체력이 달리고, 숙련된 기술이 없는 경우가 많고, 특별한 직업 경력도 없다. 소준철은 ‘폐지 줍는 도시의 여성노인’을 주인공 삼아 사회와 제도 사이의 빈틈에서 연구를 이어나간다.

남성노인의 경우, 젊은 시절부터 쌓아온 기존의 경력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 편이지만 여성노인의 경우는 숙련된 기술 혹은 장기적인 경력이 없는 경우가 많고, 경력이 있다 하더라도 낮은 취업문에 막혀 나쁜 환경과 조건의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거나 진입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57쪽)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여성과 남성의 생애경로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조사에서 만난 노인들을 돌아보면, 남성노인은 ‘출생’에서 ‘진학(초등-중등)’에서 ‘취업’과 ‘결혼’과 ‘은퇴’로 이어지는 사회적 경로를 거쳐 나이 들지만, 여성은 ‘출생’에서 ‘진학(초등)’ 이후 잠깐의 ‘취업’과 ‘결혼’과 ‘육아’를 거쳐 ‘자녀와의 분리’로 이어지는 개인화되는 경로를 거친다. 여성노인들은 남성인 파트너와 그의 임금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생활이 재편되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제도에서 벗어난 ‘시장’의 변방에 나가 직접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다. 현재의 여성노인들은 직접 임금노동자가 될 기회가 별로 없었고, 이로 인해 경력과 숙련이 없는 상태였다. 다시 말하자면, 가난한 여성노인은 이전의 한국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여성 생애의 목표를 남편에 대한 내조와 자녀의 양육으로 삼게 하고, 따라서 교육을 받고 직업을 가질 기회를 갖지 못하게 했던 결과인 것이다.(12쪽)

소준철은 《가난의 문법》에서 ‘윤영자’라는 여성노인의 생애경로를 해부하며 노인들의(특히 여성노인의) ‘가난’에서 구조를 찾으려 시도한다. 윤영자는 소준철이 현장조사 과정에서 만난 여러 노인을 합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다.

이어지는 14개의 장은 가상의 인물인 윤영자의 하루 중 일부와 이에 대한 해석으로 이뤄져 있다. 1945년생인 윤영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의 이름은 1945년에 출생등록을 했던 이들의 이름 가운데 가장 많았던 것을 골라 지은 것이며, 그녀의 남편이나 자녀들의 이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지었다.(16쪽)

글에 나오는 윤영자와 가족의 학력, 출산(출생), 결혼 등의 여부와 때에 있어서는, 1945년생이 ‘일반적인 생애주기’를 거쳤다고 여겨지는 사건들을 반영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윤영자가 의무교육으로 국민학교에 입학했으리라는 가정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결혼 시기, 첫 출산의 나이와 자녀의 수, 그리고 자녀들의 독립 시기 등에 대해서는 1945년생 노인들 생애의 평균치라고 생각되는 것을 반영했다. 그러므로 윤영자는 그들의 대표가 아닌 ‘평균의 노인’이며, 이 이유 때문에 그 어디에도 없는 존재다.(16~17쪽)

우리는 살아가면서 갖가지 개인적/사회적 사건사고를 맞닥뜨린다. 윤영자는 개인적으로는, 결혼, 3남3녀의 출산, 그들의 대학 진학, 그들의 결혼, 자식들의 퇴직 및 사업 실패와 금전 요구, 남편의 퇴직, 남편의 질병과 같은 사건사고를 겪었다. 사회적으로는 남방개발(남편의 인도네시아 파견), IMF 경제위기, 북아현동 재개발, 2008년 세계경제위기 등의 경로를 거쳤다. 윤영자는 한때 아현동에 단독주택을 구입할 정도의 부를 축적했지만 이런 개인적/사회적 사건사고를 겪으며 자산을 잃고, 지금은 20만원 남짓 하는 연금과 폐지를 주워 판 돈, 노인일자리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합쳐 50만원 남짓으로 한 달을 살아가고 있다. 윤영자씨의 가난은 그녀의 개인적인 선택으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국가와 사회와 시대의 변화 과정에 휘말린 결과다. 저자는 이렇게 윤영자의 생애경로를 좇으며 가난의 구조를 해부한다.

 

목차

프롤로그

13시
도시에서 가난한 노인으로 늙는다는 것 / 넝마주이의 후예들 / 이 책의 배경-북아현동의 지역적 특징 / 이 책의 주인공-북아현동의, 폐지 줍는, 여성, 노인들

13시 15분
고령사회 진입과 노인의 가난 / 통계의 역설 / 노인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 가난의 구조적 요인: 생애, 쓸모의 변화, 가족, 부양의무자 / 재활용품 수집을 시작하는 이유

13시 30분
재활용품 수집 노인은 몇 명이나 될까? / 재활용품 수집이라는 일과 그 산업 / 제도의 바깥, 혹은 빈틈에 그들이 있다

14시 30분
리어카와 카트 / 재활용품 수집이라는 생태계

16시 30분
재활용품 수집이라는 일의 어려움 / 고물상과 노인의 관계-재활용품 판매가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 고물상의 모순 / * 재활용품 수집 노인의 소득

17시 30분
여성노인이 거치는 가난의 경로-개인의 문제인가? / 자립(自立)하고, 자구(自救)하라는 요구 / 여러 가지 가난의 경로

18시 30분
가난한 여성노인의 가사노동 /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는 /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한 노력 / 수집한 재활용품의 보관

20시 20분
노인을 위한 공동체는 가능한가-공간에 대해 / 노인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문제 / * 위험한 노인의 현실

22시 00분
재활용품 수거원들과의 경쟁 / 재활용정거장이라는 대안은 제대로 기능하는가 / 제안 / * 재활용품 수집 노인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시도

1시 25분
새벽의 노인들을 위협하는 것들 / 위험 1. 교통사고 / 위험 2. 묻지마폭행

5시 30분
그들을 바라보는 몇 가지 시선 / 빈곤의 쓸모 / 노인이라는 ‘밋밋한’ 규정

6시 34분
재활용품 수집 노인의 소득 / 지원을 받기 위한 경쟁 / 외로운 노인의 경우 / 취로사업에서 일자리사업으로 / 노인의 쓸모? / 여러 가지 시도들

10시 30분
노인의 가족은 집에 있지 않다 / 결국, 그들도 재활용품을 줍는다 / 노인의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경로당 / 경로당의 여가 활동 /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시도들 / 새로운 ‘식구’

12시 30분
도시에서 늙는다는 것 / 죽는다는 것

에필로그
후기

*붙임 1 윤영자라는 ‘가상’ 인물의 생애
*붙임 2 윤영자의 가족 이야기
*붙임 3 윤영자의 일

참고문헌

 

<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  플라스틱부터 음식물까지 한국형 분리배출 안내서  / 홍수열

363.728 홍57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재활용될 거라 굳게 믿고 열심히 분리해서 버린 당신의 쓰레기는 어디로?
제대로 ‘잘’ 버려야 되살릴 수 있다!

당신의 분리배출은 틀렸다! 국내 최초의 한국형 분리배출 안내서『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우리가 내놓는 재활용 쓰레기의 실제 재활용률은 불과 40%, 나머지는 쓰레기로 남아 어딘가를 떠돈다. 재난이 된 쓰레기, 어떻게 해야 자원이 될까? 해법은 분리배출에 있다. 자원화할 수 있는 재활용품이 쓰레기로 처리되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배출자가 쓰레기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 책은 헷갈리는 품목별 분리배출 방법을 쓰레기가 처리되는 시스템으로 설명하고 그 안에서 개인이 해야 할 적절한 역할을 설명한다. 이와 함께 개인의 실천과 연대를 통해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과 물건과 이별하는 우리의 자세를 돌아보며, 익숙한 소비방식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제안한다. 재활용되는 것들만 기준에 맞춰 배출하는 소비자 실천, 재활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 생산자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소비자 행동, 개인의 실천을 넘어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 저항이 필요한 이유를 일상에 엮은 생활밀착형 안내서이다. 인류의 미래는 바로 집 앞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있다.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니까!

 

출판사 서평

 

저자에게 묻다

#분리배출 #자원순환 #재사용 #소비자실천 #소비자행동

Q 책 제목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는 우리가 쓰레기로 버리는 것들이 쓰레기가 아니란 뜻인가요?

맞습니다. 아무렇게나 버려지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도 있고요. 또 잘못된 쓰레기 배출 방법을 꼬집는 말이기도 합니다. 재사용할 수 있는데 그대로 버리는 것, 재활용되는데 쓰레기로 버리는 것,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데 분리배출하는 것 모두가 문제입니다. 특히 분리배출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데요. 재활용될 거라 믿고 열심히 분리해서 내놓는 재활용 쓰레기의 재활용률은 불과 40%입니다. 이 책을 쓴 이유죠. 분리배출을 정확히 하자고 말입니다.
Q 최근 환경, 그중에서도 쓰레기 문제를 주제로 한 책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만의 차별점을 콕 집어주신다면?

쓰레기의 심각성과 환경 문제를 다룬 책들은 꾸준히 나왔습니다. 다만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일반적인 문제 제기에 그치고 있어 아쉬웠어요. 일상에서 거의 매일 쓰레기를 접하는 개인이 막상 쓰레기 문제 앞에선 어떻게 해야 할지, 분리배출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내용도 부족하고요.
번역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큰 틀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쓰레기는 일상생활과 밀접하잖아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배출하는 품목도 규정도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거든요.
쓰레기를 어떻게 내놓아야 하는지 배출자 눈높이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국형 분리배출 안내서가 절실했어요. 지난해 서울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시민에게 질문을 받아 어떤 쓰레기를 어떻게 버릴지 알려주는 동영상 채널을 열었죠. 시민들과 문제를 나누다 보니 책으로 이어졌습니다. 전국에서 두루 받은 질문을 토대로 기본 개념부터 처리 과정, 품목별 분리배출 방법까지 청소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열심히 썼습니다.

Q 어떻게 버려야 할지, 분리배출 부분만 콕 집어 알려주는 게 낫지 않나요? 굳이 기본 개념부터 처리 과정도 알아야 할까요?

네. 알아야 합니다. 쓰레기는 자원이니까요. 우리가 분리배출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쓰레기를 재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재활용하지 않으면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하는데, 소각장도 매립장도 포화 상태입니다. 자기 집 근처에 소각장이나 매립장을 짓는다면 다들 반대할 거잖아요.
지금처럼 끊임없이 자원을 채굴해 쓰고 사용하는 족족 쓰레기를 만드는 방식은 오래 가지 못해요. 땅과 바다가 쓰레기로 뒤덮일 지경입니다. 이렇게 무분별한 소비가 지속된다면 지구가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요.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에 앞서 ‘왜 그렇게 버려야 하는지’ 과정을 아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침을 보면 이렇게 배출하라고만 알려줍니다. 그러니 우리가 재활용될 줄 알고 내놓은 쓰레기의 실제 재활용률은 40%에 밑돌 수밖에요.
우유 팩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실제 재활용률은 20%밖에 안 돼요. 소비자들이 열심히 분리배출하지만 종이류에 내놓는 등 잘못된 방법으로 소중한 자원이 낭비되고 있죠. 쓰레기를 자원화하려면 왜 그렇게 버려야 하는지 꼭 알아야 합니다.
책에는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처리되는 전체 시스템을 설명하고, 그 안에서 개인이 해야 할 적절한 역할을 풀었습니다. 그래야 자원이 되는 재활용품을 제대로 분리배출하는 안목이 생기니까요.

Q 우리나라의 쓰레기 분리수거 수준이 세계 최고라고 하던데, 모두 재활용되는 거 아니었나요?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다른 나라보다 잘하는 건 사실입니다. 문제는 다 재활용되는 게 아니라는 데 있죠. 어떤 경우엔 오히려 재활용을 방해하기도 하거든요. 소비자의 잘못이 아니라 생산자, 즉 기업의 탓이 큽니다.
플라스틱의 예를 들자면, 재활용되지 않을 게 뻔한데도 ‘other'로 표시해두었죠. 상황이 이러니 열심히 분리해 배출해도 실제 재활용률은 30%밖에 되지 않습니다. 기업 대부분이 물건을 많이 팔 궁리만 할 뿐 쓰레기를 줄일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비자 행동이 중요해요.

Q 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소비자 실천’과 ‘소비자 행동’이 나오는데, 소비자 실천이 개개인의 분리배출 의지라면 소비자 행동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나요?

쓰레기 문제는 단박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서 차분히 문제를 인식하고, 경제 시스템과 소비 습관 전체를 바꾸기 위한 실천이 필요합니다. 책에선 소비자 실천 중 쓰레기를 분리배출 할 때 마주치는 문제와 제대로 배출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역할은 빛이 나죠. 다 쓴 물건을 분리하고 이물질을 제거해서 배출하는 행동은 소비자만이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소비자들만 잘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아요. 핵심은 기업입니다.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쓰레기 문제는 꿈쩍도 하지 않아요. 생산단계에서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이 잘 되는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바로 이 지점에서 소비자 행동이 필요합니다.
기업을 변화시키려면 소비자가 매의 눈으로 감시해야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한 지금은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이 꽤 많아요. 기업에 메일을 보내거나 홈페이지에 항의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기업을 압박할 수 있죠.
소비자 행동은 요즘 말로 ‘덕질’이에요. 쓰레기 덕질.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잖아요.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실천하고 행동하면 경제와 사회 구조도 차차 변화할 겁니다. 변해야 우리 모두 살 수 있어요.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고 카프카가 말했습니다. 이 책이 쓰레기를 양산하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구조를 깨는 작은 도끼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목차

들어가며.
쓰레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감춰져 있을 뿐

쓰레기를 알자_분리수거함 가기 전 알아야 할 것들

왜 그렇게 버려야 할까?
#쓰레기 #분리수거 #분리배출 #제로웨이스트 #자원순환 #3R #5R #재사용 #재활용 #새활용
#소비자실천 #업사이클링 #프리사이클링 #소비자행동 #플라스틱어택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떻게 되나?
#쓰레기분류 #쓰레기수집 #재활용품배출비용 #쓰레기대란 #재활용품선별장 #생산자책임제도
#페트병보증금제 #재활용용이성등급

쓰레기 소각과 매립, 꼭 필요할까?
#쓰레기산 #매립 #소각 #자원회수시설 #폐기물고형원료 #쓰레기매립장
#쓰레기수출입 #발생원처리원칙

당신의 분리배출은 틀렸다_제대로 버려야 재활용된다

플라스틱 & 친환경 제품이라는 것
#멜라민 #비닐랩 #고무제품 #실리콘 #페트병 #병뚜껑 #스티로폼 #물티슈
#과자봉지 #담배꽁초 #아이스팩 #껌 #문구류 #칫솔 #빨대 #생분해성플라스틱
▷플라스틱인 척하는 쓰레기

일회용품
#비닐봉지 #일회용컵 #일회용컵보증금제 #일회용컵대체서비스 #일회용포장재
#쓰레기제로매장 #소분가게 #일회용빨대
▷스티로폼인 척하는 쓰레기

종이 & 종이 같은 것
#폐지 #폐지대란 #코팅지 #우유팩 #종이팩 #종이용기 #감자칩통 #노트
#종이테이프 #영수증 #종이포일 #종이포장재 #일회용기저귀
▷종이인 척 하는 쓰레기

유리 & 유리 비슷한 것
#재사용유리병 #빈병보증금 #기름병 #유리조각 #내열유리 #강화유리
#강화내열유리 #크리스털유리 #거울
▷유리인 척 하는 쓰레기

금속 & 금속+플라스틱
#철캔 #알루미늄캔 #도시광산산업 #폐금속자원 #페인트통 #부탄가스통
#알루미늄포일 #우산 #텀블러 #세탁소옷걸이

폐가전제품
#역회수서비스 #무상방문수거서비스 #냉매 #재활용센터 #수리서비스
#소형전자제품 #핸드폰 #이어폰 #충전기 #보조배터리

전등 & 건전지
#형광등 #LED등 #백열전구 #건전지 #수은전지

의류
#재사용가게 #나눔장터 #구제가게 #빈티지매장 #의류수거함

음식물 쓰레기 & 폐의약품
#음식물건조기 #생분해비닐봉투 #음식물쓰레기종량제 #음식물쓰레기처리기
#퇴비화 #음식물쓰레기재활용 #폐식용유 #폐의약품

나가며. 쓰레기 연대를 꿈꾸며

♤ 제로 웨이스트를 위해 알아두어야 할 정보

 

<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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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