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표정엔 17가지가 있다 : 만국 공통의 표정은 35가지.... 교육.기타2019. 2. 13. 10:34
행복한 표정엔 17가지가 있다
인간이 드러낼 수 있는 감정은 몇가지일까
감정인식 기술의 토대를 마련한 미국의 심리학자 폴 에크만(Paul Ekman, 1934~)에 따르면 사람의 얼굴에는 42개의 근육이 있다. 이들 근육이 조합해 낼 수 있는 표정은 1만개가 넘는다. 이 가운데 3000개가 생활 속의 감정과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심리학자들은 이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감정으로 행복, 슬픔, 분노, 놀람, 공포, 혐오(Happiness Sadness Anger Surprise Fear Disgust) 6가지를 꼽는다. 어떤 학자들은 여기에 경멸(Contempt)을 추가하기도 한다. 동양에선 유교 경전 중 하나인 ‘예기’ 등을 통해 인간의 기본 감정으로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심)을 꼽았다. 이를 칠정(七情)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나 같은 감정이라도 표현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또 문화권마다 다를 수 있다.
다양한 표정 가운데 문화권을 넘어 서로 통할 수 있는 것은 몇 가지나 될까? 최근 미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이 저널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 감성컴퓨팅 처리’(IEEE Transactions on Affective Computing ) 온라인판에 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인간처럼 복잡한 창조물이 고작 몇 가지 감정만 갖고 있다는 건 터무니없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만국 공통의 표정은 35가지…전체의 0.2%
절반이 행복 관련…혐오 표정은 단 1가지
연구진은 우선 이론적으로 몇 개의 표정이 가능한지 계산해봤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컴퓨터 알고리즘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 1만6384가지 방식으로 얼굴 근육을 조합할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이어 연구진은 감정을 표현하는 영어 단어 821개의 목록을 작성했다. 그런 다음 이 단어들을 키워드로 사람들이 많이 쓰는 검색엔진에서 약 720만개의 표정 이미지를 내려받았다. 비교 연구를 위한 조사 대상국으로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에서 호주에 이르기까지 5개 언어권 31개국을 선정했다. 그런 다음 이 단어들을 스페인어(21개국) 중국어(3개국) 페르시아어(1개국) 러시아어(1개국)로 옮겨 검색했다. 영어권 국가로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영국을 선택했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몇몇 지역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 지역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감정 이미지 후보군이 적었기 때문이다. 편향을 피하기 위해 연구진은 단어마다 똑같은 수의 이미지를 내려받았다. 이와 별도로 1만 시간에 해당하는 분량의 동영상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5개 문화권 사람들 모두에게 공통으로 같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보편적인 표정은 35개로 나타났다. 이는 이론상 구성 가능한 표정의 0.22%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적어도 몇백개는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과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가장 다양한 표정은 행복과 관련한 것이었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7가지 표정이 이 범주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이는 인류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환호, 기쁨, 만족감 등 긍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장 많이 개발했다는 걸 뜻한다. 행복 감정의 공유는 사회 구성원들의 유대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반면 혐오감을 드러내는 만국 공통의 표정은 단 한 가지였다. 연구를 이끈 미 오하이오주립대 전기컴퓨터공학 교수 알레익스 마티네즈(Aleix Martinez)는 이런 결과를 “사회 접착제 역할을 하는 행복감의 복합적 특성을 말해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밖에 공포를 전달하는 데는 세 가지, 놀람에는 네 가지, 슬픔과 분노를 표현하는 데는 각각 5가지의 보편적 표정이 확인됐다.
영어권 사람들의 얼굴 표현력이 풍부
연구진은 보편적인 표정의 수가 예상보다 크게 적은 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표정은 대부분 각 문화권에 고유한 건 아닐까? 그런데 이에 대한 분석 결과는 더욱 놀라웠다. 5개 문화권 전체가 아닌 일부 문화권(1~4개 문화권)에만 통하는 고유한 표정도 8가지에 불과했다. 더구나 이 8가지는 기쁨이나 분노 같은 감정이 아닌 긍정-부정의 정서를 전달하는 것들이었다. 눈길을 끄는 건 1가지를 제외한 7가지가 영어 문화권에 속한다는 점이었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해, 미국인들은 다른 문화권 사람들보다 얼굴 표현력이 풍부하다는 이전의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내린 결론은 세 마디로 요약된다.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은 대부분 보편성을 띤다. 그 종류는 수십 가지에 불과하다. 상당수는 행복감을 드러내는 표정들이다.”
인간의 감정을 읽는 컴퓨터 알고리즘 개발을 위해 시작한 이번 연구는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통한 감정 전달 방법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사람의 감정을 드러내는 바디랭귀지에 표정만 있는 건 아니다. 그 중엔 얼굴색의 변화도 있다. 마티네즈 교수는 사람의 코, 눈두덩, 뺨이나 턱의 색이 미묘하게 변화하는 것만 갖고도 사람의 감정을 75%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얼굴색 변화에도 세계 공통적인 요소들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을 다음 연구과제로 내세웠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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