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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8. 10:31

한국주택 유전자 (전2권) 추천도서/추천도서2021. 7. 8. 10:31

 

한국주택 유전자 (전2권) / 박철수

728.0951 박813ㅎ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한국주택 유전자. 1>
거의 모두가 집이 없던 시절 한국인은 어떤 주택을 짓고 살았을까. 식민지와 한국전쟁, 경제개발계획을 연이어 거치며 다급히 대량의 주택을 지어온 역사를 처음 풍부한 시각자료와 공식 문서를 통해 복원한다. 일제식민지 시기 지어진 ‘관사와 사택’, ‘부영주택’, ‘문화주택’, ‘아파-트’, ‘도시한옥’에서 시작해, 해방과 한국전쟁 혼란기에 각종 원조와 국채로 시급히 지어야 했던 ‘영단주택’, ‘DH주택’, ‘전재민·난민 주택’, ‘UNKRA주택·ICA주택·AID주택’, ‘재건주택과 희망주택’, ‘부흥주택’을 비롯해 외화벌이의 일환이었던 ‘외인주택’, 도시의 얼굴이고자 했던 ‘상가주택’을 아우른다.

< 한국주택 유전자. 2>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단지형 아파트를 바라게 되었는지, 다양한 주택의 유형이 어떤 경로와 정책 결정을 통해 아파트로 수렴하게 되었는지를 다양한 이미지와 문헌 자료를 통해 추적한다. 단지 아파트의 출발을 알리는 ‘종암아파트와 개명아파트’, 보통 사람들의 꿈이었던 ‘국민주택’을 거쳐, 한국 주거사의 분수령이 된 ‘마포아파트’, 여러 방식으로 모색된 공공 공급 주택들인 ‘공영주택·민영주택·시영주택’ ‘시험주택’, ‘서민아파트’, ‘시민아파트’, 도심 재개발의 단초가 된 ‘상가아파트’ 도시와 농촌의 쌍생아였던 ‘새마을주택과 불란서주택’, 아파트의 고급화와 계층화를 이끌며 브랜드 아파트를 예견한 ‘맨션아파트’, ‘잠실주공아파트단지’를 다룬다. 여기에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 빌라와 맨션’을 더하며, 1960년 전후에서 최근에 이르는 한국인의 집을 모두 포섭한다.

< 한국주택 유전자. 1 목차>


1. 관사와 사택 1920
경성 전체의 10분의 6이 관사지대 / 관사와 사택, 그리고 조선인 형편 / 위계에 의한 계열화와 표준화 / 관사와 사택의 집단화 / 대용관사와 공사 / 오래도록 이어진 관사와 사택의 기억

2. 부영주택 1921
부제 시행과 면 폐합 / ‘주택구제회’의 교북동 간편주택 / 『경성 도시계획 자료 조사서』를 통해 본 경성부 부영주택 / 공동장옥 거주 조선인의 실상과 세궁민 / 부영주택과 읍영주택 / 부영주택이 건축사에 남긴 흔적

3. 문화주택 1930
짓느니 문화주택이요, 건축되느니 새집 / 문화주택의 시대 풍경 / 문화주택의 전파와 대중적 수용 / 경성의 토막민과 문화주택 / 문화촌과 문화아파트 / ‘문화’의 다양한 얼굴 /

4. ‘아파-트’ 1930
1920년대 일본에서의 아파트 논의와 진단 / 1930년대 조선의 아파트 수용 / 풍기문란의 대명사 / 부영아파트 등장

5. 도시한옥 1935
정세권의 건양사와 도시한옥 / 1930년대 부동산 가격 폭등 / 「삼화원 주택지 분양도」로 본 실제 상황 / 도시한옥의 정체성과 유전형질

6. 영단주택 1941
조선주택영단의 탄생 / 영단주택=기설주택⊆공영주택 / 조선주택영단의 표준설계 / 영단주택지의 공간구조 / 일제강점기 영단주택의 의미 / 대한주택공사 설립 이전의 영단주택

7. DH주택 1945
미군의 점령과 그 가족들의 이주 / 미군기지 안팎의 DH주택 추적 / DH주택의 이해

8. 전재민 · 난민 주택 1946
제1의 아파트 채운장아파트 / 신당동 경성 문화촌 명도 명령과 전재민 / 유곽, 요릿집, 여관을 이용한 전재민 대책 / 해방 후 전재민주택과 한국전쟁 후 난민주택 / 전쟁고아를 위한 고아원 / 미아리 난민정착촌 / 1960년대 들어 바뀐 재민주택의 의미 / 1970년대 재민아파트

9. UNKRA주택, ICA주택 그리고 AID주택 1953
긴급 구호의 성격이 강했던 UNKRA주택 / 원조 자금을 융자받아 지은 ICA주택 / 상업차관으로 지은 힐탑아파트 / 미국 국제개발국의 자금으로 지은 AID아파트

10. 재건주택과 희망주택 1953~1954
전후 사정이 고스란히 담긴 이름 재건주택과 후생주택 / 재건주택관리조례 / 9평의 꿈, 재건주택 / ‘재건’의 ‘재건’ / 서울에 집중 공급된 희망주택 / 12평형과 20평형의 희망주택

11. 부흥주택 1957
‘재건’과 ‘희망’ 다음엔 ‘부흥’ / 주택건설5개년계획 속 부흥주택의 모습 / 부흥주택의 면면들 / 대한주택영단이 인수한 부흥주택 / 부흥주택 청원 사태

12. 외인주택 1957
이태원과 한남동의 외인주택 / 부산의 외인주택 / 외인주택과 내국인용 주택의 절대 편차 / 1970년까지의 외인주택 / 호텔형 수입 아파트 힐탑외인아파트 / 야외수영장이 설치된 한강외인아파트 / 대통령 지시 1호 남산외인아파트 / 주한 미군 전용주택

13. 상가주택 1958
서울의 풍경을 바꾼 사람들 / 공병단과 시범상가주택 건설 / 상가주택 건설구역과 건설 요강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상가주택 / 귀중한 자료, 「#3 시범상가주택 인계서」 / 서울형 건축에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로 / 사라지는 상가주택

<한국주택 유전자. 2 목차>


1. 종암아파트 · 개명아파트 1958 · 1959
단지아파트의 맹아 종암아파트 / 단순 핵가족을 위한 개명아파트 / 또 하나의 충정아파트 / 중앙산업과 1950년대 후반의 아파트

2. 국민주택 1959
평화촌이라 불린 불광동 국민주택지 / 속속 준공된 서울 외곽의 국민주택 / 단독형 국민주택의 유형 / 2층 연립형 국민주택의 특징 / 보통의 집, 국민주택

3. 마포아파트 1962 · 1964
마포아파트의 이데올로기 / 최초의 계획 / 아파트 신화의 탄생 / 10층에서 6층으로 최초 설계와 변경 / 주거동 유형 一자형, T자형, Y자형 / 1962년 1차 준공 / 단지 탄생과 서구식 생활방식 / 동일 주거동 반복 배치의 시작점 / 마포아파트의 수용과 확산

4. 공영주택 · 민영주택 · 시영주택 1963
「공영주택법」 제정과 서울시 행정구역 확대 / 두 가지 민영주택 / 개봉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의 민영주택 / 필지마다 다른 설계 수유리 민영주택 / 산업은행 표준설계 민영주택과 건축가의 참여

5. 시험주택 1963
’63 시험주택 건설사업 / 수유리 시험주택 A~F형과 연립주택 / 모니터링과 평가 / 시험주택에서 조립식주택으로 / 주택문제연구소와 조립식주택

6. 서민아파트 1964 ~ 1970
주택공사의 도화동아파트와 서울시의 창신동아파트 / 입주 경쟁 심했던 정동아파트 / 9평이 채 안 되는 ‘소형’ 이화동아파트 / 작지만 어린이놀이터가 있던 홍제동아파트 / 도시에서 물러나 배치된 동대문아파트 / 단독주택을 향한 경유지로서의 돈암동아파트 / 표준 12평형을 채택한 연희동아파트 / 대단위 단지 개발의 교두보 정릉아파트와 문화촌아파트 / 넓은 발코니, 인왕아파트 전국을 대상으로 한 표준설계 확산의 기폭제 공무원아파트 / 1960년대의 아파트와 대한주택공사의 예측

7. 상가아파트 1967
상가아파트의 등장 배경과 원론적 의미 / 1967~1970년 서울의 주요 상가아파트 / 세운상가의 기본설계 확정 및 건설사업자 선정 / 상가아파트의 전형

8. 시민아파트 1969
시민아파트의 출현과 정치적 배경 / 범정부 사업 69 시민아파트 건립사업 / 시민아파트 동장(조합장)과 보안관의 임무 / 와우아파트 붕괴사고와 중산층아파트 / 시책형 아파트, 서울 시민아파트를 향한 위로

9. 맨션아파트 1970
한강맨션아파트의 아이러니 / 매립지에 세워진 한강맨션아파트 계획의 언저리 / 한강맨션아파트 분양 / ‘맨션아파트’ 비난과 유혹 사이 / 위로 겹쳐 64평, 옆으로 늘려 60평 / 강남시대의 서막과 아케이드 등장 / ‘맨션!’에서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단지!’로

10. 새마을주택 · 불란서주택 1972 · 1976
새마을운동과 농촌주택 표준설계 / 불란서주택으로 불렸던 도시 양옥 / 왜 불란서식이며, 미니 2층인가 / 마음속에 그린 집

11. 잠실주공아파트단지 1975~1978
도시 스케일과 근린주구 / 블록별 주거동 배치 방식 / 상가복합형 주거동과 저층형 주거동 단위세대 / 선도형 시범아파트, 잠실주공아파트5단지 / 옥외수영장과 총안, 그리고 곤돌라 / 잠실주공아파트단지 재론

12.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 그리고 빌라와 맨션 1985 · 1990
노태우 정권의 주택 200만 호 건설계획 / 다세대주택의 탄생과 다가구주택의 등장 / 표준형 다세대주택 인정과 그 변화 / 다세대주택 및 다가구주택과의 차별화 빌라와 맨션 / 소필지의 새로운 가능성

 

<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이사 없이도 우리 집을 2배로 넓히는 정리의 기술

 

 

 

사진 출처: tvN '신박한 정리' 방송 캡쳐

“이번에는 꼭 정리할 거야”

입버릇처럼 저 말을 달고 산다. 청소도 일주일에 한번 겨우 하는데, 물건을 움직이고 수납해서 방을 깨끗이 하는 정리는 더 어려운 일이다. 의욕을 가지고 정리를 시작해도 엄청난 양의 물건만 버리거나 꺼냈다가 다시 보관하는 식이다. 최근 tvN에서 '신박한 정리'가 방송 중이다. 정리가 취미인 신애라와 맥시멀리스트 끝판왕인 박나래, 정리 꿈나무 윤균상이 모여 의뢰인의 집의 물건을 함께 정리하고, 정리를 통해 물건의 추억은 물론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을 보면 정리하고 당장 집을 정리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정리는 하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한 정리 초보가 정리의 달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정리와 수납 팁을 전하는 책을 모아봤다.​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 648.8정98ㅈ (4층 자연실)
저 : 정희숙/ 출판사 : 가나출판사/ 발행 : 2020년 5월 20일

 

“우리 집 물건, 그렇게 많지 않아요.”정리 전문가로 활약하며 10년 동안 2000개의 집을 바꾼 저자 정희숙이 정리 컨설팅을 하며 사람들에게 많이 듣는 말이다. 하지만 막상 물건을 꺼내 놓기 시작하면 집안 곳곳에서 끝도 없이 물건이 쏟아져 나온다. 살아온 시간만큼 물건은 쌓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정리를 제대로 하면 공간을 살릴 수 있지만 막상 정리를 해야 한다고 하면 부담을 느끼기 마련. 한꺼번에 정리해야 하는 버거움을 덜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정리도 같이 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침실, 거실, 서재, 아이 방, 욕실, 베란다, 현관 등 각 장소에 맞는 공간 정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정리의 기술> :
저 : 곤도 마리에/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발행 : 2020년 2월 20일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정리를 하라"고 권하는 곤도 마리에는 정리 컨설턴트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리의 여왕이다. 정리정돈 컨설팅 기업 ‘콘마리’의 CEO이며 넷플릭스에는 그녀가 주인공인 리얼리티 쇼 영상도 올라와 있다. 그녀의 첫 책 <정리의 힘>에 이어 올해 초 두 번째 책 <정리의 기술>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정리법 실천편으로, ‘설레는 물건을 확실히 구별하는 법’, ‘물건에 설렘을 더하는 법’ ‘설레는 공간을 만드는 수납법’ 등, ‘버리기’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은, ‘이상적이고 설레는 삶’을 완성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속옷 개는 법부터 주방 수납법까지, 정리 초보자라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리의 기술이 담겨 있다.

 

 

<1일 1분 정리법> : 648.8소55ㅇKㅂ (4층 자연실)
저 : 고마츠 야스시/ 출판사 : 즐거운상상/ 발행 : 2019년 1월 10일

 

우리는 이대로 더 이상 안되겠다 싶을 때 대청소를 하며 한 번씩 정리를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너저분해져 있다. 하기 싫은 정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리 컨설턴트인 이 책의 저자는 좋은 ‘정리 습관’이 있으면 ‘정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정리 습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물건을 둘 때의 습관’이다. 정리가 서툰 사람은 ‘일단’ 어딘가에 그 물건을 둔다. 정리 서툰 사람처럼 물건을 내려놓지 않고 어디에 둘지 바로 결정하는 ‘정리 스위치’를 켤 수 있다면 정리가 한결 쉬워진다. 정리를 습관화해 물건 찾기에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 소중한 시간과 돈을 절약해보자.

 

 

<나는 오늘 책상을 정리하기로 했다> : 648.8에39ㄷKㄴ (4층 자연실)
저 : Emi/ 출판사 : 즐거운상상/ 발행 : 2018년 9월 10일


아무 물건이나 되는 대로 수납하고 자료는 늘 쌓여만 가는 어지러운 책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이 책을 주목해보자. 일본의 정리 전문가인 저자는 효율적인 책상 정리, 쓰기 편한 수납, 효과적인 자료 관리는 업무 성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같은 분야의 물건이나 동시에 사용하는 물건을 1상자에 수납하는 ‘1분야 1상자’ 수납법, 서류의 분류와 정리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투명 a4클리어파일 수납법’,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자석으로 수납하는 법’, 서류나 명함을 다 보관하지 않고 ‘스캔해서 관리하는 법’, 등 사무실에서 일을 더 편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정리법을 알려준다.

 

< 출처 : 인터파크도서 북DB >

:
Posted by sukji

18세기의 방 : 공간의 욕망과 사생활의 발견 / 민은경

392.36 민68ㅅ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인류는 드디어 비밀을 갖게 되었다!
사람의 일생이 피고 지는 곳, 가장 은밀한 공간에 담긴 인류의 역사

『18세기의 방』은 한국18세기학회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 스물일곱 명이 ‘방’을 키워드로 18세기 방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를 탐구한 책이다. 방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18세기 동서양에 나타난 주택구조, 인테리어 등의 변화를 추적하고 특히 사생활을 구성하는 방의 의미를 풀어냈다. 책에 실린 글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18세기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지식백과에 연재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18세기의 맛-취향의 탄생과 혀끝의 인문학』 『18세기 도시-교류의 시작과 장소의 역사』와 궤를 나란히 하는 한국18세기학회의 세번째 책이다.

18세기 유럽의 방은 온갖 이질적이고 이국적인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거기에는 중국풍 가구와 인도산 면직물, 오스만 제국의 카펫이 놓여 있다. 조선에서는 나무로 실외 병풍을 만들어 집밖 자연을 축소된 형태로 집안으로 끌어들였고 영국에서는 지구 각지에서 가져온 희귀한 열대식물을 전시하고자 온실을 지었다. 방안으로 자연이 포섭되면서 꽃은 가장 럭셔리한 장식이 되었고 정원은 내면세계를 표상하는 공간이 되었다. 18세기에는 본격적으로 반려동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초상화에 애완동물이 함께 등장하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 그와 함께 은목걸이를 한 흑인 시동도 종종 등장한다. 어떤 의미일까? 오늘날 정서로 볼 때 충격적이게도, 당시 애완동물의 유행에는 흑인 시동이 포함돼 있었다. 1807년 노예제 폐지법이 영국의회에서 통과되기 전까지 영국 본토와 식민지에는 노예가 존재했고, 부유층 여성은 흑인 시동을 한 명쯤 거느렸다. 이들은 하인에 속했지만 사실은 재산으로 거래되었고, 원숭이처럼 부와 유행을 과시하는 전시용이었다.

 

출판사 서평

 

사교계의 여왕이 흉물스런 알로에 꽃을 살롱에 들인 이유는?
초상화 속 흑인 시동은 왜 은목걸이를 하고 있을까?
침대 옆 우아한 서랍장은 냄새나는 ‘이것’을 감추기 위해서였다?
화장방 목각인형에 뿔이 돋아 있는 까닭은?

정원에서 응접실, 서재, 부엌, 침실까지
태피스트리 수집에서 인형집 전시, 열대식물 열풍까지
감각이 깨어나고 잠드는 ‘방’에 구현한 세계

사람의 일생은 방에서 피고 진다. 방은 우리 존재의 기본 배경이자 무대. 우리는 방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결국 방에서 죽는다. 혼자만의 오롯한 안식처이자 피난처가 되어주는 방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방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침실, 서재, 응접실, 부엌 등 우리에게 친숙한 삶의 공간은 사실 역사적으로 구성된 근대의 산물이다. 유럽의 경우 17~18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집이 편안함과 안락함을 추구하는 사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이 되었다. 이 시기에 집주인의 취향대로 집을 꾸며주는 인테리어 디자인이 본격적으로 상업화됐다. 편안한 소파가 유행하고 비밀 서랍이 갖춰진 책상이 제작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획기적 변화는 이 시대의 여러 다른 변화와 맞물려 있다. 영국의 경우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소비문화에 큰 변화가 일어났으며 중국이나 인도에서 들여온 수입품(면제품, 도자기, 차 등)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18세기의 방』은 한국18세기학회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 스물일곱 명이 ‘방’을 키워드로 18세기 방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를 탐구한 책이다. 방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18세기 동서양에 나타난 주택구조, 인테리어 등의 변화를 추적하고 특히 사생활을 구성하는 방의 의미를 풀어냈다. 책에 실린 글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18세기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지식백과에 연재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18세기의 맛-취향의 탄생과 혀끝의 인문학』 『18세기 도시-교류의 시작과 장소의 역사』와 궤를 나란히 하는 한국18세기학회의 세번째 책이다.

‘개인’의 등장과 자기만의 방, 그리고 여성의 사생활:
#여성의 책상 #화장방 #부엌과 식당 #델프트타일 #화장실 #럼퍼드 벽난로
필립 아리에스는 17세기 말까지는 아무도 혼자 지내지 않았다고 했다. 침실도, 심지어 침대도 공용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18세기 들어서부터 사회적 지위와 권위를 전시하는 무대로 기능하던 집이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사생활을 보장하는 안락한 공간으로 재정의되었다.
개인공간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종류의 방이 생겨났고, 이에 따라 새로운 가구와 물건이 인기를 끌었다. 침실 옆에는 개인용 ‘클로젯’이 만들어졌다. 독서와 사색을 오롯이 즐기는 자기만의 서재가 만들어졌고, 여성이 주로 쓴 글쓰기용 책상도 보급되기 시작했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 못했기에 제인 오스틴은 비록 자기만의 방에서 글을 쓸 수는 없었지만, 가족들이 같이 지내던 응접실 창가 작은 탁자 위에 아버지가 선물한 ‘글쓰기 상자(writing box)’를 놓고 글을 썼다.
방에서 개인이 태어나고 사생활이 펼쳐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방은 가장 내밀하기 때문에 가장 활발한 관계의 장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18세기의 방에는 무엇을 드러내고 무엇을 숨길지, 누구를 들이고 누구를 차단할지 깊이 고민한 흔적이 남아 있다. 귀부인의 화장방은 여성이 바깥으로 나가기 전 씻고 치장하는 사적인 공간이지만 사교의 공간이기도 했다. 영국이든 프랑스든 화장방에서 이뤄진 귀부인의 아침 접견에는 애인, 다양한 상인, 그 밖의 여러 이유로 부름을 받고 온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귀부인은 잠자리에서 갓 일어난 차림으로 접견을 시작해, 방문객들이 보는 앞에서 몇 시간에 걸쳐 머리와 몸 치장을 마치고 화려하게 변신했다. 화장방에는 침대 옆에 실내용 변기를 감추어둘 수 있는 캐비닛을 두기도 했다. 방은 청결과 교양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미덕으로 가려지지 않는 몸의 진실이 공개되는 장소이기도 한 셈이다.

소비의 융성, 대중적 사치:
#식물 열풍 #인형집 #태피스트리 #인도산 면직물 친츠 #취병
18세기 유럽의 방은 온갖 이질적이고 이국적인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거기에는 중국풍 가구와 인도산 면직물, 오스만 제국의 카펫이 놓여 있다. 조선에서는 나무로 실외 병풍을 만들어 집밖 자연을 축소된 형태로 집안으로 끌어들였고 영국에서는 지구 각지에서 가져온 희귀한 열대식물을 전시하고자 온실을 지었다. 방안으로 자연이 포섭되면서 꽃은 가장 럭셔리한 장식이 되었고 정원은 내면세계를 표상하는 공간이 되었다.
관련 지식이 있고 온실을 지을 재력이 있어야 소유할 수 있던 열대식물은 특히 부와 고급 취향의 상징이었다. 소설가 마리아 에지워스의 대표작 『벨린다』의 한 대목이 흥미롭다. 소설에는 100년에 한 번 피는 알로에 꽃이 등장하는데, 이는 런던 사교계의 유명한 안주인 레이디 들라쿠르가 경쟁자의 파티에서 자기 파티로 손님들을 빼앗아오기 위해 애써 구한 것이다. 라이벌인 러트리지 부인은 엄청난 공을 들여 만찬을 준비하지만 초대받은 모든 이가 레이디 들라쿠르의 알로에를 보러 자리를 떠나고, 러트리지 부인은 울음을 터뜨린다. 파인애플은 귀한 문제적 식물이었다. 남미에서 건너와 어마어마한 몸값을 갱신하며 부와 권력의 표상이 된 파인애플은, 식용보다는 장식용으로 한자리를 차지하곤 했다. 1675년, 영국의 첫 파인애플을 정원사 존 로즈가 찰스 2세에게 헌정하는 모습은 그림으로 남아 있다.
경이로운 물건을 수집한 취미방도 생겼다. 여자들은 인형집에 온갖 이국적이고 화려한 미니어처를 전시하고 자신의 취향을 한껏 자랑하기도 했다.

여주인은 실제 집처럼 완벽하고 화려한 미니어처를 인형집에 구현하고자 했다. 남편과 아내, 아이들, 하인들과 심지어 애완동물까지 모든 가족구성원의 인형이 방마다 적절한 위치에 전시되었다. 1718년에 네덜란드를 여행한 어떤 독일 여행자는 페트로넬라 오르트만의 인형집 가격이 2만에서 3만 길더 사이라고 기록했는데, 거의 실제 집값에 상응하는 가격이었다. 과장된 가격이라는 추측도 있으나, 이 기록은 네덜란드 인형집이 그만큼 화려한 스펙터클로서 이방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음을 방증한다. - 226쪽

제국주의의 그림자:
#캘커타 거실 #흑인 시동 노예
지극히 사적일 것 같은 공간에, 제국주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살림을 감독하는 임피 부인〉은 18세기 말 인도 캘커타로 이주한 영국인의 거실을 그린 회화로, 식민지의 엘리트 여성이 이용하는 공간을 그렸다는 점에서 희귀한 예다. 덥고 습한 인도 기후에서도 석고 몰딩과 벽판 문양 등 가능한 한 전형적인 영국 거실을 재현하고자 한 흔적이 보인다. 게다가 인도 남성 열여섯 명이 임피 부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데 영국인이 인도 생활 중 수많은 하인을 부리는 모습은 당시 방문객에게 늘 놀라운 일로 언급됐다. 초기에 영국인이 약간의 두려움을 갖고 대하던 인도 ‘원주민’이 임피 부인의 초상에서는 하인으로 변모했으며, 영국인은 사실상 인도 하인들 앞에 모든 행동이 공개되는 공적인 삶(public life)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18세기에는 본격적으로 반려동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초상화에 애완동물이 함께 등장하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 그와 함께 은목걸이를 한 흑인 시동도 종종 등장한다. 어떤 의미일까? 오늘날 정서로 볼 때 충격적이게도, 당시 애완동물의 유행에는 흑인 시동이 포함돼 있었다. 1807년 노예제 폐지법이 영국의회에서 통과되기 전까지 영국 본토와 식민지에는 노예가 존재했고, 부유층 여성은 흑인 시동을 한 명쯤 거느렸다. 이들은 하인에 속했지만 사실은 재산으로 거래되었고, 원숭이처럼 부와 유행을 과시하는 전시용이었다. 따라서 주인의 초상화나 가족 초상화에 절대 등장하지 않는 다른 하인과 달리 흑인 시동은 애완견, 원숭이, 앵무새와 함께 ‘애완동물’로서 포함되었다. 그랬기에 흑인 시동은 한결같이 마치 개 목걸이를 연상시키는 은목걸이를 착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반노예제도 운동이 진행됨과 동시에 동물학대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졌다.

방은 우리가 몰랐던 내밀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 방은 우리의 모든 감각이 깨어나고 잠드는 공간이다. 동시에, 방은 우리의 상상이 향하는 목적지다. 방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18세기의 방 안팎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연구하면서 방밖의 넓은 세상을 탐험할 수 있었다. 동서양 18세기의 방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구경 다니면서 수많은 박물관을 보고 세계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 머리말에서

 

목차

머리말_방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1부_ 여성의 방
책상: 내 마음의 방, 여성의 책상
화장방: 자기만의 방, 또는 침입자들
안채와 내전: 조선시대 상층 여성의 거주공간과 삶

2부_ 응접실, 거실
벽난로: 럼퍼드 벽난로와 소설 읽기의 비밀
거실: 캘커타로 간 영국 여성의 거실
사랑채: 선비의 공부방이자 놀이터였던 작은 박물관

3부_ 부엌과 화장실
부엌과 식당: 설거지 방 하녀와 귀족의 아침식사
델프트 타일: 네덜란드 낙농실의 파란 손 그림 타일
영국의 식사: 걸리버의 식탁, 크루소의 부엌
조선의 식사: 여름 도자기 겨울 유기, 밥상 위 사계절
화장실: 개인적인 불결함

4부_ 가구와 사물
거울: 거울 든 여자, 거울 보는 남자
하프시코드, 피아노: 피아노 치는 영국 소설 속 여성들
인형집: 어른들의 판타지
항, 의: 청대 귀족의 실내 풍경과 가구
도코노마와 장식용 선반: 일본 실내공간 속 붙박이형 가구

5부_ 패브릭
태피스트리: 실로 짠 방, 태피스트리 룸
카펫: 오스만 제국의 인기 수출품
친츠: 영국 침실로 들어온 인도 면직물

6부_ 식물과 동물, 정원
취병: 서울 부잣집 정원의 비췻빛 병풍
반려동물: 애완견, 앵무새, 그리고 노예
꽃과 식물: 열대식물 열풍
정원: 『친화력』과 풍경정원, 그리고 낭만주의
도자기 화분: 자연을 방안에 들이는 방법

7부_ 책과 서재
포켓북: 주머니 속 킨들, 휴대 가능한 지식의 시작
서재: 영국과 북아메리카의 서재
내면의 공간: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와 ‘아름다운 영혼’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집의 시대 : 시대를 빛낸 집합주택 / 손세관

728.31 손53ㅈ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집합주택을 단지 건물이 아닌 건축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업들!

건축 역사를 살펴보면 각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 형식이 있다. 고대는 신전의 시대였고, 중세는 성당의 시대였으며, 르네상스 이후 19세기까지는 궁전의 시대였다. 그리고 근대, 즉 20세기 건축의 주인공은 주택이었다. 20세기에 활동한 건축가들이 가장 많이 탐구한 대상은 주택, 그중에서도 여러 사람이 어울려 사는 집합주택이었다.

동서양의 도시와 주거문화에 관해 꾸준히 탐구해온 손세관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는 『집의 시대』에서 20세기 건축의 최대 과제는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 살던 노동자들의 주거 수준을 향상시키고, 향상된 주거환경을 널리 퍼트려 보편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것, 바로 인간의 주거문제 해결이었다고 보며, 집합주택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20세기의 주거문화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20세기에 지어진 두드러진 집합주택 30 사례를 선정해 그것을 시대를 빛낸 집합주택으로 명명하고 그 각각을 조명한다. 평면, 입면, 공간 같은 건축적 내용을 세세하게 살피기보다 건물이 들어선 시기의 사회적·문화적·도시적 상황부터 건물이 들어서기까지의 과정과 난관, 건축가의 의도와 계획개념, 그것이 담고 있는 이념과 역사적 가치, 건물에 대한 비평가 및 주민의 평가, 다른 건물에의 파급효과, 인류 주거문화에 끼친 영향 등에 더욱 무게를 두고 살펴보면서 시대가 주거라는 화두를 놓고 했던 모색과 고뇌, 그리고 그 성취와 아쉬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출판사 서평

 

우리는 한때 서구가 경험한 ‘무지의 시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20세기 주거문화에 담긴 빛과 그림자를 쳐다보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게 된다.
_008쪽에서

좋은 집합주택이란 무엇인가

지난해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전국 거주실태 중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율은 49.2%, 인구의 절반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재고주택 유형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60.5%이다(2017년 통계청 발표 자료).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으며, 주택 유형 중 절반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아파트는 획일화되고 단절된 도시 풍경을 만드는 주범으로 꼽히곤 한다.

《집의 시대: 시대를 빛낸 집합주택》은 좋은 집합주택이란 무엇인가를 성찰하게 한다. 인간의 실존에 바탕을 둔 주택, 겸손하고 진솔한 태도로 만든 주택, 자연과 사회의 한 부분으로 의도된 주택,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는 주택, 도시환경을 존중하는 주택. 좋은 집합주택이 무엇인가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집합주택들이 그 대략의 답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건물의 부동산적 가치에만 무게를 두는 우리네 아파트와는 거리가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우리 주거문화 바로 세우기’를 위한 바탕 작업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짓고 있는 아파트단지는 르코르뷔지에를 위시한 근대주의자들의 이념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것도 좋지만, 도시를 ‘예술품’으로 보면서 길과 주거블록을 존중하고 주동 하나하나를 ‘건축’으로 대하는 주거환경도 만들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너무 한 방향으로만 달려왔다는 것이다. 적어도 세종시만은 그렇게 건설했어야 한다고 한다.


집의 시대

“20세기는 ‘집의 시대’다.” 책의 첫 문장이다. 건축 역사를 살펴보면, 각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 형식이 있는데 고대는 신전의 시대였고, 중세는 성당의 시대였으며, 르네상스 이후 19세기까지는 궁전의 시대였다. 근대 즉 20세기 건축의 주인공은 ‘주택’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20세기 건축의 최대 과제는 인간의 주거문제 해결이었다고 본다.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 살던 노동자들의 주거 수준을 향상시키고 향상된 주거환경을 널리 퍼트려 보편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것. 20세기에 활동한 건축가들이 가장 많이 탐구한 대상은 주택, 그중에서도 여러 사람이 어울려 사는 집합주택이었다.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정치지도자, 지식인들이 건축가들과 함께 나섰다. 정치, 사회, 기술, 예술 전반에 걸쳐 일어난 개혁의 기운이 주택에 스며든 것이다. 20세기에 지어진 집합주택 속에는 당시의 사회적 이념, 시대정신, 새로운 미학, 공간적 혁신, 수준 높은 기술 등 20세기 건축의 중요한 화두가 모두 녹아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건축가가 집합주택 계획을 통해서 20세기의 인간에 부합하는 주거 상을 정립하려고 했다. 따라서 20세기의 건축문화를 이해하려면 당시의 집합주택을 들여다봐야 한다. 20세기 건축문화의 심장이 바로 집합주택이기 때문이다. 동서양의 도시와 주거문화에 관해 꾸준히 탐구해온 저자 손세관 명예교수가 이 책을 쓴 이유이다.

시대를 빛낸 집합주택 30

이 책은 20세기의 주거문화를 특별한 방법으로 이야기한다. 집합주택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것. ‘미시를 통한 거시’의 방법을 취한다. 중요한 사건이나 사례를 조목조목 살펴봄으로써 그 시대를 세세하게 읽고, 그 시대의 문화를 깊고 넓게 이해하자는 것이다. 그런 목적에서 저자는 20세기에 지어진 ‘두드러진’ 집합주택 30 사례를 선정하고 그것을 ‘시대를 빛낸 집합주택’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그 각각을 조명한다. 평면, 입면, 공간 같은 건축적 내용은 그리 세세히 살피지 않는다. 분명 ‘건축 분야의 책’이지만 딱히 건축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건축물 자체보다는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이런저런 이슈를 더욱 중요하게 다룬다. 건물이 들어선 시기의 사회적?문화적?도시적 상황, 건물이 들어서기까지의 과정과 난관, 건축가의 의도와 계획개념, 그것이 담고 있는 이념과 역사적 가치, 건물에 대한 비평가 및 주민의 평가, 다른 건물에의 파급효과, 인류 주거문화에 끼친 영향 등에 더욱 무게를 둔다. 더불어 건축가들과 함께한 정치가, 개혁가, 또는 일을 맡긴 자본가들에 관한 이야기도 빼지 않는다. 결국은 시대가 주거라는 화두를 놓고 했던 모색과 고뇌, 그리고 그 성취와 아쉬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책에 소개된 30 사례의 지역적 분포를 살펴보면, 유럽 21, 미국?캐나다 4, 일본 3, 한국 1, 아프리카 1, 그렇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알제리에서 각각 하나씩 선정된 것이 흥미롭다. 저자는 책에 소개된 집합주택에 대해 “집합주택을 단지 ‘건물’이 아닌 ‘건축’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업”이라고 규정한다. 그 모두가 20세기 인간 삶의 인문학적 증언이면서, 시대의 유산이자 인간을 향한 애정과 존경이 담겨있는 인류의 역사적 성취라고 말한다. 한때의 유행어를 잠시 빌려, ‘죽기 전에 꼭 성찰해야 할 집합주택’인 것이다.

유일하게 선정된 우리나라의 집합주택은 1988년 서울 방이동에 들어선 올림픽 선수촌?기자촌 아파트이다. 저자는 이 아파트단지에 대해 “우리가 어렵사리 만들어낸 문화재”라고 규정한다. 그런 사실을 주민들은 물론 서울시도 모르는 것 같다고 걱정한다. 문화재를 뭉개버리고 40~50층 초고층 아파트단지를 건설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올림픽 선수촌?기자촌 아파트만은 제발 보호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만약 이 단지의 재건축에 사인하는 시장이 있다면, 그는 문화시장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긴 시장이 될 것이다.”

실패한 20세기의 집합주택

30 사례의 ‘빛나는 집합주택’ 이외에 책의 말미에 ‘실패한 20세기의 집합주택’에 관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20세기 주거문화의 ‘빛과 그림자’ 모두를 살피려는 의도다. 곳곳에 널린 실패한 주거환경을 모두 언급할 수는 없으므로 세 곳의 대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지어졌다가 1972년 파괴된 ‘프루이트 아이고 주거단지’, 1965년에 물량 위주로 계획한 나머지 거대하고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모습으로 계획되어 외면받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베일메르메이르 주거단지’, 건축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자랑거리로 여겨졌지만 정작 주민들에게는 불만의 대상이었던 영국 셰필드의 두 주거단지 ‘파크 힐’과 ‘하이드 파크’. 사례마다 실패의 원인과 배경이 다르다. 어떤 사례는 정책의 실패가 최고의 원인, 어떤 사례는 물량 위주의 공급이 최고의 원인, 어떤 사례는 잘못된 설계가 치명적 원인이다. 그리고 아직 실패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실패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의 아파트단지를 얘기한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주거환경을 놓고 저지른 ‘치명적인 실책’에 대한 이야기.

20세기는 집에 관한 지침서, 더 나아가서는 하나의 경전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20세기의 주거문화를 바라보면, 시대가 추구한 이념, 열정, 성취도 흥미롭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대가 범한 크고 작은 실수가 아프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20세기의 주거문화를 모르는 우리는 과거 서구가 경험한 ‘무지의 시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가 만들어가는 주거환경에는 전통도, 문화도, 질서도, 깊이도 없다. 바로 우리가 20세기의 주거문화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20세기 주거문화에 담긴 빛과 그림자를 쳐다보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다음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우리는 흉물 같은 아파트가 도시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도, 도시의 경관을 마구잡이로 황폐화시켜도 그저 그런가보다 한다.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조소하고 폄하해도 제대로 대응하고 반성할 줄 모른다. 우리 모두는 진정한 주거를 잃어버린 것이다. 우리 대다수는 우주의 드라마가 연출되지 않는 삭막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지만 세상은 변한다. 자각한 우리 후대의 정치가, 사회운동가, 계획가, 건축가, 주부들이 개혁의 기치를 들 것이다. 이 책이 우리 후세들이 이룰 새로운 주거문화에 작은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목차

 

책머리에

새로운 주거문화를 찾다

철근콘크리트로 지은 최초의 아파트
오귀스트 페레, 파리 프랭클린 가 25번지 아파트, 1904
19세기 파리의 아파트

이성과 감성이 결합되어 탄생한 집
안토니 가우디, 밀라 주택, 1912
에이샴플라 지구

집합주택은 사회적 예술이다
미셸 더클레르크, 에이헌 하르트 집합주택, 1921
네덜란드 주택법

전원도시의 이념을 담은 도시 안 성채
미힐 브링크만, 스팡언 지구 집합주택, 1921
공중 가로의 변신

단순한 형태와 자유로운 공간구성, 근대적 주거의 표상
미스 반데어로에, 슈투트가르트 바이센호프의 판상형 아파트, 1927
독일의 평지붕 논란

소외된 그들을 낙원에서 살게 하라

양떼가 풀을 뜯는 주거지, 프랑크푸르트에 펼쳐진 노동자의 낙원
에른스트 마이, 뢰머슈타트 주거단지, 1928
건축과 권력, 에른스트 마이 vs. 알베르트 슈페어

말굽형 ‘왕관’을 중앙에 둔 다채색의 전원도시
브루노 타우트 ?마르틴 바그너, 브리츠 주거단지, 1927
왕관을 쓴 도시

도시 속 오아시스, 길을 향해 빛나는 백색의 미학
야코뷔스 요하네스 피터르 아우트, 키프훅 주거단지, 1930
베를라허의 도시 vs. 근대건축국제회의의 도시

판상의 아파트가 늘어선 첨단 주거단지
한스 샤로운 외 5인, 지멘스슈타트 주거단지, 1931
기능주의의 두 얼굴

거대한 블록 속에 담은 사회주의 이념
카를 엔, 카를 마르크스 호프, 1930
사회주의 주거모델, 돔 코뮤나
새로운 주거모델의 등장

이상적 주거공동체
르코르뷔지에, 위니테 다비타시옹, 1952
페사크의 집합주택

주거로 구현한 최초의 철과 유리의 마천루
미스 반데어로에, 레이크쇼어 드라이브 860-880번지 아파트, 1951
콘크리트 고층아파트의 탄생

200개의 기둥으로 조성한 가난한 자들의 궁전
페르낭 푸이용, 클리마 드프랑스, 1957
프랑스의 그랑 앙상블

신개인주의 이념을 표출하는 곡선 표면의 고층아파트
알바르 알토, 노이에 파아 아파트, 1962
주거단지 로미오와 줄리엣

도시 맥락에 스며든 집합주택
호세 루이스 세르트, 피바디 테라스, 1964
혼합개발, 그리고 런던의 알톤 지구

집합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다

20세기 최초의 저층?고밀 집합주택
아틀리에 파이브, 할렌 주거단지, 1961
뉴욕주 도시개발공사가 지은 저층?고밀 집합주택

도시에 구축한 산토리니의 구릉지 마을
모셰 사프디, 해비타트 67, 1967
집합주택 인터레이스

카펫 하우징
루이스 사워, 펜스 랜딩 스퀘어, 1970
뉴욕의 불도저, 로버트 모지스

길,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다
니브 브라운, 알렉산드라 로드 주거단지, 1978
신합리주의 건축, 길과 광장의 부활

시간이 만들어낸 특별한 집합체
마키 후미히코, 힐사이드 테라스, 1969년(제1기), 1992년(최종)
메타볼리즘 건축

역사, 문화, 도시의 존중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주거지 만들기
랠프 어스킨, 비커 재개발 주거단지, 1982
고든 컬런의 ‘도시풍경’

역사성, 근대성, 지역성을 모두 품은 집합주택
알바루 시자, 말라게이라 지구, 1977년(1단계), 1998년(최종)
포르투의 집합주택 보사

노동자들의 궁전
리카르도 보필?타예르 데아르키텍투라, 아브락사스 집합주택, 1983
유형으로 접근한 갈라라테제 집합주택

블록을 지키는 집합주택
로브 크리어 외, 라우흐슈트라세 주거단지, 1985
키르히슈타이크펠트, 역사적 도시조직을 재현한 신도시

올림픽이 낳은 대한민국 최고의 아파트단지
우규승?건축연구소 일건(황일인, 김인석, 최관영), 서울 올림픽 선수촌?기자촌 아파트, 1988
디자인 명품 주거단지

세기말, 미래의 주거상 찾기

도시에 만든 집의 수풀
핏 블롬, 큐브하우스, 1984
핏 블롬과 르코르뷔지에의 유작

구릉지 위에 구현한 건축의 자연화, 자연의 건축화
안도 다다오, 롯코 집합주택 1, 2, 3, 1983년(1기), 1993년(2기), 1999년(3기)
집합주택 ‘별’, 인공적 환경 속에 자연을 담다

가족과 사회의 관계를 새롭게 공간화한 폐쇄된 공동체
야마모토 리켄, 호타쿠보 주거단지, 1991
일본 집합주택 변신의 주역들

판상형 아파트에 담은 집합주택의 미래상
장 누벨, 네모쉬 집합주택 I & II, 1987
금속으로 마감한 블록형 집합주택, ‘더 웨일’

현대 사회의 복합성을 수용한 집합주택
MVRDV, 집합주택 실로담, 2002
암스테르담 동부항만지역

실패한 20세기의 집합주택

책 끝에

 

<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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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