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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분 보고 15분 글쓰기…“향유를 넘어 치유로”

 

‘그림으로 글쓰기 수업’하는 임지영 예술교육가

그림 3분 응시한 뒤 15분 글쓰기
아이부터 어른까지 뜨거운 반응
직관력과 창의력·공감까지 발달
“향유 넘어 치유와 통찰 얻었다”

 

예술교육가이자 문화예술 플랫폼 ‘즐거운예감’ 대표인 임지영씨는 “그림 한점 앞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그 특별한 눈을 지닌다는 것은 엄청난 능력이자 힘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 임지영씨 제공

 
 

방탄소년단(BTS) 리더 알엠(RM)은 유명한 예술 애호가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보며 시인을 꿈꿨다고 한다. ‘미술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며 틈틈이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2년 전 다소 특이한 기부로 화제가 됐다. 그는 미술관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도서관과 학교에 그림 도록을 보내달라며 국립현대미술관에 1억원을 기부했다.

지난 17일 인터뷰를 위해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인사동 코트’에서 만난 예술교육가 임지영씨는 이에 대해 “예술이 한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키는지 잘 알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영씨는 1994년 <아동문예>에 동시로 등단한 뒤 동시와 동화 창작을 잇는 동시에 10년간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예술교육을 기획했다.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좌와 현장 탐방 등 다양한 형식의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수강생들은 프로그램을 듣는 그때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그는 예술이 그들의 삶에 스며들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삶이 예술을 통해 풍성해지고 행복해졌다고 믿는 그는 ‘어떻게 하면 예술이 수강생들의 삶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자신이 예술을 즐기는 방법을 그대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봤다.그것이 바로 ‘그림과 글이 만나는 예술수업’이었다. 수업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그림을 3분간 응시하고 나서 15분간 느낀 점을 써내려간 뒤 돌아가면서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나누는 방식이다.

 

평생 그림을 즐기며 살아온 그는 미술관을 방문할 때마다 그림 앞에 잠시 서서 느낀 점을 ‘휘리릭’ 써왔는데, 그걸 수업 방식으로 옮겨본 것이었다.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이 수업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들은 “수업이 너무 재밌어요! 기다려져요!” “이 수업을 하고 나면 어딘지 시원해요” “다른 친구들 이야기 듣는 게 너무 신기해요!”라며 수업을 계속 신청했고, 주말에 엄마 손을 이끌고 미술관에 가기도 했다.

 

엄마들은 “아이가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예술 수업인 줄 알았는데 세계관 수업 같다”라고 평가했다. 2년 전 학습공동체인 ‘숭례문학당’에서 처음 시작한 수업은 도서관, 미술관, 교육청 등에서 수업 요청이 이어지자

임씨는 문화예술 플랫폼 ‘즐거운예감’(artwith.kr)을 세워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림을 감상한 뒤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고, 만들기를 해볼 수도 있고, 토론을 할 수도 있는데, 글쓰기와 연결시킨 이유에 대해 그는 “세상에 수많은 향유와 성장의 방식이 있지만,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단 하나의 성장 방법은 글쓰기”라며 “모든 건 결국 ‘쓰는 삶’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림 한점을 들여다보며 몰입하면서 직관력, 이미지 문해력이 성장하고, 그림으로 글을 쓰면서 사고력, 창의력도 쑥쑥 커가고, 자기가 쓴 글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표현력이 극대화되고 다른 아이의 글을 들으면서 관점의 확대를 경험하게 된다”며 “무엇보다 타인의 관점을 들으면서 공감력이 커지고 좋은 삶의 태도를 배우는 게 가장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하필 왜 ‘15분 글쓰기’일까? 그는 “너무 오래 시간을 주면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을 갖기 쉬운데 15분은 글을 못 쓰는 사람도 못 써도 부끄럽지 않은 시간이고, 잘 쓰는 사람도 너무 잘 쓰려고 꾸밀 수 없는 마법의 시간”이라며 웃었다.수업 시간에 접하는 그림들은 자화상에서 출발해서 관계를 볼 수 있는 그림으로 이동하고, 나아가 사회와 세계를 보여주는 그림으로 점점 더 확장되어 간다. 이에 따라 글쓰기 역시 ‘나’에 대한 이야기부터 출발해서 환경문제, 빈곤문제 등으로 확장되어 간다.

 

그림을 본 뒤 느낀 점을 글로 써보는 경험은 직관력과 문해력, 상상력 등을 골고루 키운다. 임지영씨 제공

 

원래 이 수업을 기획한 의도는 ‘예술 향유가 어렵지 않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였다. 수업을 들은 성인들 중에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미술관에 다니기 시작하고, 그림을 사서 곁에 두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기획 의도대로 예술이 삶 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성인들 중에는 “향유를 넘어 치유를 받았다” “통찰과 성찰을 얻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는 “치유는 생각지도 못한 효과였다”면서 “그림 한점으로 글을 써서 읽으면서 울고 놀라워하고 후련해하는 걸 보면서 예술이 우리 마음에 구체적으로 작용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저 또한 이 수업을 통해 많이 성장했어요. 저는 원래 ‘개인 향유자’였는데 사람들과 함께 얘기하면서 사유가 확장되는 걸 느끼고, ‘함께’의 가치에 눈을 떴어요. 특히 아이들은 더욱 즉각적으로 타인의 관점에 놀라워해요.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썼나 궁금해서 귀를 쫑긋 하고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와 재밌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지? 대단하다’고 감탄해줘요.”

 

그림과 글이 만나는 예술수업 /  임지영 /  700.7  임79ㄱ  자연과학열람실(4층)

 

아이들의 변화를 경험한 엄마들, 수업에 참여해본 성인 수강생들의 요청에 ‘강사 양성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책 <그림과 글이 만나는 예술수업>(학교도서관저널)을 펴내 누구나 이 수업 방식으로 아이들을 이끌 수 있게 길잡이를 제시하기도 했다.

 

“예술은 공공재이자 복지”라고 말하는 그는 지역 문화예술단체인 ‘서초문화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지난 6년간 화가들로부터 그림을 기증받아 전국 50곳의 보육원에 그림 1천점을 전달해왔다.

 

그는 강원도 화천의 한 보육원에 갔을 때 만난 소년의 말을 잊을 수가 없다. 풍선이 하늘 가득한 그림을 보육원 식당에 걸자, 덩치가 큰 한 남자 고등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제가 여기 온 지 10년이 넘었는데요. 이 식당이 이렇게 아름다워진 건 처음이에요!” 임씨는 울컥해서 눈물이 흘렀다고 한다.

 

“그림 한점 앞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그 특별한 눈을 지닌다는 것은 엄청난 능력이자 힘이 돼요. 하지만 그건 이미 내 안에, 내 눈에 깃들어 있어요.” 모두가 가지고 있다는 그 특별한 눈을 일깨워주기 위해 그는 또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
Posted by sukji

 

예술적 상상력 :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힘 / 오종우

700.1 오75ㅇ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인간의 일을 근본부터 뒤흔드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원동력!

문학에서 그림, 음악, 영화까지 천재들의 작품을 넘나들며 우리를 예술적 모험으로 인도한 《예술 수업》 이후 5년 만에 예술 특강으로 다시 독자들을 만나는 오종우의 『예술적 상상력』.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와 더불어 더욱 깊어진 사유로 예술의 진짜 쓸모를 전하는 책으로, 기술의 뿌리를 예술에서 찾고 예술에서 기술의 씨앗을 발견하며, 예술과 과학이 교차하는 지점들을 면밀히 탐구하고 있다.

1장과 2장에서는 피카소의 청색 시대를 열었던 초기작과 그가 천착했던 또 다른 천재 예술가 페르메이르가 그려낸 세계를 탐구하며, 혁명의 정의마저 바꾸는 격변의 시대에 예술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더 나은 현실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3장, 4장에서는 만물을 패턴화함으로써 문명과 예술을 발전시켜온 인류사와 더불어 눈앞의 미래인 증강 현실의 기술을 리듬(즉 증폭)이라는 예술 현상과 엮어냈다.

5장에서는 책에 수록된 QR코드를 통해 음악과 영상을 감상하며 모차르트가 남긴 유산을 직접 듣고, 미켈란젤로의 조각과 그림을 마주하면서 작품의 생명력은 어디서 오는지, 그 실마리를 발견하게 한다. 천재성과 창조성을 다룬 5강에 이어 마지막 강의에서는 예술과 인간의 가능성을 더욱 깊게 파고든다. 모딜리아니의 그림과 더불어 현대 예술의 뒤틀린 형상을 통해 말로 설명할 수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본질에 다가가는 법의 역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예술 수업》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오종우 교수의 예술 특강

“예술적 상상력은 보이는 것 너머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나게 하는 힘이며 삶을 고양하는 능력이다.”

학생들에게 최고의 명강으로 꼽히며 성균관대학교 티칭어워드(SKKU Teaching-Award)를 수상한 오종우 교수의 신작. 문학에서 그림, 음악, 영화까지 천재들의 작품을 넘나들며 우리를 예술적 모험으로 인도한 《예술 수업》 이후 5년 만에 예술 특강으로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예술적 상상력》은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와 더불어 더욱 깊어진 사유로 예술의 진짜 쓸모를 전하고 있다.
AI가 만든 작품도 예술이 될까. 히틀러가 탐내고 피카소와 프루스트에게 영감을 준 작품에 무엇이 그려져 있을까. 몬드리안은 왜 사선을 긋지 않았을까. 음악이 다른 예술보다 더 직관적으로 감각을 열어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 소설, 희곡, 음악, 테크놀로지까지 우리 문명에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낸 담대한 생각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고 전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예술적 상상력을 일깨운다. 예술적 상상력은 인간의 일을 근본부터 뒤흔드는 우리 시대에 새로운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2020년 새로운 시대의 전기를 맞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
급변하는 흐름에 휩쓸리지 않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저는 바둑을 예술로 배웠다. 둘이서 만들어가는 하나의 작품. 지금 과연 그런 것이 남아 있는지.”
이세돌 9단이 지난 2019년 11월 바둑계에서 은퇴하며 AI를 이유로 들었다. 그의 이 말은 의미심장하다. 인간과 인공지능은 무엇이 다른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인간의 근본을 묻고 있다. 오종우 교수가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무엇이 인간인가 하는 질문을 제기하는 시대에 사람답다는 것은 과연 무슨 뜻일까. 예술이 인간만의 행위이기에 우리는 그 대답을 예술에서 들을 수 있다. 또한 예술작품을 통해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들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예술은 항상 인간답다는 것을 말하고 있고, 또 인간다운 것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33쪽)
이처럼 인간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하는 인공지능을 비롯해 오늘날 기술의 발전을 흔히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오종우 교수는 이 개념마저 낡은 것이며 “지금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옛 단어가 있다면 혁명뿐”이라고 말한다. 급변하는 시대의 불확실성 속에서 확실한 것이 있다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원동력이 자본에서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술은 과학을 열고 기술은 예술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왔다. 책은 지금이 그 새로운 국면임을 밝힌다.
저자는 기술의 뿌리를 예술에서 찾고 예술에서 기술의 씨앗을 발견하며, 예술과 과학이 교차하는 지점들을 면밀히 탐구하고 있다. 예술적 상상력이 어떻게 문명을 일구었는지, 세기의 작품들을 만나며 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다가올 미래 또한 손에 잡히듯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우리가 맞게 될 내일에 대한 시야를 열어주며, 어떤 미래를 꿈꾸고 창조해나갈 것인지 묻는 이 책은 급변하는 시대에 휩쓸리지 않을 단단한 사유의 단초가 되어준다.

세기의 창작자들에게 배우는 여섯 번의 예술적 상상력 특강
보이지 않는 것을 끊임없이 상상하고 구현하는 법

1장 상상력은 어디서 올까: 피카소의 작품에 작동하는 두 가지 사고방식
2장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프루스트에게 영감을 준 예술가,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읽는 법
책을 펼치고서 처음 마주하게 되는 작품은 피카소의 〈두 자매〉(1902)다. 저자는 그림 속 두 여인 중 누가 수녀고 누가 매춘부겠느냐고 묻는다.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하며 자신이 기성의 논리에 갇힌 눈으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피카소가 보고 담았던 세계를 편견 없이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세상에는 두 가지 현실이 있다. 보이는 세상과 보이지 않는 세상. 우리는 누구나 보이지 않는 세상을 꿈꾸고, 보이는 세상에서 그 꿈을 이뤄내고자 한다. 피카소의 청색 시대를 열었던 초기작과 그가 천착했던 또 다른 천재 예술가 페르메이르가 그려낸 세계를 탐구하며, 혁명의 정의마저 바꾸는 격변의 시대에 예술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더 나은 현실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예술은 부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교양이 아님을, 우리 삶을 일구는 인간 본연의 일임을 다시금 확인한다.

3장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일: 몬드리안 패턴의 비밀과 클레가 선 하나로 창조한 세계
4장 새로운 생각이 탄생하는 순간: 진짜 혁신을 탄생시키는 예술적 방법 4가지
만물을 패턴화함으로써 문명과 예술을 발전시켜온 인류사와 더불어 눈앞의 미래인 증강 현실의 기술을 리듬(즉 증폭)이라는 예술 현상과 엮어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창안한 바우하우스의 정신에서 동굴벽화까지, 미래파가 깨부수려 했던 클래식의 기원까지, 예술의 역사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오래된 미래인 예술로부터 새로운 오늘을 열어나갈 실질적 방법, 즉 창조의 패턴과 혁신의 리듬을 엿본다.
본질을 꿰뚫는 힘은 무한하게 펼쳐진 세계를 자기만의 리듬으로 감각하고 패턴화할 때 생긴다. 기성과 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을 해내는 순간은 삶의 리듬이 바뀔 때다. 조야한 패턴과 본질을 꿰뚫는 패턴은 무엇이 다른지, 어떤 예술이 사그라지고 어떤 예술이 도약을 이루었는지, 타자의 리듬이 아닌 자기만의 리듬에 따라 삶을 창안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인문학자의 빛나는 통찰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5장 천재란 무엇인가: 모차르트와 미켈란젤로 작품이 생명력을 지니는 이유
다섯 번째 강의에서는 천재에 대한 우리의 통념과, 경박한 천재 모차르트를 살해할 수밖에 없었던 고뇌에 찬 범인(凡人) 살리에리라는 진부하고도 잘못된 전설을 깨부순다. 푸시킨의 희곡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전문을 수록했으며, 저자의 촘촘한 작품 해설은 빛나는 고전을 새롭게 만나게 한다. 살리에리가 왜 예술적 지식을 쌓고서도 폭발시키지 못했는지, 무엇이 상상력과 창조성을 억압하는지, 그 이유를 깨닫고 나면 우리 안의 천재성과 노예성이 동시에 보인다. 천재성은 어떻게 살려나갈 수 있을까.
모차르트가 남긴 유산을 직접 듣고(이 책이 우리의 예술적 상상력을 일깨우는 지점 중 하나는 작품을 직접 만나게 해준다는 데에도 있다. 책에 수록된 QR코드를 통해 음악과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미켈란젤로의 조각과 그림을 마주하면서 작품의 생명력은 어디서 오는지, 그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6장 일그러진 인간이 말해주는 역설: 말로 설명할 길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다가가는 법
천재성과 창조성을 다룬 5강에 이어 마지막 강의에서는 예술과 인간의 가능성을 더욱 깊게 파고든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세계를 감각하며, 음악으로 그림으로 몸짓으로 그리고 끝끝내 언어로 창조해내는 예술적 상상력. 인격을 형성하고 삶을 창조하는 이러한 예술적 상상력을 ‘영혼’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모딜리아니의 그림과 더불어 현대 예술의 뒤틀린 형상을 통해 말로 설명할 수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본질에 다가가는 법의 역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 안드레이 루블료프의 〈구원자〉가 15세기부터 지금까지 “슬픔을 머금은 온화한 눈으로 여전히 앞을 바라보고” 있듯, 이 책은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단한 현실을 치장하지 않고 제대로 만나게 해준다. 더불어 우리가 품은 불안이 “희망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도 넌지시 일러준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흐름에 휩쓸리거나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넓혀나가는 힘. 보이지 않는 것을 끊임없이 상상하고 구현하는 능력. 선 하나로 현대의 정신을 그려낼 수 있었던 파울 클레가 그러했고, 생의 마지막까지 한 사람의 영혼을 담아내려 했던 모딜리아니가 그러했고, 톨스토이와 밥 딜런이 그러했다. 이제 우리의 차례일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 상상력은 어디서 올까
-피카소의 〈두 자매〉가 던지는 질문
피카소는 무엇이 남달랐을까 / 혁명의 정의마저 바꾸는 시대 / 인간적 VS 기계적 / 두 가지 사고방식 / AI의 작품도 예술이 될까 / 영혼 없는 인간 / 보이는 것 너머
예술 수업 1 삶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

2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예술가들의 예술가, 페르메이르가 보여준 세계
변혁을 이해하지 못할 때 / 스틸 라이프의 정신 / 불안은 희망의 다른 이름 / 예술을 안다는 것 / 리얼리티의 두 차원 / 잊힌 화가가 신화적 존재로 / 프루스트에게 영감을 준 〈회화 예술〉
예술 수업 2 언어적 상상력을 넓히기

3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일
-소리를 화폭에 담아낸 클레
상상력의 산물, 테크놀로지 / 연금술로서의 예술 / 생명의 떨림으로부터 / 아름다운 인간 / 쓸모없는 일이라는 통념 / 몬드리안 패턴의 비밀 / 보이지 않는 힘, 소실점 / 다빈치의 예술이 싹틔운 과학 / 스키엔티아, 새로운 것을 발견하다 / 최초의 유화 작품 / 인상주의에 쏟아진 비난 / 풍경을 담는 패턴의 변화 / 몬드리안은 왜 사선을 긋지 않았나 / 바우하우스가 처음 가르쳤던 것 / 클레, 선 하나로 창조한 세계
예술 수업 3 볼 때보다 그릴 때 더 잘 보이는 것

4 새로운 생각이 탄생하는 순간
-미래파가 꿈꾼 유토피아
몽마르트르의 예술가들 / 전통에 불을 지르다 / 소음도 음악이 될까 / 깨뜨리려는 고전의 기원 / 클래식의 시대 / 톨스토이가 꿰뚫어본 음악의 힘 / 새로운 생각을 탄생시키는 예술적 방법 4가지 / 삶의 폭을 넓힌다는 것 / 새로운 생명체 / 데페로가 그린 무대, 그 뒤편을 보다
예술 수업 4 꿈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5 천재란 무엇인가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왜 그토록 질투했을까
전설, 소문의 메커니즘 / 푸시킨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 규범에 갇힌 자의 비극 / 예술을 위해 예술가를 죽이다 / 천재성의 반대어는 / 모차르트의 죽음과 삶 / 〈돈 조반니〉의 생명력 / 미켈란젤로 〈깨어나는 노예〉와 창조의 순간
예술 수업 5 춤, 몸의 지식

6 일그러진 인간이 말해주는 역설
-모딜리아니가 생애 마지막까지 그린 한 사람
미래가 데려올 가장 큰 문제 / 아인슈타인의 뇌 /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는 법 / 영혼 없는 세상 / 뒤틀린 인간상 / 대장간의 신, 절름발이 불카누스의 은유 / 자기 강화라는 증강의 통념 / 안나 카레니나가 불행에 빠진 이유 / 사람을 불러 모으는 힘 / 현대의 음유시인이 노래한 것
예술 수업 6 인생의 두께, 나를 이루는 것들

에필로그
참고문헌 | 찾아보기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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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