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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강지나

362.7 강79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처음 만날 때는 열예닐곱 살의 청소년이었던 이들이
지금은 서른 즈음의 청년이 되었다.”
10년간 정성스럽게 기록된 가난과 성장의 시간들

 

25년 경력의 교사이자 청소년 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가 빈곤가정에서 자란 여덟 명의 아이들과 10여 년간 만남을 지속하면서 가난한 청소년이 청년이 되면서 처하게 되는 문제, 우리 사회의 교육ㆍ노동ㆍ복지가 맞물리는 지점을 적극적으로 탐사한다.
이 책은 가난을 둘러싼 겹겹의 현실에 대한 철저한 해부이자 날카로운 정책 제안인 동시에, 가난이라는 굴레 속에서 이들이 어떻게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발견해내는지에 대한 가슴 시린 성장담이다. 은유 작가와 장일호 기자가 사려 깊은 추천글을 보탰다.

 

출판사 서평

 

◆ 이 책의 저자 인세와 출판사 수입의 일부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을 위해 사회단체에 기부됩니다. ◆

은유 작가, 장일호 기자 추천!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여러 번 발음해보게 되는 말이다. 마음이 슬퍼지다가 부끄러워진다. 이 책은 애써 감은 눈을 뜨게 한다. 장기적 빈곤층에서 성장한 여덟 명의 목소리는 가난 서사의 게으른 접근인 ‘대견함’과 ‘불쌍함’ 너머를 환하게 비춘다. 사람들이 섣부르게 재단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생활의 요소와 맥락이 얽힌 상태가 가난임을 드러낸다. 그래서 책장을 덮고 나면 느끼게 된다. 가난하지 않은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지. 한 사람이 성장하는 동안 자연스레 취하는 것, 자기 몫으로 누린 것, 눈감은 것, 선 그은 것이 얼마나 세세하고 많은지를 말이다. 제목이 곧 메시지다.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던져야 할 단 하나의 물음이 담긴 책이다.
_은유(르포 작가,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저자)

가난이 주인공 자리를 꿰찬 삶은 피로하다. 아이들은 성장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조로한다. ‘다음’을 계획하기 어려운 삶에서 체념은 생존 전략이자 지혜가 된다. 저자는 그들의 말과 말 사이를 방황하며 깨닫는다. 이들의 이야기가 공동체를 위한 중요한 증언이자 폭로임을. 누군가에게는 선진국일 한국사회가 짜놓은 교육·노동·복지의 그물이 얼마나 성기고 낡았는지를. 숫자나 통계가 아니라 구체적인 이름과 목소리가 주는 통증을 성실하게 기록했다. 몰랐다면 알아야 하고, 안다면 외면해서는 안 될 목소리가 도착했다.
_장일호(『시사IN』 기자, 『슬픔의 방문』 저자)

흙수저/금수저의 시대, 가난한 아이들의 말들
지난 10여 년간, ‘가난 혐오’, ‘흙수저’, ‘빈곤 대물림’, ‘청년빈곤’ 같은 말들이 우리 사회의 가난 담론을 지배했다. ‘가난’은 은폐되어야 할 상황이거나 모욕의 대상이었다. 또는 불행의 상징이거나 출생과 함께 벗어날 수 없는 신분 같은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가난은 실질적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교육을 통한 계급 이동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노동의 가치가 하락한 시대, ‘대치동 키즈’, ‘금수저’, ‘부모 찬스’ 같은 말들과 거리가 먼 청(소)년들은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꿈꾸어왔을까? 지금이야말로 이러한 가난과 불평등에 대해 치밀하고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기일 것이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은 빈곤 대물림을 겪은 가정의 청소년들에 대한 저자의 박사학위논문(『빈곤대물림 가족 청소년의 대응기제』)에서 시작되었다. 20년 넘게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초임 교사 시절,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제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현실에 자괴감과 무력함을 느껴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이 책은 2016년 완성된 저자의 박사학위논문을 바탕으로 이 청소년들이 어른이 된 이후의 삶을 계속 따라가며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냄으로써, 가난을 둘러싼 겹겹의 현실을 철저히 “증언”하고 “폭로”한다. 가족 문제와 진로 고민, 우울증, 탈학교ㆍ가출과 범죄, 그리고 사회 진출과 성인으로서의 자립, 청(소)년의 노동 경험 등의 심층적인 이야기를 생생하게 기록하며, 마지막에는 교육ㆍ노동ㆍ복지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진단과 제안으로 나아간다.

 

가난의 틈새에서 자라난 성장의 말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지금 한국사회의 빈곤에 대한 해부인 동시에, 가난이라는 굴레 속에서 청(소)년들이 어떻게 좌충우돌하면서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발견해내는지에 대한 가슴 시린 성장담이다. 또한 기존 청(소)년 담론에서 지워진 사람들, 즉, 특성화고나 2, 3년제 대학 졸업생, 학교 밖 청소년, 불안정 노동자들의 이야기이자, 1990년대에 태어나 201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내고 2020년대에 청년기를 지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모두 여덟 명의 청(소)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조부모부터 대를 이어 내려온 우울증과 중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소희, 성실하게 생활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받으리라고 믿지만 한편으론 불안한 모범생 영성, 어려운 환경에서도 정말 원하는 일을 위해 자신의 선택을 밀고나가는 지현, 가족의 무관심과 방임 속에서도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좋아하는 일을 찾은 연우, 어머니의 병과 빚 때문에 꿈을 포기하다가 독립하게 된 수정, 전과자라는 편견과 오해 속에서도 자신을 끊임없이 바꾸고 채워나가려는 현석, ‘돈 좀 만지는 사장님’이 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전념하는 우빈, 학교 밖 청소년으로 자존감이 많이 낮았지만 이제 자기 자리를 찾은 혜주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저마다 성격도, 삶에서 추구하는 일도, 구체적으로 처한 상황도 다르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놀랍도록 닮아 있다. 가난한 가정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삶에 여러 제약이 많다는 뜻이고, 정신적으로 취약해지기 쉽다는 뜻이며, ‘가족’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게 된다는 뜻이자, 가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짐을 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불우한 가정에서 성장한 청소년이 가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단순히 대학에 합격하는 것도, 졸업 후 안정적인 일자리에 취직하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빈곤은 단순히 낮은 소득이 아니라 기본적 역량의 박탈”이며 역량은 “개인이 가치 있게 여기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유”(146쪽)를 의미한다는 아마티아 센의 이야기를 따른다. 그렇기에 가난을 벗어난다는 것은 역량을 되찾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가난, 가족, 다른 사람들과 사회에 대한 인식의 폭을 확장하고 자기 자신을 고유한 욕망을 지닌 독립된 개인으로서 이해하게 될 때 아이들은 부쩍 성장한다. 이러한 가난 이야기가 성장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이 여덟 명의 청(소)년들은 친구, 가족, 학교,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관, 일터로부터 크고 작은 도움을 받으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이들이 “자신이 힘들 때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았듯이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원했”(8쪽)다고 쓴다.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주고자 하는 마음, 자신의 이야기가 공동체의 자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이들의 “진정성과 용기”는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지점이다.

 

정책 연구자가 된 교사가 전하는 사랑의 말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여덟 명의 청(소)년이 경험한 지난 10년간의 기록인 동시에, 20년 넘게 지속되어온 저자의 고민이 맺은 결실로서, 제자들 앞에서 결코 무력해지지 않으려는 한 교사의 책임감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강지나는 경기도 소재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온 교사이자, 사회복지 정책(청소년)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정책과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쓴 연구자다. 초임 교사 시절, 가난한 가정에서 학대받는 아이들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그는 그러한 상황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대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방법을 모색했다. 교사는 학교사회복지사, 이후엔 정책 연구자의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의 진심 어린 시간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겼다.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가난한 청(소)년들의 목소리와 함께, 저자가 교육 현장과 복지 현장에서 끄집어낸 생생한 증언과 통찰들이 여기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감정적인 접근은 최소화한다. 저자는 “세월과 함께 이들의 변화와 삶의 굴곡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때로는 애처롭고 가엾다가 어떨 때는 존경스럽고 대견하다는 느낌이 무수히 교차했다”(8쪽)고 쓰지만, 그러한 마음은 보이지 않는 흔적으로 남는다. 이 책의 각 장은 여덟 명의 청(소)년의 목소리가 전면에 나서는 전반부,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로부터 이끌어낸 핵심 주제 또는 의제를 논의하는 후반부로 구성된다. 전반부는 저자와 인터뷰 참여자들이 10년 넘게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따뜻하고 긴밀한 대화에 함께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며, 여덟 명 각각의 개성과 말투, 감정이 매우 생생하게 살아 있다. 반면, 후반부는 이들 개인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좀 더 일반화된 문제를 분석한다. 인터뷰 참여자 개인에 대한 애정, 그리고 연구자로서의 냉정함과 차분함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교차되며, 이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들은 가난한 청(소)년들의 생애, 마음풍경, 가난의 사회적 구조를 입체적으로 조명해낸다. 이렇게 볼 때, 이 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한 교사가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을 전하는, 또는 오랫동안 보내려고 애쓴 끝에 결국은 도착하게 된 소중한 편지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미래를 생각하면 정말 어두워요”
우울을 견디는 삶, 소희
[소희 뒷이야기] 가난한 가족은 왜 우울한가?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바르고 성실한 청년, 영성
[영성 뒷이야기] 가족에 대한 애틋함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제 경험을 활용하는 게 제 강점이에요”
슈퍼 긍정의 에너지, 지현
[지현 뒷이야기] 가난을 극복하는 힘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나중에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우울한 청춘의 그늘, 연우
[연우 뒷이야기] 자신에게 잘 맞는 길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여기서 밀리면 끝이에요”
빈곤의 늪, 수정
[수정 뒷이야기] 취업 이후에도 왜 빈곤 대물림은 끊이지 않는가?

“오토바이를 타면 답답한 기분이 풀려요”
말 그대로 질풍노도, 현석
[현석 뒷이야기]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은 누구인가?

“돈이 없으면 불안해요”
미래 사업가, 우빈
[우빈 뒷이야기] 일하는 청소년들은 어떤 삶을 꿈꾸고 있나?

“사람들 시선이 싫어요”
눈에 띄지만 시선이 무서운, 혜주
[혜주 뒷이야기] 학교 밖 세상의 시선이 왜 두려웠을까?

나가며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적을수록 풍요롭다  :  지구를 구하는 탈성장  /  제이슨 히겔

338.927 H628LK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경제는 영원히, 끊임없이 성장해야 할까?
전세계적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현실을 뒤흔드는 탈성장 제언

세계 경제가 고도로 성장하는 동안 지구 곳곳에서 수많은 이상징후가 나타났다. 빈곤과 불평등은 증가했고 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광범한 삶의 터전이 사라졌다. 모든 산업, 모든 부문, 모든 국가에서 경제가 늘 성장해야 하고 이는 인류 번영의 필요조건이라는 명제가 진리로 떠받들리지만 상승하는 GDP 그래프와는 정반대로 대다수 인간의 삶과 행복은 하강 곡선을 그려왔다. 『적을수록 풍요롭다: 지구를 구하는 탈성장』은 경제인류학자로서 세계 불평등 문제와 국제개발의 정치경제학 연구로 주목받는 신진 연구자 제이슨 히켈(Jason Hickel)의 저작 중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책으로, 한계에 다다른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의 원인으로 ‘끊임없는 경제성장’과 이를 동력으로 하는 자본주의 자체를 지적하며 ‘탈성장’을 해법으로 제안한다. 생태경제학의 측면에서 성장이라는 대세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경제성장 없는 그린뉴딜’ 사회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한지, 단기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은 물론 포스트 자본주의 사회의 장기적인 안목까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출판사 서평

 

탈성장은 선택이 아니다, 유일한 답이다
자연 상태에서 모든 유기체는 성장하지만, 성장에는 종착역이 존재한다. 성숙한 단계에 이르면 성장을 멈추고 상태를 유지한다. 만약 성장이 멈추지 않고 세포가 계속해서 증식한다면 이는 암세포나 일종의 코딩 오류로 표현된다. 그런데 경제성장에서만큼은 이러한 한계가 없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자본주의하에서 매년 세계 GDP는 적어도 2~3%는 성장해야 한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단 3%의 경제성장만 지속되어도 이는 23년마다 세계경제의 전체 규모를 두배로 늘리는 수준이다. GDP는 필연적으로 에너지와 자원 사용을 동반한다는 점과 인류가 이미 지구의 한계를 넘어선 수준으로 자원을 소모하고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류가 봉착한 위기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물론 지구온난화의 폭을 1.5℃ 이하로 유지하고 2050년에는 탄소배출량을 0까지 감축하자는 국제적 합의가 정립되었고 각종 ‘그린뉴딜’도 등장했다. 하지만 저자는 현재와 같은 경제성장과 물질생산을 지속한다면 어떠한 그린뉴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힘주어 말한다. 더 많은 성장은 더 많은 에너지 수요를 의미하고, 에너지 수요가 많아진다면 대체에너지를 아무리 개발한다고 해도 충분한 생산량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가속화된 불평등, 대멸종과 기후 붕괴의 현실 속에서 경제가 계속해서 성장한다는 것은 동화 같은 이야기다. 성장 없는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는 관성에서 벗어나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저자는 탈성장이라는 발본적인 전환을 주장한다.

한계에 다다른 지구
생태경제학자로서 저자는 전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다양하고도 연쇄적인 대멸종과 기후 붕괴의 민낯과 앞으로 지구에 닥칠 미래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세계적으로 곤충 숫자가 감소하고 곤충을 먹이로 삼거나 수분 매개체로 곤충에 의존하는 생물종 역시 광범위하게 감소하고 있다. 지구 토양의 40%가 심각하게 침식되었고 전세계 농지의 5분의 1에서 작물 수확량이 줄어들고 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지구에서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는 기간이 60년밖에 안 될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해양의 상황도 비슷하다. 공격적인 남획과 오염으로 세계 어족 자원의 85%가 고갈되었다. 바다는 지구온난화로 생성된 열의 90% 이상을 흡수하면서 뜨거워졌고 먹이사슬이 끊어지며 해양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 탄소배출로 인해 바다가 산성화하는 문제도 눈여겨봐야 한다. 6600만년 전 마지막 멸종 당시 바다의 산성도 pH는 0.25 낮아졌고, 그 결과 해양 생물 종의 75%가 절멸했다. 지금의 흐름대로면 해양 산성도는 금세기 안에 0.4만큼 낮아질 것이다. 현재 멸종 속도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1000배 이상 빠르다. 기온 상승으로 매년 발생하는 초대형 태풍의 숫자는 1980년대 이후 두배가 되었고, 2003년 유럽을 강타한 폭염은 7만명을 사망케 했다. 저자는 이 모든 위기와 기후행동 실패의 배경에 우리의 경제체제, 즉 자본주의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자본주의는 어떻게 세계를 파괴해왔는가
생태계 파괴는 수백년 전에 등장한 자본주의, 특히 1950년대부터 가속화된 산업화와 함께 시작되었고 이런 인간의 시대를 학계에서는 인류세(Anthropocene)라고 부른다. 그러나 저자는 지금의 위기가 인간보다는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의 압도적 지배력과 관련이 있으니 자본세(Capitalocene)로 규정하는 것이 맞는다고 주장한다. 책의 1장과 2장에서 저자는 그렇다면 자본주의가 어떤 과정을 통해 등장했고, 어떻게 성장이라는 핵심가치를 동력으로 삼아 부를 축적함과 동시에 지구를 파괴해왔는지, 무엇보다 그러한 착취의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공고화되었는지를 분석한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1300년대 유럽의 농민혁명에 대한 반동으로 시작된 인클로저에서 태동했다고 설명한다. 목초지ㆍ숲ㆍ강 등 풍요로운 자연에 대한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 희소성과 궁핍을 퍼뜨리는 방식, 즉 커먼즈의 약탈을 통해 초기 자본주의의 본원적 축적이 이루어졌고 사람들은 빈곤과 열악한 노동에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똑같은 과정은 유럽 열강의 식민지로 전락한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되었다. 산업혁명으로 향하는 1500년대부터 1800년대 사이에 이러한 격동이 세계를 휩쓸었고, 대다수 인간의 삶은 홉스의 말처럼 “더럽고, 잔인하고, 짧”아졌다. 자연과 상생하는 애니미즘의 전통이 자연을 약탈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기계론적ㆍ이분법적 철학으로 대체되었고 생태계는 무분별하게 파괴되었다.

성장주의라는 거대한 괴물
저자는 자본의 내재적 논리가 ‘성장’이라는 절대과제고 자본주의의 특징은 지속적인 성장 추구라고 정리한다. 교환가치를 통해 축적되는 ‘이윤’을 위해 자본이 증식하는 과정에서 이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윤은 ‘자본’이 되고, 다시 새로운 이윤창출, 즉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된다. 성장을 멈추는 순간 인플레이션과 감가상각으로 자본은 가치를 잃기 때문에, 자본이 축적되어도 성장에 대한 압박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저자는 계속 성장하기 위해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돌아가는 수레바퀴, 즉 ‘저거너트’(Juggernaut)에 비유한다. 또한 경제성장의 핵심지표로 등장한 국내총생산(GDP)이라는 측정기준은 성장에 대한 공적 강박증을 강화했다. GDP를 만든 쿠즈네츠조차 사회적 비용을 계산하지 못하는 GDP의 한계를 지적하며 단순히 경제활동을 돈으로 환산한 총계보다, 인간의 좋은 삶을 고려하고 더 균형 잡힌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1960년 OECD 설립 이후 무제한적인 GDP 성장이 각국의 정책 목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면 기업과 정부가 파산하고 일자리가 사라지고 모두가 빈곤해진다는 성장주의의 신념이 전세계에 뿌리를 내렸다.
저자는 성장이 나쁘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성장주의(growthism)라고 분명히 말한다. 인간의 필요와 행복, 사회적 목적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성장 그 자체 또는 이윤추구만을 위해 성장을 추구하는 행위가 문제라는 것이다. 성장주의는 인간의 노동력을 값싸게 착취하려 할 뿐 아니라 엄청난 양의 자원을 먹어치운다. 금속·광물·화석연료·건축자재를 비롯하여 매년 인간이 추출하고 소비한 모든 재료의 총량을 집계한 물질 발자국(material footprint) 통계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1945년 이후 경제성장이 가속화하면서 물질 사용량은 2017년 920억톤까지 치솟는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연간 500억톤까지 물질 발자국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 추산한다. 최대 안전 한계인 셈인데, 우리는 이미 이 한계를 두배 초과했다. 물질 사용의 폭발적 증가는 당연히 심각한 생태계의 파괴를 의미한다. 성장이라는 정언명령은 한계가 없지만, 지구의 생명력에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기술은 우리를 구원할 수 없다
성장주의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기술혁신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을 조장한다. 정말 기술의 효율성만 개선하면 자본주의의 어떤 것도 바꾸지 않은 채 세계경제를 계속해서 성장하게 할 수 있을까? 3장에서 저자는 기후변화를 막을 것으로 기대되는 여러 첨단 기술과 공학의 문제점을 진단한다. 재생에너지와 혁신적인 재활용 기술, 대기 중의 탄소를 빼내는 ‘배출 흡수 기술’(negative-emissions technologies), 심지어는 태양을 차단하거나 바다의 화학적 구성을 바꾸는 지구공학적 기술까지, 위기의 지구를 구하고 성장을 ‘녹색’으로 만들어 줄 기술로 각광받는 여러 대안들이 언급된다. 저자는 각 기술의 기본적인 내용과 현실적 한계들을 꼼꼼하게 분석하며 대다수 기술이 현시점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만큼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밝힌다. 설혹 이런 해결책들이 기후변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해도 지금처럼 경제성장을 지속하면 물질 사용도 줄어들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생태계 붕괴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물론 기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생태계 붕괴에 대항하려면 절대적으로 기술과 효율성 개선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논지다. 실제로 생태경제학자들과 이 분야를 연구하고 메타 분석을 실행해 2019년 관련 논문을 발표하기도 한 저자의 결론은 간단하다. ‘녹색성장’은 없다. 실증적 증거가 없다. 성장 지향의 경제하에서는, 생태적 영향을 줄이려는 기술조차 결국 성장 목표를 높이고 채굴과 생산의 순환에 점점 더 많은 자연을 착취하는 데 이용된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성장이다.

탈성장이 만드는 포스트 자본주의 사회의 미래
2부에서는 탈성장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생태계 붕괴를 되돌리고 대안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조치들을 살펴본다. 탈성장은 에너지와 자원의 과도한 사용을 계획적으로 줄임으로써 경제가 안전하고 정의로우며 공정한 방식으로 생명세계와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때 저자는 탈성장이란 GDP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적으로 다른 경제, 애초에 성장이 필요 없는 경제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탈성장을 통해 끝없는 자본축적이 아니라 인간 번영을 중심으로 조직되는 포스트 자본주의 경제가 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경제의 모든 영역이 항상 성장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신조에서 벗어나면, 우리의 필요를 위해 성장시켜야 할 분야(청정에너지, 필수 공공 서비스 등)와 탈성장해야 할 분야(화석연료, 무기 등)를 결정할 수 있다. 또한 더 많은 상품 판매를 위해 제품을 단기간에 고장나게 만드는 계획적 진부화, 무절제한 소비를 자극하는 광고 등 순전히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한 경제 부문을 축소할 수 있다. 그러면 결국 사람들이 불필요한 노동의 고역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주당 노동시간을 줄여 완전고용을 유지할 수 있고 소득과 부를 보다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으며 보편적 의료보장, 교육, 저렴한 주거와 같은 공공재에 투자할 수 있다. 탈성장 경제의 모습을 생생히 묘사함으로써 저자는 ‘탈성장=빈곤’이라는 선입견을 격파한다. 나아가 경제적ㆍ사회적 대전환과 기후실천의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전하고 진정한 사회적 번영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이 길을 갈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저자는 경고한다. 대멸종과 기후 붕괴의 엄중한 현실 앞에서, 우리 모두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 우리 공동의 취약성, 그리고 우리의 연대에 근거한 비전
들어가며 │ 인류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부 │ 많을수록 빈곤하다
1장 자본주의: 탄생 이야기
2장 저거너트의 등장
3장 기술이 우리를 구원할 것인가?

2부 │ 적을수록 풍요롭다
4장 좋은 삶의 비밀
5장 포스트 자본주의 세계로 가는 길
6장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 기후위기 너머의 미래를 상상하기

 

<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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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노마드랜드 : 압도적 찬사, 역대급 수상 기록, 영화 〈노매드랜드〉 원작  / 제시카 브루더

331.3980973 B888nKㅅ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압도적 찬사, 역대급 수상 기록, 영화 〈노매드랜드〉 원작
리베카 솔닛, 바버라 에런라이크 추천

미국에서 고정된 주거지 없이 자동차에서 살며 저임금 떠돌이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삶을 한 노년 여성을 중심으로 밀도 있게 묘사한 논픽션. 이 새로운 ‘노마드’ 노동자들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집을 포기하고 길 위의 삶을 택한 퇴직한 노년의 노동자들이 주를 이룬다. 평생을 끊임없이 일했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집 한 채 가질 수 없는 사람들.

책은 가장 취약한 계층을 가장 집요하게 착취하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개인의 삶이 주는 감동 또한 놓치지 않는다. 이들의 이야기는 사회적 불의에 분노하고 문제를 절감하게 하는 한편으로 우리에게 꿈이란 무엇인가, 또 집은 무엇인가를 되묻게 만든다. 이 책은 지금 가장 주목받는 감독인 클로이 자오가 연출하고,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주연을 맡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영화 〈노매드랜드〉는 2020년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영화제들을 휩쓸며, 평론가들의 극찬 속에 수상 기록을 여전히 갱신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평생 쉼 없이 노동하는,
그러나 집 한 채 가질 수 없는 삶에 대하여

린다 메이, 예순네 살, 지프에 작은 연노란색 트레일러를 달고 광활한 국유림으로 달려가는 중이다.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트레일러는 그의 집이다. 그는 그 집을 ‘가지고’ 일을 하러 달려간다. 여름 한 계절 동안, 그는 국유림에 있는 캠프장 관리를 맡을 것이다. 운이 좋으면 주당 40시간을 꽉 채워서, 최저임금보다 조금, 아주 조금 더 받으면서. 물론 근무시간은 회사가 원하는 대로 그때그때 조정될 것이고, 언제든 사유나 예고 없이 해고될 수 있다.
지금 미국에는 집을 포기하고 밴이나 RV, 심지어 세단까지, 다양한 차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미국 전역을 누비는데, 대부분 더는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진 은퇴 연령대의 사람들이다. 이 새로운 노마드 노동자들은 많은 수가 중산층이었고, 누구보다 사회 규범에 충실하게, 안정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봐도 집값은 수입을 훌쩍 뛰어넘고, 은퇴는, 일하지 않고 쉬는 삶은 불가능하다. 그들은 마침내 집을 포기하고 길 위로 나선다. 이것은 사회도, 그들 자신도 상상하지 못한 미래다. 그리고 지금, 그와 같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들은 고용주에게는 필요할 때에, 필요한 만큼만 일을 시키고, 최대한 낮은 임금을 주고, 언제든 해고할 수 있는 노동자들이다. 그중 가장 적극적인 고용주인 아마존은 연말 성수기에 폭증하는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노마드 노동자들을 모집하는 ‘캠퍼포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몇 년 전 당시 아마존 최고경영자였던 제프 베이조스는 자신만만하게 2020년까지 이런 노동자들 네 명 중 한 명은 아마존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게 될 거라고 예견했다. 린다 메이 또한 그 넷 중 하나에 곧 합류하게 될 터였다.

집 없는 삶은, 은퇴 이후의 미래는 선택일까 결과일까
우리의 삶을 되묻는 노마드들의 이야기

아마존 물류 창고에서 일한다는 건, 10시간 이상을 주야간 교대 근무로 일하며, 매일 하프 마라톤 거리 정도를 걷고, 반복되는 단순 동작으로 머릿속이 멍해진 채 진통제를 몇 알씩 삼키며,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 끔찍한 통증을 견뎌야 한다는 의미다. 노마드 노동자들이 하게 되는 일 어느 하나도 흔히 상상하는 노년의 ‘소일거리’와는 거리가 멀다. 이들은 산더미같이 쌓이는 사탕무와 씨름하며 12시간을 버티거나, 커다란 캠프장을 관리하며 갖가지 일을 몽땅 떠맡거나, 각종 부상과, 때로는 죽음을 감내하며 놀이공원에서 피곤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2016년에 이미 900만 명에 달하는 65세 이상의 미국인들이 여전히 일을 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고, 그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몇 년 전 한 여론 조사는 사람들이 “이제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자산이 버텨주는 나이보다 오래 사는 일”을 더 두려워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죽음보다도 두려운 삶, “새로운 은퇴자들의 시대”는 그렇게 와 있다.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은 어째서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나 할 법한 고된 일에 고령의 노동자들을 선호할까? 순응적이고 성실한 태도 때문이기도 하고, 사회적 약자를 채용할 때 주어지는 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들은 집을 들고 나타나 작은 기업 의존형 마을을 형성했다가 필요 없어지면 사라진다. 그러니까 아주 맞춤하게, 간편하고 값싼 노동력인 것이다.
이들의 삶은 하나의 질문으로 이끈다. 어떻게 해서 평생 열심히 일해온 사람들이 결국 집도, 영구적인 거주지도 없이 앞날을 알 수 없는 저임금 노동에 의존해 살아가게 되는 걸까. 린다 메이는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살았다. 트럭 운전사, 칵테일 웨이트리스, 종합 건설업자, 그 외에도 일고여덟 가지쯤. 근근이, 그래도 끊임없이 살길을 찾으며 두 아이를 거의 혼자서 키워냈다. 아픈 어머니를 돌봤다. 하지만 이 지칠 줄 모르는 베테랑에게도 끝은 찾아왔다. 어디에도 일자리가 없었다. 린다는 궁금했다. 모두들 대체 어떻게 노년을 살아갈 수 있나.
노마드들에겐 저마다 수백, 수천 가지 사연이 있다. 2008년 금융 붕괴로 직격탄을 맞아 집을 압류당하거나 예금이나 주식, 개인연금을 날려버린 사람들도 있고, 그 후 이어진 대침체 기간에 사업이 기울거나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도 있다. 어떤 이들에겐 경제 위기 속에서 이혼이나 부상 같은 개인적 불행을 견딜 만한 안전망이 없었다. 하지만 국가는 그들에게 개인의 일은 개인이 알아서 하라고 한다. 가난은 당신 탓이고, 당신은 온전히 당신 책임이라고.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실패한 개인들의 합이 아니다. 경제체제의, 국가 시스템의 실패를 말해주는 지표다. 그리고 차량에서 살아가게 되지 않더라도, 많은 미국인들이 그들과 마찬가지의 변화를 강요받고 있다. 빚을 따라잡을 수 없는 수입, 점점 더 벌어지는 임금 격차는 많은 가구들의 가계 상태를 위태위태하게 만들고 있다. 더 이상 사회이동은 불가능하고, 불평등과 단절의 골은 돌이킬 수 없이 깊어진다. 그렇게 시스템이 변화하는 사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고, 사회질서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텅 빈 미래로부터 탈출하기 위하여
길 위에서 찾아낸 전혀 다른 삶, 전혀 다른 꿈

노마드들은 기본적으로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또 몰려서 더는 갈 곳도 숨을 곳도 없이 길 위로 내밀린 사람들이다. 대부분은 절망 속에서 이 삶을 시작한다. 몰락한 사람, 홈리스, 실패자, 낙오자, 바닥까지 가버린 사람이라는 생각에 잠들지 못하는 밤들이 이어진다. 이들은 화장실을 처리하고, 샤워를 하는 것부터 숨을 곳을 찾아 주차하는 방법까지 모든 것을 다시 다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중에 즐겁고 아름다운 일은 별로 없다. 생존을 위해 자조적으로 “노예 노동”이라고 일컫는 일자리들을 전전해야 하고, 때로는 홈리스라는 낙인이 찍혀 가족들로부터도 버림받는다.
하지만 길 위의 삶이 단지 생존인 것만은 아니다. 노마드들은 길 위에서 전혀 생각지 못한 행복,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발견한다. 중산층이라는 환상을 좇는 무리에서 밀려날 때의 막막함과 불안은 이내 사라진다. 오히려 실은 잃은 것이 별로 없음을, 마침내 지긋지긋한 집세와 주택 융자금의 압박에서 해방되었음을 깨닫는다. 밴을 집답게 꾸미고, 생활을 되찾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들은 이 새로운 생활방식을, 자유와 모험의 삶을 다시 한번 받아들인다.
그리고 노마드들은 혼자 떠도는 외톨이가 아니다. 이들에겐 그들만의 공동체가 있고, 동류의식이 있다.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길 위의 만남에서 그들은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를 격려한다. 계절성 일자리들의 해고가 시작되는 한겨울에는 황량한 사막을 들뜬 열기로 채우는 그들만의 행사를 열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밴 가족’이 되어서, 함께 휴일을 보내고 생일을 축하하고 아플 때 돌봐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신산한 가난의 현실을 멋지게 포장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들에게서 험난한 여정 속에서도 여전히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끈질긴 용기, 삶의 품격을 지키려는 노력들, 한곳에 정주하지 않는 삶을 하나의 생활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함과 낙천성을 목격하게 된다. 3년간 이들과 함께한 저자는 이 낙천적인 태도가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보다는, 역경에 직면했을 때 적응하고, 의미를 추구하고, 연대감을 찾으려는 인류의 놀라운 능력을 증명”한다고, 위기의 시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역설적인 힘을, 순간순간 반짝이는 행복을 발견해내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린 쓰러지지 않게 서로를 붙잡아줄 거예요
놀랍고도 강렬한 기쁨으로, 그렇게 연결되어

책은 “어디에나 틈은 있어. 빛은 그 틈을 통해 들어오지”라는 레너드 코언의 가사로 문을 연다. 틈은 체제의 빈곳이고, 균열의 흔적이다. 혹은 부서진 삶의 증거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그렇게 벌어진 틈을 통해, 빛은 들어온다. 이들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려 어쩔 수 없이 길로 나선 사람들이지만, 그게 결말은 아니다. 길 위에 선 그 자리에서 삶은 다시 시작된다.
쓰라리고 험난한 고난을 겪으면서도 우리는 혼자가 아닐 수 있다. 사막 같은 땅들과 지평선이 까마득한 길들과, 곡예하듯 구불구불한 산길을 외로이 운전하고 있대도 혼자가 아닐 수 있다. 고된 육체노동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하는 한 노마드에게 린다는 말한다. “우린 쓰러지지 않게 서로를 붙잡아줄 거예요.”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좋은 일들이, 좋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믿음. 그렇게 그들은 길 위를 홀로 달리고, 차에서 몸을 구겨 잠들면서도, 끝없이 희망을, 꿈을 갱신한다. 왜냐하면 당연하게도, 누구나 풍요롭게 살고 싶어하므로. 그냥 하루하루 살아남는 게 아니라. 린다는 “모든 것을 곱씹어본 끝에 삶은 멋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낯설고 불안했던 길 위에서 “나는 행복하고, 기쁘고, 자유롭다”고 말하면서.

 

목차

서문

1부
1장 틈새 호텔
2장 끝
3장 미국을 살아내기
4장 탈출 계획

2부
5장 아마존 타운
6장 집결 장소
7장 타이어 떠돌이들의 랑데부
8장 헤일런
9장 더 이상 사탕무할 수 없는 경험들

3부
10장 H로 시작하는 단어
11장 홈커밍

코다 - 코코넛 속 문어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

 

<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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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

 

번영의 역설 : 왜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339.2 C554pKㅇ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혁신의 대부 크리스텐슨가 입증해보이는 번영과 성장을 위한 강력한 통찰과 징침!

왜 어떤 나라는 번영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가?『번영의 역설』. 19세기에 미국은 오늘날의 앙골라, 몽골, 스리랑카보다 더 가난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는 나라다. 한국은 1960년 1인당 GDP 155달러의 극빈국이었지만 2016년에는 2만 7500달러의 부유한 나라가 되었으며 이제는 오히려 다른 나라들을 돕고 있다. 그런데 1960년대에 한국처럼 몹시 가난하던 나라들 다수에는 이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가난하며, 심지어 일부는 더 가난해졌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 ‘번영의 역설’을 해결할 길은 과연 없는 것일까?

“위대한 경영 사상가” “혁신의 대부”로 불리는 하버드경영대학원 크리스텐슨 교수는, 1970년대 초 한국의 참담한 현실을 목격한 이래 머리에서 떠나지 않던 이 질문과 씨름한 끝에 마침내 그 답을 찾아냈다. 세계 각지의 무수한 사례를 연구한 결과, 그는 그동안 빈곤 해결에 실패를 거듭해 온 것이 밀어붙이기식 개발 전략 때문임을 밝히고, 가난한 나라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우물이나 화장실, 학교 등을 무작정 지어 봤자 왜 아무 성과가 없는지 명쾌하게 규명해 낸다. 나아가 제도 개혁, 부패 척결, 인프라 개선에 매달리는 대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 수익과 일자리, 문화 변화를 이끌어 내는 끌어당기기 전략이 어째서 번영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해결책인지 설득력 있게 입증해 보인다. 이 책은 가난과 번영, 발전과 성장을 대하는 사고방식, 질문, 해결책을 뿌리째 바꿔 놓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파괴적 혁신’의 창시자 크리스텐슨이 생애 마지막까지 고민한 질문
2020년 1월 23일, 큰 별이 졌다. ‘위대한 경영 사상가’ ‘혁신의 대부’로 불리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향년 67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것이다. 그는 ‘파괴적 혁신’ 이론의 창시자로, 30년 가까이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낸 학자이자 4개 회사를 창업한 기업가인 동시에 인텔,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등 거대 테크놀로지 기업 CEO들이 경영 구루로 삼은 컨설턴트였다. 조지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와 피터 드러커의 ‘경영 혁신’을 잇는 대표적인 혁신 사상으로 꼽히는 그의 ‘파괴적 혁신’ 이론은 오늘날 경영계와 산업계를 넘어 거의 모든 부문에서 발전과 성장을 논할 때 참고하고 기준으로 삼는 혁신의 아이콘과 같은 용어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슘페터, 드러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혁신의 대가 크리스텐슨에게 이른바 ‘번영의 역설’ 문제 해결은 평생의 숙원과도 같았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은 50여 년 전 한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1970년대 초에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한국에서 모르몬교 선교사로 2년을 보냈다. (…) 그때의 그 경험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나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로즈 장학금을 받았을 때 한국에 초점을 맞추어서 경제 개발을 연구하겠다고 결심했다. (…) 오래전 한국을 도우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 들었을 때 떠올렸던 질문, 이른바 ‘번영의 역설’ 문제는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끈덕지게 나를 따라다니고 있다.”
“어째서 어떤 나라들은 번영의 길을 찾는데 다른 나라들은 여전히 가난의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할까?”라는 이 역설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을 두고 크리스텐슨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는 열정”이라고 표현한다. 혁신이 어느 개인, 기업, 국가를 넘어 전 세계 만인의 행복에 기여해야 함을 일깨우는 말이다. 절대 다수가 혜택을 누리는 일, 부의 민주화, 즉 공공선은 크리스텐슨이 이 책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이자 그의 혁신 사상이 도달한 한 정점을 웅변한다.

우물 설치하기는 왜 계속 실패할까?
1850년대 미국은 오늘날의 앙골라, 몽골, 스리랑카보다 더 가난했지만 지금은 세계 최강국이다. 한국은 1960년 1인당 GDP 155달러의 극빈국이었지만 2016년에는 2만 7500달러의 부유한 나라, 다른 나라들을 돕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기적’과 같은 극적인 전환이 수십 년 전 똑같이 가난했던 나라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례로 가난한 나라들을 돕는 공식 개발 원조에 투입된 돈이 1960년 이후로 4조 3000억 달러가 넘는다. 그런데 1960년대에 가장 가난하던 나라들 다수는 지금도 여전히 가난하며, 심지어 20개국은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세계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영리 단체 ‘가난은 이제 그만’은 나이지리아에 우물을 설치하는 일에 나섰다. 어렵사리 자금을 모아 5개의 우물을 설치했다. 하지만 몇 달 뒤 우물들이 고장 나 방치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이 일을 포기해야만 했다. 실제로 아프리카에는 이렇게 버려진 우물이 5만 개가 넘고 어떤 지역은 80퍼센트가 넘는다. 이러한 너무나 명백해 보이는 해법, 즉 눈에 보이는 가난의 징표들을 바로잡는 데 투자하는 방식으로 직접 지원하는 해결책은 가난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몰라도 눈에 띄게 바꾸어 놓지는 못한다.
지금까지 저소득 국가들의 열악한 인프라 개선에서부터 각종 제도 정비, 해외 원조 증대, 대외 무역 활성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어 왔지만 결과는 우물 설치하기와 다를 바 없다. 크리스텐슨에 따르면 “이런저런 자원들을 피폐한 지역으로 투입하기만 하면 가난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나 “전통적인 개발 기반 해결책” 같은 “밀어붙이기 전략”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가난한 나라는 음식, 위생 시설, 안전한 식수, 교육, 보건, 공공 서비스 같은 여러 자원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가난은 기본적으로 ‘자원 부족의 문제’라는 추론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런 가정에 근거해 거의 전적으로 자원 제공만을 토대로 하는 값비싼 ‘밀어붙이기’ 개발 전략이 실행되어 왔다. 그렇지만 아무리 선한 의도를 가졌다고 한들 이런 시도는 제대로 뿌리 내리기 쉽지 않으며 기껏해야 일시적으로만 성공한 것처럼 보일 뿐이다. 또한 이 전략은 가난을 만성 질환처럼 여기는 것이어서 많은 자원을 밀어붙여 봤자 고통은 다스릴지언정 질병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아프리카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렇다면 가난한 나라들이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20년 전 통신회사 셀텔은 아프리카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했다. 이때 사람들은 다들 제정신이 아니라며 비웃었다. 휴대전화는 오로지 부자들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므로 휴대전화 사업은 아프리카에서 절대 뿌리를 내릴 수 없다고 사람들은 예측했다. 하지만 셀텔은 6년 만에 530만 고객, 매출 6억 1400만 달러, 순수익 1억 4700만 달러, 매각 가치 34억 달러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에 일자리 450만 개, 세금 205억 달러, 가치 214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통신 산업을 새롭게 창출해 냈다.
사람들은 아프리카의 사업 기회를 평가할 때면 언제나 가난, 인프라 부족, 불안정한 정부, 심지어 물 부족과 낮은 보건 및 교육의 질을 들어서 고개를 가로젓는다. 가난이 사회 구석구석에 너무나 끈덕지게 스며들어 있으므로 새로운 사업을 벌여서 성공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가망 없어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새로운 시장 혹은 번성하는 시장을 창조할 좋은 기회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서 전기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약 6억 명의 사람들을 단지 거대한 가난의 표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개발과 발전을 기다리는 기회, 거대한 시장 창조의 기회로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경고 표시가 아니라 혁신의 부름으로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크리스텐슨은 바로 이러한 “시장 기반”의 “끌어당기기 전략”이야말로 가난을 물리치고 번영을 이루는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일상에서 힘겨운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시장들이 창조되고 나면, 이 시장들은 자체 생존을 위해 필요한 다른 요소들, 즉 인프라와 교육과 제도 그리고 심지어 문화 분야의 변화까지 끌어당긴다. 시장이 인프라와 제도를 비롯한 이런 자원들을 끌어당길 때, 다시 말해 ‘시장 창조 혁신’이 벌어질 때, 이러한 자원들은 가난한 나라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다.
혁신은 “첨단 기술이나 뛰어난 기능을 갖춘 제품들” 또는 “발명”이 아니다. 혁신이란 “어떤 조직이 노동, 자본, 원재료 그리고 정보를 한층 더 높은 가치의 재화와 서비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가리킨다. 시장 창조 혁신은 말 그대로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데, 그냥 새로운 시장이 아니라 기존 제품이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했어도 너무 비싸고 접근이 불가능했던 사람들을 위한 시장이다. 이 혁신은 복잡하고 비싼 제품을 훨씬 더 저렴하고 훨씬 더 쉽게 접근 가능하게 만들어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런 점에서 시장 창조 혁신은 “비민주적이던 상품을 민주적으로” 만들어 준다.

새로운 시장이 생기면 무엇이 달라질까?
이러한 시장 창조 혁신은 세 가지 두드러진 결과를 내놓는다고 크리스텐슨은 말한다. 첫째는 ‘수익’이고 둘째는 ‘일자리’이며 그리고 마지막 셋째는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문화 변화’다. 이 세 가지가 하나로 뭉쳐 성장의 굳건한 토대를 만들어 낸다.
어떤 시장이 창조되고 지속되려면 이 시장은 반드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적어도 미래에 수익이 창출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 수익은 미래의 성장에 필요한 연료를 제공한다. 또한 새롭게 창조된 시장이 새로운 고객들에게 해결책을 만들고 유통하고 판매하고 개선하고 또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일자리가 창출되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은 단순한 경제적 가치 계산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일자리는 사람들에게 존엄성과 자존감을 안겨 준다. 마지막으로 문화 변화는 시장의 결과물 중 가장 중요하다. 시장 창조 혁신은 제품과 서비스를 민주화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데 더해 시장들이 가져다주는 이득마저 민주화한다. 이 이득은 일자리에만 국한되지 않고 투자자들과 피고용자들의 소유권 획득 기회로까지 확장된다.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생산적인 방식으로(새로운 시장에 투자자나 생산자 혹은 소비자로 참여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음을(가족을 부양하고,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고, 존엄성을 갖출 수 있음을) 이해할 때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다. 새로운 시장이 한 사회의 문화까지 변화시키는 것이다.
헨리 포드가 평균적인 미국인을 위한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다들 비웃었다. 당시 평균적인 미국인은 자동차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았으며, 자동차가 미국에 그토록 거대한 충격을 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포드는 지금 기준으로는 얼토당토않은 것으로 보이는 여러 자원들과 요소들을 ‘끌어당겼다’. 자동차 공장만 운영한 것이 아니라 철강, 목재, 탄광, 고무 농장, 철도, 화물선, 주유소, 제재소, 유리 공장까지 운영했다. 나아가 임금을 2배로 높이고 주 5일 근무를 도입했다. 이러한 투자들은 단지 포드자동차의 인프라에서 그치지 않고 미국의 인프라가 되었다. 일자리 창출, 도로 확충, 학교 출석률 증가, 범죄율 감소가 뒤따랐다. 자동차 붐이 일면서 미국인의 주거지와 거주 방식, 일하는 방식, 놀이 방식 또한 바뀌었다. 학교와 도시 근교가 개발되었다.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는 철강, 석유, 페인트, 목재, 시멘트, 유리, 고무 등 여러 산업들이 유망한 분야로 떠올랐다. 관광, 호텔, 패스트푸드, 카센터, 자동차보험, 주유소 등 새로운 사업과 산업이 탄생했다. 공공 기관들은 도로를 건설하고 운전 관련 법률을 새롭게 제정했다. 포드의 모델 T는 미국의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이 책에는 셀텔이나 포드만이 아니라 일본의 소니와 도요타 및 한국의 기아와 삼성과 포스코, 저렴한 보험 상품을 제공하는 보험회사 마이크로인슈어, 중국인의 일상을 뒤바꾼 전자레인지회사 갈란츠, 케냐에 모바일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도입한 통신회사 사파리콤. 나이지리아의 라면 시장을 개척한 식품회사 톨라람, 아르헨티나에 집수리 거래 시장을 창조한 온라인서비스업체 이구아나픽스, 저렴한 진료를 제공하는 인도의 종합 병원 체인 나라야나헬스 등 수많은 혁신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크리스텐슨은 옛 베네치아공화국부터 미국, 일본, 한국, 중국, 인도, 싱가포르, 타이완, 아프가니스탄,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케냐, 르완다, 남아공까지 세계 각지를 아우르고 경제, 경영, 정치, 사회, 문화, 역사, 과학, 의료, 교육, 심리 분야를 망라하는 생생한 사례들을 통해 시장 창조 혁신의 위력을 설득력 있게 입증해 보인다.

 

목차

서문

1부 시장 창조 혁신의 힘

1장 번영의 역설을 넘어서
가난만 보지 말고 기회와 잠재력을 보라 / 인간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었나 / 그동안 간과되었던 번영으로 나아가는 경로

2장 모든 혁신은 동일하게 창조되지 않는다
혁신의 세 가지 유형 / 지속성 혁신 / 어느 베스트셀러 자동차의 지속성 혁신 전략 / 이미 성숙한 시장에서 지속성 전략 / 효율성 혁신 / 시장 창조 혁신 / 지역 일자리와 글로벌 일자리 / 시장 창조 혁신으로 나아가는 다섯 가지 열쇠 / 모델 T 효과 / 시장 창조 혁신의 위력

3장 힘겨운 투쟁 속에 기회가 숨어 있다
어려운 과제 속에 숨어 있는 가장 큰 잠재력 / 소비 경제 대 비소비 경제 / 비소비를 낳는 네 가지 장애물 / 해결 과제 이해하기 / 사람들의 의사 결정을 좌우하는 힘들 / 세 가지 질문도 너무 많다 / 갈란츠, 중국에서 힘겨운 투쟁을 보다 / 비소비에서 기회를 포착한 혁신 기업들 /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보기

4장 두 전략 이야기 : 밀어붙이기 대 끌어당기기
가난은 만성 질환이 아니다 / 밀어붙이기 대 끌어당기기 / 라면이 한 나라의 발전에 끌어당긴 것들 / 17년 연속 36퍼센트 성장의 비밀 / 끌어당기기 전략의 힘과 필요성 / 한 기업의 인프라는 한 국가의 인프라이다 / 은행 없이 은행 업무 처리하기, 텔레비전 없이 영화 보기 / 우물 만드는 일로는 아무도 해고되지 않는다

2부 혁신은 어떻게 번영을 창조하는가

5장 미국의 혁신 이야기
미국의 진정한 혁명은 경제에서 시작되었다 / 싱어 재봉틀,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다 / 코닥, 미래를 사진으로 찍다 / 모델 T, 사람들은 다들 포드가 미쳤다고 했다 / 뱅크오브이탈리아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까지 / 혁신, 미국의 새로운 표준이 되다 / 허름한 집을 찬양하며

6장 일본과 한국이 번영에 이른 방식
일본과 한국에서 얻는 세 가지 교훈 / 소니, 시장을 창조하는 기계 / 도요타, 비소비 전략의 모범 / 만일 도요타가 소비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 작은 오토바이, 큰 발전 / 한국이 번영을 끌어당긴 방식 / 기아, 자전거에서 포착한 기회로 건설한 자동차 왕국 / 삼성, 다 바꾸어라 / 포스코, 원료는 수입할 수 있지만 인재는 수입할 수 없다

7장 효율성 혁신 의존이 멕시코에 초래한 문제
클리니카스, 당뇨라는 재앙과 맞서 싸우는 혁신 / 멕시코가 번영을 누리지 못하는 수수께끼 / 효율성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의 위험성 / 옵티카스, 다른 관점에서 멕시코를 볼 때 / 그루포빔보, 빵으로 일구어 낸 발전

3부 번영의 장벽 극복하기

8장 좋은 법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제도는 수입해 밀어붙여지는 것이 아니다 / 문제를 바로잡지 못하는 방법 / 문화 이해하기 / 부의 민주화와 개혁 / 수레 뒤에 말을 매달면? / 제도 개혁의 세 가지 교훈 / 이구아나픽스, 회색 시장 경제 끌어당기기

9장 문제는 부패가 아니라 해결책이다
부패의 증상이 아니라 부패의 원인을 보라 / 부패란 무엇인가 / 왜 사람들은 부패를 ‘채용’할까 / 부패 사회에서 투명 사회로 나아가는 세 단계 / 미국은 어떻게 ‘보스’ 트위드의 부패에서 벗어났나 / 군주와 평민 : 유럽에서 부패의 진화 / 한국에서 투명성이 뿌리를 내린 과정 / 부패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 / 도둑에서 유료 구독자로

10장 인프라 우선주의에서 벗어나기
무엇이 인프라를 끌어당기는가 /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인프라를 밀어붙일 때 / 인프라 범주화하기 / 학교와 교육은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 인프라 비용은 어떻게 부담할 것인가 / 인프라 건설의 새로운 길 / 하지만 그것은 정부가 할 일 아닌가 / 무엇보다 가치가 중요하다

4부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11장 번영의 역설에서 번영의 과정으로
수많은 아이들을 살리는 데 필요한 것 / 일련의 과정이 발휘하는 힘 / 시장 창조 혁신의 몇 가지 원리 /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바꾸기

12장 시장 창조 혁신 기회의 실제 사례들
외부자의 힘 / 기업계 / 개발 실천가들 / 정부

감사의 말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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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