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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버냉키 “젊은이 여러분, 기회는 무작위로 찾아옵니다”

 

수상 직후 브루킹스연구소 기자회견
“지금 세계경제, 금융위기 때와 달라”
향후 연준 “‘균형’ 잡아가기 시작할 것”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0일(현지시각)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지난 10일(현지시각)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3명)한 벤 버냉키(69)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 상을 받게 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노벨경제학상 발표 전날 밤 우리 부부 모두 휴대전화를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시카고에 사는 딸이 집으로 유선전화를 걸어 수상 소식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기를 서성이며 기다리지 않았다”며 엷게 웃었다.

 

버냉키는 이날, 노벨상 수상 발표 직후 자신이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미국 워싱턴 디시(DC)의 경제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요즘 글로벌 경제를 휩쓸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공격적 통화긴축에 따른 금융시장 발작 등 금융 불안에 대해 “우리가 14년 전(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겪었던 것과 같은 극심한 곤경에 처해 있는 건 결코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팬데믹 사태에서 촉발된 요즘의 글로벌 경제 위험은 금융시스템 안에서 문제가 터졌던 2008년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다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킹 달러’에 따른 경제 수축 압력이 점증하는터라 각국 정책담당자들은 금융시스템이 얼마만큼 악화하고 있는지 항상 주의를 집중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비록 금융부문의 문제가 경제에 특정한 사건을 아직 당장은 일으키지 않는다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금융 조건을 점차 악화시키고 문제를 가중시킨다.”

 

그는 현재 미국 금융시스템은 2008년 당시 위기 직전 상황에 비하면 훨씬 건강한 상태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천연가스 공급 제약으로 유럽 금융시스템이 압력을 받고 있고 미국 바깥의 신흥시장에서는 “매우 강고한 달러 가치와 이에 따른 상당한 규모의 자본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는 연준 의장으로 있던 2012년에 ‘물가 안정목표 2%’를 새로운 정책목표로 도입했다. 그는 최근 연준의 공격적 정책금리 인상과 통화정책 향방을 묻는 질문에 “경제가 하강하기 시작하면 통화정책담당자는 ‘물가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쌍둥이 목표 사이에서 이제 ‘균형’을 잡아나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연준은 물가를 다스리면서도 경제를 침체에 빠트리는 방아쇠를 건드리지 않고 연착륙시켜야 하는 엔지니어 역할 수행이란 점에서 “매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6~2014년 연준 의장 자리에 있으면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폈던 그는 “당시 금융시스템 붕괴가 총체적인 경제 붕괴로 이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술회했다. 자칭 ‘대공황 마니아’(Great Depression buff)로 불리는 그는 노벨위원회가 수상 공적으로 밝힌 본인의 1930년대 대공황 당시 금융위기 분석 논문(1983년)에 대해 “발표 당시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주장은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젊은 경제학도들에게 해줄 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짧게 답했다. “내 인생 경험으로 볼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들은 내가 언젠가는 연준 의장이 될 사람이었다고(노벨상 수상자가 될 거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농담하지만, 나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우리 삶은)이미 자신의 특정한 길이 정해져 있고 그것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 예기치 않은 기회들이 여기 저기서 무작위로 찾아올 것이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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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