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11. 09:39
스물넷 창업에 "무모하다" 했지만…거대한 트렌드 변화 읽고 도전했죠 교육.기타2020. 8. 11. 09:39
스물넷 창업에 "무모하다" 했지만…거대한 트렌드 변화 읽고 도전했죠
◆ 경제신문은 내친구 ◆
"PC에서 인터넷, 인터넷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갈 때처럼 거대한 트렌드 변화가 오면 경험이 적은 대학생도 창업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이화여대에서 열린 `매일경제 CEO 특강` 연사로 나선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33)는 대표적인 청년 창업가다. 그는 2009년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보고 새로운 `혁신`이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라디오가 이용자 5000만명을 확보하는 데 걸린 시간은 38년. 스마트폰은 단 2년 만에 해냈다. 인터넷도 4년 이상 걸린 일이다. 김 대표는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고 모든 사람이 경험이 없을 때는 아이디어만으로 경쟁할 수 있다"며 "트렌드를 읽으려면 10~20년 전 언론 기사를 살펴보고 시계 초침과 분침이 아닌 시침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1년 반 근무한 정보기술(IT) 금융정보회사에서 인덱스펀드 알고리즘을 설계하며 `데이터`의 매력에 빠졌다. 그는 만 24세였던 2011년 모바일 리서치 분석 업체 `아이디인큐`(현 오픈서베이)를 처음 창업했다. 김 대표는 "질문을 던지는 것을 제외하고 모든 설문 절차를 자동화했다"며 "가격이 저렴하고 설문조사 결과가 단 몇 시간 만에 나왔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이었던 오픈서베이는 언론에 인용 보도되며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 이상 걸렸던 기존 여론조사업체와 달리 오픈서베이는 전국 규모 여론조사도 몇 시간 만에 끝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픈서베이는 현재 유한킴벌리와 SK텔레콤 등 1300개 넘는 다양한 기업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2016년 1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그가 두 번째로 창업한 기업이 한국신용데이터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이 처음에 나왔을 땐 애플리케이션(앱) 중심이었다면 2016년 당시엔 4000만명 이상이 쓰는 카카오톡이 있었다"며 "앱을 만들지 않고 카카오톡 안에서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 사용자인 중장년층이 이용하기 쉬운 방법이기도 했다. 마침 카카오톡에서 다른 업체들이 자유롭게 카카오톡 기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공개했다.
카카오톡 `친구 추가`만으로 가능한 서비스가 바로 자영업자 매출 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트`다. 그동안 자영업자의 고민은 `오늘 현금이 얼마나 계좌에 들어올 것인지`를 모른다는 점이었다. 고객이 밥값을 카드로 내면 카드사는 전표를 확인한 뒤 자영업자에게 약 2~3일 뒤 돈을 준다. 캐시노트는 자영업자에게 오늘 통장에 입금될 돈을 알려준다. 그 밖에 고객을 분석해 매출을 올려주거나 국세청 세금 신고를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전국 자영업자 60만명이 이 서비스를 사용한다.
그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실현하려 현장을 파고들었다. 김 대표는 "고객을 책상에 앉아 이해하려고 하면 큰 실수로 이어진다"며 "만약 사장님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려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게 아니라 카페에 들어가 가게 주인을 붙잡고 물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각만 해선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식단 조절을 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듯이 현장에 파고들어 굉장히 깊게 고객을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안에 전국 자영업자 절반 이상이 캐시노트를 이용하게 하는 게 김 대표 목표다. 그는 "이 영역을 선점한 사업자이긴 하지만 지배적인 사업자는 아니다"며 "많은 고객을 확보해 플랫폼 비즈니스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도 정부가 자영업자 매출 추이를 분석하는 데 캐시노트 역할이 컸다.
어린 나이에 창업한 그를 사람들은 `무모하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이제 직업의 안정성은 기업 브랜드가 아닌 본인 실력으로 보장된다고 생각한다"며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전문성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데이터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해 노력해온 게 저로서는 가장 안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성을 쌓기 전에 본인이 좋아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영역을 먼저 찾으라고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 출처 : 매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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