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 주연의 영화 '#살아있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초로 100만 관객을 넘기며 저력을 과시했다. 한편 지난 주말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배우 유아인은 그의 집 내부를 공개했는데, 그의 책장에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꽂혀 있는 모습이 비춰졌다. 그의 팬 게시판에는 책장에 꽂혀있던 책을 바탕으로 ‘홍식 책리스트’가 꾸려져 유아인의 독서 취향에 대한 세상의 관심을 반영했다. 특정 분야에 치우치거나 베스트셀러를 좇기보다는 자신만의 책 세계를 꾸려가는 유아인의 독서 취향을 분석해보았다.
# 예술
창작집단 ‘스튜디오 콘크리트’를 공동대표로도 활동 중인 배우 유아인. 그의 집은 마치 갤러리처럼 독특한 현대미술 작품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었는데 예술에 대한 그의 관심을 반영한다. 책장에서도 예술 관련 서적이 여러 권 발견됐다. ‘씨네21’ 김혜리 기자가 쓴 미술 에세이 <그림과 그림자>를 비롯해 영국의 권위 있는 미술사학자 케네스 클라크가 서양의 명화 감상법을 소개한 <그림을 본다는 것>과 같은 명화 해설서를 비롯해 스페인의 환상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인생을 그린 <살바도르 달리 : 어느 괴짜의 기발하고도 상상력 넘치는 인생 이야기>도 있었다. 이외에도 독일에서 5년마다 열리는 대형 미술 전시회인 ‘도큐멘타’ 전시의 14회 도록 <더 도큐멘타 14 : 리더>도 발견할 수 있다.
# 문학
유아인 배우의 서가에서는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다양한 문학작품을 탐독하는 태도도 엿볼 수 있었다. 문학서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일본의 20세기 작가 나쓰메 소세키 전집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며 <마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등의 작품을 발표한 바 있다. 나쓰메 소세키 작품에 드리운 고독을 견디는 괴로움, 변화를 감내하는 불안감의 정서가 유아인 배우에게 영향을 주었으리라 유추해볼 수 있다. 이외에도 폴 오스터, 가브리엘 마르케스, 장 지오노, 스티그 라르슨 등 다양한 시대, 다양한 지역의 작품이 꼽혀 있었으며 1970-1980년대 전성기를 보낸 박완서 작가의 <나목>을 비롯해 정한아의 <달의 바다> 등 한국 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었다.
# 인생
배우는 여러 개의 인생을 살아볼 기회가 주어지는 직업이다. 누군가를 연기하는 일은 끝없이 살아가는 이유를 묻고 더 잘 사는 법을 연구하는 여정일 테다. 그래서인지 유아인 배우의 서가에서는 인생에 관한 책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우리에겐 <블루데이 북>으로 더 익숙한 브레들리 트레버 그리브가 인생의 의미를 질문하는 포토 에세이집 <인생의 의미>를 비롯해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를로르가 쓴 <꾸뻬 씨의 인생 여행>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밖에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는 김수정 방송작가가 쓴 책으로 ‘싱글맘’ ‘여성소방관’ ‘레즈비언’ 등 14인의 삶을 마치 한 권의 책을 대하듯 읽어내 정리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