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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핫한 ‘오징어 게임’ 속 숨은 과학! 이렇게 많다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며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을 걸고 456명의 지원자들이 참여하는 서바이벌 게임으로,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내용입니다.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콘텐츠 강국인 한국의 면모를 전 세계에 드러낼 수 있었고, K-콘텐츠의 위상을 드높였는데요.

콘텐츠 산업은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오징어 게임은 세대, 국가, 언어라는 장벽을 허물고 모두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K-컬쳐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징어 게임 속 주인공이 입었던 유니폼으로 다양한 상품이 만들어졌다 ⓒ김은주

 

핼로윈 코스튬으로 오징어 게임 속 진행요원의 유니폼이 인기를 끌었다 ⓒ김은주

 

지난 10월 31일은 핼러윈 데이였는데요.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참가자, 진행요원, 술래인형을 본떠 만든 코스튬의 판매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며 그 인기 또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코스튬뿐 아니라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다양한 민속놀이들의 인기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데요. 어린 시절 많이 했던 딱지치기, 구슬치기, 달고나 뽑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추억을 소환시켜 주는 놀이가 다시금 유행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기는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닌데요. 해외에서도 우리의 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SNS나 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징어 게임 속 놀이에 숨어 있는 과학이야기, 알고 나면 더 재밌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놀이들 속에 과학이론과 원리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놀이에 숨어 있는 과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원리와 이론을 하나하나 알아가며 그 재미를 더욱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탄성과 소성의 원리로 딱지치기 해볼까!

 

종이로 만든 딱지를 이용해 딱지치기를 하는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먼저 등장했던 놀이는 딱지치기입니다. 딱지치기는 오징어 게임에 참가 의사를 결정하는 동기부여 게임으로 활용되었는데요. 지금은 딱지의 종류가 재질별, 모양별로 다양하지만, 예전에는 종이를 접어서 만드는 네모 딱지가 주로 놀이로 사용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우리 모두는 딱지치기를 하며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놀이 방법은 순서에 따라 바닥에 놓인 딱지를 내리쳐서 넘기는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딱지의 가운데를 치는 배꼽치기와 비스듬히 치면서 바람을 이용하는 바람치기의 방법 등이 있습니다. 쉽고 간단한 규칙을 가진 딱지치기는 탄성(elastic)과 소성(plastic)의 원리를 이해하면 더욱 잘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탄성은 힘을 받으면 마치 용수철처럼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하며, 소성이란 원래 모양으로 회복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재질의 딱지가 유행이다 ⓒ국립민속박물관

 

물체의 변형에는 대개 탄성과 소성이 동시에 혼재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딱지는 종이를 소성 변형시킨 종이 접기의 결과물이지만 딱지치기 게임에서는 탄성을 이용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딱지에 힘을 가하게 되면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오게 되는데, 탄성의 힘이 딱지를 뒤집게 해주는 것으로 탄성 변형을 시켜야 합니다.

이처럼 딱지의 탄성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두 딱지의 접합면을 최대로 맞추고 딱지 속에 다른 딱지를 하나 더 넣어서 두툼하게 만들어 탄성력을 증가하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딱지치기 게임은 종이라는 고분자 물질의 탄성과 소성의 특성을 적절하게 이용한 첨단 재료 공학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응력 집중으로 달고나 뽑기 성공!

 

달고나 뽑기는 찍힌 모양을 모양 그대로 뽑아내는 놀이다 ⓒ김은주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하는 달고나 뽑기는 안 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누구나 해본 놀이입니다. 설탕을 국자에 녹여 소다를 살짝 넣어 부풀어 오르게 한 뒤 판 위에 붓고 틀 모양을 꾹 눌러 주면 달고나가 완성되는데요. 이 틀 모양을 깨지지 않고 찍어낸 홈의 모양대로 떼어내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단순하게 보이는 달고나 뽑기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달고나 뽑기에 적용되는 과학적 원리는 ‘응력 집중(Stress Concentration)’이란 물리현상입니다. 응력 집중은 물체에 힘을 가했을 때 불규칙한 모양이나 예리하게 도려낸 부분은 그렇지 않은 부분에 비해 더 큰 응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고체가 버티는 능력은 재료 고유의 특성 뿐 아니라 모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말하는 데요.

달고나의 모양 틀에 따라 힘을 가하게 되면 홈에 힘이 집중되어 증폭되면서 홈의 모양대로 떼지는 역할을 합니다. 달고나는 워낙 잘 깨지는 재료이기에 모양이 복잡하거나 여러 형태를 가지게 되면 응력집중으로 부서진 틈이 원치 않은 방향으로 전파되어 결국 모양대로 깨지지 않게 됩니다. 그렇기에 단순한 모양인 네모나 세모가 복잡한 모양보다 이길 확률이 높게 되는 것이죠.

 

뾰족한 바늘을 이용해 날카롭게 홈을 파내야만 달고나 뽑기를 잘할 수 있다 ⓒ김은주

 

이때 바늘을 이용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응력집중은 홈이 좁을수록 힘이 더욱 증폭되어 홈 모양을 벗어날 위험이 적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바늘로 더욱 날카롭게 홈을 파내는 것이 중요한데요. 오징어 게임에서도 혀로 달고나의 표면을 녹이면서 바늘을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하기 위해 녹여가면서 홈을 파내는 것이죠.

이러한 응력집중은 우리의 일상에서 도끼로 나무를 찍을 때도 이용되고 유리를 자를 때도 나타나는 것으로, 일상 속에서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해온 물리 현상입니다. 물리현상 이외에도 달고나를 만드는데 있어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은 중학교 과학교과서에도 등장합니다. 달고나에서 볼 수 있는 캐러멀화가 바로 그것인데요. 설탕을 가열하면 분해되어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인 캐러멜화는 물질의 원래 성질이 변해 새로운 물질이 되는 화학변화입니다. 달고나 뽑기를 잘 하려면 응력집중 원리에 따라 날카로운 바늘을 이용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줄다리기,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라!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면 줄다리기를 잘 할 수 있다 ⓒ김은주

 

오징어 게임에서 반전의 묘미를 드러내주었던 줄다리기는 운동회나 야유회를 가면 빼먹지 않고 하는 놀이 중 하나입니다. 힘이 센 사람들에게 유리하다고 여겨졌던 줄다리기에도 숨겨진 과학 원리가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토크(torque)와 관성모멘트(moment of inertia)입니다. 토크란 힘이 작용하는 위치가 멀수록 회전력이 증폭되는 지렛대의 원리입니다.

줄다리기에서 드러눕는 자세가 될수록 발바닥에 작용하는 힘은 지렛대처럼 증폭되어 자신의 체중에 작용하는 중력보다 훨씬 커지게 됩니다. 이러한 자세는 팔과 어깨에 힘을 주는 동작에 국한되던 것을 각자의 발에서 어깨까지로 회전반경이 커지면서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물체의 회전반경과 토크를 이용한 힘을 관성모멘트라고 합니다. 이제 줄다리기를 할 때 토크와 관성모멘트를 이용하면 나보다 힘이 세 보이는 상대방 선수들을 이길 수 있겠죠!

관성의 법칙을 이용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오징어 게임 속 술래인형으로 등장했던 영희 역시 여러 상품으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고 있다 ⓒ김은주

 

오징어 게임 속 가장 스릴 넘쳤던 놀이 중 하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입니다. 어릴 적 참 많이 했던 놀이인데요. 이 게임에서는 관성의 법칙과 동작 감지 센서, 안면 인식 기능을 장착한 AI를 볼 수 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는 정해진 시간 안에 술래를 잡기 위해 빨리 이동도 해야 하고 동시에 정지도 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이동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정지 순간에 흔들리거나 중심을 잡으려고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요. 여기에는 관성의 법칙이 적용합니다. 정지한 물체를 이동시키는 것도 힘들지만 이동 중인 물체를 정지시키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단순해 보이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하는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오징어 게임에서는 이동과 정지를 감시하는 것으로 영희라는 술래인형 AI가 등장하는데요. 술래인형 영희의 눈 속에는 움직임을 포착하는 기술을 가진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술을 동작 인식이라고 하는데요. 대개 동작 인식 센서는 소비전력이 적은 적외선 열 감지 센서가 작동하고 있다가 이상 신호를 감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더해 컴퓨터 화상 처리 기술도 추가되어 픽셀 단위로 화상을 비교해 차이점으로 동작을 인식하고 해당 참가자의 얼굴을 안면인식 기능으로 파악합니다. 안면인식은 지문인식보다 오차가 적고 홍채인식보다 간단합니다.

 

구슬로 하는 홀짝놀이는 1/2의 확률를 가진 독립사건이다 ⓒ김은주

 

이밖에도 1/2의 확률을 가진 독립사건의 구슬 홀짝놀이와 빛에 비추어 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강화유리를 가려내는 징검다리 건너기도 드라마에서 등장했는데요. 징검다리 건너기는 유리의 비정질 특성으로 유리 제조 공정에서의 결정 구조 변화를 알 수 있었습니다. 구슬치기는 확률이 정해진 홀짝놀이에서 마팅게일 전략의 통계적 유효성을 검토해볼 수 있었는데, 여기서 마팅게일이란 하나의 확률과정으로서 공정한 게임을 나타내는 확률모형을 말합니다.

오징어 게임 속 우리 민속놀이에 숨겨져 있는 과학이야기는 무궁무진했습니다. 과학 아닌 듯 과학이 담겨 있는 여러 놀이들로 인해 드라마는 더욱 생동감 넘치고 흥미진진하게 연출되었는데요. 우리가 어릴 적 재밌게 했던 놀이들이 실제로는 과학이 장착된 치밀함의 요소가 있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니 과학이 주는 유쾌함에 빠져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과학은 이론과 학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 속에서 늘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추억의 놀이들로 알아본 시간이 되었습니다.

 

<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
Posted by sukji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 소나무부터 코로나바이러스까지 비인간 생물들과의 기묘한 동거  / 곽재식

570 곽72ㅇ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네모반듯한 무채색 공간,
아파트에 숨은 별세계를 찾아서!

“사람이 아닌 아파트 주민들을 소개합니다.”

아파트는 오늘날 도시를 상징하는 가장 일반적인 주거 양식이다. 커다란 단지를 만들어 사는 한국식 아파트가 현대 도시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이 책은 SF 소설가이자 공학박사인 저자 곽재식이 우리에게 익숙한 ‘아파트’라는 주거 공간을 건축의 개념이 아닌 생물학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담았다.

아파트에는 사람만 사는 게 아니다. 소나무, 철쭉, 고양이와 같이 근처에 터를 잡고 있는 생물뿐 아니라 개미, 집먼지진드기, 아메바, 코로나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살아간다. 아파트를 만든 ‘사람’조차도 이런 생태계 속에서 여러 생물에게 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생물학, 화학, 물리학, 역사, SF적 상상력을 오가며, 그간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아파트의 신기하고도 사랑스러운 풍경을 펼쳐 놓는다.

 

출판사 서평

 

아파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친근하고도 낯선 동반자,
비인간 주민들에게서 발견한 미지의 세계

“과학 연구라고 해서 머나먼 정글이나 깊은 해저를 탐사해야만 놀라운 발견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평범하게 지나치던 바로 내 곁, 내 집에서도 얼마든지 더 알고 싶은 것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저자의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오랜 시간 화학 업계에 종사해 온 그는 수많은 화학 실험을 접하면서 물벼룩이나 아메바 같은 친숙하지 않은 실험 생물들 말고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생물들이 달라지는 환경에 따라 서로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는지 조사하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현대 도시의 독특한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주거 공간, 아파트에 주목하게 되어 생물학, 화학, 물리학과 관련한 여러 지식을 오가는 ‘생물학 탐사’에 나선 것이다.

저자는 아파트를 둘러싼 주제를 탐구하며 소나무부터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인간이 아닌 ‘비인간 생물’에 주목했다. 소나무, 철쭉, 고양이와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생물들뿐만 아니라 함께 살고 있다고는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아메바, 지의류, 미구균 같이 낯선 생물들도 등장한다. 가장 크고 가장 쉽게 눈에 띄는 생물부터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의 순으로 짚어 가며 여러 생물들이 도시와 아파트에 적응해 사는 삶을 담아냈다.

청설모 같은 작은 동물들이 솔씨를 땅에 파묻고 잊어버리는 안타까운 건망증을 가진 덕분에 소나무가 세상에 퍼져 나가고 있다면 어떨까? 매일 밤 지친 몸을 누이고 잠드는 침대 위에서 집먼지진드기가 남몰래 신혼 파티를 벌이고 있다면? 사실은 세균이 지구를 오래도록 지배해 왔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어 아파트를 짓도록 조종했다면? 아파트 주변에 살고 있는 여러 생물은 생태계의 연관 관계 속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자신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까지 바꾸어 놓았다. 이들이 어떻게 아파트로 흘러들었는지, 도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어떠한 생존 전략을 택했는지 찬찬히 살피다 보면, 그간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불, 방바닥, 엘리베이터, 복도, 화단, 아파트 단지에 이르기까지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무채색 풍경 속에서 사랑스럽고도 기묘한 생물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모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괴물 작가’가 던지는 질문
“궁금하지 않아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다빈치 노트〉, MBC 〈심야괴담회〉 등 대중매체에서 과학 전달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유쾌한 입담을 선보이며 인기 게스트로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곽재식 속도’로 『ㅁㅇㅇㅅ』, 『가장 무서운 예언 사건』 등 SF 소설을 연달아 출간하며 집필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저자의 맛깔난 필력은 장르를 불문하고 책에 깊은 몰입감을 더한다. 작품 속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살아 움직이는 등장인물, 과학적이고도 역사적인 소재를 아우르는 세계관, 이 모두를 흥미롭게 엮어 내는 저자만의 방식이 이 책에서도 여과 없이 발휘되었다. 여러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며 관련 자료를 수집해 온 그는 과학적 사실뿐만 아니라 옛 문헌, 노래 가사, 상황에 들어맞는 찰떡같은 비유, 엉뚱한 상상까지 녹여 종합적으로 선보인다.

저자는 엉뚱한 호기심과 만물박사적 기질, 소설의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남다른 생물학 이야기를 빚어냈다. 새들이 여러 물건을 수집하며 도시에 적응하는 모습을 인간이 외계 행성으로 날아가 로봇 장치를 조사하는 상황에 빗대거나, 지의류가 다른 생물과 합체해 살아가는 모습을 우주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가정해 외계인이 인간의 뇌 속에 들어가는 것으로 비유하는 식이다. 세상 모든 일을 향해 “궁금할 수 있잖아요!”라며 멈추지 않는 호기심을 앞세우는 저자와 책 내용이 무척이나 닮았다. 하나의 생물 속에서, 또 그 생물과 다른 생물의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들과 관련한 책 내용에는 그동안 많은 독자를 사로잡아 온 저자만의 위트와 개성, 끝없는 호기심이 가득하다. 오직 ‘곽재식’이어서 가능한 결과물이다.


과학으로 본 아파트 속 새로운 풍경을 찾아서
내 주변에서 시작하는 경이로운 생물학 여행

이 책은 생물의 구조와 기능을 과학적으로 탐구한 것뿐만 아니라 한 생물의 삶에 서사를 입혀 이들이 살아가는 공간을 바라본다. 생물 종의 궤적을 좇아 조선, 고려, 삼국·선사시대 등 한반도의 역사적 시간 속에서 들여다보는가 하면, 지질학적 시간을 척도로 쥐라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기도 한다. 미시적인 아파트라는 공간과 수백, 수천 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자연스레 생물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1장 ‘주변 환경에 맞추어 진화한 생물’에서는 소나무, 철쭉, 고양이, 황조롱이가 어떤 과정을 통해 도시에 적응하게 되었는지를 다룬다. 소나무가 왜 가로수로 인기를 얻지 못했는지, 철쭉은 어쩌다 개꽃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SNS에서 널리 사랑받는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의 마음에 쏙 드는 외양을 갖게 되었는지 등 평소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생물들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 2장 ‘같이 살고 싶지 않지만 사실은 동거 중’에서는 빨간집모기, 애집개미, 집먼지진드기, 지의류가 나온다. 대개 인간이 해롭다고 여기는 이 작은 생물들은 아파트로 서서히 영역을 넓히면서 전염병을 불러오는가 하면 컴퓨터 프로그래밍, 데이터 기술, 문화재 복원 연구의 토대를 제공하는 등 인간의 삶을 크게 바꾸었다. 3장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만든 세계’에서는 곰팡이, 아메바, 미구균, 코로나바이러스가 등장한다.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이들의 복잡다단한 삶의 모습을 엿보면, 늘 사람으로 귀결되던 과학의 시선을 한 번쯤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게 된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나만의 공간, 집 안에 이렇듯 보이지 않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그 세계를 이루고 있는 주인공들은 이토록 가까운 곳에서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비인간 주민들은 아파트에서 그냥 생존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간단하고 별것 아닌 듯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들까지도 인간처럼 태어나고 먹고 자라나고 새끼를 치고 죽음을 맞이한다. 이들 나름의 방식대로 삶을 꾸려 나가는 모습이 우리와 별다르지 않아 기분이 묘해지기도 한다. 생태계 속에서 꿋꿋이 제 역할을 다하며 인류를 구하기도, 때론 멸하기도 하는 생물들의 흔적이 경이롭다.

앞으로 이 친숙하고 낯선 주민들이 어떻게 아파트를 바꿔 갈지 예측하는 것은 물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이 말하듯, 아파트를 짓고 그 주인으로 행세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물들도 서로 얽혀 있는 관계 속에서 계속 변화할 것이라는 점 하나만은 확실하다. 아파트라는 독특한 인간의 문화는 주변 비인간 생물들의 삶에 깊이 영향을 주어 서식 장소, 외양, 먹이, 토양에 적응하는 성질 등을 독특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갔다. 오늘날 인간과 비인간 생물이 함께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라는 생태계에서의 공존이란,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연구해 볼 문제로 변해 가고 있는 듯하다.” 차례를 훑고 관심이 가는 어느 꼭지를 펼쳐 봐도 좋다. 이 책을 통해 왠지 어렵고 낯설게 느껴졌던 생물학과의 거리감을 한 뼘 좁혀 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1장 | 주변 환경에 맞추어 진화한 생물

소나무
왜 한국인은 하필 소나무를 좋아할까
소나무가 꿋꿋한 진짜 이유
무지갯빛 솔잎이 자라난다면
“소나무 같은 정치인” 대신 “잣나무 같은 정치인”
피톤치드는 정말 우리 몸에 이로울까
소나무의 미래를 바꾼 작은 실벌레

철쭉
한반도 철쭉에 러시아 학자의 이름이 붙은 사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꽃나무
진달래와 철쭉을 구분하는 방법
두 얼굴을 가진 철쭉의 무기, 그레야노톡신

고양이
사람이 고양이를 길들인 이유
고양이 시대의 시작
아파트의 밤 고양이
검은 고양이와 마녀의 관계

황조롱이
매의 눈으로 무엇이든 본다
도시에 사는 황조롱이의 먹이
황조롱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유
사랑스러운 황조롱이의 모습

2장 | 같이 살고 싶지 않지만 사실은 동거 중

빨간집모기
사람이 모기를 이긴 것일까
모기가 선택한 두 가지 삶의 방식
모기 날갯소리의 비밀
모기가 계절을 극복하는 방법
모기는 정말 쓸모없는 곤충일까

애집개미
가장 빠른 길을 찾는 현명한 방법
작지만 위대한 애집개미
개미는 화학자

집먼지진드기
0.3mm짜리 동물의 일생
0.3mm짜리 동물의 사랑
0.3mm짜리 동물 때문에 골치 아픈 사람들

지의류
변신 합체 생물, 지의류
내디딜 땅을 만들어 가는 생물
시간을 복원하는 마법사
도시에서 사라지고 다시 피어나고
미래를 지배할 지의류
지의류는 노화를 막을 수 있을까

3장 |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만든 세계

곰팡이
죽은 것은 흙으로, 흙은 다시 새것으로
인류를 구한 곰팡이
곰팡이 포자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아메바
세균 농사를 짓는 아메바
서로 다른 두 생물이 하나로 합쳐진 이유
가시아메바는 어떻게 우리 곁으로 찾아올까

미구균
세균이 사는 아파트
지구 밖의 우주정거장까지 진출한 미구균
로봇을 움직이고 자동차를 달리게 하는 기술

코로나바이러스
바이러스와 인류의 전쟁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가는 활동 방식
코로나19의 탄생
왕관을 쓴 바이러스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방법
아파트를 짓는 코로나19 바이러스

 

<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나의 대답은 오직 과학입니다 : 천체물리학자의 우주, 종교, 철학, 삶에 대한 101개의 대답들 / 닐 디그래스 타이슨  520.92 T994LKㅂ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천체물리학자 닐 타이슨의
우주, 종교, 철학, 삶에 대한 101개의 대답들

‘칼 세이건의 후계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천체물리학자 닐 타이슨, 유려한 말솜씨와 쇼맨십, 그리고 성별, 종교, 나이와 지위를 막론하고 어떤 질문과 요청에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은 그가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대중들에게 유례없는 사랑을 받는 큰 이유다. 1400만 팔로워의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고, 팟캐스트 〈스타토크〉를 진행하며 대중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그에게는 매일 수백 개의 메시지와 메일이 도착한다. 각계각층의 사람들로부터 받은 메일에는 삶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에서부터, 자신의 과학적 성찰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글, 과학과 종교 사이에서 길을 찾고자 하는 글, 사후세계를 묻는 글, 자녀양육의 힌트를 구하는 글, 그리고 닐 타이슨의 생각과 행동을 비판하는 안티팬의 글까지 다양한 관심사에 대한 대중의 생각과 의견이 들어 있다.

『나의 대답은 오직 과학입니다』은 넘치는 호기심에, 그리고 풀리지 않는 문제의 해답을 찾고자 닐 타이슨 앞으로 보내진 많은 편지글 중에서, 닐 타이슨이 직접 뽑은 101개의 편지글을 답장과 함께 추려놓은 모음집이다. ‘나의 대답은 오직 과학입니다’라는 한국어판 제목(원제: Letters From An Astrophysicist)이 암시하듯 저자는 경험적이고, 실증적 연구가 기반이 되는 합리적 추론에 입각해 질문의 사실관계를 정리한 뒤 명쾌하게 답을 제시한다. 책을 읽다보면 비과학적인 정보들은 걷어내고, 과학자다운 태도로 질문을 바라보려는 닐 타이슨의 일관된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언사에 대해 비판하는 편지에 대해서는 과학적 신념에 찬 반박을 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고 마지막에는 늘 행운을 기원하는 말로 끝을 맺는다.

 

출판사 서평

 

명왕성을 다시 행성에 넣어달라는
초등학생의 편지에서
죽음 앞에서 작별을 고하는 편지까지

닐 타이슨이 받았던 편지 중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야깃거리는 명왕성에 관한 내용일 것이다. 2006년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의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이 된 데에는 닐 타이슨의 역할이 매우 컸다. 행성의 조건에 명왕성이 맞지 않다는 것을 밝히고 소행성으로 분류할 것을 국제천문연맹에 제청한 사람이 닐 타이슨이었다. 그 후 전국의 초등학생에게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고, 다시 행성으로 돌려달라는 초등학생의 호소가 담긴 편지들이 쏟아졌다. 그런 편지를 받고 감정이 상한 초등학생을 달래기 위해 애쓰는 닐 타이슨의 답장이 유쾌하게 읽힌다.
또한 종교적 믿음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의심과 비난이 담긴 공격적인 편지들도 적지 않게 도착했다. 어떤 편지에서는 다윈의 진화론이 성서와 충돌할 때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과학자들이 권력을 갖게 되면 종교인들은 모두 사자 먹이로 던져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닐 타이슨은 그 편지에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생물학은 진화론의 관점으로 보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앞뒤가 맞지 않으며, 만약 우리가 모두 특별하게 창조되었다고 생각한다면 편지를 보낸 이는 날로 번성하는 생물공학산업 분야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 중 50%는 아담과 이브가 존재했다고 믿고, 90%는 그들의 기도를 들어주는 개인적인 신을 믿는 상황에서 종교인들이 대중들에게 낙인이 찍힐 거라는 생각은 아무 근거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창조론과 진화론, 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은 닐 타이슨을 괴롭히는 단골 소재다.
죽음을 목격하거나, 앞둔 사람들이 보낸 편지에는 슬픔과 두려움보다는 평화와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닐 타이슨이 그동안의 강연과 도서를 통해 우주적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를 끊임없이 바래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죽으며, 별의 먼지라는 사실, 그러한 지적 깨달음이 영적인 평화로 이끌어준다고 그는 생각한다. 닐 역시 죽음의 순간에는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말을 떠올릴 것이라고 말한다. ‘죽음을 맞이하는 우리는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예 태어나지도 못하며, 따라서 죽을 기회도 없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갈 중심이 필요할 때
과학은 어떤 대답을 해줄 수 있는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기도나 자기 성찰 같은 행위에서 희망을 발견하려고 한다. 닐 타이슨이 강조하는 희망은 다르다. 그것은 현실세계를 배우고 우리의 지성으로 세상이 나아지도록 도전하는 것이다. 지구로 떨어지는 소행성의 경로를 바꾸고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발견하고 허리케인, 지진, 해일, 화산 폭발의 위력을 줄일 방법을 함께 찾아보는 것, 이것은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함께 노력할 때에만 가능하다.
또한 과학에 눈을 뜬 사람에게는 객관적인 현실, 즉 신념 체계와는 상관없이 그 너머에 존재하는 세상의 진실이 더 중요하다. 외계인의 존재, 9.11 테러와 관련한 음모론, 신과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 등은 과학적인 사고 체계에서는 아직 진실로 받아들일만한 증거가 마련되지 않았다. 닐 타이슨은 자신의 목표는 타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스스로 성찰 할 때, 비로소 의심하는 ‘영혼’과 자유로운 탐구의 ‘정신’이 피어난다.
그렇다면 종교적 믿음 외에 영적인 평화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과학의 최전선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우주 안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가늠해보자. 이러한 우주적 관점은 겸허한 속에서 우주 자체와 우리를 구성하는 원자(atom)적 연대의식에까지 다다르게 해준다. 닐 타이슨이 답장 끝에 ‘계속 하늘을 올려다보세요.’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목차

서문
프롤로그_ 일종의 회고록

I 에토스: 문화적 신념과 열망 안에서 드러나는 특징적인 정신
1. 희망
2. 특별한 주장들
3. 사색

II 코스모스: 질서정연한 전체로서 보이는 우주
4. 혐오 메일
5. 과학의
6. 철학

III 파토스 :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는 감정에 대한 명백한 호소
7. 삶과 죽음
8. 비극
9. 믿거나 말거나

IV 카이로스 : 결단 또는 행동을 하기에 적당한 순간
10. 학창시절
11. 부모 노릇
12. 반박

에필로그_ 추모의 글
감사의 글

 

<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스켑틱 :  회의주의자의 사고법  /  마이클 셔머

501 S553sKㅇ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음모론과 가짜 뉴스 시대,
우리에겐 과학의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미국인의 20%는 여전히 달 착륙을 의심하고, 60%는 초능력의 존재를 믿으며 45%는 진화론이 아닌 창조론을 믿는다. TV쇼에는 해마다 외계인에 납치당했다는 사람이 등장한다. 코로나19 시국에서 팬데믹만큼 무서운 것이 인포데믹이었다. 부정확한 정보와 가짜 뉴스는 바이러스가 퍼지듯 삽시간에 지구 구석구석까지 퍼졌다. 매체는 자극적인 기삿거리를 찾고, 혼란 속에서 돈벌이에 밝은 사람들은 엉터리 주장을 펼치며 건강한 시민을 유혹하고 있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수많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충돌한다. 무엇이 진짜 정보이고, 무엇이 가짜 정보인지 확인하기도 힘들다.

인포데믹의 시대에 필요한 것이 바로 팩트 체크다. 그리고 팩트 체크의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과학이다. 『스켑틱』은 비과학적인 믿음을 바로잡는 과학계의 팩트 체커 마이클 셔머가 과학과 이성을 위협하고, 인류를 위기에 빠뜨리는 세력들의 가짜 뉴스와 비합리적 헛소리를 과학적 회의주의의 원칙에 따라 하나하나 논파한 책이다. 과학저널 《스켑틱》의 발행인이기도 한 셔머는 오랫동안 책과 잡지,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강연을 통해 유사과학자, 심령술사, 창조론자, 컬트 집단을 고발해왔다.

이 책에 실린 75편의 칼럼을 통해 셔머는 과학의 본질과 회의주의의 원칙부터 각종 유사과학과 헛소리를 파헤치고, 세계와 종교의 관계를 과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설득력 있는 논증, 호기심을 끌어당기는 통계를 들며 셔머는 사람들이 왜 이상한 믿음에 빠지는지, 그리고 왜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세상을 구하는 것이 왜 신앙이나 종교가 아니라 과학인지 설명한다.

 

출판사 서평

 

“마이클 셔머는 어리석음의 바다에 떠 있는 이성의 횃불이다”
_닐 디그래스 타이슨

유사과학과 반지성주의를 격파하는
회의주의, 가장 세련된 방식의 사고법
과학과 이성을 위협하고, 인류를 위기에 빠뜨리는 세력들의 가짜 뉴스와 비합리적 헛소리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회의주의적 태도를 몸에 익히는 것이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회의주의Skeptic가 ‘사려 깊은’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단어 스켑티코스Skeptikos에서 왔다고 했다. 라틴어에서는 ‘탐구하는’ ‘성찰적인’이라는 뜻의 라틴어 스켑티쿠스scepticus라는 단어도 있다. 즉 회의주의는 ‘사려 깊고 성찰적인 탐구’라 할 수 있다. 회의주의의 목적은 비판적 사고를 하는 것이며, 회의주의자는 생각의 오류를 감시하는 사람이다.
회의주의자가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는 확률과 통계다. 서구권 국가는 종교적 신념과 교회 출석률이 높은 반면 10대 임신 및 성병이 더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개인으로서 종교인은 더 건강하고 친절하며 행복하고 자비롭다. 우리 주변에서 꾸준히 기적이 일어나는 현상도 간단한 수학으로 증명된다. 매주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은 확률을 뚫고 누군가는 복권에 당첨되지만 아무도 이것을 기적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회의주의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회의주의가 모든 것을 부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잘못된 지적이다. 회의주의는 특정한 무언가, 곧 근거와 논리가 부족한 것들을 의심하는 것이다. 회의주의자는 무조건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수준에서 의심하고, 충분한 근거를 신뢰한다. 회의주의자는 비판적 사고와 일관된 논리에 따라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고, 아직 확신에 도달하지 못한 ‘탐구자’다. 그들은 신념과 지식에 갇혀 있지 않고 항상 새로운 근거와 지식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열려 있다.

헛소리와 미신, 어뷰징 뉴스
사람들은 왜 아직도 이상한 것을 믿는가
미국에서 9/11 음모론 서적은 지금까지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 미국인의 60%는 초능력의 존재를 믿으며, 40%는 점성술이 과학적이라고 믿는다. 전설의 동물을 찾겠다며 숲속을 헤매는 사람도 여전하고, 해마다 외계인에게 납치당했다는 사람이 텔레비전 쇼에 등장한다. 아무런 의학적 근거도 없는 자기장 치료를 신뢰하고, 대체의학이 질병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미국인의 70%는 확률과 통계를 바탕으로 실험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는 과학적 방법을 이해하지 못한다.
AI가 실생활에 응용되고, 블랙홀의 비밀이 밝혀지는 지금 이 시대에도 베스트셀러 사기꾼, 초자연 현상, 외계인 납치, 괴물, 민간 의학 등 세상은 허무맹랑한 헛소리와 믿을 수 없는 정보로 넘쳐난다. 왜 사람들은 아직도 이상한 것들을 믿는 것일까?
많은 사람이 자신의 성장 배경이나 취향에 따라 특정한 믿음을 형성한다. 실제 사실을 자신이 평생 쌓아온 필터를 거쳐서 바라본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과학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단 과학의 결과를 가르치기보다 과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의 기본은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다. 타협 없는 검증을 통해 자연 현상에 대한 자연주의적 설명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과학이다. 과학이 작동하는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유사과학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데이터와 이론의 절묘한 혼합물, 과학
과학은 늘 의심하며 자신을 시험한다
오늘날 세상을 파악하는 가장 뛰어난 도구인 과학은 데이터와 이론, 사실과 가설, 관찰 결과와 관점의 절묘한 혼합물이다. 고정되고 독단적인 지식의 합이 아니라 유동적이며 역동적인 체계다. 과학은 지식의 축적을 통해 진보하며 과거의 실수 위에 만들어진다. 종종 틀릴 수도 있지만 데이터가 쌓이고 이론이 만들어지면서 점점 덜 틀리게 된다. 과학은 계속 발전하며, 그것을 이루는 어떤 이론이든 새로운 데이터와 이론에 의해 극복될 수 있다. 과학의 역사는 버려진 이론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정상적인 과학은 수많은 동료 평가를 거친 뒤 발표되며, 일단 발표된 뒤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이론의 도전을 받는다. 자정 작용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건강한 과학의 대척점에 서는 것이다. 가설의 검증에 기반을 둔 사고방식인 과학은 늘 의심하고 회의하며 자기 자신을 시험한다. 이와 같은 과학의 작동 방식은 사람들이 잘못된 믿음과 신념에 빠져 그릇된 선택을 하지 못하게 막아준다.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학적 태도를 체화하면 환상과 현실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고, 우리를 미혹하는 그릇된 정보와 건강하지 못한 신념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대립과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근본주의와 극단주의가 부상하는 세계에서 우리를 구원할 것은 종교적 신념이 아닌 과학이다.

사람들은 왜 사실을 확인하지 않는가
음모론과 유사과학은 실제로 해롭다
2000년 4월 열 살의 소녀 캔디스 뉴메이커가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저산소증에 의한 허혈성 뇌증이 유발한 뇌수종과 부종, 질식이다. 여러 명의 성인이 캔디스를 담요로 감싸고 쿠션으로 막은 다음 위에 올라가 수 시간 동안 눌렀다. 캔디스는 고통을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부모 역시 참고 견디라 했다. 애착치료 중이었기 때문이다.
캔디스를 사망에 이르게 한 애착치료는 ‘훈육이 곤란한’ 아이의 억압된 유아기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물리적인 “대면”과 “억제” 치료법을 쓰는 것이다. 매일, 매주 아이가 ‘유아’의 상태로 돌아가도록 ‘재애착’을 구현한다. 애착치료는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아이에게 며칠에서 몇 주 동안 가혹행위를 강제한다. 캔디스의 치료사들이 16년 형을 받았음에도 애착치료는 계속 성장했다. 무엇이 되었든 애착치료는 유사과학이고, 비윤리적 행위다.
수많은 음모론과 유사과학이 무슨 피해를 주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믿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유사과학의 주장의 뒤에는 ‘금전적 이득’이 있다. 아무런 효능도 없는 신비의 자석, 병을 치료한다는 마법의 물, 귀를 청소해 마음을 청소한다는 이어코닝 같은 간단한 것부터 죽은 자와 이야기할 수 있다는 영매, 위독한 병을 더 위독하게 만드는 대체의학, 그리고 불로장생으로 유혹하는 냉동 보존술까지, 유사과학을 퍼뜨리는 자들은 사람들을 속이고 현혹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번다. 그들에게 속아 넘어간 사람들은 아무런 효과도 없는 돌멩이와 오염된 물을 사고, 뻔하디뻔한 내용이 실린 책을 사며, 일상을 저당잡히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며, 재산을 갈취당한다.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미신과 유사과학은 근거 없는 주장과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해를 끼친다.

비판적 사고가 우리에게 줄 자유,
세상을 구하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 과학이다
미국인의 45%는 ‘1만 년 전 신이 자신과 비슷한 형상으로 인간을 만들었다’고 믿는다. 37%는 신의 인도 아래 인류가 진화한 것이라고 믿으며, 제대로 된 진화론을 믿는 인구는 12%였다. 창조론과 진화론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다른 조사에서는 57%가 창조론을 택했고 진화론은 33%밖에 택하지 않았다(10%는 “잘 모름”을 골랐다).
미국에 진화론을 부정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진화론을 자신들의 종교에 대한 공격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진화론을 인정하면 신앙의 기반과 삶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믿는 이들은 진화론도 그저 하나의 ‘이론’일 뿐이며 생명은 진화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다고 주장한다.
신앙에 갇힌 눈은 확률, 증거, 논리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셔머에 따르면 과학이 밝혀낸 진화론은 좋은 신학 이론과 잘 맞으며, 인간의 본성에 관한 기독교적 관점과 원죄를 설명한다. 또한 가족의 가치와 기독교의 도덕률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를 향해 가는가 하는 질문에 진화론만큼 확실한 답을 주는 것은 없다.
종교는 사회적, 심리적, 감정적 요소들에 의지한다. 이것이 신앙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하지만 종교적 신념에 갇혀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세상의 진실에서 그만큼 더 멀어질 것이다. 다윈이 말했듯이 “과학의 발전이 가져올 인간 정신의 점진적 계몽이야말로 인간이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과학과 함께할 때 인류는 유한한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는, 장대한 우주의 드라마에 찰나와 같은 무대를 함께 장식하는 동반자로서 더 높은 수준의 겸손과 인류애를 느낄 수 있다. 이를 통해 이 모든 순간, 모든 관계, 모든 인간에게 더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서론 이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I 과학
1 다채로운 조약돌과 다윈의 언명
2 대조와 연속성
3 내가 틀렸군요
4 과학의 주술사, 호킹
5 누구의 말을 믿을 것인가?
6 과학의 길을 밝히는 촛불
7 단순한 디자인, 알찬 내용
8 신념을 바꾼다는 것
9 조작, 실수, 재연
10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어

II 회의주의
11 달착륙 음모론이라는 헛소리
12 유사과학의 헛소리 팩트 체크 1
13 유사과학의 헛소리 팩트 체크 2
14 은둔 과학자와 괴짜
15 회의주의는 아름다워
16 절묘한 균형의 조건
17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18 화씨 2777도

III 유사과학과 헛소리
19 왜 똑똑한 사람들이 이상한 것을 믿을까?
20 세상에, 신비의 자석이라뇨!
21 괴물,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22 손해가 있냐고?
23 헛소리는 사기다
24 마법의 물과 멘켄의 법칙
25 유사과학이 부른 죽음
26 자연치료와 사기꾼

IV 초자연적 현상
27 죽은 자와의 토크쇼
28 방황하는 텔레파시
29 유체이탈의 비밀
30 바이블 코드라는 헛소리
31 아틀란티스를 찾아서
32 비틀스 음악을 거꾸로 틀면
33 기가 모인다, 기가 모여!
34 이것이 궁극의 영성이다

V 외계인과 UFO
35 셔머의 마지막 법칙
36 왜 ET는 우리에게 전화를 걸지 않는가?
37 시간 여행의 역설
38 외계인에게 납치당했어요!

VI 변경 지대의 과학과 대체의학
39 엉터리 나노 기술과 인체 냉동 보존술
40 복제인간의 존엄
41 아직도 생수 드세요?
42 양자역학적 사기
43 불로장생의 헛된 꿈
44 침술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45 감기약 사기 사건
46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VII 심리학과 뇌
47 커크 선장의 법칙
48 고릴라를 못 보는 사람들
49 대중의 지혜
50 자살 폭탄이라는 이름의 살인자살
51 지상 최고의 행운아
52 자기계발이라는 사기
53 뇌는 정치적인가?
54 민간 과학의 미신
55 자유 의지와 선택의 과학
56 부시의 잘못과 케네디의 실수

VIII 인간의 본성
57 호색적인, 그리고 폭력적인 존재
58 야비한 야만인
59 길들여진 야만인
60 바운티호의 과학적 진실
61 마음의 비밀을 풀다
62 행복의 과학

IX 진화와 창조론
63 인간 정신의 점진적 계몽
64 진화와 창조, 6가지 오해
65 끝없는 중간 단계의 함정
66 아는 것과 모르는 것
67 다윈의 끈기와 집요함
68 보수주의자를 위한 다윈주의

X 과학, 종교, 기적, 그리고 신
69 우주에 우리뿐일까?
70 불멸? 지금을 즐겨라!
71 신은 수명을 다했다
72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기적을 경험한다
73 육체와 영혼의 관계
74 기도의 힘을 믿어야 할까?
75 종교의 쓸모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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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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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