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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0.14 음악 조각상·인형 움직임 연구…색다른 예술 키운다

 

 

음악 조각상·인형 움직임 연구…색다른 예술 키운다

 

문예위 창작실험활동 지원

조각에 음향장치 붙여 공명
인간 죽음을 인형으로 연출

`결과` 보는 기존사업과 달리
창작 아이디어 `발아` 초점
고정화된 예술 답습 않고
자기만의 실험으로 승부수


        음악 예술단체 아트인큐베이터의 `커스터마이즈드 뮤직 001` 작품 [사진 제공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옥상훈]

 

그 자체로 '스피커'인 조각상은 가능할까. 음악 예술단체 아트인큐베이터는 철재, 목재,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자재로 만든 조각에 작은 음향 장치를 부착해 공명시키는 스피커, 다시 말해 '음악 조각상'을 떠올렸다. 조각상이 곧 스피커이고, 스피커가 조각상이 되는 새 개념이다.

소리는 파동의 빈도와 크기로 결정되고, 파동은 매질의 흔들림을 통해 전파돼 인간 귀에 들린다. 이때 빈도와 크기가 비슷해도 파동을 전할 매질이 바뀌면 소리값도 다채로워진다. 윤소진 아트인큐베이터 대표는 "크기와 청취법이 새롭게 디자인된 형태로 조각가와 협업해 만드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커스터마이즈드 뮤직 001(Customized Music 001)'로 명명된 이 아이디어는 작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실험활동'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됐고, 조만간 관객과 만난다.

문예위 창작실험활동지원사업은 다른 지원사업과 결이 다르다. 다른 지원사업은 예술가가 성취한 결과물에 주목한다. 창작실험활동지원사업은 전에 없던 시도들, 즉 아이디어의 가능성에 집중한다. 예술가들이 내놓은 아이디어가 무대와 공연장, 전시실에서 구체적 형태로 발아(發芽)하도록 돕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2020년 14단체, 2021년 27단체가 선정됐다.

대개 예술은 전에 없던 실험적 사고에서 태동하지만, 기존에 구축된 틀을 깨려는 신진 예술가의 시도는 언제나 저항을 받아 왔다. 새 아이디어가 예술화 혹은 상품화 과정에서 사장되거나 좌절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창작실험을 지원하게 되면 기존 예술의 체제와 형태를 답습하지 않는 새 아이디어들이 조명 아래 서게 된다.


2021년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창작집단 담의 구하나 씨는 "창작을 '실험'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새 작업을 시도하는 과정을 통해 창작자가 갖고 있던 관심사와 취향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확장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지현 씨의 `인형 움직임 연구-이반 일리치의 죽음` 연출 모습. [사진 제공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옥상훈]
 

'인형 움직임 연구-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란 제목의 아이디어를 보여준 예술인 권지현 씨는 인간 죽음의 과정을 생명체와 비생명체를 동시에 은유하는 인형극으로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인간의 의지가 개입할 때 인형은 숨을 불어넣은 듯 살아 있는 상태이지만 그러지 않을 때 인형은 죽어 있는 상태로 비친다. 인형은 생명의 '있음'과 '없음'을 동시에 연기할 수 있는 양가적 사물이다. 성인을 위한 인형극이란 그의 연구 화두가 어떻게 작품화될지 주목된다.

예술인 김시율 씨는 영국 런던에서 전통악기 피리를 연주하며 대안적인 음악을 추구해온 음악인이다. 그의 창작실험 '4 3 데이터 스코어링'은 국악에 대한 비판적인 질문과 탐색의 과정을 설치미술, 연극, 즉흥음악으로 풀어낸 그의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전통음악 산조의 본령을 질문하고, 동시에 재해석한다.

안톤 체호프의 연극 '갈매기'를 젠더프리적(성별과 기존 성규범으로부터 자유로움을 의미)으로 각색하려는 배우 하지은 씨의 리서치 작업, 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의 몽환적인 수다 뮤지컬 '수상한 놀이터'도 주목을 끈다. 무대 뒤 분장실이 아닌 아이들의 놀이터로 몰린 40대 여성 예술가들의 수다를 담았다. 안무가 백호울 씨의 창작실험 '왜곡된 몸'은 '감정을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매개인 얼굴이 없다면, 다른 신체 부위의 표정이 얼마만큼의 전달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란 질문에 가닿는다. 얼굴을 가리면 개별 신체 조각의 표정이 발견된다고 그는 본다.

 

백호울 안무가는 "모든 안무가는 홀로 고민하고 연구하는 리서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 대한 지원이 없기 때문에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고, 상상력에 의존하게 된다"며 "또 혼자 시도하다 보니 시야의 폭이 좁아지기도 하는데, 이번 창작실험을 통해 작품에 대한 그림이 선명해졌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승욱 문예위 공연예술부장은 "생각 못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 기존 방식을 답습하지 않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작실험활동지원사업은 2023년부터 '창작의 과정 #공연예술' 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해 올해 11월 4일까지 지원신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선정 과정을 가볍게 봐선 곤란하다. 지난해엔 448명이 지원해 1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 출처 : 매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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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