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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진보 : 기술 발전은 곧 진보인가?  /  대런 아세모글루 외

303.483 A173pK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아세모글루 신간
‘기술 발전=진보’라는 통념을 뒤엎는 역작!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로 찬사를 받은 대런 아세모글루의 최신간 『권력과 진보』가 출간되었다. 우리 시대 최고의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아세모글루는 예비 노벨상이라 일컬어지곤 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하였고, 지난 25년간 번영과 빈곤의 역사적 기원과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경제 성장, 고용,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다. 저자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은 『권력과 진보』에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연구를 토대로, 정치적·사회적 권력이 어떻게 기술 발전의 방향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를 치밀한 논증과 함께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저자들은 책에서 지배적인 계층(권력자와 엘리트)에 의해 설정되는 비전에 도전하고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취한 풍요를 모두가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권력 기반이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술의 발전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멋진 신세계’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결정된다.

 

 

출판사 서평

 

기술 발전은 곧 진보인가?
통념을 뒤흔드는 경제와 역사에 대한 대담한 재해석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로 찬사를 받은 대런 아세모글루의 최신간 『권력과 진보』가 출간되었다. 우리 시대 최고의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아세모글루는 예비 노벨상이라 일컬어지곤 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하였고, 지난 25년간 번영과 빈곤의 역사적 기원과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경제 성장, 고용,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다. 저자 아세모글루와 존슨은 『권력과 진보』에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연구를 토대로, 정치적·사회적 권력이 어떻게 기술 발전의 방향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를 치밀한 논증과 함께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저자들은 책에서 지배적인 계층(권력자와 엘리트)에 의해 설정되는 비전에 도전하고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취한 풍요를 모두가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권력 기반이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술이 발전하면 모든 이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기존의 경제 상식이었다.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더 나은 기계의 도입은 거의 자동적으로 노동자들의 더 높은 임금으로 이어진다’고 봤으며, 최초의 근대적 보수주의자로 여겨지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인 에드먼드 버크 또한 ‘상업의 법칙은 자연법칙이자 신의 법칙’이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기술의 진보가 직접적으로 자본이나 노동의 생산성을, 혹은 둘 다를 높인다고 가정해 왔다.


물론 많은 이들이 기술 발전이 혜택을 가져다주는 만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병폐도 어느 정도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테크노-낙관주의’에 눈이 먼 이들은 “인류는 자신의 지식을 통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현명하며, 놀라운 혁신을 이루는 데 사회적 비용이 따른다면 해법은 한층 더 유용한 것들을 발명하는 데 있으리라(25쪽)”고 믿는다. 미래에 가치가 있을 만한 것에 우선 투자하고 밀어붙이고 발전을 향해 나아가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소한’ ‘부차적인’ 문제들은 추후 또 다른 과학 기술이 해결해 주리라고 굳게 믿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 발전의 방향을 정하는 집단은 소수의 엘리트층 및 권력가이고, 진보로 인한 풍요는 그들의 주머니를 불린다. 이들은 언제나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비전을 설정해 왔고,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공동의 이익이라는 대의를 앞세워 수많은 이들을 뒤로 물러나게 하고 희생시켰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들에게는 대다수 사람들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끔 설득할 수 있는 ‘권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은 종종 대놓고 일어났으며, 행여 나중에 그 비전이 엄청나게 잘못된 것으로 판명이 나더라도 이와 같은 패착이 권력자들을 권좌에서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뿌리 깊은 통념에 전면으로 반박하며, 기술 진보로 일궈낸 번영이 결코 자동적인 과정이 아니었으며, 어떻게 하면 우리가 거침없이 질주하는 기술 발전의 경로를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는지 대담한 통찰을 제공한다.

AI의 발전은 저절로 모두에게 금빛 미래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진보’라는 환상이 당신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기술의 발전이 궁극적으로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2022년 11월, 오픈 AI는 챗gpt를 세상에 조용히 내놓았다. ‘연구 미리보기’ 정도로 간주해서 주목을 받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챗gpt는 유례없는 역사를 쓰고 있다. 출시 후 무서운 기세로 입소문을 타며 반년 만에 전 세계 11퍼센트에 해당하는 9억 명의 사람들이 챗gpt를 이용했다. 골드만삭스는 챗gpt가 생산성을 끌어올려 세계 GDP를 7조 달러가량 높일 것으로 내다보면서 동시에 AI 자동화로 3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챗gpt, 인공지능이 우리 모두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것인가?


소셜미디어가 떠오를 당시, 초기에는 시민들 사이에 열린 광장 역할을 하여 부패와 폭력을 폭로하고 지혜로운 정치 담론의 장을 이루어 민주주의에 이로운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짜 정보를 퍼 나르고 극단주의자들의 혐오 선동이 판치는 온상이 되었다. ‘페이스북’은 플랫폼에 무분별하게 업로드되는 유해한 콘텐츠들에 대해 책임지지 않았고, 오히려 ‘사용자 관여(user engagement)’를 높인다는 목적으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상위 노출되도록 알고리즘을 수정해 거짓 정보가 더 빠르게 확산되고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는 데 일조했다.


중국 정부는 감시를 위한 AI 기술에 막대하게 투자하고 있다. 혹시 모를 반란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한다는 이유로 사적인 데이터를 방대한 규모로 수집하여 분석할 것을 주요 테크 기업에 지시하여 사람들의 사회적 활동을 통제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검열하고 삭제하여 대중들의 접근을 차단한다. 강력한 힘을 가진 중국 공산당이 많은 돈을 감시 기술에 투자하자 중국의 테크 기업들에게는 이것이 이와 같은 기술을 먼저 개발할 인센티브가 되었고, 현재 AI 분야에서 유일하게 중국이 미국을 앞선 항목이 ‘데이터’다. 심지어 감시와 억압용으로 개발된 AI 도구들은 신장 지역을 넘어 비민주주의 국가들에 수출되고 있다.


‘아마존’과 같은 거대 기업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노동자를 감시하고 업무 일정을 엄격하게 관리하며, 작업하는 노동자들의 휴식 시간까지 모니터링한다. 어느 정도의 모니터링은 고용주의 합당한 권한일 수 있다. 하지만 고도의 감시 환경은 노동자를 로봇으로 전락시키고 모멸감을 주며, 무리한 업무 일정과 작업 기준을 맞추느라 위험천만한 상황을 초래한다. 실제로 아마존 물류센터에서의 사고 발생률은 전체 평균보다 두 배나 높았으며, 업무량이 특히 집중되는 피크 시즌에는 더욱 사고가 잦았다.
위와 같은 사례들 모두에서, 거대 기업과 강력한 정부의 ‘선택’으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영향을 받을 시민들의 의견은 수렴되지 않았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 개발을 통해 기업은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렸고, 중국 등 비민주적인 국가는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감시·통제할 수 있었다. 이 디지털 도구들은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수익을 늘리며 기업들이 노동자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지 모른다. 기관 및 정부에게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독점하는 기술이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데 더없는 도구가 되어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들은 결과적으로 사회적 후생을 낮추고 민주주의를 쇠퇴시켰다. 그럼에도 ‘기술의 발전은 곧 진보’라고 여전히 확언할 수 있을 것인가?


책에서 아세모글루와 존슨은 지난 1,000년의 역사를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살펴보며, 기술 발전이 공유된 번영과는 거리가 먼 정반대의 결과를 불러온 순간들을 포착하고 있다. 개선되고 체계화된 농업 기술은 당시 인구의 90퍼센트에 가까운 농민들에게는 부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중세 말 바닷길이 열리고 대서양 교역을 통해 유럽의 일부 사람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나, 이면에는 그 배로 운송된 수백만 명의 노예가 있었다. 산업혁명 시기 혁신적인 기계의 발명은 공장의 생산량을 크게 늘려주었으나 노동자들은 오히려 더 착취당하고 억압적인 환경으로 내몰렸다. 기술의 발전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멋진 신세계’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결정된다.


“공유된 번영은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권력이 조준하는 협소한 비전에서 벗어나
공유된 번영으로 나아가게 할 날카로운 제언

아세모글루와 존슨은 이와 같은 낙관들을 정면으로 반증하고, 어떻게 우리가 ‘공유된 번영’을 누릴 수 있었는지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 의견을 개진한다. 기술의 발전은 분명 이 세계에 풍요를 가져다주었다. 몇백 년 전 조상들의 삶에 비해 오늘날의 삶은 가히 비약적으로 쾌적하고 편리해졌음은 자명하다. 저자들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가 진보의 수혜를 누릴 수 있게 된 주효한 이유는 우리 앞의 세대들이 진보가 공유된 번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오늘날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상보다 생활 수준이 높은 이유는 우리 앞에 있었던 산업 사회 국면들에서 시민과 노동자가 스스로를 조직해 테크놀로지와 노동 여건에 대해 상류층이 좌지우지하던 선택에 도전했고 기술 향상의 이득이 더 평등하게 공유되는 방식을 강제해 냈기 때문이다. (19쪽)

저자들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발전할 때 그것이 모두에게 이득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해당 기술이 기존에 인간이 하던 업무를 보조하여 인간의 역량을 강화시켜 주고, 새로운 업무를 창출해 내어 노동자를 대체하는 것을 상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얻은 번영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곳에 놓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포용적인 ‘비전’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자본 소유자나 사업가들의 반대편에 놓인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저항할 수 있는 길항 권력을 가질 때에 ‘공유된 번영’이 더 실현 가능해진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산업용 기계가 도입되며 셀 수 없는 돈을 벌어들이게 되었지만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되려 열악한 노동 여건과 심각하게 오염된 환경으로 내몰렸다. 이에 사람들이 조직화하여 테크놀로지 기득권에 맞서자 정부의 비전이 재설정되었고 모두에게 이득이 분배되는 방향으로 내러티브가 조정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20세기 초에 포드컴퍼니의 헨리 포드는 공장에 대량생산 기법이 도입되면서 노동자들의 이탈이 잦아지자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노동자 교육 훈련을 실시했다. 이는 새로운 블루칼라 일자리를 창출해 낸 동시에 노동자들의 생산성도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내러티브가 바뀌고 사람들이 조직된다면, 사회적 압력이 높아지고 절대 도전받지 않을 것 같던 ‘진보’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은 아마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불가능하지 않다.

 

목차

 

프롤로그: 진보란 무엇인가? 


1장 테크놀로지에 대한 통제 
2장 운하의 비전 
3장 설득 권력 
4장 비참함의 육성 
5장 중간 정도의 혁명 
6장 진보의 피해자 
7장 투쟁으로 점철된 경로 
8장 디지털 피해 
9장 인공 투쟁 
10장 민주주의, 무너지다 
11장 테크놀로지의 경로를 다시 잡기 

감사의 글 
출처 및 참고 문헌에 관하여 
참고 문헌
사진 출처 
찾아보기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팬데믹, 전쟁, 참사…긴 터널 속 10권의 길잡이 ① 국내서

 

 

그래픽 동혜원 hwd@hani.co.kr, 게티이미지뱅크
 

‘역대 최악의 대선’과 정치의 실종,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팬데믹, ‘세월호’를 겪고도 또다시 마주한 사회적 참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꺾어놓은 세계 평화와 공존의 비전, 갈수록 수위를 높여가는 미중 갈등과 언제 내려앉을지 몰라 위태로운 세계 경제, 코앞에 닥친 기후 위기에도 끝없이 유예되는 대응….

여지껏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면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온 듯합니다. 문제는 고개를 돌려봐도 그 터널이 여전히 우리 앞으로 뻗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간절한 바람과 달리 ‘전환’은 그리 쉽게 오지 않을 듯합니다. 터널의 한가운데, 2022년 끄트머리에 서서 ‘올해의 책’ 스무 권을 꼽아봅니다.

 

한 해 동안 <한겨레> 책지성팀이 여러분께 소개하기 위해 꾸역꾸역 읽어낸 책들 가운데 국내서 10권과 번역서 10권을 골랐습니다. 저 끝에서 손짓하는 불빛까지는 못 되겠지만, 터널을 지나는 여러분의 머리에는 냉기를, 가슴에는 온기를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봅니다.

 

불평등은 세대를 가로지른다

 

그런 세대는 없다 : 불평등 시대의 세대와 정치 이야기 / 신진욱 /개마고원

305.2 신79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586, 엠제트(MZ), 이대남 등 손쉬운 세대론이 난무하는 시기, 사회학자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그런 세대는 없다>에서 ‘기성세대 대 청년’이라는 세대불평등 담론의 허구성을 작심하고 파헤쳤다. 청년과 기성세대의 현실, 사회경제적 지위의 대물림 등을 깊이 들여다본 지은이는 같은 세대라 해도 결코 동일한 속성을 공유하지 않으며, 핵심 문제는 ‘세대 간 불평등’이 아니라 ‘세대 내 불평등’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세대를 가로질러 발생하는 불평등의 실체를 호도하여 세대 사이의 불평등인 양 허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누구인가? “대립의 담론이 지워버린 현실의 삶들”을 직시하기 위한 길을 열어준다. 

 

성명미상의 삶을 아프게, 웃기게, 놀랍게

 

이중 작가 초롱  / 이미상 /  문학동네

811.32 이39ㅇ  인문과학열람실(3층)

 

올해 ‘단 하나의 소설책’으로 꼽을 만하다. 성명미상의 사람들을 서사 복판에 세운다는 의지의 필명으로, 2018년 문단에 내놓은 첫 단편 ‘하긴’(2019년 젊은작가상)부터 올 상반기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까지 전체 8편을 엮은 이미상 작가의 첫 소설집.

386세대의 허위, 좌절 따위를 자식세대와의 관계를 통해 통렬히 은유하고, 이른바 엠제트(MZ)세대가 중층적 분절적으로 겪는 실존, 윤리의 무게 등을 ‘리드미컬’하게 다뤄낸다.

‘하긴’의 첫 단락엔 “이름이 거하면 인생이 이름에 잡아먹힌다”는 문장이 박혀 있다. 전체 주제를 추리자니 거해졌을 뿐, 작가적 명분이 아닌 이름 없는 자들의 실체적 형상을 이미상은 웃기게, 아프게, 빗대고 내치듯 그린다. 이 소설들이 과연 온전히 국외번역될 수 있을까. 

 

한국 정신사 ‘화쟁 전통’ 세운 원효의 진면목

 
 

원효의 발견  / 남동신 /  사회평론아카데미  / 구입 중

 

남동신 서울대 교수가 쓴 <원효의 발견>은 우리 역사상 최고의 불교사상가로 꼽히는 원효의 생애와 저술과 사상을 두루 깊숙이 파헤쳐 들여다본 책이다. 지은이는 새로운 시각으로 본 원효상을 과감하고도 면밀하게 그려낸다.

이 책이 공들여 구명하는 것은 원효의 핵심 사상인 ‘일심’과 ‘화쟁’의 본뜻이다. <대승기신론 소‧별기>와 <금강삼매경론> 같은 대표 저술에서 원효는 중관사상에 머무르지 않고 유식사상을 끌어들여 서로 회통시켰다. 이때 회통의 근거가 된 것이 ‘일심’이다.

원효는 7세기 후반 동아시아를 휩쓴 신역‧구역 갈등을 일심 사상으로 극복함으로써 한국 정신사의 화쟁 전통의 첫머리를 장식했다. 

 

‘빨치산’ 아버지의 보편성 부각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 창비

811.32 정79ㅇ  인문과학열람실(3층)

 

정지아는 빨치산 출신 부모와 자신의 이야기를 쓴 ‘실록’ <빨치산의 딸>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신춘문예로 등단하기 한참 전이었다. 등단 뒤에도 중단편소설들에서 부모 이야기를 꾸준히 썼던 그가 처음으로 쓴 장편소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장례식 사흘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지난 삶과 그가 관계 맺었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뭉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들려줘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가는 <한겨레>에 기고한 글에서 이 소설을 두고 “가벼워지니 널리 보이고, 널리 보이니 많은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빨치산’이라는 특수성보다 ‘아버지’라는 보편성이 더 중요한 소설”이라고 자평했다. 

 

‘선공후사’ 헌걸찬 정신 돋보여

시대인, 소명에 따르다  / 정수일 /  아르테  / 구입 중

 

 

‘간첩 깐수’로 세상을 놀래킨 문명사가 정수일이 미수(88살)를 맞아 통일과 문명교류학 정립에 바친 평생을 회고록으로 풀어냈다. 얄팍하고 각박하기만 한 시절, ‘나’보다는 시대와 역사, 민족을 앞세우는 선공후사의 정신이 돋보인다.

신생 중국의 전도유망한 외교관 자리를 박차고 통일 사업에 몸 바치겠다며 ‘환국’을 결단한 일에서부터, 간첩 활동으로 들어간 감옥에서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그곳을 연구실 삼아 책을 읽고 원고 집필에 매진한 기개, 출옥 뒤 지구 곳곳을 누비며 실크로드학과 문명교류학의 현장을 확인한 실증 정신, 북과 남 두 부인과 딸들에 얽힌 개인적 회한을 두루 만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체제’ 낱낱이 파헤치다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넘어서 : 동아시아 냉전과 식민지‧전쟁범죄의 청산  / 김영호 외 / 메디치미디어

950 김64ㅅ  사회과학열람실(3층)

 

올해는 전후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규정한 ‘샌프란시스코 체제’가 구축된 지 70년 되는 해였다. 샌프란시스코 체제란 전범국 일본이 미국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성립한 체제를 말한다.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넘어서>는 이 조약에 내장된 문제들과 이 체제가 일으킨 문제들을 낱낱이 밝힌다. 조약 체결로 일본은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 됐고 전쟁범죄자 대다수가 면죄부를 받았다.

역사 문제와 영토 문제를 묻어버림으로써 심대한 후유증을 낳은 것은 더 큰 문제다. 이 책은 한‧중‧일 시민이 힘을 모아 샌프란시스코 체제가 낳은 시대 역행을 저지하고 ‘동아시아 공동체’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시대에 빛 던지는 ‘주역 강해’

도올 주역 강해  /  김용옥 / 통나무

181.211 김66ㄷ  인문과학열람실(3층)

 

<도올 주역 강해>는 철학자 김용옥 전 고려대 교수가 쓴 <주역> 해설서다. 지은이는 지난 2천여년 동안 동아시아에서 탄생한 주요한 <주역> 해석을 바탕에 깔고서 이 난해한 책을 오늘의 언어로 바꾸어 우리 시대를 이해하는 데 빛을 주는 책으로 빚어낸다.

<주역>은 우주 만물과 인간 세계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책이자 그 변화를 점치는 책이다. <주역>에는 깊은 ‘우환의식’이 배어 있다. 세상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그 실존의 한계상황에서 하늘에 뜻을 묻는 것이 점이었다. 사사로움을 넘어선 물음이었기에 역에 대한 해석을 통해 윤리학적‧형이상학적 사유가 자라날 수 있었다. 

 

‘사랑의 윤회’를 믿는다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 진은영 /  문학과지성사

811.15 진68ㄴ  인문과학열람실(3층)

 

진은영 시인이 10년 만에 내놓은 네번째 시집. “사랑의 윤회를 믿는” 시인은 이전 시집들에서도 줄기차게 사랑을 노래해왔다. 다소 난해할 수도 있는 그의 시들이 그럼에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비결이 바로 거기에 있다 하겠다.

시집 제목에서 보듯, 그는 새 시집에서도 매력적인 사랑의 노래를 들려준다. 또한 이 시집은 2014년 세월호 충격 이후 그가 처음 내놓는 것이어서, 그 참사가 남긴 상흔과 그것을 넘어 앞으로 나아가려는 안간힘 역시 시집에는 역력하다.

“스무 살도 못 되게, 너무 조금 곁에 머물러서 미안”(‘그날 이후’)이라 아빠에게 말하는 예은이의 생일시는 많은 독자를 울렸다. 

 

깻잎 한 장에 담긴 이야기

 

깻잎 투쟁기 :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한 1500일  / 우춘희 / 교양인

331.544 우817ㄲ  사회과학열람실(3층)

 

크고 작은 제조업체는 물론 농업과 어업 같은 1차산업 현장에서도 이주노동자의 존재가 필수적이게 된 지도 벌써 오래다. 2020년 겨울 캄보디아 이주노동자가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사건은 그런 현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 책은 사회학자인 지은이가 참여 관찰 방식으로 기록한 최초의 농업 이주노동자 연구서다. 지은이는 크메르어를 배우고 캄보디아 현장 연구를 거쳐 직접 깻잎 밭에서 일하며 이주노동자들과 ‘사업주’인 농민들을 만났다.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조건과 인권침해, 농촌의 변화, 고용허가제의 불합리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밥상 위 깻잎 한 장에 이토록 많은 이야기가. 

 

‘0원살이’ 2년이 알려준 자유

 

0원으로 사는 삶 : 나의 작은 혁명 이야기 /  박정미 / 들녘

811.4 박73ㅇ  인문과학열람실(3층)

 

온통 돈으로 굴러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쓰지 않는 삶이 가능할까. 이 책의 지은이는 그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더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시작은 “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워킹 홀리데이로 떠난 영국에서 해고를 당하고 빈털털이가 된 뒤 고민 끝에 ‘0원 살이’를 결심했다. 유기농 농장에서 일을 하며 자급자족하는 ‘우핑’과 더 엄격한 노동 공동체 등을 거쳐, 런던의 빈 배와 빈 건물에서 지내며 대형 마트의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재고 음식물로 배를 채웠다.

히치하이킹으로 유럽 각국과 인도까지 여행하면서 돈이 아닌 사람에게 의존하는 삶을 깨우친 그는 지금 지리산의 빈집에서 살고 있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
Posted by sukji

 

 

특권 중산층 : 한국 중간계층의 분열과 불안  / 구해근 지음

305.550973 구92ㅌ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도약이냐 추락이냐,
욕망과 불안을 떠안은
한국의 중간계층은 어떻게 분열되는가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 1980년대 후반 인구의 70%에 달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여겼지만, 2010년대에 이르면 그 규모는 20~40%로 크게 하락한다. 경제적ㆍ사회적 불평등이 날로 심각해지며 한국사회는 소수의 부유층과 다수의 저소득층으로 분열되었다. 사회 전체의 부는 소수집단에 집중되었고, 이러한 양극화는 중산층 밖에서뿐 아니라 중산층 내에서도 발생했다. 한국의 중간계층은 소수의 부유한 상류 중산층과 다수의 일반 중산층으로 나뉘게 되었다.

IMF 구제금융 이후 경제적 양극화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특권 중산층’의 계급적 특징을 분석한 『특권 중산층: 한국 중간계층의 분열과 불안』이 출간되었다. 미국 하와이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이자 동아시아 노동연구의 선구자로 주목받아온 저자 구해근이 오늘날 한국 중산층 계급의 지형도를 새롭게 그리며, 한국사회의 계급동학을 주도하며 부상한 신흥 상류 중산층을 ‘특권 중산층’이라 명명한다. 저자는 특권 중산층이 지닌 계급세습에 대한 욕망과 근본적인 불안을 분석하고, 이들의 계급적 행위가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도 있게 파헤친다. 이 책은 2022년 7월 미국에서 발간된 Privilege and Anxiety: The Korean Middle Class in the Global Era(New York: Cornell University Press)를 수정ㆍ보완한 것으로, 한국의 현실을 더욱 면밀히 반영해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구해근이 눈여겨본 특권 중산층은 한국의 중간계층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특권 중산층』을 따라 읽다보면 오늘날 극심한 경제적ㆍ사회적 불평등과 불안정한 중산층의 지위, 그리고 기울어진 계급 구조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히 그려질 것이다.

 

출판사 서평

 

한국사회의 계급동학을 주도하는
‘특권 중산층’의 등장!

중산층은 누구인가? 중산층이라는 계층에 하나의 공통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OECD와 한국 정부는 중산층을 중위소득의 50%에서 150% 사이에 속하는 사람들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에 따라 추정하는 중산층 규모와 개개인이 느끼는 ‘체감 중산층’ 규모는 매우 다르다. OECD 방식으로 중산층을 정의하면 한국의 중산층 규모는 전체 인구의 65% 정도인 데 비해(2015년 기준), 실제로 ‘나는 중산층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40%대(2019년 기준), 조사 방식에 따라 20%대까지 추락한다(2013년 기준).
객관적 기준과 주관적 기준에 따른 중산층 규모에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저자 구해근은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한국의 불평등 구조와 중산층이라는 계층의 분열을 들여다본다. 경제적 불평등과 중산층의 위기는 21세기 거의 모든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특히 한국은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극심한 경제적 양극화로 중산층이 와해되기 시작했다(1장 「한국 중산층의 형성과 와해」). 이러한 가운데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체제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중간계층 내에서도 일종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으며, 중산층 내에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으로 특권적 기회를 누리는 소수의 상류 부유층이 형성되었다(2장 「불평등 구조의 변화」, 3장 「특권 중산층의 등장」). 저자는 한국사회의 계급동학을 주도하며 부상한 신흥 상류 중산층을 ‘특권 중산층’이라 명명하며, 이 계층의 내부 구성과 성격, 그리고 질적 변화에 시선을 집중한다.

신흥 상류 중산층의 계급 구별짓기
과시적 소비, 주거지 분리, 그리고 교육 경쟁

 

특권 중산층은 경제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사회적ㆍ문화적으로도 대다수 중산층과는 다른 계급적 특성을 보인다. 과거 하나의 중간계층으로 여겨지던 이들이 상류 부유층과 일반 중산층으로 분열되면서 신상류층은 그들만의 계급을 구별짓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 구해근은 상류 중산층의 계급문화가 두드러지는 소비, 주거, 교육 세 분야를 들여다보며 이들이 어떻게 한국의 계급 지형과 사회문화를 바꾸었는지 분석한다.
소수의 부유한 특권 중산층의 계급 구별짓기가 가장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분야는 소비 행위이다. 부유 중산층은 일반 중산층과 계급적 차별을 두기 위해 과시적인 소비를 하며 신분 경쟁을 이어나갔다(5장 「명품, 웰빙, 계급 구별짓기」). 특히 이들이 강남에 몰려 살게 되면서 주거지가 계층적으로 분리되었고, 자연스레 ‘강남 스타일’ 계층문화가 발달했다(4장 「강남 스타일 계급 형성」). 이러한 소비 형태와 생활 모습은 중산층의 새로운 기준이, 그러나 일반 중산층이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높은 기준이 되었다. 교육 분야에서의 계급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저자는 특권 중산층이 지닌 계급적 불안을 분석하며, 교육이 이러한 불안을 달래고 자식에게 계급을 세습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이 되었음을 지적한다(6장 「교육 계급투쟁」, 7장 「글로벌 교육 전략」).

세계적인 사회학자 구해근이 바라본
한국의 불평등한 계급 구조

저자 구해근은 산업화 과정에서 잉태된 문제를 사회학적 시각으로 조망하는 연구를 지속하며 동아시아 노동연구의 선구자이자 세계적인 사회학자로 주목받아왔다. 2003년 미국 사회학회가 ‘아시아 부문 최우수 저서’로 선정한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신광영 옮김, 창비 2002, 원제 Korean Workers: The Culture and Politics of Class Formation)이 한국 노동자계급의 형성과 그 계급문화를 분석한 저서였다면, 20년 만에 선보이는 국내 저서 『특권 중산층』에서는 그의 학문적 관심이 옮겨간 중산층과 신흥 중간 계급에 주목한다.
중산층이 내부로 균열되면서 다양한 사회적ㆍ문화적 변화가 뒤따랐으며,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과 계급경쟁으로 나타났다. 그간 중간계층에 대한 연구는 중산층의 몰락과 쇠태에 집중되어온 경향이 있다. 저자는 한국의 중간계층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 즉 중산층의 위기나 하향분해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상층지대에서 발생하는 계급 구별짓기와 새로운 형태의 계급투쟁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오늘날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한국 상류층의 계층문화에 대한 숙고가 시급함을 따끔하게 지적한다. 예리하고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특권 중산층』이 한국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자각의 초석이 되어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서론 중산층은 사라지는가
1장 한국 중산층의 형성과 와해
2장 불평등 구조의 변화
3장 특권 중산층의 등장
4장 강남 스타일 계급 형성
5장 명품, 웰빙, 계급 구별짓기
6장 교육 계급투쟁
7장 글로벌 교육 전략
결론 특권과 불안

후기


참고문헌

 

< 내용 출차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달라이라마의 마지막 수업 : 내 삶의 방향키를 잃어버렸을 때 / 달라이 라마

294.3923 D136fKㅇ  추천도서(3층대출실) 

 

책소개

 

“또다시 시작된 전쟁,
달라이라마가 전하는 근본적인 해답”
삶의 작별을 앞둔 달라이라마가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위대한 꿈

또다시 전쟁이다. 러시아의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은 전 세계적 반전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으며 현재 휴전 협정은 난항을 겪고 있다. 과학과 문명이 첨단을 달리는 21세기에도 전쟁의 욕망은 건재하다. 우리는 인류의 이성을 믿었고 시대착오적인 전쟁이 더 이상 발발하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잔인한 욕망은 우리의 섣부른 판단보다 훨씬 강했다. 달라이라마의 마지막 전언을 담고 있는 이 책에서는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로는 더 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오직 타인을 궁휼하는 연민만이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단언한다. 아흔에 가까운 달라이라마는 이제 삶의 작별할 준비가 되었다며 마지막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새롭고 위대한 꿈 이야기를 전한다.

 

출판사 서평

 

또다시 발발하는 전쟁과 테러들
이 책에서는 오늘날 전쟁이 완전히 시대착오적인 일이 되었다고 말한다. 몇몇 국가들은 의회에서 투표를 거쳐야만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다. 이제 전쟁에 찬성하는 낡은 이념들은 폐기되었고, 무장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세계를 대표하는 여러 도시에서 평화를 외치는 시위가 벌어지며, 화해와 인류애와 인권의 이름으로 수만 명의 군중이 결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개명천지에 전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인류는 어떻게 전쟁과 테러를 근절할 수 있을까? 달라이라마는 지난 부모들의 시대에 발생했던 2차 세계대전에서부터 2017년 멘체스터 경기장 테러까지를 언급하면서, 2011년 오슬로와 우토위아섬에서 벌어진 테러 직후 발전한 민주주의와 개방과 관용으로 응답하겠다고 선언한 노르웨이 수상 옌스 스톨텐베르그의 말에 주목하자고 말한다. 또한 자신이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러처드 무어Richard Moore의 사례를 소개한다. 리처드 무어는 열 살 때 북아일랜드의 도시 런던데리에서 고무 총탄을 얼굴에 맞아 실명했다. 그리고 며칠 후 ‘피의 일요일(1972년 1월 30일 영국군이 아일랜드계 시민 시위대에게 발포하여 14명이 죽고 13명이 다친 사건)’에는 시민권을 얻어내기 위해 행진하던 그의 삼촌이 사망했다. 그렇지만 리처드 무어는 용서하는 데 이르렀고 심지어 자기에게 총을 쏘았던 병사를 만났다. 두 사람은 친구가 되어 전쟁고아를 돕는 협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연민이 인간성의 어느 정도에까지 이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부의 불평등과 모든 존재에 대한 연민
전 세계 부의 절반은 단 67명의 부자들이 독점하고 있다. 쇠고기 1킬로그램을 얻는 데는 낟알 15킬로그램과 물 50리터가 필요하다. 지구상의 경작 가능한 땅 중 3분의 1이 부자 나라 사람들이 섭취할 가축을 먹이기 위해 경작되고 있다. 달라이라마는 이러한 생산 방식을 범죄라고 규정한다. 모든 미국인이 단 하루만 고기 없이 지내도 1년 동안 250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연민을 통해 바꾸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요하다. 공감의 첫 단계는 인지이다. 우리가 남의 고통을 알게 되는 것이다. 2단계는 애정이다. 우리는 그 고통에 몰두하게 된다. 3단계는 의도이다. 우리는 그 고통을 위로해 주고 싶다. 4단계는 목표가 있는 주시이다. 여기서 우리는 남의 고통에 집중한 채로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5단계는 행동이다. 마침내 우리는 구체적으로 고통을 위로하는 행동에 뛰어들게 된다. 달라이라마는 우리에게 연민의 선수가 되라고 말한다. 18년간 중국의 강제 노동 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달라이라마가 있는 다람살라의 남걀 사원으로 온 로푀라 스님은 갇혀 있는 동안 아주 큰 위험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고문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가 아니라 자기를 학대하는 사람들을 향한 연민을 상실하는 것이었다. 로푀라 스님은 쉬지 않고 모든 존재, 그에게 고통을 가하려 애쓰는 고문자들까지 포함한 그 모든 존재에 대한 자애를 계발했다.

연민의 과학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가?
그렇다면 달라이라마가 강조하는 연민이란 무엇인가? 반은 승려이자 반은 과학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달라이라마는 최근 신경과학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 ‘연민’의 감정은 우리가 잉태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신경성 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공격성은 뉴런 순환계의 발달을 제한하며 뇌 구조의 세포들을 파괴한다. 결국 연민은 뇌의 성장과 가소성에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또 어린이와 청소년의 원만한 성장 여부를 결정하며, 성인 연령에 이르면 연민이 고조되어 건강한 삶에 중요 요인이 된다. 마음속에 연민이 스며들면 스트레스 유전자가 멈추고 뇌의 생화학도 바뀌어 행복 호르몬이 분비된다. 사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이를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랑하고 보호하고 아끼고 돌보는 것이 인간 종의 특성이며 생존 조건이라는 객관적 증거를 대기 어려웠을 뿐이다. 2000년 초부터 신경과학자들은 반복적이고 점진적인 연습으로 뇌의 가소성, 즉 뇌의 구조와 화학적 기능을 바꿀 수 있음을 확실히 증명해 보였다. 그렇기에 우리는 노력을 통해 일종의 조건 없는 연민을 얻을 수 있다. 현대물리학 역시 이타주의의 필연성을 입증한다. 전 인도 대통령이자 핵물리학자인 압둘 칼람Abdul Kalam은 모든 것이 서로 관계되어 있다는 ‘연기론’에서 양적 불확실성의 정수를 재발견했다고 말한다. 극미極微의 차원에서도 우리는 상호 의존한다는 조상들의 직관은 옳았다는 것이다. 가장 미시적인 구조에서조차 우리는 태양계와 은하계와 우주와, 심지어 상상 그 너머까지와도 상호작용한다. 태어나기 전, 살아 있는 동안 그리고 육체가 죽은 다음에도 우리는 무한한 우주와 함께한다.

우주적 영성에서 뻗어 나온 환경 의식
2017년 3월 21일, 인도의 우타라칸드 주는 갠지스강과 야무나강 지역 내의 모든 강을 살아 있는 개체로 인정했다. 크고 작은 강, 개울, 시내, 폭포… 이것들이 지구 생태계 내에서 우리의 형제자매나 다름없다고 판단하여 사람에 준하는 지위와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달라이라마의 환경 의식은 이와 같은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의 의식, 더 대담하게는 우주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의식에 기반을 둔다. 우리가 이 지구상에, 우주 한복판에 생명의 자녀로 태어났다는 것. 이것이 달라이라마의 우주적 영성을 이루는 근본적인 기초이며,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이 달라이라마 환경 의식의 출발점이다. 개인은 삶의 현실 속에서 모든 생명과 이어져 있고, 모든 생명의 안녕은 생태계의 균형에 달려 있으며, 생태계의 균형은 사람들의 인간 사회에 대한 정의에 달려 있다. 온실 효과를 내는 기체에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서 살 권리를 위해 투쟁한 사람들, 20분마다 식물이나 동물 종 하나가 사라지는 생태 다양성의 감소,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숲의 대량 파괴, 대양의 산성화와 산호초로 둘러싸인 그레이트베어리프의 백화 현상, 남북극의 빙산이 녹아내리는 현실을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 달라이라마는 환경에 대한 우주적 메시지를 전한다.

마음의 방향키를 돌려야 한다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우울과 공허감을 자주 체험한다.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자주 삶의 방향키를 잃어버린다. 우리는 무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정직한 노동의 대가보다 부동산 관리를 통한 부의 축적이 권장되는 곳이 한국 사회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마음에 난 큰 구멍을 채우기 힘들다. “우리는 이 행성의 방문자일 뿐이다. 그러나 다른 이의 행복에 기여하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달라이라마의 전언이다. 어쩌면 행복은 마음의 방향키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내 안으로만 향하는 방향키를 돌려, 사람들과 연대하며 열린 세상으로 향할 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목차

 

제1부 아흔의 끝, 스물의 시작
나의 희망, 인류의 미래인 여러분에게
세상을 움직일 평화의 역동적 힘
무너진 장벽 아래의 촛불
참된 것과 그른 것을 구분하는 방법
테러와 전쟁을 대화와 비폭력으로 맞서는 용기

제2부 나는 지금도 꿈을 꿉니다
나는 작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인류애로 기후 위기에 답을 낸다면 어떠할까요?
자유·평등·박애·정의의 가치
조용한 혁명을 합시다

제3부 세상을 바꾸는 ‘우리’
뇌를 바꾸는 연민의 혁명
연민은 배움이 아니라 깨달음입니다
무엇보다 우선하는 인간이라는 카테고리
전 세계 부의 절반을 갖고 있는 67명의 부자들
감정은 숨기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는 것입니다
현대물리학이 증명한 이타주의의 필연성

제4부 나의 마지막 선물
어떻게 연민의 혁명을 할 것인가?
공감을 넘어 진정한 연민으로
미래의 인류를 위해 남겨진 일들

소피아 스트릴르베의 후기 : 지성을 넘어 우주적 영성으로
프랑스대혁명의 신봉자 달라이라마
신경과학과 불교의 만남
인더스강 변에서의 자연에 대한 명상
이타주의 혁명과 지구의 민주주의

보편적 책임 선언 요약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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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