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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보물들 : 이해인 단상집 / 이해인

811.4 이92ㅅ  인문과학열람실(3층)

 

 

책 소개

 

“꽃향기를 맡으면 꽃사람이 되지”
작은 희망을 노래하는 이해인 수녀
수녀원 입회 60주년 기념 단상집

우리 시대의 시인 이해인 수녀가 1964년 수녀원의 문을 열고 들어가 2024년에 이르기까지 60년간 품어온 이야기를 담은 책 《소중한 보물들》이 김영사에서 출간되었다. 어머니의 편지부터 사형수의 엽서까지, 첫 서원 일기부터 친구 수녀의 마지막을 배웅하며 쓴 시까지, 수녀원의 고즈넉한 정원부터 동그란 마음이 되도록 두 손을 모았던 성당까지, 열정 품은 동백꽃에서 늘 푸른 소나무까지 그에 얽힌 사연을 들려준다.

이 책은 이해인 수녀가 인생의 노을빛 여정에서 생각을 정리하며 쓴 단문, 칼럼 그리고 신작 시 열 편을 추려 엮었다. 법정 스님과의 일화, 김수환 추기경의 서간문, 신영복 선생의 붓글씨 등 하늘나라로 떠난 인연들과의 추억담이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10대 초등학생부터 90대 어르신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나눈 덕담, 수녀 공동체부터 독자 공동체까지 기쁨과 슬픔을 껴안으며 나눈 정담, 편지 수천 통부터 작은 선물 수천 가지를 주고받으며 나눈 진담도 펼쳐놓는다. 피사체의 빛과 그림자를 아름답게 담아내는 정멜멜 사진작가가 2022년 1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이해인 수녀와 동행하며 찍은 사진을 실어, 독자를 수녀원의 반짝이는 일상으로 초대한다.

꽃씨 한 알이 꽃을 피우기까지 그 꽃씨가 품은 향기를 오롯이 알긴 어렵다. 이해인 수녀가 처음 선보이는 단상집도 그러하다. 책장을 펼쳐야 비로소 그 안에 깃든 참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펼쳐 읽는다는 건 어둑한 마음에 꽃물을 들이는 일,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삶에 희망을 슬며시 들이는 일, 지금 내 곁에 가만히 머물며 내 등을 도닥이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맑은 경험일 터이다.

 

 

출판사 서평

 

언제나 동그란 마음으로 60년간 간직한 이야기

누구에게나 비밀 서랍이 있다. 다만 이 책을 쓴 저자의 비밀 서랍은 닫혀 있지 않고 언제나 열려 있다. 그 서랍 안에는 조가비와 돌멩이, 편지지와 색연필, 엽서와 손수건 등 손님에게 나눠줄 선물로 쓰일 사물들이 들어 있다. “선물은 돌고 돌아 결국 그것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빛난다고 생각”(9쪽)하는 그이기에, 평생 가진 것을 나눠주려고 서랍을 비우고 채우길 되풀이한다.

어느 사형수는 그에게 편지를 받고 “이모님, 모두 제게 회개하라고 하는데 제 안의 맑은 마음을 꺼내라고 한 분은 처음입니다”(35쪽)라는 답신을 썼고, 어느 독자는 그에게 받은 “글방 앞의 분꽃 씨”(45쪽)를 마당에 심어 분홍 분꽃을 피웠다. 사람들은 그가 건넨 작은 선물에 울고 웃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값비싼 보석이 아니라 차갑지 않고, 값진 정성이라 뭉근한 온기가 느껴지기 때문이겠다.

그리하여 그가 살아온 흔적과 그가 건넨 눈빛은 시라고, 그가 손가락을 굽혀 쓴 한 줄은 외로운 희망을 외롭지 않은 곳으로 인도하는 시라고 세상은 말한다. 《소금꽃나무》의 저자 김진숙 선생은 “스물여섯 살에 해고되어 벌판에 홀로 선 듯 외롭고 막막할 때”(43쪽) 그의 시를 읽으며 위로를 받았고, 한 초등학생은 그의 책을 읽고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자”(53쪽)라고 다짐했다.

이렇듯 모든 사람에게 꽃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한 시인, 이해인 수녀가 60년간 모은 이야기를 담은 책 《소중한 보물들》이 출간되었다. 인생의 여정을 정리하며 낡은 일기장을 들추며 쓴 글, 친구와 마지막 작별인사한 뒤 침방에 돌아와 쓴 시, 앞치마 안에 넣어둔 메모지를 꺼내 적은 기록, 일간지에 연재한 칼럼 일부를 공글려 엮었다.

1964년 수녀원에 입회해 “언제나 가난한 마음으로 별빛을 씹고 바람을 마시면서 사는 마음 착한 ‘아이’이고”(193쪽) 싶던 그가, 지금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 되어“부족하나마 시로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고, 기도를 멈추지 않는 자그마한 엄마”(191쪽)가 되길 겸허히 소망하며 꺼낸 〈첫말〉은 이것이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8쪽)

어쩌면 우리가 잊은 소중한 것들의 목록

책의 차례는 혹 우리가 놓쳐버린 소중한 것들을 되짚는다. 일일이 나열하면 셀 수 없기에 추려서 총 5부에 나누어 담았다. 책의 사진은 2022년 1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정멜멜 작가가 이해인 수녀와 동행하며 찍었다.

 

아픔을 아프지 않게 껴안는 환대의 책

이해인 수녀는 〈끝말〉에서 “단순히 수녀가 쓴 글이라서 점수를 후하게 준 것일까. 그래서 관심과 조명과 인정을 받은 것일까. 내가 수도원 밖에 있었다면 독자의 사랑을 그리 오래 받지 못했을 거란 동료들의 말이 정말일까”를 자문한 적이 있다고 썼다. 이번 책에 실린 신작 시편 중 한 편인 〈그리움〉에서 “일생의 화두가/ 언제나 그리움이어서/ 삶이 지루하지 않고/ 내내 행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움’을 ‘행복’으로 치환한 시를 쓰는 시인에게 어떤 명함이나 직함이 필요할까.

그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환대’, 아픔을 이겨내는 방식은 ‘명랑’, 시에 담는 주제는 ‘작은 위로’. 그러하니 그가 쓴 글에 무슨 말을 덧붙일 수 있을까. 그는 시와 산문으로, 작은 사랑이 목말랐던 우리의 심장에 따스함을 들여놓았다. 우리는 그의 글을 통해 꽃잎 한 장에도 무게가 있듯 사랑에도 무게가 있음을 알았고, 그래서 기꺼이 사랑의 무게를 겪으며 삶의 근육을 단단히 키울 수 있었다. 그러하니 그는 우리 시대의 든든함 버팀목이리라.

백 번 치는 종소리보다 한 번 치는 종소리가 마음속 깊이 울려 퍼지는 순간이 있듯, 《소중한 보물들》의 한 문장이 독자를 울리기도 할 터이다. “지극히 절제된 울음만 조용히 안으로 삼키다 보니 아무런 체면 없이 큰 소리로 우는 이들이 때론 부럽기도”(191쪽) 했다는 그의 티끌 없는 고백에 가슴 시리기도 할 터이다. 그러다 “묵언 수행하는 꽃들의 침묵만큼 분위기를 명랑하게 만드는 즐거운 수다쟁이”(88쪽)가 필요하다는 문장을 읽고 입꼬리를 올리기도 할 터이다. 독자는 이 책을 보물찾기하듯 읽다가 결국 알게 될 터이다. “아픔도 소중한 선물”(121쪽)이란 것

 

목차

 

첫말 /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1 글방의 따사로움
작은 시인의 작은 기쁨
해인글방
책갈피
등불
사랑의 도구
새 시계
환대에 관하여
꽃구름
시인의 몫
편지 골목길과 편지 창고
말씀 뽑기 통
평상심
열두 알의 편지
방명록
식물 키우기
손님맞이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기쁨 발견 연구원
글방 단상

2 생명의 신비로움
꽃향기를 맡으면 꽃사람이 되지
동백꽃을 사랑하며
태산목
민들레 홀씨
솔방울
한 평 꽃밭
텃밭
나무들의 이사

노수녀님의 감탄사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잎사귀
만세선인장
다육이
목화
생명 단상

중략

 

5 추억의 아름다움
맑은 물에 닦이고 깎이듯
좋은 말씀 수첩
어머니의 편지
빗자루 카드
언니 수녀님의 편지
김수환 추기경님의 엽서
인두
꽃 골무
단추
88번 손수건
아버지 사진을 볼 적에
첫 서원 일기
오빠가 보낸 수석
장영희 교수의 시계
사형수의 목각
사형수의 엽서
민들레의 영토
여권 사진
반지
추억 단상

끝말 / 시가 될 사람
부록 / 열 편의 시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2024. 8. 27. 09:37

우리가 서점에 가는 이유 추천도서/컬렉션2024. 8. 27. 09:37

 

 

 

우리가 서점에 가는 이유

 

서점은 아름답고, 아름다운 도시에는 서점이 존재합니다. 서점에서는 저자와 독자, 책과 사람의 만남이 이뤄집니다. 그 만남은 경이롭죠. 서점, 서점인에 관한 매혹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을 소개합니다.

 

01. 옥스퍼드 출판의 미래 : 세계의 전문가들이 논하는 출판의 여러 갈래 / 앵거스 필립스  / 정리 중

02. 기묘한 골동품 서점 / 올리버 다크셔  / 381.45002 D219oKㅂ  사회과학열람실(3층)

03.  유럽 책방 문화 탐구 : 책세상 입문 31년차 출판평론가의 유럽 책방 문화 관찰기 / 한미화

/ 381.45002 한39ㅇ  사회과학열람실(3층)

04. 도쿄를 걷다, 서점을 읽다 : B급 디자이너의 눈으로 읽은 도쿄 서점 이야기 / 구입 중

05. 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 : 세상 끝 서점을 찾는 일곱 유형의 사람들 / 숀 비텔

/ 381.45002 B998sKㅇ  사회과학열람실(3층)

06. 책 파는 법 : 온라인 서점에서 뭐든 다하는 사람의 기쁨과 슬픔 / 조선영 / 381.45002 조53ㅊ 

사회과학열람실(3층)

07.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 대형 서점 부럽지 않은 경주의 동네 책방 이야기

/ 양상규 / 381.45002 양51ㅇ  사회과학열람실(3층)

08. 동네책방 생존 탐구 :  출판평론가 한미화의 동네책방 어제오늘 관찰기+지속가능 염원기

/ 한미화 / 381.45002 한39ㄷ  사회과학열람실(3층)

09. 미래의 서점 :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 미래예상도 취재팀

/ 381.45002 제69ㅎKㅈ  사회과학열람실(3층)

10.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타이베이 : 대만의 밀레니얼 세대가 이끄는 서점과 동아시아 출판의 미래

/ 우치누마 신타로  / 381.45002 내55ㅂKㅇ  사회과학열람실(3층)

11.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 10년 차 서점인의 일상 균형 에세이 / 김성광 / 811.4 김53ㅅ 

인문과학열람실(3층)

12. 김언호의 세계서점기행 : 서점은 도시의 어둠을 밝히는 한밤의 별빛이다 / 구입 중

13. 서점의 일 / 노다인 / 381.45002 노221ㅅ  사회과학열람실(3층)

14. 서점의 일생 : 책 파는 일의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에 관하여 / 야마시타 겐지 

/ 381.45002 산91ㄱK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15.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서점 : ‘아마존’의 도시에서 동네 서점이 사는 법 / 이현주

/ 381.45002이94ㅅ 사회과학열람실(3층)

16. 시간을 파는 서점 : 독서생활자의 특별한 유럽 서점 순례 / 신경미 / 381.45002 신14ㅅ 

사회과학열람실(3층)

17.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서울 : 일본의 북 디렉터가 본 서울의 서점 이야기 / 우치누마 신타로

/ 381.45002 내55ㅂK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18. 서점은 죽지 않는다 :  종이책의 미래를 짊어진 서점 장인들의 분투기 / 이시바시 다케후미

/ 381.45002 석16ㅂKㅂ2  사회과학열람실(3층)

 

 

   

 

 

< 출처 : 예스24 >

:
Posted by sukji

 

 

 

 

▶ 필사의 추격   상영중  The Desperate Chase, 2024

 

 

개요 : 한국 / 코미디110분 / 15세이상 관람가

개봉 : 2024.08.21.

감독 : 김재훈

출연 : 박성웅, 곽시양, 윤경호, 정유진 외

줄거리

완벽한 변장술로 형사들을 크게 뺑이 치게 만들어 빅뺑이라 불리는 사기꾼 김인해(박성웅), 말보다 주먹이 빠른 분노조절장애 형사 조수광(곽시양), 피도 눈물도 없는 보스 주린팡(윤경호)까지 각기 다른 이유로 제주도에서 운명적으로 조우한 세 사람! 도망칠 곳 없는 제주에 발을 디딘 그들의 쫓고 쫓기는 대환장 추격이 시작된다!

 

 

 

늘봄가든  상영중  SPRING GARDEN, 2024

 

개요 ; 한국 / 공포  90분 / 15세이상 관람가

개봉 : 2024.08.21.

감독 : 구태진

출연 : 조윤희, 김주령, 허동원, 정인겸 외

줄거리

대한민국 3대 흉가, 곤지암 정신병원, 경북 영덕횟집, 그리고... 늘봄가든. 소희는 언니 혜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유일한 유산인 한적한 시골의 저택 ‘늘봄가든’으로 이사를 간다. 그곳을 방문한 후 그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들을 겪게 되는데… 당장 그 집에서 나와! 늘봄가든 괴담의 실체를 밝힐 진짜 공포가 시작된다!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  상영중  Freud's Last Session, 2024

 

 

개요 : 미국 / 드라마109분 / 15세이상 관람가

개봉 : 2024.08.21.

감독 : 맷 브라운

출연 : 안소니 홉킨스, 매튜 구드, 리브 리사 프리에스, 조디 발포어  외

줄거리

1939년 9월 3일, 런던, 무신론자인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유신론자인 옥스퍼드 교수 C.S. 루이스를 만나 삶과 죽음, 신의 존재에 대해 치열하고 예리한 논쟁을 벌이는 이야기. 단 하루, 20세기 최고 지성의 지적인 논쟁이 시작된다!

 

 

 

< 출처 : KBS, 다음영화 > 

:
Posted by sukji

 

 

 

Z세대에게 ‘책 읽기=힙한 것’…2024 상반기 도서 이슈

 

성인 중 절반이 책 한 권을 읽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관람객이 여행 가방(캐리어) 한 가득 책을 산 인증샷이 SNS상에서 화제가 되는 아이러니함이 공존한다. 이 같은 현상을 정의하는 ‘Z세대의 독서 이슈’와 함께, 올해 상반기 서점가를 휩쓴 베스트셀러 동향도 알아봤다.

 

 

사진 확대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책 읽지 않는 시대, 국제도서전은 흥행

 

올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에서 조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지난 1년 동안(2022. 9. 1.~2023. 8. 31)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성인이 무려 57%나 된 것. 지난 1년간 종합 독서율은 성인 43%로,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종합 독서율 추이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종합독서량은 3.9권에 달했으며, 성인들은 독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4.4%)라고 응답했고, 2위로는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20.6%)가 뒤를 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와 상반된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지난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닷새간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 이야기다. 제66회를 맞이한 ‘2024 서울국제도서전’은 ‘미래의 행복’을 찾기 위한 여정을 모색하자는 의미의 ‘후이늠’(『걸리버 여행기』 속 완벽한 세상으로 묘사되는 세상)으로 주제를 선정, 총 19개국 452개(국내 330개사, 해외 122개사)의 참가사가 전시, 부대행사, 강연 및 세미나, 현장 이벤트 등 450여 개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올해 도서전은 관람객 15만 명을 기록, 지난해 방문객(약 13만 명)보다 증가 추세를 보였다. 주말에는 입장 인원이 몰리며 대기 시간에만 1시간 정도가 소요됐다는 후기도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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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국제도서전 풍경 (ⓒ허승주)

 

독서 인구의 감소, 출판계의 적자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이슈 속에서 서울국제도서전에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는 소식은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풍경이다. 이번 도서전과 관련된 언론 보도 중 다음의 기사가 화제가 되었다. ‘인스타용이라도 좋다···서울국제도서전 역대급 흥행(출처: 24. 7. 3. 국민일보 박은주 기자·최다희 인턴기자)’이라는 헤드라인의 기사에서는 이번 도서전의 흥행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했다. 젊은 세대의 인증 욕구에서 온 ‘보여주기식 문화’라는 점과, 젊은 사람들 사이에 비슷한 고민과 정서를 지닌 사람들의 연결 욕구가 투영됐다는 점, 그리고 이런 도서전이 출판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종합해보자면, 독서 인구가 줄어들며 출판시장 역시 쇠락해가고 있다고 보지만, 책,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텍스트(Text)와 관련된 사람들의 관심이 결코 적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확대
(ⓒ허승주)
 

‘과시하면 어때?’ 독서도 Z세대에겐 ‘경험’이 된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듯하다.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과 전자 기기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가 등장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도서의 위기’는 매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항간에는 ‘디지털 환경의 포화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 종이 책’에 대한 유행이 퍼져나가고 있는 현상상과, 애서가들 사이에선 ‘텍스트는 힙하다’는 표현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영국 「가디언」지는 Z세대 사이에 종이 책 판매 붐이 일고 있다며, Z세대 모델이자 독서 클럽 사이트를 운영 중인 카이아 거버(Kaia Gerber)의 인터뷰 문장을 인용했다. “책은 항상 내 인생의 큰 사랑이었고, 독서는 정말 섹시하다Reading is so sexy.”(-참고 기사: ‘Reading is so sexy’: gen Z turns to physical books and libraries, 24. 2. 9. The Guardian, Chloe Mac Donnell)

 

국내에서도 지난 한 해 2030세대 사이에서 도서 『도둑맞은 집중력』이 화제성을 얻은 바 있다. 책은 집중력 감퇴의 원인 중에는 독서 시간의 감소를 꼽으며, 소설 읽기를 통해 집중력을 회복하고 몰입할 기회를 얻는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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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국제도서전 포스터

 

한편으론 국내외 주요 매체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과시적 독서’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셀럽이나 인플루언서들을 위시한 Z세대들이 북 클럽에 가입을 하고, 도서 필사 노트의 인증샷을 찍으며, 서점의 팝업 공간을 찾는 경험 자체를 즐기는 것처럼, 종이책과 독서를 일종의 힙한 문화처럼 여기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최근 기성 세대 사이에서도 ‘과시적 독서’에 대한 표현이 결코 부정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역시 주목해볼 부분이다. 도서전에서 산 책을 읽지 않고 쌓아둔다는 지탄 어린 글보다도, 이렇게라도 책을 접하는 기회, 읽을 기회를 얻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것. 이 역시 도서와 독서의 ‘자연스러운 순환’의 일부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24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한 출판사가 판매 부스 앞에 붙여 놓은 사진이 화제가 됐다.
‘Q 안 읽는 책을 사놓는 사람을 부르는 말은? 오답: 지적허영, 정답: 출판계의 빛과 소금’(-다산북스) SNS에서 밈(meme)으로 화제가 된 문구를 활용한 사진 등을 활용한 도서 홍보 문구는 MZ세대에게 화제가 되었고, 도서전은 약 15만 명이 관객을 모으며 흥행리에 마무리됐다.

 

키워드로 보는 2024 상반기 베스트셀러

사진 확대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Keyword#1 ‘구간(舊刊)이 명관’

 

교보문고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8년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은 『모순』(소설 1위)을 포함해, 소설 분야 30위 내에서 무려 11종이 출간한 지 10년이 되어가거나, 훌쩍 넘은 책들이 자리했다.

 

이는 지난해 『달러구트 꿈 백화점』, 『불편한 편의점』으로 신작 한국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거나, 『세이노의 가르침』 같이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주목을 받은 것과는 다른 풍경이다. 2015년 출간한 『구의 증명』(소설 3위)은 독자들의 입소문과 추천으로 판매 역주행을 하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고, 『인간실격』(소설 6위), 『데미안』(소설 12위), 『노르웨이의 숲』(소설 23위)과 같이 오랫동안 소설 분야 순위권을 기록하는 도서들이 자리하는 등, 출간한 지 오래된 도서(구간)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교보문고는 2024년 상반기 판매 동향으로 ‘구간이 명관’이라는 키워드를 선정했고, 예스24 역시 ‘소설, 시, 희곡 분야에서 고전의 강세가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구간 소설들 중 영화, 드라마, 유튜브, OTT 오리지널 시리즈 원작 소설로 화제가 되면서, 갑자기 역주행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사례도 있다. 시간을 거슬러 인기를 얻는 책들이 등장하며, 교보문고는 하반기 도서 시장에 절판된 지 오래된 도서들의 재개정판 출간 활동이 늘 것으로 분석했다.

 

Keyword#2 ‘철학적 사고’

 

교보문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도서 판매 트렌드 중에서도 인문 분야가 신장, 특히 서양철학 관련 도서의 신장률은 125.8%에 달했다. 철학 분야에서 판매 비중도 58.6%나 차지했다. 지난해 -32.1% 하락세를 보였던 동양철학 관련 도서의 신장률은 상반기 16.4% 상승했다.

 

그중에서도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올해 시작부터 베스트셀러 1위 및 상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후에도 ‘쇼펜하우어’ 키워드를 단 제목의 책들은 지난해 8종, 올해 상반기에만 13종이 출간되었고, 일부는 상위권에 오르는 등 책 속에 담긴 쇼펜하우어 인생철학을 추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다른 서양철학자들의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쇼펜하우어뿐만 아니라 니체, 마키아벨리, 플라톤, 칸트 순으로 상반기에 판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철학자 관련 도서 중에서는 『강신주의 장자수업』, 『오십에 읽는 장자』 등 장자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Keyword#3 ‘핵인싸의 추천 도서’

 

도서『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가 2024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해당 도서는 이동진 평론가의 추천 도서라는 점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이동진 평론가는 오랫동안 도서 팟캐스트를 진행, 교양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양한 도서를 추천해오며 애독가 팬덤을 형성해왔다. 그가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3 올해의 책’으로 이 책을 꼽았는데, 연말에 감성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에세이로 입소문을 타며 추천 이후 점점 더 인기를 얻었다.

 

이 밖에도 스타나, 인플루언서들이 선택한 도서들에 관심을 보이는 추세가 커지고 있다. 특히 Z세대 독자들은 최애 아이돌의 도서 리스트에 주목했는데,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방탄소년단 RM은 『언어의 무게』를, NCT 드림의 재민은 『자존감 수업』을 추천한 바 있다. 또 평소 다독가 아이돌로 유명한 르세라핌의 멤버 허윤진이 출국 길 공항에 책을 들고 오는 모습 등이 공개되며, ‘공항 책’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허윤진의 책 리스트에는 『Breasts and Eggs』(한국어판 『젖과 알』), 『올 어바웃 러브All about Love』, 『세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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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Keyword#4 ‘갓생 위한 자기계발’

 

경기침체와 고물가가 이어지며 현실을 반영하듯 자기계발, 외국어, 수험서 분야가 ‘갓생’의 열기를 이어갔다. 예스2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점가에 혜성처럼 등장한 『세이노의 가르침』이 예스24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및 자기계발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부와 성공, 동기부여 관련 도서가 꾸준히 관심을 얻으며 종합 100위권 내 자기계발서 10권이 포진했다. 올 상반기 자기계발 관련 도서 신간으로는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 등이 주목받았고, 그 외 기존 베스트셀러 『퓨처 셀프』, 『역행자 확장판』, 스테디셀러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무삭제 완역본)』, 『원씽』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Keyword#5 ‘웰에이징과 노년의 삶‘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노화’, ‘나이듦’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젊은층 사이에 ‘저속노화식단’, ‘감속노화법’ 등이 트렌드가 된 것처럼, 건강한 나이듦을 뜻하는 ‘웰에이징Well-aging’, 노년의 삶, 죽음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 도서가 관심을 받고 있다. 예스2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화, 나이듦’ 관련서는 2023년 64종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31종이 출간됐다. 판매량 역시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68.7% 증가했다. 노년내과 전문의 정희원 교수의 『느리게 나이드는 습관』『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가 관련 도서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올랐다. 더불어 나이듦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조명하는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도 했다』 등도 사랑받았다. 특히 기대 수명이 늘어나며 4050대가 새로운 시작,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재조명되면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같이 ‘마흔’, ‘오십’ 등을 키워드로 한 인문서, 시, 에세이 관련 도서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참고 자료: ‘교보문고 2024 상반기 결산’, ‘예스24 2024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트렌드 및 도서 판매 동향’, ‘알라딘 2024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총결산’

2024 상반기엔 어떤 도서들이 인기였을까?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서점 3사의 2024 상반기 베스트셀러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강용수 저 / 유노북스 펴냄) / 193 강66ㅁ  인문과학열람실(3층)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강용수 저 / 유노북스 펴냄)

 

쇼펜하우어는 40대를 인생의 분기점’이라고 말한다. 여러 위기들 가운데 ‘마음의 위기를 다스리는 철학 수업’이 공감을 얻은 것처럼, 그의 통찰이 현대인의 질문의 답이 되어준다.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 저 / 데이원 펴냄) / 650.1 세69ㅅ  사회실(3층) 독서인증실(3층)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 저 / 데이원 펴냄)

 

지난해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세이노의 가르침. ‘당신이 믿고 있는 것들에 No!를 외치고 제대로 살아가라’는 뜻을 담은 필명 ‘세이노(Say No)’처럼, 저자가 20여 년간 쌓아온 부와 성공에 대한 지혜를 아낌없이 들려준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저 / 김희정·조현주 역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824.92 B858aKㅍ  인문과학열람실(3층)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저 / 김희정·조현주 역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친형의 죽음 이후 뉴욕의 미술관에서 경비원으로 10년간 근무하게 된 저자 패트릭 브링리의 자전적 에세이다. 7만 평의 공간, 300만 점의 작품, 연 700만 명의 관람객들 사이에서 발견한 저자의 다시 일어설 용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아마존 4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미국, 영국 유수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자료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서울국제도서전,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각 출판사 /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 출처 : 매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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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