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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같은 동물, 동물 같은 인간 : 동물과 인간에 대한 편견을 넘어서 / 이정전

590 이73ㅇ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 소개

 

인간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길 찾기

 

동물원에서는 물을 채운 해자로 둘러싸인 섬에 유인원을 수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자에 빠진 동료를 구하려고 시도한 유인원에 대한 보고가 다수 있다. 때로는 둘 다 치명적인 결과를 맞이하는 경우도 있다. 새끼를 다루는 데 서툰 어미 침팬지가 실수로 새끼를 물속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수컷 한 마리가 그 새끼를 구하려고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다. 어떤 침팬지는 잘 아는 사이도 아닌 한 암컷이 비명을 지르면서 물속으로 떨어져 허우적거리자 황급히 그 암컷에게 달려갔다. 그러고 나서 해자 가장자리의 진흙으로 걸어 들어가 버둥대던 암컷의 한쪽 팔을 붙잡고 안전한 곳으로 끌어냈다. 원래 침팬지는 물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데, 강력한 동기가 없이는 물 공포증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처럼 동물도 눈물겨운 자기희생을 감행하고, 놀라운 기억력과 추리력도 가지고 있으며, 고마움을 표현할 줄도 알고, 서로 협동하고 교육도 하며 불공평한 대우에 분노하기도 한다. 우애ㆍ효도ㆍ절제ㆍ협동 등 우리 인간 사회에 있는 좋은 것들이 동물 사회에도 있다. 그런가 하면 폭력ㆍ전쟁ㆍ사기ㆍ강도ㆍ미신 등 인간 사회에 있는 나쁜 것들이 동물 사회에도 존재한다.


이 책의 목적은 동물이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과 인간이 실상 동물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살펴봄으로써 동물과 인간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길을 찾기 위한 것이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라고 하지만 한 해 10만 마리 이상이 버려지는 현실을 직시하고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출판사 서평

 

◆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가 의미하는 것

불과 몇 년 사이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크게 늘어났다. 동물 관련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동영상의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이런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이제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키우는 일은 매우 친숙한 풍경이 되었다. 어느새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들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한 해 버려지는 유기동물의 수가 10만을 훌쩍 넘는다는 어둡고 슬픈 현실이 있다.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의 모습에 혹해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분양받았다가 감당하지 못해 몰래 버리는 무책임한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유기동물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잇따른 길고양이 살해, 끈끈이에서 발버둥 치는 새끼 고양이, 고양이 매질, 강아지 매단 채 오토바이 질주하기 등 동물학대가 나날이 잔혹해지고 있고, 이에 관한 영상의 공유도 빈번해지고 있다. 해마다 꾸준히 고발하고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좀처럼 줄지 않는 개 농장의 참혹한 현실은 각종 매체의 단골소재가 된 지 오래다. 그런 끔찍한 동물학대 장면이 언론에 자주 고발되면서 많은 사람이 분노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도 각종 동물보호단체가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미국의 한 동물구조단체가 1975년부터 1996년까지 21년 동안 고발된 동물학대범을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45퍼센트는 살인, 36퍼센트는 가정폭력, 30퍼센트는 아동 성범죄를 저질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학대범이 사람을 폭행할 확률은 일반인보다 다섯 배 더 높다는 점도 밝혀졌다. 2005년 미국의 가정폭력 피해 여성 4,700여 명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해자의 83퍼센트가 반려동물을 폭행 또는 살해한 전과가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사례들이 많이 있다. 한때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살인범들을 조사해본 결과 이들의 동물학대 전력이 다수 드러났고, 그중 한 명은 기르던 개 여섯 마리를 망치로 때려 살해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런 사례들은 동물학대 전력이 사회적 약자인 노인ㆍ여성ㆍ어린이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그동안 인간과 동물에 관한 연구들이 활발해지고 많아짐에 따라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제 우리는 태곳적부터 내려온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동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전보다 더 잘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대답을 담아보려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수십만 년 동안 인간과 동물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게 발전해왔다. 이 관계에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동물이 이용의 대상이었고, 이 결과 동물의 가축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동물이 공격의 대상이 되었고, 이 결과 수많은 동물이 인간 때문에 멸종되었다는 점이다. 그러자 근래 동물의 멸종에 대한 경각심과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 동물보호단체도 많이 생겨났고, ‘동물권’에 대한 인식도 크게 개선되고 있으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와 법률도 제정되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여전히 동물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동물보호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자체가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은 결국 인간을 위한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 점을 자세히 살펴보고 강조하려는 뜻도 담고 있다.

◆ 동물은 알고 인간은 모르는 동물 이야기

인간은 쉽사리 지독한 편견에 사로잡혀 비이성적인 짓을 스스럼없이 자행하는 존재다. 또한 큰 두뇌를 가졌고 고유한 언어로 소통하며 각종 도구를 활용하면서 눈부신 문명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을 들어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영장류라고 자부한다. 인간은 인류는 물론 동물들에 대해서도 케케묵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동물은 인간에 비해 모든 면에서 열등한 존재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인간 진화의 계통도에서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호모 하빌리스’는 최초의 인류로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현생 인류의 직계조상으로 알려진 ‘호모 에렉투스’ 사이에 존재했으나 멸종한 인류다. 학창시절에 배운 이런 단편적인 지식의 영향 탓인지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인간만 도구를 활용할 줄 안다고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의 사례는 이런 편견이 얼마나 오만한 것인지를 생생히 일깨워준다.

꿀을 채취하는 아프리카 가봉의 침팬지들은 더 정교한 연장 세트를 보여준다. 이들은 다섯 가지 도구로 이루어진 연장 세트를 가지고 벌집을 습격한다. 다섯 가지 도구란 벌집 입구를 부수는 데 쓰는 무거운 막대, 꿀이 있는 방에 도달하기 위해 땅에 구멍을 뚫는 막대, 구멍을 넓히는 도구, 꿀에 담갔다가 거기에 묻은 꿀을 빨아 먹을 수 있는 너덜너덜한 막대, 꿀을 퍼 올리는 나무껍질 등이다. 이 도구들은 쓰기에 복잡하므로 이것들을 제대로 써먹으려면 미리 생각하고 순서에 따라 작업 단계를 계획하는 일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사바나의 한 침팬지 공동체는 사냥할 때 뾰족한 막대를 쓴다. 이것은 충격적인 사실이었는데, 사냥무기는 인간에게만 독특하게 나타난 발전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침팬지는 나무에 뚫린 구멍 속으로 그들의 창을 찔러 넣어 잠자는 작은 동물을 죽인다. 수컷 침팬지처럼 원숭이를 쫓아가 잡을 수 없는 암컷 침팬지에게 이 작은 동물은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69쪽)

 

◆ 동물들이 이 책을 본다면……

동물에 대한 편견과 무지 못지않게 우리는 인간에 대해서도 지독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그나마 20세기를 거치며 진화생물학, 동물학, 행동경제학, 심리학 등의 놀라운 발전 덕에 인간과 동물을 바라보는 인식의 지평이 상당히 넓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고전철학의 화려한 개화 이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류는 그저 여전히 진화 중일 뿐.
덧붙여 ‘진화’라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다윈에 따르면 진화는 자연 속에서 개체가 거칠 수밖에 없는 생존을 위한 적응과 변화의 과정일 뿐 발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강력한 종교적 신념으로 무장한 채 여전히 진화론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부류가 (특히 미국에서) 제법 많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런 오해는 앞으로도 굳건할지 모른다.

저자 이정전 교수는 본디 경제학자다. 오랜 세월 동안 경제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는 주류 경제학의 근본 가설에 깊은 회의가 생겨 환경학과 행동경제학, 심리학, 동물학 등으로 꾸준히 관심 분야를 넓혀왔다. 이 책은 그 결과물 중 하나로,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동물이 인간보다 더 낫네”라고 말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과 동물을 다각도로 비교해 누가 더 우위에 있는 존재인지를 논하려고 이 책에 공을 들인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인간이 가진 우스꽝스러운 일면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폭로하는 이유는, 주류 경제학이 강조하듯 인간은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으며 때론 매우 비이성적이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한 첫걸음을 떼어보자는 취지에서다. 다음의 흥미로운 사례를 보자.

 

목차

 

머리말


1장 인간과 동물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

짐승 같은 놈? 그러면 당신은 짐승을 잘 알고 있습니까?
“인간아, 딴 짓 그만하고 새끼나 많이 낳아라!”
‘반쪽짜리 눈’이 뭐 어때서?
구역질나는 더러운 이론
다윈은 지질학자라서 진화에 관해 말하기를 꺼렸다

2장 약아빠진 동물들

동물도 추리한다
놀라운 기억력을 가진 동물, 꾀를 쓰는 동물
수를 세는 앵무새
동물도 불공평한 대우에 분노한다
동물도 도구를 이용할 뿐만 아니라 직접 만들기도 한다
유인원은 거울로 자신의 엉덩이를 보려고 한다

3장 동물도 고상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눈물겨운 자기희생을 감행하는 동물
간질여달라고 조르는 쥐
동물도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참을성을 가지고 있다
동물도 감사할 줄 안다
동물도 미신을 믿는다
동물도 표정을 지으며 웃기도 한다


4장 동물 사회도 인간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동물도 ‘낭만적 사랑’에 빠지며 선물을 주고받기도 한다
동물도 협동한다
동물도 가르치고 배운다
동물도 주거지와 영토를 지키기 위해 싸우기도 한다
동물도 정치를 한다
동물도 서로 속이고 사기 친다

5장 인간 사회의 우스꽝스러운 단면들

잘 생각해보고 행동하라지만 과연?
기도하면서 담배 피우면 안 되고, 담배 피우면서 기도하면 괜찮다?
아름다운 여인 앞에서는 천재도 바보가 된다
눈에 보이는 돈만 보고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은 잘 못 본다
돈을 준다고 하면 거절하고 돈을 안 준다고 하면 승낙한다?
손실은 몹시 싫어하면서 공짜 앞에 이성을 잃는다
인간은 혼자 온갖 착각을 즐긴다?

6장 이성보다는 감정?

인간은 감정에 휘둘리게 되어 있다
인간도 본능적으로, 기계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무척 많다
‘두 마음’을 가진 인간
생선회를 먹을 최적기는 바로 대형 식중독 사건이 터졌을 때

 

7장 인간과 동물의 만남

인간이 바빠지면서 개도 바빠졌다
총각은 개와 함께 있을 때 여성의 환심을 더 많이 산다
가축화된 동물이 없으면 식인종이 된다?
가축을 위한 헌혈제도가 필요하다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 가축화되지 못한 이유는 가지각색

8장 인간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은 가능한가?

인간의 공격성과 잔인성
종교의 폭력성
동물과 달리 인간은 살상무기와 종교를 가지고 있다
동물학대와 동물의 멸종
동식물 보호를 위한 범지구적 노력
인간과 동물의 건전한 공존은 결국 우리를 위한 것

미주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차이에 관한 생각 : 영장류학자의 눈으로 본 젠더 / 프란스 드 발

612.6 W111dKㅇ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 소개

 

★유발 하라리, 최재천 교수 강력 추천★

“내가 침팬지를 얘기하면 남자들이 우쭐하고
보노보를 얘기하면 여자들이 환호한다.
이 책을 쓴 것은 나의 가장 어리석은 결정 중 하나로 판명될지도 모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은 수십 년간 사람과 동물의 행동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생물학은 기존의 젠더 불평등에 정당한 근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젠더와 생물학적 성이 관련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은 인간 사회에서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자동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다고 해서 남녀가 다르다는 사실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남녀 간의 선천적인 차이점들은 무엇이며, 그것들이 문화가 아닌 생물학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영장류 연구에서 찾는다. 성차에 대해서는 다양한 접근법이 존재해왔지만, 이 책은 기존의 연구나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영장류를 통해 성차의 비밀을 밝혀내고자 한다.
저자는 인간의 행동을 우리의 가장 가까운 진화적 사촌인 침팬지와 보노보와 비교한다. 이를 통해 널리 받아들여지는 여성성과 남성성에 관한 믿음들과 권위와 지도력, 협력, 경쟁, 부모와 자식 사이의 유대, 성 행동에 관한 보편적인 가정들에 이의를 제기한다.

 

출판사 서평

 

세계 최고 영장류학자가
인간 성차의 비밀을 밝히다.

동물 연구를 인간에게 적용할 때는 항상 인간의 고귀함을 내세우는 상대측 진영으로부터 인간 문화의 영향을 간과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인간과 동물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남녀의 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가부장제는 우리의 동물 조상이 남긴 유산일까? 남성의 공격성은 극복할 수 없는 본능의 문제일까? 침팬지의 피를 이어받은 우리의 조상은 살육자들이었을까? 여러 우려들은 프란스 드 발의 시도가 많은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으로 끝맺을 것이 분명하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프란스 드 발은 이러한 우려와 의구심 속에서 오히려 문제를 정면 돌파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또 다시 명쾌하게 제시한다. 요컨대, 이 책은 동물에 대한 책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인간에 관한 책이다.

기존의 생물학은 페미니즘에 의해 ‘수구보수 학문’의 대표 격이라고 공격받았다. 어설픈 생물학에 기반 해서 “수컷의 바람기는 선택적 적응 과정을 거친 진화의 산물이니 여성들은 이 점을 이해해주기 바란다.”라는 식의 잘못된 주장을 펼쳤기 때문이다. 때마침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가며 목소리를 높이는 여성들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곧바로 사회생물학, 더 넓게는 진화론이 성차별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프란스 드 발은 그동안 생물학이 해온 실수들로 인해 형성된 우리의 잘못된 통념들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프란스 드 발은 이 책의 서문에서 “동물과 사람의 행동에서 나타나는 성차는 사람의 젠더에 관한 거의 모든 논쟁에서 그 중심에 있는 모든 질문들을 제기한다”며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간주한다. 그는 남녀 관계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일반적인 가정들 - 폭력, 권위, 경쟁, 성차, 믿음, 협력, 유대 등에 끊임없이 도전한다.

유전법칙 대 문화,
권력투쟁 대 협력

우리를 가장 매혹하는 흥미로운 질문들 중 하나는 '성차가 유전법칙과 문화(생물학 대 환경)라는 두 가지 중 어느 것에 의해 결정 되는가'이다. 이 주제는 상당히 많은 함의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이 질문은 많은 논란을 불러왔고, 어느 한쪽의 상대적 영향력을 강조할 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복잡한 파장을 일으킨다.

 

이 책에 따르면, 어느 방향으로든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은 거의 확실히 틀렸다는 것이다. 일부 우익 작가들이 바라는 것처럼, 우리의 행동은 생물학의 법칙에 의해 전적으로 좌우되는 꼭두각시 같은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주로 생물학으로 남성에게 유리한 권력 역학을 합리화시켜왔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행동이 완전히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며, 각 성의 선천적 선호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수컷 원숭이가 자동차와 같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장난감을 좋아하고, 암컷 원숭이가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인형과 같은 장난감을 좋아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질문은 ‘동물의 본성은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며 동물은 협력보다는 생존경쟁을 우선시하는 존재일까’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기적 유전자’ 이론에 입각해 동물들이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존재라고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우리의 통상적인 오해와는 달리, 자연 세계에서 알파의 지위는 단순히 덩치가 크고, 힘이 세고, 공격적이라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알파라는 지위는 탁월한 조정자에게 주어지는 칭호에 가깝다. 지도자로서의 암컷(또는 여성)이 부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알파 수컷 코끼리는 다른 수컷 코끼리들의 공격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며, 알파 코끼리가 있을 때 다른 수컷 코끼리들의 테스토스테론은 급감한다. 알파 수컷 코끼리가 없는 코끼리 무리는 싸움을 조정하는 능력을 상실해 평화를 유지하지 못하고 엄청난 혼란의 도가니에 빠진다.

알파 암컷 마마는 뷔르허르스 동물원의 큰 침팬지 무리에서 중심이자 암반과 같은 존재였다. 마마는 수컷보다 더 뛰어난 지도력을 갖추고 있었고, 이 무리에서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했다. 마마는 40년 넘게 알파 암컷으로 군림하며 권좌에 올랐다가 내려간 여러 알파 수컷을 상대했다. 마마는 위계 구조에서 자신의 특권적 위치뿐만 아니라 무리 전체에도 신경을 썼다. 마마가 싸운 수컷 당사자들을 화해시키거나 당사자들이 도움을 구하기 위해 마마를 찾은 적이 많다. 프란스 드 발은 다 자란 수컷들이 자신들의 싸움을 해결할 수 없게 되자 마마에게 달려가 마마의 긴 두 팔에 하나씩 앉아 마치 새끼 유인원처럼 서로를 향해 소리 지르는 장면을 인상 깊게 보고, 이를 책에서 묘사한다.

암컷은 지도력과 무리 전체를 평화로 이끄는 능력만을 갖춘 존재가 아닐뿐더러 암컷은 한 수컷만을 바라보는 수동적인 존재도 아니다. 성적으로도 매우 진취적이다. 암컷 침팬지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 여러 수컷과 접촉을 한다. 그렇게 해야 수컷의 공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비둘기 경주에서 항상 1등하는 비둘기는 수컷에게 굶주린 암컷 비둘기이다.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봤을
성차에 관한 것들에 대한
생물학적 해답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물음과 궁금증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인간의 성차는 문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본성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남성의 성욕이 여성보다 훨씬 강할까? 여기에 과장된 측면은 없을까?
●남녀 간의 다른 성역할과 선호는 생물학적 기원을 가질까?
●인간은 정말 ‘빈 서판’에 지나지 않고, 문화와 환경에 의해 내용이 채워지는 존재일까?
●젠더는 나쁜 것이고, 사라져야만 하는 것일까?
●성은 단순히 문화가 규정하는 것일까? 그래서 개인이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일까?
●남자아이를 여자처럼 키우면 여자가 될까?
●생물학에서는 트랜스젠더를 어떻게 바라볼까?
●여성이 남성보다 더 감정적인 존재일까?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고, 인간은 협력보다는 경쟁을 선호하는 존재일까?
●동물의 행동이 사람이 해야 하는 행동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영장류에 대한 연구는 객관적인 실체가 없고,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에 지나지 않을까?
●사람의 말을 믿어야 할까? 아니면 말보다는 행동이 더 확실할까?
●가부장제는 동물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법칙이고, 남녀 간의 불평등은 생물학적 기원을 가지는 것일까?
●우리의 조상은 폭력적이고 경쟁적이고 남성이 지배하는 침팬지뿐일까?
●보노보는 왜 그렇게 섹스를 좋아할까? 보노보는 단지 쾌락주의를 추구하는 동물에 지나지 않을까?
●목소리의 음색이 사람들의 의사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왜 양육은 한 쪽 성만 담당하게 되었을까? 수컷은 새끼를 돌볼 수 있는 잠재력이 없는걸까?
●동성애 또는 이성애와 같은 성적 지향성에 뇌는 얼마나 관여하는가?
●성적 지향은 ‘이성애’와 동성애‘로만 나뉜 이분법에 기반할까?
●생식에 도움이 되지 않은 여성의 음핵은 왜 필요할까? 공작의 화려한 깃털은? 남성의 젖꼭지는?

 

트랜스젠더 또한
생물학적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

한때 사람들은 젠더가 순전히 양육에 달린 문제라고 믿었다. 특히 미국인 심리학자 머니는 어느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남자 아이를 여자 아이로, 여자아이를 남자 아이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소식을 환영했는데,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여성 운동이 이 개념을 지지했다.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행동 패턴이 바뀔 수 있다는 여성 해방론자들의 주된 주장과 잘 부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졌다. 머니는 사고로 성기를 잃은 한 남자 아이를 여성으로 양육하는 실험에 관여했다. 그러나 그 남자 아이는 커가면서 자신의 남성으로서 정체성을 주장했고 결국에는 자신을 여성으로 키운 부모를 원망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실험은 성전환 수술과 그 뒤를 이은 다년간의 에스트로겐 요법과 강도 높은 사회화 과정으로도 남자 아이의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생물학의 법칙을 거스른 것에 대한 무자비한 결과였다.

트랜스젠더를 결정짓는 데에도 생물학적 법칙이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에서 ‘종말줄 침대핵’이란 긴 이름의 작은 지역이 젠더 정체성에서 관여한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그렇다면 동성애는? 동성애 또한 뇌에서 기원하는 것이며 정말로 ‘게이 뇌’라는 것이 존재할까? 생물학은 동성애를 어떻게 바라볼까? 두 수컷 펭귄은 함께 알을 품어서 ‘탱고’라는 아기 펭귄을 부화시켰다고 한다. 동물원은 수컷 펭귄들 간의 유대가 너무 강해 이를 걱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킨제이 보고서에 의하면, 성적 지향은 동성애와 이성애라는 단 두 가지만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스펙트럼의 문제라고 한다. 모든 동물은 이 스펙트럼 상에서 왔다 갔다 하며 이성을 좋아하기도 하고, 동성을 좋아하기도 하고, 양성을 다 좋아하기도 한다.

침팬지 도나는 암컷의 성에 수컷의 몸과 습성을 지닌 젠더 비순응 침팬지였다. 도나는 수컷 어른들과 함께 털을 곤두세운 채 과시 행동을 자주 했다. 하지만 도나는 공격적이지 않으며, 사회적으로 다른 침팬지들과 잘 지냈다. 동물들은 자신과 다른 개체를 인간만큼 적대시하지도 않으며,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특별한 대접을 하는 일이 없다. 사람은 다르다. 인종과 마찬가지로 젠더 특성과 성적 취향에도 우리가 붙이는 라벨이 너무나 많다.

 

왜 하필 ‘보노보’와
‘침팬지’일까?

이 책의 전작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프란스 드 발은 동물과 인간의 마음이 기본적으로 비슷하고, 동물과 인간의 지능은 단순히 정도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동물과 인간은 스펙트럼의 연속선상에 놓여있는 비슷한 생명체라는 것이다. 책은 여러 사례들을 통해 그러한 주장을 명쾌하게 증명해내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런데, 책을 덮고 나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바로 그렇다면 동물을 통해 관찰한 사실을 어디까지 인간에 적용할 수 있을까? 매우 합의되기 어려운 문제이고, 불분명한 문제이다. 그러나 《차이에 관한 생각》에서 프란스 드 발은 동물 관찰이 인간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범위를 제시하며 명쾌하게 그 근거를 제시한다.

그 근거란 바로 동물이 문화라는 관성에서 벗어난 인간 본능을 말해주는 단서가 된다는 것이다. 어떤 행동이 선천적이고 생물학의 법칙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행동의 보편성을 찾기 위해 다양한 인간 문화를 비교하는 것이다(문화인류학). 두 번째는 아직 배양되지 않은 유아와 어린이의 행동을 연구하는 것이다(발달 심리학). 세 번째는 인간의 행동을 우리의 가장 가까운 진화적 사촌인 침팬지와 보노보와 비교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방식 중 하나를 통해서, 우리는 어떤 요소들이 문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영장류학자인 프란스 드 발은 분명히 마지막 접근법을 선호하지만, 이 책에서 그는 이 세 가지 방법 모두를 어느 정도 활용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생물학에 의해 결정되는 여성과 남성간의 성별 사이에 사실 몇 가지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증명한다.

《차이에 관한 생각》는 우리가 젠더와 관련하여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을 바로잡아준다. 리처드 도킨스가 주장한 ‘이기적 유전자’는 인간의 생존 투쟁을 지나치게 과장했으며, 많은 남성 과학자들은 잘못된 접근법으로 가부장제를 지나치게 과장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많은 페미니스트들을 비롯한 현대의 이론가들은 성차에 끼치는 문화의 영향을 확대해석하기도 했다. 또한 프란스 드 발은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관해 인간이 만들어놓은 이분법이라는 틀의 한계 또한 지적한다.

이 책은 유머와 학문적 명료함을 곁들여서, 젠더를 둘러싼 모든 갈등과 논쟁에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진화론적 접근을 통해 《차이에 관한 생각》는 차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포용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역학관계에 대한 대화의 장을 열어젖힌다.

 

목차

 

추천의 글ㆍ06

머리말ㆍ14

제1장 장난감
침팬지와 장난감 40 | 인류학자와 생물학자 49 | 놀이와 본능 55

제2장 젠더
남자아이를 여자처럼 키우면! 68 | 젠더란 무엇일까? 74 | 문화 대 본능 82
침팬지 도나 이야기 85 | 젠더 정체성과 뇌 93

제3장 여섯 남자 아이
여섯 형제 중 넷째 102 | 세 가지 다른 문화 117 | 유인원의 행동을 관찰하다 121
권력다툼 없는 세상? 127

제4장 잘못된 비유
멍키힐의 비극 134 | 이기적인 유전자? 140 | 개코원숭이의 재발견 145
젠더와 영장류학 157

제5장 보노보의 자매애
보노보의 낙원 166 | 오래된 고정관념을 깨뜨리다 174 | 암컷의 지배 189 | 다시 야생으로 196
제6장 성적 신호
‘쩍벌남’의 진화심리학 202 | 얼굴과 엉덩이 209 | 암컷의 지위 변화 225

제7장 짝짓기 게임
특별한 삼각관계 232 | 진화의 베일 243 | 베이트먼의 원리가 깨지다 253
알파 수컷 몰래 256 | 영아 살해를 막기 위한 전략 264

제8장 폭력
폭력성에 대한 탐구 270 | 못된 침팬지 고블린? 280 | 난폭한 수컷 길들이기 285
잘못된 신념 293 | 올바른 문화 만들기 298

제9장 알파 수컷과 알파 암컷
알파 암컷 마마 304 | 권력에 대한 오해 307 | 진정한 권력과 지도력 314
암컷의 권력 투쟁 330 | 여성 지도자와 남성 지도자 335

제10장 평화 유지
경쟁과 협력 344 | 수컷 바탕질 353 | 유인원의 갈등과 화해 360
사람의 갈등 관리 370 | 남녀의 목소리 377

제11장 양육
새끼에 대한 어미의 애착 386 | 사회성과 이타적 행동의 기원 392
아기에게 끌리는 성향 399 | 수컷의 양육 잠재력 407 | 핵가족과 협동 양육자 414

제12장 동성 섹스
펭귄의 로맨스 428 | 이름을 말하지 못한 사랑 434 | 게이 뇌? 445 | 동기의 자율성 455

제13장 이원론 문제
복잡한 문제 460 | 신창조론을 넘어서기 463 | 마음과 뇌와 몸은 하나다 468
사랑과 존중으로 가는 길 472

감사의 말ㆍ476
주ㆍ480
부록: 사진으로 보는 암컷 유인원과 수컷 유인원의 삶ㆍ497
참고 문헌ㆍ510
찾아보기ㆍ546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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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